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11/10 23:45:38
Name Roger
Subject [일반] [토요일 밤, 좋은 음악 하나]에픽하이-낙화


문득 어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힙합 씬의 새로운 흐름인 '이모 랩'이 가진 정서는 내가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던 에픽하이와 타블로의 음악과 상당히 닮아있다는 것이죠. 물론 에픽하이나 타블로가 이모 랩의 선구자였다는 주장은 아닙니다. 그러나 자신의 우울감과 좌절감을 노래하는 정서가 두드러진다는 점, 그리고 방향성은 다르지만 타 장르와의 결합을 통한 '얼터너티브' 형식은 나름대로 공통점이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흐를수록 갈수록 내게 좋아지는 곡인 에픽하이의 '낙화'를 소개하려 합니다.

전 에픽하이의 5집을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앨범으로 주저없이 꼽습니다. 이 앨범을 통해 역사학도, 사회학도를 꿈꿨던 한 전형적인 문과형 중학생은 음악의 길로 미끄러지기 시작했으니까요. 사실 제가 음악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에픽하이의 앨범은 1집이고, 제가 들은 모든 뮤지션의 엘범 중 최고로 꼽는 것은 카녜 웨스트의 my beautiful twisted fantasy 입니다만, 그와는 별개로 저라는 한 인간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엘범이라면 5집을 주저없이 꼽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이 5집에서 낙화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 되어가는군요. '내 꿈은 하늘을 걷는 난장이의 꿈'이라는 말에서 시작해서 '내 꿈은 사랑하는 사람의 작은 속삭임에, 미소를 짓는 귀머거리의 꿈'이라는 이 모순적인 문장의 나열은 왜 시간이 흐를수록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지. 어쩌면 모든 '꿈을 꾸는 사람'들이 가지는 공통적인 우울감과 좌절감을 포착하는 데에 타블로라는 뮤지션의 진가가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최근의 트렌드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문학적'인 '한국' 힙합을 듣고 싶은 사람이라면 추천드립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절름발이이리
18/11/10 23:59
수정 아이콘
낙화 좋지요.
本田 仁美
18/11/11 00:12
수정 아이콘
저는 에픽하이는 6집 이전과 이후로 나눕니다.
6집 이후에도 노래는 좋은데 아 이렇게 사람이 변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잘 안듣게 되더라구요.
BetterThanYesterday
18/11/11 01:05
수정 아이콘
저도 타블로의 가사가 제 유년시절을 채우고 있습니다..

저는 좀 더 정치적이고 우울한 가사들에 빠지긴 했지만...
타케우치 미유
18/11/11 01:14
수정 아이콘
낙화 좋죠.
5집에서 한 곡 더 꼽으라고 한다면 [연필깎이]을 꼽고 싶네요.

이외에 최근들어서 다시 와닫는 곡이 4집의 [Still life].
세크리
18/11/11 02:11
수정 아이콘
5집 많이 들었는데 저도 연필깍이가 제일 좋더라고요.
18/11/11 03:22
수정 아이콘
연필깍이 좋죠. 저도 낙화 다음으로 좋아하는 곡입니다.
18/11/11 01:24
수정 아이콘
낙화좋죠... 5집 앨범자체가 참 좋더라구요.
4집에 푹빠지고 5~6집은 좀 약하지 않나 생각했는데 나중에 들을수록 더 좋더라는...
낙화 연필깎이 당신의조각들 등등...
18/11/11 03:23
수정 아이콘
4집은 한국 힙합사에 꼽을 만한 명반이라서 거기에 비교하는 건 가혹하긴 하죠 크크 참고로 전 본문에도 언급했지만 1집을 제일 선호합니다. 지금은 주식을 컷하시고 계신 제이유의 프로듀싱 역량이 만땅으로 발휘된 앨범이라서요.
김성수
18/11/11 01:34
수정 아이콘
낙화 좋아요. 5집도 좋지만 저도 1집 너무 좋아합니다~~!
고등학생 때 그렇게 듣고 지금 다시 들어봐도 역시 1집이네요.
로제타
18/11/11 01:49
수정 아이콘
와 노래 좋아요.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픽하이
18/11/11 02:26
수정 아이콘
추천드리고갑니다
우릴랜드침엽림
18/11/11 03:17
수정 아이콘
사실 이모 힙합의 우울감은 타블로나 에픽하이의 그것과 비교했을 때 좀 더 유치한 우울감이죠 크크. 십대들의 우울감을 해소해주던 이모 락이 락 씬의 전체적인 몰락 이후 사라졌다가 힙합으로 성형하고 나타난 게 이모 힙합이니...우지나 릴 핍이나 트리피 레드나 뭐 대단한 상실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죠 그냥 여자랑 헤어진 이야기 크크.
LaStrada
18/11/11 05:16
수정 아이콘
에픽하이 5집은 들으면 들을수록 좋은 것 같습니다. 특히 후반부에 낙화-우산-당신의 조각들로 이어지는 라인이 정말 좋아요.
유자농원
18/11/11 18:33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그렇습니다 오홍홍
18/11/11 09:58
수정 아이콘
9집의 개화도 추천드립니다
김가네
18/11/11 16:38
수정 아이콘
솔직히 에픽 7~9집은 에픽 1~6집에 죽어따 깨내도 못비벼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8832 [일반] 한 달간 추리소설을 읽으며 - 우부메의 여름 (스포) [36] 잠잘까8180 18/11/12 8180 5
78831 [일반] 캐나다에서 난리난 동급생 괴롭힘 사건 [83] swear17778 18/11/11 17778 12
78830 [일반] 인디언이 꾸던 악몽은 백인이 아니라 한국인이었을까 [41] Farce16505 18/11/11 16505 25
78829 [일반] 40대 대기업 퇴사자들의 1차사 살아남기-2부-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 알간? [39] 미사모쯔16151 18/11/11 16151 43
78828 [일반] 나름 오랜 퀸팬으로서 써보는 보헤미안 랩소디 관람후기(스포 有, 정확지 않은 잡지식 有, 추억 有) [31] 존레논8786 18/11/11 8786 8
78827 [일반] [토요일 밤, 좋은 음악 하나]에픽하이-낙화 [16] Roger4929 18/11/10 4929 7
78826 [일반] 근력, 또는 근력운동과 정치성향 사이의 상관관계 [95] 킬고어12782 18/11/10 12782 7
78825 [일반] 여성의 병역의무 수행에 대하여 [226] 절름발이이리13616 18/11/10 13616 27
78824 [일반] 한국 어떻게 생각하세요?? [120] 사진첩11346 18/11/10 11346 3
78823 [일반] '36개월ㆍ교정시설 합숙' 대체복무안 사실상 확정 [204] 라플비14957 18/11/10 14957 7
78822 [일반] 12시간제 VS 24시간제 [25] 모아16259 18/11/10 16259 0
78821 [일반] 정치성향테스트 두개 돌려봤습니다. [41] 레슬매니아8297 18/11/10 8297 0
78820 [일반] 미국 2018년 중간선거 리뷰 그리고 2020년 선거 프리뷰 #2 [57] Bulbasaur10243 18/11/10 10243 14
78819 [일반] 캘리포니아 술집 총기난사 사건 피해자 어머니의 메세지 [51] 及時雨13412 18/11/09 13412 9
78818 [일반] 낙하산 인사로 지목된 코레일 유통 이사 문팬 전회장의 글(펌) [112] 치열하게16958 18/11/09 16958 21
78817 [일반] 음주운전 뺑소니 피해자 윤창호 사망 [31] 미스포츈10516 18/11/09 10516 5
78816 [일반] [뉴스 모음] No.210. 양승태 대법원. 어느 나라 대법원이었는지... 외 [4] The xian7181 18/11/09 7181 23
78814 [일반] 컬링팀 팀킴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하여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78] Lahmpard12694 18/11/09 12694 4
78813 [일반] 드디어 미루고 미루던 강사법이 시행됩니다. [167] 삭제됨14051 18/11/09 14051 17
78811 [일반] 자유한국당 비대위 전원책 해촉 [82] 불타는펭귄13612 18/11/09 13612 2
78810 [일반] 김동연, 장하성 동시교체 -> 홍남기, 김수현 [117] 홍승식15722 18/11/09 15722 1
78809 [일반]  갤럭시 기어쓰던 사람의 애플워치4 사용기 [53] 아타락시아112952 18/11/09 12952 4
78808 [일반] 북미,어느쪽이 먼저 양보해야할까? [26] 고통은없나7895 18/11/09 7895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