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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7/29 07:22:09
Name 슈퍼잡초맨
Subject [일반] 김영란법은 언정유착, 언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2012년 8월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이해충돌방지법’(김영란법)을 들고 나왔을 때 언론에선 우리나라의 고질병인 부정부패를 치유할 수 있는 법이라고 극찬을 했다.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으면, 직무관련성을 따지지 않고 처벌해야 한다.”는 게 이 법의 가장 핵심이었다. 스폰서 검사, 벤츠여검사,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불량 검사들이 모두 직무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그냥 넘어갔던 것을 이제는 처벌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이법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진 꽤많은 시간이 걸렸다. 국민권익위가 입법안을 제출했지만 정부내 ‘법조라인’에서 발목을 잡았다. 누가봐도 자신들을 타겟으로 삼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정부입법안이 나왔고 이제 국회로 넘어갔다. 국회에서도 김영란법은 뜨거운 감자였다. 가장먼저 이해충돌방지분야를 놓고 갑론을박이 일었다. 공직자의 4촌이내의 친족이 이해가 충돌되는 분야에서 근무하면 안된다는 조항이 ‘헌법상 직업의 자유’와 충돌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이 조항은 빠지고 부정청탁과 금품수수 조항만 남았다.

두 번째 뜨거운 감자는 ‘공직자’의 개념을 어디까지로 삼아야 하느냐는 것이었다. 법적 공직자의 개념은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사람’을 의미한다. 공영방송인 KBS와 국립학교 교사는 대상이 됐다. 그러자 반론이 제기된다.

“KBS는 되는데 왜 MBC·SBS는 안되는가, 조중동은? 다른 기자들은?”, “국립학교를 하면 사립학교도 해야지.”

이 때부터 언론의 보도 스탠스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우리에게 왜 그래?’라는 시각이었다. ‘과잉입법’이라는 표현도 이때부터 등장했다. 국민들은 갑자기 달라진 보도 스탠스에 ‘역시, 기레기’라고 평가했다.

영화에서 비쳐지는 언론은 부정부패의 고리에 빨대를 꽂아 빨아먹는 기생충의 모습이었다. ‘내부자들’의 “대중은 개·돼지”라고 외치던 이강희 주간, 불량검사가 뇌물로 받은 시계를 받으며 1면 톱을 써줬던 ‘부당거래’의 기자.

몇 몇 기자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겠지만, 이게 언론을 바라보는 국민 대다수의 시각이다. ‘기레기’, ‘기생충’. 요즘 기자들의 취재 관행을 보면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안다’는 말이 딱 맞다.

언론계의 언저리에 발을 놓고 있으면서 그런 현장을 많이 목격했다. 기업들의 IR을 다녀온 뒤, ‘아 여긴 선물로 뭐 주더라’, ‘여긴 이거 주던데’ 식의 품평회는 일상이다. 술자리가 끝날 때 즈음 기업의 홍보담당 임원을 불러 자연스럽게 계산시키는 풍경도 낯설지가 않다.

이런게 접대 문화라면 당연히 사라져야 한다. 기자들의 취재 관행도 바뀌어야 한다. 지금까지 술자리를 통해 친해지고 그 친분을 통해 얻은 정보가 기사거리였다면, 이제는 새로운 맥을 찾아야 한다

리영희 선생은 저서 ‘전환시대의 논리’에서 기자에게 ‘민중의 앞장을 서는 정신적 풍토’를 강조했다. 기자의 윤리의식이 민중보다 뒤쳐져서는 안된다고 했다.

안 좋은 관행이라면 뜯어 고쳐야 한다. 취재원과 친분을 쌓기 위해 꼭 좋은 술집을 갈 필요는 없다. 포장마차에서 오돌뼈에 소주 각 1병씩 마시는 게 오히려 친해지긴 좋다. 무리하게 이어졌던 2·3차를 끊어내고 그 시간을 자기 계발의 시간으로 가질 수도 있다.

몰랐던 정보를 빠르게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정작 독자들은 깊이가 있는 정보를 원한다는 걸 기자들이 알아야 한다.

김영란법의 핵심은 3·5·10이 아니다. 그 속에 담긴 정신이다. 시대적 요구다. 이 기회에 언론과 기업간의 언경유착이, 언론과 정치권과의 언정유착이 확실히 끊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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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rterback
16/07/29 07:30
수정 아이콘
지난 얼마간 김영란 반대진영 논리를 보고 있자니 나라가 부정부패로 얼마나 썩었는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악취가 모니터 너머까지 나더라고요
16/07/29 07:31
수정 아이콘
김영란법 합헌결정 만으로도 대단하지만 앞으로 이법을 잘지켜내는 것이 더 중요하겠죠
그래도 한발 나아갔구나 라고 느꼈던 어제였습니다
16/07/29 09:17
수정 아이콘
저도요. 중요한 하루였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가 중요하겠죠. 그런 한편 마지막 찬스?!인 이번 추석에 얼마나 많은 선물이 오갈까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16/07/29 10:18
수정 아이콘
이번추석이 부디 최후의만찬 이 되길~~
16/07/29 07:33
수정 아이콘
저 역시 모 언론사에 발을 걸쳐 본바로...고쳐져야 할 것이 참으로 많습니다.
[선배들이 해 먹었는데 왜 우린 안되] 라는 말을 직접 들어보니, 아직 멀었구나 싶은 느낌이었어요.
지금도 기업 홍보팀 임원, 정부부처 공보관 등이 계산하는 술 드시는 분들 알게 모르게 많이 계실겁니다.
정보를 캐는 것도 좋지만, 그 과정에 [접대] 가 들어간다면 이미 건전한 정보가 아니지요.
사실 조목조목 따져보면,
사회 전반적으로 [좋은게 좋은거지] 하며 서민들도 자행하는 불법 행위가 꽤 많습니다.
정치인,언론인등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비슷한 행위가 [권위에 따른 권한] 이 많은 자리에 올라가면 더더욱 규모가 크게 발생하는거죠.
참, 뜯어고칠 부분이 많습니다.
물론,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은 [뜯어고치기 위한 법의 강화] 인데........
이게 참 지지부진 하네요.
pgr-292513
16/07/29 07:58
수정 아이콘
뇌물주기 번거로워지게 만들기만 해줘도 만족합니다
3막1장
16/07/29 08:38
수정 아이콘
기사를 보니 누가 계산해야할지 애매한 자리에는 나가기 좀 힘들겠다라는 인터뷰를 봤는데 긍정적인 생각이 들어요
16/07/29 08:01
수정 아이콘
껄껄 그런데 제 주변에 공무원 시험 준비 하는 분은 김영란 법 때문에 공무원들 불쌍해진다고 말하네요
놀랠 노자 입니다
무무무무무무
16/07/29 08:15
수정 아이콘
아직 붙지도 않은 사람이 벌써부터 그런 소리나 하다니.... 그분 꼭 끝까지 떨어졌으면 좋겠네요. 다른 거 하시는 게 좋을 듯.
또니 소프라노
16/07/29 12:00
수정 아이콘
그분은 절대로 공직에 들어가서는 안될분이네요
자연스러운
16/07/29 08:12
수정 아이콘
빨리 시행되고, 개구멍이 보일 것이고, 그것들을 어떻게 보완해 가야 좋을까, 이게 중요한거같습니다.

아무리 법을 무시해도, 법이 있는거랑 없는건 차이가 크겠죠.
16/07/29 08:17
수정 아이콘
이런 저런 말이 있더라도 일단은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자면 기자들의 방식은 좀 더 음성화될 뿐 크게 변하지 않음 -> 정권에서 자기 말 안듣는 언론/기자만 조짐 -> 김영란법 단속을 피하기 위해(...) 정권 말 잘듣는 언론이 됨. 이런 식이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네요. 그 정도는 아닐거라 믿습니다.
Monkey D. Luffy
16/07/29 08:45
수정 아이콘
사립대 교수들이랑 대학병원 의사들은 진짜 당한 느낌 들겁니다.
-안군-
16/07/29 09:17
수정 아이콘
적어도 언론이 갑질하기는 힘들어지겠지만, 반대의 경우는 어차피 사적으로 금품이 오가는 형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근절하기 힘들 것 같네요...
16/07/29 09:31
수정 아이콘
요즘 KBS, MBC 같은데 보면 언론인이 무슨 선민 의식 따위가 있을까요?
그냥 사주의 논조대로 기사쓰고 월급받는 일개 직장인일뿐이죠....
관행이 있었다면 그 관행을 유지하기 위한 개구멍이 곧 보일거고, 언론인이 제일 앞장서서 그 구멍을 애용할겁니다.
제 주위의 기자친구들 보면 기가차는 놈들 많습니다. 허허..
모리건 앤슬랜드
16/07/29 09:38
수정 아이콘
이게 단점이 국가나 정궈차원에서 특정 조직을 압박하려고 들었을때 한없이 옥죌수 있는 가능성이있다보니...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저 법의 적용이 되는 집단도 썩어서 도려낼 부분이 많지만 휘두르는 대상도 정상이었던적이 별로 없지않습니까
포켓토이
16/07/29 12:58
수정 아이콘
이 법을 벗어나는건 너무 쉽지 않나요.. 안받으면 그만이니.
16/07/29 09:54
수정 아이콘
어떤 식으로든 구멍을 찾아서 할텐데, 점점 귀찮게 번거롭게 만드는게 중요합니다. 더럽고 치사해서 안 하고 만다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생겨날수록 이득인거죠...
즐겁게삽시다
16/07/29 09:54
수정 아이콘
다 좋은데 법이름이 너무 안좋아요;
하심군
16/07/29 10:10
수정 아이콘
사실 저 법의 이름 자체가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증오를 받는가를 보여주는 반증이죠.
스타로드
16/07/29 09:58
수정 아이콘
사립학교 교직원은 빼달라는 말이 웃긴게, 사립학교도 인건비 대부분은 국가에서 지원을 받거든요.
신분은 공무원 못지않게 보장되면서 이럴때는 공무원 아니라고 규제에서 빠질려고하네요.
아리마스
16/07/29 10:10
수정 아이콘
크크크 이권 챙길때는 사립 자기들 좋을때는 공뭔
16/07/29 14:42
수정 아이콘
공무원-사학연금 관련 부분에서의 사립학교 교직원 태도와 김영란법 관련 사립학교 교직원의 태도를 보면 사실 웃음이 나오죠.-_-;;
톰슨가젤연탄구이
16/07/29 10:22
수정 아이콘
보통 언론마다 논조가 다르지만 이 법은 한결같이 까는걸보니 좋은법 아니면 악법이라는건데, 좋은법으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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