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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10/29 14:55:00
Name -안군-
Subject [기타] "저 여자가 우릴 모두 죽일거야!" [플레이그 테일:레퀴엠] 간단리뷰
시작하기 전에, 문제를 하나 내겠습니다. 당신은 16살 여주인공이고, 시대는 중세시대. 6살짜리 동생이 알 수 없는 병에 걸렸는데, 이걸 낫게 할 단서가 어떤 성에 숨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성은 수많은 경비병들이 지키고 있죠. 이 때 당신의 선택은?

1. 성주를 잘 설득해서 어떻게든 단서에 접근한다.
2. 경비병들 몰래 성에 잠입해서 단서를 훔쳐 나온다.
3. 모.두.죽.인.다.

사실 저는 전편인 [플레이그 테일: 이노센스] 는 플레이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그 당시 너무 정신없이 바쁘기도 했고, 게임도 그다지 제 취향이 아닌 것 처럼 보였거든요. 그러다가 유튜브를 통해 스토리 요약을 보고 나서, "오 이거 물건인데?" 싶어하던 와중에, 후속작이 발표된 것을 알게 되었고, 바로 구매해서 플레이를 했습니다. 그리고, 꽤나 몰입해서 엔딩까지 쭉 달려버렸네요.

게임을 끝내고 나서, 첫 느낌은 딱 이랬습니다. "요새 여주인공들은 다 이렇게 학살을 즐기는...건가??" 라고요. 라라 크로포드, 에일로이, 엘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네, 자기 앞을 가로막는 존재들은 망설임 없이 죽여버린다는 점(응?) 이겠죠. 플레이그 테일의 주인공 아미시아도 그렇습니다. 동생 휴고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합니다. 돌팔매로 뚝배기를 깨고, 불로 태워 죽이고, 석궁으로 쏴죽이고, 식인 쥐떼에 산채로 잡아먹히게 하고... 뭔가 가족애를 지키는 건 좋긴 한데 좀 심하지 않나(...) 솔직한 제 감상은, 사지가 찢겨죽는 연출이 나오는 하이퍼 액션 FPS 게임보다 이쪽이 더 잔인했습니다;;

요즘 게임들의 적 설정이 좀비, 악마, 외계인, 망자(?) 등등으로 나오는 이유가 다 있는게, 21세기 이후로 영화든 게임이든 같은 사람을 무치별적으로 죽이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심해졌기 때문이라고 압니다. (뭐, 여전히 전쟁을 주제로 하는 FPS 게임들은 사람들을 막 죽이긴 합니다만...) 그렇더라도 좀전까지 같이 대화도 하고, 같이 축제도 즐기던 사람들이 몰살당하는 걸 지켜보는 건 조금 불편함이 느껴지더라고요. 게다가 전편에서 이어지듯이 이 게임의 또다른 주인공인 휴고는, 설정 자체가 흑사병을 몰고다니는 식인쥐떼를 조종할 수 있는 능력자다보니...

아뭏든 신생 게임사의 두번째 게임, 그것도 자체엔진을 이용해서 개발한 게임 치고는 상당히 그래픽도 좋았고(돈이 없어서 그랬는지, 캐릭터들의 표정연기가 아쉽기는 했습니다.), 특히나 쥐때가 마치 쓰나미처럼 몰려와서 마을을 쓸어버리는 연출은 압도적이었습니다. 사실 그 쥐떼 표현  때문에 기존 엔진을 못쓰고 자체엔진을 만들었다고 할 정도니까요. 그리고 전투도 나름 쫄깃합니다. 약간의 불편함은 있지만, 난이도도 적당하고, 적들은 강하고, 나는 2방만 연속으로 맞으면 죽는거라 긴장감도 좋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 게임을 "중세 흑사병 라스트 오브 어스"라고 평가하시던데, 너티독처럼 노하우가 엄청나게 쌓인 회사도 아니고, 유명 디렉터가 참여한 것도 아닌데 이정도의 퀄리티로 게임을 뽑아냈다는 건, 앞으로를 더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엔딩 이후 쿠키 영상을 보면 다음 작품은 현대를 배경으로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빌딩숲을 헤치며 쥐떼가 나타나고, 아스팔트 바닥이 갈라지며 쥐떼가 용암처럼 솟구치는 연출이 나오면... 오우야...

아뭏든, 언차티드나 라스트 오브 어스 같은 액션 어드벤처 게임을 좋아하시거나, 중세 시대의 생활상 등이 나오는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추천드립니다. 아미시아가 좀 혐성이긴 한데, 아직 중2병 낭낭한 여고생쟝(?) 이라는 걸 감안하시면 그럭저럭 참을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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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ming
22/10/29 15:10
수정 아이콘
라라 크로포드(X) 라라 크로프트(O)

툼레이더 팬이다 보니 맨날 이름 고쳐주는게 일이네요. 다들 헛갈리시는듯.
22/10/29 19:02
수정 아이콘
라라 크래프트라고 부르는 분은 없던가요
22/10/30 11:10
수정 아이콘
조지아 크래프트 생각 나네요
빠독이
22/10/29 15:39
수정 아이콘
최대한 안 죽이고 하려고 해봐도 그냥 몰살시키는 게 더 편해보여서 그만..
어린 동생이 맞는 말 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안군-
22/10/29 16:02
수정 아이콘
루카스가 진짜 맞말러죠 크크크...
22/10/29 23:15
수정 아이콘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외주제작사이기도 합니다
기술력은 있어보여요
-안군-
22/10/30 10:00
수정 아이콘
아.. 아소보라는 이름을 어디서 들어본거 같다 싶었는데, 플심이었군요. 감사합니다.
담배상품권
22/10/29 23:58
수정 아이콘
툼레이더 리메이크 처음했을떄 생각나네요. 게임 그만둘까 했던 지점이 두군데 있었는데, 하나는 폭포?같은데서 휩쓸려내려가는곳에서 목구멍이 관통되는 기분나쁜 데드씬이랑, 나중 보니까 이게 도굴꾼인지 인세에 남을 학살자인지 구분 안갔을때였습니다.
-안군-
22/10/30 10:02
수정 아이콘
제목의 대사가 그 툼레이더 리메이크에서 NPC가 하는 대사... 이쯤돼면 제작사가 의도한거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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