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11/11 06:05:43
Name 코리아범
Subject [잡담]쿨하지 못한 나여 저주받아라.
사실 이곳에 기대하고 오진 않았습니다.
한동안 레벨이 글쓰기 가능이 아니었기에 그냥 그런거 있잖습니까.
머릿속은 텅 비어도 내 손은 이곳을 누른것 같습니다.
술을 입에 대지도 않았는데 치사량의 술을 마시고 광란의 질주후에
결국엔 도착한 곳이 이곳이었군요.

머리가 텅 비어버렸습니다. 사실 눈앞도 잘 보이지 않네요

아 무슨 이야기 냐구요? 이건 상당히 재미있는 이야기 랍니다.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누군가를 정말 좋아했답니다. 울고 웃고 그렇게 1여년을
보낸후에 나름대로 결실을 맺었다고 아니 맺은 줄만 알았죠.

그런데 그 결실이 좀 설익었나봅니다.
다른 누군가를 못잊는 다는 이유로 높게 차올려진 축구공 신세가 되어버렸
습니다.

우주까지 올라가 숨이 막힐 정도로 그는 괴로워했습니다.
타오르는 태양처럼 다가오는 슬픔에 그는 괴로워했습니다.
중력이 그의 목을 죄고
바라지도 않은 시기에 현실과 조우해 버려 그는 더욱 외로웠답니다.

그렇게 그는 다시 현실에 녹아들어갔습니다.

그는 보통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도 사람인지라 울고웃으며 1여년을 보내게 되었지만
무슨 잘못을 했는지 그의 일상을 누군가가 뒤틀어 쥐어버렸습니다.

이번엔 좀 달랐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엔 자신을 철저히 숨기고 다가갔습니다. 아니 숨겼다기 보다는
단단한 장벽을 쳤다고 해야할까요.
내가 조금더 다칠까 전전 긍긍해하며 털을 바짝 세우고 다가갔답니다.

다시 만난 그사람은 '좋아' 라는 한마디로 한순간에
그의 단단하고 차가운 벽을 무너뜨려버렸습니다.

그는 속으로 다짐했습니다. '쿨해지자.' '상처받지 말자.' '기대하지 말자'

어느 랩퍼가 그랬답니다

'기대가 남기고간 상처란건 외로움보다 조금 더 아픈것'

하지만 여전히 남은건 일말의 '기대'였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잠시만, 잠시만 이라며 외국으로 갔습니다.

여기서 그는 당황합니다.
그리고 전전긍긍해 합니다.
그리고 또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고개를 저으며 다시 한발 한발 걸음을 뗍니다.

인터넷이라는, 미니홈피라는 녀석이 그에게 가만히 속삭여 줍니다.

그녀는 남자친구가 생겼습니다.

그는 웃음이 나왔습니다. 혼자 남겨진 텅빈 일상에 했던
불안한 상상들이 현실이 되어 다가왔답니다.

항상 미래는 나의 편이었습니다.
불안한 상상들을 미래는 친절히 이루어 주었습니다.

그는 저주합니다.
무엇을 저주하는 지도 잘은 모르겠습니다.

'기대'가 남기고간 작은 올가미가
그의 발목을 잘라버리고 그를 넘어뜨렸습니다.

누워서 피를 쏟으며 눈물을 쏟으며 자신을 저주합니다.

저 먼곳에서 스멀스멀 다가오는 어둠이 그를 힘겹게 위로합니다.

'it’s alright 지워질 거야 시간이 지나면
it’s alright 내일 아침 눈을 뜨면'


하지만 잔인하게도 내일의 태양은 뜨고 있습니다.

한동안은 피를 흘리며 걸어야 할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는 걸어야 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5/11/11 07:04
수정 아이콘
충고등을 바라고 글을 쓰신 것은 아니겠지요. 어떤 경우는 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답을 쓰는 것이 너무나도 어렵기에 힘들다고 하고 아프다고 합니다. 시간이 기억을 물린다는 문장 또한 정답이지만 너무나도 진부해 어떤 위로도 되지 않지요. 이야기를 하시면 제대로 들어드릴 순 있습니다. 이런 글로 감정의 찌꺼기들이 조금씩 배설된다면 이곳 저곳에 쓰셔도 됩니다.
다른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미치도록 빠져보세요. 바쁜 일상은 아픈 기억을 떠올리지조차 못하게 합니다. 편법이지만 '시간'을 보내기엔 정말 좋습니다.
코리아범
05/11/11 07:13
수정 아이콘
과연 리플이란게 달렸을까? 라는 마음으로 다시 와봤습니다. 충고등을 바란것도 아니고 위로또한 바라는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많은 분들이 왔다가시는 이런 커뮤니티의 글을 올린것이 정신이 든 지금 죄송스럽습니다. 속으로 다짐한게 있습니다. 이 일은 절대 입밖으로 내지 않겠다는 어찌보면 좀 바보같은 다짐입니다. 하지만 최소한으로 새출발의 출발선 정도는 그어 놓고 싶어서 썼습니다.

저도 피지알에 많이 녹아들었나봅니다.
다시 와서 맞춤법 틀린걸 찾고 있었으니까요.

사는게 이런것 같습니다.

그래도 배는 고프고 잠은 오는군요.

그냥 쓰게 웃어보며 첫리플에 감사드립니다.
『루베트♪』
05/11/11 08:29
수정 아이콘
쿨하지.. 로 시작하는 제목을 보고..
칼리토를 떠올린것은..
골수 WWE매니아인.. 저뿐인가요..
총알이 모자라.
05/11/11 08:43
수정 아이콘
쿨이 복수이면...쿨쿨쿨...자는거네요..
Cos]StorM[moS
05/11/11 08:45
수정 아이콘
루베트♪』//님은 정말 매니아이신가 봅니다..하하..
코리아범//님... 힘내세요... 제목을 본 순간 나랑 비슷한 사람이 있구나 싶었는데 읽어보니 사연이 저랑 똑같네요..하하..
저도 헤어진지 열흘 남짓 됐습니다. 아직도 힘들고 그러네요. 그래도 힘내야죠. 모... 그녀는 그녀고 나는 나이고...
이렇게 말하는 저도 이글보고 심장이 떨려오고 아직도 그녀를 잊지 못하고 있네요.. ㅠ 저도 쿨해지려면 멀었나 봅니다.
거부할수없는
05/11/11 09:22
수정 아이콘
글 너무 좋은데요? 본인은 무척 아프시겠습니다만 덕분에 피지알식구들은 멋진글을 보게 되어 행복하다 말하면 너무 잔인한가요?^^
우리모두 쿨하지 못하잖아요. 단지 쿨한척 하는 것일뿐이죠.
상처안받고 실망하지 않고... 그런게 쿨한것같지는 않아요. (사실 그건 인간이 아니죠 기계죠-_-)
상처받은것을 어떻게 승화시키느냐에 따라 쿨하고 못하고가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님처럼 이렇게 멋진글을 쓰는 건 쿨한 짓이요, 저처럼 맨날 질질짜는건 쿨하지 못한거라고... 후후
뭐, 털어버리시죠... 님 말데로 세상 절단날것 같이 아무리 슬퍼도 또 내일의 태양은 뜨더라고요..
05/11/11 09:46
수정 아이콘
너무 공감되는 글이네요 ㅠㅠ
JJongSaMa
05/11/11 10:06
수정 아이콘
멋지네요... 단지 그말밖에 안나옴
자스민
05/11/11 11:25
수정 아이콘
쿨하고 싶어서, 아니, 쿨하지 못하지만 쿨한 척 하다가도 결국 혼자 울고 마는 약한 존재가 사람 아니겠어요? 저만 그런거면 낭패지만요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유신영
05/11/11 12:31
수정 아이콘
그냥 gl..
My name is J
05/11/11 13:01
수정 아이콘
솔직하고 울고 화내고...그게 더 좋으면 그렇게 하고
안울고 버티고...그게 더 편하면 그렇게 하면 되죠. 너무 많은 생각은 탈모를 부릅니다. 먼산-
심장마비
05/11/11 13:33
수정 아이콘
뼈속까지 이과생인 저에게 이 글은 너무 어렵습니다 ㅠㅠ
(저말고 이해잘되는 이과생님들께는 매우 죄송할 따름이지만..;;)
저도 몇년전부터 쿨해지려고 노력하고 삽니다.
노력여하에따라 가능하긴 하죠.
하지만 상처도 안받고 자연스럽게 쿨해지려면 심장이
차가워져야할테니 힘들겠죠?
우린 모두 차가운심장을 가질수 없으니...
결국 극복은 우리 각자의 "쿨함"이 아닌 시간이 해결해주더군요
05/11/11 14:14
수정 아이콘
1여년을~의 압박....
압박 1. 1여년을이 10년을으로 보이는 착시현상!
압박 2. 국어적인 지식은 없지만 1여년보다는 1년여가 맞는표현아닌지..
압박 3. 요새 국어책좀 보는중인데 '~여년' 풀이좀 해주실분~
자수성가
05/11/11 14:58
수정 아이콘
멋지네요! 비록 괴로우시겠지만 그런 미칠듯이 아픈 사랑은 자신을 많이 성숙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이 뭔지를 배운다고 생각하세요
시간이 약이란건 정말 진부 하겠지만 결국 사실이더군요
그리고 세상에 여자는 엄청 많다는 것도 역시 사실이랍니다
코리아범
05/11/11 19:21
수정 아이콘
홍티// 당연히 저의 오타같네요;; 1년여가 맞는 표현이군요;; 허허 정신이 없어서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8305 고백...정말 어렵군요... [29] 잊을수있다면3369 05/11/11 3369 0
18304 [추천] 책 한권 추천해도 될까요? [9] 코리아범3980 05/11/11 3980 0
18303 스타의 코드로 분석한 손자병법서 0~1 편 [9] Judas Pain4683 05/11/11 4683 0
18302 [잡담]쿨하지 못한 나여 저주받아라. [15] 코리아범3688 05/11/11 3688 0
18299 팀플레이를 하면 개인전 성적은 떨어지는가? [38] Daviforever4538 05/11/11 4538 0
18298 임형주씨의 노래를 처음으로 들어보았습니다... [9] 그남자_Eom3644 05/11/11 3644 0
18297 폭군의 신민은 폭군보다 포악하다 [8] 雜龍登天5148 05/11/11 5148 0
18293 올드게이머들. 그리고 다른 주제와 함께 헛소리가 많이 포함된 글. [16] mw_ss_ri3965 05/11/10 3965 0
18292 장미빛인생의 마지막... [15] 마리아3764 05/11/10 3764 0
18291 스타크래프트가 몰락하지 않으려면? [26] 하얀잼3901 05/11/10 3901 0
18289 통합 리그 팀플레이여. 사라지거라 - [137] Oxoxo5873 05/11/10 5873 0
18288 삼성 칸의 두 선수를 보다 [17] 정현준5487 05/11/10 5487 0
18286 [응원]회장저그를 꿈꾸며.... [36] 라구요4214 05/11/10 4214 0
18285 삼성 화이팅! [17] JE3879 05/11/10 3879 0
18284 I Believe [4] F.L3949 05/11/10 3949 0
18282 임요환은 결승에서 도박적인 전략을 사용하면 결과적으로 진다? [24] SKY924782 05/11/10 4782 0
18280 종족 별 팀플과 개인전에 관하여... [3] StaR-SeeKrR3771 05/11/10 3771 0
18279 스타크래프트 시장성의 한계가 올 것인가, 오영종 효과. [41] Azumi Kawashima6076 05/11/10 6076 0
18277 어느덧 11월 10일이군요. [12] Lugaid Vandroiy3842 05/11/10 3842 0
18276 스타리그 주간 MVP (11월 첫째주) [35] DuomoFirenze3774 05/11/10 3774 0
18275 스타리그 주간 MVP (10월 다섯째주) [41] DuomoFirenze3704 05/11/10 3704 0
18274 스타리그 주간 MVP (10월 넷째주) 결과 [1] DuomoFirenze2862 05/11/10 2862 0
18273 팀플과 개인전 사이의 줄타기 [15] hyoni3621 05/11/10 362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