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2/04/12 04:08:15
Name 글장
Subject 그가 내게 맵핵이냐고 물었다
대답대신

김치맛을 보여줬다...

이런 글을 본 적이 있어요.

뭔 뜻인지도 정확히 인지하기 전에 웃음이 먼저 나오던 글..

생각해보면 이 글 처럼 말도 안되는 글도 없습니다.

누군가의 시처럼

왜 사냐건 ...그냥 웃지요..보다

더 질문과 대답이 엉뚱하게 붙은 꼴입니다.

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유머에도 시대감각이 있다고들 하니까...

도무지 말이 안되는 유머에도 웃을 수 있겠죠.

만약 김치 담그는 어머니께

그가 내게 맵핵이냐고 물었다. 대답 대신 김치맛을 보여줬다..라고

얘길한다면 아마 저리던 배추를 입에 물려놓을 것입니다.

요즘 피지알과 겜큐 게시판에서 일어나는 일이

제겐 이런 류의 농담처럼 들립니다.

애초의 겜큐 게시판을 가리켜 쓰레기라고 했던 이유는

모두 공감했을 부분이 있습니다.

겜큐의 자체정화기능이던 욕하다 정든 사이든..

아무튼 당시에 한줄짜리 글들, 말도 안되는 욕설들..

정말 스타 게시판에서 제대로 된 글 하나 볼 수없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시절 누가 겜큐 스타 게시판에서 맘 놓고 글을 올릴 수 있었을까요.

겜큐를 들락이던 저도 자게에 한정해서 글을 올렸고

터줏대감 테투스님도 주로 자게에서 활동했던 걸로 기억납니다.

286테란님 같은 분도 겜큐리그를 여는 문제로 스게에서 시비에

걸렸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피지알에 오기 시작한 것도 아마 겜큐 게시판에 글을 올릴

엄두가 나지 않을 때부터 였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겜큐가 아이피 공개와 더불어..

자기 정화 기능을 찾아간다고 할까요...

눈에 띄게 게시판이 좋아질 무렵 겜큐가 문을 닫았습니다.

그리곤 아시다시피 pgr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겜큐를 들락거리던 분들이 스타 매니아인건 주지의 사실..

피지알 외에 딱히 대안이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피지알은 게시판이 번성하기전부터

독특하고 고급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로 알려져있었으니까요.

그리고 문제의 운영자 방침이라는게 도드라지게 됐습니다.

글들이 삭제되고 운영자의 입장이 여러차례 불거졌습니다.

그 글들은 삭제 게시판에서 몇 가지는 읽어보았습니다.

띠까치님 글도 읽어봤고...

운영자들의 운영의 묘를 지적하는 내용의 글들이었고

피지알 운영자들은 운영방침..그러니까 개인 사이트임을 들어

게시물의 성격과 내용을 제한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 이 곳 운영자들의 방침에 모두 찬성한다고는

할 수 없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운영자들의 왜 그토록 강경햇는지는 조금 알 것도 같습니다.

논쟁이 반드시 좋을 결과를 가져 오지 않는다는 것도

경험으로 알고 있었구요.

사람의 말다툼이란게

얼마전 짜장면과 우동에 관한 글에서처럼

본질과 상관없는 방향으로 튀기 일쑤아닙니까.

자신이 만든 사이트. 그 공간을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끌어가고 싶은 거야 당연한 거겠죠.

하지만 피지알의 운영자들이 겜큐 자체를 싸잡아

쓰레기라고 매도했다고는 안보입니다.

얼마전 제가 좋아하는 어느 님의 글에서

자신이 사랑햇던 겜큐를 쓰레기 ...라고 한 것에 대한

유감을 표하는 글을 봤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무리 생각해도..

피지알이 쓰레기라고 했던 부분은

저도 공감하는 겜큐의  특정 시기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시기에 대한 생각은

겜큐에서 오래 활동하던 그 님이나 여기 운영진이나

비슷한 생각일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님은 겜큐의 전 시기를 염두에 둔 말씀이시고

이쪽 운영진은 그 특정 시기에 촛점이 맞추져있다는 생각...

아니면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겜큐 게시판의 부활과 더불어

그곳은 pgr의 성토장처럼 되버렸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곳에서 글을 삭제당한 분들도

좀 더 폭넓은 운영을 바란 것이지

겜큐와 피지알의 양자택일을 바란 것은 아닐 겁니다.

모두들 그 걸 압니다.

정말 두 곳은

스타 유저들에겐 없어서는 안될 보물 같은 곳 아닙니까.

다만 자신들의 감정을 글로 옮기려니

분개했던 이유에만 초점을 맞추고 잇는 거겠죠.

이번에 겜큐가 없어지고서야 그 곳이 얼마나 소중햇는지를 알았습니다.

피지알 역시 마찬가집니다. 이 곳이 없어진다면

저는 무척 속상할 거 같습니다.

가뜩이나 줄어드는 스타 유저들의 공간...

그 중 대표적인 두 곳이 왜 이렇게 엉뚱한 소모전을 치뤄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모두들 피지알이 나쁘다고 생각하십니까?

생각 대신 김치나 드십시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2/04/12 11:04
수정 아이콘
맞는 말씀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카툰이 하나 있는데 마누라의 잔소리를 듣고 있는, 한남자가 TV를 보면서 이런 말을 합니다 "이렇게 위대한 시대에 그런 사소한 일로 꼭 그래야 되겠어?" TV에선 아폴로 11호의 달착륙 장면이 생중계 되고 있습니다... 물론 상당히 반어적인 내용이 있긴 하지만 저는 스스로가 필요이상으로 사소한 일에 흥분하거나 집착할 때 이 그림을 생각합니다. (물론 원래 그림의 의도는 제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겠지만요) 삼십 중반까지 살아오면서 느끼는 것은 중용이란 없다는 것. 아무리 현명한 사람이라도 어떤 기울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작고 큰 잘못은 있을 수 있겠죠. 89년부터 통신이란걸 해오면서 느끼는 것은 "나는 혹은 사람들은 왜 사소한 일에만 분개하는가"였습니다. 사소한 일로도 남들에게 관용이나 사랑을 베푼적이 없으면서 멀리 있는 게시판, 사소하고 답이 없는 종교적인(종교가 아닌) 논쟁들에 분개하고 소리치다가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립니다. 정작 자신의 중요시 여기는 가치하고는 상관 없는 분노때문에 시간을 낭비하고 논쟁합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pgr21의 근본 정책은 욕설이나 상대방을 헐뜯는 글을 없애는 것 보다는 "시간을 할애한 양질의 글"을 유치시키는 것에 핵심이 있다고 봅니다. 그것은 pgr21 쥔장님의 시간에 대한 입장에서 더 명확히 볼 수 있습니다. 남의 중요한 시간을 빼앗고 소모적인 이야기속에 몰입하는 동안 본래의 목적이 사라지겠죠. 복잡한 얘기같지만 저는 "인간에 대한 예의" 가 사실은 "시간에 대한 예의"로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글은 써야 맛이라기보다는 신중하게 고르고 골라야 한다는 얘기. 게임이란게 뭐 대의를 위한 것이겠습니다. 따지고 보면 사는 괴로움을 잠시 덜고 좋은 글을 읽는 작은 즐거움을 느껴보고자 찾아오는 것인데, 길은 없고 길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무성하다면 섭섭하지 않겠습니까. 자장면 짬뽕 논쟁은 자장면이나 짬뽕만이 세계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사실 세계는 그 두 개가 합해져야 완성됩니다 -_-;; 우리 모두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스타 열심히 보자구요.
짱나네
좋은글이네요.. 겜큐에 퍼가야지..
수시아
02/04/12 04:39
수정 아이콘
주제와 상관없지만 예전에 어디서 본 듯한 "맵핵..~김치맛..."부분을 보니깐 웃음이 나네요..스타개그는 겜큐필명 v3exe님이 한개그 하셨죠...그 님 팬들도 상당히 있었을 듯한데..^^; p.s: 한 소절이라도 기억나는걸 적어보려니 떠오르는게 없네요..-_-;;
불멸의저그
님 글을 또 다시 읽었습니다. 너무나 잘 쓴 글입니다. 이건 pgr이나 겜큐을 모르는 사람들이 읽어도 뭔가 가슴에 와 닿을 듯 한데, 그간의 모든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읽는다면 얼마나 가슴이 저릴까요??
한편의 글이 사람들 마음에 주는 느낌은 저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제게는 님 글이 어떤 영화보다 어떤 음악보다 더 절실합니다.
님같은 마음을 가진 분들만 님 글을 읽었으면 하네요.
언젠가는 소모적인 논쟁은 그치고, 김치맛을 볼때가 있겠지요.
[귀여운청년]
Go up to Recommendation
Please move(/copy/send) to recommandation board... ^^ 이런 의미 인듯... 지송.. 밥먹고 나른 띰띰~ 걍 함 써 봤슴다...
02/04/12 13:20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솔직히 겜큐 게시판을 가지 않았던 저로선 부활 후 겜큐 게시판의 몇몇 사람에게 분노를 느꼈지만 지금은 역시 섣불리 판단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pgr은 pgr대로, 겜큐는 겜큐대로 서로 발전하고 스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의 사막
좋은 시 하나 읊조리면서 심기일전해봅시다.

어느 날 고궁(古宮)을 나오면서
김수영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王宮)의 음탕 대신에
오십(五十) 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이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 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 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越南)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이십(二十) 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군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서 포로수용소의 제십사야전병원(第十四野戰病院)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어쓰들과 스폰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어쓰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폰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는 그 비명에 지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 서 있다 절정(絶頂) 위에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 서 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 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 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군에게 이십(二十) 원 때문에 십(十) 원 때문에 일(一) 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나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v3exe 글중 기억남는거. "장진남 그는 손에 장지진 남자다."
휴~ 정말 여기에는...
너무 좋은 글들이 많아서, 올리는 글이나, 댓글이나...
안올래야 안올수가 없다니까요~ ^^
짧은 명언...

1. 삶을 살아가면서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거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2. 모든 것은 사소하다..
그사람...
저도 짧은 명언이라고 해야할까요..?;
^^; 너무 좋은글이 많아 이런글 쓰긴 모하지만..
제 인생에있어서 항상 생각하는거에요^^;

사람이 태어나서 뭐가 돼었고 무슨일을 하든간
그것이 혼자라는것은 아무런 의미가없는것이다

제 생활 신조에여^^;
저 죄송합니다만, 글쓰신 분 혹시 TV에서
'위니아 딤채' 광고 보신 적 있나요?
글 내용은 좋습니다만,
도입부가 왠지 핀트가 안 맞는 것같습니다.
보셨는데도 그렇게 쓰셨다면 할말 없습니다만,
왠지 안 보시고 그냥 나름대로 쓰신 것같아서요...
굳이 따질 건 아니지만 약간 어색해서 한말씀 올립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수정 삭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98 그가 내게 맵핵이냐고 물었다 [13] 글장19177 02/04/12 19177
97 정원 가에 앉아 있던 유령회원이 인사드립니다 [14] 서인6596 02/03/22 6596
96 [잡담] 惡役이 없는 善惡劇 [17] 無痕6049 02/03/18 6049
95 '양아취' 프로게이머를 위하여 [26] 아휘21133 02/03/04 21133
93 저그 이야기 (3) - 홍진호 [15] nowjojo13899 02/03/15 13899
92 프로라는 이름을 위하여. 3. 승부와 윤리 [11] 항즐이8445 02/03/09 8445
91 저그 이야기 (2) - 장진남 [22] nowjojo9851 02/03/05 9851
90 [허접꽁트] In the name of the Freedom [19] Apatheia6967 02/03/04 6967
88 [fic] 星 戰 1-1 [9] 개구쟁이4462 02/03/22 4462
87 [fic] 星 戰 [9] 개구쟁이7973 02/03/04 7973
86 저그 이야기 (1) - 강도경 [18] nowjojo10198 02/03/04 10198
85 [전략적 잡담 2탄] 대 저그전의 프토,테란의 또 다른 전략(?) [13] 나는날고싶다6044 02/02/23 6044
84 [자료] 게임벅스 배틀리포트. -_-vV [21] Apatheia7212 02/02/14 7212
83 [전략적 잡담] 1.08 이후 혼란 속의 Z VS Z에 대하여.. [19] 나는날고싶다6278 02/01/29 6278
82 임요환 선수의 2001년도 전적과 승률...(추가 수정했음) [17] tongtong16348 01/12/30 16348
79 [잡담] For, the Early Bird. [28] Apatheia7916 02/02/25 7916
78 스타리그의 역사와 프로게이머 계보...그리고 임요환 [79] tongtong27426 02/02/21 27426
77 나의 스타 중계에 대한 추억...... [8] kama12801 02/02/19 12801
76 [잡담] the Fan [7] Apatheia5819 02/02/18 5819
75 프로라는 이름을 위하여 2. 승리를 향한 자세 (2# of 2) [5] 항즐이8077 02/02/17 8077
74 블록버스터 주진철 저그 분석. [26] jerry12446 02/02/14 12446
73 프로라는 이름을 위하여 2. 승리를 향한 자세 [16] 항즐이7704 02/02/13 7704
72 [잡담] 메가웹 블루스 [13] Apatheia6272 02/02/09 627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