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4/28 12:12:37
Name 엘에스디
Subject [일반] [스포만땅] 시빌워, 후반부에 대한 개인적 감상
관련글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 망설이다가 써봅니다. 댓글로 달기에는 분량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1. 예상과 진행

다들 그러셨겠지만, 캡아3의 부제가 시빌 워라는 정보가 처음 풀렸을 때에는 걱정이 태산이었습니다. 영화의 퀄리티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원작에 대한 아쉬움이었죠. 시공사 그래픽 노블 라인업을 따라온 팬들이 보통 그렇듯이, 저도 코믹스판 시빌워 스토리아크에 충격을 받고 열광하던 사람이었으니까요. 지금의 MCU가 아니라 보다 원작에 충실하게 '제대로' 뽑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우선이었습니다.

애초에 개별 히어로의 영화를 레고 블럭처럼 쌓아올려 어벤져스에서 하나로 모아 터트리는 지금까지의 MCU 전개 방식은 시빌워를 표현하기에 전혀 적합한 방식이 아닙니다. 모든 영웅들이 적당히 거리를 벌리고 서로의 아이덴티티에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입지와 활약을 나눠먹는 '얌전한' 히어로 영화로는 시빌워를 그려낼 수가 없습니다. 시빌워는 파국이니까요. 한번 일으키면 돌이킬 수가 없어요. 시빌워 스토리아크는 물론 명작이었지만, 그 뒷수습을 하기 위해서 본가 코믹스에서는 개인적으로 사상최악의 면피극이라 생각하는 <시크릿 인베이젼>을 일으키고, 스티브를 판타지스럽게 죽였다 살려내고, 토니의 뇌를 깔끔하게 포맷해 버려야 했습니다. MCU에서 그런 식의 뒷수습을 할 수 있을 리도 없고, 그렇다고  이 정도로 커져버린 프랜차이즈를 불꽃놀이와 함께 끝내버릴 리도 없으니까요. 이게 왓치맨도 아니고 =_=;;;

그래서 시빌워와 관련된 여러 소식을 접하면서도, 마음속에서는 나름 타협을 하고 기대치를 한껏 낮추고 있었습니다. 잘해봐야 코믹스의 훌륭한 오마쥬 정도일 테고, 버키 나온다니 그걸 갈등 소재로 삼아서 적당히 티격태격 하다가 적당히 화해하겠지... 하고요.

영화는 시종일관 딱 제 기대 정도로 흘러갔습니다. 제모는 MCU 스타일의 적당한 현실성을 부여받은 양산형 허접 마블 빌런으로, 스토리 진행을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캡틴과 토니는 독설이 섞인 설전을 주고받으면서도 선을 넘지 않았고, 적당히 인위적인 정보 단절을 해제하면 금방이라도 다시 화해하고 웃으며 친구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스티브는 캡아2에서처럼 고결했고, 토니는 양심과 찌질함 양쪽에서 코믹스보다 훨씬 인간적이었으며, 영화적 장치를 통해 작위적으로 공항에 집결한 영웅들은 유례 없는 액션을 펼치며 볼거리를 만족시켜 주었습니다. 어벤져스의 중심이자 이성이라 할 수 있는 블랙 위도우가 마지막 순간 캡틴의 편을 들어주고, 토니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게 되며, 정당성이라는 무게중심은 작품의 주인공인 캡틴 아메리카에게 넘어갑니다. 이 정도면 조금 부족해도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어벤져스 어셈블! 해서 찌질한 양산형 마블 악당과 헐크네 장인어른을 물리치기만 하면 영화가 끝나는 겁니다. 하일라이트급 전투도 벌였고, 나름 양쪽 모두 당위성도 확보했고, 이 정도면 캡아빠도 토니빠도 다들 만족하며 끝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MCU니까 시빌워 타이틀을 붙였다 해도 이 정도면 충분하겠죠.

...그렇게 마무리를 지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토니가 래프트를 떠나 러시아로 날아가는 순간까지도.



2. 반전

결국 루소 형제와 케빈 파이기는 제 예상보다 훨씬 영리하고 욕심많은 친구들이었습니다. 코믹스와 타협해서 그럭저럭 마음에 드는 이야기를 그려내는 대신, 제작진은 시빌워 원작의 가정을 통째로 뒤집어 버리는 쪽을 택합니다. 원작의 시빌워는 그야말로 영웅들의 격돌이었습니다. 사상과 거대 담론을 일신에 체현한 영웅들이 자유와 통제, 희생과 안전이라는 가치를 등에 업고 싸우다가 영웅적으로 스러져갑니다. 그러나 캡아:시빌워의 등장인물들은 우리의 기대를 무참하게 배신합니다. 그들이 영화 도입부에 주장하던 아젠다는 '영웅 자신들이 감정에 휘둘리는 인간일 뿐'이라는 근본적인 약점 앞에서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며 허상임을 드러내 보이고 맙니다.

이렇게 갈등이 폭발하는 마지막 순간, 관객들은 스티브와 토니 둘 중 하나에 감정을 이입하면서도 뒷맛이 찝찝할 수밖에 없습니다. 양쪽 모두 지금까지 영화 내에서 줄창 주장해 오던 가치관을 배신하고 있으니까요. 캡틴은 도입부에서 '옳은 일이라면 마땅히 행하고 그 대가에 대해 책임을 질 뿐'이라고 주장했으면서도, 결국 다른 사람도 아닌 토니에게 이중잣대를 들이대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진실을 토니에게 알려주지 않는 편이 낫다고 자의적인 판단을 내림으로서요. 토니가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인물이기는 하지만, 버키가 스타크 부부 살인범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려주고 그 사실을 숙고해 볼 시간을 주었더라면 다른 판단을 내리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스티브가 토니를 인도해 주었다면 확률은 더 높아졌을 테고요. 하지만 그런 사실을 숨김으로서, 결과적으로 스티브는 파국의 순간이 닥치기 전까지 토니에게 결정을 내릴 기회를 앗아간 셈입니다. 이런 캡틴의 판단이, 완다를 어벤져스 건물에 감금한 토니의 행동과 무엇이 다른 걸까요? 캡틴의 정의라는 것 또한 결국 스티브 로저스라는 인간의 자의적 판단에 지나지 않는 것뿐이지 않을까요?

정신조종에 의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무수한 테러와 살인 전적이 있는 버키에 대해 비엔나 테러 사건이 일어난 직후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무한신뢰를 보인 것과 비교해 보면 더욱 대조적입니다. 토니는 어벤져스 1,2를 함께 하며 무수한 생사의 위기를 함께 넘긴 전우인데도 말입니다. 토니의 "So was I"가 트레일러에서보다 훨씬 묵직하고 심금을 울리는 대사가 된 데에는 이런 데서 나오는 배신감이 한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야겠지요. 그 순간 캡틴 아메리카가 윈터솔져부터 시빌워 전반부까지 쌓아온 '정의'의 개념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립니다. 토니가 버키를 보는 바로 그 눈으로 스티브가 토니를 보고 있었다는 사실이 증명되어 버리는 셈이니까요. 공항 전투 직전에 '토니는 진실을 알려줘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던 것 또한 냉철한 판단이 아니라 개인적 불신의 연장선에서 나온 언동으로 전락해 버리고 맙니다. 이 시점에서 스티브가 어떤 사과를 해도 토니에게는 입에 발린 거짓으로만 들렸겠지요.

반면 토니는 처음부터 정당성이 부족한 채로 출발하는 인물입니다. 과거 군수회사였던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CEO이자 울트론의 제작자인 토니는 어벤져스 내에서 제일 과오가 많은 인물입니다. 죄책감을 덜기 위해 재산의 사회 환원에 매진하고 어벤져스에 족쇄를 채우는 일에도 앞장서 찬성합니다. 그러면서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도덕적일 수 있다'라고 자신을 변호합니다. 그리고 진상을 알아차린 스타크가 (언제나 그렇듯이 투덜대면서도) 에고를 억누르고 스스로 과오를 바로잡기 위해 나섬으로서, 이번 이야기도 스타크의 삽질역사에 한 획을 추가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짓는가 싶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가해자의 입장에서 벗어나 피해자로 전락해 버리는 순간, 토니의 자기변호는 순식간에 무너져 내립니다. 부모님의 원수를 눈앞에 둔 토니는 어찌보면 자신과 같은 처지인 버키의 입장을 이해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도, 딱히 도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함몰되면서 당위성을 잃어버립니다. 영웅으로서 자신의 힘이 '잘못된 손에 들어갈 경우'를 걱정하던 토니는, 사적인 문제가 개입되면 본인이 그 '잘못된 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이면서 스스로 추락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토니의 몰락이 스티브보다 훨씬 멋지고 감정이입도 쉽다고 생각하는데, 이상이 멀쩡히 눈에 보임에도 불구하고 닿지 못하고 자신의 인간적 한계에 발목을 잡히며 추락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공항 전투신에서 인간을 초월한 힘을 마음껏 휘두르며 장렬한 전투를 벌이던 영웅들은, 마지막 전투에 도달해서는 서로 인간으로서 주먹질을 하고 바닥을 나뒹굴며 진흙탕 개싸움으로 무너져 내리고 맙니다. 트레일러에서 보여준 캡아와 버키의 화려한 컴비네이션 플레이와 꾸준히 반격하면서도 힘에 부친 영웅처럼 무너져가는 아이언맨의 모습은 대찬 낚시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 마지막 전투에서는 사상이라는 갑주가 강제로 해제되어 버린 두 인간, 스티브와 토니만이 남아 주먹을 주고받으며 무너져 내렸을 뿐입니다. 제모는 단순히 어벤져스라는 히어로 집단을 무너뜨린 것만이 아니라,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이라는 두 영웅을 해체해 버린 겁니다. 방패를 버린 캡틴 아메리카, 아크 리액터가 망가져 버린 아이언맨 둘 다 마지막 순간에는 그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고 있었을 겁니다.



3.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지?

제작진의 영리함이 여기서도 드러나는데, 다른 요소에 불만이 있더라도 공항 전투의 액션신을 과소평가할 관객은 절대 없을 겁니다. 그거 하나만으로도 본전은 뽑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니까요. 사실 상업영화인 이상 이걸로 땡이죠 (...)
다만 각잡고 영화평을 할 경우에는 안티가 생겨날 가능성이 많아 보이기는 하는데요, 그 이유는

-1. 거대담론을 도외시하는 사소설 느낌인데, 처리 방식도 원작에 대한 반역에 가깝게 만들었다
   애초에 캡아:윈터솔저의 스토리라인이 높은 평가를 받았던 이유를 생각하면, 배신감을 느낄 만도 합니다. 거기다 원작 시빌워를 반전의 한 축으로 삼으면서, 대놓고 팬층이 두터운 원작을 바보 취급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되었죠. 캡틴도 아이언맨도 영웅다운 파국이 아닌 지극히 인간적인 파국을 맞이했으니까요. 소코비아 협정은 결국 구실일 뿐이고, 마지막에 반전과 함께 화려하게 해체되기 위해 존재했을 뿐입니다. 코믹스 원작 팬층에서는 불만이 안 나올래야 안 나올 수가 없겠죠.

-2. 캐릭터의 안정성이 사라졌다
   지금까지 솔로무비로 모아온 자본을 어벤져스로 터트리는 구조가 계속되어 온 덕분에, 마블 영화는 안심하고 캐릭터 덕질을 할 수 있는 성지였습니다. 아슬아슬해도 망가지지 않고, 갈등이 생기다가도 브로맨스로 극복하면서 캐릭터성을 보존해 올 수가 있었으니까요. 한심한 행동을 해도 기본적으로 '영웅'으로서의 선을 지킨다는 점에서 지극히 안정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선이 깨져버렸습니다. 영웅의 캐릭터는 박살나고, 비루하고 지친 스티브와 토니만이 남았습니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의 덕질을 좋아하는 소수파도 존재하겠지만 (...) 캐릭터에 대한 공감대가 사라졌다는 측면에서, 배신감 내지는 실망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커뮤니티마다 스티브파와 토니파로 나뉘어 설전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제 이들의 행동에 대한 해석도 개인마다 달라질 테니까요.
캐릭터 덕후가 아닌 일반 관객 입장에서도, 영화 속 히어로들이 가지던 당위성의 소멸은 호오가 갈리는 부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화가 기대를 배신해 버린 형국이 될 수 있으니까요.

(-3. 백인 남캐가 너무 많다
    작품이 많아지니까 구별이 안돼! 다들 처음부터 코스튬 입고 나와!)

(어째 쓰고보니 원작 시빌워하고는 방향성이 180도 다른데 결과물은 시빌워스러워져 버렸...?)



4. 결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다 좋게 좋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MCU니까요-_-
원작 코믹스와 트레일러까지 반전을 위한 낚시로 준비했다는 치밀함에는 이가 갈릴 지경이지만요 흐흐
블랙팬서의 태도와 대비가 되어 스티브와 토니가 영웅으로서 몰락해 버렸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이건 동시에 두 사람이 인간적으로 성장을 할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하기도 하거든요. 캡틴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용서를 구하는 편지를 보냈고, 토니는 캡틴이 래프트를 습격할 것임을 짐작하고도 방조했(다고 추측되)지요. 토니 쪽은 끔찍하게 외로운 처지가 되기는 했지만, 그나마 도움이 필요한 친구가 남아있고, 새 스파이디의 멘토 역할도 해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 액션이야 두말할 나위 없고, 군데군데 세계관을 묘사하는 부분도 꽤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와칸다의 SF/판타지스러움이 좀 뜬금없어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상당히 매끄럽게 어울리더군요.

+ 스파이더맨 마음에 들기는 했는데 홈커밍 나오기 전까지는 판단 유보입니다

+ 블랙팬서는 그렇다 치고 와스프&앤트맨은 줄거리를 어떻게 끌어나갈 생각이냐 마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Thanatos.OIOF7I
16/04/28 12:26
수정 아이콘
제가 관람후 보았던 그 어떠한 리뷰보다도 공감이 잘되고 제가 관림 직후 느꼈던 혼란스러움 (재미면에서야 더할나위 없었습니다만)을
제대로 풀이해 주셨네요. 추천 밖고 갑니다~!
나의규칙
16/04/28 12:2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Lainworks
16/04/28 12:31
수정 아이콘
결국 남은건 MCU 의 끔찍한 토니 스타크 학대놀이밖에 없다는 얘기가 있을 지경이니(....)
잊혀진꿈
16/04/28 12:59
수정 아이콘
최애캐의 비중 그런 관점에서만 볼게 아니고 MCU라는 큰 그림으로 볼때는 희망의 단초가 보이는 결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잊혀진꿈
16/04/28 12:59
수정 아이콘
지독하게 싸웠음에도 불구하고요.
엘에스디
16/04/28 13:03
수정 아이콘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마제카이
16/04/28 13:03
수정 아이콘
차라리 원작 시빌워 스토리를 몰랐다면 나았을 뻔 했습니다. 물론 액션은 충분히 화려하고 눈요기가 되지만.. 스토리는 물음표가 좀 지어지네요. 뭐랄까 액션버전만 올라간 뱃슈 정도까지 개인적으론 생각되네요..
16/04/28 13:11
수정 아이콘
키야... 기가 막힌 리뷰네요. 무릎을 탁 치고 갑니다.
추천드렸습니다.
영원한초보
16/04/28 13:13
수정 아이콘
클라이막스 전개는 좀 그랬죠.
세뇌당해서 나쁜 짓하고 다니는 스티브의 친구 버키를 구해주러 갔다가
알고보니 부모님의 원수 싸우자!
시빌워는 어벤져스급이 되서 윈터솔져에서 카리스마 넘쳤던 버키가 약해보이죠.
그냥 버키 빼버리고 스티브와 토니의 갈등구조를 깊이있게 풀어나갔으면 좋았을텐데요
배트맨대 슈퍼맨 보다는 이야기 전개하기가 훨씬 수월했을텐데요.
어벤져스3를 위해서 시빌워가 희생된 느낌입니다.
16/04/28 17:13
수정 아이콘
개임에서도 패드립들으면 눈이 뒤집어지는데
자기 부모가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장면을 보고 가만히 있으면 그게 더 개연성이 없지 않을까요. 버키는 캡틴과 토니의 감정선이 폭발하는 아주 중요한 장치였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캡틴은 소코비아 협약에 대한 아이언맨의 의견에 아주 크게 반발하지는 않습니다. 거의 동의할뻔 했죠. 상의 없이 완다를 구금시킨걸 알고 앞어버려서 그렇지...
영원한초보
16/04/28 17:20
수정 아이콘
개연성이 없다보다 좀 작위적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거든요
배트맨대 슈퍼맨도 영화내에서는 설정 많이 해두지만 어머니 이름 같은 건 너무 뜬금 없어 보였듯이요
시빌워는 배대슈보다는 좀 낫긴 합니다.
16/04/28 20:01
수정 아이콘
전 초반에 버키가 토니 부모님 죽인 장면, 지모가 하이드라 대원한테 토니 부모님 살해한 날짜 계속 캐고 다니는 장면들이 떡밥으로 투척되고 마지막에서 갈등을 유발하는 계기로 진상이 밝혀지는 형식이라 작위적인지는 모르겠네요.
16/04/28 13:14
수정 아이콘
저는 등록법이 협정으로 바뀌면서, 영화속에서 나중에 합류한 히어로들의 입장이 어정쩡해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초인 등록법이라면 스파이더맨 등도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소코비아 협정은 그 내용을 떠나 대상이 현 어벤져스 멤버들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나머지는 적어도 그 시점에서 협정과 무관합니다. 이들이 어느 한 쪽 진영에 합류한 명분이 뭘까요? 직접적인 상관은 없지만 오지랖을 부려 협정에 찬성 혹은 반대해서? 그런데 공항의 격투와 협정의 수호는 별로 상관 없었습니다. 그저 버키라는 범죄자를 잡느냐 놓아주느냐였지. 버키에 대해 그들이 나름의 견해를 가질만큼 충분한 정보가 주어졌을 것 같지도 않고 설령 그렇다고 해도 목숨을 잃거나 구속되는 상황을 감수해가며 뛰어들 정도까지 한쪽의 명분에 공감을 할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애초에 소코비아 협정에 이르는 과정도 설득력이 부족 합니다. 뉴욕에서는 외계인의 침략을 막았고 소코비아 또한 초월적인 존재가 인공 혜성으로 전세계를 끝장내려는 상황을 막았습니다. (스타크가, 울트론 내가 만듬, 내 잘못이었음. 이런 고백을 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 상황에서의 인명 피해를 명분으로 내세우는건 심폐소생술로 살아난 사람이 갈비뼈 부러진걸로 배상을 요구하는 것 보다 지나쳐 보입니다. 심지어 완다의 실수로 일어난 사고 또한 그들이 생물학 병기가 도심 한가운데서 작동하는걸 막지 않았다면 사망자수의 자릿수가 달라졌을 겁니다.

스타크가 진짜 통제를 원한다면, 최우선으로 비전부터 어떻게든 처리해야 했을 겁니다. 전작에서 네트워크를 장악해 핵무기를 통제할 수 있다는걸 보였던 존재인데도 스스로 언젠가 정체를 모르는 물체(마인드 스톤)에 조종될 수 있다는 상황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엘에스디
16/04/28 13:19
수정 아이콘
네 작위적이고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이 꽤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16/04/28 17:11
수정 아이콘
애초에 공항전투에서 소코비아 협정은 어벤져스의 주요 목적이 아니었어요. 지모를 막으려 시배리아로 가려는 캡틴파와 캡틴파를 붙잡아서 로스 장군의 비위를 맞춰 어밴져스 와해를 막으려는 아이언맨파의 결전이었어요
16/04/28 13:30
수정 아이콘
저는 스토리에 개연성이 없다고 전혀 느끼지 않아서 많은 사람들의 스토리에 대한 불만이 조금 당황스럽네요. 개연성 개연성 하는데 사실 개연성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다만 마지막에 버키와 캡아의 행동이 좀 문제가 있었다는것과 호크아이와 스칼렛위치의 관계를 모르시는 분들이 호크아이의 참전에 대해 의구심을 품을 수 있다는 것까진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 외에는 이념의 대립이라는 듀나의 말대로 탁상공론으로 끝낼 수 있는 얘기를 갓 빌런인 제모를 활용하여 극단적인 개인의 대립으로 전환시켰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모라는 캐릭터가 당위성이 없는 것도 아니었고요(오히려 완벽했죠). 원작에 대한 배신감인지는 모르겠지만 MCU는 코믹스가 아닙니다. 원작과 같을 필요가 전혀 없었고, 더 나아가 MCU는 자신만의 시빌워를 멋지게 표현해 내었다고 봅니다.
16/04/28 13:35
수정 아이콘
22

빌런이 정말 맘에 들었어요
엘에스디
16/04/28 13:35
수정 아이콘
제모는 확실히 역대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홀로 쓸쓸히 테러를 준비하는 생존자를 히어로 영화의 빌런으로 잘 녹여낸 것 같아요.
16/04/28 13:37
수정 아이콘
아쉬움을 나타내시는 분들 중 대부분이 원작을 잘 알고 계신 분들인 것 같더라고요.
저는 코믹스 내용 잘 몰라서 그냥 다 납득하면서 봤거든요.
그래서 뭐가 그렇게 아쉬운 건지 원작과 비교를 해놓은 글을 봤는데 그것 읽어 보니 마니아들은 아쉬울만 하긴 하더라고요.
물론 저는 코믹스에 관심 없으니 이렇게 재밌게 영화화해주니 아주 만족합니다.
엘에스디
16/04/28 13:49
수정 아이콘
원작 좋아해도 대만족인 사람도 많아요 ;_;/
16/04/28 14:59
수정 아이콘
원작 빠돌이(?)지만, 이 정도 퀄의 영화라면 만족합니다. 만화는 그간 쌓아온 것이 많았고, 그걸 영화에 다 풀 수는 없으니까요.
샨티엔아메이
16/04/28 15:04
수정 아이콘
듀나의 탁상공론얘기는 너무 뻘소리에요.
인류평화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수 틀리면 싸우는게 액션영화의 본질이죠.
16/04/28 16:42
수정 아이콘
얘네들은 수틀리면 싸우는 시정잡배가 아니라 인류를 위해 싸우는 슈퍼 히어로 이기때문에 그런거죠. 그동안 서로 생사를 걸면서 지구를 구했던 영웅들이 서로 얘기로 풀면 될일가지고 개싸움한다는건 여전히 말이 안되는거 같아요.
16/04/28 17:17
수정 아이콘
마블이 보여주려는게 애내들도 감정을 가진 '인간'이며 그로인한 불완전함을 보여주는 거 같아요. 그리고 토니의 부모님 문제는 절대 애기로 풀만한게 아닙니다.
따지고 보면 공항전투도 캡틴 쪽에서 말로 하려고 했어요. 로스 장군의 압박에 초조해진 토니가 싸움을 통해서라도 캡틴 쪽을 데리러 가려 한거구요.
샨티엔아메이
16/04/28 17:17
수정 아이콘
그 슈퍼히어로로서의 고결함을 던져버리고
각자의 개인원한/감정을 드러내는게 이번편의 맥락이라 말이죠.

애초에 아무리 슈퍼히어로물이라고해도 인류 어쩌구저쩌구는 그냥 한다리 걸쳐놓는 구실에 불과할 뿐이고
기본적은 플롯은 대부분 개인적인 복수극인것을....
16/04/28 13:35
수정 아이콘
마지막 전투씬에서는 이게 마블영화가 맞나 싶을정도로 비장함이 느껴지더라구요
보고온 친구들끼리 하루종일 캡틴아메리카 욕하는 중입니다. 완전 나쁜놈 아닙니까 정말? 크크

근데 마지막 엔딩에 블랙팬서가 갑자기 왜 캡틴아메리카와 함께 행동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캡틴 아메리카가 홧김에 방패버리고 아차싶어서 비브라늄 구할라고 와칸다 국왕한테
쌰바쌰바 했다는 설을 밀고 있긴한데 혹시 아시는 분 있을까요??
16/04/28 13:37
수정 아이콘
블랙팬서가 캡아 도와준 걸걸요?

그 빌런 잡으면서 (죽이지 않고) 한 대사 보면
잊혀진꿈
16/04/28 13:42
수정 아이콘
블랙팬서는 자기 아버지를 죽인 지모대령조차도 산 사람들에게 법의 심판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공명정대한 왕아닙니까. 눈앞에서 그대로 버키와 캡아를..특히 버키를 그냥 놔두면 아연맨한테 언제 목이 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자기가 쿨링오프 기간을 주려고 한거겠죠.
지금뭐하고있니
16/04/28 13:59
수정 아이콘
아이언맨을 약간 두둔해보자면

상찬받고 있는 블랙팬서도 처음엔 버키를 직접 자기 손으로 죽이겠다고 말했죠. 시간이 지나면서 -냉각기- 다시 이성을 찾아서 올바른 판단을 한 거구요. 거기서 사람이 버키->지모로 바뀐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겠죠. - 어차피 버키나 지모나 모르는 놈이고, 복수심은 아버지 살인으로 생긴 거니까-
반면 아이언맨은 평생 트라우마였죠-MIT강의- 그걸 너무 순식간에 진실과 마주하게 되었는데, 믿었던 친구놈은 '사실 나도 알았음' 죽일 놈의 쉐키는 '난 내가 죽인 사람 다 기억해'라고 양쪽에서 어그로를 끌면 빡칠 수밖에요. 버키가 미안하다는 의미라는 말도 있는데, 그런 긴급한 순간에(누가 봐도 폭발할 순간에) 첫 대사가 sorry가 아니란 게 이해가 안 되네요. 이걸 가지고 아이언맨의 미성숙성 따지는 게 솔직히 어처구니없습니다. 당장 버키는 무릎꿇고 빌고, 캡아도 '진짜 미안하다, sorry'가 튀어나와야 되는데 하는 대사들이 아주 그냥... 저런 식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이언맨의 반응이 똑같았을지는 모르겠네요.
아이언맨이 캡아에게 방패 니 거 아니라는 것도 중의적입니다. 내 아버지가 만든 걸 (아버지를 죽인 놈을 두둔한) 니가 들고 있는 게 싫다는 의미 - 전형적인 아이언맨까 이거나 캡아 빠의 입장- 도 있을 수 있지만, 공정성과 정의를 상징하는 그 방패가 더 이상 네게 맞지 않다는 의미로도 읽힙니다. 적어도 마지막 순간엔 아니 버키와 관련해서는 캡아의 잘못이 드러나니까요.
엘에스디
16/04/28 14:17
수정 아이콘
그렇죠. 그래서 스티브도 순순히 방패를 내려놓고 간 걸겁니다. 토니의 얼굴을 내려치기 직전에 자신의 모순을 새삼 깨닫지 않았을까 싶네요.
16/04/28 14:38
수정 아이콘
스티브는 애초부터 토니를 죽일 생각이 없었을겁니다.

아마 자신의 모순은
토니가 '넌 원래 알고 있었냐?' 며 추궁할 때 즉시 대답하지 못하고 고뇌하는 순간에
깨달았을겁니다.

'난 토니를 위해 숨긴다고 스스로를 속였던거였고, 이건 자기 기만이었구나'
라는 걸 말이죠.
16/04/29 11:31
수정 아이콘
토니 얼굴 내려치려고 하는건 처음부터 페이크라고 생각해서..
drunken.D
16/04/28 14:32
수정 아이콘
MCU에서 가장 학대받는 캐릭터 1번은 토니 스타크, 2번은 아이언맨이라고 봅니다..
카바라스
16/04/28 14:54
수정 아이콘
저는 사과를 하지 않았어야한다고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하워드가 암살당했다는걸 알리지 않은것에 대해서 사과한것이지 버키가 잘못했다고 말하지않죠. 캡틴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할테니까요. 이걸 친목질에 의한 쉴드로 보면 캡틴입장에선 약간 억울하긴할겁니다. 아마 어벤져스에서 호크아이나 헬젠조가 적을 도왔다고 질책하지않은것과 같다고 생각하겠지요. 토니에게 동정이 가는건 인지상정이고 버키를 공격한것도 이해가 가지만 그행동이 정당성을 가지고 있냐하면 회의적이에요.
지금뭐하고있니
16/04/28 15:14
수정 아이콘
호크아이의 경우 갈등이 부각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사과했으리라 봅니다. 일반적 인간삶에 비추어서도요

그리고 전 철맨에 정당성을 부여하지 않습니다 굳이 말하면 토니는 해야하지만 하기 매우 어려운 일을 하지 않은것이라면 캅아와버키는 해야하고 할수있는 일임에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도망치는것만으론 부족하고 사과를 했어야합니다. 최소한 변명이라도... 부모살해자가 부모상실자에게 해야하는 최소한이라고 보이네요. 여튼 그점에서 캡아가 비난가능성이 더높단겁니다. 캡아비난의견이 괜히 나오는게 아니죠
16/04/28 17:08
수정 아이콘
근데 전 버키가 전부 가억한다라는 말을 했을때 그 나름대로 책임을 표현한거라고 생각해서... 사실 토니 입장에서는 버키가 뭔말을 하든 죽이려고 달려들었을 거에요
vanilalmond
16/04/28 14:22
수정 아이콘
개연성 언급하시는 분들은 잘 이해가 안갑니다...대부분 영화내에서 충분히 네러티브를 풀어놓았다고 생각합니다.
drunken.D
16/04/28 14:27
수정 아이콘
좋은 리뷰 잘 보고 갑니다.

원작 시빌워를 다크 나이트 리턴즈 만큼 재미나게 봤던 사람으로서..
원작의 시빌워와 MCU의 시빌워가 궤를 달리한 것에 오히려 안도했습니다.
설명해주신 것 처럼 원작의 스토리를 가져왔다면 MCU 전반의 진중하지만 유머러스함을 잃지 않는 장점을 살릴 수 없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서사와 갈등 중심의 원작을 벗어나 MCU 특유의 캐릭터성을 강조한 시나리오가 코믹스를 보지 않은 많은 대중들에게 더 쉽고 편하게 다가갈거라는 예상입니다.

캡아와 아이언맨, 윈터솔져와 블랙팬서, 비전과 스칼렛, 호크아이와 블랙위도우, 스파이디와 앤트맨, 워머신과 팔콘
하나 하나의 캐릭터의 갈등을 한 가지 줄기에서 유기적으로 풀어낸 점만으로도 훌륭했다고 봅니다.

공항 전투야 말로 이런 캐릭터성을 액션으로 승화시킨 엄청난 씬이었죠.

여친님 몰래 스타리움 예매해놓고 재관람 예정입니다. 저에겐 올 해 최고의 영화였어요.
16/04/28 14:48
수정 아이콘
버키의 입장에서 보면 전쟁영웅이였던 반즈병장인 자신이
하이드라에 세뇌당해서 테러와 암살을 몇십년동안 하다가
하이드라가 폭망하면서 겨우 도망쳐나와서 숨어사는데,
어느날 아침 과일 사러 나갔더니 졸지에 UN 폭탄테러범 용의자가 되어있었고
모든 히어로들의 표적이 되어 영문도 모른체 도망가다가 잡힙니다.
잡힌 다음에도 생각지도 않은곳에서 세뇌당해서 원하지 않게 한바탕 난리굿을 펼치고
캡틴의 도움으로 세뇌에서 풀려난 다음에는 제모대령의 표면적 목적인
나머지 윈터솔져들을 깨우려는걸 밝히고 그걸 저지하러 나서는 캡틴을 따라가죠
착한일하러 따라 나선 시베리아에서는 과거 세뇌당했을때 했던 일중에 하나인
하워드스타크 암살이 공개되고 거기서 꼭지 돌아버린 아이어맨이 자신을 죽이려 하자
처음에는 싸울의지 없이 도망만 가다가 나중가서 진짜 죽게 생겼으니 반격합니다
그리고 강철팔 잃어버리고 일 다 수습 끝난다음에는 스스로를 못 믿겠다면서
세뇌가 풀릴 방법을 찾을때까지 스스로 냉동인간을 선택하구요

캡틴은 위의 상황이 버키가 아니라 다른 윈터솔져라도 버키처럼 세뇌당하고 누명쓴 상태였다면
이번 시빌워랑 똑같은 포지션을 취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버키에 대해 알고 그가 세뇌당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말을 믿기 때문에 좀 더 확신을 빨리 가졌겠죠

아이언맨은 소코비아 사태때 희생된 아이의 엄마를 만나고 그 결과로
소코비아 협정이라고 정부쪽 입장 가져와서 히어로들에게 족쇄를 채우고
대신 어벤져스가 움직일때 발생하는 책임을 정부에게 떠넘기는걸 선택했지만
정작 본인이 나중가서 협정이고 나발이고 다 깨고 자의적으로 움직였죠
거기에 부모님 돌아가신걸 보고 꼭지돌아서 버키 체포, 공항싸움에 이은 부모님에 대한 원수갚기로 3차싸움 시작한건 덤
물론 아이언맨 입장도 당연히 이해가 갑니다

시빌워 내에서 싸우는 사람들은 저마다 이유가 있고 딱히 틀린 이유도 아닙니다
심지어 빌런인 제모대령도 싸우는 이유가 명확하고 수긍이 가죠

원작을 그대로 담아낼거라고 생각 안했고
MCU 내에서 잘 표현해줄거라고 믿었는데 생각보다 잘 녹여낸거 같아서 전 만족했습니다

캡틴이 제일 나쁘게 보였던건 오히려 마지막이 아닌가 생각을...
어벤져스는 자기보다는 토니의 가족들이라면서...
외롭게 혼자 있지 말고 그들이랑 함께 있으라더니
토니옆에는 스킬샷도 못 맞추는 정체불명의 비전, 심영이 되어버린 워머신만 남기고

나머지 팀 캡틴 전원 데리고 도망....
심지어 아이언맨편이던 블랙팬서랑 블랙위도우까지 자기쪽으로 만들어버린...
유스티스
16/04/28 15:51
수정 아이콘
역시 각 캐릭터의 서사를 균형있게 이해하는게 제일 중요한듯.
서건창
16/04/28 16:42
수정 아이콘
저도 단순 친분 때문에 캡틴이 믿는다는 해석이나, 버키가 이해가 안 간다는 해석이 더 이해가 안 가더군요. 기본적으로 범죄자를 많이 싫어하는 나라라서 그런가 ... 저렇게 생체 실험 당해서 세뇌 당해서 한 일들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게 더 당연한거죠. 갑자기 정부의 개가 되어버린 어벤져스, 그 와중에 복수심에 불타 생포가 아닌 사살을 명령하는 독일 경찰 - 이런 상황에서 캡틴이 버키를 안 구하는 게 더 이상하죠. 그 이후에도 변호사조차 불러주지 않는 정부를 믿을 수가 있나요.

오히려 지금까지 보여준 퍼포먼스를 보고도 스티브 로저스를 신뢰하지 않는 정부나 스타크가 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로저스 말 몇 마디에 쉴드 내부에서 동료에게 총을 겨누던 미국인들은 어디로 ...
16/04/28 14:57
수정 아이콘
갈등을 깊게 만들기 위해 극중에서 너무 심하게 캡틴을 이중적인 인간으로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오울때 팀원들이 숨기는게 있어서 속상해 하거나, 토니가 말도 없이 일을 벌였다고 비난하던 모습을 보였던,
그리고 토니가 어두운면이 없는 사람을 못믿겠다니까 그냥 니가 그런 사람을 못만난거라고 응수하던 캡틴이

친구가 부모를 죽였다는걸 숨기고, 뽀록나고 나서도 몰랐다고 잡아떼기도 하고, 마지막 편지 전까지
그 모든게 사실은 토니를 위한거였다는 자기기만에 빠져있었다는 설정이 상당히 짜증나더군요

이렇게까지 기존의 모습과 다른 안좋은 부분을 드러내지 않으면 마지막 싸움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던건지...
덕분에 아이언맨이 느꼈을 배신감이나 분노를 표현하기엔 쉬웠을지 몰라도
캡틴아메리카3편 이래놓고 캡아만 잔뜩 손해본 느낌입니다.
스파이어깨기
16/04/28 15:20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아이언맨4:시빌워 같았어요.
16/04/28 16:48
수정 아이콘
그 자기기만적인 부분이 영화에서 담아내려는 캡틴 아메리카 이미지의 해체라고 생각합니다
밤톨이^^
16/04/28 15:57
수정 아이콘
윈터솔져는 버키와 스티브의 개인사에서 실드와 하이드라라는 큰 줄기로 나아갔다면, 시빌 워는 소코비아 협정이라는 큰 이념적 정치적 대립에서 버키를 놓고 토니와 스티브의 개인사로 축소되는 느낌이라 뭔가 아쉬웠던 기분입니다. 영화는 정말 재밌었는데, 솔직히 좀 사기당한 기분이었습니다. 이건 어벤져스 디스어셈블드지 시빌 워가 아니잖아.. 정작 시빌 워는 관객들이 토니파와 스티브파로 나뉘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느낌이네요.
16/04/28 17:06
수정 아이콘
잔 관객들이 시빌워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 루소 형제의 의도라고 생각해요.
영원한초보
16/04/28 16:20
수정 아이콘
캡아3의 액션 시퀀스는 상당히 훌륭하고 개그 요소도 풍부합니다.
대부분 이 점은 많은 분들이 동의할테고 본문은 이야기 흐름에 중점을 뒀으니 아쉬운 부분을 이야기하면
스토리상 전편인 어벤져스2에서 토니의 예지몽이 개연성의 중심을 잘 못잡아줬습니다.
토니는 자신이 사람들을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 전편 에오울의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에오울에서 이런 이야기를 잘 이끌어주지 못한 상태에서 시빌워로 넘어왔고
전편 이야기를 설정으로 놓고 소코비아 협정을 토니가 수락하면서 어벤져스의 내분이 일어나는 것이 자연스럽지가 않습니다.
울트론을 만든 주범으로 토니와 다른 어벤져스들이 좀 더 궁지 몰리는게 좋아 보였는데
자식 잃은 어머니의 원망 하나로는 좀 약해보였네요.
16/04/28 16:22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제작진이 일부러 논란이 나오게 잡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인피니티 워를 위해서요. 이대로 파가 갈려 쭉쭉 싸워가면서 그래 이런 상황에서 대체 어떻게 다시 합칠까 보자 이런 느낌으로 인티피니티 워를 보게 되지 않을까요?
엘에스디
16/04/28 16:24
수정 아이콘
네 분명 그럴 것 같죠 흐흐 기대중입니다. 페이즈 3가 지루하지 않을것 같아요
16/04/28 16:35
수정 아이콘
넵. 저도 후반부에 대한 글을 쓰고 싶고 한 번 더 보고 쓰자 이러고 있는데요. (아마 이 글의 결론을 따라갈 거 같지만요 '-'a) 어느 쪽으로 생각하든 다들 비슷할 거 같아요. 마침 블랙팬서와 스파이더맨이 나오니 (토니는 등장 확정이고) 캡아도 안 나올 수 없을 것이고... 페이즈 3의 길을 정한 거 같네요 @_@
말씀하신대로 원작처럼 뒷처리할수도 없는 노릇인데 과연 어떻게 할지... 어차피 같은 감독이니 생각히니뒀겠지만요
16/04/28 16:51
수정 아이콘
그리고 조금 딴 얘긴데, 마지막 장면에서 괜히 토니에게 마음이 더 가는 이유가 있더군요. 애초에 2:1인데 토니는 슈트 빼면 (맷집은 조금 센) 일반인이고 맞으면서 피해가 계속 보고되죠. 반면 캡아랑 버키는 얼마나 상처 입었는지가 딱히 안 나오죠. 헉헉대고 쓰러져도 멀쩡히 일어나는 느낌이 강하니까요. 그렇다고 제대로 나타내자면 고어가 될 테니 (...); 버키 팔이 나가긴 했지만 이것도 아크 리액터를 뽑느냐 하는 순간에 날린 거였고 강철이니까 생명에 지장이 갈리는 없었고
토니가 진짜 죽일 듯이 달려들었지만 둘은 리펄서건 아무리 맞아도 맞는구나, 아프겠구나 했고, 토니는 머리 슈트 벗겨지는 순간 설마 진짜 죽이려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엘에스디
16/04/28 17:02
수정 아이콘
아머 기능이 하나씩 정지되면서도 처절하게 달려드는게... 승산 없는 싸움은 회피하고 언제나 대책 하나쯤은 세워놓는 평소의 토니 모습이 아니었죠. 순간 울컥하더라고요 흐흐
사전투표에서 팀 캡틴 찍었는데 막 바꾸고 싶어지고...

뚜껑 벗기는 순간은 캡틴이고 정의고 다 까먹고 저거 찍는거 아냐?! 해서 조마조마했고요. 다 끝난 다음에야 캡틴이 그걸 찍을리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_=
16/04/29 01:30
수정 아이콘
네 저도 그 심정이요. 그 재수없던 토니가... 진짜 안 죽일 거 알면서도 그 순간은 놀랐었죠
16/04/28 17:05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시빌워를 보실려면 두번이상 보시는거 추천드립니다. 한번은 캡틴쪽, 한번은 토니쪽의 감정에 맞추어 영화를 보는거에요. 그 전에 캡틴 지지파 팬덤, 아이언맨 팬덤 각각의 의견을 들어보고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전 오늘 2회차를 뛰면서 시빌워가 정말 잘 만든 영화라는걸 느꼈습니다. 캡틴과 토니 어느 한쪽이 옳고 그른게 아니라 양측모두 공감이 가도록 설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최후의 격투가 처절하고 슬프게 느껴집니다. 사실 감정적인 공감은 토니쪽에 쏠리도록 연출이 되어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캡틴의 결정이 맞고 캡틴의 사연 또한 절절해요. 그렇다고 마지막 토니의 격노에 대해 왜 그러냐하고 비판할 수도 없죠. 시빌워는 이 미묘한 균형을 놀랄만큼 잘 지킨 영화라고 생각합니다.(물론 완벽하진 않지만 흠이 될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저는 첫관람은 조금 갸우뚱했지만 2회차 부터는 정말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개연성문제가 나오는게 좀 의외네요. 1회차때도 개연성에 관한 문제는 못느꼈는데.조연의 개연성 문제면 이해할 수 있지만 (호크아이라던가 블위라던가)스토리 전체가 억지스럽다던가 그런점은 못느끼겠습니다.
엘에스디
16/04/28 17:14
수정 아이콘
조만간 2회차 갈겁니다! 흐흐
16/04/28 17:23
수정 아이콘
전 에오쉴3 19화 보고 2회차 갈려구요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6/04/28 18:24
수정 아이콘
전 윈터 솔져보다 높게 치는 이유가 이번 시빌워는 재관람 요소가 매우 많다는 것에 있네요. 전 앞으로 두번은 더 볼듯요
설명충등판
16/04/29 13:46
수정 아이콘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이해 못하는 부분 중 하나가 캡틴은 1991년의 영상을 보기 전까지 버키가 토니의 양친을 죽인 사실을 '정말로' 몰랐습니다.

캡틴이 알고 있던, 그리고 숨기고 있었던 사실은 토니의 양친이 사고사가 아니라 '하이드라에게 암살당했다'는 사실 이거 하나죠.

번역 늬앙스의 탓인지, 아니면 윈터솔저를 관람 안하셨는지 꽤 많은 분들이 캡틴은 버키의 짓임을 알고있었으면서도 잡아때다 걸린 줄 알더군요;

이걸 숨겼다고 캡틴이 이중적인 사나이라고 욕을 먹어야 한다?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게다가 캡틴은 마지막에 편지로 이걸 숨긴 것 마저 자신의 잘못이라고 사과했고요.
마스터충달
16/04/30 15:51
수정 아이콘
오늘 보고 왔습니다. 쓰신 리뷰에 정말 많이 공감하고 갑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4901 [일반] 뭔가 새로운 걸 생각하기는 정말 쉽지가 않다. [6] Lupin5332 16/04/29 5332 0
64900 [일반] 리버풀 수비수 마마두 사코 도핑 양성 반응 [38] 마티치6962 16/04/29 6962 0
64899 [일반] [4.28] 김치찌개의 오늘의 메이저리그(박병호 시즌 5호 솔로 홈런) [13] 삭제됨4718 16/04/28 4718 0
64898 [일반] 5월 1일 청계광장에서 폴란드의 날 행사가 열립니다. [34] UniYuki5742 16/04/28 5742 3
64897 [일반] JTBC 대기실보면 아이오아이 예능감은 많이 아쉽네요 [78] naruto05110425 16/04/28 10425 0
64896 [일반] (스크롤) 개인적인 걸그룹 인물 암기 역사 [26] 좋아요7093 16/04/28 7093 5
64895 [일반] 훈훈한 뉴스 한편 올려봅니다. [16] 브론즈테란6990 16/04/28 6990 5
64894 [일반] 썩은 밀가루 유통업체 [35] 풍차9059 16/04/28 9059 2
64893 [일반] [KBL] 에어컨 리그의 시작! 5/1부터 시작되는 FA 프리뷰 [8] ll Apink ll3526 16/04/28 3526 0
64892 [일반] [스포주의] 캡틴 아메리카3 시빌워 감상평 [11] 삭제됨7224 16/04/28 7224 1
64891 [일반] 축구 때문에 터진 총성 [3] 이치죠 호타루5401 16/04/28 5401 10
64890 [일반] [스포만땅] 시빌워, 후반부에 대한 개인적 감상 [59] 엘에스디9018 16/04/28 9018 27
64889 [일반] 암울해 보이는 우리 경제상황 [124] ohmylove14812 16/04/28 14812 6
64888 [일반] 4월 27일 - 또다른 내전의 흔적, 모두가 조금은 불행했던 결말? [11] 잊혀진꿈4300 16/04/28 4300 1
64887 [일반] 소주 이야기 [21] 모모스201310689 16/04/28 10689 11
64886 [일반] [단편] 소실점(消失點) : 인류가 멸망한 순간 [22] 마스터충달6210 16/04/28 6210 41
64885 [일반] 혹시 어제 방배동 카페골목에 계셨던 분들 한번씩 만 봐주세요 [18] 카스트로폴리스9455 16/04/28 9455 0
64884 [일반] 홍대광/에이프릴/양다일/AOA/월간 윤종신/개리의 MV, 에디킴x이성경/I.O.I의 티저 공개 [4] 효연덕후세우실4459 16/04/28 4459 0
64883 [일반] 비가 내리고, 잠은 못들고... 우울한 밤 [1] 서큐버스2830 16/04/28 2830 0
64882 [일반] 나의 첫 차 [19] 수면왕 김수면4783 16/04/28 4783 9
64881 [일반] 성도착증-이상성욕증-에 대한 대처, 어떻게 해야 할까? [30] 이슬먹고살죠13454 16/04/28 13454 20
64880 [일반] 1 [23] 삭제됨6393 16/04/28 6393 1
64879 [일반] 시빌 워 역대 개봉일 관객 수 1위 [55] ZZeta8028 16/04/28 8028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