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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19 02:52
인간이 유인원일 때부터 상대가 나쁜놈인지 좋은놈인지 복잡하게 생각하며 판단하다가 상대가 나쁜놈이었다면 난 이미 죽은 목숨이기 때문에 빠르게 판단하는 놈들만 살아남아서 그렇셉습니다만..
+ 24/12/19 07:25
현대에는 판단 좀 천천히 한다고 해서 죽거나 다칠 일이 거의 없어졌는데도 타인을 성의없이 판단하려하니 문제겠죠. 삶의 파편화가 많이 진행된 시대일수록 타인의 삶에 대해서 더 깊게 생각해봐야할 필요가 있음에도 말이죠.
인간으로 태어나서 본능의 부적절함을 인지했으면 그것을 고칠 줄도 알아야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24/12/19 06:55
철학자 사르트르가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했을때, 한 문장만 뚝 때어내서 그렇지, 요즘 사용되는 "크큭, 인간은 쓰레기야"라는 뜻이 아니라 보다 더 복잡미묘하고 어려운 의미였다지요.
인간은 '자신'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도덕에 대한 통제권이 있습니다. 온갖 철학자를 인용하고 자신의 어린 시절 때문에 그랬노라고 인터뷰를 하면서 행인의 하루를 기분 좋게 만들거나, 살인범이 될 수 있지요. 하지만 그런 세상에서 신도 악마도 될 수 있는 마징가 제트가 하나요 둘도 아니고 수십만 수백만 억으로 바글거리니 바로 '타인'입니다. 같은 행동원리를 어느 정도 공용한다고 전제는 되지만, 자신의 모든 원칙이 닿지 못하고,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 깊은지 얕은지도 알 수 없는, 나의 종말점, 아 타인이여. 세상의 가장 도덕적인 성인에게, 가장 끔찍한 악마에게 최고의 당혹감을 선사하는건 타자의 도덕률이 아니라, 그냥 다른 사람됨 그 자체입니다. 그게 그 사람의 죄죠 그런 맥락에서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는 "지옥이 있다면 타인이 아닐까 (Hell is other people)"이라고 자신의 부조리극에서 표현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떤 분께서 번역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이 짧은 문장 안에서 순서의 앞뒤가 그 사이에 바뀌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신탁통치 오보 사건 만큼이나 한국인들의 생각에 악영향을 오래오래줄 그런 희대의 오역이 아닌가 그리 자체 순위를 매겨보곤 합니다. 더 읽어보기: https://sgunews.sogang.ac.kr/front/cmsboardview.do?siteId=sgunews&bbsConfigFK=3630&pkid=878979
+ 24/12/19 08:08
저것보단 나를 포함해서 착한데 멍청하다로 생각하는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살찔꺼 알고 몸에 나쁜거 알다가 귀신같이 먹을때만 되면 잊어먹는 지능인데, 어디서 좋은것들 보고 베껴봐야 남이보면 프랑켄슈타인이죠...
+ 24/12/19 08:48
뭐, 애초에 성악설이든 성선설이든 중요한 건 그러니 환경과 교육이 중요하다는 이론이라서...
전 사람의 본성이 어떻든 규정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사람이 타고난 선인이든 악인이든 뭔 상관이랍니까. 그게 악행의 정당화가 되는 것도 아니고 선행의 가치에 변화를 주는 것도 아닌데.
+ 24/12/19 09:00
저도 좋아하는 말입니다.
우리 모두는 사실 복잡한 사람이죠. 그걸 단면적으로 해석하니까 좋은사람/나쁜사람으로 쉽게 말할 수 있는거고요. 그래서 '나는 단수가 아니다' 인거죠.
+ 24/12/19 09:01
모두가 대체로 복잡한건 동의하는데, 나쁜 사람인건 모르겠습니다.
복잡하게 나쁜 사람도 있고, 복잡하게 좋은 사람도 있고, 복잡하게 좋기도 나쁘기도 한 사람도 있고. 대체로에 벗어나는 단순하게 나쁜 사람과 단순하게 좋은 사람도 있고. 물론 '나'라는 개인은 타인의 일부를 보고 '그 사람이 나에게' 하는 행동 등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긴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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