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4/01 17:37:35
Name 어...
Subject 세번의 놀라움
1.-

몇년전 겨울쯤에 아는 모임의 술자리에 참석했을때 한 프로게이머가 동석을 했었습니다
프로게이머이긴 했지만 그 당시만 해도 막 방송경기에 출전하기 시작했던 터라 그리 유명한 친구는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는 테란의 황제라 불려진 임요환선수의 전성기였고 또 토네이도테란 이윤열 선수의 돌풍이 불고 있던때였죠

해서 전 속 마음으론 임요환 선수를 염두에 두고
"프로게이머중에 누가 제일 잘하냐"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그 친구는 당당하고 당연하다는 듯이
"프로게이머간에 실력차이는 거의 없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전 사실 약간은 놀랐습니다
이제 막 등장하기 시작한 신인과 같은 친구에게 제가 생각한 것과는 다른 뜻밖의 대답때문이기도 했지만
당당하고 차분한 어조로 미소를 띄우며 말하는 모습이 멋쪄 보였달까요?

그래서 전  "그래~ 그거야~ 야~~ 멋찐데?" 라고 화답해 주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이 일화를 제 기억속에서 다시 꺼내게 된게 그 후로 채 1년이 지나지 않았을 땝니다
그가 당시 자신의 입으로 했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메이져무대의 결승에 올랐기 때문이죠
상대는 당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며 명성을 날리던 이윤열 선수였습니다
상대가 이윤열선수였던지라 많이 걱정도 됐었지만 응원차 결승장소로 갔습니다 (처음 갔던 오프^^)
하지만 제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2판을 내리 이기며 승자조의 그는 첫 우승을 거머쥐었죠

메이져대회 우승을 두차례...준우승 한차례...그리고 단체전 MVP까지...그는 정말 최고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자신의 말을 자신의 노력과 실력으로 증명한 이일이 그가 저를 처음 놀라게 한 사건입니다 ^^



2.-

그런 절정의 모습을 보여주던 그에게도 슬럼프가 찾아왔을때입니다
소속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선 [선봉올킬]만이 가능했던 절박한 때였죠

그때 그가 등장했습니다
저그군단 소울을 상대로 선봉올킬을 하기위해 프로토스종족의 그가 등장했습니다
솔직한 마음으로 불안하기 짝이 없더군요 ;;
'이건 괜한 고집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

하지만...

그는 또 저를 놀랬켰습니다
자신의 집념을 자신의 힘으로 관철시키는 그를 봤으니까요
더군다나 스스로 자원해서 출전했던것을 알았을때

"정말 배짱과 집념은 널 따라갈 사람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이말 써 놓고 보니 임요환선수 생각나네요 ^^;;)

어쨌든 이일이 절 두번째 놀래킨 일입니다 ^^


3.-

그때 쯤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는 대 저그전에서 유난히 더블넥을 자주 시도하더군요
하지만 결과는 그가 원했던 방향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되지도 않는 더블넥을 자주 보여주는 바람에 일부에서
더블넥이 아닌 져블넥이라고 불리우기까지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정말 마음 아프더군요
그를 워낙에 아끼는 저였지만 제가 보기에도 안타까운 경기의 연속이었습니다

'아~ 더블넥 그만하면 안되나...사람들이 비꼬기까지 하는데...내가 봐도 이건 아닌데..'
'너의 고집과 집념이 지금의 너를 가능케 한건 맞지만 때론 그게 자신의 한계를 결정짓는다는걸 모르는걸까?'

제가 게임에 대해 알면 얼마나 알겠습니까마는 단지 그 선수를 아끼는 마음에 별별 생각이 나더군요
더군다나 스타리그에서도 모습을 못 보인지 오래되서 이곳저곳에서 그에 대한 좋지 않은 글들을 보던터라
팬의 입장에서 그 안타까움을 이루 말할 수 있었겠습니까...속이 새까맣게 타는거 같더군요

그렇게 제 마음속을 까맣게 만들었던 져블넥을....
2005프로리그의 에이스결정전에서 김준영선수와의 경기...
일주일후 그 유명했던 박태민선수와의 포르테대첩 경기 이후로...
사람들이 열광하는것을 보았습니다
[수비형프로토스]라고 말하면서 칭찬해주는것을 말입니다

그가 했던 더블넥을...
사람들이 져블넥이라 부르던 더블넥을...
다시금 사람들에게 [수비형프로토스]라고 불리우게끔
(물론 맵의 변화에 따른것도 있었지만)
스스로의 집념으로 다시한번 이루어낸 그를 보면서

'아~ 너가 누군데...내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러쿵 저러쿵 안타까워 하다니...;;'
저 스스로 많이 창피하더군요 ^^;;

이 이야기가 제가 그에게 놀란 세번째 이야기입니다 ^^





지금은 그의 경기스타일이나 경기내적인 문제에 저 혼자 이렇게 저렇게 따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많은 방송경기에 출전해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멋진 경기를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

많은 사람들이 가지 않는 길이라 해도
그 길을 그가 간다면...
그 길은 강민의 길이고

또한 그것이 강민 아니겠습니까 ^^

전 팬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인 응원... 그것만 하렵니다

강민 화이팅입니다~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악귀토스
06/04/01 17:43
수정 아이콘
강민이니까요~
사토무라
06/04/01 17:47
수정 아이콘
강민 만세!
greatest-one
06/04/01 17:50
수정 아이콘
강민..............강민..............강민..............강민..............강민..............강민..............강민..............강민..............강민..............강민..............강민..............강민..............강민..............강민..............강민..............강민..............강민..............
06/04/01 17:56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들어보는 져블넥이라는 말에 피식했네요.

어쨋든 글 잘 읽었습니다.
태엽시계불태
06/04/01 17:59
수정 아이콘
이게 천하의 강민이죠....
부들부들
06/04/01 18:00
수정 아이콘
강민선수는 당당한 양대리거!!!!
리그 얼른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EpikHigh-Kebee
06/04/01 18:13
수정 아이콘
왠지... 119클랜의 정모인듯한...
06/04/01 18:23
수정 아이콘
아.. 천하의 강민이 ..?
이번에 좋은모습 보여주길..
06/04/01 19:07
수정 아이콘
이번 스타리그 정말 기대되네요~~
Alchemist
06/04/01 19:39
수정 아이콘
강민선수...정말 우리를 놀라게 하는 전략 다시 한번 보여주세요~
Yh.ArthuriaN
06/04/01 19:41
수정 아이콘
이건 천하~~~~~~~~~~~~~~~~~~~~~의 강민이 말입니다~
현장소장
06/04/01 21:34
수정 아이콘
말하라고 있는게 입이고
자판을 치라고 있는게 손인데
그것을 조절하는게 교육이요
이것을 완성시키는게 개인의 인성이라 봅니다.
관사마 님/ 참을 인(忍) 세번 생각하고 글을 쓰셨으면 합니다.
여하튼 우리 강민선수 언제나 기대하게 하는 재주가 있으시니
이번에도 우리들을 즐겁게 해주셨으면 합니다.
greatest-one
06/04/01 21:45
수정 아이콘
관사마// 그래서요 어쩌라구요?? ㅡ,.ㅡ 당연히 난리날테고 저를 비롯 팬들은 실컷 좋아할껀데요
06/04/01 21:47
수정 아이콘
잘하면... 잘했다고, 더 잘하라구 응원하고
못하면... 잘하라구 더 분발하라구 응원하는게
팬의 마음인데 2년만의 스타리그 재입성과 꼭 상관이 있을까요? ^^;
항즐이
06/04/01 22:01
수정 아이콘
관사마님// 경고드립니다. 추후 또 이런일이 있으면 레벨 다운됩니다.
06/04/01 22:48
수정 아이콘
강민 화이팅. 화이팅. 화이팅.
파란눈고양이
06/04/01 23:50
수정 아이콘
세번에 그치지 않고 열번, 백번, 천번... 앞으로도 쭉 놀라움을 줄 거라고 믿습니다. 강민 화이팅!
헤르세
06/04/01 23:54
수정 아이콘
정말 우승하면 난리칠랍니다. 흐흐
힙훕퍼
06/04/02 00:08
수정 아이콘
우승하면 미쳐 날뛸꺼 같은데요 .^^ 강민 화이팅~~ 진짜 우승하는거 보고 싶습니다. 아니라도 상관없지만 이제 좀 더 높은 곳에서 강민선수를 보고 싶습니다.
Peppermint
06/04/02 00:22
수정 아이콘
제목만 보고는 강민 선수 응원글인줄 몰랐는데, 위에 이글의 댓글 관련한 언급이 있어서 찾아보게 됐네요. 관사마님께 감사를..;;
정말 강민 선수는 보고 또 보아도 자꾸자꾸 놀라움을 주는 선수입니다.
오히려 그 선수의 전성기 때보다 부진했을 때, 그리고 그 부진을 서서히 극복해나가는 모습에서 더 많이 놀랐던 것 같아요.
어...님, 이제는 오프 안나오시나요? 저와 함께 오프 연령 좀 높여보시죠..^^
Velikii_Van
06/04/02 00:28
수정 아이콘
엠겜 유일의 프로토스 우승자… 그리고 프로토스의 유일한 양대리그 우승자. 강 민! 이번 시즌 또 한번의 우승을 추가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소오강호
06/04/02 01:48
수정 아이콘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박용욱 선수입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보고 싶어하는 게임은 강민 선수가 하는 게임입니다. 이상하죠?^^ 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박용욱 선수가 제가 게임할 때 추구하는 모습을 게임으로 보여준다면 강민 선수는 게임을 보면서 가장 즐겁게 해줍니다. 오늘은 뭐할까? 이건가 저건가.. 심리전의 연속. 강민 선수가 양대리거가 되어서 리그가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강민 화이팅!!
한동욱최고V
06/04/02 02:34
수정 아이콘
정말 강민선수 우승하면 미쳐 날뛸꺼 같네요
1승만 해도 소리지르고 난리니^^~
이번 온겜스타리그 우승은 강민!
06/04/02 10:34
수정 아이콘
저도 위에 리플보고 왔어요
강민선수 너무 좋아요!
달이꾸는꿈
06/04/05 22:34
수정 아이콘
저 역시 관사마님께 감사를... ^^ ;; 민선수 응원글인 줄 몰랐는데 덕택에 좋은 글 읽고 가네요. ^^ 민선수가 우승만 해준다면야 난리가 문제겠습니까~~~ ^^ 난리보다 더한 것도 저는 좋을 것 같은데요~ ^^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2176 세번의 놀라움 [25] 어...4298 06/04/01 4298 0
22173 배구보셨습니까... [71] 정재완5043 06/04/01 5043 0
22171 패닉 콘서트를 다녀왔습니다. [7] 둥이3700 06/04/01 3700 0
22170 진주눈물을 흘리는 남자 [7] 청동까마귀4228 06/04/01 4228 0
22169 [알림] 만우절 이벤트를 종료 합니다. [14] homy4503 06/04/01 4503 0
22167 오늘의 경기 결과를 보고 느낄수 있었던 (느껴야만 하는?) 3가지 [46] KirA5103 06/04/01 5103 0
22163 만우절 이벤트!! 대박이군요.^^ [81] Solo_me6663 06/04/01 6663 0
22162 오늘 경기가 '더' 재미있었던 이유는 [25] 낭만토스5241 06/04/01 5241 0
22159 와 진짜 너무 좋아요. 요환선수 19번째 스타리거 축하합니다. [53] 세렌6098 06/03/31 6098 0
22158 그의 드랍쉽은, 그를 스타리그로 보냈습니다. [14] 가루비4175 06/03/31 4175 0
22157 정말 임요환 선수의 팬이어서 다행이다!(제목에서 부터 스포팍팍) [20] PENTAX4079 06/03/31 4079 0
22156 [스포] 장육... 장육... 장육~!!! [33] Agony6160 06/03/31 6160 0
22155 테란의 황제 임요환 스타리그로 복귀하다. [10] 최영식3516 06/03/31 3516 0
22154 제2의 박성준, 제2의 마재윤의 등장! 그 현장을 지켜 보셨습니까? [20] 종합백과5326 06/03/31 5326 0
22153 임요환!!! [56] 4MB5980 06/03/31 5980 0
22151 12드론 앞마당에 맞서는 테란의 노배럭더블 + 이승엽선수 개막전부터 난리 났네요 [83] 초보랜덤6200 06/03/31 6200 0
22150 가족과 처음으로 등산이란 걸 했습니다. [3] 이성혁3968 06/03/31 3968 0
22149 동아일보 사설 "가슴 저미는 고통" [88] SEIJI6471 06/03/31 6471 0
22148 간질 간질 ~ [3] 호수청년4015 06/03/31 4015 0
22147 옛날 김종국==> 현재 김종국 [30] 맛있는빵10977 06/03/31 10977 0
22146 김정민 선수를 기대하는 이유(?) [13] KirA3451 06/03/31 3451 0
22144 출퇴근길...라디오 들으시나요? [27] 그러므로3457 06/03/31 3457 0
22142 2006 온게임넷 스타리그 1차시즌 스폰서 소식이 아직도 안들리네요 [23] T1팬_이상윤4617 06/03/31 461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