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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3/03/26 10:27:01
Name 민머리요정
Subject [야구] 기억하라. Mr.Clean, 켄그리피주니어,
안녕하세요. 민머리요정입니다.
제 오래된 블로그를 뒤져보다가, 재구성하면 참 좋겠다는 글이 있어서,
재편집을 해서 다시 올려봅니다.

음, 그러고보니 MLB 관련한 인물의 글은 처음인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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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3일,
메이저리그에서는 희대의 오심사태로, 한참 시끄러웠습니다.

디트로이트의 갈라라가는 9회말 2아웃까지, 26명의 타자를 모두 잡아냈습니다..
1개의 볼넷이나, 안타도 없이.....
역사상 21번째 퍼펙트 게임이 탄생하려는 순간,
마지막타자 제이슨 도널드의 평범한 내야땅볼을 잡고,
갈라라가는 1루로 베이스커버를 들어가 공을 잡았지만, 1루심이었던 짐 조이스는 세잎을 선언.

퍼펙트게임은 물론, 노히트노런도 날아갔습니다.
비디오판독의 결과, 1루에서의 타자와의 승부는 분명 아웃.
짐 조이스 심판은 눈물로 사과를 했지만, 이미 대기록은 날아간 후였죠.

백악관에서까지, 판정번복을 요청했지만, 역부족이었고, 갈라라가의 퍼펙트게임은 그렇게 날아갔습니다.



퍼펙트게임 오심사태로 인해서, 소리소문 없이 묻혀버린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90년대를 대표하는 슬러거, 켄 그리피 주니어,
켄 그리피 주니어는 2010년 6월 3일로 전격은퇴를 선언했습니다.

89년 데뷔해서, 2010년 은퇴하기까지 22시즌동안, 깨끗한 이미지로,
한결같은 활약으로 사랑받았던 켄 그리피 주니어가, 영원한 역사 속으로 영원히 남게된 것이죠.

데뷔전 첫 타석으로, 그시즌에 21승을 올린 데이브 스튜어트로부터 2루타를 때려냈고,
홈에서 치른 데뷔전 첫타석 초구 홈런으로.... 대활약을 할 것을 이미 예고했습니다.

89년 데뷔해에는, .287의 타율, 13홈런 45타점으로 활약을 하던 중,
7월 중순에 발생한 손가락부상으로 30일을 결장했고, 복귀해서는 크게 부진했습니다.


(켄그리피 부자, 왼쪽이 주니어, 오른쪽이 시니어)

90시즌, .300 - 366 - 481 22홈런 80타점을 기록하고, 생애 처음으로 올스타에 뽑히게 됩니다.
8월 중순, 시애틀이 신시내티 레즈에서 방출당한 켄 그리피 시니어를 영입하면서,
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부자가 동시에 경기에 출장하는 진기록을 세웠습니다.
그와 더불어 9월 14일, 에인절스 전에서는 1회초, 2번 시니어, 3번 주니어가 백투백 홈런을 날리며,
역사상 다시는 나올수 없는 명장면, 부자의 백투백 홈런이라는 진기록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그렇게 시작된 그리피는 1990년을 시즌으로 1999년까지 10회 연속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습니다.
그리피보다 더 많은 수상을 한 외야수는 전설의 강타자 윌리 메이스, 로베르토 클레멘테 (12회 수상) 뿐,
윌레 메이스, 로베르토 클레멘테, 그리피, 앤드류 존스만이 10년 연속 수상에 성공했고,
이치로가 10시즌 10회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에 성공하면서 그 이름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그리피는 수비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다이빙캐치와 펜스플레이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그리피는, 선수로 뛰는 현역시절 내내
몸을 불태우는 수비를 수도없이 많이 보여줬습니다.

그의 이러한 플레이는 모든 팬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부상도 그리피를 뒤따르게 됩니다.



1995년 펜스쪽으로 향하는 플라이볼을 잡으려다, 펜스에 손목이 꺽여 손목 골절이라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게 됩니다.
부상 후 석달만에 돌아간 그리피는 지구 1위 에인절스에 11경기 반 뒤져있던 시애틀은
그리피의 복귀와 함께 미친듯이 질주하여, 마지막 경기에 공동선두가 되었고,
원게임 플레이오프 경기를 통해서, 지구 우승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디비전시리즈 최종 5차전에서 추격의 솔로홈런을 때리고, 동점을 일궈내더니,
11회말 안타를 치고 나가서, 결승득점을 올렸다.

챔피언쉽시리즈에서 클리블랜드에 패하면서, 시애틀의 돌풍은 끝났지만,
모든 야구팬들은 복귀해서 맹타를 휘두르던 그리피를 더 추억합니다.

1999년 시즌 중반, 킹돔에서, 세이코프필드로 구장을 옮긴 시애틀 매리너스,
우중간이 킹돔보다 11m나 길었던 세이코프필드에서의 그리피의 성적은 킹돔에서의 성적보다 떨어지게 됩니다.

선수들과의 의견을 모아 펜스를 앞당겨줄 것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고,
당연히 홈런이라고 생각한 타구들이 하나둘씩 잡히면서, 단장에 트레이드를 요구하게 됩니다.
결국 신시내티로의 이적이 성사되었고, 시애틀에서의 10년동안 398홈런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그리피는 그렇게 시애틀을 떠납니다.


(3명의 아이를 생각하고 뛴다는 그리피의 등번호 3번...)

00시즌, 결국 신시내티로 9년간 1억 1600만 달러라는 장기계약을 맺고 자리를 옮깁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잦은 부상에 시달린 그리피는 시애틀에서만큼 활약을 보여주지 못합니다.

아버지였던 시니어가 오랫동안 뛰었던 신시내티 레즈,
아버지를 더 많이 기억하는 팬들 사이에서, 아버지의 그늘 아래 플레이한다는 것도,
그리피에게 큰 부담감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르죠.

그런 것과 더불어, 그리피를 오랫동안 붙잡았던 슬와부근 부상
(일명 햄스트링 부상, 박찬호 선수도 햄스트링으로 선수시절 많은 고생을 하셨죠)
00-02년까지 햄스트링 부상으로 DL에 등재되었던 기간은 155일.....
04년에는 급기야, 수비도중 슬라이딩하는 과정에서 햄스트링 완전 파열이라는 부상을 당하게 됩니다.
그렇게 신시내티에서의 악몽같은 9시즌동안 단 한번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합니다.
결국, 2008 시즌 말에 화이트 삭스에 트레이드가 되는 굴욕을 당하게 되죠..

□ 켄 그리피 주니어의 DL 등재 기간
1987: 어깨 부상(15일 결장)
1988: 등 부상(15일 결장)
1989: 오른손 골절(30일 결장)
1992: 손목 인대 부상(15일 결장)
1995: 손목 골절(73일 결장)
1996: 손목 골절(15일 결장)
2000: 슬와부근 파열(15일 결장)
2001: 슬와부근 파열(50일 결장)
2002: 슬와부근 파열, 슬개골 탈골(90일 결장)
2003: 어깨뼈 탈골, 발목 인대 파열(110일 결장)
2004: 슬와부근 완전 파열(80일 결장)
2005: 무릎 통증(40일 결장)
2006: 무릎 통증, 손 골절(50일 결장)
2007: 서혜부 부상(15일 결장)
2008: 무릎 통증(20일 결장)



그리고 2009년 그는 다시 친정팀 시애틀로 돌아왔습니다.
99시즌을 끝으로, 주인을 잃어버린 시애틀의 등번호 24번은 다시 주인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었죠.
나이탓인지, 그리피는 예전의 명성만큼의 활약을 해주지는 못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성과를 복귀한 시애틀에서 이루게 됩니다.

2008시즌 시애틀은 101패를 기록했고, 선수단 내부에서도 약간의 불화가 일어날 조짐을 보였습니다.
-> 실제로 불화로 이어지기도 했죠.

구체적인 사건으로, 실바의 발언이 있었죠.
"팀을 생각하는 플레이가 아닌, 이기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있다. 개인의 기록을 위해 팀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 발언은 누가봐도, 이치로를 겨냥한 말이라는 것을 알수있습니다.

09시즌이 끝나고, 시애틀의 홈구장인 세이코프필드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선수단은 경기장 한바퀴를 쭉 돌며 팬들에 인사를 하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09시즌을 위닝시즌으로 끝낸 것에 대한 자축 이벤트의 개념이죠.

이날 이벤트에서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이치로를 무등태우고 있는 실바의 모습, 그리고 선수단의 무등을 탄 켄 그리피 주니어)

비록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지난 몇년간 이치로와 선수단 사이에 쌓였던 앙금들을,
그리피만의 방식인 편안함과, 웃음으로, 인간적인 모습을 끌어내면서, 모두 풀어냈습니다.
그간 사이가 안좋기로 소문났던, 벨트레와 실바와도 모두 풀어낸 듯한 장면.

2009시즌,
90년대 시애틀의 상징 켄 그리피 주니어와, 00년대 시애틀의 상징 스즈키 이치로의 만남은,
그리피에게도, 이치로에게도 무척이나 기억에 남는 시즌이 되었겠죠?

마지막 까지도 시애틀에 좋은 인상과, 팀을 위한 정신으로 끝까지 헌신하고,
이제서야 정들었던 시애틀 매리너스를 떠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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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그리피, 본즈, 빅맥, 소사)

우리는 90년대를 대표하는 선수로 우리는 많은 선수들을 기억합니다.
희대의 홈런타자들, 베리본즈, 마크 맥과이어, 새미소사....
이들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때려대던 수없이 많은 그들의 홈런들.
그리고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숫자들의 시즌 홈런들....

00년대까지도 계속되었던 그들의 홈런레이스는, 홈런타자라는 지위를 그리피에게서 앗아갔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했던 방식을 기억합니다.

확실하게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홈런을 때려냈는지 알고있기에......
수많은 팬들 그리피를 더 기억하고 사랑하는게 아닐까요?
베리본즈는 샌프란시스코 팬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았지만,
그리피는 모든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리피에게는, 본즈에게서는 찾아볼수 없었던 겸손함이 있었습니다.

약물 홈런왕, 호세 칸세코의 자서전에서 나왔던 수많은 약물 사용자들의 이름 중에서,
그리피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야구팬들은 그리피를 깨끗한 야구영웅으로 기억하고, Mr.Clean 이라고 부릅니다.
Mr.Clean, 이것이 그리피의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수많은 야구팬들은 켄 그리피 주니어를 기억할 것입니다.
행크애런을 뛰어넘은 베리본즈보다,
백인홈런왕 마크 맥과이어보다 정당하게 승부했던 그리피를 기억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3000안타를 치고 은퇴하는 것을 바랬던 수많은 팬들이 있었지만,
바램은 결국 이뤄지지 못하고, 그리피의 전차는 멈춰서게 되었습니다..


(그리피의 통산 성적)

통산 2781안타
통산 630홈런 (전체 6위)
(그리피보다 많은 홈런을 친 선수는, 베리본즈, 행크애런, 베이브 루스, 윌리메이스, A.로드리게스)
12회 올스타전 출전 ( 90-00, 07)
Player of the Week 9회
06 WBC 미국 국가대표
올해의 재기선수상 수상 (05)
Mariners MVP 6회 (90,91,93,97,98,99)
골든 글러브 10회 수상 (90-99)
실버 슬러거 7회 수상 (91,93,94,96,97,98,99)
페넌트레이스 MVP (97)
Player of the Month 2회
올스타전 MVP (92)
리그 홈런왕 (94,97,98,99)
장타율왕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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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성적을 남기고 켄그리피주니어는 그라운드를 떠납니다.
지난 수년동안 끊임없이 터졌던 약물파동과, 고액연봉 사태, 그 사이에서 그리피는 인상깊은 선수가 되었습니다.

그리피가 만약 약물을 복용했다면, 잦은 부상에도 시달리지 않았을 것이고,
최다 홈런의 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었을꺼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리피를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약물의 힘없이도, 이렇게 뛸수있다는 것을...
약물의 힘에 의존하지 않고도, 몸을 사리지않았던 그의 플레이를 야구역사가 기억할 것입니다.

이렇게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고, 당당하게 그라운드를 누볐던 선수는,
큰 축복 대신, 만신창이가 되어, 늘 부상에 시달리는 부상투성이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에 친정팀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는 켄 그리피 주니어,
친정팀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마지막 떠나는 순간까지도 웃음짓는 그에게 있어서 참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야구계에 좋은 선례가 되고, 꼭 있어야만 하는 사람은,
너무나도 아쉽게, 그리고 안타깝게 야구계를 떠나야만 했습니다.



추신수 선수가 신시내티 레즈의 중견수 자리를 올 시즌 맡게 되었는데,
이 자리가 켄 그리피 주니어가 신시내티 시절 뛰던 포지션이죠.
신시내티의 중견수 계보를 추신수 선수가 이어가게 된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그의 커리어는 끝이 났지만, 지도자로서 더 좋은 모습으로,
야구팬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信主님에 의해서 자유게시판으로 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3-04-27 11:33)
* 관리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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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 ne sais quoi
13/03/26 10:40
수정 아이콘
그리피의 사진이 약물복용자들과 같이 놓이는건 좀 그렇군요 ^^; 잘 읽었습니다.
가게두어라
13/03/26 10:42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봤습니다. 추신수 선수가 도루는 이선수 기록을 넘을수 있을까요?
아무튼 대단한 선수였군요....
Marionette
13/03/26 10:50
수정 아이콘
40/40의 A-Rod - 본문의 캔그리피 - 에드가 마르티네즈로 이어지는 타선과
좌타자인 래리워커를 우타석에 들어서게 하는 빅유닛이 있던 시애틀은 정말 좋았는데 말이죠...

이것도 정말 오래되었네요
13/03/26 11:12
수정 아이콘
그리피하면 우아한 스윙!
BlueTaiL
13/03/26 11:54
수정 아이콘
캔그리피 주니어가 부상에 연달아 시달릴때 참 안타까웠습니다.
홈런타자라기 보다는 참 멋진 타자랄가요. 그 스윙이나 수비를 보고 반한 선수였습니다.
이퀄라이져
13/03/26 12:50
수정 아이콘
켄 그리피 Jr.는 그냥 역대급 6 tool 타자죠. 비록 후반 10년은 부상으로 점철되었지만...
장어의심장
13/03/26 13:36
수정 아이콘
그리피 주니어의 단 한마디로 통용하면
좌타자의 교과서

그만큼 스윙폼은 군더더기없어요
Cafe Street
13/03/26 14:08
수정 아이콘
어렸을적 주니어가 아버지(시니어)포지션 쪽으로 뜬공을 달려가 스틸하는 모습을 보고 완전 반했던 기억이 있네요.
다시 그런 장면이 나올수 있을까요?..
GreatObang
13/03/26 14:19
수정 아이콘
1990년대 MLB의 조던이었죠.
실력으로도 인성으로도 최고의 선수였기도 하구요.

야구 광팬으로서 지금껏 보아온 스윙중에서 최고를 뽑으라면, 그리피를 뽑지 않을 수 없을겁니다.
13/04/27 17:17
수정 아이콘
그럼요. 기억해야죠. 잊을수가 없으니까요. ^^
13/04/27 20:20
수정 아이콘
90년대면 빅허트 형님을 넣어주셔야죠 흑흑
서린언니
13/04/28 03:02
수정 아이콘
본즈와 더불어 켄 그리피 주니어가 뱃스피드 제일 빠를걸요.
95마일.
곧미남
13/04/30 11:34
수정 아이콘
위의 약쟁이들과 비교하기엔 너무 멋진 선수로 기억합니다. 특히 본즈와는 꼭 비교가 안되었으면 싶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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