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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4/09/18 15:06:26
Name 랜덤여신
Subject 도스 창의 가로 길이는 왜 80글자일까?
대중에게 소프트웨어 개발자란 어떤 느낌일까요? 대부분은 컴퓨터 앞에 하루 종일 앉아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을 상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서를 작성하는 데 워드프로세서가 필요하듯이, 하루 종일 소스 코드를 작성하는 프로그래머에게도 특별한 저작 도구가 필요하죠. 이런 걸 통합 개발 환경(integrated development environment; IDE)라고 합니다.

IDE의 역할은 다양합니다. 프로그래머가 작성한 코드를 이해(!)하고, 가끔 조언도 해 주며, 자동 완성은 기본이고, 프로그램의 전체 구조를 요약해서 보여주기도 합니다. 버그가 발생하면 쉽게 고칠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기능이 많기 때문에 IDE란 대체로 버튼이 많고, 창이 많이 떠 있고, 복잡합니다.


[대표적인 IDE인 '이클립스'(Eclipse). 수..수많은 버튼과 창에 가버렷!]
[마치 비행기 조종석 앞에 앉은 기분이랄까요.]

그런데 이런 최첨단 저작 도구를 두고도, 여전히 도스 창에서 작업하는 사이코 변태들이 있습니다. (어라, 대체한 용어도 별로 나아보이지 않는데...) 이들은 IDE의 복잡성을 증오하고, 그 대신 메모장과 유사하지만 '편집'에 특화된 기묘한 프로그램을 주로 사용합니다. 바로 vim과 Emacs라고 불리는 것들인데요. 이것을 ['편집기'](editor)라고 부릅니다. 이 편집기가 가지고 있는 중에 어떤 것들이 있냐면...

* ['특정 문자가 발견될 때까지 글자를 지운다']는 단축키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마도카와 호무라는 영원토록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문장이 있고, 현재 커서가 '영원' 앞에 있다고 합시다. 이때 특정한 단축키(구체적으로는 d-t-.)를 누르면, '마도카와 호무라는'만 남습니다. 딱 세 키만 눌러서 문장 일부를 증발시켜 버릴 수 있는 것입니다. ("파워! 언리미티드 파워!")

* 현재 커서 위치로부터 ['5글자만 복사'] 내지는 ['5줄만 복사'] 같은 단축키가 있습니다. 보통은 마우스로 영역을 선택하든지 Shift 키를 누르면서 영역을 선택한 후에 Ctrl+C를 할 테지만, 이 편집기는 상식을 거부합니다. 각각 '5-y-l', '5-y-y'라고 치면 원하는 영역만큼 복사가 됩니다.

* 현재 커서에 위치한 숫자를 [5만큼 증가]시키거나 [5만큼 감소]시키는 단축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123 위에 커서를 올려 두고 '5-^A' 하면 128이 됩니다.

위 예시로만 봐도 느끼실 테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단축키에 목숨을 거는] 편집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축키를 많이 쓰면 메뉴나 도구 막대를 사용하는 것보다 빠르게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하지만 이 편집기는 좀 지나치게(..) 단축키에 목숨을 걸어서 웬만큼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커서 이동 및 편집 작업에는 다 단축키가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왜 이렇게 됐느냐? 바로 [도스 창에서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마우스는 애초에 안 되고, 당시에는 메뉴 개념도 없었으니 이런 식으로 진화한 거죠. 무척 불친절하지만 한번 익혀두면 내 애인에게는 따뜻한 그런 프로그램입니다.

그래서 사실 저도 도스 창 종자(..)입니다. 예쁘게 꾸미는 데 전력을 다했죠.


[예쁘죠? 예쁘다고 해 주세요. 이거 스킨질하는 데 20시간 넘게 썼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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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이 길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왜 도스 창을 쓰는지에 대한 자기 합리화였고 (..)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도스 창을 띄워 보신 적이 있으시죠? 만일 없으시다면 지금 하나 띄워 보세요. 시작 메뉴에서 '명령 프롬프트'를 선택하거나, '윈도 키 - R' 을 누른 후 'cmd' 라고 치시면 됩니다.

그런데 이 도스 창은 이상한 특징이 있습니다. 가로 크기가 죽어도 안 늘어나는 것입니다. 수치로 말하면, [가로 80글자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왜 이러는 걸까요? 맥북 프로 레티나 해상도가 2560x1600인데, 이런 광활한 공간에서 고작 가로 80글자만 차지하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합니까. 저 같이 도스 창에서 작업하길 즐기시는 분들께 이 불합리성에 대해 물어 보면, 여러 가지 변명(?)이 나옵니다.

* 텍스트가 가로로 길면 가독성이 떨어져. 특정 길이로 제한하는 게 좋지.
* 한 번에 창 여러 개를 띄워 놓고 비교할 수 있으니 좋잖아.
* 이단이다!

좋습니다. 이런 이유가 타당하다고 치죠. 그래도 의문은 남습니다. 왜 하필 80글자입니까? 70글자나 90글자는 안 되나요? 좀 넉넉하게 100글자는? 실제로 어떤 회사는 사내 표준으로 '소스 코드의 가로 길이는 120글자를 넘기지 못한다'라는 기준을 정해 놨다고 하더군요. 80! 80이어야 하는 이유가 뭐죠?


[42 * 콩 - 콩 * 콩 = 80, 그래서 가로 80글자]

그래서 몇 가지 조사를 해 보았습니다. 우선, 도스 창의 선조격으로 여겨지는 ['VT100 비디오 터미널']이라는 고대적 유물이 있습니다. 78년에 나온 이 물건은 80x24(가로 80글자, 세로 24글자)라는 크기를 제시했고, 이후로 개발된 터미널들이 [VT100과 호환되게 만들려다 보니 80x24라는 규격이 굳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렇군요. 하지만 아직 의문은 풀리지 않았습니다. 왜 VT100은 80x24를 채택했을까요? 뭔가 이유가 있었을 것 아닙니까. 그냥 자다가 갑자기 꿈에서 산신령이 나타나서 '가로 80글자로 하도록 하여라'라고 하진 않았을 테니.

이 문제에 대한 대답은 비교적 빠르게 나왔습니다. 검색해 보니, 한때 컴퓨터에 자료를 입력하는 유일한 수단이었던 [천공 카드(punched card)가 최대 80글자까지 입력]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Z(1) = Y + W(1) 를 입력시키기 위한 천공 카드. 보시다시피 OMR 카드랑 원리가 똑같습니다. 저런 식으로 한 땀 한 땀 소스 코드를 입력하는 거죠... 고대의 프로그래머들에게 묵념을.]

아하. 그렇군요. 이제야 궁금증이 좀 풀리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럼 왜 천공 카드는 80글자 크기였을까?]

정답은 60초 후에... 가 아니라, 그건 이런 이유입니다.

[당시 사용되던 1달러 지폐의 크기가 그 정도였거든요.]



천공 카드를 만들긴 해야겠는데, 이걸 보관하는 상자를 따로 개발하느니 그냥 기존 지폐 상자에 넣어 보관할 수 있도록 동일한 크기로 만들자는 생각을 한 것이죠. 그래서 1928년에 그 유명한 [IBM]이 달러 크기랑 천공 카드 크기를 똑같이 설정했고, 그게 지금까지 전해 내려 온 겁니다.

즉, 요약하면...

IBM이 1달러 지폐 크기에 맞춰 천공 카드를 만듦 -> 천공 카드 크기에 맞춰 구멍을 뚫다 보니 80글자가 적절함 -> 50년 후에 VT100이라는 유명한 비디오 터미널이 이 크기에 맞춰 80x24 규격을 만듦 -> MS가 도스를 만들면서 이 규격을 채용 -> 윈도 8.1 시절인 지금도 여전히 똑같은 크기의 도스 창 크기가 사용되고 있음

그렇습니다. [만악의 근원은 1달러 지폐]였던 거죠... 그러니까 이건 미국의 조폐 공사에 가서 따져야 하나..?

IT의 역사를 보다 보면 (아마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관계 없어 보이는 부분의 유산이 영향을 미쳐 지금처럼 된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각 단계 하나 하나는 충분한 이유가 있지만, 여러 단계를 종합해 보면 뜬금 없어 보이는 것이죠. 나비 효과라고나 할까요.

제품 디자인할 때 기존 사용자에게 친숙해 보일 목적으로 기존의 질감을 흉내 내는 것을 스큐어모피즘(skeuomorphism)이라고 하죠. 기술 표준을 제정할 때 비슷한 게 있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군요.

오늘의 결론: 표준을 정의할 때는 신중히. 최소 50년 앞은 내다보고 정의하도록 하자. (..) 그리고 [1달러 지폐를 좀 더 크게 만들지 않은 미국을 원망하자.]

* 라벤더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4-11-13 12:48)
*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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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9/18 15:11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전공자면서도 이걸 몰랐었네요 ㅜㅜ
랜덤여신
14/09/18 16:04
수정 아이콘
사실 이런 걸 안다고 해도 프로그래밍 능력이 1mg이라도 증가되는 일은 없기 때문에 (..) 모르시는 게 당연합니다. 요즘은 터미널 쓰는 사람도 거의 없으니... 사실 저도 터미널 가지고 이리 저리 장난치다가 불현듯 궁금해져서 찾아 본 거라서요.

재밌는 건 vt100까지는 많은 문헌이 거슬러 올라가고, 천공 카드까지도 꽤 많은 출처가 언급하지만, 1달러 지폐와의 관련성은 진짜 소수만 그 진실(..)을 알고 있더군요. 주변에 많이 많이 퍼트려 주세요. 같이 미국 조폐 공사 욕하게요.
14/09/18 15:12
수정 아이콘
그래서 인생의 답은 42인가요?
랜덤여신
14/09/1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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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제가 나름대로 근거를 찾아 보긴 했지만 사실은 42와 콩의 조합으로 80글자가 정해졌다고 믿고 있습니다.
14/09/1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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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있네요!
켈로그김
14/09/18 15:20
수정 아이콘
좋은 글에 dos 스킨도 핑크네요. 제 취향임.
유리한
14/09/18 16:15
수정 아이콘
저희 회사는 회사 이름이 [핑크]로 시작합니다. 남자들만 세명인.. 회사..
랜덤여신
14/09/18 17:38
수정 아이콘
핑크 팬더..?
기상캐스터 잔나
14/09/1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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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 너무 잘 만드셨네요. 스킨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싶을 정도입니다.
재미있는 글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랜덤여신
14/09/18 16:06
수정 아이콘
같은 터미널이라도 해도 옛날 물건에 비해 요즘 물건은 속도도 빠르고 기능도 다채로워서, 이런 저런 요상한 기능을 갖다 붙일 수가 있더군요. 덕분에 재밌게 쓰고는 있는데... 이것도 결국 '커스텀의 끝은 순정'이라는 법칙대로 그냥 기본값으로 돌아가는 사태가 올 지도 모르겠군요. (..)
PoeticWolf
14/09/18 15:27
수정 아이콘
와.. 요즘 제가 뜻하지 않게 IT 관련 쪽에 들어서게 되어서.. 이런 글 굉장히 재밌네요.
감사합니다. 댓글 달고 한 번 더 읽으러 갑니다.

근데 스킨은... 후...
압도수
14/09/18 15:30
수정 아이콘
Vi 는 짱짱걸
Vi 는 바보~ 주먹밖에 몰라~

...죄송합니다 드립을 하려했는데 실패네요
랜덤여신
14/09/18 16:07
수정 아이콘
저는 vim이라고만 말했는데, vi와의 관련성을 아시다니, 님 혹시...?
김연우
14/09/18 15:31
수정 아이콘
그덕에 지금도 코딩 컨벤션은 80자죠. 구글 cpplint해도 80자 알람 뜨고. 그덕에 충분히 커진 모니터에 80자는 참 작다보니, 3분할 하고 씁니다. 26인치에 3분할 하면 딱 맞더라구요
14/09/18 15:32
수정 아이콘
요컨대 GUI든 CUI든 중요한 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클립스라는 저작도구가 아니라 이른바 여자 버전으로 [나의 호무라(?) 핑크 스킨이 최고임 어때?]이고, 도스 시절 한 줄 한계가 80글자였던 이유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과거에 천공카드로 컴퓨터 코딩하던 시절 별 고민 없이 달러 지폐 크기에 맞게 임의로 지정해 놓은 건데 그게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 유력하다는 건 곁다리 정도로 보이네요. 호무라 핑크 스킨(?) 때문에 추천을 드리고 싶은데 추천이 안 됩니다..
14/09/18 15:38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14/09/18 15:39
수정 아이콘
"그런데 이런 최첨단 저작 도구를 두고도, 여전히 도스 창에서 작업하는 사이코 변태들이 있습니다. (어라, 대체한 용어도 별로 나아보이지 않는데...) 이들은 IDE의 복잡성을 증오하고, 그 대신 메모장과 유사하지만 '편집'에 특화된 기묘한 프로그램을 주로 사용합니다."

개발 도구는 개발 언어 및 환경에 따른 선택사항이죠. '사이코 변태' 및 'IDE의 복잡성을 증오'와는 무관합니다.
그래서 저는 변태가 아닙니다. 하하하하하하
랜덤여신
14/09/18 16:08
수정 아이콘
저도 변태가 아닌데 주변에서 변태라고 불러서 문제입니다. 이런 편견은 반드시 사라져야 합니다!
코카스
14/09/18 15:46
수정 아이콘
도스 창의 가로모드를 늘리고 싶으면 윈도 cmd.exe 기준 mode를 쓰면 되긴 하죠.
랜덤여신
14/09/18 16:36
수정 아이콘
저는 cmd도 putty처럼 창 크기에 맞춰 버퍼 크기가 알아서 늘어나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MS 윈도의 accessories 담당자에게 유감인 게 몇 가지 있는데...

1. 그림판에 투명 색 지원 좀 해 줘!
2. 터미널 좀 개선해 줘! 최소한 버퍼 크기 자동 조절이라도!
3. 메모장에서 자동 줄 바꿈 켜면 저장할 때 레이아웃이 이상해지는 것 좀 해결해 줘! 아, 그리고 UTF-8 저장할 때 BOM 쓰는 것도 좀 때려치라고!

근데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돈이 안 되니까 그러겠죠. 망했어요...
14/09/18 15:47
수정 아이콘
도스창 예쁩니다.
중년의 럴커
14/09/18 15:59
수정 아이콘
캬~ 저 천공카드 직접 써본게 벌써 31년 전이네요. 당시에는 눈으로 카드를 읽을 수도 있었는데 지금은 싹 까먹었습니다 그려..
포트란이랑 코볼로 프로그램 짜서 저 카드에 넣고는 디버깅은 눈으로 해야 했는데, 지금은 아마 구멍이 어디 뚫렸는지도 안보일거에요.

80컬럼 천공카드 말고도 24나 45컬럼 짜리도 있었는데 IBM 이 1929년에 만든 저 카드가 표준이 된 것이죠. 어쨋건 초창기 컴퓨터들은
당연히 80컬럼 짜리가 없었습니다. 애플이 40컬럼, 기타 기종중에는 32컬럼 짜리들도 있었습니다. 애플에는 바이덱스 카드라고 해서
80 컬럼으로 확장해주는 확장 그래픽 카드가 있었습니다. 애플 롬에서는 지원이 잘 안되고 CP/M 운영체제에서만 지원이 되었습니다.
비지칼크에서는 아마 지원이 되었지 싶긴 하네요. 포트란 77 같이 UCSD-p 운영체제에서 지원됬는지도 잘 기억이.. (하도 느려터져서)

당시 화면에 글자를 표시할 때 8*8 크기의 점 매트릭스로 폰트를 구성하다보니 80*8 = 640이 가로 해상도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VGA)
40컬럼만 쓸 때는 320이 되었죠 (CGA)
랜덤여신
14/09/18 16:10
수정 아이콘
저도 교수님께 천공 카드에 대한 추억을 들은 적이 있죠. 구멍 하나 잘못 칠하면 얄짤없이 다 토해내고 카드 다시 작성해서 다시 돌리고... 뒤에는 학생들 줄 서 있고... 학교 내에 컴퓨터가 몇 대밖에 없었던 시절 얘기라더군요.
중년의 럴커
14/09/18 16:46
수정 아이콘
칠하고 직접 읽으면 정말 좋은 컴퓨터입니다. 칠한것을 주면 천공기가 쿵쾅쿵쾅 구멍을 뚫어 주는데 뚤린 종이가 달랑달랑
붙어있어서 읽다가 오류나면... 휴우우.. 수백장짜리 카드를 후후 불면서...
14/09/18 16:14
수정 아이콘
애플 80컬럼 제 기억엔 visicalc에서 적용 됬던걸로 기억납니다.
중년의 럴커
14/09/18 16:43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니 UCSD-p 에서도 지원이 당연히 되었겠어요. 당시 포트란 77 쓸려면 40컬럼에서는 왼쪽 오른쪽
화면을 왔다갔다 해야해서 불편해서 바이덱스 카드가 필수였다는게 어렴풋이 기억이 나네요. 저거 부팅시키
려면 한세월이라 거의 포기했었죠.
14/09/18 16:00
수정 아이콘
이제 변태들이 emacs와 vim의 계파로 나뉘어져 싸움을 시작할 때가 된 것 같은데..
랜덤여신
14/09/18 16:11
수정 아이콘
음...? 아직도 Emacs 쓰는 사람이 있나요? 지난 세기에 다 멸종한 줄 알았는데...
14/09/18 17:23
수정 아이콘
emacs는 텍스트 에디터가 아닙니다. 크크크
자는아해
14/09/18 16:00
수정 아이콘
공감이 갑니다.
unix / linux 쓰다보니, gvim 에 매혹당해서 window에서도 vim을 다운받아서 구지 쓰지요..
습관이 들다보니 excel에서 검색할려고 "/ " 을 눌러서 data를 지워버리기도 하고,
Notepad에서 dd 를 누르지를 않나....

안예뻐요! (후다닥 )
랜덤여신
14/09/18 16:13
수정 아이콘
저도 vim 배운 초창기에는 단축키 혼돈이 있었죠.

그리고 요즘도 일반 사용자용 프로그램이 그 시절 단축키를 그대로 쓰는 걸 보면 재밌기도 합니다. 크롬이나 파폭에서 '/'가 먹히고, 지메일은 jk로 메일 이동도 되죠. 우리가 모르는 어딘가에서 전 세계인의 변태화 계획이 수행 중인 것이 틀림 없습니다.
14/11/14 11:20
수정 아이콘
페이스북 피드도 jk로 이동하더라구요 (...)
LenaParkLove
14/09/18 16:01
수정 아이콘
도스. 그립네요. -_ㅠ
ComeAgain
14/09/18 16:01
수정 아이콘
그러면 왜 1달러짜리는 저 크기인거죠?
랜덤여신
14/09/18 16:15
수정 아이콘
쉿... 세상에는 모르는 게 더 나은 정보도 있습니다...........

가 아니라, 저도 모르겠어요. 찾아 보긴 했는데 거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건 제 실력으로는 무리더군요. 누가 찾으시면 저도 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시즈플레어
14/09/18 16:08
수정 아이콘
전 MS 친화적인 인간입니다. 헤헤
인텔리센스 만세!

추신. 언제나 표준은 돈많은 자들의 것...
Rorschach
14/09/18 16:12
수정 아이콘
가장 긴 합창(베토벤 교향곡 9번) 연주에 맞춰서 CD의 음악재생시간이 결정되었다던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크크
랜덤여신
14/09/18 16:17
수정 아이콘
네, 그런 느낌이죠. 단지 CD와 연주는 '음악'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천공 카드와 1달러 지폐는 '종이'라는 공통점밖에 없다는 게 재밌죠. 그리고 그 이후로도 한참 변화를 거쳤으니...
유리한
14/09/18 16:14
수정 아이콘
도스창 보다는 콘솔창.. 이라는 용어를 많이 쓰죠.
vim에서는 소스를 연 뒤에 ggvG= 를 한방 먹여줘야 제맛이죠..
랜덤여신
14/09/18 16:29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콘솔'보다 '터미널'이라는 용어를 더 좋아합니다. '콘솔'은 뭔가 물리적인 장치라는 느낌이 나서요.

사용자 친화적인 글을 쓰고 싶은 욕심에 도스 창이라는 용어를 쓰긴 했지만, 사실 저는 도스 자체는 증오하는지라 (..) 도스 창이라고 쓰면서도 기분이 좋진 않았습니다. 단언컨대 도스는 유닉스의 마이너 짝퉁 카피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상속 받은 NT 가상 콘솔도 마찬가지고요. 암요! 요즘 나온 파워 셸은 나아졌다는데 이건 제가 안 써 봐서 뭐라고 평하기가 힘들군요.
14/11/13 20:57
수정 아이콘
저는 gg=G
소인배
14/09/18 16:15
수정 아이콘
본문은 이상한데요. vim 말고도 다른 에디터가 존재하긴 하나요?
랜덤여신
14/09/18 16:19
수정 아이콘
제가 듣기로 지난 세기에 몇몇 이단자들이 썼다고 듣긴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도 쓰는 사람은 없겠죠, 설마...
레필리아
14/09/18 16:34
수정 아이콘
어랏.. 도스창 설정 해주면 크기 늘어나는 것 아니였나요?
기본크기는 80x24 였나 그렇지만..;;
랜덤여신
14/09/18 16:38
수정 아이콘
그렇습니다. 코카스 님 댓글에 대한 답변으로 대신할게요. (..) 사실 이 글은 MS산 터미널 도구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이기도 해요. 거의 대부분의 터미널 에뮬레이터가 창 크기 변경이 자유로운데, MS의 명령 프롬프트만 유독 속성 들어가서 난리를 쳐야 하죠. 그것도 숫자로만 입력해야 하니까 전체 화면 맞추려면 삽을 한 사발 퍼야 하고...
14/09/18 16:44
수정 아이콘
위에 CD 길이 얘기도 있고 하지만 비슷한 예로 도로의 폭이 생각나네요. 로마제국 시절에 주로 쓰이던 이두마차 규격에 맞춰서 로마의 제국 도로가 건설되었고 그 길이에 맞춰서 도로의 폭과 자동차의 크기가 정해졌다고 하는...
랜덤여신
14/09/18 16:45
수정 아이콘
아, 맞네요. 저도 그런 얘기를 들은 것 같습니다. 이것도 써 먹을 만한 예군요. 나중에 비슷한 글 쓸 일 있으면 참고해야지... (..)
14/09/18 16:57
수정 아이콘
자 이제 해피해킹을 인증하시면 됩니...(응?)
14/09/18 17:13
수정 아이콘
세상은 hjkl로 움직이는거죠.
hjkl도 초기 vi 개발자가 쓰던 터미널의 키보드에 화살표가 hjkl에 붙어있어서 그렇게 썼다지요.
아이노드
14/09/18 17:44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윈도우 커멘드창은 우클릭 메뉴에서 가로 크기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windows powershell을 쓰시면 좀더 unix shell에 근접하게 쓸 수 있어서 좋습니다!!
랜덤여신
14/09/18 17:46
수정 아이콘
제가 듣기로 파워셸이 유닉스 셸보다 더 강력한 기능도 있다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요즘 나온 거니까 이런 저런 최신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전 이미 Cygwin 중독자라서... 유닉스를 배신할 수가 없군요... (MS: 이단이다!)
아이노드
14/09/18 17:53
수정 아이콘
백번 공감합니다.

저도 빌형의 은혜를 입고 있지만 윈도우 설치 이후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은

putty를 설치하고, cygwin mingw를 깔고 평소에 쓰던 스크립트를 복사하고 프롬프트를 예쁘게 꾸미는 것입죠 헤헤
damianhwang
14/09/18 20:15
수정 아이콘
에디터는 역시 텍스트메이트죠!!!
랜덤여신
14/09/18 22:18
수정 아이콘
핫핫.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뮐세... 하룻강아지 따위에게 40년 역사의 vi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는 농담이고, 저도 vi 쓰면서도 저 '40년'이라는 것 때문에 자꾸 마음이 걸립니다. 40년 동안 vi보다 좋은 편집기가 하나도 없을 리가 없거든요. 말씀하신 텍스트메이트도 꽤 좋아 보이고, 서브라임 텍스트도 써 봤는데 꽤 좋았죠. 그런데도 배우기 귀찮다는 이유로 vi만 쓰고 있으니 저도 소위 말하는 '유닉스 꼰대'인가 봅니다...
Je ne sais quoi
14/09/18 23:32
수정 아이콘
pep8은 79자입니다 후후
랜덤여신
14/09/18 23:40
수정 아이콘
어라... 그랬나요. 찾아 보니 line wrap 기능 사용할 때 marker를 표시하는 편집기들 때문에 그렇게 한다고 나오는군요. 파이선 쓰면서도 모르고 있었다니 부끄럽습니다.
Je ne sais quoi
14/09/18 23:50
수정 아이콘
부끄러울 필요 없죠. 어차피 pep이라는 건 다 독재자에 의해 결정된 거 아니겠습니까~ 하하
랜덤여신
14/09/18 23:51
수정 아이콘
모르는 건 부끄럽지만 사실 저는 별로 철저하게 지키지도 않습니다. (먼산)
azurespace
14/09/19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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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 창...이라기보다 터미널이죠! ㅠ
랜덤여신
14/09/19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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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그저 제 36가지 특기 중 하나인 end-user-speak를 구사해 본 것 뿐입니다. (먼산)

저는 친구들하고 대화할 때 항상 '도스 창에서 ipconfig 쳐' 라고 말하거든요... 이 이상 적당한 용어를 생각해 내지 못하겠음.
14/11/1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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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cs를 증오하시는군요.. 라기보단 저도 vi 만써서... emacs가 뭐죠? 맥도날드에서 새로나온 버거 이름인가요?
타네시마 포푸라
14/11/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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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 8.1을 끝으로 윈도우10에서는 cmd 2.0 이 적용되면서 추억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십년후에 "야 니들 cmd 80자밖에 안되던건 아냐?" 라고 하게될지도..
리멤버노루시안
14/11/1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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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 교수님은 emacs빠였을까 ㅠㅠ
14/11/1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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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m은 사도입니다. emacs만이 정도요 에디터 무림의 정종이죠. (농담입니다.) emacs의 장점은 확장성 같습니다. 모든 기능이 functional language로 서술되서 interpreting이 될 뿐만 아니라 임의의 언어(C, C++, python, JAVA, bash, perl 등등)로 쓰여진 모듈을 text processing이기만 하면 무조건 활용이 가능합니다. VIM보다 약간 더 타이핑에 손이 가지만 대신 gdb나 여타 툴들과 좀더 부드럽게 잘 붙기도 하고요. 텍스트가 입력이고 텍스트가 출력인 모든 편집기능은 그 어떤 복잡한 것도 구현해서 활용 가능하죠. vi(m)은 저도 헤비 유저가 아니라서 조심스럽지만 전체적으로 효과적인 텍스트 에디팅에 초점이 있다면, emacs는 IDE를 넘어 OS에 가깝습니다. 한 번 띄우면 모든 것이 emacs 안에서 해결 가능하게 돼 있거든요. 저는 친구를 잘못 만나 emacs를 쓰고 있습니다.
밀물썰물
14/11/18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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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말씀하시던 단축키 이런 것이 vi editor쪽에서 온것인가요?
랜덤여신
14/11/1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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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vi에서 온 것입니다. 그래서 'vi keys'라고 불리죠.

그런데 vi에서 hjkl을 쓰게 된 것도 유래가 있습니다. vi의 창시자인 Bill Joy가 70년대에 vi를 처음 만들 때 쓰던 터미널이 ADM-3A라는 것이었는데,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KB_Terminal_ADM3A.svg
http://en.wikipedia.org/wiki/ADM-3A

이 당시 키보드에는 별도의 화살표 키가 없고, Ctrl+H, Ctrl+J, Ctrl+K, Ctrl+L를 눌러서 화살표 키처럼 쓰는 방식이었습니다. 이게 지금까지 전해 내려 온 거죠.
네 잘못이 아니야
14/11/2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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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글 잘 봤습니다. 비슷한 예로 이런 것도 있지요.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053082&branch=NEWS&category=opinion&source=DC
14/11/2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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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꿀잼이네요. 잘봤습니다. 크크크
개인적으로 핑크 스킨은 정말 탐나네요.
15/04/23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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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 지폐는 지금의 A4사이즈가 정해진 것과 같은원리입니다. 즉, 당시에 쓰이던 전지를 8등분하면 낭비없이 8장이 나옵니다.
당시 가장 일반적인 전지 크기인 19*25인치 125장 길이에 해당되는 종이를 영국에 주문. 그중 5분의 1길이로 자르면(25장길이에 해당) 길이가 475*25이됨. 이것을 가로로 8등분하면. 59.375*28인치로 만들어짐. 이것을 다시 미국지폐사이즈로 8등분하면 종이 낭비없이 1달러 8장이 만들어짐
나름 수학적으로 최고의 효율성을 가진 비율. 이 크기의 지폐는 미국에서 처음엔 개인은행이 발행. 이후 미국남북전쟁당시 전시화폐 를 같은 크기로 발행 -> 1863년에 공식 법정화폐 발행 하면서 같은 사이즈로 발행-> 1928년 IBM 펀치카드 동일 사이즈로 제작 -> 도스창 80자.
결론: 도스창 80자는그들이 원래 하던짓을 계속했기 때문이다.

주) 현재 1달러 지폐는 1929년에 만들어진 small size지폐라 위에서 이야기된 지폐와 사이즈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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