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22/12/07 12:52:59
Name lexicon
File #1 4E3013BE_29B3_4E09_B18B_501B000CC030.jpeg (172.8 KB), Download : 12135
File #2 5184F07F_02E8_4355_81F6_D7655B6FB15E.jpeg (168.0 KB), Download : 12097
Subject 귀족의 품격 (수정됨)




1.
- ‘귀족노조‘란 용어는 ‘labor aristocracy’을 한글로 옮긴 말… 이라고 한국어 위키백과에서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소 악의가 느껴지긴 하지만,

[이 맥락에서 노동귀족, 소위 "귀족노조"라는 말은 노동조합이 고임금 노동자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저임금 노동자들에게는 무관심하다는 비판을 하기 위해 사용된다. 예컨대 미국 육상선수노조의 경우, 이미 고소득자인 운동선수의 임금을 올리는 데 주력할 뿐, 사회 대다수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데는 무관심하다. 항공조종사국제협회, 영화배우조합 등 미국노총(AFL-CIO) 소속 노조들이 주로 이렇게 귀족노조라고 욕을 먹는다.]

- 사실 위키백과 내용의 정확도가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회가 갖는 인식의 단면을 비교해보는 데에는 충분한 자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일본어 위키피디어 항목은 한국의 사정을 더 상세히(그러나 당연히 어떤 의도를 갖고) 소개합니다.

(아래 번역들은 모두 구글 번역을 통했습니다)

[민주노총은 과격한 시위로 알려져 있으며, 좌파 정권시대에서도 과격한 운동을 계속해, 저지하려는 한국 경찰이나 경영측 관계자에게 부상자가 종종 나오는 사태가 되고 있다. … 대기업 노조 조합원의 정규직만 높은 급여를 받으면서 적자 때조차 매년 임금 인상 요구 파업, 노동 조합원 자녀의 우선 채용이라는 '고용 세습', 국내 공장 신설 0을 초래하는 국내 투자 와 고용 의 쇠퇴, 하청의 일을 빼앗기거나 하는 등 귀족 노조가 특히 사회·경제 문제가 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앞서 언급한 대로 2018년 3월까지 1987년 창설 이래 4년간을 제외하고 매년 파업 을 반복하며 “현대자동차 공장 라인은 일년에 11개월 밖에 가동하지 않는다”고까지 전해지고 있다 . 2007년9월 노사합의에서는 1997년 이래 10년 만에 파업 없이 연내 임금 ·단체협상 합의에 이르렀지만 합의사항에는 “신차 생산공장과 생산량을 노사공동위원회에서 심의· 의결한다” “해외 공장의 신설·증설은 물론, 국내 생산 차종의 해외 이전이나 해외 생산 제품의 제3국 수출까지도 노조의 동의를 받는다”라고 하는 내용이 되어, 향후의 공장 건설이나 국내 차종 해외 이전, 해외 생산품 수출에 이르기까지 조합원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노조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는 현대자동차는 사실상 경영권을 노조에 붙잡힌 것과 같은 상황이 되었다. 현대차에서는 노조에 의한 운동을 회피하기 위해 해외 생산을 늘린 결과 2009년 65%였던 국내 생산은 10년간 약 30%로 떨어졌다.]

- 반면 서양권의 위키피디아에서는 위의 의미보다는, [저임금 노동자들과 연대하지 않는 고소득 노조]라는 뉘앙스로 정의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과 영국에서 '노동의 귀족'이라는 용어는 고임금 근로자를 조직하고 중산층 및 저소득 근로자를 노조화하는 데 관심이없는 노동 조합 에 대한 암묵적인 비판으로 사용됩니다. 미조직은 관련된 노조를 강화할 것입니다. 이러한 노동조합은 "노동귀족"으로 남아있는 것에 만족한다고 주장된다. 예를 들면 프로 운동선수 노조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이미 높은 급여를 받는 특정 계층의 임금을 인상했지만, 그들이 일하는 팀의 다른 직원을 포함하여 다른 근로자를 조직하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영어)

[세계적 규모에서 이제 서구 노동계급 은 세계의 나머지 노동계급, 서구 국가의 이주 노동자 또는 "하층 민족" 과 관련 하여 노동 귀족의 지위를 차지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독일어)

[프롤레타리아트의 특권적 요소는 프롤레타리아트 전체와 마찬가지로 임금을 받는 계급을 통해 부르주아지에 극도로 분열되고 종속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구글 , 페이스북 , 알리바바 와 같은 회사를 만들어 스스로 자본가가 됨으로써만 사회의 정상에 오를 뿐 혁명적 관점은 없습니다.] (프랑스어)

- 그러나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labor aristocracy’라는 개념적 용어를 [귀족 노조]라는 실체적 단어로 바꾸어 부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유독 한국에서만 그렇게 부릅니다. 마치 globalization과 세계화를 동치화할 수 없듯이, 혹은 재벌이란 개념을 음역할 수밖에 없듯이, 귀족이 없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노조는 세계에 유례없는 귀족 칭호를 받는 집단이 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용어에서 무시할 수 없는 악의를 느낍니다.

2.
https://www.bbc.com/korean/features-63869269
[화물연대 파업: '안전운임제' 외치며 거리로 나선 화물트럭 운전자] BBC, 12월 6일

- 위 기사는 제가 아는 한 한국어로 쓰여진 기사 중에서, 화물연대 파업 과정에서 [현장에 직접 찾아가] [실제 조합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본] 최초의 기사입니다.
- 물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저는 모든 기사를 다 읽을 수가 없으니까요. 화물연대 관련 기사는 하루에도 수백 수천건씩 쏟아집니다. 그리고 그 중 대다수는 사무실이나 카페나 하여튼 어딘가 직장과 가까운 곳에 앉아서 어딘가의 보도자료를 그저 받아쓰고 정리해서 송고하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사방에 넘쳐나는 소음과도 같은 기사 속에서 그렇지 않은 기사를 찾기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 그러나 그 소음같은 기사들에서 아무런 여과없이 화물연대를 ‘귀족노조‘란 표현으로 지칭하는 모습은 조금 당혹감을 느끼게 합니다.
- 예컨대 조선일보는 전통적으로 귀족노조란 표현을 지지하는 언론사로 알려져 있으며, 작년에는 [‘귀족노조’ 표현, 결코 과하지 않다]란 기자 칼럼이 데스크를 통과할 정도입니다.
- 그러나 그 조선일보 노조는 다른 언론사 노조에 비해 상당히 강하게 목소리를 내는 편이며, 주기적으로 (주로 미디어오늘 등을 통해)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사측에 어필합니다.
- 조선일보 노조가 요구하는 내용이란 대개 이렇습니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Amp.html?idxno=305479
[조선일보 조합원 86.7% "'임금인상 집단이기심'? 조선일보 사설 동의 못해"] 미디어오늘, 8월 21일

[조합원 대다수는 현재 임금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올해 임금이 7~10% 인상돼야 한다고 했다. … 조선일보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은 ‘1등 신문’의 위상을 공고히 지키면서도 디지털 방면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을 일궜다. 타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업무 강도에 시달리면서도 ‘100년 신문’을 만든다는 자부심 하나로 버티고 있다”고 했다.]

- 노동의 경중을 따질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업계 최고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에서 (그 논조에 동의했든 동의하지 않았든) 자신들보다 육체적으로 더 힘든 조건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귀족‘이라고 비하하는 문구를 자기 손으로 타이핑하고 있다면, 아마도 위에서 말한 ‘labor aristocracy’의 원래 정의(다른 노동자와의 연대를 거부하는 노조)에는 이들이 더 부합할 것입니다.
- 위의 BBC 기사에서 볼 수 있듯, 이제 한국어로 쓰인 기사의 품질을 비교해 보았을 대 외국 언론사의 것이 더 높게 나타나는 빈도수는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더 많이 고민하고, 더 많이 뛰어다니고, 더 공을 들이니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한국의 언론은 과거의 물려받은 자산만을 바탕으로 안일하게 기사나 찍어내는, 말그대로 우리의 인식속에 남아있는 [몰락한 귀족] 신세로 전락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읽어본 많은 문학에서 귀족은 몰락하더라도 최소한의 품격과 자존심을 지키려 발악합니다. 저들은 과연 그마저도 사수할 수 있을까요?

* 배려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4-07-09 08:37)
* 관리사유 : lexicon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2/12/07 12:57
수정 아이콘
시사인이었나 거기에도 운전하는 기사님 따라다니면서 쓴 기사가 있었던걸로 알고있습니다.
22/12/07 13:05
수정 아이콘
소개 감사합니다. 꼭 읽어보겠습니다.
군령술사
22/12/07 13:36
수정 아이콘
https://truck.sisain.co.kr/
소개해주신 기사를 재구성한 웹페이지도 있어서 함께 소개합니다.
보틀넥
22/12/07 14:17
수정 아이콘
진짜 잘 읽었습니다. 시사인 구독 다시 시작해야겠네요
22/12/07 14:53
수정 아이콘
이건 굉장히 인상적이네요
지구 최후의 밤
22/12/07 15:59
수정 아이콘
간만에 보는 심도 있는 기사네요.
정독하고 추천 드립니다.
22/12/07 21:40
수정 아이콘
이걸 읽고 나서 든 생각은
'대기'시간이 문제고,
'대기'시간이 발생하는 이유는
대부분 '상하차'때문이네요
위대함과 환상사이
22/12/07 14:38
수정 아이콘
덕택에 잘 읽었습니다.
구상만
22/12/07 20:08
수정 아이콘
좋은 기사 소개 감사합니다.
22/12/07 13:02
수정 아이콘
[우리가 읽어본 많은 문학에서 귀족은 몰락하더라도 최소한의 품격과 자존심을 지키려 발악합니다. 저들은 과연 그마저도 사수할 수 있을까요?]

돈과, 그들의 카르텔이 권력을 잡는것 외에는 아무것도 필요없을 겁니다.
품격? 자존심? 흐흐흐흐
지나가는 멍멍이라 웃을일이라고 생각할겁니다
아이군
22/12/07 13:11
수정 아이콘
이 문제는 사실 꽤 진지하게 고민해야 될 문제라고 봅니다.
SPC의 문제는 SPC의 문제인 거고, 지하철의 문제는 지하철의 문제인 거고, 대우조선의 문제는 대우조선의 문제이지만,
화물연대의 문제도, 지하철 노조의 문제도, 현대자동차의 문제도 다 '노조'의 문제인거죠...


SPC에서 끔찍한 사고가 일어나는 건 SPC가 욕먹는 거고, 지하철 공사에서 안전에 위협이 될 정도로 인원을 삭감하는 건(그리고 실제 사고도 일어나는 건) 지하철 공사가 욕 먹는 거고, 대우조선에서 어이없는 짓거리를 한 건 대우조선의 문제이지만,

화물연대일부가 파업기간에 범죄를 저지를 건 모든 '노조'의 문제가 됩니다.
우리아들뭐하니
22/12/07 13:39
수정 아이콘
노동자의 권리와 이익. 노조의 권리와 이익이 달라서 그런듯합니다.
닉넴바꾸기좋은날
22/12/07 14:13
수정 아이콘
반박하고자 하는 건 아니고,
서교공 문제만 궤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물론 서교공이 잘한 선택은 아닙니다. 인원이야 서교공도 풀 넓으면 좋겠지만, 적자가 보전이 안되는걸 다들 구경만 하지 않습니까? 이래저래 다들 서교공한테 돈은 주기는 싫으니, 결국 손댈건 사람뿐입니다. 그렇다고 서교공이 배를 째고 모른다고 나가면 그대로 그것도 서교공만 욕먹는 노릇이죠.
어련히 시민들이 '요금을 올려도 괜찮다' 하지 않으면 서교공의 문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원인은 서울 지하철 타는 사람들이 제값내고 (최소한 적자를 폭을 유지할만한 값을 내고) 안타는, 그런 상태죠. 이건 서교공보단 사실 지하철 이용하는 국민들과 서울시, 정부가 근본원인이라는데 있죠.
아이군
22/12/07 14:23
수정 아이콘
저는 오히려 님넴바꾸기좋은날 님과 같이 생각합니다.
양쪽다 각각 상황의 차이가 있고, 오히려 그 쪽에 대해서 먼저 생각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SPC, 지하철 공사, 대우조선은 다 상황이 다르고, 해법이 다른게 맞다고 봅니다.
그리고 같은 원리로 화물연대파업도 지하철 노조 파업도, 현대 자동차 파업도 다 다른 문제로 봐야 한다고 봐요.

당장 지금 이슈가 되는 화물연대는 현대 자동차 처럼 '귀족'이라고 부르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물론 이들이 과격한 건 문제죠.
반대로 현대 자동차 노조는 세습으로 대표되는 귀족적인 모습은 문제라고 봅니다만, 이쪽의 파업은 훨씬 온건한 경우가 많습니다.(뭐 폭력적일 필요가 없으니깐....)


요새 이념대결이 격화되어서 타자를 악마화 하고 뭉뚱그리는게 저는 아주 심각한 문제라고 봅니다. 상대방이 '나쁜' 행동을 했을때, '어떤 면에서 나쁜'행동을 했는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닉넴바꾸기좋은날
22/12/07 14:29
수정 아이콘
네 저도 해당 노조별로 해결책이 다르다고는 봅니다.
퉁치는거야 사람나다 비슷한 맥락 아니겠습니까?
위대함과 환상사이
22/12/07 14:49
수정 아이콘
화물연대의 범죄의 성격도, 제가 보기에는 전형적인 갑질폭력이 아니라 집합행동의 딜레마, 즉 무임승차행위에 대한 분노에서 연유한 행동같습니다.

물론 그 행동을 잘 했다거나 옹호하고자 하는 건 절대 아닌데, 최소한 그 이유는 알고서 욕을 하더라도 하자는 거죠. 파업으로 얻은 이익은 집단전체가 누리면서 막상 파업에는 참여하지 않는 다른 트럭기사들에 대한 분노가 있었겠죠. 더구나 같은 업종 동료로 그 누구보다 사정 뻔히 알만한 사람이라고 생각이 미치니 그 미움은 더 컸을 테고요.

그러니 범죄의 이유가 원한에 의한 거라 그 양태가 심한 거 아닌가란 생각도 듭니다.
소독용 에탄올
22/12/07 21:20
수정 아이콘
주류는 사회에서 '우리'를 규정하는 권력을 가진 집단으로 해당집단에서 관찰되는 부정적인 행위들은 개체의 일탈로 규정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에 반해 비주류 집단에서 관찰되는 부정적인 행위는 동일 정체성을 가진 해당 집단의 속성으로 간주되는 경향성이 나타나고요......
아이군
22/12/07 21:37
수정 아이콘
저도 그렇게 보는데, 이게 약간 좀 씁쓸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사람들 대부분은 고용주가 아니고 노동자니깐요....
덴드로븀
22/12/07 13:27
수정 아이콘
막상 BBC 뉴스는 별게 없어보이고, 시사인쪽이 이번 화물연대 파업관련 내용이 아주 많네요.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8964
화물차가 달린다, 멈출 수 없어서 [DTG 데이터 탐사보도①] - 2022.11.23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8966
요일도 밤낮도 없는 화물차 기사의 24시간 365일 노동 [DTG 데이터 탐사보도②] - 2022.11.24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9010
‘도로 위의 흉기’ 책임 외면한, 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DTG 데이터 탐사보도③] - 2022.11.30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9011
화물차 파업과 안전, 진짜 해법은 이것이다 [DTG 데이터 탐사보도④] - 2022.12.02
아이군
22/12/07 13:36
수정 아이콘
https://www.khan.co.kr/national/labor/article/202212042058025
‘불법 파업’ 비판하더니…시멘트 운송차량에 ‘불법 과적’ 허용한 정부

저는 화룡점정은 이거라고 봅니다.

크크크 물론 화물연대도 잘한 건 없지만, 이건 이거대로 너무한거 아닌가.....
보틀넥
22/12/07 13:59
수정 아이콘
억크크크크크 대단하네요 진짜...
고오스
22/12/07 14:04
수정 아이콘
다시뵈도 웃음벨이네요

공정한척 다 하면서 자기가 할땐 불법이고 니발이고 다 하고 처벌도 없죠

이러니 기울어진 운동장 소리를 듣는 겁니다
22/12/07 14:25
수정 아이콘
세상에...... 젤나가 맙소사......
22/12/07 14:55
수정 아이콘
예?
숨고르기
22/12/07 14:04
수정 아이콘
시사인 기사대로 운송시장이 24시간 365일 살인적인 중노동 덕에 굴러간다면 화물차 화물기사가 엄청 부족한건데 왜 시장에 진입제한이 있고 허가제로 면허에 수천만원씩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지... 화물노조에서 안전 운행 규제 받아들여서 근로 시간만 다같이 줄여도 바로 화물운임 솟구쳐서 부르는게 값 되지 않을까요?
덴드로븀
22/12/07 14:34
수정 아이콘
음... 일단 원인을 너무 하나로만 생각하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근로 시간만 다같이 줄여도] -> 이건 거의 누칼협 수준 논리 아닐까요...?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5/0001017064?sid=101
[35년 차 화물차 기사는 왜 파업을 할까] 2022.12.01.
화물 노동자의 평균 연령은 52.1세로 전 산업 평균보다 9.2세 높았습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6/0011292275?sid=101
[최강 한국조선업이지만 기술인력 부족·평균연령 상승 ‘심각’] 2022.06.28
정석주/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무 : "40대·50대 비중이 전체 조선소의 30%를 넘고 있습니다.
[조선 평균연령을 보면 48세] 가까이 돼서 향후 10년 후에는 상당히 생산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화물기사나 조선소 노동자의 평균나이가 유독 높은 이유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오로지 본인들의 손쉽게 돈버는 카르텔을 위해 노동시간을 안줄이고, 정부한테 때써서 이득만 더 보려고 하는게 아니라
[수십년간 해온 일이 이거뿐이라서 + 부양가족은 먹여살려야하니까] 라는 이유만으로 그 일자리에서 버티고 있는사람들도 많을테니까요.
숨고르기
22/12/07 15:23
수정 아이콘
1. "[안전 운행 규제 받아들여서] 근로 시간만 다같이 줄여도" 화물연대 혼자 줄이라는게 아니라 방점이 규제에 있습니다. 운전 시간 총량 규제 다른 나라 다 하고 있는건데 왜 누칼협이 나오는지 모르겠군요?

2. 대형 화물기사 평균연령이 높을수밖에 없는게 면허 확보나 화물차 구입에 큰돈 들어갑니다. 20-30대는 퀵배달이나 소형택배를 주로 하죠. 조선소랑은 이유가 달라요

3. [수십년간 해온 일이 이거뿐이라서 + 부양가족은 먹여살려야하니까] 일상화된 과속 과로 졸음운전이 없어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죠. 운임이 높아진다고 그저 먹여살리는 것에만 만족할까요?
위대함과 환상사이
22/12/07 15:50
수정 아이콘
(수정됨) 굳이 제3자인 제가 답변을 하자면

1. 안전시간규제를 다같이 받아들여서 근로시간을 집단전체적으로 줄이는 게 가능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권력을 가진 중앙집권적 조직을 전제해야 합니다.

이는 사실상 현재 화물차주들을 화물노동자로 신규고용하는 기업의 설립을 뜻하는 건데, 이게 화물차주들의 의사로만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 화물운송시장이 어떤지는 잘 모르지만 기업소속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짐작합니다.

2. 화물운송시장의 신규진입이 어려운 구조적 장벽때문에 고령화되었다고 보시는 거 같은데 그렇게 보기는 어려운 거 같습니다. 젊은 층 추레라 운전자들도 종종 있고 젊은 여성도 가끔씩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 큰 돈을 들여서 초기투자비용을 감당하며 이 일을 평생 할 일로 여기기는 쉽지 않죠. 일이 편한 것도 아니고. 젊은 층은 그 나이에 평생의 업을 선택하기보다 여러 직업을 탐색하며 경제적 수입을 얻는 것을 보다 선호하는 게 일반적인 젊은 층의 직업선택행태입니다.

그러니 젊은층의 취업준비기간, 이른 바 스펙쌓기기간이 길다고 하고 이를 저출산의 한 원인으로 꼽기도 하죠.

3. 당연히 그건 사람마다 다르죠. 근데 웬만하면 운임이 오르면 무리한 장시간 노동은 줄거라고 보는 게 합리적인 추측입니다. 운임이 현실화하면 사고에 따르는 기회비용이 더 올라갈 것이고 운전자 스스로도 더 주의할 수밖에 없거든요. 지금은 목숨을 걸고서라도 무리한 운행을 안하면 생계유지가 어렵다는 건데, 그런 위험을 부담하지 않아도 먹고 살만하면 당연히 안하겠죠.
22/12/07 15:15
수정 아이콘
그거는... 중노동을 하면 물량을 감당할 수 있도록 기사의 수를 딱 맞춘 상태에서 총수를 제한해놓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리고 그정도 중노동을 하면 꽤 짭짤하게 벌기 때문에 면허에 프리미엄이 붙은 게 아닐까요.
하지만 시간당 운임 자체는 낮기 때문에 근로시간을 줄이면 그만큼 수익이 줄어들어서 못 줄이는 것이겠죠.
그리고 화물기사들이 다 화물연대 소속인 것도 아니고 몇몇이 근로시간을 줄인다고 바로 화물운임이 솟구친다는 보장도 없으니 손해를 감수하고 화물연대 소속 기사들만 계속 근로시간을 줄이고 있을 수도 없는 게 아닐까요...?
숨고르기
22/12/07 15:29
수정 아이콘
당연히 화물연대 혼자서 줄이라는게 아니라 전체 운수종사자에 적용하는 제도를 도입해야지요. 만약 애초에 그렇게 주장 하면서 거기에 따른 합당한 운임 보상을 요구했다면 저 포함 많은 국민들이 호응했을것 같습니다.
22/12/07 15:37
수정 아이콘
그 부분에는 동감합니다. 안전운임제 확대의 명분으로 안전운행규제를 꺼내들었다면 (사실 이미 꺼내든 상태일 수도 있긴 한데) 주장이 더 잘 먹혔을 것 같네요.
보틀넥
22/12/07 13:48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귀족 노조'가 그냥 욕하려고 만든 말인 줄 알았는데 근본이 있던 말이었군요.. 잘 읽었습니다. 조선일보 노조원분들은 어떤 마음으로 '귀족 노조'를 밀고 계실지 잘 모르겠네요.
+ 여담이지만 애초에 자기 직장에서 노조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희귀한 일이라 생각하기에 노조원이 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상위 클래스일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중소기업의 노조 조직률만 봐도 뭐... 그래서 '귀족 노조'라는 표현이 더 효과적인 게 아닐까 하고요. 우리나라 모든 노조를 뭉뚱그려서 욕하는 현재 인터넷 여론(?)도 이에 기인해있다는 느김이에요.
닉네임을바꾸다
22/12/07 13:50
수정 아이콘
뭐 노조결성률이 한 11퍼던가...
소독용 에탄올
22/12/07 15:07
수정 아이콘
2017년 이후 나름 빠르게 오르며 2020년 14.5%가 되었습니다.
위대함과 환상사이
22/12/07 15:13
수정 아이콘
사실 우리사회 전체가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데요. 기업도 대기업, 중소기업으로 양극화되었 듯이 노동시장도 대기업, 전문직, 정규직 노동자와 중소기업, 미숙련 서비스업종, 비정규직 노동자로 양극화된 지 이미 오래된 거 아닙니까?

사실 전자의 경우, 노조가 있으면 자신들의 철밥통 지키기 위해 온갖 패악을 부리는 일이 종종 있는데 반해 후자의 경우 노조 자체가 있는 일도 희소하고 있더라도 조건이 매우 열악하고 힘이 미약한 경우가 많죠. 노동시장을 반영하 듯이 노조 자체도 양극화하고 있는 거죠.

근데 노조를 깔 때는 이런 구분 안하죠. 일단 보수 언론부터 노조파업의 근본원인이나 쌍방의 대립된 주장을 균형있게 분석,소개하지 않고 선정적인 폭력행위에만 조명을 비추거나 그냥 무지성으로 귀족노조라고 몰아가기 하는 거죠.
겨울삼각형
22/12/07 14:01
수정 아이콘
형 그거 칭찬하는말 아냐..
톤업선크림
22/12/07 14:21
수정 아이콘
진짜 노조 패는데 앞장서던 조선일보가 임금 안 올려준다고 징징 거리는건 코메디더군요.
지금 여기저기서 화물연대 까는 기사(ex-파업 현장에서 도박을 했다더라~)가 엄청 올라오는데, 뻔히 보이는 언플이지만 워낙 우리나라에서 노조 이미지가 안 좋다보니 화물연대 파업은 안 좋은 방향으로 끝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22/12/07 15:17
수정 아이콘
합법파업이 어렵긴 하지만, 파업하는 사람들이 비노조원을 위협했다거나 미군철수를 외친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저러니 망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곤 합니다.
톤업선크림
22/12/07 15:33
수정 아이콘
애초에 파업 역사 보시면 외국 파업에 비하면 우리나라 파업은 굉장히 온건한 편인지라...
제가 화물연대 파업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가 노조나 파업을 인식하는 것에는 아쉬움을 느낍니다
어쨌든 노조나 파업하는 사람들도 같은 국민이고 무언가 불편함을 느껴서 파업을 하는건데
말씀하신 파업행위의 강경한 모습들만 언론에서 하이라이트 하면서 노조나 파업에 부당한 이미지를 덧씌우죠
노조나 파업의 문제점은 없느냐? 하면 아니지만 우리가 그들의 요구를 한 번 들어보고 테이블에서 논의해야 할 협상대상자로 인식하느냐 라고 하면
그렇다 라고 답하기 어려운 것이 제가 느끼는 한국사회의 안타까움입니다
지구 최후의 밤
22/12/07 16:07
수정 아이콘
제가 생각하기에 현재 노조가 20~30년 전보다 강력한 투쟁을 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노조가 현재 지지를 못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일반인들의 인식 변화라고 봐요.
예전에는 서로가 다 같은 노동자라고 생각해서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노조 측의 이익 상승이 (나를 포함한) 전체 노동자의 이익 상승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일반적이었다고 봐요.
그러나 현재는 자신이 노동자랑 같은 편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니 노조 측의 이익 상승이 나랑 상관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나의 불편과 이익상승을 위해 들어가는 세금을 비용으로 생각하게 된 것이 크다고 봅니다.
SPC라고 해서 허들이 더 높을 뿐이지 사람들의 불편을 유발하는 파업이나 일련의 노동쟁의를 지속하게 되면 결국 사람들의 짜증을 유발하게 될 겁니다.
22/12/07 16:20
수정 아이콘
저는 그런 것도 있지만, 노조의 인식 변화가 지지부진한 것도 요인이라고 봅니다. 시끄럽게 해야 주목을 받는다는 건 알겠지만, 그렇다고 정치구호를 외칠 필요는 없을 텐데 말이죠... 그런 뇌절 대신에 핵심 요구사항과 자신의 명분 설파에 치중한다면 불편을 감내할 분들이 더 많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22/12/07 17:28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런데 저는 말씀하신 것처럼 [노조가 현재 지지를 받지 못한다] 란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위엣분도 언급하셨지만, 2020년 기준으로 대한민국의 노조 조직률은 21세기 들어 역대 최고입니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702
[3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0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노조 조직률은 14.2%로 2019년(12.5%)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 지난해 노조 조직률은 1994년 14.5%를 기록한 이후 2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그러니 과거에 비해 [현실세계에서] 노조는 더 지지를 받고 있으면 받고 있지, 못 받는다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입니다.

오히려 저는 2022년에 들어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귀족’들의 공격이, 바로 이 조직률을 낮추기 위한 반동의 일환이 아닌가 강하게 의심하는 쪽입니다. 그들이 20세기에 잘 써먹었던 전술 - 언론을 통해 꾸며낸, 노조없는 유토피아란 허상 - 을 다시 꺼내든 것이지요.
계층방정
22/12/07 17:07
수정 아이콘
학생자치사회가 운동권에서 비권으로 바뀌어가듯이 민노총도 반미친북에서 패러다임 변환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미 반미친북으로 쌓아온 좌파 내부의 연대를 끊어버린다는 게 문제지만요. 학생사회는 본질적으로 좌파일 이유는 없지만 노동운동은 본질적으로 좌파라서요.
22/12/07 14:30
수정 아이콘
참 쉽지 않네요, 잘 읽었습니다.
상록일기
22/12/07 16:0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전자수도승
22/12/07 16:57
수정 아이콘
이슬람 신도의 범죄는 남녀노소가 아닌 "이슬람 신자"가 일으킨 범죄지만
"성경의 이름으로" 미 국회의사당을 점거했던 친구들은 "트럼프 지지자"일 뿐이죠
귀족노조라고 쉽게 쉽게 프레이밍 해서 "갈라치기"를 한다면 결론이야 간단하게 나오겠지만 오류투성이일 가능성이 높죠

가령 예를 들어 대우조선에서 파업하시던 분들 월급명세서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여기서도 "귀족노조" 라는 단어가 남발되던 모습을 보았습니다만은...
실상은 어땠죠?
누가 대충 풀어놓은 이야기들만으로 쉽게 쉽게 가면 편하겠습니다만
그렇게 하진 맙시다
현대사회가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맙시다
계층방정
22/12/07 17:05
수정 아이콘
이 글의 요지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우리나라에서 정말 귀족노조다운 귀족노조는 바로 언론노조다'가 될까요?
22/12/07 17:21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댓글로 나온 시사인 기사도 잘 봤구요.
김재규열사
22/12/07 18:34
수정 아이콘
노조 이야기 나올 때마다 개인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집단 이기심' 운운하는 부분입니다. 현재 노조법으로 단체행동은 처우개선 부분으로 제한되어 있지 않나요? 집단 이기심 말고는 집단행동을 할 수가 없는데 집단 이기심을 지적하면 단체행동을 하지 말라는건지 좀 이해가 안가더군요.
닉네임을바꾸다
22/12/07 21:00
수정 아이콘
뭐 프레임공격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노조의 본질은 결국 이익집단인데...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공지 추천게시판을 재가동합니다. [6] 노틸러스 23/06/01 28010
3639 팔굽혀펴기 30개 한달 후기 [43] 잠잘까4201 22/12/13 4201
3638 하루하루가 참 무서운 밤인걸 [20] 원미동사람들2954 22/12/12 2954
3637 사랑했던 너에게 [6] 걷자집앞이야2804 22/12/09 2804
3636 게으른 완벽주의자에서 벗어나기 [14] 나는모른다2855 22/12/08 2855
3635 [일상글] 나홀로 결혼기념일 보낸이야기 [37] Hammuzzi2837 22/12/08 2837
3634 이무진의 신호등을 오케스트라로 만들어 봤습니다. [23] 포졸작곡가12952 22/12/08 12952
3633 현금사용 선택권이 필요해진 시대 [107] 及時雨13906 22/12/07 13906
3632 귀족의 품격 [51] lexicon12966 22/12/07 12966
3631 글쓰기 버튼을 가볍게 [63] 아프로디지아12669 22/12/07 12669
3630 아, 일기 그렇게 쓰는거 아닌데 [26] Fig.112716 22/12/07 12716
3629 벌금의 요금화 [79] 상록일기14586 22/12/04 14586
3628 배달도시락 1년 후기 [81] 소시14319 22/11/27 14319
3627 늘 그렇듯 집에서 마시는 별거 없는 혼술 모음입니다.jpg [28] insane12616 22/11/27 12616
3626 IVE의 After Like를 오케스트라로 만들어봤습니다. [7] 포졸작곡가12442 22/11/27 12442
3625 CGV가 주었던 충격 [33] 라울리스타13198 22/11/26 13198
3624 르세라핌의 antifragile을 오케스트라로 만들어보았습니다~ [16] 포졸작곡가13381 22/11/25 13381
3623 토끼춤과 셔플 [19] 맨발13373 22/11/24 13373
3622 [LOL] 데프트 기고문 나는 꿈을 계속 꾸고 싶다.txt [43] insane13627 22/11/21 13627
3621 나는 망했다. [20] 모찌피치모찌피치13551 22/11/19 13551
3620 마사지 기계의 시초는 바이브레이터?! / 안마기의 역사 [12] Fig.113282 22/11/18 13282
3619 세계 인구 80억 육박 소식을 듣고 [63] 인간흑인대머리남캐14669 22/11/14 14669
3618 [테크 히스토리] K(imchi)-냉장고와 아파트의 상관관계 / 냉장고의 역사 [9] Fig.112724 22/11/08 1272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