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11/07 14:37:19
Name 엘케인
Subject 당신은 "소리"를 지녔는가?
얼마전이었나..

학교 교문을 들어서며, 몇몇의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



예닐곱명.. 일렬로 늘어선 사람들..

"이라크 파병 결사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이었다..

선전전이라고 했던가..



아주 소수의 사람들이고,

또 무척이나 힘없는 소리에 실망할 법도 하건만,

난 그네들이 무척 고맙게 느껴졌다..







또 얼마전엔 예비군 훈련을 다녀왔다..

학교 직장예비군이라고, 대부분이 우리 학교 학생 아니면 교직원이였다.

정신교육시간인가.. 대대장 훈화시간에.. 얼굴이 화끈거려 미칠뻔 했다.

그 이틀전 신문에 나온 기사 이야기였다.

학교 신문사에서 실시한 한 설문조사..

한국과 미국 이중국적이 있다면 당신은 어디를 선택할 것인가?

설문에 응한 40몇 퍼센트의 '민족X대생'들이 미국을 택했단다..

젠장..





내가 지금 살고있는 세상은 작은 세상..

학교라는 울타리 안..



나는 소리를 갖고 있는가?





불의에 대하여, 그것은 아니라고 말할 소리를 지녔는가?

나만 옳으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그저 다른 이의 의견을 존중하려고만 하는가?

아니, 내 생각을 제대로 표현한 적이 있는가?






우습게도, 취업 면접을 보러 다니기 시작하면서

나에 대해 정리해 나가기 시작했다.

조금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생각도 해보고,

늘상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하고 그중에 단물만 쪽쪽 빼먹곤 했던 날들과는

다른 쪽으로 내 생각을 굳혀가야 했다.






삶의 적극성일지, 그저 한 태도일지 모른다.

좋은 시절 다 보내고(혹은 정말 좋은 시절의 막바지일지 모른다.)

이제와 하는 생각이라 부끄럽기도 하지만,


조금 더 내 소리를 갖고 살아야겠다.

술에 물탄듯, 어디에도 어울리는 사람도 좋지만,

확실한 건 확실하게 가는것이 더 좋겠지.






소리를 위해 조금 더 진지하게 살자

소리를 내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자

아니 아무것도 없더라도 죽은듯 고요하게 살지는 말자




말로 고백하는게 시작이다. 그러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bilstein
03/11/07 14:43
수정 아이콘
글쎄 이라크 파병과 이중국적에서 미국을 선택하겠다는 것이 과연 불의라고 쉽게 단정지을 수 있을까요?
엘케인
03/11/07 14:52
수정 아이콘
아.. 어폐가 있었나보네요..
불의라고 "판단"하는 것은 개인의 문제일 수 도 있고,
또 옳고 그름을 나누기 모호한 것도 있죠.. 가치관의 문제도 있고..

제가 말하고자 하는것은..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늘 우물쭈물 어기적 거리면서 사람들에 끌려다니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거기서 깨지고 넘어지면서 다듬어져야 한다는 거죠..

(자판으로 글을 쓸때마다.. 맘상하게 하는 문장력의 부재.. 아흑..)
네로울프
03/11/07 14:57
수정 아이콘
자신의 삶이 가치를 가지게 하는 것! 그것은 동시에 자신의 삶을 둘러 싼 세계를 가치있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소리'를 가지는 것은 그 첫걸음이 되겠죠. 깊이 공감합니다.
악돌이
03/11/07 15:02
수정 아이콘
불의라는건 기준의 문제이겠죠.
미국이라는 나라는 다민족국가이기 때문에 그리고 애초에 이민국가라 우리나라와 비교하는거 그렇죠..
대한민국은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단일민족이 하나의 나라를 이루고 있는 나라입니다. 현재 나라사정이 어떻든 우리는 이나라국민이죠
현재라는것은 과거의 굴레혹은 영광 미래의 희망 혹 절망 가운데 있죠
이나라의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앞으로 20~30년동안 나라의 미래를 책임져야한 사람들이 위와 같은 판단을 했다는것은 기준의 문제가 아니라 당연히 분개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법적으로는 혹은 상대적으로는 불의가 아닐지 모르지만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우리가 가지고 본받아야할 생각은 아닙니다.
아니 우리 후배,후손들에게 절대로 물려주어선 안되는 말입니다
김효경
03/11/07 15:54
수정 아이콘
저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이번 이라크 파병만은 절대 옳은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폴란드 군 최초 사망자가 발생했더군요 최근 딴지일보를 들러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이라크 내 사정은 우리가 개입할 만큼 치안 유지가 필요하거나 다급한 상황이 아닙니다 되려 우리가 파병함으로 인해 게릴라들의 목표가 더 늘어날 뿐이지요 경제적,국가적 대외신임도를 얻기 위해 파병한다고 합니다 그 이익과 신임도는 미국,그 한 나라를 대상으로 한 것이구요 아무리 미국이 우리의 우방이라 주장하고 동맹을 내세우고는 있다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침략전쟁(저는 이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에 우리가 개입할 필요는 없는데 말입니다
무엇보다도 죽어가고 있는 이라크인들이나 어려움에 처해 있는 이들을 구하기 위한 공병,의료병력 파견에는 찬성하지만 최대한 많은 전투병력을 보내려 하는 군과 미국의 입장에는 도저히 찬성할 수가 없군요 이라크 분할 야욕을 보이고 있다는 미국과 공범이 되는 과정에서 국민들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실사 역시 너무나도 졸속이고 성의 없었던 이번 파병 결정... 분명코 우리는 훗날 이 결정을 후회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추가 파병 건에서라도 좋은 해결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김효경
03/11/07 16:00
수정 아이콘
아 그리고 미군이 안전하다고 하는 모술 지역은 절대로 안전보장 할 수는 없는 지역입니다 실제로 죽은 미군 중 다수는 시민권자가 아니라 시민권을 얻을 수 있는 그린카드 소지자가 다수라는군요 물론 알 자지라 측의 방송이긴 합니다만 미국내 방송에서 전혀 그런 언급이 없었다는 것만 봐도 '뭔가 구린 게 있구나'하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네요 어쩌면 우리 파병군은 치안유지보다는 그 곳 미군의 뒤치다꺼리 또는 총알받이로 전락할 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아무런 당위성 없이 우리 젊은이들이 신념이나 정의로움 또는 큰 목적의식 없이 그 곳에서 목숨을 내놓아야만 하는 그런 곳에 우리 젊은이들을 보내야 하다니... 정말 너무나 슬픕니다 더 이상의 피를 흘리지 않게 해야 하는데요 슬픕니다
맛있는빵
03/11/07 16:13
수정 아이콘
어떤 분들은 아니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제가 생각하기엔 지금 미국은 분명히 "不義"입니다.
03/11/07 16:22
수정 아이콘
정부와 국민들이 언제까지 파병을 문제로 싸울 수는 없다고 봅니다...
정부가 파병을 원한다면 국민을 설득시킬 수 있는 이유와 근거..그리고 보상과 대책이 마려되어야 된다고 보는데 우리나라정부는 아직까지 자기들이 최고라고 생각을 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는데 이제 국민들이 그렇게 쉽데 안 당하고 잇네요....정부는 국민을 설득시킬 수 있는 이유와 근거..보상과 대책이 없다면 이번 전투병 파병은 힘들꺼라고 보네요~~~
03/11/07 17:07
수정 아이콘
생각한다면, 행동해야 합니다. 전쟁에, 파병에 반대한다면 그에 맞는 행동을 해야지요.

할 수 있는 일을 합시다. 전쟁반대, 파병반대에 동의한다면 거기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일을 합시다. 작게는,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그들을 설득시키는 것 부터, 반전집회에 나가는 것, 크게는 이라크에 인간방패로 지원하는 것 까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겁니다.

전쟁에, 파병에 동의한다면, 역시 그에 맞는 행동을 합시다. 이것 역시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 부터, 집회에 나가는 것, 직접 이라크에 총 들고 가는 것 까지- 할 수 있는 일을 합시다.

생각하면서 행동하지 않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안전제일
03/11/07 18:28
수정 아이콘
마음처럼 움직이지 못하는데...왜그리 이유가 많은지요.
많이 생각하게 하는 글이로군요.
물빛노을
03/11/08 00:34
수정 아이콘
조금 다른 얘기인데, '살인의 추억'을 보면서 전 한국이 얼마나 X같은 나라인가를 절실히 느꼈습니다-_-;;; 그런데 '볼링 포 콜럼바인'을 보면서 미국은 얼마나 XX같은 나라인지가 절실히 느껴지더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4788 MYCUBE 철자로 알아본 MYCUBE배 스타리그! [5] 막군3350 03/11/08 3350
14787 [잡담]이번 2003 Mycube OSL의 특징을 꼽아보자면... [10] 진공두뇌3396 03/11/08 3396
14786 "아제의 스타일기" 2003. 11. 07 <난 왜 아무것도 잘하는 게 없는거냐!!!> [19] 박아제™3011 03/11/08 3011
14785 임요환의 고스트닷! [18] clonrainbow4918 03/11/07 4918
14783 아아 이재훈선수...... [30] 블랙홀4896 03/11/07 4896
14782 아 야구 졌네요.. [61] 계란말이3074 03/11/07 3074
14781 同床異夢... 惡魔 Kingdom vs 夢想 Nal_ra... [8] 낭만드랍쉽3372 03/11/07 3372
14780 제가 만든 맵들 중 6개를 소개해보려 합니다. [20] skb97282765 03/11/07 2765
14776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8] RaN.K_Friend3062 03/11/07 3062
14775 전적정리를 한번 해볼까.....요? [15] 박아제™3484 03/11/07 3484
14774 11월 7일 듀얼토너먼트 문자중계 창 [257] 언제나6534 03/11/07 6534
14773 시대에 따른 전술의 변화라..... [4] acepoker2593 03/11/07 2593
14772 그분의 목소리... [19] 아이엠포유3652 03/11/07 3652
14771 이제 군대를 가야 하는군요. [32] 이카루스테란5598 03/11/07 5598
14770 당신은 "소리"를 지녔는가? [11] 엘케인2652 03/11/07 2652
14768 실수가 겹치면.... [1] 총알이모자라..3059 03/11/07 3059
14767 나다의 패배 = 옵저버의 저주..(?) [20] 시온5474 03/11/07 5474
14765 오늘 듀얼 선수들의 사연과 예상 [28] 초보랜덤4588 03/11/07 4588
14763 최연성 선수는 임요환 선수의 제자?? [57] intotheWWE8166 03/11/07 8166
14762 홍진호vs최연성 과연? 누가 왕좌에 오를수있을까요? [8] 이혜영4301 03/11/07 4301
14761 조셉 캠벨의 "신화의 힘" 중에 한 구절... [5] 평균율2283 03/11/07 2283
14760 [잡담]내 인생에서 가장 로맨틱했던 시간.... [18] Zard2972 03/11/07 2972
14759 이윤열 선수가 무너지면서 스타크계의 판도는? [31] 랜덤테란5385 03/11/07 538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