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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10/30 21:53:08
Name 신불해
출처 녹정기
Subject [서브컬쳐] 45년 전에 나이 50살 다 되어가던 무협 작가가 쓰던 글.txt




*****


"착한 공주님, 제발 부탁이니 저를 놓아 주세요. 소계자는 공주님의 분부를 받들어 무공을 겨루겠습니다."


공주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나는 싸우는 건 싫고 때리는 게 좋더라."


그녀는 침대 밑에서 한 자루의  채찍을 꺼내더니 위소보의 벌거벗은 몸뚱어리를 십여 번이나 철썩, 철썩, 소리가 나도록 후려쳤다. 위소보는 너무나 아파서 큰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공주는 웃으며 말했다.


"많이 아파? 나는 아파하면 아파할수록 재미있더라. 너는 죽은 척하려고? 그렇다면  너의 배를 세 번 비수로 찔러 보겠다. 네가 정말 죽었다면 움직이지 않겠지."



김용, 『녹정기』 中 

***** 





멀쩡한 공주인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사람 잡아다 묶어서 괴롭히며 아파하는 모습 보면서 즐거워하고 남자 주인공 배를 갈라 보겠다고 협박하는 극변태 사이코 히로인.




그리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서 역으로 똑같이 복수를 하게 되자...







****

"계 패륵, 아무쪼록 소신을  용서해 주세요. 언짢으면 채찍질로 소신을 한 차례 매질을 하셔도 좋아요."


위소보는 말했다.


"물론이지. 신나게 패주지 않고는 내 가슴에 맺힌 한을 풀기 어려울 것이다."


그는 촛대를 내려놓고 채찍으로 그녀의 몸을 갈기기 시작했다. 공주는 나직이 부르짖었다.


"아야,아야!"


그런데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앵두 같은 입술에 웃음을 머금고는 말할 수 없이 기분좋은 듯한 표정이 아닌가? 위소보는 욕을 했다.


"천한 것아! 뭐가 그리 좋으냐?"


공주는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했다.


"나는....이 노예는 비천한 년이에요. 계 패륵께서는 아무쪼록 더 힘껏 때려주세요. 아야아!"



김용, 『녹정기』 中

******






사람을 묶어놓고 때리면서 희열을 느끼는 극 사디스트인 공주에게 복수해서 역으로 두들겨 패니 각성해서 좋다고 더 떄려달라고 하는 히로인.








4--071115_4.jpg



우리나라로 치면 의열단이 일제에 항거하던 시절 태어나서


10월 유신(1972년) 벌어질 무렵이 


이미 나이 50살 다 되었던(48세) 영감님이 쓴 글..... (녹정기 1972년 완결)









보통 엄청 예전 무협 소설 읽어 보면 여성 캐릭터 패턴은 


'말 수가 적고 이 세상 사람 아닌듯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미모의 여인'


'매우 활발하고 말괄량이 같은 여자얘' 



딱 이 두가지 패턴이 거의 전부 대부분에 딱 그 시대에 그 시절 그 연배 사람들이 썻다는, 소위 말하는 '아재 냄새' 가 진하게 느껴지는데




김용 소설 여자 캐릭터들 보면 가지각색 수많은 패턴의 등장인물에 이게 무협소설인지 라이트노벨인지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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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rd Be Goja
18/10/30 21:56
수정 아이콘
정작 본인은 무협지쓴거 그다지 자랑거리로 안내세우더군요... 남들은 거의 일생의 역작급인걸 열개넘게 써놓고...
유행끝남
18/10/30 23:33
수정 아이콘
코난도일: 이해합니다
18/10/30 21:57
수정 아이콘
아얏! 아얏! 아파요 ㅜㅜ 너무 세게 때리진 말아주세요. 그렇다고 너무 약하게 때리지도 말구요
18/10/30 21:57
수정 아이콘
비슷비슷한 여캐 패턴을 답습하는 기존 무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윤지평을 끼얹겠습니다
18/10/30 22:01
수정 아이콘
요즘 일본 라노베에서 그런일 있었으면
책 능지처참 화형식 각종것들 SNS인증 올라왔겠네요
18/10/30 22:08
수정 아이콘
비처녀 히로인 (속성 : 순수)

칸나기 사태만 봐도 ;;
하우두유두
18/10/30 22:04
수정 아이콘
내 나이 12살때 저거 책 대여점에서 저거 빌려 보다가 빡쳐서 책던졌다가 대여점 아줌마한케 혼났어요 ㅠ
18/10/30 22:13
수정 아이콘
이게 그 네토라레잉가 하는 그거냐
cienbuss
18/10/30 23:23
수정 아이콘
NTR 히로인인데도 덕후들에게도 안 까이는 인기 많은 히로인...
그리움 그 뒤
18/10/30 22:01
수정 아이콘
천룡팔부 소봉 처제인 아자도 비슷한 새디스트..
물론 사부인 성숙노괴 탓도 있지만요.
NoGainNoPain
18/10/30 22:15
수정 아이콘
아자는 새디스트라기 보다는 그냥 사이코패스...
폰독수리
18/10/30 22:06
수정 아이콘
소용녀가 일본 모에코드의 조상격이죠.
한없는바람
18/10/30 22:06
수정 아이콘
여자 발에 그토록 환장하던 절대고수 장무기....
뽀롱뽀롱
18/10/30 22:13
수정 아이콘
서브컬쳐 여주인공 속성은 모두 김노사가 써놓은 케릭의 변주에 지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지고지순부터 얀데레까지 놓친게 없죠
NoGainNoPain
18/10/30 22:14
수정 아이콘
작중에서 건녕공주의 마조기행도 충분히 기억에 남는 것이었지만 젤 충격적인건 오삼계 아들 고자로 만들어 버린겁니다.
콰트로치즈와퍼
18/10/30 22:15
수정 아이콘
황용부터가 평범한 여주인공이 아니죠. 잔인한 면도 있고....
Lord Be Goja
18/10/30 22:1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천재+순진+잔혹+무투파+아가씨+거지
18/10/30 22:31
수정 아이콘
동방불패도 빠트리기 아깝죠
Magicien
18/10/30 22:33
수정 아이콘
모든 속성의 히로인들을 다 섭렵한 위소보가 부럽다
Lord Be Goja
18/10/30 22:50
수정 아이콘
위소보의 길은 멀어도 동방불패의 길은 가깝습니다.
18/10/30 22:34
수정 아이콘
SM이 바뀌는게 일반적인 일인가요?
18/10/30 22:50
수정 아이콘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56&aid=0010635010

아 김용 작가가 오늘 타계했군요..
영웅문을 무협 입문작으로 삼았던지라 안타깝습니다.
파랑파랑
18/10/30 22:55
수정 아이콘
갓용센세
FRONTIER SETTER
18/10/30 23:05
수정 아이콘
황용이야말로 체고의 장르 소설 히로인이라 할 만하죠
구밀복검
18/10/30 23:40
수정 아이콘
위소보는 즉시 무릎을 꿇었다.
"소신 위소보가 성지를 받드옵니다."
"황상께서는 분부하셨소. 이번에는 그대가 서서 성지를 받되 무릎을 꿇고 큰절을 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으며, 또한 스스로 소신이라 칭하지 않도록 분부하셨소."
위소보는 크게 의아하게 생각하며 물었다.
"그것은 어떠한 이유 때문이오?"
온유방은 말했다.
"황상께서 그렇게 분부하셨소. 그렇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 전하는 것이오. 도대체 어떠한 이유인지는 그대가 황상을 뵙게 되면 여쭤 보도록 하시오."
"황상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그는 몸을 일으켰다. 온유방은 한 누런 봉투를 그에게 내밀며 말했다.
"그대가 뜯어보시오."

위소보는 두 손으로 받아서 봉투를 뜯어 한 장의 누런 종이를 꺼냈다. 온유방은 왼손으로 등롱을 들고 누런 종이를 비췄다. 위소보는 종이 위에 여섯 폭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첫 번째의 화폭에는 두 어린아이가 땅 위를 뒹굴면서 서로 비틀고 싸우고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과거 강희와 자기가 씨름하듯 무공을 겨루는 광경이었다.
두 번째의 화폭은 어린애들이 오배를 잡으려 했고 오배가 강희에게 달려들려고 하는데 위소보가 칼로 오배의 배를 찌르는 장면이었다.
세 번째의 장면에는 한 명의 소화상이 한 명의 노화상을 업고 도망을 치고 있었고, 그 뒤에는 육칠 명의 남자들이 칼을 들고 뒤쫓고 있었는데 그것은 그가 청량사에서 노황야를 구출하던 광경이었다.
네 번째의 화폭에는 백의 여승이 허공에서 덮쳐들어 검을 뻗쳐 강희를 찔러 죽이려고 하는데 위소보가 그의 앞을 가로막고 대신 일검을 막는 광경이었다.
다섯 번째의 화폭에는 위소보가 자녕궁 침전에서 가짜 태후를 땅바닥에 눕혀 밟고 서서 침대 위의 진짜 태후를 부축해 일으키는 광경이었다.
여섯 번째 화폭에는 위소보와 나찰국의 여자, 몽고의 왕자, 늙은 라마가 일제히 한 늙은 장군의 땋은 머리를 붙잡고 늘어지고 있었는데 그 장군의 옷차림으로 미루어 볼 때 바로 평서왕 오삼계였다. 이것은 위소보가 계책으로 오삼계의 연맹군을 흩어지게 한 것을 이야기하는 그림이었다.

강희는 뛰어난 그림 솜씨를 지니고 있었다. 이 여섯 폭의 화폭은 정말 생동감 있게 그려져 있었다. 다만 강희는 오삼계와 갈이단 왕자, 상결라마, 소비아 공주 네 사람을 만나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 모습들은 닮지 않았지만 나머지 인물들은 하나같이 비슷하게 그려져 있었다. 더욱이 위소보의 짓궂은 모습은 더없이 닮았다고 할 수 있었다.
여섯 폭의 그림에는 글은 한 글자도 쓰여 있지 않았다. 위소보는 물론 이것이 자기가 세운 여섯 가지의 큰 공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강희와 장난삼아 무공을 겨룬 것은 공로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강희는 마음속으로 그 일을 잊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신룡교를 폭격했던 일, 가짜 태후를 잡았던 일, 오응웅을 잡았던 공로는 이 일들과 비교해 볼 때 말할 가치조차 없는 일이었다.
위소보는 그와 같은 여섯 폭의 그림을 보고는 그만 멍해져서는 눈물을 흘렸다.
(그가 이토록 많은 시간을 허비해 가면서 이러한 여섯 폭의 그림을 그리고 나의 공로를 기억하고 있다니, 이것은 나의 잘못을 탓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온유방은 한참 동안 기다리더니 말했다.
"그대는 똑똑히 보셨소?"
"그렇소."
온유방은 두 번째의 봉투를 뜯고는 말했다.
"황상의 밀지를 선포하겠소."
그는 한 장의 종이를 꺼내더니 읽어 내려갔다.
"소계자, 제기랄! 그대는 어디로 갔는가? 나는 무척 그대가 그립구나. 그런데 네 녀석은 정도 없고 의리도 없이 나를 잊었단 말이냐?"
위소보는 중얼거리듯 말했다.
"나도 잊지 않았지요. 정말 잊지 않았소이다."
중국에서 삼황오제(三皇五帝) 이래로 황제의 성지 중에 제기랄, 이라는 상스러운 말을 쓰고 황제 스스로 나라고 칭한 예는 아무래도 강희의 이 밀지가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다.
닭장군
18/10/31 00:08
수정 아이콘
유방이형님. 이렇게 소보 아우가 무릎을 꿇었습니다.
FRONTIER SETTER
18/10/31 08:06
수정 아이콘
아 넘모 재밌다...
10년째도피중
18/10/31 13:37
수정 아이콘
일전에 어떤 젊은 여성분이 녹정기 감상문을 적은 걸 봤습니다.
그 분 말로는 초반에 강희제와 위소보 캐미가 너무 좋아서 브로맨스 즐기는 기분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점점 가면서 내용이 산으로(?) 가더랍니다. 그래도 어찌어찌 또 그 캐미는 나름대로 괜찮아서 죽 보다가.... 그 위소보가 일곱 아내를 동시에 탐한 '그 사건'에서 딱 기분 잡쳐서 놨다고. 크크크 그래도 녹정기의 정체성은 강희제와의 브로맨스였어야 했다고 열변(?)하시던... 크크크 사실 보인도 반 개그로 말한거였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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