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포켓몬스터는 스토리 한번 깨고 나면 라이트 유저 입장에서는 딱히 할 일이 많지가 않은 게임입니다.
문턱이 상당히 낮아지기는 했지만 실전 배틀은 여전히 공부해야 할 것들이 많고, 특별한 색 포켓몬을 뽑자고 알까는 것도 한세월이고요.
그래서 보통 그나마 도전할만한 것으로 추천되는 게 도감 모으기 정도입니다.
7세대부터는 모든 포켓몬이 다 등장하는 전국도감 대신, 지역도감만 수록되어 상대적으로 도감 모으기 난이도가 떨어진 것도 있고요.
여전히 게임은 2개로 쪼개팔고, 한쪽에만 등장하는 포켓몬이 따로 배정되어 있어서 교환이 필수라는 게 문제기는 합니다만...







어쨌든 친구를 동원하고 온라인에서 수소문한 끝에, 8세대 가라르 도감 400마리를 모두 모으는데는 성공했습니다.
완성 기념으로 상장과 빛나는 부적을 받았고요.
그런데 이쯤 해서 그만할까 싶던 와중에...
포켓몬 홈에서 전국도감을 모으면 특전을 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말았어요...

포켓몬 홈이라는 것은, 포켓몬을 온라인 상에 보관하는 일종의 클라우드 서비스입니다.
유료 서비스라 1년에 20,000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가격을 내야하지만, 최대 6,000마리까지 포켓몬을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하드 포켓몬 유저들은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죠 사실.
아무튼 이 서비스에는 보관한 포켓몬의 도감 내용을 등록해주는 기능이 있는데, 게임 내부에서는 지역 도감만 남겨두고 삭제된 전국도감이 이쪽에는 고스란히 살아 있습니다.
890마리 전부 등록이 가능한거죠.






그리고 그 특전이 무엇이냐면, 바로 이 포켓몬입니다.
7세대에서 등장한 환상의 포켓몬 마기아나의 500년 전 모습...
일반 마기아나는 QR코드 형태로 공개되어 아무나 쉽게 입수할 수 있지만, 극장판 애니메이션에서 나왔던 이 500년 전 컬러 버전은 데이터 존재만 확인되고 여지껏 배포된 적이 없는 포켓몬이었습니다.
관심이 안 갈수가 없었고, 기왕 이리 되니 한번 받아보자 싶더라고요.

사실 처음에는 쉽게 달성할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이미 7세대까지의 포켓몬은 죄다 잡아서 3DS에 보관해 둔 상황이었거든요.
유료 플랜을 결제해야 하긴 하지만. 포켓몬 뱅크를 통해 포켓몬 홈으로 옮겨와 일단 7세대까지의 포켓몬 807마리는 도감에 등재했습니다.
이제 도감 다 모은 8세대에서 신규 포켓몬들만 옮기면 되겠다!
하지만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포켓몬 번호 808번 멜탄과 809번 멜메탈.
현재 포켓몬 GO를 통해서만 입수할 수 있는 유이한 포켓몬입니다.
그리고 문제는 제가 포켓몬 GO는 안했다는 점...
부랴부랴 설치하고 멜탄 관련 퀘스트를 깨보려 했지만, 무려 9단계로 이어지는 퀘스트를 초보가 다 진행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벽에 부딪히고 만 저는 질문게시판에 도움 요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 PGR21 덕분에 멜탄과 멜메탈을 교환으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포켓몬 나눠주신 jjohny=쿠마님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를 전합니다 흑흑...






그리고 드디어 받았습니다, 500년 전 컬러의 마기아나!
현재로서는 다른 어떤 게임으로도 옮길 수가 없어서, 포켓몬 홈에 두고 보는 관상용에 불과합니다만...
그래도 말 그대로 환상 같던 포켓몬을 직접 얻게 되니 뿌듯하고 반갑네요.
6세대에서 데이터만 남아 있고 환상으로 남겨져 있는 영원의 꽃 플라엣테라는 포켓몬도 있는데, 이쪽도 언젠가는 이렇게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