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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2/09/18 12:56:33
Name 아휘
Subject 프로게이머여, 연애를 하자!




“어째서냐구요? 마리아, 어린아이에게 어째서 태어났는지 물어보십시오. 꽃에게 어째서 피어 있는지 물어보십시오. 태양에게 어째서 빛나는가 물어보십시오.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사랑하는 겁니다. 그러나 그것으로도 모자란다고 말한다면 여기 있는 당신이 애독하는 책이 대신 대답하게 하죠.”
‘가장 선한 것은 무릇 우리에게 있어 가장 사랑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의 사랑에 있어서는 유용과 무용, 또는 이익과 손해, 습득과 상실, 명예와 불명예, 칭찬과 비난, 그밖에 모든 그런 종류의 일을 고려해 넣어서는 안 된다. 가장 고귀하고, 가장 선한 것은 다만 그 고귀함과 선함으로 인하여 우리의 가장 사랑하는 바가 되어야 한다.’

- M. 뮐러 - <독일인의 사랑> 中에서




“프로게이머여, 연애를 하자.”
절대로 편집장 노릇을 할 수 없을 것 같은, 공무원이나 선생님을 하면 딱 어울릴 듯한,
모 주간지에서 데스크를 보는 선배가 뽑은 표제 같다.
도발적이고, 자극적이고, 통속적이고자 하나 경쟁지의 그것과는 ‘쨉’도 안 되는.

어쨌거나,
제목 그대로의 글을 쓰고 싶다.
이 글은
원래 연애를 하고 있는 프로게이머들에게는 그 사랑을 더욱 깊이 나누라는 의미에서,
솔로로 겜만 파고 있는 프로게이머들에게는 당장이라도 ‘작업’에 들어가 ‘선수’로 나설 것을 조장하기 위해서,
지하철에서 발을 밟은 여자에게 ‘데이트 신청’을 제발이지 꼭 해보라고 강요하기 위해서,
쓴다.




사랑하는 남자와 여자는, 둘 사이에 가로놓인, 죽음의 벽에 주먹질을 합니다. ... 그러나, 벽은 ... 남자와 여자의 노력보다 강합니다. ... 지친 남자와 여자는, ... 그 벽에, 얼굴을 기대고, 가만히 눈을 감고, ... 벽을 통해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 남자와 여자는, 이제 ... 그 죽음의 벽마저 ... 사랑합니다.

- 인정옥 - <네 멋대로 해라> 中에서




언제인가,
열 살 차이가 나지만 아직도 서로를 ‘님’이라고 부르는 사람과 술을 마셨다.
그때, 그 사람 아들들의 진로에 대한 얘기를 나눴던 거 같다.
초딩 5학년, 2학년 아들 두 녀석이 있는데, 그 녀석들은 나를 ‘삼촌’이라 부른다.
아무튼 그 녀석들이 나를 좋아하는 유일한 이유가 있다면
‘게임’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떤 게임을 할지 모르겠지만(아마도 워3에 미쳐 있을 거 같다),
그 당시엔 내가 ‘스타’ 얘기를 하면 그 조그만 눈이 어찌나 커지던지, 또 빛이 나던지.
기껏해야 일주일에 두어 번, 엄마를 졸라 돈을 받아 친구들끼리 팀플을 하고, 스타를 중계한다는 사실도 모르는 녀석들이었기에
게임리그에 대한 무용담을 들려주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었다.
“임요환 알지? 그 선수가 얼마 전에 마린 하나로 러커 한 마릴 잡았어.”
“에이! 말도 안돼!” (온갖 표정과 손짓을 다해 최대한 야유를 한다)
“정말이야. 스팀팩 팍 먹이고 스캔 뿌리고 러커 바늘 뽑을 때마다 샤샤샥 샤샤샥 움직이면서 잡았다니까. 안 믿기면 나중에 삼촌 집에서 녹화한 거 보여줄게.”
그 녀석들은 그래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하지만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 장면을 상상하면서 경이로운 표정으로 바뀌었다.
야유를 보내던 녀석들이 이젠 주먹까지 불끈 쥐며 환호작약했다.

아무튼 그때 ‘프로게이머’란 직업에 대한 얘기를 했다.
그 님은 자신의 아들들을 절대로 ‘프로게이머’만은 시키지 않겠노라고 말했다.
아들의 진로나 미래에 대해서 강요하고 참견할 만큼 막힌 양반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말은 내게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컴퓨터 앞에만 앉아서 죽어라고 게임이나 하고, 규격화된 게임 안에서 얼마나 창조적인 감성을 발휘할 수 있겠으며, 아무튼 그건 ‘사람 할 짓’이 아니라는 게 그의 얘기였다.
나는 프로게이머협회 대변인이라도 된 것처럼 반론을 제기했다.
게임의 저변이 이만큼 넓어졌고, 게이머들도 이렇게 노력하고, 많이 버는 선수는 얼만큼 벌고, 규격화된 게임을 게이머들이 얼마나 창조적으로 만들어가는가에 대해서 한참을 떠들었다.
그러자 그는 대뜸 말했다.
“한참 땐데 말야. 연애라도 제대루 하겠어?”
또한 국기봉 선수나 임성춘 선수의 예를 들며 항변했지만, 나의 어조는 힘이 빠지고 있었다.
두 선수 외에 근거로 내세울 만한 ‘사례’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피곤하다 털어놓고 싶었어
성냥으로 초에 불붙이던 당신이
힘들어, 먼저 말해버렸지
촛불의 끝을 만져보고 싶어
뭉뚝한 대로 예리한 대로 조용히
열 내고 있는 끝
중간도 촛불이기는 해
검지손가락 휙, 지나가도 뜨겁지 않은

당신도 사랑이겠군
나도 헤프고 싶어 헤퍼서 아프고 싶어
내가 얼음에 불을 붙여볼까
에스키모처럼 날고기를 먹어볼까

- 김소연 - <학살의 일부 6> 中에서




세상에는 참 많은 연애가 있다.
주말이나 휴일, 거리를 나서보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연인으로 살고 있는 것만 같다.
우산을 여자 쪽으로 기울게 쓰고 가는 남자의 모습과
넓은 카페, 푹신한 소파에 앉아서 몇 번이고 리필을 신청하면서 담소하는 모습과
지하철 역 헤어지기 아쉬운 여자의 투정과
지하철이 움직일 때까지 차창에 서로 포개어 놓은 손길과
꼭 잡은 손을 같은 주머니에 넣고 거니는 연인과
허름한 술집 귀퉁이에 앉아서 잔을 채우는 어쩐지 권태로운 낯빛과
꽃가게 앞에서 애인에게 선물할 꽃을 두고 값을 흥정하다가 싸우는 남자와
길 중간에 서서 투닥거리며 싸우다가 끝내 부둥켜안는 화해와
지하철 손잡이를 위태롭게 쥐고서 역한 술냄새를 풍기며 핸디에 속삭이는 말들과
세상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맑은 얼굴을 하고 서로에게 피스타치오를 숟갈로 떠먹여 주는 스물남짓한 커플의 모습과
그 이면에 얼핏설핏 묻어나는 상처와 상실과 결락과
그 모든 연애의 모습들이
눈부시다.

그 모든 사람들의 ‘연애할 권리’를 프로게이머들도 누렸으면 좋겠다.
게이머이기 전에 그들은 그야말로 ‘젊은 그들’이기 때문이다.
연애와 실연을 빼놓고 어떻게 청춘을 말할 수 있겠는가.
시쳇말로 ‘청춘의 특권’을 왜 포기하려고 하는가.
연애와 실연을 통한 극과 극의 다채로운 감정들을 겪어내면서,
관계의 참혹과, 관계의 미학을 깨닫게 되고
비로소 ‘사람’이란 정체불명의 존재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는 게
사람의 ‘숙명’이 아닐까.
그 ‘숙명’을 가슴 깊이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누구는 하고 싶지 않아서 안 하나?
라는 볼멘소리가 귓가에 들려오는 듯하다.
그들의 현실을 몰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하루 10시간 넘게 연습을 하고,
대회에 입상하거나 일정 정도의 순위를 유지해야 하고,
그다지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고,
진학이나 군대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고,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 또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연애할 시간도 여유도 없다는 것을.
안다. 알아도,
연애를 했으면 좋겠다.

연애도 부지런해야 한다.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
하루 10시간을 연습한다면, 나머지 시간동안 연애하면 된다.
잠을 줄여서라도 연애는 충분히 할 수 있다.
자신의 성격상, 성향상, 스타일상 연애하면 게임이 안 되는 선수도 있을 거다.
억지로 부추길 수야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역시 연애를 했으면 좋겠다.
게이머가 아닌 그 무슨 직업에 속한 이들이라 할지라도
그 시절의 연애는 삶에서 놓쳐서는 안 될 그 ‘무엇’이 아닌가.
그것 없는 빈 자리는 그 사람이 아무리 성공하고 ‘삐까번쩍’하게 산다 해도
그 어떤 형태로든 나타난다.
나는 가끔 박찬호가 괴물처럼 여겨진다.
물론 그를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저 인간, 사는 게 사는 걸까’라는 생각이 든다.
약육강식의 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로지 나, 나, 나만을 바라보며, 훈련하며, 살아가는,
하여 21세기 ‘성공의 아이콘’이 된 박찬호 보다는
기적을 현실로 바꾼 것을 자축하기 위한 기자회견장에서 “나이트 가고 싶다”고 말하는 김남일이
훨씬 더 ‘인간적’이다.

나는 바란다. 보고 싶다. 느끼고 싶다.
결승전 중계 때 선수들의 부모님뿐만 아니라 애인, 여자친구의 얼굴을 잡은 카메라 앵글을.
우승이 확정되고 축포가 터지는 순간, 애인과 포옹을 하는 모습을.
팬카페에 연애의 기쁨과 슬픔을 솔직하게 적어놓는 프로게이머의 사연을.
프로게이머와 팬이 눈이 맞아 터진 ‘열애설’을.
특별이벤트 ‘게이머 커플 팀플전’을.
‘데드마스크’의 그 어떤 게이머가 어느새 연애를 하고, 그 연인에게는 한없이 맑은 얼굴을 보여주는, ‘배반’의 모습을.
나는 진정으로 보고 싶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 조금씩, 아주 조금씩 알아가고 배워가고 싶다.

나는 그들이
게임도 하고, 돈도 벌고, 연애도 잘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불쌍한 게임 기계’라고 비꼬는 어른들을 맘껏 비웃어 줬으면 좋겠다.
충분히 그럴 수 있어 보이지 않은가.
얼마나 개성과 매력이 넘치는가. 외모야 둘째치고라도,
자신의 일에 모든 것을 걸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 근성과, 성실성과, 오기와, 집념이
어찌 멋지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게이머 주변의 팬들, 게임방송 관계자들 반성해야 한다.
그토록 괜찮은 친구들을 혼자이게 내버려둔다는 것은
정말이지 ‘직무유기’에 가깝다.

연애하고 있는 게이머들의 게임은 조금 더,
열정적일 듯하다.
깊이가 느껴질 듯하다.
유닛 하나 하나를 다루는 손길이 그토록 섬세할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게임은
‘인간적’일 듯하다.
혹 패배한 게임일지라도.

‘연애선동론’을 마치면서
실소를 금치 못할 짓이지만
5년 가까이 연애를 하고 있는 내 삶의 ‘베티’에게 그 어느 날,
썼던 글을 남겨 볼까 한다.  
닭살 돋아도 어쩔 수 없다.
억울하고 짱나면 연애들 하시라.




사랑한다 라는 말이 부족하게 여겨질 무렵,
세상의 언어가 모자라서,
그 빈곤함을 어찌 채울 길이 없을 무렵,
접속사의 변용으로도,
쏘네트 양식으로도, 19C 낭만주의로도,
그 어떤 차용으로도 형언이 불가할 무렵,
누륵 같은, 와인 같은, 비유가 비근하게 여겨 질 무렵,
언어와 표현 간의 괴리에 못 견뎌 실어증에 걸렸을 무렵,
자궁을 찾았을 무렵,
그 편안한 심상 안에서 생명의 잉태를 꿈꾸었을 무렵,
격정을 인내한 떨림을 간직할 무렵,
오감을 열고서, '믿을게' 라고 나직이 고백할 무렵,
욕망이 고갈되지 않는 관계, 그 재생산성의 충만함을 이룩한
너에게, 나에게, 신에게,
미각할 수 있는 눈물을 흘리며 기도할 무렵,
싸한 정서로 앙가슴이 무너져내린 것 같았을 무렵,
지하철창, 어둠 그 안에 여유롭게 벅차 하는 내 모습을 만났을 무렵,
욕망이란 어휘를 긍정적으로 끌어안았을 무렵,
세기에 기록될 연애소설을 쓸 수 있을 것 같을 무렵,
위대한 발설욕망에 시달릴 무렵,
사랑한다, 는 언어
그 횟수를 헤아리지 않을 만큼 젖어 들었을 무렵,
그 모든 디테일이 종합되어 배어들 무렵,
결국,
사랑한다, 는
하나의 귀결에 닿았을 무렵,

아득한 바다 안에 있다.
그 깊은 연애.

- 아휘 - <깊은 연애> 中에서





뱀다리 하나 :
그나저나 김동수 선수와 김서희 모델 너무 잘 어울리지 않나요?
‘슈퍼모델 길들이기’는 끝났지만 프로그램 밖으로 나와서 그들의 연애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는데.
당사자들의 의사나 기타 등등을 모르기 때문에 혹시 실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잘 어울리는 커플이다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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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드론
02/09/18 13:29
수정 아이콘
저도 그간 보면서 잘 어울린단 생각 들었는데 친구로도 좋을것 같네요
02/09/18 12:59
수정 아이콘
김동수 선수 여자친구 있지않나요^^;
박영선
아휘님...안돼요...
김동수선수...여자친구 있어요...^^

ps:사실 너무 잘 어울리죠...^^;
고로록⌒⌒
02/09/18 13:14
수정 아이콘
왠지 연애를 해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우_우a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글입니다.
....뜬금없이 엑스파일의 에피소드 "post-modern prometheus" 마지막 장면이 떠오르네요.
흑백의 화면, "walking in memphis"가 흐르는 셰어의 콘서트장, 음악에 맞춰 손을 흔드는 사람들, 무타토에게 다가오는 셰어, 스컬리에게 손을 내미는 멀더, 그리고 함께 춤을 추는 두 사람의 미소...
매일 귀신 나올 것 같은 어두컴컴한 지하실에서 바람 잡는 소리나 하던 두 사람이, 보통 사람처럼, 평범한 행복을 즐기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괜히 마음이 짜안~ 하더군요.
판타지라는 걸 잊어버릴 만큼 거대한 판타지 속에서는, 오히려 평범한 일상이 동화처럼 아름다워 보이는 법인가... 하는 실없는 생각도 해봅니다.
게이머들이 제 인생을^^; 즐겁게 해 준 만큼, 그들도 인생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지극히, 평범하지만 행복하게...

p.s.
아휘님이 예전에 쓰셨던 글 <'양아취' 프로게이머를 위하여> 도, 고개 끄덕이면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자기표현이 거침없는 선수들을 볼 때면 그 글을 생각하면서 빙긋 웃게 되더군요^^
계속 좋은 글 부탁드려요~ ^^

또 p.s. 추천게시판 이동을 추천합니다.
나의꿈은백수
02/09/18 13:20
수정 아이콘
김창선 해설위원과 김도형 해설위원처럼 프로게이머 이후의
안정된 직업을 갖는다면 연애가 부담스럽지는 않을것이란 생각이 드네요.
02/09/18 13:58
수정 아이콘
흠...그래도 생각보다 웬만큼 프로게이머들 여자친구 있지 않나요?? 단지 드러내놓고 데리고 다니지 않을뿐; 가끔씩 메가웹으로 데리고 오는 게이머도 있고...(모선수는 요새 맨날 데리고 오시던걸오 호호;)물론 데이트할 시간은 그리 많이 나지 않겠죠^^;
02/09/18 14:47
수정 아이콘
또 마음이 흔들리는 글이네요
역시 PgR21이란.. 이 맛에 +_+ (모 cf가 생각난다.. 아 세뇌의 무서움이란;;)
02/09/18 19:28
수정 아이콘
참 좋은 글이군요. 사랑 지상주의자인 저에겐 너무도 멋진 글 입니다.10대 후반에서 20대까지 아니 그 이상의 나이까지도, 연애란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위대한 그것 중의 하나라는데 동감합니다. 게이머 뿐 아니라 모든 젊은 친구들이 사랑때문에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는 경험도 반대로 사랑으로 인해 죽을만큼 아파하는 경험도 해보길 바랍니다. 인생이 풍요로워 지기위해서.....
딸기준이
02/09/18 19:30
수정 아이콘
마자용..pgr은 묘하게 사람을 끌여들어서 중독시켜버리는 맛이..ㅋㄷ
목마른땅
02/09/18 22:58
수정 아이콘
문제는 짦은 시기에 전력투구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살벌한 승부의 현장에 있는 젊은 게이머들에게 '사랑'은 결코 행복만을 가져다 주지 않을 거라는 점이네요. 막상 연애를 하게 되어도 상당부분 여자친구 쪽에서 게이머인 남친의 사정을 이해해주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될터인데, 당사자들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시련이 아닐까합니다. 하루에 8시간 연습하고 3시간 대회에 출전하는 그런 일상도 빡빡할텐데, 거기에 데이트까지 하려면,, 성적에 대한 고민도 생길텐데,, 참 걱정되는 군요. 선수협의회에서 합의해 게이머들의 연습 시간을 주 40시간으로 제한하는 것은 어떨지,,, ^^ 괜한 헛소리를 했군요.. 그럼..
02/09/19 01:14
수정 아이콘
에거~! 김동수 선수에 관한 발언! 실수했네요!~ 어여삐 여겨주시길 ㅠ.ㅠ
물론, 김서희 모델 보다도 더 잘 어울리는 여자친구일 겁니다.
가림토님 커플은 보기만 해도 흐뭇해질 것 같단 생각이 문득. (실언을 무마시키고자 하는 아부모드 -_-;;;)
암튼, 그 사랑 더욱 깊어지길 기원합니다.

기왕에 사랑하는 '중'인 게이머들이 많다면,
그들의 이야기가 수면 위로 올라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에게 그 행복을 조금씩만 나눠주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꼭 그래야 한다는 게 절대루 아니구여.
연애란 게 좀 비밀스럽고 둘만의 어떤 것일 때 더 빛이 나기도 하겠지만
그냥 개인적인 바람이 그렇단 겁니다.
'자드'님이나 '언뜻유재석'님의 솔직담백, 그 뒤 여운이 느껴지는 연애담 같은 글을
프로게이머님이 올린다면 무척 감동 먹을 것 같단 생각이 느닷없이 드네요.
-_-;
Sonofbeach
02/09/19 07:15
수정 아이콘
스타때문에 알게된 pgr..
정작 스타보다도 pgr이 더 좋아질것 같다는...-_-;
불길한 예-_-감이... 멋진 글입니다...( -_-)=b
02/09/19 18:28
수정 아이콘
딸애에게 물어 보면 아직은 어떤 남자가 좋은지 모르겠다고 한다.
아들 넘도 아직은 어떤 여자가 이상형인지 모르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김동원이라는 연극배우가 계셨다. 가수 김세환씨의 아버님이신데 아직도 건재하신지는 모르겠다.
내가 어릴 때 이미 원로이셨으니 지금쯤은 아마...
어릴 때부터 존경하는 사람을 대라면 너무도 막연해서, 쉽게 누구라고 정하지 못하던 내게
어느날 알게 된 김동원선생님은 너무나도 존경스러운 분이셨다. 부인과 평생 싸움은 커녕 말다툼 한번 안하셨다고 했고, 평생을 서로 경어를 사용했다고 하셨다.
결혼하면서 언제나 그분을 떠 올렸지만, 나같은 소인배는 어림반푼어치도, 흉내도 낼 수 없었기에 지금도 가장 존경하는 한국인이다.
신성일이라는 배우, 는 모두가 잘 아실거다. 어릴 때부터 나의 우상이었고 지금까지도 그분을 좋아한다.
이 분이 삼십대 때, 지독한 사랑을 했다. 물론 아내인 엄앵란여사가 아닌 다른 여자분과...
당신들이 이미 대중 매체에 올린 얘기니까, 회자해도 별 결례는 아닐 것 같아 떠올려 본다.
결국 신성일씨는 가정으로 돌아왔고, 그 여자분은 신성일씨와의 추억의 장소에서 세상을 버렸다.
세상을 버렸다.

사랑에도 종류가 있다. 툭탁툭탁 다투다, 서로 가슴 찢어지게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더라도, 그래도 맺어지면, 그나마 해피엔드니까 좋다.
아니, 결국 헤어졌다 하더라도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으면, 비록 몇날며칠을 방바닥 뒹굴며 깡소주에 정신 잃어야만 잠드는 그런 세월을 보내더라도,
나중에 시간이란 약으로 치유되어 그리운 추억이 가슴 한켠에 남아 있는 그런 사랑이라면...

평생 사랑한번 못해본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어릴때 생각에, 인생이란 그림판에 밝은 황금색만 칠해진 사람의 인생은 재미없을것 같았다.
너무 맑고 깨끗해서 순백색의 칠만 칠해진 사람에게도 인생이란 시간이 아까울것 같았다.
나는, 환희에 찬 푸른색깔과, 처절하게 아파 본 붉은색깔, 그리고 온갖 색깔들이 어울려 칠해진 인생을 살고 싶었다.
그러나 이제와 생각해 보니,
사랑이 사랑을 잡아먹는, 자기 자신마저 파괴하는 사랑만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애들은 kid님 같은 사랑을 하면 좋겠다.
신뢰와 믿음과 자신감으로 '피식' 웃을수 있는
그런 사랑을 하면 좋겠다.

pgr 가족 여러분, 즐 한가위 되십시오~ ^^
02/09/19 22:10
수정 아이콘
1차 겜큐 리그 결승전 끝나고 했던 임요환 선수의 인터뷰 장면이 갑자기 생각이 나네요. 임성춘 선수에게 패한 후, 연습하느라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낼 수 없어 그것때문에 결국 여자친구와도 헤어지기까지 했는데도, 그런데도 졌다고 말하면서 눈시울을 붉히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제가 나쁜거죠..라고 말하면서..헤어진 여자 친구에게 한 마디 하라던 잔인(-.-;)한 요구에 한참을 머뭇머뭇하다가 "미안하다"라며 목이 메어 말을 못 잇던 모습..그래요, 그들은 '사랑'할 시간까지 쪼개 가면서 게임에 매달리는 젊은이들이지요. 그들도 사랑을 할 수 있었으면, 누구나 느끼는 작은 기쁨들을 느끼며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 종종합니다. 어쩌면 현실적으로 어려운 바램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이렇게 모든 것을 버려가면서까지 게임에 젊음을 불사르는 그들에게 우리는 먼 발치에서나마, 마음으로나마 힘을 북돋워줄 수 있는 팬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틈만 나면 흠집을 내고자 날카롭게 손톱을 갈고, 눈을 부릅뜨고 있는 팬이 아니라요..
정혜령
02/10/06 04:03
수정 아이콘
비율로 생각했을때...게이머들이 일반인보다 애인이 없거나 한건 아닌것같습니다...다만 잘모를뿐이지....(오래가지 못한다거나 그런것같기두해요...) 이글을 보니 얼마전 제가 좋아하는 게이머의 카페에서 일어났던 일이 생각나네요....그 게이머의 애인이 있다...없다에 대해서 며칠동안 게시판이 떠들썩 했었습니다.....그게이머와 친분관계가 있는 분들은 없는걸루 알고 있다고 말하는데, 팬카페분들이 직접 애인분과 있는모습을 최근에 보았다며 직접 물어봐라고 해서 계속 논란이 됐었는데, 결국은 친분이있던 운영자분께서 게이머에게 직접 물어보고 사실을 밝히고 나서야 잠잠해졌습니다...그 게이머가 그 사건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하더군요..."여자랑 가치 있으면 다 여자친구???" 그리고 운영자님께서는 "저희는 스타를 조아하구 **님이 조아서 카페를 만들구... 카페 활동을 하는거지... 딴 이유는 없잖아요? **님이 여자칭구가 계시면 두분 오래오래 행복하시길... 바라면 대는거구요...."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군요....정말 맞는 이야기인데....그것이 현실에서는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게이머들도 한명의 인간으로써 연애할수있는 권리쯤은 가지고 있을텐데도 말이죠....앞으로 이런환경들이 점점 나아지기를 바랍니다...
02/11/08 10:24
수정 아이콘
p.p 님.. 여자친구가 p.p님의 글을 보고 "으햐.. 오빠야.. 우리 더 잘해야겠데이.. " 했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열심히 이쁜 사랑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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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당신들이 잘 모르는 한국프로게임의 비밀들(1) [19] 정일훈21241 02/10/10 21241
136 [발제1] 수익모델(2)에 대한 리플에 관해.. [10] addict.5456 02/05/22 5456
135 [발제1] 프로게이머의 수익모델(2) - 티칭프로와 Replay의 저작권. [17] addict.6349 02/05/15 6349
134 [발제1] 첫번째 글 리플에 관해. [5] addict.4861 02/05/15 4861
133 [발제1] 프로게임계의 수익모델 - 1. 현실점검. [18] addict.6225 02/05/09 6225
132 [연재] 판타스틱 파이널 판타지(무림편) 5편(온게임넷 4강 임 vs 베) [29] 공룡11172 02/09/28 11172
131 [연재] 판타스틱 파이널 판타지(무림편) 4편(온게임넷 듀얼 2주차) <석양에 지는 별> [21] 공룡7412 02/09/25 7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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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연재] 판타스틱 파이널 판타지(무림편) 2편(온게임넷 듀얼 1주차) [20] 공룡8112 02/09/18 8112
128 [연재] 판타스틱 파이널 판타지(무림편) 1편 [8] 공룡6780 02/09/18 6780
126 [연재] 판타스틱 파이널 판타지(무림편) - 설정집 - [9] 공룡7295 02/09/18 7295
124 [연재] 판타스틱 파이널 판타지(무림편) 프롤로그 [6] 공룡6888 02/09/17 6888
123 [허접꽁트] 귀환 -下 [33] Apatheia6619 02/09/14 6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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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허접꽁트] 귀환 -上 [7] Apatheia8056 02/09/14 8056
120 "프로게이머 vs 바둑기사 제1편" - updated version. [9] 정현준15702 02/09/01 15702
119 (잡설) 한 여름낮의 꿈 [12] 마치강물처럼7086 02/08/28 7086
118 [잡담] 게임속의 영웅중심 세계관에 대해. [8] 목마른땅6255 02/08/28 6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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