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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2/19 02:50:58
Name kama
Subject 나의 스타에 대한 추억.......
글쎄......(이 글에서는 말 놓겠습니다^^) 내 인생은 게임과 함께였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스타와 같은 컴퓨터 게임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찬밥 취급 당하던 비디오게임과 함께였다. 8살이었던가? 백화점 앞에서 울고불고 난리를 치고 얻었던 재믹스 한 대가 그 시작이었을 것이다. 그 후로 난 일명 주를 이룬다는 게임기를 끊임없이 구입했고 플레이했다. 패밀리, 수퍼 패미콤, PS, 그리고 지금의 PS2까지. 나는 오타쿠도 아니고 매니아도 아니지만 게임하면 달려드는 그런 종류의 인간이었다. 다른 사람과 말 하는 것을 싫어하지만 게임에 대한 말이라면 몇시간이고 떠들 수 있는 인간인 것이다.

스타 크래프트, 이 게임을 친구네 집에서 처음으로 하였다. 걸어다니던 마린에 비해 좀 더 전차처럼 생겼던 벌처가 무지하게 강한 줄 알고 대량생산을 했다가 컴퓨터의 성큰에 전멸이 되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위에도 말했듯이 난 비디오 게이머였고 워드 이외엔 쓸 수가 없는 컴도 없었던 나에게 컴퓨터 게임은 그저 관심 밖의 것이었다. 스타를 처음 했을 때도 나와 상관 없네.....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저 친구네 집에 가서 한 번 건드리고 말 게임으로 밖에는.

PC방. 이런 것이 있구나 하는 것을 처음 안 것은 고2때였다. 사실 게임방도 아니었다. PC판매점에서 컴퓨터 연결을 해놓은 어설픈 PC방이었다. 학교 중창단 발표회를 가던 도중에 좀 일찍 도착을 하자, 컴으로 스타를 좀 하던 친구 두 놈이 알려줘서 갔던 것. 거기서 2:2로 IPX라는 것을 처음으로 하였다. 인간이라서 선택한 테란으로 끙끙대며 플레이 했던 그 경기......2:2였음에도 2시간이 넘도록 하고 무승부를 기록하고 말았다. 내 스타 인생 최초이자 최후의 무승부(뭐, 스타 인생이라고 해봤자......여기 있는 분들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황당했던 경기......마린 몇 마리 보내서 죽고, 탱크 몇 대 보내서 터지고......이런 상황의 반복. 결국 중창단 발표회는 가지 못했다.ㅡ.ㅡ

그 후로 학교 근처에도 PC방이 조금씩 생겼다. 그나마 공부 좀 했다고 자습반이니 뭐니에 쳐박혀서 시간이 제대로 나지 않았지만 스타라는 게임의 매력에 빠져서 점심시간과 주말 오후를 빌어서 근처 PC방을 돌아다녔다. 그래봤자 무한에서 성큰 도배, 포토 도배하는 실력들이었고 나 역시 어디서 무슨 유닛이 나오는지도 모르는 상태. 리니지가 나타났어도 디아블로가 생겼어도 그런 것들은 다 무시하고 어설픈 상태에서 친구들과 IPX를 하고 다녔다. 학교 근처에 있는 PC방은 모조리 뒤지고 다녔을 것이다.

테란, 난 이 종족을 계속 골라서 했다. 하지만 테란은 어렵고 험난한 종족, 실력은 늘지 않았다. 탱크로 포토밭 뚫는 것이 왜이리도 어려웠을까. 그러던 도중 두가지 사건이 발생하였다. 하나는 초반 포토 러쉬에 당했던 것. 그때 난 포토에 허무하게 죽어가던 마린에 배신감을 느꼈다. 그리고 입구 막기라는 것을 알고 내딴에는 입구 막고 병력 뽑으면서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무한 히드라 러쉬에 허무하게, 정말 허무하게 밀려버린 것. 결국 난 이 때 테란을 포기하고 저그를 선택했다. 종족의 특성 때문인지 적성 때문이었는지 저그로 종족을 바꾼 후 실력은 많이 늘었다.(역시나 이곳의 분들께 비하면 새발의 피^^) 뭐, 내 친구 중 한 놈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테란을 고수하면서 적어도 우리 패거리 중에선 제일 잘하니까 나도 혹시 계속 고수했다면.......뭐, 그래봤자였겠지만.

스타라는 게임은 내게 있어서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글쎄.......내 인생을 바꾼 게임, 가장 훌륭한 게임을 뽑으라고 하면 그 안에 스타는 없다. 왠지 모르게 스타를 뽑고 싶은 생각은 없다. 왜일까? 일상화 되었기 때문일까? 너무 자연스럽기 때문에 그다지 대단한 작품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것일까. 난 이렇게 생각했다. 난 친구들과 만나면 무조건 PC방으로 간다. 다른 사람들처럼 술집에 간 적은 거의 없다(친구들 대부분이 술을 안좋아하고 나는 술을 절대 안하기 때문이긴 하지만) 자연스럽게 컴 앞에 앉아 스타를 실행한다. 스타 크래프트라는 게임은 내게 있어 친구들을 만나면 하는 당연한 것에 불과하다. 친구 관계의 윤활류라고 할까?

모르겠다. 스타라는 게임은. 이 게임에 열광하지도 않고 이 게임을 미친듯이 한 적도 없다. 물론 고교 재학시 틈만나면 달려가서 스타를 했지만, 스타를 매우 재밌게 하긴 했지만 그래봤자 다른 곳에도 보이는 열정이었다. 하지만 난 스타를 사랑한다. 난 게임을 사랑한다. 난 게이머들을 사랑한다. 하, 결국 긴 글을 쓰면서 낸 결론은 이런 평범한 결론인 것 같다. 하지만 어떠랴.......

이거 완전히 푸념이로구만......왜 난 글을 쓰다보면 틀이 망가지는 것일까.......그럼 좋은 하루들 보내시길........제 친구가 군대를 가기 때문에 좀 감상적이 된 것일지도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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