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3/08/30 12:50:24
Name brecht1005
Subject [바둑과 스타]기풍(棋風) vs Game Style (3) - 유창혁 9단
- 영원한 소년, 유창혁 9단.
오래 생각하면 안 되는 문제 하나로 글을 시작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유창혁 9단의 현재 나이는 몇 살일까?' 30 정도? 기껏 30대 중반쯤 갔을까? 이렇게 생각한 분이 혹시 안 계실까 모르겠지만, 유창혁 9단은 66년생, 이제 2년 후면 한국 나이로 40대에 접어들게 된다. 아마 오랫동안 바둑에 관심이 많았던 분일수록 이 문제에 대해서 오답을 냈을 가능성이 크다. 84년 입단한 유창혁 9단이 본선무대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 80년대 중후반 무렵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타이틀을 놓고 천하를 다투던 90년대 초중반까지도 국민학교 시절 어린이 국수에 올랐던, 그리고 고등학생 신분으로 출전한 세계 아마바둑선수권에서 당시까지 최고 성적이었던 준우승을 차지했던 이미지가 올드 바둑팬들에게 너무 강렬하게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물론.. 본인은 '올드'는 아니다.....;) 80년대 신문의 기보에서 당시의 중견 기사들이 '창혁이가 어머니 손잡고 대회장에 나타났던게 엊그제 같은데..'와 같은 말을 주고받았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서 이런 생각은 신빙성을 얻을 수 있겠다. 게다가 유창혁 9단은 기본적으로 곱상한 미소년 타입이 아닌가.(이제는 그의 외모에서도 슬슬 세월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기는 하다.)

- 쿠데타, 22살 청년이 황제를 꺾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유창혁이 바둑계를 뒤흔들 기재로서 기대를 모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역시 그가 한국 바둑계의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 넘어야할 산은 명백히 조훈현 9단이었으며, 조훈현을 넘지 못하는한 정상에 선다는 것은 언감생심 꿈같은 일이었다.

유창혁이 조훈현에 대한 도전 무대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유창혁은 3단이었던 88년 6기 대왕전에서 도전자가 되어 당시 전성기의 끝자락에서 천하를 호령하던 조훈현 9단과 도전 5번기를 치렀으며, 만인의 예상을 뒤엎고 5번기 토탈 3:1의 스코어로 조훈현 9단으로부터 대왕 타이틀을 접수해갔다. 바둑계는 스물두살 청년이 무소불위의 절대자 조훈현 9단의 머리에서 하나의 왕관을 벗겨간 이 사건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으며, 유창혁은 조훈현에 대한 첫 도전무대에서 승리한 최초의 기사로 기록되게 된다.(이창호 9단도 조훈현 9단에게 처음으로 도전했을 때는 패배의 쓴맛을 봤었다.)

- 조훈현·서봉수, 그리고 이창호·유창혁
70년대와 80년대의 한국바둑계를 뜨겁게 달군 라이벌, 조훈현과 서봉수에 비하면 이창호와 유창혁의 라이벌 관계는 극적인 완성도나 흥미의 측면에서 아무래도 좀 떨어진다. 이는 단순히 이창호가 유창혁을 어느 정도 압도하는 실적을 올린 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90년대 중반 이창호가 1인 독주체제를 확립하기 시작했을 때, 이창호에게 가장 많은 태클을 걸었던 이는 유창혁이 아니라 아직까지도 조훈현이었다. 제자에게 한발두발 밀려 어느덧 지배자의 자리에서는 밀려나 있었지만, 그래도 이창호의 철옹성에 간혹 균열을 내는 이는 조훈현 9단이었으며, 유창혁 9단은 이창호 9단을 만나러가는 길목의 중간에서 다른 기사들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해 좌초하는 경우가 많았다. 즉 '1인자와 그의 라이벌'이라고 하기에는 그들이 타이틀전에서 격돌한 횟수는 너무 적다. 또한, 유창혁의 나이는 75년생인 이창호에 비해서 아홉 살이나 많으며, 현재 28세인 이창호 9단에 비교하는 것보다 중견기사로서 활약하고 있는 양재호, 최규병 9단과 같은 세대로 보는 것이 더 어울리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유창혁이 1인자 이창호의 라이벌이자 그를 꺾을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해온 것은 어떤 이유일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이창호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유창혁의 기풍상의 특질이다. 조훈현과 서봉수 역시 성장과정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대조되는 측면을 많이 가지고 있었지만 그들 사이에 공통점이 있었다면 큰 틀에서 생각했을 때 '한국적인 전투형 실리바둑'이라는 점이었다. 반면에 유창혁과 이창호는 조·서에 비해서 바둑 내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물론 유복한 가정에서 집안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바둑을 배웠으며, 조훈현이라는 당대 최고의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 성장한 이창호와 가난한 집안의 7남매 중 다섯째로서 처음부터 혼자 바둑을 공부하다시피 했던 유창혁의 성장 배경 역시 조훈현과 서봉수의 그것과 너무도 많이 닮아있다. 그러나 조훈현과 서봉수의 성장 과정에 비해 이창호와 유창혁의 어린 시절이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까닭은 굳이 성장기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한눈에 드러나는 두 사람의 기풍상 차이점 때문이 아닐까 싶다. 밝고 산뜻하면서도 두텁고 공격적인 반면운영으로 오청원-조훈현의 천재계보로 분류되는 유창혁과 화려하지는 않지만 임해봉과 같이 침착하고 끈질기면서도 이시다와 같은 치밀한 계산을 바탕으로 하는 기이한 힘의 바둑을 보여주는 또다른 천재 이창호. 조훈현 9단으로 대표되는 화려하고 감각적인 바둑이 이창호의 두텁고 계산적인 바둑에 눌려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온 후, 많은 사람들이 이창호라는 새로운 영웅의 탄생에 환호했지만 마음 한켠에 다시금 오청원-조훈현류의 전류처럼 빠른 행마와 빛살과 같은 감각의 바둑이 이창호의 바둑을 꺾어주기를 바라는 바램이 유창혁 9단에게 투영된 것은 아닐까? 세인들이 1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두 기사를 라이벌로 지목해온 원인으로 이런 점을 얘기한다면 본인만의 생각이 되려나.

- 국내 타이틀전이 7번기였다면?
유창혁 9단이 이창호 9단의 라이벌이라고 하기에는 통계상의 국내 성적면에서는 부족한 면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줄곧 이창호 9단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기사로 기대를 모았다고 함은 그만큼 유창혁 9단이 팬들에게 사랑받았으며, 뭔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국내 타이틀전은 거의 모든 결승전을 5번승부로 치르고 있으며, 속기전이나 그리 크지 않은 타이틀전 같은 경우는 3번기로 마무리를 짓기도 한다. 5번기보다 더 긴 승부, 즉 7번기 타이틀전은 97년의 8기 기성전을 마지막으로 사라졌고, 그 이전에 최근까지 7번기로 우승자를 가렸던 기전은 현재 도전기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기전 가운데 가장 많은 우승상금을 걸고 있는 왕위전과 LG배 세계기왕전의 전신인 '기왕'전 등 3개 기전이 있었다.(일본에서는 아직까지 '대삼관'이라고 부르는 3대 타이틀, 즉 기성, 명인, 본인방전에서 7번기 타이틀전을 치르고 있다.)

90년대에 들어와서 본격적으로 타이틀 사냥에 나서기 시작한 유창혁과 이창호는 이런 7번기의 경험이 그리 많지 않다. 이창호 9단이 7번기 10회를 치르는 동안 8승 2패의 전적으로 전체 기사 가운데 가장 높은 승률을 가지고 있고, 그 뒤로 유창혁 9단이 5승 3패, 승률 62.5%로 17승 11패의 조훈현 9단을 승률면에서는 앞서고 있다. 이쯤되면 이창호와 유창혁의 7번기 맞대결 전적이 궁금해진다. 이미 짐작하시는 분이 많겠지만 두 기사간 7번기 승패는 모두 왕위전에서 기록한 것으로, 유창혁 9단이 2승 1패로 오히려 앞서고 있다. 이창호 9단이 기록한 7번기에서의 2패를 모두 유창혁 9단이 안겨준 것이다.(유창혁의 3패는 조훈현에게 2패, 이창호에게 1패씩 당한 것이다. 조훈현 9단은 7번기에서 이창호 9단에게 승리한 적이 없다.) 한창 이창호 9단이 조훈현 9단을 밀어내고 기계를 장악할 무렵, 유창혁 9단은 당시 국내 최대 타이틀이었던 왕위전을 4연패하는 동안 이창호 9단을 4:2, 4:3의 스코어로 물리쳤다. 2001년 한빛배와 코카배를 2연패한 임요환 선수의 3연패를 스카이배 결승에서 김동수 선수가 저지했을 때와 비교할 수 있을까. 유창혁은 질풍노도의 기세로 한국바둑계를 접수하면서 찬탄과 두려움이 반씩 섞인 눈길을 한 몸에 모았던 이창호를 결정적인 순간마다 저지해내면서 바둑팬들의 뇌리에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을 심었던 것이다. 국내 타이틀전이 지금까지 7번기였다면? 유창혁 9단이 이창호 9단 대신에 1인자의 자리에 올랐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건 좀 근거 빈약한 상상이겠지만, 야심한 시각에 잠이 오지 않을 때라던가.. 이런 난감한 때 한번쯤 즐겁게 생각해볼 주제일 수는 있겠다.

- 유창혁 9단, 세계 최고의 공격수
유창혁 9단에 대해서 가장 잘 알려진 이미지를 꼽으라고 했을 떄, 바둑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유창혁 9단에 대한 짤막한 기사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떠올리는 것이 '공격'일 것이다. 스포츠나 어느 종목을 막론하고 팬들이 수비적이거나 소극적인 성향의 선수보다는 적극적이며 공격적인 성향을 띄는 선수를 좋아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겠다.

그러나, 단순히 '공격'을 유창혁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한다면 너무 막막하다. 한시대를 풍미했던 기사들 가운데 공격이나 전투에 능하지 않은 기사가 몇이나 되겠는가. '유창혁의 공격'에 그토록 많은 바둑팬들이 마음을 빼앗겼던 이유는 유창혁의 공격이 가지는 독특함에서 그 이유를 찾아야하지 않을까.

바둑전문기자인 이홍렬 선생은 유창혁 9단을 조훈현, 사카다, 조치훈, 서능욱, 가토 등의 기사들과 비교하면서 유창혁 9단의 공격에 '탄력적'이라는 수사를 붙인 바가 있다. 전성기 시절 '제비'라는 별명으로 불리웠던 조훈현(조국수님은 사실 '제비'라는 별명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다고 한다;)9단은 빠른 행마와 반면 운영으로부터 생겨나는 엷음을 커버하기 위해, 즉 '공격하면서 방어하는' 공격으로 분류되고, '폭파전문가' 조치훈 9단의 전투는 지독한 실리바둑으로 최대한 챙길만큼 최대한 집을 챙긴 연후에 반대급부로 형성되는 상대의 대모양에 뛰어들어 자신의 말을 수습하는 전투가 발군이었으며, '면도날' 사카다 9단은 조훈현과 조치훈의 중간 형태, '손오공' 서능욱 9단은 축과 장문이 아니면 일단 끊고보는 스타일, '대마킬러' 가토 9단은 타이슨과 같은 핵펀치로 상대의 대마를 잡아먹어버리는 공격이었다는 것이며, 이러한 맥락으로 조훈현의 발빠름, 조치훈의 처절함, 서능욱의 호전성, 가토의 펀치력과 같이 유창혁의 공격과 전투를 특징짓는 수사로서 '탄력적'이라는 말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홍렬 선생께서는 유창혁 9단의 바둑이 기본적으로 초중반에 집을 챙기는 것에 주력하기보다는 두터움을 중시하고, 반상의 전반에 걸쳐 향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는 여지를 많이 남겨두며, 곳곳에 잠복해있는 이러한 두터움은 살기를 느끼게 하지는 않지만 대국의 전반에 걸쳐 상대로 하여금 압박감을 느끼게 하는 가운데, 전투가 발발했을 경우나 상대가 빈틈을 보일시에는 '급소와 맥을 정확히 짚어' 상대를 허물어뜨리는 특징을 가진다고 서술하고 있다. 또한, 두터움이 전투에서 크게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종반으로 접어들었을 때, 그러한 두터움을 집으로 연결시키는 능력 역시 발군이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유창혁의 바둑에서 조훈현, 사카다, 조치훈의 바둑에서 느껴지는 온몸에 피가 낭자한 전사와 같은 처절함을 찾기는 어려우며, 가토와 서능욱, 루이나이웨이와 같이 역발산기개세의 무지막지한 힘이 느껴지지도 않는다. 어쩌면 단 일초밖에 되지 않을지도 모르는 출수로 상대의 맥을 짚어 쓰러뜨리는 테크니컬한 공격이 '유창혁의 공격'이라고 표현하면 적절할 지 모르겠다. '일지매'라는 유창혁 9단의 별명은 이홍렬 선생이 붙인 것인데, 전장에서 장검을 휘두르며 노도의 기세를 타고 상대를 베어나가는 일당백의 장수는 아니지만 연검을 주무기로 하는 무예의 달인이었다는 일지매. 곱상한 외모와 맞물려 참 그럴듯하게 잘 지은 별명이 아닌가 싶다.

- 기복이 심한 바둑
바둑전문가들은 유창혁 9단의 바둑을 '질적으로 상당히 높은 바둑'이라고 평한다.(질이 낮은 바둑이 어디있을까마는..;) 실제로 유창혁은 한판의 바둑을 통해 그야말로 '신들린' 듯한 모습을 보여줄 때가 있다. '과연 누가 유창혁을 이길 수 있겠는가'라는 의문을 던지게 할 정도로 완벽한 기보를 남긴다는 말이 되겠다. 하지만, 유창혁은 '잘 진다'. 그리고 '자주 진다'. 정상을 다투는 초일류들과의 혼신을 다한 일합에서 힘이 다해 쓰러지는 것은 팬들로 하여금 그리 아쉬움을 크게 남기게 하지는 않겠지만, 예선, 그것도 1차 예선에서 입단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인이나 이미 뒷물결에 밀려 저만치 흘러가버린 노장 기사에게 1승씩 헌납할 때도 있다. 유창혁 9단의 경력에서 이창호 9단과의 도전기 경력이 적은 이유는 물론 조훈현 9단이나 서봉수 9단과 같은 '사라지지 않는 역전노장'들과의 일기토에서 밀려난 경우도 많았지만, 본선의 꼭대기에 다다르기도 전에 암초에 걸려 좌초하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았다.

이러한 유창혁 9단의 기복은 한판의 바둑 속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유창혁 9단은 프로기사들 가운데 대표적인 속기파이자 낙관파(검토자가 정확히 형세를 계산한 것보다 형세가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는 기사들을 '낙관파'기사로 분류한다. 반면에 양재호 9단과 같은 기사들은 전형적인 '비관파'이다. 이창호 9단은? 물론 '정확파'겠다..;)로 꼽히는데, 초중반 연이은 카운터 펀치로 상대를 거의 그로기 상태로 몰아넣었다가도 속기로 일관하다가 '덜컥수'로 일순간에 형세를 그르치거나 형세를 낙관한 나머지 느슨한 반면운영으로 턱밑까지 추격당한 후 간신히 이기거나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스타크래프트에서 말하는 소위 '한량기질'이라고나 할까.

많은 이들은 이러한 유창혁 바둑의 기복에 대해 그의 성장과 바둑경력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어린 시절부터 아마추어 고수로 주목받았고 장차 한국바둑의 기둥이 될 재목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현재의 연구생 출신 기사들과 같이 어린시절부터 체계적인 교육이나 승부의 세계에서 단련을 거치지는 못했고, 선천적으로 튼튼한 체력을 타고 나지는 못했으며, 게다가 그는 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까지 약 3년의 기간을 바둑에 대한 경력이 전무한 공백기로 보냈다. 기력의 측면에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스스로 전력투구하는, 즉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큰 승부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괴력을 발휘하면서도 간혹 이해할 수 없는 바둑으로 예상치 못한 상대에게 발목을 잡히거나 유리한 바둑을 역전당하는 모습을 볼 때, 유창혁 9단을 사랑하는 팬들의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는 그의 바둑경력에 대한 아쉬움은 어찌할 수 없는 것이리라.

- 유창혁 9단 : 변성철, 이재훈
유창혁 9단의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닉네임에서 받을 수 있는 느낌은 어찌보면 스타크래프트에서의 임정호 선수나 김동준 선수에게서 받는 그것과 비슷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본인은 개인적으로 유창혁 9단은 김동준, 임정호 등 스타크래프트의 대표적인 공격적 스타일리스트와는 차이가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유창혁 9단의 공격적인 스타일은 지금은 활동하고 있지 않은 변성철 선수와 비교하고 싶다. 또한, 두터운 반면운영과 바둑의 질적인 측면, 그리고 좀 섭섭한 얘기가 될 수도 있지만 유리한 상황에서의 느슨한 운영으로 종반 역전을 잘 허용한다는 측면은 이재훈 선수와 닮아있다고 볼 수 있겠다. 테크니컬 저그의 원조로 아직까지도 많은 올드팬들로 하여금 그리움을 자아내고 있는 변성철 선수, 프로토스로서 오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실력에 올랐다는 평을 듣지만 결정적인 순간의 미스로 인해 게임을 놓침으로써 그를 지켜보는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하는 이재훈 선수(변성철 선수도 겜큐에서 임요환 선수에게 5멀티 vs 노멀티 상황에서 역전을 허용하는 역사에 길이 남을 패배를 당한 적이 있기는 하다;). 유창혁 9단과 만족스러울만큼 유사한 스타일을 가진 게이머를 쉽게 생각하기 어렵지만, 이 두 선수의 스타일을 적절히 혼합하면 유창혁 9단의 기풍에 근접한 스타일의 게이머가 탄생하지 않을까 짐작해본다.(게놈프로젝트..?;)

글의 시작에서 언급했지만, 유창혁 9단도 이제 어느덧 불혹을 바라보는 시점에 와있으며, 여전히 사천왕의 한 자리에 유창혁이라는 이름 석자를 올리고 있지만, 10년간 세계바둑계의 1인자이자 그의 라이벌이었던 이창호는 여전히 멀리 있다. 오히려 약관의 나이에 세계바둑대회 2관왕을 달성하며 최연소 입신의 고지에 오른 이세돌, 그리고 이제 심심치 않게 타이틀 무대에까지 등장하여 사천왕을 위협하고 있는 안조영 송태곤 박영훈 최철한 원성진과 같은 신예 기사들의 무서운 기세는 유창혁 9단의 입지를 더욱 좁게 하고 있는 현실이다. 국내의 조남철, 김인, 조훈현, 서봉수와 같이 일세를 풍미했던 선배 기사들이 후진들에게 고전하기 시작한 시기가 40대 무렵부터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유창혁 9단 역시 지금 바둑 인생에 있어서 하나의 고비를 맞고 있는 셈이라 하겠다. 바둑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유창혁 9단의 기풍이 조금씩 변모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평을 내놓는데, 즉 과거의 두터움을 바탕으로한 공격적인 스타일에서 실리를 추구하는 기풍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판의 바둑에 대해서 책임지는 것은 그 기보를 남긴 기사 자신일 수밖에 없는 것이겠지만, 유창혁 9단의 공격바둑을 사랑하는 이로서 조훈현 이창호 사제의 대마도 두려워하던 그의 화려한 검무가 그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하는건 비단 본인만의 착각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 canopp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8-31 00:32)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in-extremis
03/08/30 13:01
수정 아이콘
오늘도 참 재밌게 단숨에 읽어내려갔네요..^^
03/08/30 13:02
수정 아이콘
보면 볼수록 은근히 재밌네요.. 다음편도 부탁드립니다^^;
As Jonathan
03/08/30 13:06
수정 아이콘
와, 전편의 조훈현9단의 이야기와 더불어 한편의 서사를 읽는 듯 장엄함이 이 글 속에 품어있음을 느낍니다..^^
한사람과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당대의 시대적 배경과 아울러 철저한 분석까지,, 정말 진정한 바둑의 팬이 아니고서야 나올수 없는 그런 글이라고 생각됩니다..
바둑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더욱더 바둑에 흥미를 느끼게 하는 글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좋은 글 계속 부탁드립니다..!
Hewddink
03/08/30 13:18
수정 아이콘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데이트~~ (어이어이;;;)
어쨌든 기다리고 기다리던 brecht1005님의 속편이 올라왔군요. ^^*
저도 in-extremis님 처럼 단숨에 읽어내려갔답니다. ^ ^!!
만약 힘들다고 여기서 그만 두시려한다면...
...
...
(성우 장정진 씨의 "달려라 하니" 홍두깨 선생 버전) 데이트 신청할 꺼에욧~! +_+;;
ㄴ(ㅇ_ㅇ)ㄱ=3=3=3=3 재미없는 줄 알면서 왜 그랬을까. 텨텨텨텨;;;
p.s. 몽패님, 죄송합니다. (_ _);;
길버그
03/08/30 13:41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론 조치훈님을 써주셨으면 하는^^
Starry night
03/08/30 13:41
수정 아이콘
오.. 변성철 선수와 비견이 되는군요...^^
성질상 김동준 선수와 임정호 선수의 그것과는 다른 공격 스타일이죠...
재미있습니다. 잘 읽었어요~ ^^;;
김평수
03/08/30 14:11
수정 아이콘
바둑 사천왕이 누구인가요?-_-;; 조훈현, 이창훈, 유창혁, 그 다음엔..
As Jonathan
03/08/30 14:18
수정 아이콘
예전엔 유창혁9단이었지만, 요즘은 신예 이세돌9단이라는 평이 많습니다^^
Starry night
03/08/30 14:18
수정 아이콘
김평수님// 과거에는 서봉수, 요즘에는 이세돌 선수(씨?)가 각광받고 있지요...
brecht1005
03/08/30 14:29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_ _) 아.. 그리고 어제 삼성화재배오픈 16강이 있었죠. 조국수님, 이창호 9단, 이세돌 9단, 박영훈 4단이 8강에 올랐습니다.(조국수님은 송태곤 5단의 대마를 때려잡고 불계승을..+_+) 유창혁 사범님은 중국의 후야오위에게 져서 떨어지셨죠. 삼성화재배에 이어서 온게임넷 스타리그까지.. 덕분에 어제는 종일토록 하루가 심심치 않은 날이었습니다.^^
03/08/30 15:00
수정 아이콘
이재훈 강추~
다들 공격적이란 것만 생각했는데
낙관파에서 한량토스를 끌어내시다니...
사탕장수
03/08/30 15:11
수정 아이콘
국수의 뜻이 무엇인가요?? 꽤나 궁금하네요;
그리고
03/08/30 15:13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관리자님 이 씨리즈는 언제 추게갑니까?! ^^
brecht1005
03/08/30 15:14
수정 아이콘
국수(國手)라는 한자를 쓰니, 한국가를 대표하는 최고수라는 뜻이겠죠.^^
은빛사막
03/08/30 15:25
수정 아이콘
아 정말 너무 너무 재밌네요.... 다음편은 대충 순서상 이창호9단이 올라오겠군요 후후 기대됩니다
SpanishCoffee
03/08/30 15:42
수정 아이콘
pgr에 처음으로 흔적을 남기는군요..'바둑'이 소재라서-세번째만에-용기를 내어봅니다..^^

한국의 바둑기사들이 요즘 세계적으로 훌륭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만..
조금 오래된 이들에게는 예전-1980년대 후반 이전-일본의 정상급 기사들의 바둑에서 매력을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집이 남아도 모양이 꼴사나우면 던졌던 오다케 히데오(大竹英雄)의 '美學'이나..
이기건 지건 무조건 허공에서 뜬구름 잡는 다케미야 마사키(武宮正秀)의 '宇宙流' 같은 거죠..^^;

기회가 되신다면 일본기사와 관련된 것도 한 번 조명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현재 욱일승천의 기세를 떨치고 있는(어제 잠시 주춤했지만..^^;) 강민 선수의 경우..그 스타일을 보자면..후지사와 슈코(藤澤秀行)의 '자유분방함'이 연상됩니다..
정석에 얽매이지 않고 창조적으로 판을 운영하며..그러면서 정상의 자리에 오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죠..
이윤열 선수나 서지훈 선수에게서 이창호 九단의 모습을 보는 저로서는..그런 강민 선수의 경기를 보는 것이 굉장히 즐거운 일입니다..
이윤열 선수나 강민 선수 모두 너무 좋아하기에..응원은 생략하고 화면만 조용히 주시하던 어제 경기도..
조금은 덜 치열했던 것 같기도 하지만..그들만의 스타일은 선명히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후지사와 선생에 대해 얘기를 조금 더 보태자면..
일단 조훈현 九단의 일본 유학시절..몸이 불편한 스승 세고에 겐자꾸(瀨越憲作)를 대신하여 실전지도를 많이 해주었던 사람이죠..
요즘은 잘 모르겠지만..집에서 '츄리닝' 차림으로 나왔다가..문득 '훈현이가 보고 싶어서'..주머니에 '양주 한 병' 꽂고..비행기를 타고 서울에 오곤 했었답니다..
현재까지도 일본랭킹 1위의 자리인 초대 棋聖에 올라..5연패를 달성하여 명예기성이 되고..6연패의 길에서 그 유명한 '3연승 후 4연패'신화의 조연이 되며..조치훈에게 기성을 넘겨줍니다..
기성 시절..'난 1년에 네 판만 이기면 돼'라는 말과 함께..항상 술을 가까이 하고 경륜장에서 상금을 탕진하다가..기성전이 다가오면 술을 딱 끊고 집중했다고 하지요..--;

그에 앞서 한중일 3국의 바둑천재를 제자로 키워 모두 대성의 길로 이끈 세고에 선생도 현대바둑에 큰 공헌을 남긴 이로 기록되겠죠..
일생 가르친 제자가 딱 3명..하시모토 우타로(橋本宇太朗), 오청원, 그리고 조훈현입니다..
오청원이 師兄이고 이창호가 제자인 조훈현 九단..진정한 '거인'이라는 생각이..

에구..부족한 글재주가 글의 마무리를 재촉하는군요..^^;

좋은 글 감사 드리고..앞으로도 잘 읽겠습니다..^^
몽땅패하는랜
03/08/30 16:41
수정 아이콘
역시 좋은 글로 저를 즐겁게 해주시는군요, 먼저 아부성 인사(__)
저에겐 전설속의 강자 변성철 선수보다는 이재훈 선수를 언급하셔셔 딱 들어맞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프로토스로 이보다 더 잘할 순 없다!!에서 이보다 더 억울할 순 없다 ㅠ.ㅠ로 급전직하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까울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운만 조금 따라준다면 이재훈 선수도 우승후보란 말이닷!! 버럭버럭!!). 하지만 그래도 이재훈 선수의 경기는 늘 탄성을 불러내는 탄력적인 힘과 두터움을 가지고 있기에 오늘도 저는 이재훈 선수에게 올인!!!(본선에만 올라가봐 다 죽었쓰-_-)
이 글이 마무리되면 추천게시판으로 갈 것이다에도 올인!!!
수선화
03/08/30 17:50
수정 아이콘
저는 바둑을 둘줄도 모르는 사람인데도 글이 참 재미있습니다..제가 원래
이런 종류의 글을 좋아하는 편인데..아무튼 정말 흥미진진 하게 일고 있습니다..저도 이런 글은 추천게시판으로 가는데는 필요충분 조건이지 않나 싶습니다..^^
03/08/30 17:52
수정 아이콘
후지사와 슈코.... '초반 50수는 내가 최고'로 유명한 분이시죠
세계 최고의 화려한 감각으로도 유명한 분이셨고
조훈현 9단의 실전스승으로 조국수님의 화려한 기풍이
후지사와 슈코와 굉장히 닮아있죠

게다가 조국수님이 대국 중에 다리를 떨어 중얼거리는 습관이 있는데
그것도 일본에서 바둑 배울 때 라이벌 조치훈 9단은 도장에서 엄숙하게 배운 반면에 조훈현 9단은 후지사와를 따라 부동산에서 바둑을 둬서 조치훈의 정자세와는 대조적인 대국 습관을 가지게 되었죠

이런 대국 습관들로 인해 81년돈가요.. 조치훈이 일본에서 명인위를 차지하고 금의환향을 해서 조훈현과의 라이벌전이 한국에서 티비 대국으로 벌어졌는데 엄숙한 조치훈과는 대조적으로 다리를 떨며 바둑을 두던 조훈현은 팬들의 질타를 마니 받고 그 대국에서 2:0으로 지게 되죠
술이 약해 바카스도 못 먹는 조훈현은 처음으로 소주를 먹고 한 겨울 길바닥을 기고 있는 것을 주위 동료들이 발견해 여관으로 끌고갔던 적이 있었죠 조치훈은 일본에서 활약하던 시절부터 조훈현의 정신적 라이벌로
조훈현이 기성전, 명인전, 본인방전에서 활약하는 것이 꿈이었는데 결국
군대 문제로 귀국하게 되고 나라에서 바로 다음 해 조치훈에게는 군 면제를 시켜주는 묘한 인연으로 각각 다른 곳에서 활약을 하게 되죠
그런 조치훈에게 당시 한국 바둑의 1인자 조훈현은 대국료를 10:1로 받는
굴욕 속에서 2:0으로 지게 됨으로써 괴로운 슬럼프에 빠집니다
이 후 조훈현은 절치부심 89년도 응씨배를 우승함으로써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되고 현재까지 조치훈과 세계대회에서 7번 마주치게 되죠
모두 조훈현 9단의 승리.... 81년도 2:0 패배 이 후 7연승.......
바둑팬들에겐 아련하기만한 운명의 두 승부사.... 조훈현과 조치훈.....

어제 제 8회 삼성화재배 16강이 끝나고 8강 대진이 결정되었습니다
조훈현 대 조치훈....... 그 둘이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흥분이 됩니다
03/08/30 17:52
수정 아이콘
몽패님께 올인! ^^
03/08/30 17:55
수정 아이콘
brecht1005님// 다음은 조치훈 편을 써주셨으면 ^^
03/08/30 21:57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에서 가장 권위있는 기전 이라는 표현이 아직도 맞지는 않는것
같습니다만 '국수'라고 하는 타이틀은 현재의 기성(棋聖)전이 생기기
이전의 일본의 본인방 내지는 명인 타이틀에 비유하면 적절한 것 같습니다.
당시 국내에서 유명한 기전으로는 이외에도 명인전, 왕위전 등이 있었지만
최강자라면 누구나 노리는 그런 기전으로는 당연히 국수전을 생각했습니다.
조남철 사범님의 9기 연패, 이은 김인 사범님의 7기 연패, 윤기현 사범님.
하찬석 사범님의 각각 2기 연패에 이어 조훈현 사범님의 10기 연패 기록이
있지요 ^^
당시 어느 기전이건 프로 바둑 기사가 최선을 다하지 않은 기전이 없었겠지만
공공연히 당시 한국 랭킹 1위 기전은 국수전으로 생각되고 있었고
국수 타이틀을 따는 것이 랭킹 1위로 오르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죠.
따라서 국수 타이틀을 차지했던 기사분에 대해서는 *국수 라는 칭호를
붙여주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었고, 서봉수 사범님의 경우에는
명인위를 5기 연패한 까닭에 서명인 이라는 칭호가 뒤따랐던 것입니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면 '국수'라는 것은 동아일보에서 주최한 기전이름이고
당대 최고의 기사에게 붙여주던 칭호 정도라고 생각하면 맞을거 같습니다.
brecht1005
03/08/30 22:06
수정 아이콘
후후.. 매트님 김인 사범님께서는 국수 6연패하셨답니다..ㅇㅇ/ '국수'라는 칭호는 타이틀이 생기기 이전부터 당대 최고수로 널리 인정받았던 분에게 주어졌던(제가 알기로는 조선시대부터였다던가.. 기억 안납니다 ㅡㅡㅋ) 것입니다. 공식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알고 있구요. 그러다가 최초로 신문기전을 만들었던 동아일보에서 첫 타이틀 이름을 '국수'로 정하면서 그 전통의 측면이나 명칭이 갖는 역사적 의의 등을 기사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자연히 '국수'라는 타이틀이 많은 기사들의 동경을 받게 된 것입니다. 대부분의 한국 기사들이 한번쯤 꼭 차지해보고 싶은 타이틀로 '국수'위를 꼽습니다.^^

p.s. 매트님. 유사범님에 대해서 썼는데 보답으로 리겜이라도 한번..+_+
03/08/30 23:06
수정 아이콘
아 제가 틀렸군요 -_-;;;; 왜 7연패로 생각했을까나 ???
아 왕위 7연패로군요 -_-;;;;
그리고 유창혁 사범님에 대해 써 주신거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_ _);;;
이정도 감사 표시면 리게임 안해도 될런지 모르겠군요^^
제가 브레치님같은 고수한테 1승 무패 같은 훌륭한(-_-) 기록을
구지 리게임같은 형식을 빌어 무너뜨리고 싶어하진 않겠지요???
푸하하하 다시 한번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brecht1005
03/08/30 23:32
수정 아이콘
도망쟁이 매트님..ㅡㅡ+
몽키.D.루피
03/08/31 03:25
수정 아이콘
드디어 추천게시판으로 왔군요...축하드립니다. 잘 보고 있습니다...^^
김희성
03/08/31 12:48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봤습니다.

유창혁 왕위 요즘 살이 많이 올랐더군요^^
몇년전부터 국내기전에서는 슬럼프였는데(물론 세계대회에서는 여전히 세계톱이지만) 올해 패왕전에선가 이창호 9단을 3:0으로 완파하는걸 보니 통쾌하더군요. 유창혁 왕위가 아니면 누가 이창호9단을 그렇게 스트레이트로 몰아부칠 수 있을지.....(공교롭게도 같은날 파나소닉 온게임넷스타리그 4강에서 임요환선수가 서지훈선수에게 0:3으로 졌었죠. 절대강자인 이창호,임요환이 같은날 0:3으로 깨진 날이라 생각이 나네요.)
허유석
03/09/01 10:06
수정 아이콘
이세돌은 누구랑 비교될까요..? 역시 이윤열일까..?
자신감 만빵말투의 신들린 실력은 누구랑 비교해야한단 말인가..
03/09/03 04:19
수정 아이콘
brecht1005님께 ..
님의 좋은글 잘 읽고있습니다. 님 글을 읽으면서 계속 생각해오던 것이
님 글 중에 대부분이 이광구의 '바둑이야기' 라는 책에서 많이 발췌하신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 유창혁9단에 관한 글들은 대부분 책들의 내용을
그대로 복사하신것 같습니다. --;; 다른 글들은 모르겟지만 제가 유9단의열렬한 팬이라서 이광구의 '바둑이야기' 중에서도 유창혁편에 관한 글을여러번 읽어서 바로 알수있었습니다. 첫편에 분명히 여러책에서 발췌한다고 말씀하셨지만 이번글은 대부분이 그 책의 내용그대로이면서 스타에관한 이야기부분만 첨가한것 같아서 말씀드립니다. 담부터는 어느책에서 발췌 해왔는걸 밝혀주셨으면 합니다. 혹시 책을 쓰신 이광구님이 직접올리신 글인가 싶어서 회원정보를 보았지만 나이로 보아서 아닌것 같아서 말씀드립니다.
brecht1005
03/09/03 09:56
수정 아이콘
hisy님//그다지 뛰어나다고 할 것도 없는 글을 읽어주신데에 대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알기로는 '이광구의 바둑이야기'는 출간된지 약 10년이 넘은 책입니다.(90년도 무렵에 제가 읽은 기억이 나는군요.) 그런데, 애석한 일이지만 저는 그 책을 소장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여러책에서 발췌한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결코' 없습니다. 다른 이의 노작의 내용에서 영감을 얻거나 어디서 봤다는 것이 확실히 기억이 나는 내용이라면 어느 분의 의견 혹은 창작이라고 명기를 할 수 있지만 나머지의 내용에서 '~했다고 한다'라는 말을 붙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말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은 경우는 대략 세 가지 경우라고 할 수 있는데, 대체로 널리 알려져서 딱히 누구의 의견이라고 할 수가 없는 경우, 그 의견을 처음 피력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경우, 그리고 제가 어디에선가 봤지만 어디서 본 내용인지에 대해서 확실히 밝힐 수 없는 경우입니다. 제가 월간 바둑 등 바둑관련 서적을 읽기 시작한 지는 대략 15년전부터이며, 읽은 권수로는 대략 100권은 넘지 않을까 합니다만, 읽은 책들은 대부분 기원이나 서점에서 사지 않고 읽은 것들이며, 그나마 사서 읽었던 책들도 현재 는 집에 소장하고 있는 것이 전혀 없습니다. 인용이나 발췌 자체를 할수가 없는 여건이죠.

첫편 둘째편까지 글을 썼을 떄도 한분이 저에게 '인용을 했다면 출처를 밝히는게 도리다'라는 쪽지를 보내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책을 카피하려고 해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일단 말씀드렸구요, 글을 쓰는 동안에는 의식적으로 바둑관련 사이트는 한국기원 기사정보 혹은 기전정보에 통계를 찾으러 갈때 아니면 접속하지 않는다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그리고 hisy님께서 '이광구의 바둑이야기'라는 책 이외에 다른 바둑 관련 서적을 많이 읽으셨는지는 제가 알 수 없지만, 저는 주로 제가 읽은 책이나 글들 중에서 그 기사에 대해 평론가들이 대체로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고 기억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쓰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많이 읽은 부분이 기억도 많이 날 수밖에 없으며, 바둑전문가가 아닌 저의 입장에서는 공신력 있다고 판단되는 의견을 쫓아갈 수밖에 없는 입장이니까요. 제가 서술한 내용이 비단 그책에만 존재하는 내용이 아닐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아마 유창혁 9단의 공격이 '탄력적이다'라고 서술한 부분은 님이 말씀하시는 '이광구의 바둑이야기'에도 나와 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내용은 제가 알기로 이광구 선생의 의견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홍렬 선생의 의견으로 인용을 했지요. 제가 잘못 알고 있을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hisy님께 말씀드리고 싶은 바는 발췌라고 생각하신다면 어느 부분이 그리도 똑같기에 '복사'와 크게 다를 것 없는 '발췌'라는 말을 확신을 가지고 쓰시는지에 대해서('복사'라는 말도 쓰셨군요.) 님이 원문이라고 생각하시는 글을 제시, 비교하여 밝혀주시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최소한 글쓴이(님은 글을 복사, 발췌한 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가 글에 들인 정도의 시간은 들여야 도용이나 표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하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다 대조해보시고 난후에 댓글을 쓰셨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원문'을 확인할 길이 지금은 없는 저도 얼마나 비슷한지가 궁금하네요.
brecht1005
03/09/03 12:00
수정 아이콘
혹시 답을 안 주실까 노파심이 생겨서 한 말씀만 더 드리면,

이렇게 공개적으로 표절이나 도용의 의혹을 제기하신 후에 그에 대해서 책임있는 답을 내놓지 않는건 인터넷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무책임한 형태의 잘못 가운데 하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님의 댓글을 읽고 저의 답글을 읽지 않은 분들은 님이 말씀하신바를 곧이곧대로 믿으실 수 도 있겠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신 만큼, 공개적인 답을 기다리겠습니다.
03/09/04 08:16
수정 아이콘
먼저 저도 이광구님의 바둑이야기라는 책을 현재 가지고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곧 고향집에 내려가면 그책이 있으니 다시한번보고 또 글을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발췌가 아니고 복사라고 한 부분에 대해서는
님이 쓰신 탄력적이다 라는 부분만 보고 하는건 절대 아닙니다. 제가 앞에도 얘기했듯이 유창혁편에 관한 부분은 여러번 읽었습니다. 그래서 그 내용은 거의 기억하고있습니다 물론 글자 하나하나까지 기억은 못하겠지만요. 먼저 영원한 소년 유창혁 부분도 이 책에 나와있습니다. 그리고 바둑프로기사분들이 창혁이 창혁이 하는 부문도 그 책에서 봤습니다. 기계에서는 이창호9단은 부를때 창호 , 창호하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유창혁9단은 부를때 창혁이 창혁이 하고 불렀다고 그책에 나와있었던것 같군요. 먼저 답은 안주실까바 노파심생긴단는 말을 듣고 바로 글을 올립니다. 그책에 관해서는 고향집에 며칠있다 내려가면 바로 또 비교해보고 글을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대왕전우승부문, 그리고 이창호와의 라이벌관계, 세계최고의 공격수, 기복이 심한 낙관파 이모든부분이 그책에 나와있습니다. 아 그리고 질이 높은 바둑도 분명 그 책에 나와있었습니다.
그래서 님글을 보고 바로 그 책이 생각났습니다. 님의 어느부분이 그책과 비슷하냐고 물어보신다면 방금 얘기한 부분들이 비슷하다고 말씀드릴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디가 그렇게 똑같길래 복사라는 말을 썻냐고 하신다면 제기억에도 한계가 있기때문에 모라고 할말이 없군요.
다만 그 책을 다시 한번 보고 님글과 비교해보고 다시 글 올리겠습니다.
분명히 제가 보기에는 님글이 그 책에서 상당부분 발췌했다고 생각이 들었기때문에 글을 올렸던겁니다. 그리고 공개적으로 님을 비난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제 기억만으로 복사라는 글을 성급히 올린점은 사과합니다.
03/09/04 08:23
수정 아이콘
참 그리고 제 방에 컴퓨터가 없는 관계로 답변이 늦었습니다.
매일매일 컴퓨터를 키고 확인할수 없는 관계로 답변이 늦을수 있습니다.
brecht1005
03/09/04 10:17
수정 아이콘
결국 대조해보지는 않으셨다는 말씀이군요. 우선, 대왕전 우승, 이창호와의 라이벌관계, 기풍면에서 공격적이며, 낙관파로서 성적의 기복이 심하다. 이런 유창혁 9단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자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져있는 내용들을 빼고 그럼 어떤 내용으로 글을 쓰라는 말씀이신지 이해가 안 되는군요. 유창혁 3단의 대왕전 우승과 유창혁이창호의 라이벌관계는 유창혁 9단에 대한 글뿐만 아니라 한국 현대바둑사를 쓰더라도 빠지기 힘든 내용입니다. 이런 내용들이 서술된 글이 비단 그 책하나라고 생각하십니까? 기풍에 대해서는 필히 서술이 들어가야 하는 글인데, 그럼 어떤 내용으로 글을 썼어야 하겠습니까?

그리고 유창혁 9단이 청년기까지도 계속 소년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이광구 선생이 책을 내기도 전에 이미 알고 있던 사실입니다. 지금은 옛 기전이 된 87년 12기 기왕전에서 유창혁 3단이 본선에 진출해서 양재호 당시 5단(양5단이 아니면 황원준 5단이었던 것 같지만, 확실히 기억은 나지 않는군요.)과 본선 첫 대국을 벌일 때 윤기현 당시 8단이 '창혁이.... 창혁이라..'라는 독백을 하면서 어린이 시절에 어머니 손을 잡고 대회장에 나타났던 모습을 회상하는 장면을 당시 조선일보 관전기자였던 박치문 선생이 기왕전 관전기 가운데 언급한 바가 있습니다.

최소한 발췌나 복사라는 말씀까지 쓰시고자 했다면 글을 대조해보고 문장 한개라도 같은 것을 발견하고 나서야 문제를 제기하시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 사람에 대한 글을 쓰는데 자신만의 독특한 내용으로 글을 쓸 수는 있지만, 저는 제 스스로 독창적인 의견을 낼만큼 전문가가 아닙니다. 간혹 제가 혼자 생각하고 있는 내용을 글에 넣을 때도 있지만, 많은 부분은 바둑에 관심이 그동안 있었던 사람이라면 대략은 알고 있는 사실들입니다. 제 글이 다음의 '프로바둑기사사랑회'라는 카페에 옮겨져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 곳으로 가서 확인해봤지만, 그곳에서는 아무도 글의 내용이 일반적으로 바둑평론가들이 평하는 유창혁 9단에 대한 내용과 비슷하다고 해서 그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았습니다. 발췌, 복사의 의미는 남의 글을 그대로 베꼈다는 말입니다. 제가 저의 독창적인 의견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독창적인 의견인 것인양 포장해서 글을 쓴 부분이 있는지, 혹은 남의 문장을 제가 쓴 문장인것처럼 그대로 가져온 부분이 있는지를 명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비난할 의도가 있는 것과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는 것 역시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웅기
03/09/05 16:41
수정 아이콘
과거 소년바둑대회(?) 99년도 즈음 초4학년에 나이로 대회에 나갔지요,,,
아마 시예선일꺼라는 생각이드네요(기억이 ,,,,). 너무 긴장했던 나머지 별 실력도 없었지만 경험이라는 생각에 나가 보았지요, 그때 첫 3명과 조를 지어 대전을 했는데 3패를 했지요. 아마 긴장했던 나머지 공집인가? (다 잊어버림).. 백 5집반이었지요. 근데 계산을 안해서 진것 같은데, 돌아와서 후회 많이했습니다. 그리고 참가상(?)으로 유창혁9단의 비디오를 받았지요, 다음 바로 바둑을 접었습니다.(?) 말을 잘못해서 ,,,, 용어도 생각이 안나고.... 요즘 바둑도 잘 안보죠,,,, 죄송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97 "내가 아는 비프로스트..." [17] 변종석12361 03/08/29 12361
196 [바둑과 스타]기풍(棋風) vs Game Style (3) - 유창혁 9단 [35] brecht100510611 03/08/30 10611
195 [바둑과 스타]기풍(棋風) vs Game Style (2) - 서봉수 9단 [34] brecht100510110 03/08/27 10110
194 [바둑과 스타]기풍(棋風) vs Game Style(1) - 조훈현 9단 [25] brecht100515333 03/08/26 15333
193 [잡담] 읽지는 못할, 그러나 (공개적으로) 전하고 싶은 말. (To. NaDa & Yellow) [29] Let It Be11875 03/08/23 11875
192 한빛의 승리를 기원하며.. [38] 안전제일9887 03/08/23 9887
191 사랑하는 동양 오리온팀의 승리를 기원하며.. [45] 코리10084 03/08/22 10084
190 [후기] 임요환 DVD SE 시연회.. [48] 언뜻 유재석11837 03/08/20 11837
189 [긴글] 임요환DVD 시연회 후기 By addict. [39] addict.10324 03/08/21 10324
188 언제부터일까요. [57] BlueSoda9116 03/08/20 9116
187 온게임넷 음모론(5) 스카이2배편... [31] Starry night16752 03/07/23 16752
186 [잡담] 여러분은 어떤 글을 먼저 읽으십니까? [47] 온리시청6441 03/08/17 6441
185 임요환에겐 뭔가 특별한 쇼맨쉽이 있다.. [80] tongtong25568 03/08/12 25568
184 변화하는 대한민국인 4. 장점, 강점으로 일하라 [7] 삭제됨5436 03/08/07 5436
183 변화하는 대한민국인 3. 생각하는 법을 배우라 [12] 삭제됨5144 03/08/07 5144
182 변화하는 대한민국인 2. 정보개념 [9] 삭제됨4938 03/08/06 4938
181 변화하는 대한민국인 1. 공간의식 -> 시간의식 [14] 삭제됨6025 03/08/05 6025
180 게시판에 글을 올리시는 모든 pgr식구들에게 [43] 이길성6709 03/07/26 6709
179 "MYCUBE 2003 온게임넷 스타리그 공식맵 설명 및 분석" [55] 변종석14968 03/07/24 14968
177 퍼오는 글에 대하여. [21] 공룡6867 03/07/17 6867
176 [잡담] 열려진 공간에서의 글쓰기 [23] white5437 03/07/20 5437
175 온게임넷 음모론(4) 네이트배편... [31] Starry night14953 03/07/20 14953
174 온게임넷 음모론(3) 스카이배편... [28] Starry night12624 03/07/19 1262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