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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6/05 23:35:03
Name Basil 2
Subject 괴수...그리고 악마
저는 마이큐브배부터 스타를 봤습니다. 그리고 바로 한 선수에게 빠져들었죠. 그 선수는 몽상가라는 별명을 가진 강민 선수였습니다. 그리고 그 강민을 마이큐브에서 패퇴시킨 박용욱 선수는 제가 스타계에서 가장 싫.어.하.는. 선수였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싫었는 데 가면 갈 수록 그 선수의 스타일에 진절머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말하자면 뭐랄까? 상대를 가지고 논다고 해야 하나? 선수들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일꾼을 트레이드 마크로 가지고 있던 악마토스 답게 처음부터 프로브로 엄청난 압박을 하면서 상대를 귀찮게 했었죠. 그리고 점점 가면 갈 수록 마치 늪에 빠지는 것처럼 상대를 그야말로 분쇄를 해버렸습니다. 마치 너는 내 손바닥 안에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상대를 상대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 자신이 강요하는 방향으로 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죠. 당시 3대 토스이던 박정석이 물량으로 상대를 압도하고, 강민이 전략으로 상대를 무릎 꿇렸다면, 박용욱은 심리전과 기만으로 상대를 무너뜨려 버렸습니다. 그러나 이 선수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는데 기복이 정말 심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잘 할 때는 상대가 마우스를 던져버리고 싶게 만들고 이기는데, 질 때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못해보고 지곤 했습니다. 때문에 커리어나 명성 면에서는 다른 두 선수에는 밀리는 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경기를 할 때는 시작부터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그리고 이길 수 없다고 판단되면 망설이지 않고 돌을 던지는 결단력과 함께, 이길 수 있다 싶으면 절대 포기하지 않는 근성도 보여줬었습니다. 물론 저는 무조건 박용욱 선수의 상대편을 응원했고, 박용욱 선수가 지면 좋아했지만 그 열정과 근성은 정말로 깊이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역대 토스 중에서 상대를 기만하는 능력을 갖춘 유일한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도재욱 선수 경기를 보니 문뜩 박용욱 코치의 선수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도재욱 선수가 후반만 가면 정말 강한 선수이지만, 요새는 너무 지는 게 도재욱 선수를 상대로 해서 상대들이 후반을 생각 아예 배제하고, 초중반에 승부를 보는것 때문인가 싶더군요. 아쉬웠습니다. 예전에 군대 가기 전에 도재욱 선수가 바바라 방송 같은 인터넷 방송 평정할 때부터 관심이 많았는데, 아쉽더군요, 박용욱 코치 밑에 있으나 박정석 선수의 계보라서 그런지ㅜㅜ. 좀더 담대하게 악마의 심장을 장착해서, 꼭 양대 리그를 평정하고, 다시 육룡의 전쟁에 참여할 것이라고 믿고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여하튼 요새 이경민 선수 보면서 다시 강민 선수 경기를 보는 기분이 들어서 기분이 좋은데, 어서 어서 박용욱보다 더 악마같은 상대의 심장을 뽑아버리는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넋두리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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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두
09/06/05 23:37
수정 아이콘
에...에..엔터좀요..ㅠ
09/06/06 00:18
수정 아이콘
저랑 반대시네요..

저는 박용욱선수의 이길때 진짜 손바닥안에서 갖고노는듯한 그런 스타일이 너무좋아서 주종이 테란임에도 플토로 많이 따라하곤 했네요..


강민선수를 엄청나게 싫어했었고..

지금은 올드들은 다 좋아해서 그런거없지만 옛날엔 강민,이윤열 두명이 정말 싫었었네요
키보디스트
09/06/06 00:24
수정 아이콘
저도 베컴님과 같네요.
주종이 테란이면서도 박용욱선수의 프로브에 반해 플레이를 따라하곤 했죠. (물론 자원이 넘쳐났지만요 ^^)
마이큐브 결승땐 오프가서 박용욱선수를 응원했었구요.
뭐 아무튼...
저도 그런 토스 게이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09/06/06 00:35
수정 아이콘
저도 베컴님과 같네요(2)
강민선수보다 박용욱선수를 훨씬더 좋아 했었죠. 악마의 프로브~
베르트랑선수와의 경기에서 프로브로 경기끝내는건 정말 전율이었죠~
가끔그래.^^
09/06/06 01:05
수정 아이콘
심리전도 전략이에요^^
전 박용욱 선수는 뭐랄까 응용력이 강한 선수라고 해서 좋아했었죠..
플저전에서 기억에 남는 경기중 하나가 또 변은종 선수와의 빨강, 하양전구 놀이 경기..
09/06/06 01:31
수정 아이콘
저도 박용욱선수를 더 좋아했었죠. 아무래도 동양시절부터 티원 골수빠라 그런지 라이벌팀이였던 전 KTF를 되게 싫어했었죠.
그바람에 강민선수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허나 지금은 강민해설 정말 좋아합니다. 너무 해설을 재밌고 일목요연하게 잘하시는것같아요!
빨간당근
09/06/06 01:51
수정 아이콘
에...에..엔터좀요..ㅠ (2)
09/06/06 07:07
수정 아이콘
대이운재전, 대김정민전, 대서지훈,이재훈전, 대변은종전, 대박정석전 등 당장 생각나는 것만 해도 역대 명경기 중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는 경기를 보유한 선수가 기껏해야 '녹차'나 '바이오리듬' 정도의 선수로 기억되는 게 안타깝습니다.

그러고 보면 박용욱 선수 스타일은 후계자를 떠올리기 힘들 만큼 독특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강민 선수만큼 유연하면서도 또 어떻게 보면 박정석 선수만큼 우직하기도 했죠. 도재욱 선수가 유연함만 장착하면 충분히 대성할 능력이 있는 선수 같은데... 팀내 코치도 좋겠다, 프로토스 원탑 김택용 선수도 같은 팀이겠다.. 얼마나 좋은 환경입니까. 초심으로 돌아가서 한 번 더 괴수의 힘을 발휘해 봤으면 좋겠네요.
캡틴호야
09/06/06 10:24
수정 아이콘
에...에..엔터좀요..ㅠ (3)

읽기가 넘 힘듭니다.. ㅠ_ㅠ
헤나투
09/06/06 11:09
수정 아이콘
박용욱 선수 같은 스타일도 나오기 힘들겠지만, 그 정도 기복의 경기력을 가진 선수도 나오기 힘들듯 싶네요;;
잘할땐 강민이나 박정석 조차 압도해버릴듯한 경기력인데 못할땐 평균이하의 토스;;;
한니발
09/06/06 11:23
수정 아이콘
헤나투// 컨디션이 나쁠 때도 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강민 선수한테는 압도적이라는 느낌이 강했죠. 전적은 아마 비슷할텐데, 마이큐브배 결승이나 프로리그 결승 등 중요한 무대는 번번히 박용욱 선수가 다 잡아냈으니까요. 대신 박정석 선수한테는 약세라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프링글스에서 크게 한 방 날리긴 했습니다만...

여담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박용욱, 강민, 박정석의 3대 토스들이 보여줬던 것들, 비단 승패 뿐만이 아니라 그 다채로운 스타일과 화려한 경기들은 이후 신 3대나 6룡은 결코 미치지 못하는 경지인 것 같습니다.
09/06/06 11:45
수정 아이콘
강민선수팬으로써
박용욱 최연성선수를 엄청 싫어했었죠.
특히 중요한 길목에서 발목잡는 박용욱선수를 토스선수중 제일 싫어할정도로....
마재윤선수의 등장이후론 최연성박용욱선수 둘다 좋아하게 됬지만
하여튼 그때가 그립군요. 지금은 스타봐도 선수개개인에 감정이없는데
그때 당시에는 좀 과장해서말하면 SKTvsKTF에서 한일전만큼의 감정을 가지고 봤었거든요...
이런거저런거 다 따지면 그때가 훨씬 더 재밌었죠.
저도 마음속으론 구3대>6룡입니다 ^^
09/06/07 12:25
수정 아이콘
훗 ,, 저도 프로토스가 정말 힘들때 제일 처음으로 프로토스들의 천국을 보여줬던 저 3선수를 잊을 수가 없네요.

프로브와 질럿 한기로 출발하는 러쉬가 가장 강력했던 박용욱 선수, 우직한 플레이로 황제의 전승을 끊어버린 박정석 선수,

저게머야? 어어어어? 저게 되? 라는 플레이를 자주 보였던 강민 선수, 머 물론 지금 6룡이 실력적인 부분에서는 훨씬 나은건 분명해도

제 마음 속에선 구3대 >>>> 6룡 인것 같습니다. 저들은 정말 프로토스로써 보여줄 수 있는, 사악함, 강함, 화려함을 제일 처음으로

보여준 선수들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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