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과 삼성전자의 예를 들어 우량주 장투가 왜 어려운지 알아봤습니다.
간단히 얘기하면 중간에 수시로 찾아오는 -20%, -30%, -50%, -70%, 심지어 -94.4% (아마존...)에 이르는 수없는 대폭락을 견뎌야 하고, 대폭락 후 원금회복까지 말도 안 되게 긴 세월을 견뎌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의 17년 존버...)
정말 그럴까요? 그렇다면 워렌 버핏도 좋아한다는 가치주 장투의 경우는 어떤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성장주보다는 확실히 좀 더 편하게 장투할 수 있을까요?
한 번 기업별로 보겠습니다.
(단순주가로 보면 후기로 갈수록 상승폭이 큰 것처럼 왜곡되므로, 밑에 Log scale의 주가곡선을 추가했습니다.)
1. COCA-COLA (1962년 데이터부터 적용)
kotor wallpaper2012년까지만 해도 전 세계 기업 브랜드 가치 항상 1위를 달리던 코카콜라입니다.
1892년에 설립되어 130년동안 전세계 음료수 부동의 1위를 달리는 음료이며 전 세계인 중에 코카콜라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사람의 입맛은 잘 변하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릴 때 마신 코카콜라를 죽을 때까지 마시기 때문에 고객충성도로만 보면 그깟 애플 따위로 만들어 버리는 기업입니다.
지난 60년간 코카콜라의 연평균 주가 상승률은 9.5%라는 아주 괜찮은 수치입니다.
60년 전에 비해 주가가 229배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코카콜라도 수도 없이 많은 주가의 폭락을 견뎌내야 합니다.
(기간이 너무 길어 -20% 폭락은 수도 없으니 -30% 이상의 폭락만 기록하겠습니다.)
1차 오일쇼크 때인 1974-10-04 전고점 대비 -69.1%의 폭락을 기록합니다. 그리고 이 폭락은 1978년 2차 오일쇼크 때까지도 계속 회복되지 못하고 7년이 지난 1985-11-06이 되어서야 겨우 전고점을 회복합니다.
잠시 한숨 돌리나 싶더니 1988-02-05 -31.9%의 폭락을 맞이합니다.
이후 미친듯이 상승하던 코카콜라의 주가는 IT bubble 전인 1998-07-14 고점을 형성한 후 IT bubble의 막바지었던 2003-03-10까지 -57.9%의 폭락을 합니다. 그리고 IT bubble 폭락을 벗어나지 못하고 다시 한 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이하였고, 이후로도 한참 동안이나 헤어나오지 못한 채로 거의 18년이 지난 2016-02-25이 되어서야 전고점을 회복합니다.
그리고 2020-03-23 코로나 때 -37.5% 기록합니다.
다만 평균적으로 3%의 배당금을 주기 때문에 (1998 전고점에서는 8.7%에 이르는 배당금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냥 은행예금이라 생각하고 존버할 수 있는 원동력은 있었습니다.
2. NIKE
1980년 필 나이트에 의해 설립된 나이키는 명실상부한 전 세계 스포츠 브랜드 1위 기업입니다.
코카콜라와 함께 항상 전 세계 기업 브랜드 가치 순위에 오르는 기업이며, 아주아주 높은 고객충성도를 가진 기업입니다.
지난 41년간 나이키의 연평균 주가 상승률은 17.9%라는 놀라운 수치입니다.
41년 전에 비해 주가가 874배나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주가폭락에 예외는 없습니다.
1982-12-08 고점을 형성한 후 1984-11-19까지 나이키의 주가는 -75.2%로 수직낙하합니다. (1/4토막!!!)
그런데 나이키의 주가에는 아주아주 중요한 인물이 한 명 있는데...
바로 역사상 최고의 농구선수인 마이클 조던입니다.
당시 컨버스가 주름잡고 있던 농구화 시장에서 1985년 나이키는 이제 NBA 신인이었지만 관객들을 사로잡는 화려한 플레이로 최고의 인기를 얻은 마이클 조던을 모델로 농구화를 만들어 내었고, 이것이 나이키 역사상 아니 스포츠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작품인 '에어조던'의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나이키는 성공가도를 달렸고, 1988-09-09 주가는 6년만에 전고점을 회복합니다.
에어조던의 지속적인 성공과 함께 주가는 폭발적으로 상승합니다.
하지만 1993년 마이클 조던의 1차 은퇴와 함께 나이키의 주가는 다시 곤두박질칩니다.
1993-09-29 나이키의 주가는 7개월만에 전고점 대비 -49.5%나 폭락합니다. (반토막)
NBA 정규시즌의 막바지었던 1995-03-18 마이클 조던이 다시 시카고 불스에 복귀한다는 뉴스가 뜨면서 나이키의 주가는 다시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불과 4개월 후인 1995-07-25에 나이키의 주가는 전고점을 회복하고 이후 미친듯이 상승합니다.
1997-02-26부터 나이키의 주가는 조금씩 하락하였지만 1998년 마이클 조던의 2차 은퇴 후 곤두박질치고 이후 IT bubble까지 겹치면서 2000-03-10에는 전고점 대비 -65.4%의 폭락을 기록합니다. 이 폭락은 7년 후인 2004-03-09 에야 회복됩니다.
2008-11-20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37.8%
2020-03-23 코로나 때는 -40%를 기록합니다.
평균적으로 1% 정도의 배당금을 줬습니다.
3. WALMART
ratatouille wallpaper미국 마트체인 1위의 월마트입니다. 한 10여년 전만 해도 세계시총 1위를 찍은 적도 있던 기업입니다.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위기가 있기도 했지만 마트를 가지 않고 살 수는 없습니다.
지난 50년간 월마트의 연평균 주가 상승률은 16.9%라는 놀라운 수치입니다.
50년 전에 비해 주가가 2,248배나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주가폭락에 예외는 없습니다.
1974년 1차 오일쇼크로 주가가 전고점 대비 무려 -77.1%를 기록합니다. (1/4토막)
1978년 2차 오일쇼크때는 -29.6%
1984-02-08에는 -31.9%를 기록합니다.
1987-12-03에는 -50.6%
1990-10-10 -30.7%
1996-01-18 -43.4%
그리고 IT bubble 이었던 1999-12-27 고점을 찍고 2000-10-27까지 -37.7%가 하락합니다. 그리고 주가가 회복되기도 전에 다시 또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이합니다. 13년이 지난 2012-06-29이 되어서야 겨우 전고점을 회복합니다.
2015-11-13 -37.6%
대신 코로나 시기에는 의의로 선방하여 -14.2%!!! 밖에 하락하지 않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합니다.
수십년간 평균적으로 2% 정도의 배당금을 줬고, 최근 배당률은 약 1.5% 정도입니다.
4. JOHNSON & JOHNSON (1962년 데이터부터)
JNJ는 1886년에 설립된 세계 최고의 제약회사인 동시에 클린 앤 클리어, 뉴트로지나, 아큐브, 리스테린, 타이레놀, 지르텍, 반창고 등등 우리가 매일같이 쓰는 의약품과 필수소비재들을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지난 60년간 존슨 앤 존슨의 연평균 주가 상승률은 11.7%라는 훌륭한 수치입니다.
60년 전에 비해 주가가 775배나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주가폭락에 예외는 없습니다.
1962-10-23 -43.1%
1966-10-05 -30.1%
1972-11-01 고점 이후 1차 오일쇼크를 맞고 미처 헤어나오기도 전에 다시 한 번 2차 오일쇼크를 연달아 맞으면서 1977-05-11에는 전고점 대비 -52.5% 폭락합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1982-08-25이 되어서야 전고점을 회복합니다. 이후에도,
1984-07-19 -44.7%
1987-10-26 -35.2%
1994-04-06 -36.8%의 하락을 맞았으며
IT bubble 이었던 2002-07-19 전고점 대비 -36.1%의 하락,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9-03-03에 또 다시 -34%의 하락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코로나 시기에는 -27.8%로 선방(?)합니다.
지금까지 나온 기업 중 전고점 대비 하락율은 가장 낮은 기업입니다. (-52.5%...)
수십년간 평균적으로 2% 정도의 배당금을 줬고, 최근 배당률은 약 2.5% 정도입니다.
5. MCDONALD
이 회사가 왜 안 나오나 하신 분들이 있을 겁니다. 코카콜라, 나이키와 더불어 브랜드 가치하면 항상 빠지지 않는, 서브웨이, 스타벅스와 함께 전 세계에 가장 많은 매장을 가진 패스트푸드점입니다.
지난 55년간 맥도널드의 연평균 주가 상승률은 13.2%라는 훌륭한 수치입니다.
60년 전에 비해 주가가 988배나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주가폭락에 예외는 없습니다.
1966-10-06 창립 3개월만에 -45.7%의 폭락을 기록하고,
1968-05-07 고점 이후 1969-07-02에는 주가가 -77.5% 폭락을 합니다. (1/4.5토막!!!)
1973-01-18 고점 이후 1974-10-24 또 다시 -72.3% 폭락.
1987-10-19 -40.3%
1990-09-24 -33.4%
그리고 IT bubble이었던 1999-03-05 고점 이후 2003-03-12까지 -74.4% 폭락. 8년 후인 2007-04-13에야 전고점을 회복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는 의외로 -22.9%밖에 하락하지 않고,
코로나인 2020-03-23에 마지막으로 -38% 하락합니다.
수십년간 평균적인 배당률은 2% 정도입니다.
번외. LG 생활건강
그렇다면 우리 나라에는 이렇게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기업이 과연 있을까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빼고)
사실 찾기가 매우매우매우 힘듭니다... 2000년 시가총액 상위 10위 기업이
1. 삼성전자
2. SK 텔레콤
3. KT
4. 한국전력
5. POSCO
6. KT & G
7. 기아차
8. 현대차
9. 삼성전기
10. 삼성증권
입니다. ㅠㅠ.................
그나마 필수소비재에서 하나 찾는다면 2001년 LG 화학에서 분사된 LG 생활건강이 20년간 장기 우상향하는 기업입니다.
지난 21년간 LG 생활건강의 연평균 주가 상승률은 23.6%라는 어마어마한 수치입니다. (동기간 삼성전자 압도)
21년 전에 비해 주가가 69.9배나 증가했습니다!!!
다만 2003-03-17 전고점 대비 -56.6%를 기록하였고,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8-12-05 -40.9%
2013-09-02 -28.1%
2016-11-24 -37.3%
코로나 때인 2020-03-23에도 -28% 밖에(?!) 하락하지 않는 위엄을 보여줍니다.
그러다 2021-11-30 -40.5% 다시 하락합니다.
총 6차례 정도의 위기가 있었으나 한국기업답게 가장 오랫동안 고점에 물린 기간이 2002-03-19 ~ 2005-08-01의 2년 5개월 정도입니다.
20여년간 평균적인 배당률은 0.7~0.8% 정도입니다.
결론
현재의 빅테크, 기술주 만큼의 주가상승은 아니지만 필수소비재 우량가치주에 투자하여 수십년간 존버했다면 아주 뛰어난 성과를 쌓았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1. 이러한 가치주들도 빅테크 기업 못지 않은 대폭락 시기와 10년이 넘는 존버를 견뎌내야 할 수 있다. (코카콜라 18년...)
(다만 배당이 있기 때문에 은행 예금이라 생각하고 버티는 게 좀 더 쉬울 수 있음)
2. 아무리 고객의 충성도가 높은 먹고, 마시고, 입고, 바르는 필수소비재라 하더라도 대폭락 시기에는 예외없이 대폭락을 맞이한다. (정도의 차이일 뿐 오일쇼크, IT bubble,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를 버텨낸 기업은 없다.)
3. 수십년간 투자한다면 -20% 정도는 애교이고, -30% 정도는 필수이며 -50%, -60%까지는 참아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자산배분과 리밸런싱이라는 무기가 있지만 여기서 다룰 내용은 아니므로 여기까지만 쓰겠습니다.
다들 올 한 해 훌륭한 수익을 거두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