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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10/04 22:57:30
Name 창이
Subject 미스터리한 그녀는 스타크 고수 (Mysterious Girl) <다섯 번째 이야기>



미스터리한 그녀는 스타크 고수 ( Mysterious Girl )




다섯 번째 이야기.





“나~ 오늘도 행복해요 고개를 올려다보면 그대가 보이는 걸요

매일 그댈 볼 수 있는데 왜 자꾸 눈물이 흘러내리는 거죠

고개를 내려다보면 그대가 안 보이는 건 지금 흘린 눈물 때문인가요 하늘아 안녕~”

전자기타, 베이스, 키보드와 드럼의 마지막 마무리 반주음이 이어졌다

“야야 한진이 너”

“왜?”

“너 왠지 평소보다 음정이 불안 한 것 같아...

학교 축제가 얼마 안 남았는데

정신을 어디다 팔고 있는거야?”

“정신을 딴 데다 팔긴... 무슨 소리야...”

노래 부르다가 갑자기 또 그 애가 생각 나버렸다

왜 자꾸 생각 나는 걸까.. 나도 모르게 잡생각 때문에 음정이 불안정 했나보다

그걸 명호녀석이 캐치 해버리다니.....

“너 오늘 무슨 일 있는 것 같던데.... 그것 때문이냐?”

명호가 나를 지그시 쳐다봤다

“그럼 오늘 연습은 많이 했으니까 이쯤에서 끝내자~

성진이, 세현이, 명수 모두 수고 많았어~”

우린 교내 밴드를 1년 전 결성 했었는데 몇몇 많이 빠지고

결국 5명밖에 안 남았다

나는 보컬을 맡고 있고 명호는 베이스, 성진이는 드럼,

세현이는 키보드, 명수는 기타다

우리학교는 1학년, 2학년이 기말고사가 끝나고 일주일 뒤인

그러니까 다다음주 화요일부터 3일간 학교축제가 있다

축제 마지막 날 오후쯤에 무대에서 행사를 하는데 그 때

우린 밴드공연을 하게 된다

“명호야~이번 주말 지나고 나면 일주일 정도 밖에 안 남았으니까

그땐 지금보다 좀 더 연습 자주 해야겠어”

뒷정리를 하는 세현이가 명호에게 말 했다

“한진이가 너무 잘 부르니까 우리가 더 분발해서 밸런스를

맞춰야 될 것 같아”

“근데 한진이 이녀석....지금은 뭔 생각 중인지 평소보다

뭔가 이상해 인마!”

“나도 그런 느낌 좀 받았어”

“무...무슨 소리야”

명호가 자기 악기를 챙겨들며 어깨에 맸다

“모두들 수고 했다”

“그래 그럼 담 연습 늦지 말고~!!”

드럼을 맡고 있는 성진이네 집안이 좀 부유한 편이라

악기 마련이랑 연습장소 마련은 그렇게 어렵지 않게 구했었다

한 건물의 지하실이 있는데 방음은 어느정도 된다

“야 가자 한진아”

“응”

연습장소에서 우리집 가는 방향이랑 명호녀석네 집 방향이랑

비슷해서 연습이 끝나고 나면 같이 간다

“잠시 저기 공원 좀 들리자”

“왜? 버스는 안 타고?”

“와 봐 인마”

명호가 공원으로 가더니 벤치에 앉았다 나도 같이 따라 옆에 앉았다

“왜? 무슨 할 말 있냐?”

“너 왠지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아서.... 같이 스타 하자고 할 때

네가 못 한다고 얘기 할 때 뭔가 거짓말 하는 것 같아서 그래”

“.....”

“무슨 일 있는 것 아니였어? 뭔가 수상한 것도 가끔 보였고

오늘 밴드 연습 할때도 니 노래가 평소랑 좀 다르길래 뭔가 있다고

생각 했었지... 아님 말고”

명호는 벤치에서 벌떡 일어났다

“집이나 가자”

저 녀석... 개구쟁이 같다고 생각 해도 진지한 구석이 있단 말야...

뭐 밴드 멤버 중에 스타를 자주 같이 하기도 하고 제일 친하기도 하니...

얘길 꺼내볼까...?

“스타... 배틀넷에서 말인데....”

명호가 걸어가다 멈추더니 곧 다시 돌아와 벤치에 앉았다

“뭔가 있었구나? 근데 배틀넷에 관한 것 때문에 너 요즘 뭔가 이상했던거냐?”

“..... 응”

“게임 가지고 참나.... 너 혹시 10판 이상 연속으로 졌다고 뚱 해있는 것은 아니고?”

“그건 아닌데...”

“그럼 뭐야?”

막상 얘기 하려니 좀 그렇네..뭐라고 말을 꺼내야 하지?

에라.... 그냥 말 나오는데로 말 해봐야겠다

머릿속에서 대충 정리를 끝낸 뒤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명호가 먼저 말을 꺼냈다

“혹시.... 그 때 네가 말한....그 배틀넷에 만난 그 여자애에 관한 것이냐?”

저... 점쟁이 쉑히...

나는 배틀넷에서 만난 그녀랑 조금 더 친해져서 이름까지 알게 되었고

그녀랑 있었던 ZZI질이 사건에 대해 술술 털어 놓았다

갑자기 순간적인 실수로 화가 나버려 한마디 휙 던져 놓고 나가버린 것 까지.....


갑자기 내 말을 묵묵하게 끝까지 다 듣던 명호가 눈을 부릅뜨고 벌떡 일어나더니

무섭게 날 노려보았다





“야..... 너 그럼 이 때까지 스타 할 때 그 딴 싸구려 자존심만

챙기면서 했었냐? 너 노래 할 때도 그런 싸구려 자존심 챙겨가며 노래했었냐고?

그냥 단지 스타가 좋아서...노래가 좋아서 한 게 아니고 그런

싸구려 자존심 때문에 했었던 거냐고?!!

그런 매너 없는 인간한테 졌다고 아이디까지 갈아치워?

그게 어떤 아이디인데?? 아직도 기억 안나?

니가 어떻게 어떤 의미로 만들었었는지 다 까먹었냐? 넌 자기 아이디에

긍지도 없나 보구나? 제대로 스타 할 생각이면 자기 아이디에 긍지와

자부심은 챙겨야 되는 것 아니냐고? 그딴 이유로 아이디까지 갈아 치울거면

그냥 매번 스타 할 때 마다 1회용 아이디나 만들어서 하지 그래?

동정이네 뭐네 쓸 데 없는 말 하고 휙 나가버리다니.... 한심하구나...

걔한테 사과 하고 다시 원래 네 아이디 쓰는 게 좋을거다”

명호는 뒤로 돌아서서 버스 정류장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저 이쁘장한 얼굴의 제대로 정색 된 얼굴은 거의 본 적이 없는데....

갑자기 멍해진다 그러고선 난 그대로 30분은 벤치에서 가만히 앉아 있었다

조용히 눈을 감고 벤치에 앉은 채로 고개를 숙였다
...................................
......................
‘한진아~ 넌 배틀넷 아이디 뭐로 했냐?’

‘제 아이디는.... 음.... 형이랑 좀 비슷 해요’

‘뭐야~~너 이 녀석~ 좀 비슷이 아니고 완전 비슷이구나~ 이 녀석’

‘헤헷 그래도 난 이 아이디가 좋아요~~’

‘그래 그래 뭐 일단 네 아이디에 정만 들면 그만이야~’

갑자기 태일이형이 생각났다...

명호 녀석의 사촌형이다

어릴 적부터 명호와 명호의 사촌형은 아는 사이였다

어릴 땐 정말 같이 많이 놀았었다

같이 놀며 세월을 보내다가 점점 나도 모르게 그 형의 매력에 빠져들고 말아

존경하기에 까지 이르렀다

그 형은 노래를 굉장히 잘 불렀다

그 형을 존경 했기에 같이 노래 연습을 자주 했다

명호는 노래 부르는 거에는 자신이 없어서

나와 형이 같이 노래를 부를 때 마다 그냥 옆에서 쭈그리고 앉아

노래 감상을 하곤 했었다

‘와 스타크래프트 엄청 재밌더라~ 하면 할수록 빠져드는 것 같아’

옛날에 형은 우리에게 스타크래프트를 권했던 적이 있었다

나와 명호는 그 때 온라인 RPG 게임으로 캐릭터 레벨 올리는데에

열을 올리고 있었던 때였다

그 형을 존경했기에 나는 스타크래프트에 살짝 맛을 봤었는데

결국 나도 재미에 들려버렸다

스타크래프트란 게임 자체가 재미있었기도 했지만

그 형과 같이 한다는 것도 매우 즐거웠다

내가 스타크래프트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명호 녀석도 억지로 끌어들였다

명호 녀석도 마지못해 하는가 싶더니 자연스럽게 스타크래프트에

빠져들... 아니 녹아 버렸다

그러더니 전에 키우던 캐릭터까지 다 팔아 치웠다고 했다

우리 셋은 같이 스타크래프트를 자주 했다

1:1도 서로 번갈아가며 했지만 팀플레이도 많이 했었다

처음엔 많이 지곤 했지만 나와 명호가 실력이 어느 정도

향상 되자 점점 이기는 횟수가 많아지더니

나중엔 정말 많이 이겼었다


형은 굉장히 잘 했었다

형이 우리에게 스타크래프트를 권했을 때가 형이 시작한지

서너달 됐을 때였다

지금 자세히 생각 해보면 처음에 본 형의 실력은 지금의 나보단

조금 안 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형의 실력은 무서울 정도로 급상승 했다

시작한지 6~7개월 정도 지났을 땐 공개방 유저들은

거의 다 이기고 다녔었다

그때 나와 명호도 같이 스타크래프트를 하던 때였는데 그 때 우린

공격명령 단축키인 A 알아 냈다고 한창 좋아할 때였다



그런 형 밑에서 배워서 그런지 생각보다 우리들은 실력이 쑥쑥 늘었었다

나와 명호가 배틀넷에 같이 합류한지 1년쯤 지나 고등학교 1학년이 됐을 땐

공개방에서 3대3 팀플레이를 할 때마다 십중팔구로 이기곤 했었다

그 때 쯤 형의 실력은 고수소리를 듣고 다닐 정도였다

그런 형이 부러워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존경심 때문에 나는

스타크래프트란 게임에 감이 조금씩 잡히면서 1:1 연습에 많이 열중 했었다

‘내 목표는 1:1로 형 이기기야!’

‘한진이 너~ 목표 세우는 건 좋은데 좀 힘들건데~흐흐’

‘상관없어~ 언젠간 꼭 이기고 말거야! 흐흐’

형만큼 따라 잡으려고 노력은 많이 해봤지만 역시 형은 셌었고

형의 실력은 더욱 더 증가 하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
............
나는 벤치에서 일어나 한 숨을 쉬었다

겨울의 차가운 공기 때문에 하얀 입김이 나왔다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버스 정류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형... 형을 이기고 싶어 했던 내 작은 소망을 이젠 이루고 싶어도

못 이루게 왜 만들어 버린거야....’

집 앞까지 오니 저녁노을도 숨어들어 깊은 어둠이 찾아오고 귀뚜라미 울음소리도 들렸다

“다녀왔습니다”

짐을 벗어던지고 침대로 몸을 던졌다

“평소보다 조금 늦게 왔구나”

“아.... 오...오늘은 그냥 필이 팍 꽂혀서 연습을 조금 더 했어요~”

“그러냐..? 씻고 과일이나 먹어”

부모님과 얘길 하고 TV를 보며 시간을 30분 정도 보내다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습관적으로 스타를 실행 시켰다

배틀넷에 들어 가보니 아이디를 넣는 칸에 JiNiDatT 아이디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어떡하지..명호 녀석 말이 맞아..

내가 왜 그랬을까..?

한손으로 머리를 벅벅대며 나 자신을 책망했다

그래... 내가 그런 이유로 내 아이디를 그런 대충 버리다니......

그 아이디를 어떻게 만든 아이디인데...내겐 소중한 의미의 아이디..

그러나 나는 곧 그런 생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새 아이디로 로그인 해버린 자기 자신을 바라 보았다

아.. 제길...막상 본래 아이디로 들어가려니깐 왜 손이 안 움직이는걸까?

그래.. 난 잠시 걔 몰래 걔가 로그인 했나 확인 하려고 이걸로 들어 온거야...

없으면 원래 아이디로 들어와야지...하하..

나는 명령어를 쳐봤다

‘................’

접속 해있었다...제길.. 혹시 또 그 채널에 있나...?

그 채널로 이동 해보니 역시 그 1:1 채널에 있었다

이거 어떡하지...?

신비 아이디를 보는 순간 또 같이 게임을 하고 싶어졌다

안 돼 안 돼....그냥 공개방에서 게임이나...............
.......................
...............
그냥 눈 딱 한번만 감고..... 정말 마지막으로 ZZI질이 짓 해보자......

저번처럼 또 시선 못 끌게 되면 될 데로 되라지 뭐....

또 난 저번처럼 ZZI질이 행세를 시작 했....시작 해버렸다

역시 몇몇 인간들이 나에 대해 막 시비를 걸기 시작 했다

제발...제발...내 글 좀 봐달라고!!!!

“안녕? 난 당신 같은 ZZI질이들만 골라잡는 ZZI질이헌터에요 히힛

지니닷님 한겜 합시다~”

걸렸다!!!!!!!!!!!!!!!!!!

으하하하하하 강태공이 된 이 느낌은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의

희열이 느껴져 몸에 소름이 돋았다

곧바로 나는 그녀와의 게임을 위한 방을 잡았다

역시 많은 수의 관전자들도 있었다

일단 그녀랑 같이 게임하기에 성공했다는 것 자체가 기쁘다

아.. 오늘 부로 이젠 신비라는 애를 잊고.......

어떻게 어떻게 대충 내 본 아이디로 돌아 갈 수는 있겠지 뭐.....

나는 내 주종인 테란을 선택 했고 신비는 저그를 선택 했다

맵은 파이썬이였고 나는 12시에 위치했다

빠른 손놀림으로 일꾼 나누기로 자원을 캐고

원 배럭 더블을 시도 했다

저그는 무슨 빌드를 하고 있을까...엥? 12드론 스포닝 풀?

스포닝 풀부터 올리고 멀티 하겠다는 생각인 듯 한데....

스캔이 완성 된 후 본진에 스캔을 뿌려보았다

레어가 보이질 않았다 레어는 앞마당 쪽이나 다른 해처리에서 레어변태 시켰는가..?

그렇담 지금 타이밍이면 거의 완성 단계일려나?

첫 바이오 조합이 갖춰지는 순간 나는 진출을 시도 했다

바이오 병력을 저그 앞마당 근처로 공격 명령을 내렸다

나는 일찌감치 미리 가있던 SCV로 조심스레 앞마당의 상황을 살펴 보았다

얼레? 성큰 콜로니 하나에 크립 콜로니 두 개가 막 성큰으로 변태 중이였고

저글링들 6~8기가량이 있었다

우하하! 내 바이오 병력이면 스팀팩 먹고

공격하면 충분히 뚫을만한 상황이겠는걸??

신비양~ 너 방심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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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호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10-2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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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Sentinels
08/10/27 10:41
수정 아이콘
버로우링!
08/10/27 14:01
수정 아이콘
아님 따로 빼돌려서 쌈싸먹기 라던지...

근데 버로우링이 더 그럴듯 해 보이네요-_-)a;;
eternity..
08/10/27 16:16
수정 아이콘
헉... 며칠 안 들어왔더니 벌써 다섯 번째 이야기까지 올라왔네요.. 정신없이 감상 후 댓글 남깁니다..
예전 기억이 솔솔 떠오르네요...^^
4컷 만화에 대한 기억도 새롭구요..
그나저나 대문 사진에 신비양 사진은 언제쯤 올라올까요...^^ 생각만 해도 콩닥콩닥....;;;
08/10/27 21:28
수정 아이콘
NESentinels // ^^;;

EZrock // 어헙!! =_=!!

eternity.. // 열번째 이야기 지나서일거에요 -_-a
BF)FantA
08/10/28 01:27
수정 아이콘
레어없이 배째고 함정판다면.... 버로우드론!?
08/10/28 09:54
수정 아이콘
뚫었어!!
신비 : gg
한진 : gg
Hellruin
08/10/28 12:33
수정 아이콘
모..몽골왕..필??
08/10/28 19:57
수정 아이콘
정작 방심한건 한진이..?.
08/10/28 20:07
수정 아이콘
BF)FantA // 사실 패스트 인페스티드테란이였다...파문 -_-;

안나 // 한진: 아싸 우헹헹 ㅠ_ㅠ/

Hellruin // 몽골왕요?ㅡ,.ㅡ;;

영혼 // 오홋 O_O
The Greatest Hits
08/10/28 21:45
수정 아이콘
내기억엔 버로우링에 한표!
08/10/29 19:46
수정 아이콘
The Greatest Hits // 엄허 =_=
The Greatest Hits
08/10/29 20:12
수정 아이콘
창이님// 스포일러 자제인가요??????????
08/10/29 22:17
수정 아이콘
창이 // 넹 굽신굽신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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