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09/10 01:35:33
Name boslex
File #1 IMG_1279.jpeg (2.19 MB), Download : 68
File #2 IMG_1282.jpeg (2.83 MB), Download : 12
Subject [일반] 서울에 왔습니다 그리고 자가 격리중입니다 (잡설) (수정됨)




와이프와 함께 서울에 왔습니다. 매년 2번 오는 서울행인데 금년엔 코로나때문에 많이 생경한 경험을 했습니다.

보스톤에서 출발하는데 온라인 체크인이 안되고 무조건 게이트 에이전트에게 가라고 해서 가보니 확실히 전보다 프로세스가 길더군요. 중미로 가는 나라들 승객들한테는 아마 코로나 테스트 음성 확인을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국행도 출발전 48시간 코로나 테스트 결과 음성이 있어야 한다는 "루머"가 있어서 검사결과도 프린트해서 가지고 갔는데, 안물어보고 안보더군요. 그리고 달라스 가는 비행기는 꽉 차서 갔고, 가는 내내 마스크 쓰고 있으라고 계속 방송하더군요.

달라스에 도착해서 게이트 나오는데 어떤분이 제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계십니다. 그래서 갔더니...저랑 제 와이프를 서울행 비행기가 있는 게이트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하네요...괜찮다고 사양을 해도 꼭 타라고 해서 공항안에서 보는 주로 노약자분들 타는 카트에 둘이서 뻘쭘하게 타고 갔습니다. 가면서 하는 말이 앞으로 아메리칸의 Concier Key 랑 Executive Platinum, First Class 승객들은 이렇게 트랜스퍼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속으로..아메리칸이 급하긴 급한 모양이군..이라 생각해습니다. 이제야 로얄 커스터머들 귀한줄 알았나..

서울행 비행기(787-8)를 탔는데...비지니스 클라스엔 승객이라고 볼 사람들은 저와 와이프, 그리고 딱 4명이 더 있더군요. 그리고 게이트에서 봤을때도 사람들이 별로 많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비행내내 승무원이 와서 뭐 필요한거 없냐고 물어보는데..일년전에 아메리칸타고 서울갈때 그냥 드러누워 있으면 아무 신경안쓰고 심드렁하게 지나가던 그 승무원들이 맞나했습니다...그리고 사무장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얼마전에 달라스출발 나리타행 비행기엔 딱 4명 태우고 갔답니다. 그리고 자기는 37년 일했는데 요즘 잡 없어질까봐 무섭다고 하네요. 비행내내 저희 부부를 신경써주시는게 고마워서 이름물어보고 커스터머 케어 팀에 "쿠도스" 이메일 보내주겠다고 하니 엄청 좋아하십니다.  9.11 때나 그 이후에도 비행기 한산할때 타 봤지만, 요즘처럼 "공기수송"하는 비행기는 처음 봅니다. 하긴 저부터도 2월말 시카고 학회가 마지막으로 모든 계획되었던 출장, 여행들이 죄다 취소 되었지요. 그러니 제 아메리칸 어카운트에는 환불된 티켓들만 있네요.

인천도착하니 말로만 듣던 K-방역을 직접 겪게되었습니다. 뭐 이런 저런 폼에 사인하고, 열도 재고, 앱은 미리 폰에 인스톨했는데 또 확인하고 등등...그리고 입국심사에서 미국에서도 한번도 안 가봤던 "세컨더리" 입국심사를 인천에서 받았네요. 외국국적자가 2주간 자가격리하려 한국에 친족이 있다는 증명을 하여야해서, 몇년전에 상속시에 필요해서 뽑아놨던 가족관계 증명서로 서울에 모친이 계심과 함께 여행하는 와이프가 와이프라는걸 증명하고, 난 후에야 나올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인천공항이 이렇게 텅텅빈걸 보는게 이번이 처음이네요.

일요일부터 서울 도심에 구해놓은 에어비엔비에서 자가 격리중입니다. 그동안 동네 보건소에 가서 코로나 검사 또 받고, 검사결과가 음성인데도 2주동안 꼼짝말라는게 좀 넌센스이긴 한데 뭐 룰이 그러니 어쩔수 없죠. 피할수 없음 즐겨야죠. 앞으로 격리 끝날때까지 회사일 하면서 이리뒹굴 저리뒹굴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음식은 배달해서 먹는데, 머무는 집이 북촌 골목길 꼭대기라 배달 오시는 분들이 찾지를 못하시네요. 첫날엔 피곤해서 디비 잤더니 제 셀폰에 "2시간동안 움직임이 없어서 담당 공무원에게 연락이 갔습니다" 라는 메세지가 있더라구요. 이젠 잘때도 주머니에 셀폰 넣고 자야겠습니다. 하하

자가격리하며 바라보는 서울은 예전의 공기좋고 하늘이 파란 서울입니다. 마침 오자마자 태풍때문에 비도 많이 오고, 그러니 공기도 좋고. 옆에는 군 부대가 있어서 아침마다 군인들이 점호하는 소리, 전방을 향해 함성발사 등등 옛날 군대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정취도 있어 좋습니다.

회사일 때문에 안자고 깨있는 시간에 써봤습니다. 모두들 이 불편한 시기를 잘 극복하시고 행복하시길.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LAOFFICE
20/09/10 02:02
수정 아이콘
어찌보면 Covid 19이 미국 비행업계 서비스의 개선을 야기할 수도 있겠네요. 잔잔한 글 잘 읽었습니다!
20/09/10 17:46
수정 아이콘
네 서비스 개선..일단 좀 두고봐야죠..서비스라는 디엔에이가 없는 사람들이 변할수 있을까요, 하하.
엘에이 가면 연락드려보려고 했는데 출장 취소되면서 못갔습니다. 건강히 잘 지내시고 언제 한번 뵈요!
LAOFFICE
20/09/11 09:57
수정 아이콘
Money 디엔에이가 있어서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하하. LA 오시면 편하게 커피 한잔 하시죠. boslex님도 건강히 잘 지내시구요. 한국여행 잘 다녀오시고, 다음에 기회되면 뵙겠습니다. 꾸벅.
The Normal One
20/09/10 02:02
수정 아이콘
코로나가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지 이런글도 편안한 일상글처럼 읽히는군요.
2주 격리가 말이 2주지 많이 불편하실텐데 별일없이 지나가길 바랍니다.
20/09/10 17:47
수정 아이콘
네 피할수 없음 즐겨야 하듯이 이리뒹굴 저리뒹굴 하면서 지냅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Janzisuka
20/09/10 02:28
수정 아이콘
2시간 움직임 없..덜덜
진짜 다들 고생이시군요 잘 지나가서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20/09/10 17:47
수정 아이콘
댓글 감사합니다.
배주현
20/09/10 02:30
수정 아이콘
저도 자가격리중입니다. 학교 교직원인데 학생이 코로나 확진이 되어서 그 날 일했던 모든 교직원이 검사받고, 접촉했던 선생님, 사회복무요원, 교직원은 자가격리들어갔습니다.

오랜만에 낮잠을 잤더니... 저도 같은 메세지가 오더군요 "움직임이 감지되지않아서 담당자에게 연락이 갔습니다" ...
20/09/10 17:48
수정 아이콘
네 동병상련...저도 자는 시간이 아주 맘대로 입니다. 하하. 어제 드디어 담당 공무원께서 전화 주셔서 통화했습니다. 힘내세요!
20/09/10 03:40
수정 아이콘
심심하시다면 연재글좀 흐흐흐
20/09/10 17:49
수정 아이콘
네 그렇잖아도 몇몇 가벼운 주제로 써볼까 합니다. 기다려주세요!
20/09/10 07:40
수정 아이콘
반대로
"2시간동안 움직임이 없어서 담당 공무원에게 연락이 갔습니다 라는 메세지가 있더라구요"
라는 부분에서 뭔가 안심이 되는건 왜 인지.

이번엔 정말 큰 불로 번질 줄 알았던 광화문 집회 트롤도
어느정도 잡아가고 있는 것 같고
방역 만큼은 정말 잘하고 있는 것 같네요.
20/09/10 17:50
수정 아이콘
네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 인상 깊어요. 다 이런일들도 미래엔 추억이 되겠죠.
한걸음
20/09/10 08:41
수정 아이콘
저도 2일에 보스톤에서 귀국했습니다. 대한항공 직항이었어서 개선된(?) 서비스는 못 느끼긴 했지만, K-방역은 절실히 느끼고 있네요.
이제 절반정도 지났는데, 미국에서도 거의 자가격리 비슷한 생활을 해와서 엄청 불편하거나 그러진 않아 다행입니다. 오히려 자가격리 끝나고 출근하는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네요.
20/09/10 17:52
수정 아이콘
오 동향 분이시군요! 반갑습니다. 저도 3월초부터 가택연금이라고 말하는 재택근무상태여서 이리 지내는게 그리 힘들진 않네요. 힘내세요!
한걸음
20/09/10 18:19
수정 아이콘
사실 1월 말부터 방문 학생으로 보스톤 갔다가 그만....
무엇이든존버하세요
20/09/10 09:49
수정 아이콘
편한 일상 글인데 이젠 이 생활이 일상이구나.. 싶네요 흑흑
글 잘 읽었습니다!
20/09/10 17:53
수정 아이콘
네 댓글 감사합니다!
주우운
20/09/10 12:33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하게 입국해서 며칠째 삼성동에 있는 에어비앤비에서 자가격리중입니다. 서울에 있을때는 광화문 주위에 묵는게 좋은데, 이번에는 배달의 편리성을 위해 대로변 빌딩에 묵고 있는데 좋은 선택이었던거 같습니다. 자가격리중; 문앞에 놓고 가주세요가 제 기사님께 메세지네요.

저는 도착 시간이 저녁때쯤이라서 그날은 먼저 숙소에 갔다가, 코로나 검사를 3일 이내에 하면 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다음날 보건소에 물어볼 때 어떻게 가면 되냐고 했더니 방역택시를 타거나 (서울에 한 200대 있다는군요), 아니면 걸어오라고. 옳다쿠나 마스크 쓰고 걸어갔다 왔죠. 아 물론 도중에 다른데 들린 곳은 없습니다.
20/09/10 17:59
수정 아이콘
네 저도 에어비엔비 고를때 일부러 마당있는 집을 찾았는데...언덕 골목길 끝이라서....음식배달하면 아주 골치아프네요. 저희도 일요일 오후에 도착해서 보건소에 연락하니, 월요일은 태풍이라 오지 말고 화요일에 오라하더군요. 저희는 어차피 골목길에 차도 못오고 해서 걸어가기로 하고, 와이프와 서울 북촌길/청와대 앞길/와이프 어릴때 살던집 거쳐서 걸어갔다 왔습니다. 건강히 잘 지내세요!
주우운
20/09/20 10:44
수정 아이콘
오늘 저는 자가격리 해제입니다. 마찬가지시죠? 서울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다 가시길. Can't wait to get out!
20/09/20 11:10
수정 아이콘
네 저도 오늘 정오가 격리해제 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님도 마찬가지로 즐겁게 지내다 가세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8038 [일반] 출생 재고를 위한 방안의 코끼리, 혼외출산 [92] 어강됴리12883 20/09/10 12883 13
88037 [일반] [일상글] 인생의 두번째 확장팩 준비기 [39] Hammuzzi8088 20/09/10 8088 8
88035 [정치] 국민의 힘 저출산대책위원회 "초등 전일제 학교 도입" 제안 [160] 프리템포12180 20/09/10 12180 0
88034 [일반] [시사] 바이든의 당선은 중국 입장에서 재앙입니다 [63] aurelius15166 20/09/10 15166 9
88032 [일반] 저는 근육병을 지닌 대기업 회사원입니다. [21] 내년에반드시결혼14062 20/09/10 14062 50
88031 [일반] 서울에 왔습니다 그리고 자가 격리중입니다 (잡설) [22] boslex8273 20/09/10 8273 12
88029 [정치] 전공의가 대부분 복귀하며 파업이 일단락 된 것 같습니다. [208] 길갈17825 20/09/09 17825 0
88028 [일반] [하소연]간단한 한풀이를 하고 싶어서 글을 올립니다. [20] 용자마스터9334 20/09/09 9334 3
88027 [정치] 당정, 13세 이상 국민에 월 2만원 통신비 지원 추진 [115] 와칸나이15802 20/09/09 15802 0
88026 [정치] '여행에 미치다' 조준기 대표, 병원에서 사망 [75] 류지나19457 20/09/09 19457 0
88025 [일반] 비타민 D 와 Covid-19 감염 [37] 아난11807 20/09/09 11807 1
88024 [정치] 공무원 주택대출이 1000억을 돌파했습니다 [78] Leeka13893 20/09/09 13893 0
88023 [정치] 홍남기 “3억 떨어졌다”던 마래푸, 알고보니 ‘친족간 거래’ [96] 미뉴잇13169 20/09/09 13169 0
88022 [일반] 군대의 쉬쉬하고 넘어가기 [27] 미고띠8320 20/09/09 8320 4
88021 [정치] 카투사 예비역이 보는 추미애 아들 사건 [302] 왕십리독수리22620 20/09/09 22620 0
88020 [일반] 군생활 할때 응급환자 나온 이야기. [21] 공기청정기7611 20/09/09 7611 6
88019 [정치] 한탄바이러스로 인한 한 병사의 죽음 [124] 여왕의심복15570 20/09/09 15570 1
88018 [일반] 신목동 파라곤 청약 커트라인이 나왔습니다. [43] Leeka12511 20/09/09 12511 0
88017 [일반] 코로나發 ‘상가 수난시대’… 석달새 서울 2만곳 문 닫았다 [77] 청자켓15733 20/09/09 15733 0
88016 [일반] 겪고 들었던 당황스러운 현장들. [44] 공기청정기11946 20/09/09 11946 3
88015 [일반] 나의 반려묘가 너의 아이보다 소중하다 [312] 박수갈채18565 20/09/08 18565 36
88014 [정치] 야당 대표 연설이 포털메인에 뜨자....카카오 들어오라 [195] 니가가라하와��22308 20/09/08 22308 0
88013 [일반] 리얼돌 수입 관련 사법부 판결 근황 [147] 와칸나이22301 20/09/08 22301 4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