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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1/18 04:05:46
Name Signal-Terran
Subject 7전 8기 새로운 신화 Chojja 조용호~!
-첫 글입니다^^ 3년간 눈팅만 하다 처음 글을 올려보내요.

-다소 틀린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러히 봐주시길 바래요. 더불어 반말체도 ^^;;

-선수 존칭은 생략했습니다. 이해바랍니다.

2006년 1월 14일 저그 역사에서 또 하나의 이름이 빛을 발했다. 그 이름은 초짜 조용호. 현존 최고의 저그로 거듭난 마재윤을 물리치며 제왕의 자리에 등극한 그의 모습을 보면서 안구에 습기가 찼으며, 많은 용기를 얻었다.. 왜 그러냐고??

2002년 쯤이었다.. 나의 암흑기를 보내던 군시절.. 다행히 21세기 첨단(?)을 향해 달려가던 군대에선 케이블 TV가 보급되어 있었고, 그 덕에 스타에 대한 나의 갈증을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던 지겨운 군생활의 한 줄기 활력소가 되어 주었던 것이 스타리그 시청이었다.

-덕분에 열심히 고참들에게 아부했지만, 지금은 다들 이해하리라 믿는다. 아님 말고 -

  암튼 그 당시 스타에 관심 있던 사람이던 없던 사람이건 간에 임.요.환이란 친구는 널리 알려진 유명한 인물이었고, 당시 임요환의 경기가 벌어졌었던 '개마고원' 이란 맵에서 조용호란 친구와 경기를 벌였다.

사실 이 친구의 첫 인상은 어린이 같이 생긴 超(초) 동안에 스카이 로고가 박힌 쫄티를 입고 경기석에 앉아서 그 '위대한' 임요환과의 승부를 벌이고 있었다. 당연히 나의 느낌은 '저거 뭐야?' 이 정도 였고, 나의 관심 밖의 인물이었다.

더군다나 나의 무관심을 증폭이라도 하듯 경기 내용은 저그에게 다소 유리하다던 대각선의 위치에서 임요환의 생 머린 러쉬에 휘둘리다가 허무하게 지는 경기였으니 관심을 가질래야 가질 수가 없었다. 당시 그들이 펼친 스카이 스타리그는 '영웅토스' 박정석 주연에 '황제' 임요환 조연의 거기에 앞으로 스타 역사상 영원히 회자될 '박정석 vs 홍진호'의 4강전 등, 그야말로 스펙터클한 드라마의 현장이었다.

그리고 한동안 군생활에 찌들어 연명하던 중, 우연히 근무 시간에 유입된 스포츠 신문에 파나소닉(스카이 다음 대회) 스타리그의 소식이 짤막하게 실렸고, 당시 '홍진호 vs 이윤열', '조용호 vs 박경락' 의 4강 매치업이 눈에 띄었다. 기사 내용을 보고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저그가 4강에 3명?' 박경락은 또 누꼬? 암튼 이윤열은 테란이라 잠시 접고, 조용호, 홍진호, 박경락을 일컬어 '조.진.락' 트리오라는 별명이 붙었다. 잉? 조용호가 글케 잘했나?? 박경락이 요놈은 뭐여??

그리고는 꿈에 그리던 상병 정기 휴가(흔히들 말하는 2차다~!)를 가게 되었고, 나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뜨뜻미지근한 가족들의 환대(?)를 받으며 컴퓨터로 직행하여, 그 동안 밀렸던 스타 관련 소식들과 VOD를 즐 시청 중이었다.

목동 저그... 사실 그간 테란 vs 저그 전은 저그의 히드라+러커 조합으로 테란과 상대하며 그 사이 전맵을 먹어가며 테란의 한방을 힘겹게 막아내는 전투 양상이었다. 뭐 중간에 뮤탈 게릴라가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저그는 히럴 조합의 로망을 간직했다. 말 그대로 울트라는 테란 상대로의 관광용 유닛에 불과했던 시절이었으니...

그런 식의 싸움은 잘 단련된 한방의 테란 병력과 밀고 당기는 싸움이었고, 히럴은 아무래도 바이오닉+탱크+베슬에 녹아내리던 시절에 하이브 이후의 울트라+저글링 속칭 '울링'은 대단히 쇼크였다. 헐.. 테란의 한방과 비등, 혹은 압도적인 전투를 거두는 저그... 울트라의 강대한 몸집은 그동안 히럴은 접근 조차 힘들었던 전투에서 저그의 특징인 '근접전'을 보다 용이하게 하였으며, 그 틈을 파고드는 아드레날린 저글링은 테란을 철근 씹듯 씹어 먹었다.

저그는 조용호라는 후반 운영형 저그에게서 다시 그들의 로망인 확장, 끊임없는 소모전을 가능케 했으며, 이제는 저그 운영의 필수가 되어버렸다.



홍진호, 그는 저그계의 이단아이다. 확장, 끊임없는 소모전이 아닌 상대의 심리를 끊임없이 재는 저글링의 움직임, 자신의 확장과 드론 수 충원대신, 테란의 한방을 모으지 못하게 하는, 항상 전투를 이끌어내는 '가난함'을 미학으로 한, 저그에게도 고도의 컨트롤을 가능케한 저그의 '또하나의 로망'이 아닌가.. 더 이상의 말이 필요없을테고...



전위 샘, 경락 맛사지, 공공의 적 박경락, 처음 이 친구의 플레이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이윤열과 마찬가지로 이 친구도 '천재과'였다. 일단 앞마당이다. 그 이후엔? 정말 테란의 아픈 곳만을 정확히 찌르는 러커 드랍(소위 경락 드랍). 이거 제대로 당하면 정말 마우스를 던지고픈 충동이 일어난다. 그리고 본인은 유유히 확장, 병력을 모아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그런 말도 안되는 능력.... 오죽하면 '공공의 적'이란 별명이 붙었을까... 하지만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2004년 이후 제대로 무너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부활의 기미가 안보인다. 사실 홍진호의 첫 우승을 바랬지만(개인적으로 홍진호 선수의 팬입니다), 우승을 한다면 이 친구가 처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해줬는데...

암튼, 이 세명의 저그는 저그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았고, 이들 세명은 저그의 시대를 새롭게 열며 승승장구 중이었고, 4강전 역시 피를 말리는 승부들이었으니, 우쨔 둥둥 결승은 조용호와 이윤열의 결승...

당시 엠겜에선 역시나 둘이 결승에 올라 3:2로 아쉽게 조용호가 준우승에 머물렀고, 이번엔 제대로 붙겠지.. 라는 여론과 함께 파나소닉의 결승은 그렇게 막을 올렸다.

너무 떨려 우황청심원을 먹고 경기에 임했다는 순수 어린이 조용호... 사실 이윤열과의 결승때 둘이 앉은걸 보니, 흡사 어린애 두명이 경기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휴가 나와서 스타 경기를 보고 있는 아들을 보다 못한 어무이께서 그 광경을 보시더니 '요즘엔 저런 꼬맹이들도 겜한다고 저러냐?' 라고 할 정도니.....

근데 결과는? 조용호의 어이없는 0:3 패.. 야.. 뭐냐.. 이건 대략 어이가 없었다.. 나는 순간 학교 다닐때 알던 용호 형(성은 다르다)에게 전화를 걸어 따지고픈 충동이 확~ 일었다.. 해설자들의 어이없어 하던 표정들과 고개를 들지를 못하는 불쌍한 조용호.. 이윤열 표정도 허무한 표정이었으니..

여튼 조용호와의 첫 추억은 이 정도 였다.. -아.. 일케 편하게 얘기하지만, 조용호 선수는 절 알지도 못하고, 직접 얘기한 적도 없는 사이입니다. 오해 마시길...-

그냥.. 홍진호가 전성기의 임요환이란 커다란 그늘에 박제되어 있다면, 조용호 역시 하필이면 이윤열이란 최고의 게이머에게 번번히 주저 앉는 그런 불쌍한 친구라는 생각에 동정이 들기 시작했었다.. 아이같은 얼굴에, 매번 경기가 끝날때 마다 상대선수에게 악수를 청하는 그런 홍진호와 같은 매너있는 선수이지만, 최고가 될 수 없는....

이후의 행보는 양대 리그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지만, 항상 강자에게 패배하는 잘해야 4강, 특히나 엠겜은 MSL 출범이후 '개근' 이라는 걸출한 성적을 올리지만 그 눔의 '포스'가 없어서 소울의 에이스에서 KTF의 선수가 되었지만, 팀단위 리그에선 팀플 전담 선수로...


2004년... 저그의 부활이 시작된다..

박성준, 현존 최강 게이머.. 이 당돌한 친구는 임요환을 듀얼로 떨어뜨리며, 처녀 출전한 질레트 스타리그에서 자신을 질레트 면도기로 밀어버리겠다던 전태규를 무한 저글링으로, '3테란' 최수범을 상대로 신기의 뮤탈 컨트롤을 보여주고, 한동욱을 상대로한 경악스런 4드론.

뿐만 아니라 8강에선 '퍼펙트' 서지훈을 그 화려한 저글링+러커 컨트롤을 보여주며 무너뜨리고, 4강전, 이윤열에 이어 당시 전종족을 상대로 80%라는 말도 안되던 승률을 보이던 최연성을 상대로 4강전 3:2의 스코어를 기록하지만, 5경기 내내 최연성을 자신의 손바닥 안에서 가지고 놀며 결승에 진출, 역시나 드라마틱한 승부를 펼치며 결승에 오른 박정석을 물리치고 우승...

이 친구는 저그가 아니다. 어떻게 꿈에나 가능하던 '홍진호+조용호'가 나타날수 있는 것이었던가?? 이 친구의 저글링은 뭔가 달랐다. 러커를 몸빵으로 머린을 잡아내는 저글링..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싸움을 이겨내는 극악의 컨트롤...  제 4종족이다.. 분명 이 놈은 다시 나올 수 없는 '투신'에다 저그의 끝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뿐인가? 박태민.. 2003년 임요환의 연승 기록을 깨며, 화려한 부활, 이후 극강 테란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2004년 당골왕 스타리그를 통해 각성. 저그 최강이라던 박성준을 제압. 서지훈을 두번 만나 5:0이란 스코어로 제압(패자조 결승 포함), 이윤열과의 승자 결승에선 명승부 끝에 패배하고, 다시 서지훈을 제압하고 오른 사상 초유의 7전 4승 결승전에서 최고의 명승부를 만들어 내며, 이윤열을 엘리시키며 우승..

박성준은 뭔가 사기성 짙은 유닛이라 치자.. 박태민의 그것은 박성준과 달랐다. 저그가 보여줄수 있는 운영의 극치를 보여준다. 박성준의 화려한 유닛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똑같이 출발해서 야금야금 승기를 가져와 본인이 원하는 전투를 펼치면서 이기는 운영 능력, '전투의 신'이 박성준이라면, 아예 경기 자체를 자기것으로 만드는 수완은 그가 '운영의 마술사'라는 호칭을 가질수 있게 만들었으며, 저그가 꿈꿔왔던 로망을 집결시켜 이기는 선수가 등장해버린 것이다. 이들을 '양박 저그'라 불렀으며, 이들의 등장은 저그 또한 하나의 완성된 종족임을 세상에 널리 알렸다. 단 한번의 우승이지만 박태민의 그 '포스'는 너무도 강력했다.

  이야기가 참 많이 샜다고? 내가 왜이리 어찌보면 조용호 얘기를 하는데 이들 이야기를 할까??

우선 홍진호는 조용호 만큼이나 '한의 저그'이다. 하지만, 그의 스타일은 변모의 여지가 적은, 그야말로 '홍진호 스타일'일 뿐이다. 2004년 에버배 4강 셧아웃 이후, 대 테란 전에서의 그는 더이상의 2003년 까지의 홍진호가 아니다. 요즘 테란들이 그렇게 만만하던가? 완성의 극을 향해 달리는 테란들 아닌가?

박경락은 '천재의 광기'가 저문 이제는, 몰락한 저그 유저가 되버린 것이 그의 현실이다. 이제는 그의 부활을 바라는 팬들도 그의 한계를 인정하는 바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MSL을 개근하며 꾸준했던, 올드 게이머이지만, 발전의 여지가 무궁무진했던 조용호의 행적을 살펴보면, 온겜 8강 엠겜 8강.. 그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 풀리그 방식 '프리미어 리그'에선 플레이오프에 오르지만, 서지훈에 0:2 셧아웃.

2004년 역시 MSL은 8강을 넘지 못했고, 온겜에서는 아예 듀얼에 머물다가, 아이옵스 때 챌린지 우승으로 인한 4번 시드를 받고 올랐지만, 여전히 16강... 프리미어 리그 역시, 이윤열에 아무것도 못해 보고 0:3 완패.. 아무리 플토전에 1년에 한번 지면 뭘하나.. 극강 테란에겐 도저히 이기질 못하는데..

너는 박성준과 다르다. 박성준은 제 4의 종족이다. 그렇다면? 같은 운영 계열인 박태민은 어떤가? 그에게는 '세팅 저그'라는 악명 높은 닉네임이 있다. 오죽하면 전용준 캐스터가 박태민 이후 '광속 조인'을 강조하겠는가..

즉, 세팅 저그고 뭐고 상대의 심리 따윈 안중에 두질 않는 냉철한 승부사적 기질이란 뜻이다. 남들이 뭐라 지껄이던 말던 프로는 승리로만 말하면 된다. 뭔 짓을 하더라도 난 이긴다. 박성준도 마찬가지, 경기 중 그의 눈빛은 번뜩인다. 정말 굶주린 한마리의 야수다. 외모는 푸근해 보일지 모르지만, 경기에선 하나의 완벽한 굶주린 늑대인 것이다. 상대의 타이밍 따윈 안중에도 없다. 나는 유닛이 모이면 진격한다. 내 하나의 남은 유닛이 전사할때까지 난 싸운다. 이기면 나의 승리고 너의 승리따윈 보고 싶진 않다. 싸우는 타이밍도, 장소도 내가 정한다.

그런데 조용호에겐 그동안 이런 것이 있었나? 그의 패배는 임요환의 처절모드와는 다르다. 임요환은 지더라도 팬들에게 쇼맨쉽을 선사한다. 그러나 조용호는 어떤가?? 대표적으로 2004 스카이 프로리그 3라운드 결승.. 에이스 결정전 마지막 차재욱 전.. 이미 승부는 결정났지만 차마 지지를 치지못하는 그의 안타까움.. 그 모습은 그의 팬이나 상대 선수의 팬에게 '안타까움' 밖에 보여주질 못했다. 한마디로 2005년 중반 까지의 조용호에게선 '처절한 승부욕'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주배 MSL 그는 3위에 오른다. 마재윤에게 승자 결승에서 석패하고, 팀 동료인 박정석에게도 석패하지만, 그는 건재하다는 것을 알렸다. 그의 눈빛 역시 변모하기 시작했다. 조금씩이지만, 승리를 원하는 그러한 눈빛으로.. 사족으로, 요즘 눈에띄게 동안과는 어울리지 않는 탈모가 진행중이라던데.. 그동안 자기의 껍질을 깨기위해 남모르게 피나는 노력을 해왔음을 알수 있었다..

그리고 그 평생에 한 획을 긋는 CYON MSL.

마재윤..

현존 최고 저그다. 누구와의 비교도 필요없다. 박성준의 등장은 '업그레이드 홍진호 + 조용호' 의 그것이라면 그는 그것을 뛰어넘어 '박성준 + 박태민'을 보여준다. 허허.. 이거 완전 사기 아닌가... 다른 경기는 말할 필요도 없다. 단지 지금은 온겜 피시방리거이고, 우주배는 이윤열을 제외하고 저그만 격침, 결승도 상성상 우위인 박정석을 이겼기에 평가 절하되는 기미가 있었지만, 다 필요없다. 대 최연성 전 7:0 의 스코어..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사실상, 조용호와의 저그 대 저그 전 패배로 인하여 우승을 내주었지만, 그의 임팩트는 너무나 강렬했고, 마치 강민이 2003년 엠겜을 우승하고 입성한 온겜 마이큐브 스타리그에서 동족전 박용욱에게 패배했지만, 실질적으로는 강민의 임팩트가 더욱 강렬했던 것처럼, 이번 리그 역시 실질적으론 마재윤의 대회라 해도 할말 없을 정도다..

자 다시 돌아와 조용호를 보자. 16강 자신이 지명한 '견신' 김성제를 힘겹게 제압. 8강에선 이윤열 만큼이나 자신에게 좌절을 안긴 서지훈을 2:0으로 깔끔하게 제압.. 승자 4강에선 부장에서 이사로 진급한 'CEO 저그' 성학승을 2:1로 제압.. 승자 결승 저그 대 저그 전 역사상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접전을 펼치며 승리...

물론, 마재윤이 패자 결승을 통해 이미 우승자 만큼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조용호가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단지 이기면 그뿐이다. 그리고, 사상 첫 MSL 저그 대 저그 전...

동족전 특성상 똑같은 유닛이 나오고 전술도 같기에 재미가 없지만 유달리 스피디한 저그 대 저그의 대결은 관계자들마저 꺼리는 '조루' 대전이 아니던가... 그것도 결승전인데.. 도대체 섬맵이나 반섬뱁이 아닌이상 '저글링+뮤탈+스컬지' 이외의 공격 유닛을 볼 수 없는 저그 전인데 말이다.

하지만 그런 일부의 '무관심' 조차 역경을 딛고 일어서려는 한 명의 게이머에게 브레이크를 걸 순 없었다. 자신도 전성기 였지만, 역사에 기록될 프로게이머들에게 항상 밀려온 2인자였기에, 아무도 그의 우승을 믿지 못할때,

"나는 살아있다. 나는 조용호다. 나는 프로 게이머다!"

를 분연히 외치며 일어서는 그에게 신도 감동한 것일까? 현존 최고의 저그라는 마재윤을 손바닥 안에서 가지고 놀며, 다소 허무한 결승전을 마무리 한다. 그랬다. 그의 패배와 마찬가지로 그의 승리도 허무했다. 본인이 말한다. 자기도 기다리다 지쳐서 눈물조차 나오질 않는다고.. 아마도 이윤열, 서지훈에게 질때 마다 그는 피눈물을 쏟았기에 더 이상 나올 눈물 조차 없었다는 점이, 비록 우승했지만 너무도 안타까웠다. 그 냉정해 보이던 서지훈도 우승 뒤엔 눈물을 흘렸었는데 말이다.

그래.. '조진락' 이라 불리웠지만, 최강의 게이머들에게 항상 밀려왔고, 최강 저그의 영광 또한 후배게이머들이 차지하는 것을 보며 그는 수도 없이 이를 악물었을 것이다. 자신은 그동안 그저 그 길만을 닦아 왔던 것일까??  아마 오만가지 생각이 항상 그를 스쳤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프로게이머'이기 때문에 홍진호가 한계를 드러내며 속절없이 무너지고, 박경락이 끝이 보이지 않는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을때 그는 부단히 살아남기 위한 투쟁을 계속했다.

그리고 항상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남들이 자신을 주목하지 않아도 그는 누구보다 더 노력했으며, 이 날이 오기만을 그의 플레이 그대로 '인내'하며 지금의 순간을 만들어왔다.

그는 천재가 아니다. 하지만, 프로게이머들 중 최고를 자랑하는 부지런한 손놀림 만큼은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 그가 당대 최고들만이 우승한다는 MSL에서 우승한 것 역시 운이 좋아서는 절대로 아니다. 한국 최고의 홈런왕 장종훈도 노력이 만들어 낸 최고의 스타였듯, 조용호 역시 노력이 만들어 낸 최고의 게이머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가 절대로 '천재'가 아니기에 더욱 영광스러운 일이다.

그의 말대로 그의 진정한 시작은 지금부터일지도 모른다.
'노력하고 기다리면 언젠가는 당신에게 최고의 순간이 오리라'라는 진리를 다시금 보여준 용호 선수에게 너무 감사하다..



PS)진호 선수 꼭 우승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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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18 04:57
수정 아이콘
감동적인 글이네요. 조용호 선수의 우승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lxl기파랑lxl
06/01/18 07:25
수정 아이콘
ps가 너무너무 맘에드는군요. 어쩔수없는 콩빠인가봅니다.^^^

박성준선수를 제4종족이라 한것도 정말 비유 잘했다는 생각 드네요. 저저전에서 드론+저글링+성큰 올인러쉬로 이기는거보고 진짜 어이없었습니다. =ㅁ=
개인적으로 제 4종족이라 부르고싶은분들이, 스카이배나 코카콜라배쯤의 임요환의 컨트롤하고 김성제의 리버입니다. 이병민선수는 s누를 자원도 없었던건가요;;;
LED_nol_ra
06/01/18 10:34
수정 아이콘
조용호 선수도 예전에 천재저그라는 소리를 듣지 않았나요?
소울에 있을적에 저그는 지겹다..우승 후 테란을 해보겠다라는 이야기를 어느 기사에서 본것 같았는데...
하지만 이제 그런 마음 없으시겠죠...저그를 지키는 목동이 되시길...
프로토스 파이팅~!!
06/01/18 12:05
수정 아이콘
예전에 저그신동 소리를 많이 들었죠...그리고...조용호선수는 연습을 많이 안하는걸로 유명합니다...자신도 그랬죠...연습보단 생각을 많이 한다고...꾸준한성적은 어찌보면 정말 저그신동이라 그랬을지 모릅니다...
Den_Zang
06/01/18 15:16
수정 아이콘
음 ;; 난 왜 갑자기 조용호 선수가 박성준 선수 랜덤 테란에 방업 불꽃마린에 성큰 10개 던가 다 깨지고 gg 쳤던 그 경기가 생각이 나지 ㅡ_ㅡ;; 여튼 얼힌이 용호 선수 정말 축하드립니다~~
제리맥과이어
06/01/18 15:26
수정 아이콘
너무 재미있고 감동적. 추게로~~
저도 이윤열선수에게 두번 연속 준우승의 아픔을 맛봤던 조용호선수에게 항상 동정심같은게 있었는데 이번에 보니 정말 강해졌더군요.
실력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성숙하신듯. 앞으로 계속 좋은 모습 이어나가길 기대합니다~
LED_nol_ra
06/01/18 17:38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니 천재 저그가 아니라 저그 신동이였군요...목동 저그, 저그 신동...조용호 선수가 동안이라 그런가? 쌩뚱맞은 생각이였습니다.
Jay, Yang
06/01/18 17:42
수정 아이콘
추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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