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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11/18 01:50:14
Name MaruMaru
Subject 간단히 적어보는 곰티비 MSL 시즌3 결승전에 대한 단상.
이미 많은 분들께서 여러 장문의 글을 써주셨네요.
저도 한자리 동참해보고 싶었으나, 너무 늦은데다가 생각이 정리도 안되는 관계로 간단하게 적어보려 합니다.
단순히 흥미위주의 글이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1 오랜만에 보는 토스전 스페셜리스트.

프로토스를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명답을 보여준 세경기. 더불어 5전 3선승제에 꼭 필요한 전략적인 스토리를 짜오는 기술까지, 오늘의 박성균 선수는 아무리 칭찬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최근 프로토스를 잡아내는 테란이 부족해 개인적인 갈증을 느끼고 있었습니다만, 오늘 정말 큰 무대에서, 막연한 기대만을 가지고 있던 박성균 선수가 한줄기 물이 되어 저를 배부르게 해주는 군요.

1경기 원팩 더블 후 5팩 타이밍러쉬, 3경기 2팩 5마린 4벌처 3탱크 러쉬,  4경기엔 전기리그 때 임요환 선수나 티원 테란들이 보여주었던 빠른 트리플 후 3.3업 베슬 조합 빌드까지. 빌드상에서 김택용 선수의 헛점을 완벽하게 노린 한 수, 한 수가 맞아들어갔다고 봅니다. 1경기는 김택용 선수가 잘 보여주는 트리플 가져가면서 폭발적으로 게이트를 늘리는 찰나의 타이밍을 절묘하게 치고 들어갔고, 3경기는 불리한 맵에서 조금 유리하게 시작하고자 무리하는 토스의 심리를 파고 들죠. 그리고 결정적인 4경기는 '지피지기' 나를 알고 적을 알았을 뿐 아니라 적에겐 날 보여주지 않는 것까지 성공함으로써 결국 우승이라는 크나큰 명예를 손에 거머쥐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오늘의 수훈갑은 벌쳐와 터렛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토스전에서 가장 잘 활용해야 하는 유닛은 벌처, 그리고 가장 아끼지말고 건설해야 하는 건물은 터렛이라고 생각하는데, 오늘 박성균 선수는 그런면에서 제 맘에 쏙 드는 경기를 보여주던군요. 꼼꼼한 마인배치, 끊임없이 움직이는 벌쳐, 탱크 사이사이에 건설되는 터렛, 이 요소들이 잘 어우려진 것이 김택용 선수의 전투력을 반감시킨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새 테란들이 토스전에서 병력에 집중한 나머지 마인과 벌처에 소홀한 느낌을 지울 수 없더군요. (특히 진영수 선수, 왼손을 너무 잘써서 문제인듯한 토스전을 보여준달까요..) 때문에 전투에서 오히려 '질 수 없는 싸움'을 지는 모습을 보이는 거라고 봅니다. 탱크 앞쪽으로 이중삼중으로 배치된 마인과 셔틀만 위에서 둥둥 떠다니는 일을 방지해주는 터렛으로 본래 테란 특유의 교전에서 이득보는 모습을 오랜만에 본 것 같네요.

어쨌든 박성균 선수,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꾸준히 좋은 '대토스전'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2 4경기, 김택용 선수는 템플러 아카이브를 짓지 않았다?

안보입니다. 많은 분들이 템플러, 템플러 하셔서 한번 VOD를 통해서 찾아보려는데 템플러 아카이브가 보이지 않네요. 그전에도 첫번째와 두번째 앞마당이 밀리는 타이밍에 '시간끌기 용으로 왜 다크가 나오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을 갖고는 있었습니다만, 4경기 끝날때까지 템플러는 한기도 보이지 않습니다. 제가 잘못본 것일수도 있겠지만, 이게 사실이라면 송병구 선수가 사업을 돌리지 않은 것에 필적할만한 실수를 김택용 선수가 저지른 것이겠지요.

4경기를 찬찬히 보다보니 은근히 김택용 선수의 잔실수가 많이 보이더군요. 물론 여기에는 베슬을 동반한 골리앗을 통해 옵저버를 제거해 줌으로써 프로토스의 시야를 막아버린 테란이 잘한 것입니다만, 셔틀 폭사라던지, 질럿 두부대가 마인밭에서 그대로 산화하는 모습은 평소의 비수답지 않아보이던군요. 또한 두번째 앞마당이 파괴되는 시점에서 프로브 한부대 가량이 본진 가스에 붙어있는 데, 뒷마당 소수남은 미네랄에는 프로브가 붙지 않아 뒷마당이 제대로 활동되지 않는 모습이라던지, 5시 쪽에는 프로브를 옮기지 못해 활성화가 늦은 것 등 (여기에는 본진에서 나가려는 프로브의 발목을 붙잡은 벌처의 난입시도가 있었죠.) 테란에 휘둘리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네요.

아쉽지만, 김택용 선수 또한 오늘 멋진 모습을 보여줬군요. 스타일상 천적에 가까운 박성균 선수였으니 다음에도 높은 자리에 만나서 멋진 승부보여주길 바랍니다. 또 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하면 악담으로 들리겠지요 ^^;;


#3  깔끔한 진행은 언제쯤?

전체적으로 나무랄데 없었다고 하기엔 좀 모자랐습니다. 오프닝 공연은 무대가 좀 협소해 보이는 것도 있었고, 2경기 때의 재경기는 시스템적인 문제였다고 쳐도, 김철민 캐스터가 '시작하겠습니다!'라고 했는데 시작 안하면 어떡합니다. 뻘쭘하잖아요! 수없이 많은 결승전이 있었고 발전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시행착오라도 좀 줄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 무대는 전체적으로 '새로운 혁명'을 포장하기엔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불만은 우승 후 진행에 관한 것인데요. 인터뷰는 선수가 우승의 기쁨을 한껏 표현한 후에 해도 되지 않습니까. 근데 인터뷰 하고 상 주고 한 후에 동료들이 와서 축하해 주더군요. 카메라에 박성균 선수가 자신의 응원석 쪽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긴 했습니다만, 글쎄요. 멋진 타이밍에 지지가 나오고 박성균 선수는 좀 얼떨떨한 모습을 보이다가 타임캡슐에서 나오면 동료들의 격렬한 포옹과 축하로 승리의 기쁨을 한껏 나누고 무대에서 실컷 세레모니를 좀 펼친 후에 인터뷰나 시상을 하면 우승 후의 흥분도, 감동도 더 오래가지 않을까요? 솔직히 우승 결정 후의 진행이 너무 밋밋하게 지나가버린 듯한 느낌입니다. 예전에 2005 후기리그 결승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거 같은데, 밋밋하게 끝내놓고 엔딩화면만 여운을 남기면 어정쩡하잖아요. 좀 더 보는 사람의 눈물을 쏙 빼놓을 수 있는 멋진 포장의 결승전을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P.S. 이 글은 개인적인 욕심으로 점철된 글입니다. 논리적으로 접근하지 맙시다.
        이렇게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끼리 얘기나 나누자구요. 서로 기분상하지 말고. 근데 왜이렇게 길게 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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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1/18 01:57
수정 아이콘
msl은 원래 3번에서 좀 아쉬웠다고 생각합니다. 왠지 빨리 끝내고 쉬고 싶어한다는 느낌을 가지게 하시는 KCM..
우스게로 김동준해설의 X사리표현이 많이 줄고,
진성이라고 해야 하나? 순간 굵은 목소리를 내주시더군요. 새로웠습니다.
(그래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4경기 마지막에 큰거하나 해주시는군요)
07/11/18 02:00
수정 아이콘
자꾸 경기외적으로 들어가는데
또 4경기 자세히 들어보시면 경기시간으로 19분 30초정도에 여성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립니다.
'성균이가 이겨, 성균이'
07/11/18 02:10
수정 아이콘
저도 MSL을 참 좋아하는데 항상 3번이 좀 아쉽네요~
김철민캐스터와 전용준캐스터 모두 좋아하지만 그점에서 닫는말씀만큼은 전용준캐스터가 최고^^; 라고 생각합니다. (온게임넷의 보물이예요 전용준캐스터) '약간 썰렁한 분위기가 김철민캐스터 특징'이라고 하기엔 결승 엔딩은 감동과 환희를 더 오래 느끼고 싶은 부분이니까요. 김철민캐스터 항상 노력하시고 발전하는 모습 보여주시니 이런 팬들의 의견도 귀담아 들어주시고 다음번에 더 좋은 모습 보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앗, 이렇게 썼는데 혹시 멘트하는 시기나 시상식 시간 등을 제작진 쪽에서 지시하는 거라면 대략 난감..^^;)
07/11/18 02:59
수정 아이콘
저도 김철민 캐스터 참 좋아합니다만..

우승후 박성균선수가 맘껏 기뻐할 시간을 안주고 어서 무대 중앙으로 나오십시오. 이런 멘트만 하실때 조금 야속하더군요.

팬들이 정말 보고싶어하는건 선수의 기쁨의 흐름을 끊고 바로 형식적인 진행을 하는것이아니고
우승하기까지 정말 고생했던 선수가 가족, 감독들과 부등켜안고 맘껏 기뻐하는 장면이기도 한데요. 준우승자는 또 준우승자대로 아쉬움을 곱씹을 찰나의 시간이 필요할테구요. 너무 맥을 끊으시더라구요.
yurayura
07/11/18 03:14
수정 아이콘
같은 장소에서만 3번째 결승전 아닌가요?

근데 조명이나 카메라가 왜이리 온게임넷이랑 비교 되는지..ㅠ_ㅠ

1세트 끝나고 박성균 선수가 화면에 잡혔는데, 깃발인가 수증기인가 그거에
가려가지구 제대로 보이지도 않더군요..-_-

우승 후에도 , 박성균 선수가 너무 기뻐서 경황이 없던건지 모르겠지만

뻘쭘하게 그냥 주먹 불끈 쥐고 끝나고..

게임은 무척 재밌고 인상적이었지만, 진행은 많이 아쉬웠습니다..
로바로바
07/11/18 03:35
수정 아이콘
템플러 아카이브를 안지은걸 실수라고 볼수는 없구요 오늘은 실력에서 완벽히 밀린거죠
그리고 선수에게 무대중앙으로 나오라니..무슨 인기가요 1위 선정했나요?
MaruMaru
07/11/18 05:38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니, 일부러 템플러 테크 안가고 빠른 캐리어 업글 후 활용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수정은 귀찮은지라 그냥 리플로 첨가합니다. 근데 템플러 아카이브 안 지은게 맞는건지도 확실치 않고 -_-;;
07/11/18 08:16
수정 아이콘
캐리어 활용하면서도 계속 하이템플러가 없는게 의아했는데 템플러 아카이브를 안지었던건가요?
실수라고 밖에 보이지 않네요 . . .
연합한국
07/11/18 08:41
수정 아이콘
4경기 중반까지 갔을때
"아 뭐 캐리어가 거의 10기정도 모였고 그렇다고 골리앗이 많은것도 아니고 토스가 지상유닛에서 밀리는 것도 아니고.. 이겼네.."
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토스 지상유닛은 전멸, 캐리어는 한두기씩 서서히 떨어져 나가면서 정말.. 안쓰러웠죠.
그 전경기들의, 평소같지 않게 마인에 산화당하는 질럿들, 잘 터지지 않는 탱크들도 참...
택본좌팬으로 좀(이라고 쓰고 매우라고 읽는) 아쉽네요.
다빈치A
07/11/18 11:31
수정 아이콘
제가보기엔 템플러를 뽑을 여력이 안됬을것 같습니다.
빠른타이밍에 쓰리스타포트 캐리어에 투사이버네틱스코어로 공중병력 공방업 업그레이드를 돌렸는데...

거기다가 하템까지뽑을 여력이 있었을까요?
바다밑
07/11/18 14:15
수정 아이콘
MSL은 저도 좋아하지만 역시 3번~

그리고
음 저만의 생각이아니군요
저도 김철민캐스터 좋아하지만 항상 비교가되더군요(죄송합니다)

그리고 이건 다른말이지만
생각보다 자주쓰시는 속어같은것들도 "이건속어입니다 죄송합니다" 또는 "방송에선 무리한 표현입니다만"같은 정확한 변없이 그냥 마구쓰시는 속어는 좀 걸리더군요 그래도 많은사람들이 볼수있는 방송인데 그런건 좀 주의해주셨으면
07/11/18 16:29
수정 아이콘
저는 개인적으로 3번 무난했다고 봅니다. 김철민캐스터 약간의 아쉬운 진행은 있었지만 계속 좋아지는 모습 보여 주실거라 생각되요
대형스크린이 전 좋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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