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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5/05 18:42:35
Name 솔빈
Subject [일반] 허언증에 대한 고찰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듣다 보면 가끔 같은 얘기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과거 속 자신에 위치는 점점 승격한다. 처음에는 어느 조직에 똘마니였다면, 다음번에는 행동대장으로 격상한다. 급기야 조직에 보스위치까지 올라간다. 이젠 신화 속 메두사 머리를 벤 페르세우스가 되어있다. 처음 듣는 사람이라면 그럴싸한 얘기에 호응을 한다. 그렇지만, 그 얘기를 수없이 듣던 사람은 날로 늘어가는 뼈와 살에 코웃음만 나올 뿐이다.  

거짓말하는 사람은 머리가 좋고 기억력이 좋아야 한다. 그래야 전에 했던 얘기를 불러내 다시 말할때 오류나 허점이 없다. 하지만 사람의 기억력은 완벽하지 않기에 언젠가는 오류와 허점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여기에 딴죽을 걸어 거짓말을 난도질하고 싶은 충동을 종종 느낀다.

저마다 자신 삶에 있어 결코 주변인이 아니라 주인공이다. 그러기에 비록 평범하기 그지없고 굴곡 없는 삶이라 할지라도 남에게는 누구보다 빛나는 주인공이 되고 싶다. 그 욕망이 과거를 미화시키고 점점 거짓말이 붙어 나오는 미담만이 나올 뿐이다. 그럼 그 환상 속에 과거를 거짓이라고 봐야 할까?

어쩌면 거짓을 말하는 현실이 자신이 되고 싶어 했던 영웅신화 속 주인공이 아닐까? 이미 지나간 과거를 현실에 대입하다 보면 그 말하던 주인공이 이제 자신이 되어 버린 것 일수 있다. 그렇기에 이제 거짓과 진실의 경계는 모호해졌다.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진실인지 중요치 않다. 신화 속 주인공이 되어버린 자신을 만끽하며 주인공처럼 행동한다면, 이제 그는 그 신화 속 페르세우스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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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년행보관
17/05/05 18:49
수정 아이콘
이기적유전자에 따르면 무리에서 버림받지않게 자신의 역할를 과장하는 진화심학적 심리가 다들 있다고 하죠.
어떤 유전형질은 남의공을 자기공으로 으스대는놈도있고 반대로 자기 희생이 취미인 형질도있고..
17/05/06 13:31
수정 아이콘
아, 저도 그 책 읽었는데 기억나네요. 결국 이타적 유전자가 승리할거라는 결론이였나요?
17/05/05 22:27
수정 아이콘
"하루에 2시간정도씩 영어단어 외우다보니까 850정도 나오더라" 하던 친구가 생각나네요. 정작 나중엔 자기가 거짓말했던걸 까먹었는지 자긴 토익점수 없다고....크크크크
순박자봉
17/05/06 01:43
수정 아이콘
만료되서 없을 수도..
17/05/06 03:11
수정 아이콘
유지기간이 2년 아닌가요? 1년사이에 점수가 없어졌더라구요 흐흐
17/05/06 11:35
수정 아이콘
2년인가요?
대학교에서 학점으로 쳐주는건 1년이라 2년인줄도 몰랐네요 -_-;
pppppppppp
17/05/06 02:52
수정 아이콘
하루에 2시간씩 외우면 850이상도 나오지 않나요?
17/05/06 13:33
수정 아이콘
크크크 본적이 없는데 구라치다 뽀록 낫군요
17/05/06 10:13
수정 아이콘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허언증 종자들은 머리가 나쁩니다.. 본인이 했던 소리를 기억을 못하고 딴 허언을 내뱉으니 문제가 되죠
17/05/06 13:34
수정 아이콘
그렇죠. 치밀하지 못하죠. 그래서 가끔은 허술한 거짓말은 벗기고 싶을 때가 있어요
보통블빠
17/05/06 10:51
수정 아이콘
허언증보다 거짓말쟁이가 더 무섭습니다. 적어도 거짓말 쟁이들은 뱉은 말은 기억하고 그 패턴대로 다시 거짓말을 만드니까요....
17/05/06 13:35
수정 아이콘
거짓말쟁이들이 사기꾼이 되는거 겠죠?
17/05/06 11:09
수정 아이콘
거짓말을 하면 그 거짓말을 덮기 위해 또 다른 거짓말을 해야 하죠.
17/05/06 13:36
수정 아이콘
그쵸, 그러다 설계를 잘못하면 모든게 다 발각되는 경우를 인터넷에선 자주 보죠. 한 말들이 다 저장 되어 있으니
rollercoaster
17/05/06 13:15
수정 아이콘
글쓴분에게는 딴얘기 해서 죄송합니다만... 이글 보고 생각 난건데 제가 현실에서 아는분이 인터넷 사이트 여기저기에(피지알 포함) 본인 신분을 과장해서? 잘난사람인 척, 대단한 사람인 양 하고 다니는데 이게 진짜 꼴보기싫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뭐 당연히 저한테 피해가는건 아니니까 그런가보다 하고 말지만..볼때마다 가소로워서요 크크...
17/05/06 13:37
수정 아이콘
크크 냅두세요. 그렇게라도 허울뿐인 자존감을 세워야, 현실을 살아가죠.
60일기다림
17/05/06 14:45
수정 아이콘
광안리서 수영하다 돌고래 등에 올라타고 놀았다는 친구가 있었는데 모모급 상상력에 인기가 아주 좋았네요
17/05/06 15:02
수정 아이콘
https://www.youtube.com/watch?v=8Hh-0lcSoJ0

혹시 친구분이 이분???
17/05/06 15:29
수정 아이콘
거짓말이라는게 들이는 노력에 비해 효과가 엄청나다보니 인간 사회에서
이를 품위있게 활용하는게 권장될 정도가 되어 버렸는데,
반대로 거짓말을 파악하는 스킬도 사회와 함께 발전하지 않았나요?
나이들면서 사람들 많이 상대하다보니 쟤가 저런 구라를 치는구나 본능적으로 느낄때가 많은데
글쓴이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7/05/06 15:37
수정 아이콘
사회생활하다보면 허세라고 부르는 허풍은 저 역시 어느정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가령 연애 한 두번 밖에 못했지만 여러번 했다고 부풀리는 것 처럼요. 요새 다양한 정보 매체의 발달로 왠만한 거짓말은 금방 거짓말 납니다. 개인 사생활 정도만이 부풀릴수 있죠. 그것도 sns를 통하면 발각 될 수도 있고요. 다만 위에 덧글에 60일기다림님의 사례 처럼 광안리에서 돌고래를 타고 놀았다는 비상식적인 구라를 치는 사람들은 웃기기만 하죠. 그런데 그런 사람들 말 듣고 반론하면, 돌아오는건 저에 대한 미움뿐이라 요새는 예~예 거리고 한번씩 호응해주는 선에 그칩니다. 그냥 들어주는 편이 나중에 떡하나라도 주니까요.
17/05/06 19:52
수정 아이콘
기본적으로 인간, 특히 저라는 사람의 기억 자체가 심각하게 왜곡되어 있더군요.

제 기억엔 15년 전 분명 깡패를 만나서 깡패와 치고받고 싸운 당당한 고등학생이 저였는데, 그때 같이 있었던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그냥 일방적으로 맞다가 지나가던 아저씨 덕분에 살아났다고...;;

똑같은 상황과 사건에 대해서도 본인들이 자라온 환경, 타고난 습성 같은 것에 따라 보는 것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그리고 최근 투표용지 사건처럼 인간의 기억 자체가 왜곡되기도 하기에 사실 진짜 진실이 뭔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에게 허풍은 조금이나마 누구라도 다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왜곡된 기억이든, 주관적인 기억이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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