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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3/04 22:43:49
Name 똘추
Subject 신한은행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 관전평
제 1경기 : 신한 개척시대
최연성(12) VS 박성준(6)
-압도적인 스코어로 테란이 저그를 압도하고 있는 맵 신한 개척시대. 압도적으로 짧은 러쉬 거리로 인해 제 2의 라그나로크라 불리우는 신한 개척시대에서 과연 박성준이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진 경기라고 할 수 있었다.
그나마 러쉬거리가 먼 편이라고 할 수 있는 12시, 6시에 진영이 마련된 두 선수. 박성준은 무난히 앞마당을 확보하고 투 해처리 상태에서 레어 업그래이드를 눌러주며 히드라리스크덴을 올린다. 이에 대해 최연성은 서플라이로 입구를 좁혀놓고 박성준의 정찰을 원천적으로 봉쇄한 상황에서 다소 도박적이라고 할 수 있는 3배럭 불꽃 러쉬쪽으로 가닥을 잡는다. 박성준은 미리 뽑아둔 저글링으로 최연성의 빈틈을 노려 최연성의 본진 정찰을 시도하려 하지만 번번히 메딕등의 유닛에 의해 막히고 최연성은 투 배럭 빌드로 갔을 때만큼의 머린 수만 노출시키고 나머지 병력은 본진에 숨겨 자신의 의도를 철저히 감춘다. 단순히 본진 정찰만 못한 것이라면 그나마 다행이었을텐데 또 하나의 악재가 박성준을 덮치니 정찰을 위한 것이었는지 드랍에 대비한 것인지 여하튼 이동 중이던 오버로드가 최연성의 머린에 의해 잡혀버리고 만다. 투 해처리에서 테크를 올리고 다소 타이트하게 운영을 하던 박성준에겐 커다란 타격이었을지도. 이후 본진에서 자신이 원한 만큼의 병력을 확보한 최연성은 다수의 바이오닉 병력을 이끌고 박성준의 본진을 향해 러쉬를 떠난다. 박성준은 내려오는 최연성의 바이오닉 병력을 파악하고 앞마당에 서둘러 성큰을 늘리지만 너무나도 짧은 러쉬거리의 압박인지 타이트한 운영에 의한 부담인지 최연성의 3배럭에서 뿜어져 나온 병력을 막기엔 부족한 숫자의 성큰이었고 럴커가 완성되기 직전 타이밍에 앞마당 방어라인이 붕괴, 본진을 내주게 된다. 이후 박성준은 드론을 돌려주며 늦게나마 완성된 럴커를 통해 최연성의 병력을 잡으려 하나 3배럭에서 생산된 최연성의 유닛은 끊임없이 박성준의 본진을 압박해 들어왔고 마지막 럴커까지 잃은 박성준은 결국 gg를 선언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투 해처리 럴커 빌드는 최연성이 준비해온 3배럭 불꽃 러쉬에 대해 상당히 좋은 상성의 빌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성준이 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일단 가장 큰 요인으로는 신한 개척시대의 너무나도 짧은 러쉬거리라고 밖에 할 수 없을 듯. 실제로 일반적인 러쉬거리의 맵이라면 투 해처리 럴커 빌드를 선택한 저그는 3배럭 바이오닉 병력이 진출하기 전 타이밍 내기 바이오닉 병력이 앞마당등을 타격하러 들어온 시점에 이미 럴커가 준비되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연성이 박성준을 쇄도하러 들어갔을 때 박성준의 럴커는 준비되지 못했다. 이걸 러쉬 거리의 탓으로 볼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최연성의 기가막한 타이밍이라 볼 것인가는... 보는 사람 마음. 하지만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빌드를 선택해도 무난하게 저그를 이길 수 있다고 알려진 신한 개척시대에서 3배럭 불꽃이라는 다소 도박적인 빌드를 준비해왔고 예상키 힘든 타이밍에 오버로드의 위치를 파악, 잡아준 최연성의 기지는 맵의 유불리를 떠나 분명 칭찬해줄만한 것이었다. 평점 3/5

제 2경기 : 라이드 오브 발키리즈
최연성(5) VS 박성준(7)
-저그가 테란에게 스코어 상으로 앞서는 몇 안되는 맵. 하지만 박성준은 이미 최연성과 전상욱이라는 T1이라는 같은 계보의 테란에게 뼈아픈 2패를 당한 바 있어 단순히 스코어만으로 박성준의 우세를 점치기엔 무리가 있었다.
최연성은 8배럭을 선택했고 이에 대해 박성준은 최연성이 8배럭을 선택할 것을 알기라도 했듯이 스포닝 폴을 먼저 건설하고 앞마당을 가져간다. 최연성은 SCV를 가져다 놓고 생산된 머린을 통해 무언가를 해보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기만 하고 결국 병력들을 자신의 본진으로 되돌고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빠른 멀티를 준비한다. 박성준은 앞마당 이후 하나의 해처리를 더 가져가며 요즘 저그들의 대 테란전 빌드로 각광받고 있는 3해처리를 선택하고 생산된 저글링을 최연성의 앞마당에 대기시켜놓는다. 소수의 머린과 SCV로 박성준의 저글링 난입을 저지하던 최연성은 머린의 숫자가 6기를 넘어서자 이쯤이면 되겠다 싶었는지 SCV를 미네랄 채취쪽으로 돌린다. 그 틈을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저글링 러쉬를 감행하는 박성준. 저글링에 의해 최연성의 머린은 모두 잡히게 되고 본인의 스타일대로 박성준은 끊임없이 저글링을 생산, 최연성의 본진을 공격해들어간다. 발업이 안된 저글링을 막아내는 것도 힘든 판에 이윽고 저글링은 발업을 완료하게 되고 최연성은 신기에 가까운 컨트롤로 한기 한기 생산되는 파이어뱃으로 일꾼과 함께 겨우겨 우 공격을 막아낸 최연성. 얼핏보면 초반에 생산된 병력을 모두 잃고 SCV도 어지간히 잡힌데다 앞마당을 띄워서 본진에서 SCV를 생산해야할 처지의 테란에 비해 3 해처리를 무난히 가져간 저그가 우세로 보일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초반 저글링의 생산때문이었는지 드론을 충분히 생산할 여유가 없었던 저그가 사실상 크게 유리할 것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후 최연성은 앞마당을 확보, 배럭을 늘려 바이오닉을 다수 생산하고 박성준은 레어 이후 뮤탈리스크를 선택하며 11시 멀티를 가져간다. 사실 초반에 머린 수를 그렇게 줄여주었으니 박성준의 선택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지만 최고의 선택이 언제나 최고의 결과를 가져오진 않는 법. 오히려 최연성은 초반에 머린이 잡혔기 때문에 박성준이 뮤탈리스크를 통해 견제해올 것이라 확신한 듯 탄탄한 방어를 통해 박성준의 뮤탈리스크 견제에 의한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였고 꾸준히 바이오닉 병력을 생산한 최연성은 박성준의 11시 멀티를 견제하기 위해 병력을 진출시킨다. 때 마침 생산된 럴커와 함께 뮤탈리스크, 저글링으로 최연성의 1차 진출 병력을 저지하려 하는 박성준이지만 뮤탈리스크를 모두 잃고 생산해놓은 럴커도 다수 잃는데다가 11시 멀티는 지키지 못하는 최악의 결과만 남게 된다. 이후 최연성은 앞마당 자원을 바탕으로 2개의 팩토리를 건설, 탱크를 다수 생산해주며 이미 뮤탈리스크를 모두 잃어 저글링, 럴커라는 지상병력으로만 병력을 구성할 수 밖에 없는 박성준의 공격에 대비한다. 결국 남은 병력과 멀티로는 최연성을 이겨낼 수 없을거라 판단한 박성준 gg.
초반에 분명 박성준에겐 신이 나지 않을 수 없었던 순간이 있었다. 8배럭으로 간 테란의 머린을 그렇게 줄여주었으니 누가 봐도 저그가 유리하게 흐를 수 밖에 없을거라 생각되었다. 조금 이른 타이밍에 빠진 SCV. 최연성의 실수라고 볼 수도 있는 그게 사실은 박성준의 운영을 한정시키기 위한 최연성의 함정이었다고 한다면 그건 너무 앞서나간 짐작일까? 박성준은 정말 누가 봐도 무난한 저그의 승리 공식대로의 운영을 택했고 그것은 달리 보면 그 만큼 테란으로선 대응하기 쉬운(대응법이 많이 만들어진) 운영을 택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초반의 그 장면이 정말 최연성의 실수가 아닌 자신의 방어력을 믿고 도박을 건 것이었다면 과연 이런 최연성 선수를 이길 저그가 있을 수 있을까 싶다. 평점 4/5

제 3경기 : 신 815
최연성(11) VS 박성준(5)
-독특한 개념의 반섬맵같은 지상맵, 신 815는 결국 두 선수의 3번째이자 마지막 경기가 펼쳐지는 맵이 되었다.
박성준은 최연성이 초반에 전략을 준비했을 것에 대비해 빠른 타이밍에 드론을 통해 정찰을 해주면서 앞마당을 가져가고 이에 반해 최연성은 다소 엔지니어링 베이를 빨리 가져가며 바이오닉 병력의 업그래이드에 신경을 써주는 모습 외에는 그다지 특별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는다. 먼저 움직임을 보여준 것은 박성준 쪽이었다. 다수의 히드라리스크를 생산, 속업된 오버로드와 함께 최연성의 본진을 둘러쳐버린 것. 최연성은 드랍쉽을 통해 박성준에게 타격을 주려 하나 번번히 박성준의 빠른 병력 움직임에 미연에 방지되고 초반에 진출했던 병력조차 박성준의 히드라리스크에 의해 저지되면서 경기는 박성준에게 기울어지는 듯보인다. 거기에 박성준은 1시에 가스 멀티까지 가져가게 되고 최연성은 그에 비해 앞마당만 겨우 확보한 상황. 엎친데 덮친 격으로 1시 멀티를 타격하기 위해 이동하던 드랍쉽 2기가 스컬지에 의해 격추되면서 추는 급격히 박성준쪽으로 기울어지는가 했다. 하지만 최연성은 앞마당만 가져간 상태에서 엔지니어링 베이에서 꾸준히 바이오닉 병력의 업그레이드를 눌러주고 남은 가스는 모두 사이언스 베슬에 투자, 대 저그 결전병기로 최고의 효율을 자랑하는 베슬의 숫자는 하나둘씩 꾸준히 쌓여가게 된다. 그 와중에 중앙에선 히드라리스크와 바이오닉 병력의 전투가 꾸준히 이루어졌고 초반엔 숫자로 히드라리스크가 바이오닉 병력을 압도하는 듯보였으나 다수의 베슬이 모이고 업그래이드까지 점차 밀리게 되자 점차 경기는 다시 최연성쪽으로 기울게 된다. 난전 중에 지상으로 이동한 바이오닉 병력이 박성준의 7시 멀티를 견제하고 결국 다수의 베슬이 모인 최연성은 이레디에잇과 디펜시브 매트릭스를 활용해 중앙 교전에서 저그의 병력을 완벽하게 제압, 9시 섬멀티까지 확보하고 나머지 다수의 바이오닉 병력이 본진 앞마당의 방어선을 붕괴시키자 결국 박성준 gg.
일단 박성준이 준비해온 전략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적어도 최연성이 앞마당을 확보하기까지는 거의 완벽하게 최연성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니. 아쉬운 것은 초, 중반의 그 압도적인 모습 이후에 뭔가 우왕자왕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 그에 비해 최연성은 초반에 박성준의 전략에 조금 움찔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바이오닉 병력을 꾸준히 모아주면서 베슬을 모으고 전황을 서서히 자신쪽으로 되돌리는 운영은 테란의 운영의 마술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박성준이 좀 더 경기를 크게 보고 그림을 그려왔다면 초반의 우세를 통해 무난히 최연성을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었는데 박성준의 팬이라면 가장 큰 아쉬움이 남을 만한 경기. 사실 박성준이 못했다기보다는 최연성이 너무 잘 했다고 하는 것이 옳을 듯하다.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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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04 22:57
수정 아이콘
마지막경기는 평점 5점을 줘도 아까운 경기 같은데요 .. 아무튼 경기 정리 잘보았습니다^^
06/03/04 23:03
수정 아이콘
멋진 경기평입니다. 2경기의 최연성이 마린을 일부러 내줬을지도 모른다는건 좀 아닌것 같습니다;; 첫진출시 가지고 나가는 배슬이 금배슬인것 처럼 테란의 초반 마린 5~8기 정도는 정말 금마린이죠. 8배럭으로 시작한 것이면 말할것도 없고;
Challenging Qs
06/03/04 23:07
수정 아이콘
이런 멋진 글에는 왜 이리 리플이 적은지? 잘읽었습니다.
06/03/04 23:16
수정 아이콘
정말 좋은 관전평아네요.
악플러(?)들이 리플달고 논쟁할거리가 없으니, 되려 리플이 적은듯 합니다 ^^
난언제나..
06/03/04 23:16
수정 아이콘
박성준 선수 테란과의 결승 이병민선수 이윤열 선수와 있었는데
한번은 3:2 힘겹게 이기고 한번은 스코어로는 압도적으로 졌다고 볼수있는데
오늘도 스코어만 보면;; 최연성 결승가면 무조건 우승이네요;;
진리탐구자
06/03/04 23:22
수정 아이콘
오늘 올라온 최고의 관전평입니다! bb
아라베스크
06/03/04 23:23
수정 아이콘
2경기는 아마 온게임넷 시간 남을때 명경기 방영 해줄때 자주 나올듯할정도;
06/03/05 00:00
수정 아이콘
오늘 여기서 본 글 중에서 최고 멋진 분석글입니다. 감사히 봤습니다.
이카르트
06/03/05 01:02
수정 아이콘
멋집니다-_-v!
06/03/05 01:30
수정 아이콘
정말 좋은 분석글 잘 읽고 갑니다.
이런 글을 기대하고 pgr 을 찾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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