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5/03 18:11:55
Name 솔빈
Subject [일반] 가짜뉴스에 대하여
어제 SBS에서 문재인 후보와 세월호 인양을 지연시켰다는 허위보도가 전파를 탔습니다. 이런 심각한 마타도어식 허위보도와 가짜뉴스는 비단 한국에서만 문제 되는 게 아닙니다. 지난 미국 대선 같은 경우 `프란치스코 교황, 트럼프 지지해 전 세계 놀라게 하다`는 제목의 가짜뉴스가 인터넷을 통해 96만 건이나 공유되었습니다. 실제로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트럼프도, 힐러리도 공개적으로 지지한 적이 없습니다. 교황은 가짜뉴스에 대해 `가짜 뉴스를 좇는 사람들은 똥 먹는 병에 걸린 것이나 다름없다`라며 PGR식 비판을 했습니다.

가짜뉴스는 최근 들어서 문제가 되는 게 아닙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영국과 프랑스 전쟁 막바지에 승패가 갈릴 워털루 전투를 앞두고 로스차일드 가문의 네이선은 스파이를 통해 영국이 승리한 사실을 알았지만, 영국이 패배했다는 가짜뉴스를 살포해 절망한 영국인들이 주식과 공채를 투매하자 폭락하자 주식 공채를 쓸어담아 부자가 된 사례도 있습니다. (이래서 증권가 찌라시를 조심해야 합니다)

여러 가짜뉴스 중에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큰 해악을 끼친 가짜뉴스가 있습니다.

1903년 러시아에서 출판된 `시온 장로 의정서`는 체코 프라하의 묘지에 모인 전 세계의 유대교 지도자들이 세계 정복을 계획을 폭로한다는 문서입니다. 이 문서는 그 무렵 유렵을 떠 돌던 반유대주의에 휩쓸려 전 유럽에 유대인 혐오를 더욱 부추기게 됩니다. 하지만 이 책은 프랑스 작가 모리스 졸리가 쓴 `마키아벨리와 몽테스크외의 지옥에서의 대화`라는 책을 표절해서 만든 것이 밝혀졌습니다. 그런데도 반유대주의에 젖은 사람들은 `선택적 자각`때문에 위서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많은 수구 사이트들이….)

이탈리아 기호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움베르토 에고에 의하면 시온 장로 의정서는 차르(러시아 황제)의 전제정치로 향하는 민중들의 분노를 유대인에게 돌리기 위한 공작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민중이 힘들게 사는 이유가 결국 유대인 때문이라고 조작해서 증오심을 고취해 체제에 대한 불만을 무마시키려는 전략이라고 합니다. 과거 우리나라 역시 군사정권 당시 내부의 혼란을 외부의 적에게 돌리려는 방편으로 죄 없는 사람들을 고문과 협박 회유로 간첩을 만들던 `용공조작`과 맥락이 무척 비슷합니다.

문제는 시온 장로 의정서를 히틀러가 1925년 출간한 저서 `나의 투쟁`에서 유대인 혐오를 시온 장로 의정서를 내세워 정당화한 것입니다. 이 문서가 허위 사실이라는 반론이야말로 진실을 감추려는 의도니 의서라는 주장은 결국 가장 훌륭한 증거라는 `완전체`논리를 펼칩니다. 이에 반유대주의자인 미국의 자동차 왕이라고 부르고 노동자를 컨베이어 벨트 지옥으로 몰아넣은 헨리 포드 역시 진위와 상관없이 당시 상황과 맞아 떨어진다며 50만 부를 제작해 배포합니다. 시온 장로의 의정서는 반유대인 정서에 기폭제가 되어 나치의 유대인 학살의 정당화 수단으로 쓰였습니다.

매 선거철마다, 국가가 혼란스러울 때마다 SNS와 각종 찌라시를 통해 유포되는 가짜뉴스로 사회는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진실을 밝히는 검증도 네거티브로 몰릴 수도 네거티브를 진실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유포하는 사람들 때문에 사람들이 본인의 소중한 생각과 철학이 탁하게 물들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교황님 말 대로 똥은 싸도 먹는 병에 걸리진 말아야죠.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마스터충달
17/05/03 18:25
수정 아이콘
소위 분란 유저를 두고 어그로네 아니네 말이 많죠. 소수 의견이라는 이유로 어그로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것만은 확실하게 어그로라고 규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있습니다. 그게 가짜뉴스 혹은 흑색선전 이라 불리우는 [거짓말]입니다. 사실 PGR에서 거짓뉴스를 생산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이건 빼박 어그로죠) 대부분 다른 곳에서 들은 거짓말을 확대, 재생산 할 뿐이죠. 이 때 거짓임을 간파당하고 난 뒤의 태도를 보면 어그로인지 아닌지 구분이 갑니다. 장판파를 펼치거나, 아님 말고를 시전한다면? 어그로죠.

개인적으로 어그로라는 것에 나름 관심이 있습니다. 규정하기는 애매하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뭐랄까 연구 의욕을 자극하는 대상이랄까요? 그 어그로를 확실히 골라낼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요즘 이슈가 되는 "가짜 뉴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17/05/03 18:35
수정 아이콘
프로이트에 의하면 사회적 자아 즉 초자아는 윤리적 규범들, 정의의 원칙들, 인간다운 삶이라는 가치 원리의 지배를 받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미성숙한 인간'들은 이러한 지배를 억압으로만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그러다 그 억압이 반발하는 힘을 비축하다가 마침내 어느 계기와 기회를 받아 그 반발력이 터져 나올때, 그 주체는 그 분출로 인해 극도의 쾌감이 선사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어그로들은 어그로를 끌어 욕 먹으면 쾌락을 느끼는 '미성숙한 인간'이 라고 보면 됩니다.
마스터충달
17/05/03 18:45
수정 아이콘
음... 말씀하신 결론은 동의합니다만, 저는 프로이트는 믿지 않아서요 ^^;;; 이거 참 아이러니 하네요. 흐흐.
17/05/03 18:46
수정 아이콘
고장난 시계도 두번은 맞잖아요 크
17/05/03 18:33
수정 아이콘
정작 본문에서 언급하는 로스차일드 가의 워털루 전투 정보조작설도 꽤 유명한 가짜뉴스입니다. 역사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반유태주의 진영이 워털루 전투가 끝나고 수십년이나 지나서 퍼뜨린 음모론이었다는 것이 밝혀졌지요.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이원복 씨 등이 넙죽 믿어버리는 바람에 이게 진짜였다는 등 헛소문이 퍼졌더군요.)

이와 관련한 B. Cathcart 교수의 기고문입니다.
http://www.independent.co.uk/news/uk/home-news/the-rothschild-libel-why-has-it-taken-200-years-for-an-anti-semitic-slur-that-emerged-from-the-10216101.html

본문의 논지에야 십분 공감합니다만 가짜뉴스를 경계하는 본문이 정작 가짜뉴스를 논거로 인용하면, 뭐랄까, 감상을 말하기 어렵네요.
17/05/03 18:35
수정 아이콘
가짜뉴스에 지탄하는 글에 가짜뉴스를 인용했군요. 이런 수 많은 책들이.. 다 속았어...
마스터충달
17/05/03 18:45
수정 아이콘
으잉? 이게 가짜였다니;; 덜덜;;
아점화한틱
17/05/03 19:13
수정 아이콘
덜덜... 마치 5살 어린아이가 '산타클로스는 없어!'라고 팩트폭행당하는 느낌입니다 지금...
유스티스
17/05/03 19:20
수정 아이콘
와우!
17/05/03 19:28
수정 아이콘
제가 알기로는 [로스타일드 가의 정보원을 통해 워털루 전투의 승리를 영국정부의 공식발표보다 먼저 알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도 로스타일드가 워털루 전투의 승부를 알고 있을거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행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공식발표가 있기 전에 로스차일드가 주식을 매도하자 패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너도나도 주식을 싼값에 팔아버리자 로스차일드는 뒤에서 몰래 그 주식들을 모두 사들였기 때문에 나중에 승리했다는 공식발표가 있고나서 비싼값에 주식을 되팔아서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였는데..

가짜뉴스와는 좀 다른 방식의 속임수를 통해서라고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 가짜뉴스를 퍼뜨려서였나요?
그렇다면 진실은 어떤건가요? (영어가 짧아서 링크글을 해석하기에는....)
와일드볼트
17/05/04 03:46
수정 아이콘
해당 링크 글에 따르면 해당 일화 자체가 반유대주의자의 조작이라네요.
아예 그당시 네이선 로스차일드는 워털루나 벨기에 근처에도 없어서 런던 은행으로 비둘기 전보를 보내거나 하는것도 불가능 했고,
해당 일화 자체가 실제로 로스차일드 생전에 있었던 이야기가 아니라 네이선 로스차일드가 죽은지 10년이나 지난 이후에 Georges Dairnvaell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뿌린 정치적 찌라시(political pamphlet)에서 기원한 이야기라고 하네요.
17/05/04 09:47
수정 아이콘
와~ 찌라시의 후폭풍이 대단하네요. 여지껏 당연히 진짜라고 믿었는데.... 댓글 감사합니다.
사악군
17/05/03 18:47
수정 아이콘
그런데 sbs뉴스가 가짜뉴스에 들어가나요?
그 내용이 사실이라는게 절대 아니고, 가짜뉴스라는 분류가 진짜 언론사가 낸 기사를 포함하는 개념이냐는 겁니다. 저는 언론사가 낸것처럼 뉴스형태를 위조해 만든 유언비어를 가짜뉴스라고 지칭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 sbs뉴스는 sbs에서 진짜 방송한 뉴스인데 보통 전에는 이런 기사는 허위보도라고 하고 가짜뉴스ㅡ페이크뉴스는 뉴스인척 하는 거짓선전을 일컫는 말이라고 생각했거든요.
17/05/03 18:52
수정 아이콘
오보라 바꾸는게 좋겠네요. 의견 감사합니다.
개미핥기
17/05/03 20:23
수정 아이콘
'오보'도 적절하지는 않은 표현 같습니다. 최근 문제가 된 sbs 보도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성 있는 것 같던데요. 하지도 않은 인터뷰를 근거로 드는 건 단순 실수로 보기 어려우니까요. 사악군 님이 제시하신 '허위보도'가 더 맞는 것 같습니다.
휘끼휘끼
17/05/03 19:08
수정 아이콘
신탁통치 오보사건이 떠오르는 하루입니다.
그리고 가짜뉴스라니 너무 순화된 표현같네요.
요사이 도는것들은 날조뉴스 정도가 맞는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17/05/03 19:10
수정 아이콘
가짜뉴스를 경계해도 가짜뉴스에 휘말리지 않는건 어려운일인가 봅니다.
17/05/04 07:39
수정 아이콘
가짜뉴스와 오보는 아얘 다른 개념이죠.
허위보도냐 오보냐는 가치의 차이지만 이번 sbs건은 가짜뉴스는 아닙니다.
17/05/04 08:05
수정 아이콘
http://m.blog.naver.com/moonjaein2/220997689068

sbs 보도를 문재인 후보측에서 가짜뉴스라고 말하고 있습니디ㆍ.
17/05/04 11:29
수정 아이콘
문재인 후보가 가짜뉴스라고 말하는게 중요한게 아니죠. 해당 기사는 뉴스가 맞습니다. 가짜가 아니고요.
그게 사실관계가 틀렸다 혹은 방향이 잘못 보도되었다의 측면이지 뉴스가 아닌게 아닌거지요.
17/05/04 12:06
수정 아이콘
예, 그럼 뭐라 호칭하는게 좋을까요?
해리포터
17/05/04 13:19
수정 아이콘
가짜뉴스가 맞기는 한건가요? 아니 애초에 가짜라면 기사 받아온 기자하고 인터뷰 내용을 가지고 체크하는 데스크도 문제고 그걸 콜한 윗선도 문제라는건데. 가짜뉴스 하나 내자고 이렇게까지 했다는거 이상하자나요. 그것도 한국3대 방송이라는3곳중에 하나라는곳이.
17/05/04 13:24
수정 아이콘
sbs에서 잘못 인정하고 잘못된 보도라고 사과문과 방송했는데요.
해리포터
17/05/04 16:25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말입니다. 잘못을 인정할 방송을 그것도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문제를 팩트도 없이 올렸다는게 이해가 안가서 하는 소리입니다.
진짜를 올리고 압력으로 인해 내리고 사과했다는게 더 그럴듯해 보여서요. 그것도 이상하기는 한데 뭐가더 그럴듯 하냐 하면 후자인지라.
뭐가 진짜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더욱 혼란만 가중될듯 합니다.

이런거 안 휘둘릴려면 오늘 바로 투표하러 가야겠어요.
17/05/04 17:16
수정 아이콘
뭐 이명박근혜 정권아래 수 없이 일어난 비상식적인 일들이 얼마나 많았나 생각하면
17/05/04 13:49
수정 아이콘
가짜뉴스랑 오보는 고의성을 두고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이 구분을 관심법이 아닌 이상에는 스브스기자 및 데스크의 의중을 아직 알 수는 없으니 조심스럽네요.
저열한 정치공작같은 심증은 넘치지만 아직 팩트는 없으니깐요..
-안군-
17/05/04 17:36
수정 아이콘
아니 교황님 스카톨로지는 병이 아니라.. 읍읍;;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1677 [일반] 인간의 기억 [48] JUFAFA8577 17/05/05 8577 5
71675 [일반] 소년의 다짐 [4] Eternity4611 17/05/05 4611 10
71673 [일반] 델타항공에서도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34] 드림11172 17/05/05 11172 2
71670 [일반] 선관위를 믿어도 될까? [114] 달과바다12571 17/05/05 12571 46
71669 [일반] 캬..우리의 위메이드가 또 한건 이슈화가 되겠군요.. [19] 오구오구마시따13174 17/05/04 13174 1
71668 [일반] 러시아는 유럽인가 아시아인가? [33] aurelius26634 17/05/04 26634 4
71667 [일반] 5월 5일자로 발효될 규정 개정 사항들입니다. [5] 유스티스11347 17/05/04 11347 4
71666 [일반] 배우 심영의 실제 목소리 [7] 비타에듀7422 17/05/04 7422 1
71665 [일반] 세상을 살아가는 두 가지 기준...? [8] nexon4499 17/05/04 4499 0
71664 [일반] 단편소설 '신발끈'(모난조각) 치열하게3325 17/05/04 3325 1
71663 [일반] "지금이 더 힘들어?…그때 취직 얘기 해줄까" .TXT [44] 아라가키12612 17/05/04 12612 1
71662 [일반] 피아노 연습 3일차... For River [19] 랜슬롯5581 17/05/04 5581 3
71658 [일반] 가짜뉴스에 대하여 [27] 솔빈8419 17/05/03 8419 2
71657 [일반] 중국, 학자 2만명 동원해 '중국판 위키백과' 만든다 [62] 군디츠마라10281 17/05/03 10281 1
71656 [일반] 43살 아재가 빠진 신인 그룹 K.A.R.D [31] 퀘이샤9471 17/05/03 9471 1
71655 [일반] [스포없음]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 간단 소감평 [53] Manchester United9095 17/05/03 9095 1
71654 [일반] 인공지능이 인류를 정복하진 않을거 같습니다 [62] Dunn11011 17/05/03 11011 5
71653 [일반] 일본 칸사이 여행기 - 1 (사진 다수, 데이터 주의) [15] 스타슈터6763 17/05/03 6763 4
71652 [일반] AI로 인해 은하영웅전설과 엔더스 게임은 일어나지 않을 이야기가 되 버렸습니다. [67] 미사쯔모10674 17/05/03 10674 4
71651 [일반] 최근 20년간 인구가 가장 많이 증가한 국가 Top10 [15] 김치찌개7635 17/05/03 7635 6
71650 [일반] 러시아 상페테르부르크 여행 후기 [30] 삭제됨8399 17/05/03 8399 8
71649 [일반] 청나라 황제 강희제의 '호기심 천국' [22] 신불해11454 17/05/03 11454 28
71648 [일반] 조지 오웰 [동물 농장] [1] 솔빈3335 17/05/03 3335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