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6/04/10 06:24:07
Name Sickal
Subject 묘하게 닮은 두 사람...
활동한 시기는 약간 다르지만 스타크래프트 역사에는 묘하게 닮은 꼴의 게이머들이 등장하곤 한다. 비록 전후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의 차이, 절대적인 실력의 차이 등은 존재할 지언정 상대적으로는 늘 당대 최고수인 그들 가운데, 묘한 공통점을 지닌 유저들이 있다는 건 참 흥미로운 일이다.

그래서 꺼내고 싶은 선수는 바로 김대건, 한웅렬 두 선수다.

김대건 선수는...지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테란의 황제'가 되지 못한 또 한 명의 비운의 황제...라 할 수 있겠다. 무슨 말인고 하니, 임요환 선수가 한창 성장세에 있을 무렵의 원동력과 발판이, 드랍십과 컨트롤에 기초한 바이오닉의 개량이 이루어진 대 저그전에서의 압도적인 승률과 비할데 없는 세심한 자리잡기와 깜짝 전략, 그리고 승부사적인 끈기로 늘 50%를 상회하는 승률을 지켜주던대 테란전의 성적이었다면, 김대건 선수의 황제의 기운은 프로토스를 향해 뻗어있었다고 할 수 있겠다.

김대건 선수에 얽힌 일화로 세상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것은, 기껏해야 김동수 선수와의 2001 SKY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전진 로보틱스에 무너지는 모습이라든가, 좀 스타를 오래 보았다 싶은 사람이 기억하는 것은 게임큐 시절 대 기욤 패트리전에서 트리플 넥서스에 완패를 당하는 모습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김대건 선수의 대 프로토스전 메카닉은 그 시절 단연 톱(톱클래스가 아니라 톱)이었으며, 이에 얽힌 에피소드도 그냥 넘어가기 어려울 정도다. 다음의 예를 들어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1. 김대건 선수와 프로토스 유저가 게임을 한다. 무난히 김대건 선수가 이긴다. 상대는 좋은 게임이었다며 리게임을 신청한다. 김대건 선수 흔쾌히 수락한다.
2. 두 번째 게임, 역시 무난하게 김대건 선수가 승리한다. 리버고 다크고 당최 통하질 않는다. 그렇다고 힘싸움에서 이기느냐? 그것도 아니다. 캐리어 띄우기 전에 밀리거나 캐리어 띄우면 지상군이 없거나.
3. 몇 판 더 하고 나서 슬슬 상대가 부아가 돋을 무렵, 김대건 선수 제안을 한다.
"나 WT(레이스 테란) 할테니 게임해보자."
...상대, 열이 받는다. 좋다고 게임한다. 그리고 또 진다.
4. 이제 이성을 잃은 상대. 김대건 선수 이번엔 레이스 테란이 무엇이며 어떻게 할 것인지 친절히 브리핑을 한 뒤 경기 한다. 그리고 결과는?

상대 선수는 로그아웃을 했다. 믿기 어려운 일이겠지만, 실제로 있었던 일이기도 하다. 외국의 내로라 하는 프로토스는 대개 테란을 우습게 여긴다. 말 그대로 '그까이꺼 대충 해도'이기기 때무이다. 그러나 그런 선수들은 전부 김대건 선수의 메카닉 테란의 맛을 보고는 학을 떼고 말았다. 기욤 패트리 선수조차 김대건 선수를 만나 연전 연패 한 후 트리플 넥서스를 들고나와 간신히 이겼을 정도였으니까...

김대건 선수의 메카닉은 이렇듯 살인적이었으며, 바이오닉 테란이 능하면서 테테전이 부진한 선수는 있을지 몰라도, 메카닉 테란의 고수이면서 테테전이 부담되는 선수는 없는 것 처럼, 김대건 선수의 테테전 실력 역시 상당했다.

남은 문제는 저그전. 그러나 이 '남은 문제'가 바로 김대건 선수의 명암을 갈랐다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김대건 선수는 대 저그전을 연습하는데 있어서, 아마 가장 '전략적으로'연구한 선수로 꼽힐 거라 생각된다. 단언하건데, 임요환 선수도 김대건 선수만큼 '전략적으로' 대 저그전을 연구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그 이유는? 바로 기본기 때문이다.

본래 전략이라는 것은 '정석'위에 성립하며, 기본기가 받쳐주지 않는 전략은 어느 시점에 가면 한계를 드러내기 마련이다. 물론 김대건 선수 역시 대단한 고수였으니, 일반 유저들보다야 바이오닉 테란이 뛰어나긴 했겠지만, 동 시대의 테란 프로게이머의 그것에 비해서는 현저히 떨어졌으며, 당시만 해도 딱히 파훼법이 발견되지 않은 시절의 저그 유저들의 철옹성을 무너뜨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 저그전 2엔베 패스트 3.3업 머린을 처음 방송경기에 선보이기도 했으며, 대 저그전에서의 메카닉을 심도있게 연구하기도 했다. 실제로 승리를 거두기도 했으며 테란의 전략적 가짓수를 늘려준 좋은 선례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담이지만, 이 때 김대건 선수의 대 저그전 메카닉은 골리앗 중심의 메카닉 체제가 아니라 벌쳐 중심이었다. 아예 대 프로토스전 메카닉을 대 저그전으로 옮겨오고자 했던 것이 김대건 선수이며, 다른 선수들이 예전에 보여주었던 골리앗 중심의 메카닉과는 그 개념이 아예 다르다고 하겠다. 당연히 코크래치 테란과도 무관하다고 하겠다.)

전략은 어디까지나 전략일 뿐. 전술이 뒷받침 되지 않는 김대건 선수의 대 저그전은 늘 그의 발목을 잡았으며, 시대의 득세가 저그였던 한국의 스타크래프트 세계에서 빛나는 별이 되지 못한 첫 번째 원인이 되었다. 만약 한국의 스타크래프트 게임계의 득세가 애초에 테란 위주였거나, 외국처럼 프로토스 중심이었다면 김대건 선수의 운명은 크게 뒤바뀌었을 것이다.

그리고...김대건 선수 못지 않은 메카닉 실력을 갖춘 테란 유저가 한 명 더 있었다. 한웅렬 선수가 바로 그 선수로, 대 프로토스전의 다수 벌쳐와 소수 탱크를 이용한 전진이 일품이며 김대건 선수가 갖추지 못했던 테테전 최강자의 포스까지 겸비한 선수였다.

다수 벌쳐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김대건 선수와 한웅렬 선수는 닮았지만 그 성격에 있어 약간 차이가 있는데, 김대건 선수는 벌쳐를 이용한 기동력 있는 공격 - 빈집털이 등 - 을 주로 한 반면,(물론 더블 커맨드의 창시자이기도 하지만) 한웅렬 선수의 다수 벌쳐는 말 그대로 다수 벌쳐와 마인을 이용한 화력의 의미가 강했다. 어찌 되었든 메카닉의 꽃이라 불리는 벌쳐를 귀신같이 쓰는 두 선수는 모두 대 프로토스전 최강의 테란으로 군림했으며, 한웅렬 선수는 여기에 한 가지 더, 테란 대 테란전에 있어서 최강의 실력을 보여주며 김대 건 선수보다 한 단계 나아진 면을 갖고 있었다. 실제로 한웅렬 선수는 테테전 극악의 실력을 바탕으로 우승을 한 적도 있는 만큼...
(여담이지만 한웅렬 선수는 재미있는 전적 관계로도 유명하다. 대 테란전이 약하다고 평가받던 장진남 선수와의 전적에서는 열세, 한 때 공공의 적이라고까지 불렸던 박경락 선수를 만나면 압도적인 우위, 성학승 선수를 만나면 초라해지지만 LG IBM 팀리그에서 아무도 잡아낼 수 없을것만 같던 최연성 선수를 잡아낸 일이나, 그 뒤 펼쳐진 프리미어리그 예선에서도 승리한 기록 등...)

하지만 한웅렬 선수의 한계 역시 대 저그전이었다. 상기한 바와 같이, 대 프로토스전 절륜의 기량과 대 테란전 최강의 카리스마를 갖춘 테란에게 대 저그전이 기본으로 장착되어있었다면, 한 시대를 풍미가 아니라 지배하고도 남았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한웅렬 선수의 대 저그전은 상대적으로 기록이 적은 김대건 선수의 그것에 비해 더욱 잘 알려져 버렸고, 특히나 몇몇 경기들로 인한 이미지가 완벽히 굳어져 버려 '한웅렬=대저그전약한테란'의 등식이 성립하기에 이르러버렸다.

오래 게임을 한 선수 중 이제 남은 선수는 몇 없다고는 하지만, 두 선수는 한창의 전성기 시절 분명히 그들이 쌓아놓은 커리어 이상의 것을 가질 수 있는 선수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사는 결과만을 말해줄 뿐. 대 저그전이라는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 두 선수는 기묘한 닮은 꼴이라는 공통점 외에도 지금은 활동을 하지 않는 다는 공통점마저 공유하게 되었다.

아무 생각없이 쓴 글인 만큼, 끝맺음도 다소 쌩뚱맞아보일것이나 이쯤하는게 옳다고 생각된다. 황사야 물러가라.
* 항즐이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4-11 00:38)
* 안녕하세요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4-23 12:18)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6/04/10 06:30
수정 아이콘
멋진 글이네요.
06/04/10 07:05
수정 아이콘
뛰어난 메카닉이 있었으나 바이오닉에 약점이 있었고 그것을 전략적으로 극복하려 했지만 가장 중요한 경기에 전술적 능력 부족으로 아쉬움을 남긴 선수라면 한 선수가 빠졌습니다. 바로 코카콜라배 스타리그에서 KT왕중왕전까지 전성기를 구가하던 v건담 조정현 선수이지요.
비록 스타우트배 msl에서 천적 홍진호 선수와 그당시 서서히 기세를 올리던 박태민선수를 이기며 난전의 황제라는 칭호를 받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였으나 한게임배 스타리그 시작 이전에 입은 손목부상으로 인해서 다시 찾아 올 전성기를 아쉽게 놓친 선수입니다. 물론 위의 두 선수와 스타일에서는 차이가 좀 있습니다만......
어쨌든 제가 조정현 선수의 팬이기 때문에 이런 것을 기억 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먼산)
06/04/10 07:07
수정 아이콘
예, 조정현 선수는 스타일에서 좀 차이가 있지요. 그래서 닮지는 않았던 것이구요...그러고 보니 방송경기에서 코크래치 테란을 선보인 선수가 조정현 선수가 유일하군요.(제 기억으로는)
항즐이
06/04/10 07:35
수정 아이콘
정말 좋은 글이네요 ^^

저그를 극복하지 못해서 무너진 선수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이 글에 빠져있는 선수로 한 명을 꼽자면 최인규 선수가 있겠죠.
저그를 정말 잘 하지만 저그 대 저그가 아쉬웠고,
프로토스를 정말 아름답게 했지만, 상성 자체가 어려웠고,
그래서 테란을 선택해야 했던 최후의 그리고 진실했던 랜덤 유저.

제가 pgr에 거의 처음 썼다시피한 진지한 글이 최인규 선수의 저그전에 관한 것이었으니.. ^^

최인규 선수의 테란을 설명하자면, 위 두 선수와 매우 비슷했다는 것이죠. 테테전, 테플전을 매우 좋아하고, 메카닉 운용의 묘를 매우 일찍 깨달은 선수이지만 저그전이 약했습니다.

다만, 극복과정이 좀 다른데요. 위 두 선수는 메카닉적 발상으로 저그전을 해결하려 했던 반면에, 최인규 선수는 풍납동 동료들 - 유병준, 김정민 - 의 영향으로 비교적 단단하고 수비적인 테란을 발전시키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꽃을 피웠지만 테란답지 않게 저그전에서 더 슬퍼 보이는 테란들도 종종 있습니다. 언급된 조정현 선수도 그렇구요. 사실 김정민 선수도 그런 부류입니다. 특히 홍진호 선수와의 악연은 그의 대 저그전 스타일에 치명타를 가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하지만.. 얼마 전에 올라왔던 글에서 다시 한 번 떠올리는 이름..
JYounG 전영현 선수가 이 글과는 가장 많이 맞닿아 있네요.

물량보다는 벌쳐의 컨트롤로 상대를 제압하던 메카닉. 유닛 개개의 특성을 정말 사랑했던 메카니커. 그는 김대건과 매우 비슷했습니다. 패스트 4골리앗 드랍, 패스트 상대 입구 막기, 3cm 드랍 등의 전략을 아주 종종 사용했으며, 마인 벌쳐 탱크 터렛 조이기 같은 엽기성 전략도 꽤 많이 연구했죠.

결국 그의 발목을 잡았던 저그전, 어쩌면 워3의 세계를 열어준 저그전.



어이쿠-_-; 코멘트에 쓸데없는 소리가 너무 많군요.


옛 생각을 많이 나게 해 준 좋은 글입니다.
ㅇ_ㅇb
T1팬_이상윤
06/04/10 07:39
수정 아이콘
일단 이런글은 추게로 라고 외치고 싶습니다. 김대건 선수 비록 저그전에서 대체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였지만 중요한 경기에서만큼은 저그를 잡아주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었습니다. 2001년 iTV 랭킹전 오프라인 예선 마지막 경기때 당시 테란전 최고의 포스를 보이던 홍진호 선수를 2-0으로 물리쳤었고 SKY 스타리그 오프라인 예선 최종전에서도 '테크니컬 저그'의 대명사 변성철 선수를 꺽은바 있었습니다.
T1팬_이상윤
06/04/10 07:43
수정 아이콘
반면 막강한 저그전 실력에 비해서 토스전을 극복하지 못했던 비운의 테란을 꼽는다면 SK테란의 창시자 김슬기 선수, 살아있는 마린 이운재 선수, 마린+탱크러시의 귀재 김동구 선수등을 꼽을수 있습니다.
GunSeal[cn]
06/04/10 08:22
수정 아이콘
글 잘읽었습니다
최인규 선수는 사실 "저그"라는 종족의 영향에 상관없이 그냥 대세를 따른 테란선택 그 이상이하의
아무것도 없다고 봅니다
06/04/10 08:22
수정 아이콘
그러고보면 요즘 테란들은.. 참 잘하는군요-_-;;;;
06/04/10 08:28
수정 아이콘
스타크래프트 관련 커뮤니티의 추천 게시판은 이런 글이 가야 합니다.
나두미키
06/04/10 08:49
수정 아이콘
글 좋네요... 다시 한번 떠오르게 합니다
예전에 최후의 테란이던가요... 소설.. 임대건... 이 떠오릅니다.
06/04/10 08:58
수정 아이콘
예전부터 했던 생각중 하나가 "임요환선수는 바이오닉컨트롤은 최고인데 왜 벌쳐컨트롤은 최고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었죠.요즘은 아니지만 바이오닉이나 메카닉이나 둘다 정전테란-_-스타일이었는데도 저그전에서 컨트롤로 이득보는경우는 많았지만 플토전에서 벌쳐로 이득보는플레이는 잘 보여주지 못했거든요.다시 생각해보면 메카닉에 대한 적응도가 저그전보다 떨어지기 때문이 아니었나....하는 생각도 듭니다.탱크 뭉쳐 시즈모드하다가 한방에 밀리는 모습도 종종 보여주던 그시절 임요환선수였죠.
조정현선수는 손목다치기 전,아마도 이네이쳐 탑의 전전신인 AMD팀이 창단되고 난 다음 베르트랑선수와 연습하면서 저그전에 굉장히 많은 발전이 있었죠.해설자들도 저그전의 묘를 깨달은것 같다라는 말을 할정도였고 자신도 이젠 많이 늘었다라고 할정도였는데 손목을 다치면서 후를 볼수 없게 되었습니다.그의 건담러쉬는 공방플토유저였던 제가 보기엔 진짜 흠없는 전략이었는데요.그의 전성기때 건담러쉬에 베틀넷에서 얼마나 많은 플토유저들이 울었었는지;;
06/04/10 09:00
수정 아이콘
환상의 테란입니다.
그리고 최인규 선수의 경우 테란상대의 프로토스는 수준급. 다른 싸움도 잘 하는데 저그 대 저그가 안되고 저그 상대로의 프로토스에 약점이 있어 테란을 했지만, 결국 그의 특기인 경쾌하고 순발력있는 경기를 하지 못하더군요. 그래서 항상 답답했습니다. 테란으로 경기를 하면 고지식한 스타일로만 경기를 해서...
06/04/10 09:01
수정 아이콘
갑자기 박상규 선수 생각도 나네요. 겜큐 종족전에서 마지막 불꽃을 날렸던.......
06/04/10 09:03
수정 아이콘
임요환선수는 데뷰 시절부터 플토전에 약점을 가지고 있었으니... 테란이야 적은 병력으로도 메딕도 있고 하니 저그 상대로 이익을 가져갈 수 있지만.. 메카닉은 그게 안되니...
항즐이
06/04/10 09:07
수정 아이콘
GunSeal[cn]님//

-_-;; 풍납동에 들락거렸었고, 나름 최인규 마니아 -_-;; 시절을 겪었던 저로서는 난감한 의견이네요.

흠.. 결과론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셔도 무방하겠습니다만,

최인규 선수 본인에게는 저그가 가장 좋은 선택이었고, 그 가장 좋은 선택이 결국 마이크로한 빌드와 마이크로한 싸움을 강요하는 저그전에서의 계속된 실패에 부딪혀 한계를 맞이하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프로토스 역시 잘 하지만 문제는 저그전.
결국 테란을 선택한 것이죠.

이러한 선택의 순서가 당시 테란의 득세와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만;; 스폰이 불안정하던 시절 자기 집 방에서 연습하면서 몇 번이나 좌절을 거듭했다가 살아난 선수의 고민에 씌울 굴레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항즐이
06/04/10 09:13
수정 아이콘
랜덤박사 박상규 선수 기억나네요.

이재훈 선수가 메카닉 상대로 엄청난 포스를 가질 수 있게 해준 건 박상규, 최인규 이 두 걸출한 메카닉 테란의 연습 덕분이었습니다.

wook98님 오랜만이네요 ^^
그런데 최인규 선수의 테란은 테테전 만큼은 꽤 재미있게 하는 편이었고, (물론 대치 상태로 가면 그야말로 터렛 100개로 터렛 대장 김정민 선수를 질리게 하기도 했었지만..) 테플전도 초기까지만 해도 아기자기한 맛이 많았습니다. 대세가 물량전으로 넘어가면서, 또 동료들의 장점을 흡수하면서 아무래도 승률은 올라가고 재미는 떨어졌죠. 하핫.

하지만 무엇보다 상대 입장에서 끔찍했을 법한 경기는 블랙베인..( 이었을 겁니다.) 에서의 김정민 선수 상대로 보여준 "슈퍼 셔틀 견제 후 올멀티 .. 센터에 캐논 박고 그위에 캐리어 굶겨 죽이기" 였습니다.

프로토스도 캐논 박고 템 캐리어 하면 안나오는 테란 굶겨 죽일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던 제가 그 VOD 보면서 먹던 빵을 기침으로 토해냈던.. ㅡ.ㅡ;;
T1팬_이상윤
06/04/10 09:34
수정 아이콘
99 PKO에서 박상규 선수 신길재 선수를 상대로 진짜 기가막힌 메카닉 테란을 보여주었었죠.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당시 우승후보로 꼽히던 신길재 선수의 간담을 서늘케 했었습니다.
T1팬_이상윤
06/04/10 09:46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를 첨으로 알게된게 제1회 게임큐 스타리그때인데 드랍십으로 저그를 농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승에서 현 엠겜 해설위원이신 '한방러시의 달인' 임성춘 선수의 토스에 허무하게 무너졌던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때만 해도 임요환 선수는 토스 상대로도 바이오닉을 종종 사용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은경이에게
06/04/10 10:03
수정 아이콘
최근부터 스타보신분들은 임성춘해설자가 그냥 웃긴해설자 정도로만 알고계실지도 모르는데 현역때 굉장했죠..장진남선수를 로템에서 한방으로 이기는 모습이라던지 그때 최강 이윤열선수를 종종잡아내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보름달
06/04/10 10:19
수정 아이콘
은경이에게님 // 확실히 임성춘해설이 현역시절때 임요환선수나 이윤열선수의 전성기때도 그 두 선수의 발목을 번번이 붙잡긴 했죠(임요환선수를 5판 3선승제에서 두 번 다 이기거나 이윤열선수를 2001 스카이 예선과 KPGA 1차리그에서 잡은 것까지...) 그런데 장진남선수한테는 진 기억밖에 없네요 ㅡㅡ;;; 두 선수가 천적관계로 아는데......
보름달
06/04/10 10:20
수정 아이콘
찾아보니 장진남 11 : 4 임성춘이군요 ㅡㅡ;;;
T1팬_이상윤
06/04/10 10:26
수정 아이콘
장진남 선수가 현역때 토스에 상당히 강했던 면모를 보였죠.
항즐이
06/04/10 10:35
수정 아이콘
장진남선수는 토스에게 상당히 강한게 아니라..
강도경, 조용호, 박태민, 박성준 선수 등이 토스를 잡아먹는 것과 동급이었죠.
그 시대의 저그들에게 토스는 너무나 보기 힘든 선물이었을 정도였지만, 장진남 선수의 토스 압살은 정말 유명했습니다.

왕중왕전 우승하고 한빛소프트 스타리그에서 승승장구하던 기욤 선수를 너무나 쉽게 "쌩유~"하던 모습은 정말..

예의 그 귀여웠던(??) 표현을 빌리자면,
"저글링 계~속 괴롭히고 토나올랑말랑하는데 나갈라 그러면 뮤탈이 뒤통수 툭툭치고, 앞마당 먹으면 언덕에서 촥~촥~ 뿌려주고, 아칸 모아서 나올라그러면 연탄구멍 숑숑숑~ 뚫고 나오면 가글링~ 토나와~ 내가봐도 토나와~ 어우~ 성춘이 형 토스 어떻게 해?"

....

예선 기록 정리하던 당시, 토스 유저인 저는 손에 힘이 들어가곤 했답니다.. ㅡ.ㅡ
은경이에게
06/04/10 10:44
수정 아이콘
보름달님//네 그래서 이긴경기가 기억이 남더군요-_-;;
아리온
06/04/10 10:59
수정 아이콘
장진남 선수의 저글링은 정말 그당시 플토 유저들에게는 악마였죠. 테란유저인 제가봐도 말그대로 더러워서(!) gg치고 나가고 싶었죠.
The Drizzle
06/04/10 11:09
수정 아이콘
항즐이님//장진남 선수의 표현을 빌리려면
'저글링' 이 아니라 '쩌글링', '꼐~속', '쑝쑝쑝' 이었죠^^;;
06/04/10 11:11
수정 아이콘
종족최강전때 장진남 하나로 당대의 최고플토라는 선수들이 몽땅 올킬당했었죠.
[couple]-bada
06/04/10 11:16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가 임성춘 선수에게 약했던 시절을 넘어.. 그 후 김대건 선수의 영향을 받아 메카닉의 개념을 확실히 잡고는 프로토스에게도 강했었습니다. 한빛소프트배에서 박용욱 선수를 블레이즈에서 잡았던것을 보아도 말이죠. 2001 sky.. 드디어 소설 환상의테란의 두 주인공이 한 대회에 동시에 나왔습니다. 김대건 선수도 물론, 잘했지만 그 대회에선 임요환선수가 더 기억에 남았죠. 비록 박정석 선수에게 패했지만 그것은 물량전(그런식의 프로토스를 처음 접했다고 해야할지.. 아무튼 박정석 선수의 물량전은 신기했었습니다.)이었고.. 그의 진가는 바로 8강전 김동수 선수와의 인큐버스에서 나타나죠. 1탱크만 뽑고는 바로 3팩 벌쳐.. 그때 보여준 컨트롤은 임요환이 하나에 집중하면 엄청난 위력을 보여준다. 였습니다. 엄재경 해설위원이 그 경기 당시 "메카닉의 황제도 나다. 라고 말하는것 같네요"라고 했었는데.. 정말 그렇게 느꼈었습니다.

2001sky는 임요환 선수, 그리고 임요환 선수의 팬입장에서는 굉장히 아쉬웠던 대회였죠. 4강서 난적 김정민 선수를 꺾고 올라갔고.. 한빛배, 코카배를 연패하며 기세가 한창 올랐던 대회였는데.. 결국 3:2로 분패하고 말았죠. (인큐버스 맵에서 약간 문제가 있긴 했지만.) 온게임넷 최초의 3연패를 보고 싶었는데...

김대건 선수는 2001sky에서 정말 좋은 기회를 잡았었는데.. 8강전서 아쉽게도 김동수 선수의 정말 멋진 전략에 가로막히며 패하고 말았죠. 아마 이때 김대건 선수가 이겨서 4강에 올라갔다면.. 김대건 선수는 더 높이 날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네요.
[couple]-bada
06/04/10 11:18
수정 아이콘
아.. 생각해보니까 시기가 어떤흐름인지 정확한지 잘 기억이 안나네요. 어쨌든, 임요환 선수의 프로토스전은 약했던것은 아니었습니다. 메카닉 유닛의 배치가 좀 아쉽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컨트롤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에... 그리고 당시로서는 신선한 드랍쉽플레이!를 펼치기도 했지요. 2탱크드랍쉽 플레이..
T1팬_이상윤
06/04/10 11:39
수정 아이콘
갠적으로 스타리그에서 김정민:김대건 경기가보고싶었습니다. iTV에선 김정민 선수가 이긴적이 있었지만 온게임넷은 또 다른무대인지라...... 마찬가지로 공격의 달인 임요환:방어의 달인 유병준 경기도 보고싶었죠(역시 iTV에선 볼수 있었는데 사상 초유의 무승부가 나기도 했었다죠;;)
T1팬_이상윤
06/04/10 11:41
수정 아이콘
기욤 선수가 김대건 선수와 경기한후 했던말이 '생전 이렇게 잘하는 테란유저는 첨이다' 였다죠.
항즐이
06/04/10 11:50
수정 아이콘
[couple]-bada님

물론 그 당시의 임요환 선수의 대 프로토스전은 정상급이었습니다. 특히 방송경기에서요. 하지만 메카닉 테란 자체는 정상급이 아니었습니다.

즉,
상당히 전략적인 여지가 많은 방송경기 맵과, 상대를 정하고 장기간 연습해서 전략을 준비할 수 있는 상황이 된 후의 경기에서는 임요환 선수의 프로토스 전은 아주 훌륭했습니다.

그러나, 로템에서 임요환 선수가 연습을 하면 대 토스전 성적이 그렇게 높진 않았죠. 물론 프로게이머들끼리 했어도 50%는 넘었을 거라고 봅니다만, 강하다고 보기엔 기본기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위치선정, 생산력, 전진 타이밍, 메카닉 유닛의 배치와 컨트롤.

임요환 선수는 그러한 자신의 문제점을 알고, 김대건 선수가 바이오닉에대해 극복하려고 시도한 방법을 따르게 되죠. 전략들입니다. 결국에는 많은 토스 유저들이 "센터로 나와라 임요환!!!"을 외칠 지경이 되기도 했었죠. ^^

김동수 선수, 봉준구 선수와의 뉴리모트 아웃포스트 경기들이나 당시 여러 경기들을 보면 임요환 선수의 그런 노력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굉장히 재미있었지요.
06/04/10 12:11
수정 아이콘
임요환선수의 플토전이 약점으로 진정 지적되기 시작한건 2차 스카이결승 이후였죠.그후 박정석류의 물량토스가 많아지면서 그전엔 화려한 컨트롤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그의 빈약한-_-물량이 파훼되면서 플토전 약세의 길을 걷게 됩니다.
임요환선수가 참 대단한게 2004년 즈음만 해도 "임요환은 갔다.이제 은퇴나 해라"이런소리를 들을수준이었음에도 다시 최강급의 자리에 올랐다는 겁니다.개인적으로 전 임요환선수가 정전테란의 멍에를 벗지않는한 부활은 불가능하고 그의 정전테란은 절대 고칠수 없다고 생각했었거든요.허나 멋지게 부활하시더군요.그의 트레이드마크화되었던 정전테란도 이젠 볼수가 없구요.
물빛노을
06/04/10 12:20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의 약점이 나온 거야 2001 스카이 박정석과의 사일런트 볼텍스 전 때부터 이긴 하죠. 당시 박정석의 7게이트 최적화물량이란 진짜 ㅇㅇb 하지만 그 전부터 메카닉 자체가 강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프로토스전'은 괜찮았을지 몰라도요.
너무 좋은 글입니다ㅠ_ㅠ 추게로! 김대건의 가치를 모르는 이들이 세상엔 너무도 많아 안타깝더군요. 말씀하신 김대건 선수의 대저그전 전술이 김대건 것이라는 걸 아는 사람 거의 없죠-_-; 보통 임요환, 이윤열의 이름이 적혀있는 아쉬움... 아 임요환은 김대건의 메카닉을 배웠거늘 왜 김대건은 임요환의 바이오닉을 배우지 못했단 말인가... 두 선수는 같은 빌드도 아주 다르게 쓰기 때문에(원팩더블이 대표적이죠. 2배의 미네랄로 빠르게 진출하는 김대건과 지키면서 가스까지 먹는 임요환) 김대건 선수의 저그전 전략과 임요환의 전술 및 컨트롤이 결합되었다면 또 다른 경기가 나왔을 텐데... 임요환 선수가 대단한 것은 메카닉 뿐 아니라 김대건 선수의 저그전 전략까지 흡수해버렸다는 것-_-;
산들바람-
06/04/10 12:49
수정 아이콘
좋은 글에 좋은 댓글
아 정말 본문과 댓글을 주루룩 읽다보니 옛 생각이 스스륵 스쳐나는군요.
김대건선수 최인규선수 조정현선수 하나하나 다 보고싶은 선수들 뿐이군요 ;ㅁ;
심장마비
06/04/10 12:50
수정 아이콘
2001년 스카이배가 끝나고 임요환선수의 온겜 대 플토전 성적은 9승 5패였습니다. 결승전에서 김동수선수에게 2:3으로 패했으니 7승 2패..분명히 좋은 성적임은 틀림없지만, 제가 당시 알기로 임요환선수의 대플토전 능력은 저그전에 비해 떨어지는게 사실이었습니다.

솔직히 대 저그전에서의 활약이 워낙 눈에 띄었기때문에 대 플토전에서의 활약이 미비하게 보인거겠죠. 거기에 김동수선수에게 아쉽게 패하고, 2002 스카이에서 박정석선수에게 다시 한번 좌절하고, 박정석선수와의 개마고원에서의 악몽, 강민선수와의 악몽 등등..플토와는 인연이 없어 보였죠.

물론 요즘 임요환선수의 대 플토전은 대단하더군요. 확실히 정전이 많이 줄고 scv생산이 쉼없이 이루어지니 그만큼 물량도 많이 쌓이더군요^^
배고플땐저글
06/04/10 13:17
수정 아이콘
임요환은 프로토스에 유독 천적이 많은 것일뿐, 약한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천적 때문에 두드러질 뿐인 거지.
06/04/10 13:22
수정 아이콘
아.. 세인트이글.. 뼛속까지 저그유저인 제가 좋아했던, 몇 안되던 테란중 하나였었는데..
[couple]-bada
06/04/10 13:27
수정 아이콘
항즐이님// 그러니까.. 그런 약점은 임요환 선수뿐만이 아니라 1.07시절의 테란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었던 정도의 약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세련된 운영이 없었던 시절.. 2팩만 죽어라고 하다가 테란이 원팩 더블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래서 테란이 프로토스를 쫓아가게 되었던 그 시절말이죠. 분명한것은 김대건 선수의 원팩더블을 임요환선수가 흡수하면서 임요환선수는 프로토스를 잘 잡는 선수는 아니어도 "테란선수 중에는" 대프로토스전이 수준급 선수가 되었던거죠..

김동수 선수와의 다툼(?)의 계기가 되었던 센터 2배럭경기나.. 봉준구 선수의 캐리어를 옵티컬 플레어 + 레이스로 상대했던 경기등은.. 제가 보기엔 보여주기 위한 경기인것 같습니다. 그런 경기들을 보여주고는 임요환선수가 한동안 엄청 까였었죠. 임요환은 정석을 할 줄 모르는 플레이어다.. 그리고 임요환 선수는 그것을 비웃기라도 하듯 박용욱 선수와의 경기에서 정석적으로 승리해버렸죠. 지금이야 그런 플레이를 왠만한 프로선수들이 다 막아내니까 하기 어려웠겠지만.. 당시만 해도 임요환 선수의 플레이는 다른 사람들의 허를 찌르는 플레이.. 보여주기 위한 경기를 즐겼던 선수였던것 같습니다. 정석적인 플레이를 못했던게 아니라요..

game-q 1차에서는 임성춘 선수에게 허무하게 졌지만.. game-q 2차에서는 당시 테란을 굉장히 잘 잡아내던 최인규 선수를 결승서 3:0으로 셧아웃 시켜버렸던것으로 기억합니다만.. 그때 3경기 다 프로토스전이었는지는 기억이 잘;

뭐 어쨌든.. 임요환 선수가 메카닉테란 플레이를 잘 못했다면 그건 다른 테란유저들도 마찬가지였을겁니다. 다시 말하자면 그것은 테란유저 전체가 세련된 플레이를 못했던것 뿐이지.. 비단 임요환 선수만은 아니었다는 얘기죠. 만약 임요환 선수가 그때도 세련된 플레이를 잘했었다면, 한동안 프로토스에 발목잡혔던.. 그런 일은 없었겠죠.

위의 말이 이상해서 수정했습니다;
T1팬_이상윤
06/04/10 14:05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가 전성기이던 2000년대 초반 토스를 많이 잡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비교적 정통 메카닉을 구사한다던 김대건 선수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였습니다.
난폭토끼
06/04/10 14:18
수정 아이콘
근 몇 페이지 만에 보는 제대로 된 글 같아요...

아니, 몇일, 몇주만에 보는걸지도...

어쩌면 올해 처음보는 pgr같은 글이군요.

이건, 추게 직행이 당연해야 합니다!!!!!!!!!!!!!!!!!!!!!!!!!!!!!!!!!!!!!!!!!!!!!!!
난폭토끼
06/04/10 14:19
수정 아이콘
이런글이 자주 올라오던 시절이 분명 있었는데...

그냥 갑자기 생각도 드네요... "그분들 다 넌더리 내며 떠나게 하고 나니, 이제 만족스러운가?' 라고...

뭐 다~ 죽은자식 xx 만지기죠 뭐...
freeaction
06/04/10 16:50
수정 아이콘
그런데 2001년도 당시에 임요환선수를 제외하고 대플토전이 60프로 중반에 가까이 가는 선수가 없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심지어 김대건이 조정현선수를 포함에서 말이죠. 그리고 2003-2004 극악의 슬럼프 시기에도 플토전 승률이 50퍼센트 중반 정도는 됬던걸로 알고있는데요...워낙 임요환은
플토전이 약해 이런 소리를 많이 들으니 그게 고정관념화 되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06/04/10 18:20
수정 아이콘
웅렬선수 군복무는 잘하고 계신지....집중해서 경기하던 모습 보고 싶네요
lilkim80
06/04/10 18:42
수정 아이콘
언제부턴가 임요환선수의 플토전은 허접 이런 인식이 고정되있어서 승률이나 이런 자료를 가지고 말해도 그래도 허접했어 그저 전략으로 몇판 이긴거지 이러더라고요 -_-;;;
그 당시에 저런 문제점은 거의 들어나지 않았죠.. 다 그랬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당시에 운영을 지금 잣대를 들이대면서 임요환은 시작부터 플토전 개허접 이런 인식을 확대 재생산하시는 분들이 상당하죠.. 위에 프리액션님이 말씀하신대로 당시 테플전에서 임요환선수의 승률은 김대건 조정현선수들을 상회하고 훨씬 많은 경기와 높은 승수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박정석이후 3세대 프로토스 출현 이전의 임요환의 플토전이 허접했다는 소리는 뭔가 억지스럽네요
항즐이
06/04/10 19:26
수정 아이콘
음.. 방송경기로 판단하는 임요환 선수의 대 프로토스전은 우수, 아니 월등했습니다. 정상급이었죠.

그러나, 당시에도 테란이 토스에게 약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김정민, 유병준 선수와 같은 단단한 형태의 테란들은 각종 토너먼트, 예선, 온라인 경기, 연습 등에서도 강한 토스들을 곧잘 이기는 상황이었죠.

김정민 선수 같은 경우는 "김동수 아니면 이긴다."라고 농담을 할 정도였고, 김동수 선수 역시 "김정민 같은 테란은 정면으론 좀 많이 곤란하다"고 인정했었죠.

정상급의 메카닉 테란을 구사하는 테란들의 앞마당 후의 팩토리 유닛 운영, 센터 싸움, 위치 선정, 추가 멀티, 업그레이드.. 등등의 운영이 어느 정도는 이루어져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걸 바탕으로 토스들을 이겨 왔구요.

임요환 선수는 "플토전 개허접"이라는 헛소문 때문에 발끈하시는 것 같은데, 다만 당시에도 그리고 이후 오랫동안 "임요환은 토스를 아주 잘 잡는 테란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임요환이 토스를 잘 잡는건 주로 전략적인 것이었고, 로템 같이 익숙한 맵에서 정상적인 힘싸움을 하기에는 그의 메카닉 운영은 기본기가 좀 부족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박용욱 선수와의 경기나 몇 몇 정석적인 경기들 역시 전략적 다양성을 들고 있던 선수가 보여 줄 수 있었던 멋진 플레이였죠. 그 플레이들은 분명 눈부셨고, 저도 그 플레이를 아주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도 그 이후로도 오랫 동안 "단체 시즈모드" "성급한 전진" "꺼지는 팩토리" "견제 후 노물량" 등등은 약점으로 지적 되었다는 것이죠. 방송경기 프로토스전에서는 그는 그 약점을 엄청난 연습으로 커버해 버린 겁니다. 김대건 선수의 저그전 커버는 결국 실패였지만, 임요환 선수의 토스전 커버는 당시에는 대성공이었죠.

이후 문제가 불거지기는 했지만..
06/04/10 19:28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06/04/10 19:36
수정 아이콘
겜큐 시절 엄재경님이 김대건 선수 설명하며 하는말이 "" 교과서 메카닉 테란,메카닉의 정석..메카닉 승률 80%이상을 유지하는 선수"".... 그리고 sky때 정일훈님이 ""잊혀졌던 테란의 황제,영웅""이라고 했던말이 기억나네요..
바둑왕
06/04/10 21:40
수정 아이콘
흠...이런 글이 에이스 게시판으로 가지 않는다면 어떤 글이 가야 될까요? 구세대 게이머들이 활동했던 시기가 멀어봤자 7년안팎일 뿐인데도...참 세월의 흐름이란 빠르고 무상하기 까지하네요. 김대건과 한웅렬 선수를 잊지 않으신 분이 저 말고도 또 계셨군요. 메카닉 테란의 창시자 김대건 ^^ 비록, 영원한 프로토스 팬인 저에게 테란을 부담스런 종족으로 만들게 했던 예전의 황제....방송경기로 알려지지 않은 전략과 빌드가 거의 없어질 정도로 발전한 현재의 스타크래프트를 보자면 언젠가 누군가는 메카닉 테란을 창시했겠지만, 그 시작이 김대건 선수였다는 것은 정말 뜻깊다고 하고 싶네요.
바람이
06/04/10 22:28
수정 아이콘
저는 임요환선수 테란전이 약하단 생각을 많이 했는데..뭐 한때긴하지만..itv에서 11연팬가 1승10팬가를 기록했던적이 있었죠. 뭐 오래된 얘깁니다만.. 임요환선수 플토전은 분명 정통메카닉 힘싸움은 잘하는편이 아니었습니다만 기상천외한 각종전략전술등으로 이런단점을 상당부분 메꾸었었죠.. 온게임넷 플토전전적도 50%아래로는 내려간적이 없는걸로 알고있습니다.
06/04/11 00:04
수정 아이콘
JYounG님 얘기 보니 더불어 TerranTeacher님도 생각나네요. 당시로서는 손꼽히는 벌쳐 컨트롤 유저들..
일부러 리플 찾아다니면서 봤었는데.. 요새는 통관심이 없어서;;;
Windermere
06/04/11 00:28
수정 아이콘
오우, MBC게임에서도 조금 일하시는 분이었군요.
역시나 글이 좋다 했더니.. 추천감입니다~
한웅렬 선수는 리플레이도 저장 안 될 시절에 우연찮게
몇 번 옵저버를 했었는데 그 당시로는 입 쩍 벌어질 정도로
단단하면서도 기민하게 메카닉을 운영하였습니다.
초고수 프로토스랑 붙어 배틀크루저로 이길 정도로 고수 중에서도 실력이 남다르다 싶었는데 결국 프로게이머로 데뷔하셨었죠.
옛 생각이 나네요 ^-^
jjangbono
06/04/11 01:02
수정 아이콘
글 정말 잘쓰시네요
역시 추게로~

저도 조정현선수의 건담러쉬+박태민선수에게 보여줬던 난전 이 보고 싶네요...ㅠ
S급백수
06/04/11 03:00
수정 아이콘
TerranTeacher님은 얼마전 w방송(아프리카이전) 스타방송에서 한번 뵈었던 걸로 기억나네요. ^^
Dark-schneider
06/04/11 10:41
수정 아이콘
올드게이머 얘기가 나오니 문득 떠오르는 이름이 있군요.
세르게이
랜덤게이머 였던거 같은데 그 당시 최강의 저그게이머 강도경과의 일전은 굉장 했었는데... 한 6년?쯤 된거 같군요.
기가막힌 역전극이었지만 온라인 대회라 맵핵을 의심받았었는데 그에 분노해 스타를 접은뒤 프라이드에 뛰어든게 아닐까라는 조심스런 추측을 해봅니다...
06/04/11 10:48
수정 아이콘
켁, 옵형님; 그런 유머를...
연아짱
06/04/11 11:51
수정 아이콘
임요환이 최인규를 3대0으로 이긴 경기는 3차 게임큐 스타리그 입니다.
2차 대회는 변성철이 우승했습니다.
암튼, 지금 대회 이름이 정확히 기억 안나는데 zz game인가 하는 대회와 한빛 소프트 배, 3차 게임큐 스타리그 우승하던 시절의 임요환은 무적이었지요
종족 불문하고 말이에요
3차 스타리그 승자 결승에서 최인규에게 진 거 빼고는 졌던 기억이 없습니다.
그나마도 최종 결승에서 다시 만나 3대0으로 승리했구요

세르게이는 2차 게임큐 월드챔피언쉽에서 화려하게 등장했지요
전태규와의 일전에서 저그로 한방병력이 모인 프로토스에게 대역전극을 거두는 당시로써는 획기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저그대마왕 강도경을 프로토스로 역시 대역전극을 펼치며 국내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하지만 월드챔피언쉽이 도중에 중단되고 게임큐가 역사속으로 사라지면서 잊혀졌지만..
추후에 온게임넷 스타리그에 등장해서 16강에서 3승을 거두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지요
8강에서 3패로 물러났지만, 대 임요환 전에서 So Good을 chat하며 매너면에서도 인정받았었고..

암튼, 옛 기억이 새록새록~~
06/04/11 13:59
수정 아이콘
연아짱님이 말씀하신 3차 게임큐 스타리그에서 임요환 선수가 최인규 선수를 3:0으로 꺾었던 건 정말 놀라웠죠;; 당시 최인규 선수는 플토로 거의 테란을 압살 시키는 수준의 경기들을 많이 보여줬었고 그 전에 붙었던 블랙베인에서의 경기에서도 임요환 선수를 아주 멀리 보내버렸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결승전에서는 로템 12-2시가 나오는등 불운도 겹치긴 했었습니다만 임요환 선수가 최인규 선수를 3-0으로 꺾은건 좀 의외였습니다. 물론 그 이후에도 라이벌로 불린 두 선수는 치고박고 하면서 명승부들을 많이 보여줬던 걸로 기억하구요.. 1팩더블로 토스전도 곧잘 해내던 임요환 선수를 상대로 최인규 선수가 트리플넥으로 압살하기도 하고 블레이즈와 버티고에서 저그로 임요환 테란을 잡아내기도 하고.. 무적에 가깝던 임요환 선수에게 늘 제동을 걸만한 선수로 최인규 선수를 꼽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나저나 김대건 한웅렬 두 테란의 메카닉은 정말 놀라웠죠. 승승장구 하던 임요환 선수를 1차 게임큐 대회에서 손쉽게 눌러버리고 우승했던 임성춘 선수도 당시 김대건 선수에게만큼은 계속해서 무릎을 꿇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의 형태와는 조금 다른 빌드였지만 원팩더블의 시초를 가장 먼저 선보인 선수도 김대건 선수였던 걸로 기억하구요..(당시에는 엔베가 아닌 아카데미를 먼저 짓는 원팩더블형태였습니다) 로템에서 레이쓰 테란을 써서 종종 프로토스들을 울리기도 했었죠.. 당시 친구들과 임요환 선수의 바이오닉과 김대건 선수의 메카닉을 퓨전하면 최강이다-_-;라는 말도 농담삼아 하곤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한웅렬 선수의 메카닉도 뭐 말할 필요가 없을 만큼 뛰어났구요. 프리미어리그에서 박용욱 선수를 상대로 보여줬던 다수 벌처+소수 탱크의 토나오는 전진은 정말 -_-;; 강민,박정석 선수가 한참 테란전을 귀신같이 잘 하던 시기에는 같은 팀내 한웅렬같은 뛰어난 메카닉 게이머가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하고 혼자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06/04/11 14:07
수정 아이콘
그리고 연아짱님이 언급하신 세르게이선수의 경기들도 다들 기억에 남네요
생각해보면 요즘보다 옛날에 스타를 더 재미있게 봤던거 같기도 합니다. 요즘은 선수들의 기량이 상향평준화되어서 거의 흠잡을 데 없는 완벽을 보여주긴 하지만 보고 나면 바로 까먹을 만큼 비슷비슷한 전개의 게임들이 많거든요.. 옛날에 게임을 볼때는 오늘 어떤 선수가 어떤 경기를 보여줄까 늘 기대하면서 봤었고 매 게임 보고 나면 몇년이 지나도 생생하게 기억할만큼 인상깊게 뇌리에 남았었거든요..그 떄의 낭만이 그립기도 합니다^^
Slow_Win
06/04/11 21:56
수정 아이콘
와우.. 저랑 나이대가 비슷하신대도 저보다 훨씬 많은걸 알고계시는군요
제가 제대한 2001년이후에 집에서 놀면서 mbcgame 을 처음 접했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실시간 전략은 싫어하는편이고 '삼국지'같은 턴제 전략이나 SRPG 종류를 즐겨하는터라 스타를 몰랐습니다
본격적으로 즐긴게 2002년 부터였을겁니다
그덕에 예전 게임은 잘몰랐죠 ㅎ
그런데 이글과 댓글까지 읽다보니 제가 예전 올드게이머들의 플레이시절로 돌아간거 같아서 좋네요 ^^
전 요즘의 물량 대세의 게임보다는 예전의 좀더 전략적인 게임을 상당히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GO 팀의 플레이를 좋아했습니다
강민선수를 포함해서 선수들의 상당히 전략적인 플레이와 포기하지않는 끈기가 좋아서요 ^^
그래서 올드게이머들을 많이 좋아하는데 여기서 많은걸 얻어가서 좋네요 ㅎ
06/04/23 11:04
수정 아이콘
글쎄요.. 최인규 선수.
일단 최인규 선수가 대세를 따라 테란을 선택했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말은 굉장히 무책임한 말씀입니다.
최인규 선수는 99pko과 itv 당시의 랜덤시절부터 방송인터뷰나 매체등에서
가장 매력적인 종족으로 '테란'을 꼽곤 했었습니다.
그 당시 고수들사이에 떠도는 풍문과 이론, 분석으로도 "완벽하게 플레이한다면 테란이 최강이다"라는 말은 항상 나돌았었죠. 거기다 최인규선수는 당시부터 손이 빠른걸로 유명했기 때문에 스타크래프트의 팬들 역시 최인규의 테란을 기대해 마지않았었구요.

제가 최인규 선수를 감히 평가하자면
" NICE PLAYER BUT NOT STRONG PLAYER " 라는 겁니다.
억세게 플레이하던 갑빠좋은 플토들도 임요환의 교묘한 수에 맥없이 흔들릴 때 그는 그 수에 또 수를 둬서 임요환 선수를 이기곤 했죠.
하지만 자신의 그 경쾌한 운영을 발전시키지 못하고 자신과는 정반대의 포스를 가진 유병준,김정민 선수의 단단함을 탐한 나머지,
자기 자신의 플레이를 잃어버렸죠. 그 점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그때 최인규선수가 좀 더 자신을 믿고 그 경쾌한 플토플레이를 이어갔다면
아마 지금보다 더 인정받지 않았었을까 싶습니다.

글에 두서가 없네요. ㅎㅎ.. 어쨋든 최인규선수의 플레이에서 SENSE를 느꼇던 한 올드팬의 생각이었습니다.
사일런트
06/04/24 22:57
수정 아이콘
세인트이글,,,김대건 선수는 출중한 메카닉 실력과 더불어 멋진 아이디가 생각이 나는군요... 예전에는 대 저그전에서도 메카닉유닛으로 힘겹게 싸우던 그를 보며 약간은 미련하다고 생각도 했엇엇는데요,,,크

하지만 오래전부터 스타크래프트 방송을 봤던 사람으로서
메카닉의 황제 , 세인트이글 김대건 은 잊을수 없는 이름이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466 [sylent의 B급칼럼] PGR에서는 침묵하라 [62] sylent29557 06/08/18 29557
465 버로우와 컴셋관련. [152] 엄재경35483 06/08/16 35483
464 문준희-박태민의 '백두대간 전투' 평가보고서 [45] Judas Pain24406 06/08/01 24406
463 고인규 선수의 컨트롤 분석 (vs 박성준 선수 in Arcadia) by 체념토스님 [22] Timeless21457 06/08/01 21457
462 [맵분석/칼럼]RushHour, 무너진 T vs P. 어째서? [75] Apple_Blog16295 06/07/29 16295
461 임성춘, 김동수 [잊혀진 왕과 사라진 선지자] [124] Judas Pain25775 06/07/26 25775
460 [亂兎]당신은, 나를 얼마나 알고 있나요? [63] 난폭토끼16985 06/03/06 16985
459 존중의 자세 ( 온게임넷 옵저빙에 관하여 ) [66] 종합백과17614 06/06/21 17614
458 온게임넷?? 온게임넷!! [86] probe21580 06/06/05 21580
457 임진록 플래쉬 무비... [56] estrolls21959 06/05/04 21959
456 "선수들께서 다시 찾으실 수 있는.." [57] DeaDBirD17378 06/05/08 17378
452 이창훈 선수에 관한 소고 [18] kimera13055 06/04/30 13055
451 염보성 선수에 관한 소고 [52] kimera17633 06/04/28 17633
450 Farewell, Themarine. [57] 항즐이12364 06/04/25 12364
449 KBS에서 임선수를 보고. [44] unipolar22273 06/04/23 22273
448 [sylent의 B급칼럼] 희망의 강민, 강민의 희망 [43] sylent13673 06/04/22 13673
447 만년떡밥 인큐버스 사건을 5년만에 정리해보렵니다. [71] 김진태29658 06/04/20 29658
446 굿바이 지오 - Good bye G.O [32] 호수청년17325 06/04/12 17325
445 나는 GO의 팬이다. 그것이 너무나도 자랑스럽다. [33] 시퐁11440 06/04/10 11440
444 묘하게 닮은 두 사람... [62] Sickal17487 06/04/10 17487
443 요즘 테란이 왜 저그를 두려워하지? (테저전) [48] 체념토스16907 06/04/07 16907
442 피지알 가입인사 - 피지알을 좋아하는 이유 [28] netgo7972 06/04/06 7972
441 그림으로 보는 수비형 - 그녀의 어머니는 누구일까? [35] 김연우19076 06/04/03 1907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