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12/21 15:51:18
Name The Siria
Subject 개인적으로 꼽은 2005 E-Sports 10대 사건(1)
1. 충격의 맵 조작.

워3리그는 분명 2005년 초에도 그렇게 인기가 있는 리그는 아니었다. 하지만, 적어도 충성스러운 지지자들을 확보한 리그였음에는 분명했다. 대중은 없어도, 훌륭한 마니아들은 많았던 리그가 워3리그였다. 단적으로, PL5를 통해 워3리그는 커프가 기록했던 단일게임의 리그 지속의 횟수를 넘어서는데 성공했다. 오래 지속이 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PL5는 사실, 같은 시기 열렸던 온게임넷 인비테이셔널과 비교해 더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가 있었다. 리그전의 치열함, 30명의 선수들, 그리고 자작맵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던 경기들. 비록, 경기 출전에 있어서 선수 등장의 배분에 관한 문제점은 있었지만, 이 정도는 양해할 수 있었던 요소였다.
2005년 2월에 열린 PL5의 결승은 비교적 성대했으며, 이변의 주인공이었던 김홍재는 정말 대단했다. 이형주와 장용석이라는 두 거물 나엘을 연파했으니까. 비록, 결승에서 장재호에게 졌지만, 그것은 워낙 장재호가 강했기 때문이기도 했었다. 적어도, 그 일이 밝혀지기 전에는...

충격적인 이중헌 선수의 폭로로 시작한 사건은 많이 언급이 되었으니 다 아시리라 생각한다. 결국 장재영씨의 고백으로 결론이 난 것은  PL은 2만 제외하고, 모두 거짓이 되어 버린 결과였으니까. 적어도 손이 가지 않은 리그는 PL2만 되었다. 나머지는 어느 정도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사실이 되었다.
장재영이라는 인물에게 이제 와서 다시금 돌을 던질 수는 없다. 이미 그는 자신의 대가를 치루었고, 굳이 돌을 던지자면, 자신이 한 일을 망각하고, 'so what'과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침묵은 금이라는 사실이 이래서 중요하다.) 다만, 그를 동정하는 마음은 아직 있는데, 그것은 리그의 모든 것을 혼자 짊어진 사람에 대한 동정심이다.
어쩌면, 이는 구조적인 문제였는지도 모른다. 흥행이 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리그의 특성상, 흥행을 위해서 그런 짓을 했다는 변명은 충분히 통할 수 있는 변명이기는 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설사 선의였다고 해도, 절대 해서는 안되는 선을 넘었음을 분명히 알았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모든 것을 공개하고, 논의의 장에 붙였다면 어떠했을까? PL5 당시의 밸런스는 많이 망가진게 사실이었다. 온게임넷 결승은 결국 나나전이 되었고, 밸런스 조작이 없었다면, 아마 PL5의 4강도 나나전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공개하고, 일종의 로컬 룰로서 능력치를 변경하겠다고 선언하고, 논쟁의 장에 붙였다면? 결국 리그는 어느 한 사람의 것이 아니기에, 비록 그가 창시를 했다고 하나, 그러한 논의의 장이 있었다면, 전통의 급격한 단절은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E-Sports가 기반하는 것은 흥행이 아니다. 흥행은 어쩌면 부수적인(물론 중요하다.) 것인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신뢰다. 어디에서 조작이 있다는, 어디에서 변형이 있다는 그런 믿음이 사람들에게 퍼지면, 리그는 살아남을 수 없다.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부커진에 관한 농담이 농담으로 끝이 날 수 있는 것은, 그것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신뢰가 깨지면, 상황은 악몽이 된다. 단 한 순간의 엄청난 영광을 위해 땀을 흘리며, 연습에 매진하는 선수들에게, 그것은 정말 차가운 배반의 칼이라고 밖에는 할 수 없다. 이 점이 이 사건이 틀렸고, 동기는 동정을 한다고 해도, 용서하기 힘든 사건인 이유다. E-Sports의 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는, 신뢰의 문제와 연결이 되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과연, 이 사건을 통해 KeSPA는 많은 것을 배웠을까? 다른 리그를 만드는 사람들은? 리그의 운영에 관한 많은 투명성은 담보가 되었을까? 정말로? 아무것도 알 수 없다. 다만, 예전보다는 좀 나아졌다고 해도, 맵돌이닷컴에 맵이 공개가 되었다고 해도, 여전히 사건은 아직도 미제인지도 모른다. 장재영 한 사람을 영구히 판에서 추방한다고 사건은 끝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이 사건을 통해 어떤 것을 얻고, 배웠는가의 문제이다. 종목은 달라도, 카트라이더 리그에서 일어났다는 잡음이나, 사람들에게 분분한 의아함을 안겨주었던 KeSPA의 불분명한 규정은 사건에서 배운 것이 없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신뢰의 문제. 그간 성장의 가도에서 어쩌면, E-Sports 판 전체의 사람들이 잊고 있었던 문제였는지도 모른다. 흥행은 중요하고, 흥행은 리그의 지속성을 보장한다. 그러나 리그 그 자체를 보장하는 것은 신뢰이다. 맵 조작 사건은 신뢰를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비극이었다. 그리고, 공개되지 않은 리그의 운영이 유혹으로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인 비극이기도 했다. 우리는 과연 이 사건에서 많은 것을 깨닫고 변화를 시도하고 있을까? 신뢰에 대한 인식과 투명한 리그 운영에 대해 그날 그 사건 이후, 얼마나 많은 것은 변했을까?



덧말) 개인적으로, 그 날 그 사건 이후, 리그에 정말 애정을 가졌던 사람들의 그 묘한 허탈감을 잊지 못한다. 필자도 그랬다. 사건은 게이머에게 신뢰를 앗아가, 그들의 노력을 헛되게 한 것 이상이었다. 누군가에게, 배반을 당한 그 느낌이란.... 아무리 선의였다고 해도, 그 신뢰를 앗아가게 한 그 일은 아직도 솔직히 용서하기 힘들다. 그가 바쳤던 애정만큼, 팬들이(그 수가 아무리 적어도 분명 팬은 팬이다.)바쳤던 애정도 컸기에.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5/12/21 15:56
수정 아이콘
so what 은 이미 사건이 끝난지 꽤 된후에 뜬금없이 장재영씨 보라고 홈피에 올렷기때문아닌가요.
밀가리
05/12/21 15:57
수정 아이콘
2005년 초를 강타한 악몽과 같은 사건이었죠. 그 사건이후로 저도 그렇고 주위친구들도 웤3계에 관심을 끊었죠.
05/12/21 15:58
수정 아이콘
악몽이죠
05/12/21 16:02
수정 아이콘
저도 밀가리님처럼 맵조작 사건이후 워3를 끊게되었죠...
정말 충격적인 사건이었죠...
오지랖
05/12/21 16:03
수정 아이콘
si// 가만히 있어도 될까말까인데 어쩌라고 이러니깐 더화가 나는거죠
어쩌긴 니땜에 그런건데 쩝.....
워크초짜
05/12/21 16:03
수정 아이콘
장용석 선수 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들이 엄청난 피해를 봤죠...
정신적으로도...
당시 MW 게시판에 김동문 선수가 글을 남길 정도로 큰 파장을 일으킨 사건이었죠...
그래도 그 사건 이후에 적지 않은 워3 팬들이 다시 힘을 모아서 리그를 일으키는 모습은 좋았다고 생각합니다...(그런데 어뷰저 사건이 터지면서 다시 암울... 그래도 화이팅입니다...)
05/12/21 16:04
수정 아이콘
온게임넷 워3리그 결승의 작은 신화, 그리고 WEG 시즌1의 성대한 개막 덕택에 좀 형편이 피나 했던 워3계가 치명상을 입은 날이었죠.
(3월 2일이었나...)WEG의 분전과 MWL 결승의 작은 인기는 그래도 일말의 희망을 가지게 했지만 저 때의 상처는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PL5의 FINAL 4 멤버가운데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이머는 장재호 선수 뿐-_-
(김홍재 선수는 인컵과 WC3L에서 지기만 하고, 이재박 선수는 은퇴한지 오래됐고, 장용석 선수는 스타전향)
유신영
05/12/21 16:14
수정 아이콘
잘 쓰신 글입니다!
워크초짜
05/12/21 16:23
수정 아이콘
김홍재 선수 정말 PL5 때 준비 많이 했었죠...
선쉐헌을 비롯해서 결승전에서도 다크레인져를 활용하는 등...
대리 사건이 있었지만(사과글 보니 이해는 가더군요...) 그래도 이번 MWL2에서 좋은 경기 해줬으면 합니다...
05/12/21 16:49
수정 아이콘
오지랖// 그 기사가 뜬곳에 와서 so what 한게 아니고 장재영씨의 개인적인 공간에 누가 일부러 그 기사를 퍼와서 올려논거잖습니까, 그럼 거기다 대고 또 다시 사과하는것도 웃기네요, 물론 무플이 가장좋지않았을까 생각되기는합니다만
05/12/21 16:50
수정 아이콘
워3판에 재를 제대로 뿌렸던 한 사건이었죠. 후우-
iSterion
05/12/21 16:59
수정 아이콘
So what은 가만있는사람한테 가서 괜히 시비를 걸었죠...
05/12/21 17:03
수정 아이콘
워3 팬분들이 얼마나 장재영씨를 싫어하는지는 잘모르겠지만..
WOW유저로서 보기엔 ... 정도가 좀 지나치다고 판단됩니다...
05/12/21 17:30
수정 아이콘
둥이 // 지나친 게 아니죠..
수많은 게이머들의 꿈과 노력을 몇년에 걸쳐서 짓밟았습니다, 장재영씨는;
워크초짜
05/12/21 17:32
수정 아이콘
so what 사건 터지기 전만 해도 장재영 씨가 언젠가는 방송은 아니더라도 게시판에 모습을 드러내기를 바랬습니다;; 그 만큼 여러가지 작업으로 즐거움을 줬으니... ................
05/12/21 17:42
수정 아이콘
so what 사건은 장재영씨 잘못이라고 하긴 모하진 않나요..?
mbcwarcraft같은 공식적인 사이트도 아니고 장재영씨의 개인사이트에
대놓고 올렸으니 말이조..
저도 맵조작을 이후로 래더는 안하지만 말이조;;
아케미
05/12/21 17:43
수정 아이콘
So what……에 관련된 일은 그 글을 그곳까지 갖다놓은 분께도 잘못이 있다지만, 그래도 그런 댓글은 안 다느니만 못했죠. 하여간 이제는 장재영이라는 이름만 보아도 진저리가 쳐집니다. 능력이 있었기에 더 원망스럽습니다.
워크초짜
05/12/21 17:48
수정 아이콘
장재영씨의 개인 사이트가 아니라 장재영씨가 포함되어 있는 클랜원들의 홈페이지입니다. 물론 그 글을 올린 쪽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답변을 보면 적어도 그 글을 올린 쪽에서 그 답변이 다른 사이트에도 알려질 것을 조금만 생각했어도 알 수 있었을 듯 합니다...
사상최악
05/12/21 21:20
수정 아이콘
아마도 10개의 사건이 차례대로 한편의 글이 될 것 같은데,
그 글들이 어느 정도 아물어 가는 상처를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05/12/21 22:22
수정 아이콘
생각하기 싫어요.. 엠비씨워크래프트닷컴.. 참 좋아했던 사이트였는데...ㅜㅜ
구글신
05/12/26 13:23
수정 아이콘
가뜩이나 리그목숨이 간당간당했는데, 장재영씨께서 친히 모가지를 잘라 주셨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9399 마음이 아픕니다.외국인이 보는 한국 [70] tonyfoxdemon4147 05/12/21 4147 0
19398 연애하면서 생긴 이런 저런 일들.... [52] 좋은사람6228 05/12/21 6228 0
19397 개인적으로 꼽은 2005 E-Sports 10대 사건(1) [21] The Siria8838 05/12/21 8838 0
19396 임진왜란때 네티즌이 있었다면... [31] 한인3503 05/12/21 3503 0
19395 문자 중계를 해주실 분 있으신가요? [19] homy3816 05/12/21 3816 0
19394 코치의 중요성...?? [23] 가루비4786 05/12/21 4786 0
19392 해설 수준...만족합니다. [59] 콤무5320 05/12/21 5320 0
19391 박지성 드디어 첫골!!!!!!!!!! [44] Slayers jotang6619 05/12/21 6619 0
19389 T1... 정말 막강하네요 [19] HALU5168 05/12/21 5168 0
19388 붉은 악마, 명칭 바꿔야 하는가? [51] 닭템3835 05/12/21 3835 0
19387 Fm 2006 좋아하시나요? [41] Leo Messi4842 05/12/21 4842 0
19386 KTF 이병민 선수의 출전가능성 [24] 유니콘4281 05/12/21 4281 0
19385 skt1 ktf 와 go 의 다른점 [7] loadingangels4223 05/12/21 4223 0
19383 All for one, One for all [14] 김홍석3577 05/12/21 3577 0
19382 황박사 논문 토대로 동일 실험 성공했다 [22] 닭템5291 05/12/21 5291 0
19381 'GO, 한빛처럼 되나' [10] EzMura4491 05/12/21 4491 0
19380 아...KTF가 T1을 이기는 줄 알았는데...우울합니다. [27] 김호철4246 05/12/21 4246 0
19377 이제. 다음주에 있을 경기들에 대해서. 생각해봅시다. [20] Spectrum..3886 05/12/20 3886 0
19374 여기는 삼성동 KTF vs Sk T1의 경기가 끝나고 [31] 최영식4471 05/12/20 4471 0
19373 으하하하! 보람찬 프로리그! [10] My name is J3674 05/12/20 3674 0
19372 한때 농구가 최고 대세인적이 있었다. [23] 닭템3555 05/12/20 3555 0
19370 운영자님 글쎄요 이게 옳은 운영일까요? [73] 푸르지오5377 05/12/20 5377 0
19369 오늘의 프로리그 SKT T1 VS KTF,그리고 GO VS 삼성 Khan의 엔트리. SK 충격의 승부수!/프로리그...... 계속해서 불고 있는 신예의 열풍/철의 장막 팀플 또하나의 명경기/SKT,정규시즌에서 KTF를 넘다. [144] SKY927152 05/12/20 7152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