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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3/04 12:47:48
Name 뜨와에므와
Subject 구조물 제거하기, 해체할 것인가, 무너뜨릴 것인가(1)

1. 이윤열과 김택용의 구조물 제거법

2006년의 양대리그 마지막 결승전.

희한하게도 양대리그의 결승에 오른 세 선수는

모든 경기에 같은 빌드를 가지고 나왔다.

마재윤의 3해처리, 이윤열의 원배럭 더블, 김택용의 포지더블넥

마재윤이라는 신흥강자에 맞선 두 선수는 모두 3해처리라는 마재윤식

필승공식에 대한 나름의 해법을 들고 나왔던 것이다.

이윤열은 실패했다.

마재윤이라는 튼튼한 구조물을 없애기 위해 그가 선택한 방법은 '해체'였다.

할수만 있다면 깔끔하지만 정공법으로 제거하기에는 마재윤이라는 구조물이 너무 컸다.

김택용은 달랐다.

마재윤이라는 완벽해보이는 구조물을 없애기 위한 해법으로 '무너뜨리기'를 선택했다.

아무리 튼튼한 구조물이라도 가장 중요한 볼트 하나를 뽑아내면 알아서 무너진다는

발상의 전환을 앞세워 맞섰고, 그리고 성공했다.


2. 마재윤이라는 구조물의 메인볼트

모든 유닛을 조화롭게 사용하는 전장의 지휘자 마재윤.

그렇기에 하나의 유닛으로 그를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찾아본다면

뮤탈리스크, 그것이 마재윤의 지휘봉이자 핵심볼트이다.

이윤열이나, 김택용이나 연구결과는 같았다.

이윤열은 실패했다.

지휘봉을 꺼내 휘두르도록 그는 시간을 주었고, 휘두르기 시작한 지휘봉을 빼앗기에는

너무나도 버거웠기 때문이다.

김택용은 성공했다.

지휘봉을 꺼내지 못하게하면 마재윤이 가져온 악보는 쓸모 없다는 단순해보이는 판단이

그의 승리의 발판이 되었다.


3. 마재윤의 메인 악곡

마재윤의 경기방식은 이른바 3해처리 후 '배째라'식 부자운영이다.

그것을 뒷받침 해주는 초반 정찰과, 끔찍스럽도록 단단한 수비능력...

초반 병력으로 마재윤과 싸우면 무조건 막힌다는 이러한 공식이

그에게 도전했던 사람들에게는 가장 큰 장벽이었다.

이윤열도, 김택용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이윤열은 실패했다.

초반 싸움을 포기하고 중반에 싸우기를 선택한 소극성 때문이었다.

플레이가 시작된 마재윤의 음악을 멈추기엔 이윤열의 열정은 부족했다.

김택용은 달랐다.

극 초반 정찰을 통해 집요하게 해처리펴기를 견제하고, 질럿 하나를 찔러 넣고,

그걸로 얻은 타이밍에 멀티를 늘리며 커세어로 집요하게 오버로드를 사냥했다.

마재윤이 지휘를 시작할 겨를도 없이 그는 적극적으로 나섰고, 성공했다.



*** 김택용의 구조물 제거방법

1) 지휘봉이 없으면 음악은 시작되지 않는다.

마재윤에 맞선 김택용의 선택은 파일런 정찰 후 더블 넥서스& 포지

첫경기부터 운이 따랐다. 1/2의 확률로 바로 정찰 성공,

그러나 매끄럽지는 못했던 앞마당 해처리 견제...단 1번의 방해 후 펼쳐진 해처리...

손이 덜 풀린 걸까? 그러나 개의치 않고 오래오래 살아남아 저그 본진을 계속 살피는

프루브 한마리... 구조물 제거를 위해서는 구조물을 샅샅이 살피는게 첫번째 단계. 성공이다.

저그역시 프로토스의 앞마당을 확인하며 빌드를 확인하지만 캐논의 부담으로

안쪽으로 들어가지는 못한다.

더블넥서스에 안심하며 삼룡이에 이어 제 2 가스멀티까지 한번에 과감히 가져가는 저그.

그러나 김택용의 선택은 충분한 정찰을 통한 묻지마 선테크.

나오자마자 활동을 시작하는 커세어들...그냥 평범해 보이지만

김택용의 커세어는 절묘하게 저그의 오버로드와 히드라를 한 방향으로 몰아둔다.

앞마당과 제 2 가스멀티를 모두 가져간 것이 저그에게는 첫번째 비극...

두 곳을 지켜내기 위해 중간인 삼룡이쪽에 병력을 가져다 두는 선택을 한 저그는

커세어의 오버로드 사냥을 방지하기 위해 오버로드 역시 그곳에 둘수밖에 없다.

거기에다 커세어의 공격방향 역시 묘하게 그쪽으로 오버로드를 몰아가고 있다.

더블넥서스의 견제를 위한 저글링 정찰...

전형적 더블넥서스의 배치에 전형적으로 돌아다니기 시작한 커세어...

본진정찰을 제때 하지 못한 저그에게 떠오르는 유닛은...리버!

그러나 늦었다. 이미 다 올라간 프로토스의 테크...다크다!

묘하게도 정찰을 위해 프로토스 앞마당으로 향하던 저글링은 출격하는 다크와

운명처럼 엇갈린다. 두 선수의 운명이 엇갈리는 순간이다.

두마리의 저글링을 보내 한마리를 난입시키는 데 성공한 마재윤.

그때 앞마당에서는 어느새 모인 커세어 3마리가 막 튀어나온 오버로드를 제거한다.

프로토스의 본진을 둘러본 저그의 표정은....응? 템플러 어카이브?

그 순간 앞마당으로 시선을 돌리자 다크 템플러가 유유히 본진으로 들어가고 있다.

급히 드론을 빼고...그러나 그순간 시선을 빼앗는 적극적인 커세어의 움직임,

삼룡이에 펼쳐지는 프로토스의 넥서스, 마실나오듯 함께 나와 럴커에 몇대 맞아주다

들어가는 드라군과 질럿... 너무 좋은 반응속도가 오히려 방해가 된다.

이것저것 신경쓰는 사이 재빨리 도망치는 일꾼을 무시하고 막터진 스파이어를

썰기 시작하는 다크 템플러.

디텍터를 기다리던 히드라의 시야에 다크가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

임무완료, 스파이어를 끝장내고 몸을 숨기는 첫번째 다크 템플러...


지휘자의 지휘봉은 꺼내기도 전에 부러졌다.

급히 눌러 나온 스커지 2기와 뮤탈 5기...

그러나 공중의 주도권은 이미 프로토스에게 넘어갔고, 프로토스가 선택한 것은

경기를 끝낼수 없는 공중이 아니라 그냥 끝장을 보는 지상병력의 승부다.

마재윤이라는 구조물의 메인볼트를 이미 풀러놓은 김택용.

이제 건물에서 나와 건물에 적절한 충격만 주면 저절로 무너진다.

마재윤의 처음이자 마지막 몸짓...삼룡이 멀티 파괴 성공.

그러나 그것은 의미가 없다. 앞마당으로 들이닥치는 프로토스 병력 1개분대.

많지는 않지만 지금의 저그 병력을 상대하기엔 적절한 조합의 병력이다.

앞마당의 아슬아슬한 싸움이 시작된 가운데 몸을 숨겼던 첫번째 다크 템플러의 재등장.

본진의 일꾼들을 학살하기 시작한다. 영웅을 제거하기 위해 뮤탈이 날아간 사이

앞마당에서는 병사 질럿들이 일꾼들을 학살한다.

Ending장면.

갖춰진 한방병력으로 순회공연을 떠나는 프로토스 부대와

삼룡이 멀티로 최후의 전투를 떠나는 저그 특공대의 모습에서...Fade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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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네임
07/03/04 13:03
수정 아이콘
저도 어줍짢게 비유해보자면 마재윤이라는 종양(단지 비유입니다;;)을 이윤열은 너무 크게 내버려둬서 손을 쓸 수 없게 된 반면, 김택용은 초기부터 그 종양이 커지기 전에 적절히 제거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런의미에서 커세어,다크 못지않은 1등공신은 프로브가 아니었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홍승식
07/03/04 13:22
수정 아이콘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짜고 나오는 강민, 마재윤 식의 선수들에 대한 파해법은 아무래도 극초반 프로브부터 찌르는 박용욱, 김택용 등의 악마류일지도요.
미세하게나마 페이스를 조금씩 조금씩 흐트려 놓아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하지 못하게 하는 거죠.
07/03/04 16:32
수정 아이콘
저는 경기보면서 마재윤 선수가 테란하고 경기하는 줄 알았습니다.
빌드 선택과 경기 운영 마인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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