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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8/11/19 03:22:27
Name 이동빈
Subject 아버지에 대한 단상
우리 모두는 “그 누군가의 무엇”이다. 나 역시 누군가의 친구이고 어떤 이의 선후배이기도 하며 동시에 나의 동생의 오빠이기도 하다. 앞으로는 그 누군가의 아버지가 될 것이고 그렇게 누군가의 무엇이란 관계속해서 삶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그런 수많은 관계 속에서 유독 “나의 아버지”란 말에서 느껴지는 무게감. 그것은 무엇으로부터 연유된 것일까? 지난 시간의 흔적을 되돌아보며 나는 그 무게감의 실체에 대해서 이해해보려 하였다.

유년시절 아버지란 이름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은 어두움에 가까웠다. 유난히도 엄하셨던 아버지, 나는 그런 아버지를 무서워했고 심지어는 놀이동산에 가서 솜사탕이 먹고 싶을 때조차 엄마를 통해서 스스로의 의사를 표현해야 했다. 아버지의 서재에서 놀다가도 몇 번이나 아버지가 집에 계시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했고,휴일이 되서 아버지가 집에 계실 때에는 밖에 나가놀지도 못하였다. 좋아하던 TV 만화, 먹고 싶었던 음식, 그 모든 것이 아버지를 중심으로 돌아갔고, 그런 나에게 아버지란 존재는 독불장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였다. 그러기에 초등학교시절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란 주변사람들의 짖궂은 질문에 나는 주저 않고 대답했다

“당연히 엄마가 천배는 좋죠”


유년시절의 어두움은 청소년기로 들어가면서 반항심으로 바뀌게 되었다. 아버지가 말하시는 모든 말은 고지식한 설교로 들렸고, 아버지가 하시는 모든 일이 나에겐 시대에 거스르는 낡은 사고방식의 산물로만 여겨졌다. 겉으론 대들 수 없어도 “아빠가 뭘 알겠어?”란 식으로 무시하기 일쑤였고, 자연스럽게 소통은 부재했다. 형식적인 한마디조차 숨막혔던 내게 아버지란 그저 의무적인 관계속의 한 사람이었을 뿐이다.

한번은 아버지가 술에 많이 취하셔서 집에 들어 오신적이 있었다.늦게까지 TV를 보고 있었던 나는 자연스럽게 술취한 아버지를 대할 수밖에 없었다. 언제나 그랬듯 형식적인 인사를 하고 내방으로 들어가려는 도중,아버지는 나를 안으셨다. 아니 안았다란 표현보다는 깔아 뭉갰다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지 모른다. 엄마의 만류로 잠시 동안의 아버지와의 사건은 일단락 되었지만,그 후 나에게 남겨진 감정은 불쾌함 이였다.‘술에 취하셨으면 혼자 방에 들어가시지 왜 날 깔아뭉개고 난리셔?’란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결정적으로 내가 아버지와 있는 시간을 싫었던것은 그대의 지나친 기대였다.스스로 모든 것을 이루셨던 아버지는 내가 과외나 학원을 다니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뿐더러 아버지는 자신과는 너무나 다른 아들에게 지나친 기대감을 품고계셨던 것이다. 그런 아버지이기에 주말에 나는 아버지에게 과외를 받아야만 했다. 반항심은 커져만 가고 의도적으로 공부를 피했던 어느날 드디어 아버지는 나를 포기하셨다 “더이상 너에겐 아무 기대도 하지 않는다”란 말을 남기시고는 말이다.투쟁끝에 쟁취한 승리였다.

그렇게 공부를 하지 않았다.아니, 공부가 싫었다는 것이 옳았을 것이다. 그렇게 어느덧 나도 고등학생이 되었다. 자유를 얻은 당시 내게 무서운 것이란 없었으며, 그러하기에 세상 모든 것에 반항하였다. 자율학습을 핑계로 집에는 늦게 들어갔으며 자연스럽게 가족과의 소통은 부재했다. 어버이 날이 되어도 형식적으로 편지를 쓰고 카네이션을 달아드렸을 뿐이였다.그건 단순히 '의무'였을 뿐이니깐. 그렇게 아버지에게 하는 모든 언행은 의무로 자리잡았을뿐 그 어떠한 의미도 없었다.

성적은 당연스럽게 곤두박질 쳤고 나에겐 그것이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 당시 세상 모든 아픔을 짊어지고 사는것 처럼, 그렇게 한없이 의미없고 아프게 지냈다. 그렇게 열등생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뛰어난 아이들 사이에서 어찌할 수 없는 열등감어 휩쌓여, 나는 그저 생활을 영위해나갔을 뿐이다.

그렇게 고3이 되었고, 모든 문제는 그때 일어났다.IMF로 인한 해고와 순식간에 실직자가 되신 아버지.항상 책을 손에 놓지 않으시고 새벽 5시에 일어나셔서 영어학원을 다니시던 아버지이기에 나는 그의 인생에 '패배'란 없을것이라 생각했다.그러던 아버지가 '패배자'가 되었고 고개를 숙였다. 그럼에도 나는 어떤 연민이나 혹은 동정보다는 그저 어쩔수 없는 아버지의 존재가 불편하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었다.아버지가 컴퓨터를 쓰시는 시간이 많아지고 그럴수록 내가 컴퓨터를 할 수 없단 사실에 투덜대기만 했다.더군다나 고개를 숙인아버지의 모습이 끔찍하게 보기 싫었다.

그러던 어느날이였다. 아버지께선 가족을 불러 모우셨다.고3이라서 공부해야만 한다고 핑계를 대었지만 아버지는 그래도 아버지는 잠깐이면 된다고 하며 모두를 불러냈다. 소주를 시키고 아버지는 나에게 술을 따라 주셨다. 미성년자라서 안된다고 거부하던 나에게 아버지는 “괜찮아.아버지가 주는 술은 마셔도 되는거다”라면서 애써 권하셨다.못마땅 함을 품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술을 한잔 받아서 아버지께 건내드렸고 아버지는 한번에 잔을 들이키신후 천천히 이야기 하셨다


“지금부터 이 아빠가 하는말 잘들어라.너희도 알다시피 아빠가 회사를 나가지 않아.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하는말인데,돈이나 이런 것은 걱정하지 않고 공부만 열심히 해라는거야.책값이 부족하면 집을 팔아서라도 공부시킬거고...이 아빠 그렇게 능력없지 않아.지금 이곳저곳에서 알아보고 있으니깐 걱정말고,여기저기 오란데도 많은데 지금 조금 쉬면서 더 돈많이 버려고 그러는거야...아빤 너희가 공부 잘하고 그런 것은 어찌되도 괜찮아. 너도 이제 수능을 치고 대학생이 되겠지만 수능을 못쳐도 괜찮다.대학을 좀 못가면 어떠냐?그냥 어딜가도 열심히 하면,그러면 되는거야 암 그렇고 말고.열심히해.그게 아빠한텐 힘이 되는거고 그래야 아빠도 힘내서 일하지 알겠어?”

낮설음이 맴돌았다.도대체 내 앞에서 이야기하는 이 남자는 누구란 말인가.아버지? 아니다 우리 아버지는 이런 사람이 아니다. 오만하며 차갑고 아픔이란 모르는 남자란 말이다.이 남자는 누구인가.누가 감히 내 앞에서 아버지를 사칭하는것인가.이 남자는 우리 아빠가 아니다.나는 이런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

생각했다.그리고 또 생각했다.돌아오는길에 나는 잠시 친구집에 들른다는 말을 하였고 아무도 없는 공원에서 남몰래 펑펑 울었다.그 낮설었던,아버지를 사칭했던 그 남자를 위해서 말이다.

그렇게 아버지는 점점 작아졌다. 목소리는 힘을 잃어갔으며 어울리지 않게 대화를 시도하셨다.하지만 나는 원치 않았다.나에겐 쌀쌀맞지만 강한 아버지가 익숙했으며 호통을 치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그리워졌을 뿐이다.그런 나는 애써 다가서는 아버지를 멀리했고,또한 부끄러워 했다.

그러던 어느날,아버지는 다시 취직을 하셨다.그것도 국내 제일의 그룹이라는 삼성이란 회사에 말이다.다시 아버지는 힘을 찾으시는 듯 했고,어렴풋이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 안심을 했던 기억이 난다.아버지와 있어야되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기뻤는지도 모른다.그저 익숙하지 않았던 시간들이 지속되지 않을것이라는 막연한 안도감이 아니였을까.

나는 당시 첫번째 실패를 겪어야 했다.대학에 모두 떨어져버린 나로선 재수라는 선택권밖에 남아있지 않았다.그렇게 떠밀리듯 나는 재수를 하게되었고,학원비 정도는 당연히 집에서 부담해야 되는 것이란 철없는 생각을 가지고 공부를 하게되었다. 물론  공부는 열심히 하지 않았다.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었고,그 사람 생각으로 공부는 뒷전이게 되었다.주말이면 어떻게 하면 같이 놀러다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되었고,위기감조차 느끼지 못한채 나는 그 시간을 소모시킬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께서 일을 그만두셨다.저녁식사를 하던 어느날, 그때 그날과 비슷한 느낌으로 아버지는 천천히 말씀하셨다.

“아빠가 삼성에 다니면서,.문제가 생겨서 그만두게 되었어.너희를 생각해서 많이 생각도 했지만 너무 많이 힘이 들어서..미안하다.하지만 저번에도 그랬듯이 또 금방 일 할테니깐 걱정말고,너는 하던 공부 열심히해.학원비 걱정같은건 하지말고 아빠가 무슨일이 있어도 너희 공부는 시킬거니깐”

갑자기 서러움이 복받쳐 오르는 것을 느꼈다.어디서부터 연유한 감정이었던 것일까? 약해지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에 대한 서러움이였을까?아니면 내 자신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이였을까.  나는 그날 유난히도 일찍 잠들러 내방으로 향했고 배개를 부둥켜안고 참 많이 울었다.그제서야 비로서 나는 아버지의 사랑을 느꼈던듯 하다.

그 후 5월부터는 정말 말그대로 미친 듯이 공부했다. 모든것을 다 걸고 노력한 결과 만족할만한 점수를 얻게 되었다. 어떤 대학을 가도 상관없다고 하셨던 분은 아버지였으나,합격발표후 가장 기뻐하셨던 사람 또한 아버지셨다. 그리고 그날 처음으로 아버지는 나에게 “그동안 수고했다”라는 말을 남기셨다.

그러한 여러 일이 있으셨음에도 그동안 쌓아왔던 아버지에 대한 이미지는 쉽사리 바뀌지 않았다.마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으로 아버지를 대해야 했으며,갑작스런 아버지의 변화에 나는 쉽사리 적응하지 못하였다.변함없이 아버지는 기둥같은 존재이며 냉철하신분이라고 생각했다.과연 저런사람에게 눈물은 있을까.하는 생각으로.

그리고 얼마후 큰 아버지께서 암에 걸리셨다.아버지는 아무렇지 않게  큰아버지를 대했고 웃으며 이야기를 하시곤 하였다. 못마땅했다.자신의 형제가 암이라던데 저렇게 밝아도 되는건가? 역시나 이 남자는 피도 눈물도 없구나.그런 생각, 변하지 않았던 것이다. 병원에 나오는길에 사촌형과 아버지와 우리 가족은 저녁을 함께 하게 되었다.사촌형에겐 힘내라는 말씀을 건내시며 아버지와 사촌형은 서로 소주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시면서 술을 드셨다.  

술을 한참이나 드시고,,서로 힘내라,우리가 큰아버지의 힘이 되어야되지 않겠냐라고 말하시던 아버지가 울음을 터트리셨다.그것도 아주 서럽게 말이다.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으나 개의치 않고 아버지는 아주 큰소리로 통곡하셨다.나의 아버지같은 형님이,,,이제 좀 잘살아보시려는 형님이 암이라니 말도 안된다면서...어머니는 부끄럽다면서 아버지를 말리셨고,나는 익숙하지 않은 이 광경에 놀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혼란스러웠다.이제까지 내가 가지고 있던 모든 아버지에 대한 생각은 한 순간에 날아가 버렸다. 아버지의 눈물을 보고,그동안 감춰오신 그 무언가를 보고,나는 가슴에 무언가 울컥하는 것을 느꼈다.겉으론 괜찮은 척,안 힘드신척 하던 아버지가.피도 눈물도 없으실 것같은 아버지가 사실은 그 누구보다도 무거운 슬픔을 안고 계셨던 것이다. 그래도 울지 않았다.이젠 아들로서 아버지 앞에서 눈물을 보일수 없었다.그동안 아버지가 아들앞에서 그러셨듯 말이다.

지금 아버지는 해외에 계신다.다시 취직을 하셨고 작은 방에서 홀로 외로히 지내시고 계신다.그대네 가족 먹여 살리겠다고 홀로 밥을 지어드신다고 하신다.  

매일 오후 6시30분이 되면 어김없이 아버지는 어머니께 전화를 하신다.어떻게 지냈고 하는 말을 하시던 아버지의 목소리에 외로움이 배여있음을 어머니는 느끼신다고 하신다. 그렇게 강했고 그렇게 냉정했던 아버지가 이젠 나이를 드셨고 점점 약해지시는 것을 나 역시 느낀다.그래도 아직까지 아버지는 외롭다는 한마디 하지 않으신다.한 집안의 가장이고 기둥인 자신이 무너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모든 것을 짊어지시고 계신다. 그렇다. 내가 느겼던 무게감은 바로 여기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닌가.

얼마전 아버지께 이런 질문을 한적이 있다.

“ 아빠는 그렇게 열심히 사셨는데 지금 이정도 밖에 못사시는게 안 억울해요? 아빠친구들보면 아빠보다 노력도 안하고,공부도 못했는데 성공한 사람들도 많잖아요.난 아빠가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사시는데 이거밖에 못사는게 억울해요”

그러자 아버지께선 잠시 웃으시더니 나에게 대답하였다

“지금 우리가 어떻게 사는데 그러냐. 명문 대학을 간 자랑스런 아들이 있고,착한 딸이 있고 엄마가 있고,그리고 고정된 수입도 있고 집도 있고 차도 있고,지금 난 이순간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이렇게 같이 저녁식사도 같이 할 수 있고 말이다.세상은 돈이 전부가 아니란다.난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고 충분히 만족해”

우리 모두는 “그 누군가의 무엇”이다. 나 역시 언젠가는 누군가의 아버지가 될 것이고 이토록 무거운 아버지란 이름을 짊어져야 할지도 모른다.하지만 내가 그 순간을 두려워 하지 않는 것은 무거운 만큼 우러러 보게되는 그대네의 존재 덕분이다. 그의 존재감에  그 누군가의 아버지가 되길 원하고 또한 존경받을수 있는 아버지가 되고 싶다.


그렇게 오늘도 역시 타지에서 가족들을 위해서 일하고 계실 아버지를 위해 나는 전하지 못했던 한마디를 남기고자 한다.

“아버지 존경합니다.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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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r에 첫 글을 남기게 되네요. 그동안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미력한 글솜씨로 용기를 내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제 스물다섯입니다. 아직은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것이 많은 청년이지만, 그러하기에 더더욱 노력하고자 합니다.
요즘 참 모두들 힘드시죠? 수능이다 취업이다 해서요. 그럴때마다 그동안 저희를 위해 아파오셨던 아버지 생각을 한번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추운 겨울인데 타지에서 감기나 걸리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 글을 아버지께 바치고 싶습니다.

* OrBef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09-20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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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파괴자
08/11/19 03:29
수정 아이콘
멋져요.. 저도 그렇답니다. 아버지랑 항상 사이도 안좋앗고 별로 대화도 없었는데,
재수,,후.. 삼수때.. 다 반대할때 아버지 한분만 저를 믿어주셨죠, 그리고 기대도 안하는척 하셨는데
가장 기뻐하시고요.. 아버지, 정말 큰 무게 있는 단어네요
파일널푸르투
08/11/19 03:34
수정 아이콘
새벽녘에 이런 짠한 글을..글 잘읽었습니다.
08/11/19 03:40
수정 아이콘
추천누르고 갑니다.
에픽하이의 당신의 조각들. 저에게 맞는 노래.
여기에도 어울릴듯 합니다.

얼마전 꾼 꿈에서도 그렇고, 제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아버지란 존재는 더욱 특별해집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
하늘하늘
08/11/19 03:47
수정 아이콘
아버지의 눈물이라는건 언제 어느때 들어도 가슴 한켠이 저려오는 말이네요.
정말 훌륭한 아버님이시네요.
자식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자신을 버릴줄도 알며 결과도 내는 흔치 않은 분이신것 같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ps. 아버지를 지칭해서 쓰는 단어는 '그대'보단 '당신'이 더 낫지 않을까요.
08/11/19 06:54
수정 아이콘
참- 제 아버지와 비슷하시네요. 어렸을땐 참 낯설고- 술마시고 들어오시면 얼굴비벼대셔서 싫었었는데... 참 멀리 떨어져있으면서-
대화를 해보니 아버지란게- 아빠란 직업이 쉬운게 아니더라구요. 어렸을때 참 어리광부리고 지금도 막 반말하곤 하는데;;;;
잘 받아주시고....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자랑스럽습니다.
AstralPlace
08/11/19 07:34
수정 아이콘
추천 누르고 갑니다.

작년부터, 저도 아버지가 많이 약해지셨음을 체감했기에
(매주 축구하시고 항상 건강하시던 분이 작년에 축구공을 밟아 인대가 손상되셔서 수술을 받으면서 장기간 쉰게 독이 되었는지,
심장에 큰 이상이 생기셨습니다. 이제는 돌아가실 때까지 약을 먹으면서 관리해야 된다더군요...)
어색하더라도 집에 자주 연락해서 꼭 목소리를 들으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잘 안되네요.^^; 어머니한테는 전화가 잘 되는데 아버지 번호에서는 머뭇거리는 제 손을 보면서
아직 멀었다고 느낍니다.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자랑스럽습니다.(2)
양념반후라이
08/11/19 07:45
수정 아이콘
드래곤 라자의 명언이 생각나는군요
"아버지의 일상은 아들의 신화가 되는거야"
학교빡세!
08/11/19 08:38
수정 아이콘
건담 아무로의 명언이 생각나는군요
"아버지한테도 맞은적이 없는데..."
08/11/19 08:46
수정 아이콘
아버지.....느낌이 잘 묻어나는 좋은글 읽고 갑니다.....
남자라면스윙
08/11/19 09:12
수정 아이콘
저희 아버지 생각이 나서 코끝이 찡하네요. 오늘은 좀 울어야겠습니다.
이쥴레이
08/11/19 09:3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입니다.

오늘 아버지께 전화 한통화 해야겠습니다.
연이..
08/11/19 09:39
수정 아이콘
추천 꾹..
08/11/19 09:53
수정 아이콘
저도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뽑으라면, 부모님이 1순위 입니다.
세상에서 제게 가장 많은 삶의 모토가 되어주신 분입니다.
저희 아버지도 항상 엄하시고, 또 자신이 못이루신 꿈에 대한 기대를 제게 안겨주시며
많은 욕심을 내어 절 혼내신 분이지만...
동시에 제가 이뤄낸 것에 대해서 가장 크게 행복해하신 분이시죠.
전 나이가 28이지만, 지금도 일하다가 힘들거나, 지치면 가끔 전화해서 투덜거립니다 ^^
- 아~ 어머니. 먹고 사는거 너무 힘들어요. -
- 아버지.. 돈 좀 꿔주세요!! 꼭 해야 할게 있으니, 반드시 갚을께요! -
라던지.. ^^;;
부모님은 존재 그 자체로 후손에게 힘이 됩니다.
저도 좋은 아버지가 되야할텐데 말이죠 ㅠ_ㅠ
리콜한방
08/11/19 10:06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엄마 아빠 중에 누가 더 좋냐? 하면 항상 두분다 좋다 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고등학교 이후인가, 어느샌가 주저없이 아버지라고 대답했습니다.
자식 걱정하는 마음, 그리고 생각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큰 제 아버지이기에 많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고
아버지의 맘에 드는 아들이 되다가 스스로 그 롤을 벗어버리려고 애도 많이 썼습니다.
지금도 그렇고요...... 하지만 현실이라는 잣대로 아버지를 평가했을땐 제법 대단한 분이시고
저 역시 피는 못속인다고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걸을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강요된 롤을 따르지 않으려고 발버둥 쳤으나 어느샌가 그 몸부림은 멈추었고 그 도피는 끝이나려 합니다.

이 현상이 좋은건지 어떤건진 모르겠습니다.
제가 추구했던 자유가 대책없는 아나키스트적인 이상이었다고 저도 생각하는데 저는 그게 좋았거든요.
아....제가 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네요.. 죄송합니다.
08/11/19 10:52
수정 아이콘
결혼을 하시고 아이를 낳게되면 아버지의 존재가 더 느껴집니다.
내가 곧 아버지이기에....
소군과이교
08/11/19 12:33
수정 아이콘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 나도 우리 아버지처럼 살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아버지처럼만 산다면 가장 값지게 사는것이라고 믿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장구히어로
08/11/19 14:52
수정 아이콘
글을 읽으면서 저희 아버지와 참 겹치는 부분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그때마다의 글쓰신 분의 반응도 저와 겹치는 부분이 많구요.

특히 결혼 후 요즈음 느끼는 것인데,
저의 모습에서 예전 아버지와 겹치는 모습을 점점 더 많이 본다는 것입니다.

좋든 싫든 우리네 아버지의 길을 따라가게 되나 봅니다.
08/11/19 22:13
수정 아이콘
정말 좋은 글이네요.. 저도 추천하고 갑니다:)
ilovenalra
09/02/23 02:03
수정 아이콘
Cand님의 추천글을 보고 이 글을 이제야 읽습니다

지금 저희 아버지는 일요일인데 제주도로 출장을 가 계세요..
못난 딸 이제 대학간다고 많이 걱정해주시고... 하나라도 더 해주시려고 하고.....
저도 어렸을땐 아빠란 존재가 너무 멀고 크게 느껴졌는데.
요즘은 저도 조금이나마 사회에 대해서 알게되고...
점점 하얗게 변해가는 아빠 머리카락과 왠지 서글퍼보이는 등을 볼때마다...
아빠 옛날 이야기를 삼촌들에게 들을때마다...
이것밖에 안되는 저를 원망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헛소리를 이렇게 쓰고 가네요
좋은 글 남겨주셔서 감사드려요
투스타이와칭
11/09/20 02:12
수정 아이콘
마음이 잔잔해지네요.. 아버지는 대나무 같았다라는 글도 그렇고, 저희아버지도 이런 성향이 좀 짙은데
대한민국 아버지들은 표현이 너무 서툴른것 같아요. 마음 만큼 표현도 중요한데 잘 전달이 안되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위원장
11/09/20 19:04
수정 아이콘
아버지께 잘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신걸 정말로 축하드립니다.
계실 때 잘했어야 했는데 전 못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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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 서기수. 그의 항해. [44] The Siria7998 08/12/31 7998
518 아버지에 대한 단상 [21] 이동빈5146 08/11/19 5146
517 관대한 세금, 인정넘치던 나라 이야기 [39] happyend7929 08/11/14 7929
516 WCG예찬 [50] 종합백과10118 08/11/09 10118
515 [서양화 읽기]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39] 불같은 강속구7642 08/11/06 7642
514 마침내 강민이 꿈꾸는 것을 접음으로써. [29] 폭풍검18438 08/09/12 18438
513 왜 부자들을 존경하지 않는가. [35] happyend8220 08/09/12 8220
512 마지막 드리는 말씀 [133] Forgotten_24158 08/09/09 24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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