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이어서 일몰망치군단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사실 두 편으로 끊으려 했습니다. 어떤 분이 중편은 언제 올리냐고 여쭈셔서, 요새 대세는 트릴로지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부족한 저를 깨우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번 글은 다 보셨으리라 믿고, 대뜸 이어갑니다.
여왕 아무르타트의 이소 이후 마무리작업만 남았나 싶은 때에 애벌레를 공격하는 듯한(!) 모습이 보여 깜짝 놀랐습니다. 스트레스가 심할 경우 여왕이 알을 죄다 씹어드시는 일은 들어본 적이 있는데 뜬금없이 워커들이 그래서... 자세히 보니, 애벌레가 아니라 고치 같습니다. 아마도 곧 태어날 워커를 위해서 고치를 찢어주려는 언니들의 몸부림인 듯 합니다. 시스터액트죠. 급박한 이 시기에도 탄생을 위해 힘을 쏟는 생명의 신비는 개뿔 일단 이사부터 좀 가서 하지, 바빠죽겠는데 -_-
미크로스 엘리시온에는 아직 일부 워커 및 솔져, 그리고 황금망치요새로 채 옮기지 못한 일부 알이 남아있습니다. 문제는 지금이 이소 개시 후 벌써 6시간 이상 지나 해가 질 시점이라는 것이죠. 게으르고 성질도 급한 집사는 슬슬 사악한 마음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이윽고 해가 졌습니다. 일몰망치군단의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얘들도 일몰의 자식입니다. 일몰과 함께 비로소 힘을 얻는 녀석들이죠. 강대한 왕국이라고 하지만 망치단도 결국 저의 플루온제국에서는 봉신국에 지나지 않습니다. 태양이 지지 않는 제국의 위엄을 미크로스 엘리시온에 증거할 때가 왔습니다.
"개미들이여, 일어나라! 슬픔을 분노로 바꾸어, 일어나라, 개미들이여! 플루온은, 제군의 힘을 원한다! 지크!!!! 플루온!!!!!!!"
제너럴 일렉트릭에서 제작한 대 암흑 최종결전병기 엔진스탠드형 솔라레이를 가동합니다. 저 조그마한 눈에 보이는 모든 곳을 가득 메우는 빛의 거대한 무게 앞에서 과연 가녀린 외골격의 일몰망치전사들은 버텨낼 수 있을까요. 훗, 저는 그리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국의 거대한 위엄 앞에 무릎꿇는 겁니다. 일몰망치전사들이여...
그러나, 개미의 의지는 생각보다 강력했습니다. 솔라레이의 강대한 위력에 끝까지 저항한 것은 최강의 여왕도, 강대한 솔져도 아닌 평범한 여덟마리의 워커였습니다. 이미 밤이 깊어 이소 개시 후 9시간이 경과한 상황... 저는 이 마지막 여덟의 반역자(Traitorous Eight)를 리스펙트해주기로 했습니다. 일몰망치군단에게 주어질 영토, 새로 꾸며진 아웃월드는 '페어차일드 사막'으로 명명될 것입니다.
여덟마리 워커를 노예선으로 납치, 강제로 이주시키고서야 11시간에 걸친 길고 긴 이소는 마무리되었습니다. 황금망치요새와 새로운 영토 페어차일드 사막을 연결해줌으로써 일몰망치군단의 이소작업을 마쳤습니다. 긴 시간 이소 과정에서 지치고 시달렸을 일몰망치 전사들을 위해 임시 보급소를 차려 곤충젤리와 밀웜을 급여했습니다.
황금망치요새는 개폐식 돔 사육장입니다. 역쒸 돔 사육장이다. 뚜껑을 열면 여왕을 비롯하여 알과 애벌레, 와카와 솔쟈들의 섕섕한 움직임을 눈앞에서 관찰할 쑤있다 마 이렇게 볼 쑤 있겠스요. 구석지향성의 녀석들은 벌써 각 방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페어차일드 사막에도 첫 정탐병이 등장했군요. (어디에 있을까요? 크크) 개인적으로는 저 첫 정탐병이 여덟의 반역자 중 하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구분할 도리가 없지요... 그러니 그냥 그들 중 하나라고 우길랍니다. 저 첫 정탐병은 이 영지의 이름을 붙인 솔라레이의 대적자, 제국의 공적 제1호 여덟의 반역자 중 하나입니다...!! 아시겠지요? 개미 이소시키는 게 얼마나 힘들고 미치는 일인지.
황금망치요새 내부를 보니, 진입로마다 가장 덩치 큰 친위대가 배치되어 있는 곳이 있더군요. 그리고 알과 워커들이 바글바글 몰려서 덮여있는 곳. 바로 이곳이 아무르타트의 처소입니다. 총으로 쏘면 아무르타트가 제일 늦게 죽을 게 확실한 대형을 갖추고 있군요. 바닥에 송송 뚫려있는 것이 바로 습기가 올라오는 구멍입니다. 습기가 들어오기 시작하면, 아무르타트는 다른 곳으로 처소를 옮길 것입니다. 소래포구의 검은 창도 습기에 노출되면 녹슬게 마련이지요. 왕개미속에 속하는 일몰망치군단, 불꽃심장부족, 침묵의 밤 교단은 모두 습기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적정량의 습도는 유지해줘야 하니 그 밸런스를 찾는 것이 개미집사로서 가장 델리케이트한 개미크로컨트롤 중 하나입니다.
심야에 마무리된 작업으로 인해, 더 이상의 촬영은 없었습니다. 그냥 뚜껑 닫고 먹고 쉬어라 이것들아라고 봉인했습니다.
자, 그런데... 페어차일드 사막에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최강의 군단이라는 일몰망치군단의 실제 전투는...?!!
커쥬아마걸~ 다음 이시간에 뵙겠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