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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0/05/10 01:41:38
Name Judas Pain
Subject 열정
[글 전개상 경어체를 쓰지 않았습니다. 커뮤니티 공동체의 양해와 이해를 바라겠습니다.]



승부조작이란 내우와 스타크래프트2 발매라는 외환을 맞은 작금의 e스포츠판은 꽤나 어수선하다. 그러나 열정이 있기에 이 바닥의 뿌리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 바닥을 지탱해온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의 열정을 살펴보자.

프로게이머로 가기 위해선 통과해야할 관문이 몇 단계 있다.


우선 초등학생~고등학생 연령대의 게이머는 배틀넷(게임&커뮤니티를 제공하는 블리자드사 사설 서버)에서 실력으로 명성을 쌓은 후 30~300명의 인원 폭의 유명 ‘클랜’(혹은 길드)에 테스트를 통해 들어가며, 클랜에서 프로게이머를 겨냥하는 사람은 학교를 자퇴(보통 고등학교)하고 클랜사업인 ‘숙소’라고 불리는 단체합숙소에서 준비를 한다.

이 합숙소는 월 40~60만원의 입주비를 받는 10~15인의 인원으로 구성되는 40~60평 너비의 오피스텔 등의 건물이며 밥, 물, 김치 등으로 구성한 하루 세끼와 연습용 컴퓨터를 제공한다. 때론 운영적자를 이유로 식사를 제공하지 않기도 하고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는 클랜숙소도 있다.

관리자는 건물과 연습 기록부를 제공할 뿐 지망생을 제대로 돌보진 않는다. 하루에 밥 먹고 자는 시간을 빼고 연습을 하는 것이 권장되며 경우에 따라선 AM 3:00에 잠들고 AM 7:00에 기상해 연습을 계속한다.

프로 지망생들이 굳이 클랜 합숙소에 드는 이유는 클랜장의 인맥을 통해야 프로게임단 연습생 테스트를 중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준프로 자격증을 따기 위한 커리지매치를 준비하며[연평균 106명이 획득] 동시에 각 11팀(공군 ACE는 제외) 테스트를 받아 프로게임단 온라인-오프라인 연습생으로 들어가 연습상대를 해주는 일을 한다.

프로게임단들은 1군-2군-3군(온라인)으로 구성된다. 온라인 연습생들은 2군 연습생들이 숙소에서 나갔을 때 채워질 수 있는 예비 명단이다


이후 드래프트를 통해[연평균 75명] 팀에 입단되면 정식 2군으로 편입되고 1년의 훈련을 더 거쳐 주전을 선발한다. 2군 환경은 코치의 관리를 제외하면 클랜 숙소보다 조금 나은 정도며 밥, 물, 김치, 간장 등의 식단을 제공하는 것으로 제보된다.



프로게이머의 연봉은 1군 주전의 경우 평균 1000~2000만으로 알려져 있다. 개개인의 연봉은 기밀사항이다. 2군을 포함한 최저 임금은 연봉 500만(월 30~40만 선)이다. 그러나 대기업팀(SKT·KT·CJ 등)을 제외하면 2군 연습생의 임금 자체가 없다.

프로게임단은 출퇴근 없이 365일 24시간 합숙을 기본으로 한다. 게임단 숙소 내 경쟁은 매우 치열하며 이들은 밥 먹고 자는 시간 외에 코치들의 감시 속에서 하루 12~16시간 게임연습을 한다. 2군 이하는 밥-청소빨래-게임-밥-청소빨래-게임-잠의 패턴으로 생활은 없다.


프로게이머는 초등학생들의 선망직업 1위를 차지하는 등 청소년에게 인지도가 높고 타 스포츠에 비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접근성이 매우 좋아 커리지매치 연평균 응시자 누적수가 5000[참가비는 만원]에 달한다. 2010년 현재 등록된 선수는 「프로 284명 + 준프로 131명= 415명」으로 프로가 되겠다는 잠재적 동기를 가진 인적 인프라의 크기는 이의 10배를 넘길 것이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나이의 소년들이 종종 학교를 자퇴하고 프로게이머[현존 프로게이머 평균 만 20.5세_이중 1/3이 미성년자]가 되며 이중에서 성공해 TV에 나와 경기할 수 있는 특별한 선수들(팬들은 그들을 ‘듣보’라고 부른다)은 5년의 선수수명이 끝난 후 소리소문 없이 은퇴[연평균 43.5명]한다.

맹렬한 연습으로 손목 터널 증후군, 허리-목 디스크를 훈장으로 단 20대 초중반의 은퇴자들은 공교육을 마치지 못했고 다른 기술도 없다. 일반 스포츠처럼 체육교사가 되거나 도장을 열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조폭도 못된다. 몇몇은 승부의 감을 쫓아 도박으로 빠진다. 그 얼마 뒤 다른 사회생활을 찾도록 떠밀린 은퇴자 앞에 입영통지서가 날라든다.


청소년-청년기의 수백수천 인적 자원을 끊임없이 투입시켜 조그만 방안에 가두고 거르고 걸러 짜내고 짜낸 후 수명을 다하거나 자포자기하면 교체-순환시켜 단체전을 돌리는 이런 공장 구조를 일명 닭장 시스템이라 부른다.


이영호, 이제동, 김택용, 송병구 같은 최상위 몇을 빼면 이 바닥에서 선수로 산다는 것은 희생한 대가에 맞는 수익을 얻는 공정한 경쟁노동 기회를 포기하는 일이다. 2009년 이제동 FA에서 볼 수 있듯이 이들 정상권 선수들도 자유계약선수를 선택하면 어느 팀도 받아주지 않아 한 순간에 은퇴[08년 3월 부터 협회는 팀소속이 아니면 프로게이머 자격을 박탈함] 위기에 내몰리고 법적대리인 선임이 금지되며 계약내용 기밀유지협약이 걸려 있는 고용 계약을 맺는다.  

개인 스포츠를 한국형 엘리트단체스포츠로 변형시킨 e스포츠는 최하부에선 클랜숙소 관리자에서 시작해 방송사와 e스포츠 언론을 거쳐 최상위에선 협회 임원까지 수많은 어른들이 세상물정 모르는 10~20대의 피땀을 쥐어짠 생산성(세계 정상의 게임퍼포먼스를 통한 관중동원력)을 팬들에게 중개하는 브로커로서 밥벌이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어느 어린 프로게이머 하나도 그 어느 어른 한분도 닭장에 대해서, 닭장 이후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팬들도 듣지 못했다.


게임을 통해 연예인 같은 스타가 될 수 있다는 욕망을 쫒아 인생을 지불해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사이에서 명확한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쇼비지니스 무대에 올라가 최저의 임금을 받으며 짤막한 청춘을 바치고 조촐한 은퇴식 하나 없이 팬들의 기억에서 사라짐을 감내한다.


이것이 e스포츠를 지탱하는 열정이다.




어느새 우리의 취미는 사육된 열정이 죽기 직전 내지르는 긴장된 단말마를 즐기는 일이 되었다.
바꾸라고 말해야 되지 않을까?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

12년 전 한국에서 IMF라는 위기와 IT산업 투자라는 기회의 쌍곡선을 타고 심어져 열정이란 양분을 빨고 자란 e스포츠의 주권을 앞에 두고, 지금까지 내리 깔아본 팬들의 민심을 얻기 위해 상대의 뒤통수를 더 잘 치기 위한 잘 짜인 선전선동물이 쏟아질 올 한해 2010년이 이판에서 처음으로 구조 그 자체가 바뀔 기회라고 한다면, 협회(KeSPA)든 블리자드든 선수에게 공정한 거래를 제안하는 쪽에게 힘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 어떤 협상계약 조건보다도 우선,  젊고 순수하고 무지한 소년-청년들의 열정을 올바르게 기르겠다고, 브로커의 밥그릇을 위한 책임지지 못할 덩치를 키우지 않겠다고, 쉽게 쓰고 쉽게 버리지 않겠다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겠다고,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를 1차 생산하는 주체와 직접 이익을 나누는 수익구조를 개발하겠다고, 스포츠 선수로서 존중하겠다고 확고하게 약속하도록 요구하고 또 약속하는 쪽에게 힘을 보태야 하지 않을까?

사실은 이것이, 어른들이 당신들보다 어린 자들 앞에서 “네가 좋아서 하는 거니 감내하라”는 무책임한 열정의 요구 뒤로 숨는 이바닥에서, 열정을 최종 소비하는 팬들이 맡을 고귀한 의무가 아닐까? 우리에게 있어 처음이며 또 어쩌면 마지막이 될 기회가 아닐까?






※본문의 수치는 프로게이머의 꽃인 ‘스타크래프트1’ 프로게이머 및 12팀 프로리그 체제가 완성 된 07년 이후의 데이터에 근거한다.

※자료는 제보를 바탕으로 했으며 구체적 수치는 KeSPA(http://www.e-sports.or.kr/)의 기록을 통계처리해 참고했다. 도움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 Noam Chomsky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12-26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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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10 01:50
수정 아이콘
구구절절이 맞는 말이라 추게로! 를 누르지 않을 수가 없군요.

e-sports를 사랑한다고 자처하는 한명의 팬으로써, 자신의 청춘을 다 바쳐서 e-sports를 키우는 양분이 되는 그들이 합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또 정당한 대가를 받기 위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수단조차 없는 지금의 이 상황을 생각하니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자신의 젊음을 다 바쳐서 노력했지만 결국 '듣보'로 프로게이머 생활을 마무리하고, 마무리 후에 아무것도 남는 게 없다면 그들의 잃어버린 청춘은 어디서 보상을 받아야 하나요... 그동안 스타를 보면서 너무 경기에와 팀에만 집중하느라 팀에 속한 선수 개개인들의 권리와 지위에 대해서 무관심했던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이 들어요.

사실 프로게이머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아주 극소수라는 점, 그리고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노력하다가 아무것도 남은 게 없이 닭장에서 낙오되는 게이머가 그보다 수십배는 많다는 것은 누구나 어렴풋이 알면서도 쉬쉬하는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이런 부분에 대해 과감하게 문제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어린 소년, 청년들의 열정이 어른들의 배부름을 위한 시장논리에 착취당해서는 안됩니다. 임요환 선수가 선수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다가 실패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팬들이 나서서 뭔가를 해줄 수 있다면 정말로 해주고 싶네요.
10/05/10 02:06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당연히 추게로!

제친구중에 프로게이머가 되기위해서 고등학교1학년때부터 21살때까지 4년동안..
프로게이머를 하고자 커리지매치에 도전했지만 실패하고 군입대한 친구가 있어서 매우 공감이가네요..
처음에 G모클랜에 들어갔다가 S모클랜에서 숙소비만낸다면 식비는 제외해준다고해서 외진곳에 있는 아마추어클랜 팀숙소생활을하며
여기저기 전전하고 프로팀 테스트도 받아보고 합격했지만 결국엔 꿈을접고 입대를 했는데..

휴.. 정말 판은 처음 피씨방대회에서 케이블방송국으로.. 분명 제대로된 인프라는 갖췄고 곰TV, 아프리카등..
시청자에게 접근성도 매우 좋아졌으나 정작 어린나이에 365일 모든걸 포기하고 게임에 매진하는 게이머들의 환경은 판의 크기에 비례해서 좋은 환경은 되지 못한다는 생각이들어 안타깝습니다
abrasax_:JW
10/05/10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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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에 읽습니다.
Judas Pain님 오랜만입니다. 역시나 좋은 글을 갖고 오셨네요.
추천합니다.
10/05/10 02:39
수정 아이콘
추천합니다. e-sports 의 판이 작아지고 OME 경기가 나오더라도, 스타2는 프로골프처럼 개인스폰으로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닭장'의 원흉인 프로리그부터 없애구요...
10/05/10 02:42
수정 아이콘
선수들의 열정을... 너무 내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큽니다. 더욱 좋은 환경을 갖추어야 하고 아이들이 더 재밌는 게임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것이야 말로 E스포츠를 한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LucidDream
10/05/10 02:54
수정 아이콘
현재 프로게이머는 연예인 아이돌 사업과 이음동의어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연습생, 혹독한 훈련, 영화를 누리는 것은 극소수.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신인. 데뷔보다 은퇴기사를 먼저알게 되는 아이러니....
개인리그의 확대가 그들의 인권을 돌릴 수 있는 작은 조타수가 되어주었으면 합니다. 그런 점에서
블리자드의 x고집은 좀 마음에 드네요...
좋은풍경
10/05/10 08:30
수정 아이콘
너무 좋은 글입니다. 우리가 환호할 수 있는 택뱅리쌍의 뒷그림자에는 이런 어두운 현실이 있죠.
최소한 팬 개개인이 당장 바꿀수 있는 입장은 아니더라도,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되겠지요.
더이상피치못
10/05/10 08:30
수정 아이콘
이렇게 좋은 글에 댓글이 없다니 말이 됩니까..

당장 추게 버튼 눌렀습니다...
굿바이레이캬
10/05/10 09:1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다만 프로게이머 스스로에게도 각성의 길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코칭 스텝을 포함한 전현직 관계자들의 아마추얼리즘이 여전히 많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은 선수협이 하루 속히 만들어져야겠습니다. 또한 미성년자 프로게이머 자격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미성년자에게 프로게이머 자격을 주는 건 정말 문제인 것 같습니다.
Who am I?
10/05/10 09:27
수정 아이콘
그래도 많이 좋아졌잖아..라고 생각했던 것이 얼마나 사치스럽고 무심한 일이었는지 반성하게 되는군요.

전체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때인건 분명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미성년자 프로게이머에 대한 '최소교육과정 이수'에 대한 고민이라도 시작해야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판을 키우는 게 아니라 판이 건강한지, 건강할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군요. 흐음.
10/05/10 09:51
수정 아이콘
대체 어떻게 해야 이 글을 더 많은 사람들이 읽도록 할 수 있을까요.

일단은 추게로를 누를 뿐입니다만.
사탕발림공장
10/05/1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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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게로! 를 외치기 위해 로그인 했습니다.
10/05/1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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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없이 추천.
EX_SilnetKilleR
10/05/10 10:48
수정 아이콘
아이디보고 이미 추천 누를거라고 결심했습니다.
너무나도 좋은 글입니다.
sweethoney
10/05/10 10:56
수정 아이콘
이 글을 그냥 지나치시려던 분들이 높은 추천수 때문에라도 꼭 읽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추천을 눌렀습니다. 참 많은 반성, 많은 고민을 하게 하는 글이네요. 좋은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아비터가야죠
10/05/10 11:21
수정 아이콘
추게로! 를 외치기 위해 로그인 했습니다. 2
10/05/10 12:14
수정 아이콘
다만, 한 가지 궁금한 것은, 블리자드와 협회의 현 알력관계가 과연 어떤 형태로 pain님이 생각하시는 여건조성에 기여할 수 있을까요.
즉 팬덤이 선수들 처우에 대한 양자의 태도를 보고 지지를 결정할 수 있게되는 여건이요.

협회와 블리자드가 노리는 것은 결국 게임의 중계방송이 정기적이고 구조화된 형태로 이루어지는 "스타2 방송리그"의 운영권입니다.
그걸 획득하기 위해 그들이 유저 여론의 지지를 필요로 한다는 것 까지는 떠올릴 수 있겠습니다만, 이를 계기로 협회나 블리자드 측에서 그 여론을 얻기 위한 '선수들의 지위 제고'라는 "공약"을 뱉어내리라는 것 까지는 연결이 잘 안 돼서요...

지금 진행되고 있는 사태의 본질은 저작권자인 블리자드와 저작물 이용 사업자인 협회 간의 '저작권 협상'입니다.

팀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기업스폰서(=협회) 입장에서는 블리자드의 저작권 이용허락이 없으면 사업 자체가 불가능해질겁니다.
게다가 그 사업자체로 수익, 최소한 운영경비 정도의 수익이라도 창출시키는 상황이 아닙니다.
즉 협회 입장에서는 현재 이상의 금전적 '득'을 볼 수 있는 협상을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칼자루는 완전히 저작권자인 블리자드 쪽이 쥐고 있습니다.
유저들이 아무리 힘을 실어준다 하더라도 블리자드와 협상 그 자체를 도외시하는 선택은 불가능합니다.
그 상황에서 얼만큼의 파급력을 가질지조차 불확실한 유저들의 지지를 바라보고 더 많은 비용의 투하를 전제하는 '선수들의 지위제고'라는 공약을 뱉어내리라 기대하긴 힘들다고 생각됩니다.

저작권자 입장에서 협상에 임하고 있는 블리자드 역시 마찬가집니다.
블리자드 스스로가 선수들을 전부 거두어모아 이 판을 재편하겠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저작권자로서 그 이용료 상당의 대가와 일정 정도의 "간접적" 운영지분을 가져가겠다는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협상하고 있는 걸 텐데요.
블리자드 입장에서도 현 협회가 팀 체제의 운영과 방송구조를 유지한 채로 리그가 존속하기를 바랄 겁니다.
거기에 숟가락만 얹기를 바라겠지요.
그런 블리자드에게도 선수들의 처우나 지위에 관한 부분은 자신의 이익과는 철저히 무관한 부분이 아닐까요.
자기들이 정확한 저작권값을 받을 수 있기 위한 전제조건(회계감사 등등)이나 만들어진 판에 대한 운영권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조건 외에 순수 시혜적 차원의 조건을 자발적으로 협상 카드로 제시하길 기대하긴 좀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pain님이 말씀하시는 여건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유저들의 적극적인 행동이 선제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걸 촉구하는 취지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다시 읽어보니, 제 생각을 충분히 잘 설명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네요.
10/05/10 12:15
수정 아이콘
가끔은 이런 글에 댓글이나 조회수가 부족한 것에서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추게를 외치기 위해 저도 로그인 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배추열포기
10/05/10 12:42
수정 아이콘
정말 혹독했었군요. 몰랐습니다 ㅠㅠ
I.O.S_Lucy
10/05/10 13:03
수정 아이콘
재작년 말에 있었던 조용호선수와의 만남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던 게 있어서
선수 생활이 미친듯이 어려울 거라고 예상은 했습니다만...
이건 제 예상을 넘는군요;
특히 2/3군... 88만원 세대다 뭐다 하지만, 그 나이에 저런 박봉으로 프로게이머를 버틴다는 것 자체가 신기합니다.

명불허전입니다. 추게로.
Judas Pain
10/05/10 13:09
수정 아이콘
ipa 님//

제 생각에 블리자드의 힘이 막강하긴 하지만 최소한 한국에 국한하면 수많은 유무형 자본자원의 접속채널을 손에 쥔 협회도 훼방을 놓을 힘이 있습니다. 어느 쪽도 낳은 권리와 키운 권리라는 최소한의 명분은 쥐고 있고 둘다 약점이 있지요.

협회와의 협상 포기를 선언한 블리자드에서 맞서기 위해서 얼마전 협회가 공식성명을 냈지요.
전 10년 팬생활 동안 협회가 팬,시청자,일반시민 등의 민심을 돌리기 위해 정중한 어투로 정식매체를 통해 상대방의 명분을 공격하는건 처음 보았습니다.

이 바닥에서 독점적 공급자 지위를 지녔던 협회에게 경쟁자가 생겨 처음으로 '소비자'가 인식된 겁니다.


스타2가 몰고 올 변화는 여러 형태가 있겠지만 전 이게 오락대회 방송 개최공급권이란 내부 권력다툼에서 유능한 쪽 보단
사회적인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변화를 이끄는 쪽의 승리가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협회가 주도권을 장악한 한국 이스포츠에서 스타는 이미 이벤트성 오락대회를 넘어 자리잡은 사회문화현상이고 인간들의 가치 생산과 소비가 여러 경로로 얽힌 일입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애플의 아이폰이 단순히 제품에서 끝나지 않고 아이폰을 둘러싼 사회전반 심지어 법과 정치까지 끼어드는 것처럼 스타2 역시 그럴 것입니다. 공적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사회의 지지와 동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블리자드의 스타2 계획은 스타2 팩키지 그 자체의 판매가 아니라 배틀넷 2.0과 한국의 인프라를 결합해서 세계적 스케일의 이스포츠 사업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스티븐 잡스가 아이폰 어플리케이션 제도를 통해서 소프트웨어 컨텐츠 공급자 제반환경의 혁신적인 상생을 이끌어 낸 것처럼
스타2와 배틀넷 2.0은 전혀 다른 수익구조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컨데, 배틀넷 2.0에서 직접 대회를 열고(현재 블리자드의 배틀넷2.0 셜계가 그러합니다) 이 대회를 전 세계에 연결된 무한한 옵저버로 중계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광고와 관람료로 유료화 한다면 많은 브로커를 거치지 않고 직접 소비자와 생산자(선수) 간에 돈과 서비스를 교환하는게 가능해집니다. 물론 케이블-인터넷 방송과 연계할 수도 있겠지요.


이들 가능성을 포함해 경제적 측면에서 제가 전망하는 건 더 많은 비용의 투하를 전제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량을 고려하지 않는, 책임지지 못할 프로게이머 과잉공급을 없애고(그러므로 생산투입비용을 줄이고) 과잉공급되는 프로게이머를 다단계에 걸쳐 관리하는 불필요한 '브로커'를 빠지도록(그리하여 중개관리비를 줄이고) 하고 팬들이 직접 선수에게 갈 돈을 내고 선수의 경기를 보는 수익구조를 확립하는 형태입니다.

물론 그에 대한 반발이 있겠지요. 그리고 그런 반발은 최근의 협회vs블자의 언론전처럼 밥그릇권이 아닌 명분의 형태로 사회적 지지를 얻기 위한 포장을 쓸 것입니다. 최악의 상황으론 한국에 기존 협회와 친블리자드 협회 두곳이 생겨 각각 경기를 공급해 경쟁이 장기화 되는 형태가 될 수도 있습니다.


팬들, 더 정확히 소비자들은 경쟁을 위해 더 나은 서비스를 약속할 상황에서 온갑 감언이설로 치장한 선전선동에 속지 말고
두 공급자가 생각하는 계획에 있어 가치의 실 생산자인 선수에게 더 좋은 환경이(최소한 지금의 이따구 환경이 아닌) 무엇인지 판단해서 지지해야 합니다.

더 나아간다면 공정거래무역 커피 처럼 소비자로서 사회적책임이란 이슈를 부각시켜 요청해 두 공급자에게 압박할 수 있어야 합니다.

행동할 응집력이 부족하다면 최소한, 가치판단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가지고 스타2의 도래를 둘러싼 협회와 블리자드의 분쟁이라는 이슈가 이야기되는 상황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어떤 공급체를 지지할지 공론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들 '기업'은 이제 자기가 낳고 기른 아기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져야합니다.


그러나, 방향을 한 1도나 2도 정도 움직일 수 있을까요? 그래도 지금 이 바닥에서 소비자가 파워를 낼 수 있는 최초의 환경이란건 분명합니다.
고로, 하느냐 마느냐만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한번에 세상이 바뀌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그저 하느냐 마느냐만 있을 뿐입니다.
방랑청년
10/05/10 13:39
수정 아이콘
애초에 이 판이 지극히도 열악한 토양속에서 성장했다는 것을 알기에 주류에 들지못한 다수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커지는듯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좋은풍경
10/05/10 15:25
수정 아이콘
Judas Pain 님의 이 글 자체가 행동의 시작이지요.
이글을 통해 많은 피지알 유저가 깨달았지요. 우린 이미 촛불집회 같은 다수의 행동들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저작권 논의가 단순히 저작권만 오고가는게 아니고
향후 10년을 바라보는 거대한 E스포츠 사업을 위한 포석(최소한 블리자드입장으로는)이란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때문에 지금 스타2 출시 이후 1~2년간 확립되는 것들이 엄청나게 중요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요.

그렇다면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과는 천지 차이죠.
언론 통제 노력이 왜 있는가? 라는 걸 본다면 자명해 집니다. 아는 것은 그 자체가 힘입니다.

이른바 Judas Pain 님은 저희들에게 언론의 역할을 하신거죠.
피지알은 저는 방송만 가끔 보는 라이트 스타팬으로만 오래 있어서, 한참 뒤에야 알게 되었지만
알고 보니 아주 권위있는 스타 사이트 중 하나죠. 그 이유는 주 연령층이 평균20대 중반에서 30대 후반까지 걸쳐있기 때문입니다.
싸지르는 글들만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죠. 또한 실제 회원들이 팬 뿐 아니라, 그쪽에 몸담고 있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여기서 나오는 글들은 최소한 우리나라 스타판에서는 꽤 묵직한 파장력이 있습니다.

게다가 이런 좋은 글은 더더욱 그렇죠.
이 글을 읽고 우리는 맘 속에 하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든 것이죠.
현재의 복잡한 스타2 구도에서.


저는 많은 행동도 필요 없다고 봅니다.
이런 처우를 스타2에서 개선하라고,
피지알에서, 포모스에서, 스갤에서 댓글 '하나'씩만 달아도,
그 댓글들이 200~300개만 되어도, 협회와 블리자드는 절대 무시할 수 없지요.
이른바 공론은 그래서 무서운 겁니다.
가장 깊이 공감한 말은 "닭장"입니다. 말씀대로 하다못해 사회악인 조폭조차도 못된다는 거죠.
하다못해 인터넷에서 할일 없이 키보드 두드리고 있을 백수보다 못할지도 모릅니다. 요즘 백수는 그래도 정규교육(대학까지) 다 받기라도 했지요.

물론 Judas Pain 님도 "그렇다면 어떻게 개선해야 될까" 라는 해답은 제시를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해답도 제시 못하면서 안정적인 이 체제를 비난부터 하고보지 마라며, 고충을 아느냐며 쏘아붙일 명분은 전혀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마 대다수가 "당장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결할지는 모를지언정"
"지금 현재의 선수들에 대한 처우가 아주 심각한 문제가 있다" 는 건 확실히 공감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Judas Pain 님은 공론 제기, 즉 언론의 역할을 하신겁니다.
언론의 역할은 물론 그 안에 개인의 주관이 들어가있기는 하지만,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자각시키는 그 자체로 훌륭하다 생각됩니다.

그리고 해결책을 내는 것은 협회가 될수도, 팬이 될수도, 블리자드가 될수도 있겠죠.

우리가 할 일이라면, 이 사실을 항상 잊지않고 기억하는 것입니다.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프로게이머도 정식 직업이 맞습니까?
그렇다면 노동법 상의 기본 권리 보호를 받느냐는 겁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제가 볼때는 미성년자라는 이유와 그외 사회인식 문제 때문에 보호 받고있지 못하는 듯한데),
이런 법적인 보호, 개선 문제는 정부 측에서도 나서야 되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만.
프로게이머가 법적인 보호 대상 유무만 결정되어도 이런 처우는 상당히 개선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또 하나.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과도하게 변혁시키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봅니다. 그건 오히려 가능성이 없어져버리니까요.
전세계적으로 연예계, 스포츠 쪽은 뜨지 못하면 가난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야구 2군, 무명 3류 영화배우, 등을 생각해보면 됩니다.
무릎팍 도사에서 무명시절의 배고픔 이야기를 하는 톱스타를 보면 알수있죠. 그리고 이것은 자본주의의 본질적 숙명입니다.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지금보다는 분명 나은 방향으로!' 그것이 모토가 되어야 하겠죠.
아지다하카
10/05/10 16:32
수정 아이콘
추천누릅니다. 잘 읽었습니다.
국제공무원
10/05/10 17:27
수정 아이콘
조용히 추천 누르고 갑니다.
데보라
10/05/10 17:4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열정이라고 묻어버리기에는 다가 아닌 이야기들이 마음을 무겁게 만드네요!
아우쿠소
10/05/1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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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작성자를 확인하지 않고 글을읽다 다시 위로 올라갔습니다.

역시 Judas Pain님// 이시네요 그리고 그외에도 주옥같은 리플들 잘 읽었습니다.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글입니다.

추게로.. 제발 ~~
Judas Pain
10/05/10 18:09
수정 아이콘
제게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안을 만들 힘은 없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 어플리케이션 제도를 통해서 소프트웨어 컨텐츠 공급자 제반환경의 혁신적인 상생을 이끌어 낸 것처럼
스타2와 배틀넷 2.0은 전혀 다른 수익구조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본래 스타는 단체전 게임이 아니라 개인전 게임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프로리그 단체전은 대기업이 선수가 아닌 브로커들에게 준 돈을 브로커들이 배분하고 선수들을 다루기 쉽게 하기 위한 체제죠. 그래서 관리하는 게이머 숫자를 계속해서 늘리고 투입하는 물량도 줄이지 않는 겁니다.

한국에 더해 세계적인 규모로 리그를 열면(연결은 배틀넷 2.0이 합니다.) 리그의 숫자가 부족할 일은 없습니다. 배틀넷 2.0에서 직접 대회를 열고(현재 블리자드의 배틀넷2.0 셜계가 그러합니다) 이 대회를 전 세계에 연결된 무한한 옵저버로 중계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광고와 관람료로 유료화 한다면 많은 브로커를 거치지 않고 직접 소비자와 생산자(선수) 간에 돈과 서비스를 교환하는게 가능해집니다. 물론 케이블-인터넷 방송과 연계할 수도 있겠지요.


이들 선수를 독립적인 개인사업자 취급을 할 수 있게 되면 브로커들이 닭장으로 착취하고 법적으로 불공정한 계약을 하는 일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습니다. 닭장에서 벗어나 자체적으로 생활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도전할 환경과 각오가 된 자발적인 지금보다 소수의 소년(소녀)-청소년들이 이 분야에 도전할 겁니다. 브로커들이 모인 협회가 아니더라도 개개인은 개개인을 위한 에이전시를 선임하면 법적인 보호와 관리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등학생이 이하에게 프로 자격증을 주는 것엔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 봅니다.

더해서 이들 게이머가 선수협의체를 만드는 것도 보다 쉬워집니다. 이 협의체가 협회의 중심이 되야 합니다. 또 그런 독립적 개인들이 모여 원할한 연습과교류나 새 컨텐츠(팀전)를 위한 팀을 만들 수도 있고 또 그팀에 스폰서가 붙을 수도 있겠지요. 전 이런 형태의 팀이 스타크래프트라는 팀에 맞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이들 가능성을 포함해 경제적 측면에서 제가 전망하는 건 더 많은 비용의 투하를 전제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량을 고려하지 않는, 책임지지 못할 프로게이머 과잉공급을 없애고(그러므로 생산투입비용을 줄이고) 과잉공급되는 프로게이머를 다단계에 걸쳐 관리하는 불필요한 '브로커'를 빠지도록(그리하여 중개관리비를 줄이고) 하고 팬들이 직접 선수에게 갈 돈을 내고 선수의 경기를 보는 수익구조를 확립하는 형태입니다.


어떤 대안을 만드느냐는 사회와 블리자드와 협회와 그리고 팬들을 포함한 공동의 과제가 되겠지요.
김기현
10/05/10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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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누르고 갑니다.
10/05/10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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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뭘 알고나 떠든거냐' 하고 스스로를 책망케 하는 글이군요.
어렴풋이나 상상했던 프로게이머들의 성장 배경과 생활 환경에 대한 적나라한 실상들은 숙연해질 정도입니다.
E-sports의 기형적인 구조와 그 불안정한 구조의 받침목이 되어주고 있는 맹목적인 '열정' 의 요구라는 악순환의 연결고리가
E-sports 역사 이래 처음으로 스타크래프트를 뒤엎을 정도로 강력한 컨텐츠로 일컬어지는 스타크래프트2 에서, 과연 끊어질 수 있을까요.

Pain 님께서 제시해주신 대안은 무척 훌륭한데, 사실 몇 가지 궁금한 점은 있습니다.

1. 선수들의 수익구조.
일단 '선수 개개인의 개인사업자화' 가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 그림이 잘 그려지지가 않습니다.
1차적으로 배틀넷 2.0 의 상금/대전료 등으로 선수에게 돌아가는 직접적인 수익구조 마련. 이러한 독립적인 개인이 모여서 협의체를 만드는 한편 팀을 구성하고, 그 팀을 스폰서가 후원하는 형태.
그런데 이러한 수순이 옛날 스타크래프트1 의 실업팀이 만들어지던 수순과 어떤 부분에서 크게 다를까요?
기존 스타크래프트1도 상금 헌팅의 형태로 시작해서 -> 몇몇의 게이머들이 서로의 실력향상 등을 이유로 클랜을 결성하고, 또는 함께 모여서 생활하는 숙소 형태의 공동체를 만든 후 -> 이 공동체에 하나 하나 스폰서들이 붙어서 지금의 리그를 형성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말씀해주신 스타크래프트2 에 있어서도, 배틀넷 2.0 을 통한 상금 이외의, 이를테면 기업의 스폰을 받는 수익구조에 대해서 선수가 주체적으로 그것을 관리할 능력이 될까요? 개개인의 에이전시를 선임하면 되겠지만, 사실 최정상급 선수가 아닌 다음에야 개인 에이전시를 두면서까지 선수 생활을 할 능력이 되지 못할 것 같고, 그렇다면 몇 명의 게이머가 팀을 이룸 -> 그 팀을 관리, 감독해주는 사람이 필요함 -> '브로커' 가 중간에 삽입된 형태가 도로 생겨나지 않을까. 그렇다면 지금의 체계와 엇비슷한 수순을 밟지 않을까, 제 짧은 생각엔 그렇습니다.

또한, 일단 스타크래프트2 라는 컨텐츠에 대해서 선수 개개인의 역량과 권한이 커져나가기 전에, 이미 프로게임단을 보유하고 있던 팀들이 스타크래프트2 게임단을 결성하고, 기존과 같은 형태로 프로게이머들의 입단을 받으며, '안정적이어 보이는' 팀체계를 구축해 나간다면, 과연 개미처럼 흩어져 있는 다른 게이머들이 이러한 체계에 복속되지 않을 수 있을까, 의문입니다. 일단 환경의 문제죠. 초기투자를 해서 합숙 연습환경을 제공한다면, 당연히 성적에 있어서 그렇게 연습한 선수들이 상위권을 차지할 것이고, 여전히 '파워' 는 개인이 아닌 돈과 권력을 쥐고 있는 기존 팀과 체계에 쥐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2. 선수 과잉에 대해서.
선수 과잉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환경의 문제만은 아닌 듯 합니다. 사실상 제 발로 열악한 환경으로 들어서는 청소년들이 너무도 많죠. 공급의 과잉에는 일단 너무나도 많은 청소년들이 무턱대고 이 분야에 목매고 뛰어드는 경향이 한몫 한다고 봅니다.
체계가 바뀐다고 해서 '지금보다 소수의 청소년들이 도전할 것이다' 라는 말씀은 제게 왠지 와닿지 않습니다. 라면을 먹고, 밤잠을 설치면서도, 게임이 좋고 남다른 꿈이 있어 이 판에 뛰어들고 남아있는 열정어린 청소년들. 그들의 도전을 폄하해서는 안 되지만, 또한 그 '열정' 과 '도전' 이라는 멋진 단어속에 숨어 있는 무모함과 신중치 못함을 간과해서도 안 될것 같습니다. 단지 '게임이 재미있다' 와 '이게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를 잘 구분치 못함으로 인해 이 일에 뛰어드는 청소년들의 치기어림을, Battlenet 2.0 의 시스템을 통해서 차단하기란 쉽지 않으리라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정말 능력있고, 말씀해 주신 대로 '도전할 환경과 각오가 되어서' 도전해도 될 청소년들과, 그러지 말아야 할 '보통' 청소년들을 어떻게 구분해 낼 수 있을까요. 어떻게 공급의 과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3. 방송 시스템, 그리고 팀 체제에 관해서.
고려해야 할 사항 중의 또 하나는, 지금의 E-sports 가 있게 한 일등공신들인 케이블 방송 시스템. 온게임넷과 MBC 게임 등의 위치를 잘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Battlenet 2.0 을 통한 유료과금형태의 옵저빙 중계방식보다, 게임방송의 중계 시스템이 여전히 메인이 될 것이며 힘을 가지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즉 Battlenet 2.0 에서 개최되는 리그를 게임 방송이 쫓아가서 중계하는 형식이 아닌, 게임 방송과 블리자드가 주체적으로 연계되어서 기존 게임방송의 오프라인 경기장, 중계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면서 펼쳐지는 리그가 주된 형식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나라 게이머와 외국 게이머가 배틀넷 상에서 경기를 펼치더라도, 그 게이머는 오프라인 경기석에서 경기를 펼치면 되죠. 그만큼 오프 응원 문화, 현장감있는 게임방송은 지금의 E-sports 컨텐츠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보여지네요.

또한 팀 체제에 관해서도 짧게만 덧붙이자면... 사실 지금의 프로리그 단체전이 원래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 성격에 맞지는 않지만, 반면에 기존의 다른 프로스포츠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것은 팬들의 응원 형태, 시청 문화, 관람 방식 자체가 이제 팀 체제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고 할 수 있겠지요. 이제 임요환, 이제동, 이영호를 좋아하는 만큼 팬들은 SKT, 화승, KT 를 좋아합니다. 때문에 이러한 요소들도 이제 E-sports 를 지탱하는 중요한 한 축이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드네요.


뭐라 길게 쓰고 싶은 생각은 없었는데, 주절주절주절;; ㅡ.ㅡ 말이 많았네요. 결론적으로 저는 그 어떠한 대안도 제시할 수가 없고, 사실 저는 스타크래프트2 의 건전한 E-sports 화에 대해 조금은 회의적입니다. 일단 기존에 구축되어 있는 힘의 체계를 깨뜨리기가 너무 어렵고, 변수는 스타크래프트2 리그 자체가 블리자드의 권한 안에 있다는 것이지만, 그것이 지금의 체계에서 선수들의 처우 개선에 드라마틱한 반전을 일으킬 정도라고는 보여지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의 혜안이 모이면 좀더 발전적인 방향이 건설될 수 있지 않을까요. 특히나 Jadas Pain 님의 이러한 좋은 글들로 인해서 말입니다. (뭔가 반대의견을 잔뜩 써놓고 이렇게 말하니 좀 이상해 보이긴 하는데, 제 의견들은 사실상 반대의견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질문글입니다. 전체적으로 Pain 님의 의견에 저는 분명히 동의합니다.)
많이 사랑해왔고, 많이 즐겨왔던 E-sports 가, 변혁의 시기를 맞아 정말 한번 확 달라졌으면 하는 바램 간절합니다.
The xian
10/05/11 01:19
수정 아이콘
공급 과잉은 수요와 공급이(그게 당연하건 당연하지 않건 간에) 나름대로 잘 맞아떨어진 것이라 봅니다. 물론 그것이 합리적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막을 만한 뾰족한 수는 없다고 봅니다. 게임의 본질적인 의미를 놓고 봐도,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접근성이 용이하게 설계되어 있는데다가 거기에 매달리겠다는 사람을 환영할 수는 있어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닌 콘텐츠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공급 과잉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특정 요소가 공급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제도를 고쳐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니면 아예 엄격하게 극소수만 필터링하도록 졸라 매 버리는 방법도 있지만... 이건 곤란하겠죠.

공급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특정 요소(브로커라든지)가 생기고 게이머의 처우와 지위가 이 지경인 것은 협회에 의해 게임단이라는 '좁은 문'이 구성된 상태에서 그 '문'에 프로게이머를 창조하고 살리고 죽일 수 있을 정도의 무소불위의 권력이 부여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지금 이 판의 상황을 보면, 기존에 팀에 있었던 선수가 무소속으로 참여했던 극히 일부의 예를 제외하고(하지만 그런 경우도 지금은 없지요) 무소속 프로게이머라는 것 자체가 제가 알기로는 불가능합니다. 또한 그런 프로게이머를 수용하고 그들의 돈벌이가 되어 줄 수 있는 오픈된 형태의 게임리그도 없고요.

지금 프로게이머 지망생들은 커리지에서 준프로 자격을 따면 프로게이머 드래프트 선발전 혹은 게임단 감독 추천제를 거쳐 프로게이머 자격을 딸 기회를 얻게 되는데, 그게 유이한 기회라서 게임단에 소속되지 않으면 프로게이머 노릇을 아예 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드래프트의 경우 드래프트 거부권이 있기는 하지만 거절하면 3년 동안 드래프트 참여 불가라는 사형선고를 받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가뜩이나 접근성이 용이하기 때문에 많이 모여드는, 그리고 실력차는 종이 한 장 차이밖에 안 나는 수많은 지망생들이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요? 당연한 겁니다. 줄을 잘 대고자 하는 욕망을 발휘하게 되죠. 테스트를 받아 연습생이 되든 감독 추천을 얻든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다면 기꺼이 자기 생활을 포기하고, 월급은 커녕 먹여주고 재워주기만 해도 감수하는 게 아닐까요. 게다가 실제로 선택받은 자들도(그래봤자 99%는 듣보가 되지만) 대개 그래왔으니 말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Judas Pain님이 말하는 '젊고 순수하고 무지한 소년-청년들의 열정을 올바르게 기르겠다고, 브로커의 밥그릇을 위한 책임지지 못할 덩치를 키우지 않겠다고, 쉽게 쓰고 쉽게 버리지 않겠다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겠다고, 팬에게 주는 가치를 생산하는 주체와 직접 이익을 나누는 수익구조를 개발하고 독립적인 스포츠 선수로서 존중하겠다' 라는 약속은, 제가 보기엔 지금같이 닫혀 있는 체제로는 천 번 죽었다 깨나도 불가능할 듯 합니다. 그리고 체제가 바뀐다 해도 지금의 게임단 체제처럼 누군가가 프로게이머의 자원을 공급하거나 프로게이머를 되게 만드는 데 비정상적으로 비교우위를 가지거나 절대적인 위상을 가지게 해서는 절대로 안 될 것 같습니다. 차라리 '되기는 쉽되, 영위하기는 어려운' 상황을 누구에게나 만들어서 냉엄한 생존경쟁에서 저절로 떨궈져 나가버리게 하는 게 더 자비로울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Judas Pain
10/05/11 03:05
수정 아이콘
DEICIDE님//

제 대안은 과격하기 때문에 지적이 당연히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아래에 쓴 대안들은 배틀넷2.0에 다수 옵저빙 시스템이 무사히 장착되었을 때를 가정합니다.



1. 과거에 상금사냥꾼 형태에서 하나의 팀 숙소로 굳이 모이고 이 팀 숙소가 스폰서 지원을 받고 다시 대기업 프로팀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명분을 얻었던건 e스포츠 태동기에 프로게이머의 상금/대전료 수입이 매우매우 낮았기 때문입니다. 배고픈 시절이었습니다. 다 같이 밥먹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판을 키우자 파이를 키우자'고 말했습니다. 개인리그에서 프로리그로의 중심 전환과정은 사실 그렇게 자연스러운게 아니고 이바닥 초창기 사람들 그러니까 감독님들을 포함해서 모두가 뜻을 같이해서 힘썼던 일입니다. 그리고 07년 후 체제가 완성된 후엔 주인이 거꾸로 되고 살려고 들여 온 자본과 시스템이 도입자들을 쫓아냈지요. 그분들 중 남아있는 사람은.. 아무튼 그런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전을 하는 골프나 테니스 같은 타 스포츠에서 굳이 그런 발상을 하지 않는데 스타만 했던 이유를 돌이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팀을 만들라 한건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게 그러고 싶으면 그러라는 이야기입니다. 배틀넷2.0의 레더시스템이 뛰어나므로 프로급 실력자 개인도 연습상대를 찾는데 무리가 가지 않을 것으로 전 생각하고 있습니다. 충분한 상금/대전료가 있다면 이 공동체가 닫힌 구조인 대기업 프로팀 단체전 리그제로 꼭 갈 필연이 없습니다. 외국 이스포츠팀의 경우처럼 팀 지원하고 광고붙이는 스폰 형태에서 그칠겁니다.


물론 초기 투자가 된 팀에 들어간 선수가 좋은 경기력을 보인다는 건 일리있는 견해입니다. 그러나, 현 체제같은 1년간 12팀의 폐쇄적인 프로리그를 주구장창 돌릴 수 없다면 팀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특별할건 없다고 봅니다. 결국 각종 개인리그를 뛸겁니다. 선수에게 리그를 고를 자유가 있고 팀을 선택할 자유가 있고 돈을 벌 자유가 있는 한 다시는 닭장 안에 갖히지 않습니다. 현 협회가 팀소속이 아니면 프로게이머 자격을 유지 못하도록 한건 그런 이유입니다.


어쩌면 열린공간에서 무수한 자생적 클럽팀들의 리그가 1~5부까지 생길 수도 있겠습니다만 선수가 개인리그와 팀을 선택할 수 있는 한 '개인 사업자'로서의 권리를 보장받는데 별 무리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에이전시는 아마도 이 경우에 필요가 부각되겠지요.


고로 가장 중요한건 각 등급별 프로게이머의 생산물 -경기-로 얻는 수익성이 어느정도가 되어야 하고 또 될 수 있을까? 라는 경제적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스포츠로선 파격적 발상이겠지만 상금/대전료 외에 리그에서 해당 경기를 한 선수들의 시청률/조회수를 고려해서 해당 선수에게 직접 인센티브를 지불하는 방식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재밌는 경기를 하는 선수와 레전드를 지원하는 방안이지요.




2. 분명하게 말하는데 스타1 프로게임계의 공급과잉은 환경과 제도의 문제입니다.

현 체제에서 선수 공급과잉은 두가지 원인 때문입니다. 이 두가지는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지망생 숙소에서 연습생을 뽑아 받는 프로팀 닭장 인프라입니다. 여기서 1군 주전까지의 길을 보시면 알겠지만 딱 피라미드 구조입니다. 맨 하부에선 쉽게 발을 들여 놓을 수 있고 최정상엔 소년들에게 너무 간지나고 빛나는 슈퍼스타 택뱅리쌍이 있습니다.

둘은 커리지매치 같은 자격증 숫자 같은 프로게이머 세계로의 진입 폭입니다. 사실 이것만 손봐도 선수 공급은 당장 줄일 수 있습니다. 커리지로 년간 100명이 준프로를 따게 하고 70명이 드래프트로 11팀에 분배되어 다시 프로가 되고 5년안에 선수수명이 끝나는(그것도 가속화 되는) 상황에서 환경문제가 아니라는 말은 납득이 전혀 가지 않습니다. 닭장을 유지하기 위해서 공급과잉이 유도된다는게 너무 명확하지 않습니까?

바둑의 경우만 봐도 공급 조절을 위해 연간 자격증을 제한합니다.

다단계 구조의 각 단계의 브로커들이 인프라와 수요가 받쳐주지 못한는데 공급과잉을 방치하거나 유혹하거나 혹은 조장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게이머 선택과 선발 권한이 있을시에 사육된 열정의 공급이 많으면 많을 수록 닭장을 관리하는 브로커의 권력이 늘기 때문입니다.





제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한국의 전형적인 엘리트 스포츠가 아닌 생활형 스포츠입니다. 유럽 축구가 그렇듯 수많은 사람들이 스타2를 생활과 병행해 게임으로 즐기는 상황에서 그 중의 뛰어난 고수가 프로게이머로 올라갈 기회를 얻고 프로게이머의 삶을 선택하는 형식입니다.


여기엔 두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완전 무한 경쟁으로 프로자격증 자체를 없애고 오로지 실력이 있으면 리그에 참가하고 입상할 수 있게 하는 것(새협회는 리그와 상금을 관리합니다)과

새프로게이머협회가 프로자격 심사를 하고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를 엄격히 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새협회의 주된 과제는 선수수명 관리와 프로세계 환경에 따른 프로게이머 공급 조절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자의 경우 수요(리그)와 공급(선수)이 이론상으론 한계가 없어 현재보다 더 완전한 경쟁을 거치고 거쳐 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경쟁은 더 치열합니다. 다만 365일 24시간 골방에서 굴리는 닭장의 피라미드가 없을 뿐입니다. 고로 생활+게임을 하다가 실력이 되면 게임으로 돈을 벌기 시작합니다. 돈을 벌 수 있으면 여기서 상금/대전료 사냥꾼으로 전직할 수 있습니다. 공정한 경쟁을 하는 시장에 맡기는 것이죠.




3. 옵저버 중계방식은 게임과 시청을 병행하는 쪽이 케이블 및 인터넷 방송은 시청만을 하는 쪽이 나눠서 수요를 가지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온게임넷과 MBC게임 같은 공신들도 여전히 자신의 몫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실상 윈윈이 되는 형태라 서로 협력이 잘 될거라 생각합니다.

옵저빙 유료과금의 경우엔 조회량이 충분하다면 광고로 간접과금하게 할 수 있습니다만, 그래도 이 바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선 팬이 명경기에 돈을 내는데 인색하지 않아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나 3D 옵저빙은 중계완 비교할 수 없는 현장감을 제공할 것이기 때문에 일반스포츠에서 경기장에 가는 것 이상의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현존 프로팀 체제에 대해선 할 말이 없습니다. 다만 팬들의 애정에 대해서 말하라면 애정의 대상에 대해 상식적 바름을 요구하고 또 그런 것이 있는 곳에 애정이 향하길 바랄 뿐입니다.



멈춘 방위를 움직이게 하긴 어렵지만 구르는 바위의 방향을 바꾸는건 좀 더 쉽습니다. 지금이 이바닥의 돌이 구르는 때입니다.
이바닥에서 기존의 힘의 체계를 유지하며 사시는 분들이 위기감을 느끼다는 사실은, 블리자드를 너무나 싫어해온 협회의 전례없는 오버액션으로 알 수 있습니다.

경제구조가 바뀌면 권력구조도 바뀌게 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저보단 그분들이 본능으로 더 잘 알것입니다.
Judas Pain
10/05/11 03:18
수정 아이콘
The xian님//

전 이 바닥의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지지 않는다고 보는데,

닭장 체제를 유지하고 닭장 관리자인 브로커의 파워를 위해서 선수공급을 팍 늘렸지만
닭장으로 유지되는 주5일 프로리그 체제 완성 후 시청률은 반토막이 났기 때문입니다(08년도)

시청자들이 원하는 수요가 아닌 수요에 더 많은 공급을 했다고 전 분석합니다.
또한 그렇게 된 이유는 냉엄한 시장논리가 아니라 선수 생사여탈권을 쥔 브로커와 밥그릇의 논리였다고 봅니다.
아지다하카
10/05/11 08:18
수정 아이콘
애초에 '공인'협회 Kespa가 e-sports판에 들어선 순간 이 판은 시장이 아니었습니다. 시장은 시장참여자들이 그들의 소유권을 자유롭게 주고 받는 곳인데 Kespa는 시장참여자가 아닙니다. 시장참여자들의 소유권을 침해하는 보이는 손일 뿐입니다. 협회가 필요하다면 시장참여자들이 만들면 됩니다. 정말 필요한 것이면 그들이 자발적으로 협의하며 만들것입니다. 리그 규칙과 게임 내부 규정이 필요하면 그 또한 자발적으로 만들 것입니다. 시장참여자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수익이며, e-sports시장에서의 모든 수익은 결국 팬들로부터 나옵니다. 다시 말해 시장참여자들은 '공인'협회 kespa보다 팬들의 태도에 민감하며 철저히 팬들을 위한 e-sports를 꾸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안정적으로 자리잡는데 시일이 걸릴지라도 그것이 자연스럽고 진정 게이머들을 위한 길입니다. 안정된 '프로'게이머를 위한답시고 무작정 이것저것 다른 sports의 체계에 끼워맞추려하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통합하려고 하니 시장참여자들은 소유권을 침해당하며, 그 체계에는 거품과 불안한 요소들이 발생하고, 궁극적으로 팬들의 불만을 증폭시키는 것입니다.


현재의 프로게이머 선발과정은 커리지매치(준프로게이머 선발전) > 준프로 평가전 > 드래프트, 추천을 통한 프로게이머 등록순입니다.

커리지매치는 2004년부터 한 해에 약 8~10회 정도가 열리며 회당 준프로 선발 인원 수는 2004, 2005년 3~6명이었던 것이, 2006년에 약 9명 정도로 늘었고, 2007~2009년에는 12명 정도로 초기에 비하면 대폭 늘었습니다. 참가자가 가장 많았던 2008년 3월 1~2일의 38회차에는 972명 중 15명이, 최근인 2009년 12월 26~27일의 54회차에서는 563명 중 10명이 준프로게이머로 선발되었습니다. (현재 56회까지 치뤄진 상태입니다.) 최근 몇 년 기준으로 해 당 100~120명 정도의 준프로가 선발되며 이 들 중 80여명 정도가 프로게이머로 등록되었습니다. 지금도 커리지매치를 위해 게임하고 있는 학생들이 못 해도 수천명은 될 것입니다. (막연히 게이머를 꿈꾸고 있는 학생들은 몇 배로 많겠지요...)

1군 생활을 하더라도 은퇴 후의 진로가 확실히 정해져 있지 않은 프로게이머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너무도 많아 보입니다.
이들은 대부분이 10대입니다. 게이머의 꿈이 있지만 그 바탕은 자신의 재능과 실력에 대한 조금은 막연한 자신감이며, 그 조금의 막연함이 준프로 이후의 프로게이머 세계의 좁은 구멍을 똑바로 보지 못하게 합니다. 무언가 대책이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 Kespa가 블리자드를 두고 시장윤리 운운하는 것이 가장 우습게 느껴집니다. 시장이 뭔지 알긴 아는지...

P.S. 조금 긴 리플은 처음 달아보는데 write버튼을 눌렀더니 로그아웃되면서 날아가버리네요...;;; 다시 쓰면서 글이 많이 달라지고 말았네요...;;;
아에리
10/05/11 10:45
수정 아이콘
아이디보고 이미 추천 누를거라고 결심했습니다.(2)
느끼는 점은 많은데 글로 표현이 안되네요. 안타깝습니다.
10/05/11 11:03
수정 아이콘
Judas Pain님// 어제 이어서 쓰려고 했는데 댓글이 늦어져 보실지 모르겠네요.
우선 노파심에 전제합니다만, pain님의 글이 계기가 되어 이런 말씀 나누게 된 것 자체를 매우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pain님이 말씀하시는 배틀넷 2.0과 옵저버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e스포츠 중계사업 자체의 재편은, 단순히 팀 중심 체제에서 게이머 개인 중심 체제의 전환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방송국 주도의 개인리그 중계방식을 포함한, 현재 판 전체의 완전한 전복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본문에서 촉구하고 있다시피 현 시점에서 팬덤이 당면한 현실문제는 협회와 블리자드의 "저작권 협상"에서 어느 쪽에 힘을 실어주느냐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협회 쪽에 힘을 실을 경우, 그래서 그것이 그 협상에 유의미한 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블리자드는 협회 주장을 받아들여 일정액의 저작권료만 받고 운영적인 차원에서는 관여하지 않게 될 겁니다. 현재 판의 전복은 없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공약'화 된 닭장의 다소간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신뢰성은 떨어집니다만.

반면 우리가 블리자드 쪽에 힘을 실을 경우, 협회는 울며 겨자먹기로 블리자드의 모든 요구사항을 수용하여 블리자드의 이스포츠 담당 한국지사로 전락하거나 아니면 정말 손을 떼겠지요.
전자인 경우, 협회가 이긴 경우와 마찬가지로 닭장의 근본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후자인 경우에는 분명 pain님이 말씀하시는 "판 자체의 전복"을 기대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경우에도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 스타1과 마찬가지로, 스타2에서도 2차저작물에 대한 소유권을 블리자드로 귀속시키는 동의절차가 필수적이라는 점입니다. 이 점이 게임실연물에 대한 게이머들의 독립적이고 대등한 권리, 저작인접권에 대한 장애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여 문제가 된다면 약관규제법리를 통해 다투어볼 여지는 있겠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블리자드도 마냥 맘씨 좋은 게이머들의 친구는 아니라는 점을 주지하고 있을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요컨대, 제가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작권 협상"의 판도 내에서 협회와 블리자드의 공약, 내지 입장은 유저들의 지지 여부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pain님이 생각하시는 대안이 배틀넷을 중심으로 하는 e스포츠 판 자체의 완전한 재편이라면, 답은 이미 나와있으니까요.
현 협회의 완전한 패배. 그 외에 공존 가능한 대안은 없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제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이해한 것이 맞는지요.
Judas Pain
10/05/11 12:29
수정 아이콘
ipa님// 질문이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제 개인적 대안이 원하는 전망은 전망일 뿐이고 시작되지도 않은 싸움을 가지고 결론을 맞출 수도 없는 일입니다.

전 두 괴물이 하는 협상이 한국 e스포츠 주권 다툼이 아닌 그냐 저작권 협상이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작권 프레임만으로 국한되어 협상을 진행할 경우 문제라고 생각하시면 그에 맞게 행동하시면 될 거라도 조언해 드리겠습니다.

첨언해서 대회 환경과 수익환경이 변하면, 즉 경제환경이 변하면 권력도 변합니다. 실상 배틀넷2.0이 제가 예측하는 새로운 경제환경인 시장을 제공할 수 있다면 협회가 승리하는 A 경우든 블자가 승리하는 B-1 경우 B-2 경우든 한국 이스포츠의 권력구조는 새 경제환경에 맞춰 재편되게 되어 있습니다. 다만 협_브로커_회가 승리할 A 경우엔 쇄국 정책 비스무리하게 자기들만의 프로리그를 보장받는 형태가 되겠지요 그러나 소극적 승리입니다. 다른 대안 시장이 있기 때문입니다. 블자에게 진정한 힘이 있다면 그건 1차 저작권자가 아니라 시장 창조력일 겁니다. 제가 가장 확인하고 싶은 것도 그점입니다.



팬덤이나 나아가 소비자권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요구를 명확히 하고 요구에 1cm에 더 부합하는 일을 하는 쪽에 힘을 싣는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소비자층이 행동할 응집력 혹은 공론을 만들 수 있어야 겠지요.

가령, 지리한 밀고당기는 협상의 과정이나 결렬 후 판 재정립 경쟁 과정 중에서 e스포츠의 주권을 협회가 계속해서 쥐고 운영하길 바라고 집착한다면 소비자층은 미성년-청년 선수(그리고 20대 초중반에 공교육을 받지 못하고 부상과 함께 은퇴할)에 대한 사회-법적인 책임 역시 지도록 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협회든 블자든 그외의 엉뚱하게 똥을 금칠한 소리를 할 때마다 계속해서 환기시켜야 합니다.


전복이나 혁명이란 말이 참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현실은 언제나 1cm의 전진을 끝없이 되풀이할 뿐입니다.

제가 계속해 강조해 두고 싶은 것은 올 한해 일련의 과정 중에 무엇이 나오든, 소비자층은 1차 생산자인 프로게이머의 권리를 1cm라도 더 진보시켜 주는 쪽에 끊임없이 지지를 보내고 그렇지 않은 쪽은 무자비한 태클이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그게 소비자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상의 것은 너무 가깝거나 너무 먼 일입니다.
10/05/11 15:50
수정 아이콘
Judas Pain님//
<어떤 협상과정 중에 무엇이 나오든, 소비자층은 1차 생산자인 프로게이머의 권리를 1cm라도 더 진보시켜 주는 쪽에 끊임없이 지지를 보내고 그렇지 않은 쪽은 무자비한 태클이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라는 대명제 자체에는 무척 공감합니다.

다만, 어느 쪽이 "프로게이머의 권리를 1cm라도 더 진보시켜 주는 쪽"이냐의 판단이 쉽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pain님이 말씀하시는 "배틀넷 기반의 연습구조와 다면적 옵저빙 시스템을 통한 중계 구조"를 근간으로 하는 게이머의 권리 향상이라는 방향은 필연적으로 현 프로리그 중심 체제와 그 프로리그 프론트들의 연합인 현 협회의 완전한 와해를 전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저의 이런 이해가 옳은지 여쭤보았던 것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건 앞으로 협회와 블리자드의 "협상 내용"과는 큰 인과관계가 없다는 얘깁니다.

pain님께서는 배틀넷 2.0시스템 등등에 비추어 볼 때 "협회가 빠지고 블리자드가 이 판을 가져가는 것"이 게이머들에게 유리하다, 고로 현 상황에서는 팬덤이 힘을 실어줄 쪽을 굳이 고르자면 블리자드다, 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근데 지금 협회와 블리자드가 협상하고 있는 내용은 그게 아닙니다. 니가 빠져라, 내가 빠져라,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협회는 "돈만 받아라"고 하고, 블리자드는 "아니 돈 정확하게 챙기기 위해 회계감사도 하고, 니네들이 하는 리그에 '간섭'하겠다"고 하고 있는 겁니다.

위와 같은 구도에서는 어느 쪽이 이기든 프로게이머들의 처우나 리그의 구조가 지금과 달라질 여지가 거의 없다는 겁니다.
그냥 "만들어진 현재의 판" 위에서 자기들의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는 겁니다.

pain님께서 말씀하시는 대안적 구도는 "만들어진 현재의 판"이 아예 달라지는 경우입니다.
현재의 프로리그 프론트 연합인 협회 자체가 없어지는 걸 전제하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현재 협회와 블리자드가 하고 있는 협상의 범위 내에는 그와 같은 구도는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 그 협상범위 내에서는 협회가 이기든, 블리자드가 이기든 말씀하신 구도로의 전환은 없습니다.
그 구도가 가능해지는 경우는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이 아예 깨지는 경우입니다.
그런데 협상이 깨지고 협회가 이기는 경우의 수는 없습니다. 블리자드는 저작권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애초에 pain님이 구상하시는 대안으로 가는 과정에서 '협회의 승리'란 경우의 수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협회가, 혹은 블리자드가 협상 카드로 어떠한 것을 내놓는지는 애초에 상관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말씀하신 구도가 가능해지려면, 팬덤은 무조건 블리자드 편을 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현 협회를 축출해야 합니다.

이러한 이해가 맞는 것인지를 여쭙는 것입니다.
Judas Pain
10/05/12 00:58
수정 아이콘
ipa님은 소비자들의 공론이나 응집된 행동력이 새로운 니즈로 부각되어
파워 즉, 녹색기업이나 공정거래 커피같은 압박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것이고

전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ipa님은 계속해서 '이권'에 대한 협상의 내용을 보고 팬들은 어디를 편들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하시는데
너무너무 당연한 말이라서 왜 물어보시는지 이해가 잘 안갔는데 위와 같은 이유가 있는 듯 합니다.

소비자가 편들고 지지하는건 생산자와의 공정거래지 협회나 블자가 아닙니다. 협회나 블자가 이를 수용했을 시에나 편을 들 뿐입니다.

새로운 욕구, 즉 1차 컨텐츠 공급자와의 윤리적이며 공정한 거래에 대한 니즈를
인식시켜야 한다는 것이 본문에서 리플에 이르기까지
제 일관된 의견입니다.

이것이 비집고 틈이 생긴 건 스타2의 발매와 협회와 블자간의 다툼이 사회적으로 충분히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으며
협회에서 블자의 협상결렬에 대해서 대승적 명분, 시청자 볼권리 등등을 운운하며 공적 언론플레이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굳이 전략적 관점을 논해보고 싶으신 것이라면

1)우선 팬 또는 소비자들이 협회의 되도않게 공정거래 운운하는 명분론을 반박하며 공론과 응집력을 만들고
2)블자가 새로운 시장환경을 통해 공적요구를 반영한 개선을 제시해 줄 수 있다는걸 적시하며 블자를 지지합니다.
3-1)협회 역시 오해라며 공적요구를 수용하면 협회에 대한 공격을 철회합니다.
3-2)협회가 씹으면 강도를 높이며 협회로부터 아예 등을 돌릴 움직임을 보입니다.

이 시소타는 쟁점 자체가 더 큰 공론을 불어오고 한국 e스포츠에 대한 사회의 공적 요구 및 기준선을 구체화 시킬 수 있습니다.

때를 맞춰 이스포츠에 대한 소비자의 공적 니즈를 한국 사회와 협회와 블자에게 각인시키자는 게 제가 소비자들에게 본문에서 한 제안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말씀드리자면 제 대안은 대안이고 실제의 협상은 협상입니다.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대안에서 물론 협회의 승리는 없습니다. 그러나 대안은 현실이 아닙니다.

전 공론이나 팬의 일부이지 공론이나 팬 그자체가 아닙니다.
이 바닥 팬들 중에선 현 체제의 유지를 바라는 쪽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이들 중에서도 프로게이머 환경과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에 반대하실 분은 없을 겁니다.

제가 제안한건 제 대안이 아니라 공공 영역에서 가장 크게 합의하고 또 행동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것입니다.
Judas Pain
10/05/12 12:05
수정 아이콘
ipa님// 제 대안에서 가정하는 이야기입니다

블리자드는 독재할 것입니다. 그러나 여럿 브로커에게 빨리는 것보단 하나에게 빨리는게 낫습니다

배틀넷2.0이 제가 생각한 방안의 새 이스포츠시장 창조가 가능하다면 블자의 이스포츠 사업에 대한 지지는 보편적인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단 협회와의 결별을 통보할 정도로 깡을 내세울 수 있다는게 블자의 시장창조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다고 봅니다.

이 방향에선 1차 저작권자인 블리자드와 2차 저작권자이자 시연자인 프로게이머 사이의 수익 분배 비가 쟁점이 되겠지요.
결국 이를 위해선 새로운 형태의 '프로게이머 협회'가 필요하긴 할겁니다.

이미 기존협회와 협상이 결렬된 상태고 이대로 흐르면 블리자드는 새로운 파트너를 찾을텐데
(전 소비자민심의 거대한 지지가 없으면 90%확률로 재협상은 없다고 봅니다)
소비자입장에선 이 새판짜기가 기존에 결렬된 협상보다 더 핵심적인 전투지요.

1-2차 생산자에 이어 소비자라는 이해관계자로서 끼어들 이유도 있습니다.
스타2는 유료컨텐츠고 특히나 대회컨텐츠에서 옵저빙 유료화 같은 문제가 있다면 말입니다.

제 생각엔 공론과 응집력이 쌓이고 쌓인 뒤의 구체적 타격지점은 결국 저 고지가 될 거라 봅니다.
영웅과몽상가
10/05/13 10:26
수정 아이콘
정말 그 이면에 숨어있는 부분들을 간과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뿌리를 견고히 하고 이판을 지속시켜 나가는 데 개인적으로 동의하며 선수의 권익향상 또한 충분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추게로 갑니다.
갈보리산위에
10/05/15 04:26
수정 아이콘
그런 협회를 무시하고 싶은 마음에 곰리그가 스타2를 장악해 줬음생각했었는데 말이죠.
오만방자한 협회에게 블자드란 채찍을 들면 야당이 형성될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고마운글 잘 읽었습니다.
나는 고발한다
10/05/17 07:25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이야말로 추게에 어울립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아첨에 가까운 찬양이 아니라 냉엄한 현실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lost myself
10/05/17 11:14
수정 아이콘
빨리 에게로 보내서 더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sad_tears
12/03/26 09:16
수정 아이콘
이거 ebs 지식채널처럼 만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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