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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8/26 02:42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이 글을 쓰면서 새삼 올해 기대할 만한 영화가 많다는 사실을 알았네요. 이 점을 좀 많은 분들께 알려드리고 싶어서 본문에도 일부러 넣었습니다. 특히나, 올해는 <베를린>, 내년에는 <설국열차>가 가장 기대되네요.
12/08/26 02:44
사실 우리나라 영화계는 여배우의 인재풀이 무척이나 좁죠.
주연급 연기파 여배우로 10인이나 채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예전에 같은 주제로 여배우들에 대한 글을 썼을 때, 5명을 채우는데 그쳤거든요. 남자배우들은 넘쳐나는데.. 조금 안타까운 일이죠.
12/08/26 02:27
위에 없는 배우중에 전 요즘 이선균씨가 참 좋더라고요.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짜증 좀 내지마라, 짜증 좀 내지마!' 이 대사의 톤이 너무 좋았어요. [m]
12/08/26 02:46
이선균씨는 좋은 배우이긴 하나, 아직 갈고 닦을 것이 많은 배우라고 여겨집니다.
사실 예전에는 흔한 드라마용 배우라고 여겼었는데, <내 아내의 모든 것>과 <골든타임>을 보면서 생각이 좀 바뀌었네요. 점점 발전하는 좋은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12/08/26 02:48
드라마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영화' 입장에서만 보자면 김명민씨도 아쉬운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드라마까지 포함한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드라마에 비해 아직 영화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 되네요. 뭐,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연기력은 인정하지만.. 작품을 고르는 선구안도 부족하고, 영화계에선 아직 보여줄 것이 많이 남아있다고 여겨지네요.
12/08/26 03:14
드라마를 제외하고 영화 쪽만을 고려하는가 , '요즘 잘나가는' 배우들 위주인가
이 두 가지에 대한 기준이 살짝 불명확한 거 같습니다. 저 리스트에 없는 배우들에선 장동건, 원빈, 차승원, 황정민, 김명민, 신하균 등도 충분히 한 자리 꿰찰 수 있다고 생각해서요. 어쩄든 잘 읽었습니다. 필력이 상당히 좋으시네요.
12/08/26 11:06
네, 제목에서 한정짓진 않았지만, 영화 쪽만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연기력과 더불어 활발한 작품활동 및 흥행력을 고려했으므로 '요즘 잘 나가는' 배우 위주로 선정한 것이 맞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2편, 3편으로 업데이트를 하면서 배우들을 추가하기도 하고 빼기도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배우들도 충분히 한자리에 꿰찰 수 있다는데에 동감합니다. 다만 딱 10인을 선정하다보니 이런 아쉬움이 있네요.
12/08/26 03:29
이선균씨 설경구씨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연기 잘한다는 것이 주관적인 요소이지만 제 생각으로는 연기라는것은 항상 대본속의 인물에 잘 녹아드는 사람이되어야한다고 봅니다. 즉 연기자 자신의 색깔을 노출해서는 안된다는 거죠. 근데 이선균씨나 설경구씨는 좀 한결같다는 느낌이 있다고 해야할까요. 자기의 색을 보여주려하는거 같더라고요 (물론 히트친 작품에서는 그 배우의 성격이 잘 녹아든 케이스라 봅니다)+(이선균은 내아모와 골든타임에서 버럭 셰프에서 찌질이로 바낀거도같은데, 사실 커프에서도 약간 보여준거라 ; 전 변한거같진않더라고요) 다른 대표적인 예로는 최민수씨 전지현씨가있겠네요.
12/08/26 11:19
일정 부분 공감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선균을 지금껏 흔한 드라마용 배우로 봐왔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근데 최근들어 아주 조금씩이지만, 달라지고 발전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점점 약간씩 내면 연기를 시도한달까요? 아직 배울 것도 많고 개선해나가야 할 것도 많지만(특히 발음;;) 그래도 발전가능성이 아예 없다는 쪽에서, 그래도 좀 보인다 라는 쪽으로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설경구는 감독 영향을 많이 받는 배우인데, 좋은 감독을 만나면 캐릭터에 잘 녹아들고, 그렇지 않으면 자기 자신을 노출하더군요. 본문에서도 언급했지만 전자의 가장 좋은 예가 <오아시스>의 종두이고, 후자의 예가 최근 개봉된 영화들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워낙 클래스가 있어서, 요즘 폼이 떨어졌다고 해서 무시할 수는 없는 배우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12/08/26 03:37
박신양 언급이 안되네요.. 양아치도 어울리고 엘리트도 어울리는..
최민식이 연기가 아니라 그 인물 자체가 되는것이라면.. 박신양은 계산된 연기, 연기같은 연기를 굉장히 잘 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배우 중에는 김하늘이 그런듯.
12/08/26 11:21
중간에 차승원, 박신양을 살짝 언급했다가 너무 많은 배우들을 언급하는 것 같아서 그냥 지웠는데,
그냥 둘 걸 그랬군요.^^ 말씀을 듣고 보니, 박신양은 하정우과네요. 치밀하게 계산된 연기라.. 사실 이쪽도 공부해서 이런 글을 한번 쓰고 싶은데, 제가 아예 연기이론 쪽은 문외한이라 아쉽네요. 한국의 배우들과 연기이론을 접목시키는, 이런 글을 좀 써주실 분이 계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12/08/26 14:31
배우들과 연기 이론의 경우에는 배우들 개별 인터뷰 자료를 많이 보면서
이 배우들이 어떤 방식의 연기를 구사하는지를 일일히 봐야 하는터라... 사실 제대로 알기가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러다보니 대표적으로 이러이러한 타입의 연기를 구사하더라. 라는 배우들 몇몇만이 잘 알려지게 되죠.
12/08/26 11:22
바로 위에서 마바라님께 말씀드린 것처럼 중간에 잠깐 다른 배우들과 함께 언급했다가 지웠습니다.^^;
너무 배우들 이름이 길어지는 것 같아서요. 적다보니 한도 끝도 없어서 지웠는데 이 댓글을 보니 괜히 지웠나 싶네요. 두 배우 다, 저도 관심있게 지켜보는 멋진 배우들입니다.^^
12/08/26 11:23
아하, 맞네요. 제가 왜 2002년이라고 적었을까요 흐흐
감사합니다, 덕분에 수정했습니다.^^ 앞으로 제 능력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열심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한편 한편 쓸때마다 약간 탈진하는 기분이라 쉽진 않네요 흐흐)
12/08/26 11:27
네, 신하균씨 얘기가 자꾸 나오지만,
밑에 애패는 엄마님 댓글에 답글 단 것처럼 끝까지 고민하다가 쓰린 속을 부여잡고 제외한 배우가 신하균, 황정민입니다. 이 둘을 넣고 12인으로 할까 하는 고민도 있었지만 원래의 취지대로 10인으로 하느라 이런 아쉬움이있네요. 신하균, 황정민 정도 수준의 배우까지 오면 이건 개인의 호불호의 문제지 배우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즉, 본문에서 둘을 빼고 신하균, 황정민을 넣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죠. 그 반대도 마찬가지구요.
12/08/26 11:29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황정민, 신하균 등의 배우가 본문에 있는 배우 두명과 바뀌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죠.
다만 10인이라는 한정된 숫자와 제 개인의 주관 및 취향이 결부된 결과이므로 곰주님의 댓글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12/08/26 11:30
답글을 달다보니, 배우 신하균의 얘기가 줄기차게 나오는군요.^^;
저도 속이 쓰리고 아쉽다는 말씀밖에 못드리겠네요. 최종까지 고민한 배우라서요.
12/08/26 07:23
김명민도 좀 넣어주세요.
물론 영화는 매니아들 인정 받을만한 작품에는 출현 못했지만 연기만은 인정 받으니까요. 자신을 혹사 시켜서 극한의 연기를 하는 스타일 배우는 흔치 않거든요. 관객도 초대박영화는 없지만 조선명탐정과 연가시는 나름 만족할 만한 관객동원 성공했고요.
12/08/26 11:34
사실 김명민의 연기력은 자타가 공인하죠. 다만 영화 쪽에서의 행보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게 사실입니다.
너무 자신의 캐릭터 위주로 영화를 선정한달까요? 연기를 일종의 자신과의 싸움, 혹은 도전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근데 다른 배우들은 보통 관객과의 소통 혹은 교감을 더 우선시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김명민씨도 다양한 시각에서 시나리오를 골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자신이 가진 탤런트에 비해, 아직 영화계에서 보여주지 않은게 훨씬 많은 배우랄까요.
12/08/26 11:34
네, 도태 맞습니다. 제가 쓰면서도 뭔가 찜찜했는데, 이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정도까지 지적해주실 정도면 본문을 정말 꼼꼼히 읽어주셨네요.^^
12/08/26 08:58
하정우는 영국식 연기론에 입각한 배우라서 매 순간 '연기술'을 이용한 계산된 연기를 하는 타입인데
바로 이것 때문에 다작이 가능한 배우같아요 최민식씨는 자신이 그 인물이 되는, 메소드 연기를 최고수준으로 보여주는 배우죠. 두 분이 범죄와의 전쟁에서 만났을때 서로의 연기가 맞부딪힐때를 생각해보면 어떤 연기론이라고 할지라도 일정 경지를 넘어서면 관객을 충분히 압도하고도 남음이 있다는게 느껴집니다
12/08/26 11:37
흥미로운 말씀입니다.
사실 제가 연기이론 쪽으론 문외한이라서 이런 것들이 많이 궁금했거든요. 한국 영화배우들과 연기이론을 접목시킨 글이라든가, 혹은 책 같은 게 없을까요? 저도 항상 이쪽이 궁금했는데 말이죠. 누군가 이런 글을 써주셨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12/08/26 12:56
저도 그런걸 찾아봤었는데... 딱히, 일반인이 볼만한 책은 없는것 같아요.
음... 채널 CGV에서 '영화의 힘' 이라는 다큐로 4부작 다큐를 한 적이 있는데 한국 영화배우들의 연기, 영화 감독, 시나리오, 기술 4분야의 다큐가 나오는데 이거 한번 보실만 할거 같구요. (VOD이지만 무료라 다행입니다. 이거 보려고 그렇게 찾아다녔는데 티빙에 있더라구요.) http://www.tving.com/vod/player/E000145717 씨네 21 인터뷰 기사중에 하정우씨와 인터뷰하며 하정우의 연기에 대해서 자세히 다뤘던 기사가 한편 있습니다. http://www.cine21.com/do/article/article/typeDispatcher?mag_id=69253&page=1&menu=&keyword=&sdate=&edate=&reporter= 이렇게 둘 추천드립니다.
12/08/26 13:09
와, 감사합니다.^^
지금 쓰는 글이 마무리되는대로 바로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가뭄에 단비같은 정보네요. 고맙습니다! 저도 하나 추천드리면 아직 못 봤지만,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에서 '거장' 시리즈로 최동훈, 봉준호, 김지운 감독에 대한 다큐를 찍었습니다. 지난 7월에 방영됐으니 아주 최신이죠. 예고편만 봐고 가슴이 두근대더라구요. 근데 홈페이지에 가도 아직 다시보기가 없고 그래서 아직 못 찾아보는 중입니다. 기회가 되면 어떻게든 꼭 보려고 생각 중입니다. 언뜻 봐도 정말 잘 만든 것 같더라구요.
12/08/26 14:21
거장은 저도 찾아헤멘지 오래 됐는데 영상을 구할 방도가 없더라구요 ㅠㅠ
유료 VOD 제공 해줘도 구매해서 볼 의향이 있는데 ㅠ
12/08/26 09:34
우와 필력이 정말 좋으시네요. 정말 잘 읽었습니다. 배우 선정도 공감가고 내용도 알차네요 이터니티님 혹시 재밌게 본 영화 추천 쪽지로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흐흐
12/08/26 11:37
혹시 좋아하는 장르가 어떻게 되시나요?
좋아하는 장르만 알려주시면 제가 재밌게 본 한국영화 쪽지로 알려드릴게요.^^ 아, 그리고 저 개인적으로, 모든 장르를 통틀어서 가장 좋아하는 한국 영화는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입니다. 한국형 누아르의 정점이죠.
12/08/26 11:03
조승우보다는 신하균이 넣는게 나을거 같아요
요즘 워낙 활동이 없고 뮤지컬쪽에 아주 푹빠진 배우인데 조승우를 참 좋아하시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고 신하균씨가 주연으로만 볼게 아니라 다양한 커리어를 보면 신하균이 영화계에는 더욱 어울릴거 같고 황정민씨도 아쉽고
12/08/26 11:12
사실 마지막까지 고민한게, 박해일, 조승우, 신하균, 황정민 이 네명이었습니다.
연기력만으로는 막상막하의 배우들이기 때문에 도저히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어서 고민이 많았는데, 가장 최근의 흥행력(최종병기 활)을 고려하여 박해일을 먼저 올렸고 나머지 3명 조승우, 신하균, 황정민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개인적인 호감도에 따라 조승우를 선택했습니다. (만약 군 제대 후 아예 영화 쪽 작품 활동이 없었다면 제외했을텐데, 작년에 <퍼펙트 게임>에서도 열연도 했고 해서 넣었습니다.) 어쨌든 신하균와 황정민을 넣지 않아서 아쉽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저도 많이 속이 쓰립니다. 끝까지 고민한 배우들이라서요. 그런데 이게 슈스케(?)도 아니고 12명, 13명 이렇게 자꾸 넣다보면 뭔가 처음에 글을 쓸때의 취지가 흐려질 것 같아서, 쓰린 속을 부여잡고 딱 10인만 선정해봤습니다. 저 또한 많이 아쉽네요.
12/08/26 12:21
한석규씨 전성기때는 정말 대단했지요.
그에 대한 평이 정말 와 닿는게.. 한석규씨가 출연한 작품의 흥행이 주춤한적은 있었어도.. 한석규씨의 연기력이 주춤한적은 없었죠. 클래스는 영원하다 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배우에요.
12/08/26 13:40
남배우들의 활약에 비해 여성 배우들은 가뭄인 것 같아 아쉽네요.
영화 판이 워낙에 마초적이라 그런가 싶기도하고, 남성 배우를 압도하는 그런 카리스마 있는 케릭터를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다음 글도 기대됩니다.
12/08/26 21:07
그러게요. 김혜수, 전도연, 수애, 임수정, 강혜정 정도를 빼면 연기파 여배우라고 할만한 젊은 배우도 별로 없죠.
많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언제적 김혜수, 전도연인데..
12/08/26 13:48
설경구는 박하사탕, 오아시스, 공공의적 이후로 정말 이렇다할 작품이 없죠... 해운대는 사실 완연한 그가 아니라는 평에 완전 동감합니다.
사생활문제도 있고... 앞으로 어떻게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저에겐 별로 관심을 주고싶지 않은 배우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10인을 꼽으라면 저도 설경구와 한석규 빼고는 똑같을거 같네요. 한석규는 시대를 가리지 않고 최고의 배우를 꼽으라고 한다면 당연히 들어갈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최근 스크린에서 90년대 말에 비해 그다지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서.. 황정민, 신하균 또한 저 10인에 포함하여도 손색이 없는 배우일 것이고, 댓글에서 언급이 안된 배우중에서는 개인적으로 유지태도 상당히 가능성이 있는 배우라고 봅니다. 저에겐 올드보이에서 최민식에 버금가는 이펙트를 주어서...
12/08/26 21:09
유지태 좋은 배우죠.
주유소습격사건에서 빵 떴음에도,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배우의 길을 택한 멋진 연기자죠. 항상 공부하는 자세 진지하게 연기에 임한다고 하더군요. 근데 생각해보니 최근작이 없군요.
12/08/26 13:53
크하 저 열명이 싹다 공감가면서도.. 빠진분들도 평이 아쉽고 그러네요..
재밋게 잘 읽었습니다! 뉴타입님과의 댓글을 보고 있자니 범죄와의 전쟁을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12/08/26 14:00
저도 황정민씨를 넣을 것 같네요. 캐릭터나 연기로나 전형성이라는 게 별로 없고 다채로운 성격을 잘 소화하는 능력이 탁월하신 듯.
그리고 요새 흥행 부진 때문에 송강호씨에 대한 평가가 좀 떨어지고 있는 느낌인데, 연기의 측면에서는 아직 독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메소드 연기라도 방법론에서의 차이가 있기 마련인데, 송강호씨는 영화가 형성하고 있는 환경과 배경에 거의 완전히 밀착되면서도 자연스러운 생태학적인 분위기까지 생성해내는 경지입니다. 송강호의 연기 대표작으로는 잘 거론이 안되는 <밀양>에서 이게 특히 잘 보여지죠. 이 작품에서 전도연씨의 연기는 물론 말할 것 없이 굉장했지만, (자신과 매치가 잘 되는 극중 인물을 맡기도 했지만) 송강호씨가 없었으면 이 빽빽한 <밀양>이라는 작품이 더 정서적으로 풍부해지기 어려웠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배우들이 기본적으로 빼어난 '테크니션'이라면, 송강호씨는 뛰어난 '예술가'인 것 같아요. 이 부분은 제 연기의 취향에 가까운 부분이기도 한데, 사실 나 외적인 부분으로 이만큼 캐릭터와 일체화됐어, 나 테크닉 최고야 이런 거 보다는 그냥 부드럽게 스며드는 그런 연기가 참 좋아요.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시는 김명민씨가 외적인 부분부터 자신을 극도로 메소드화시키는데, 개인적으로는 좀 부담스럽습니다. 어느 정도 선까지 그게 허용되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숙고해봐야 할 문제구요. 덧붙이자면 이런 스타일 선상에서 최근에 가장 제 마음을 움직인 연기는 <머니볼>의 브래드 피트였네요.
12/08/26 14:27
그래서 김명민의 연기는 부담스러울때가 좀 있습니다.
사실 연기보다도 캐릭터 선정, 더 나아가서는 시나리오를 보는 안목과도 연계가 될 수 있는 이야기이긴 한데, 김명민의 경우 작품의 전면에서 그 캐릭터가 모든것을 집어삼키는 유형의 메소드 연기를 펼칩니다. 송강호씨의 경우엔 브릿덕후님 말씀처럼 작품의 다른 요소들을 충분히 부각시키면서 자신도 그 배경안의 한 인물로 완전히 녹아드는 타입의 연기를 구사합니다. 그게 잘 드러난게 밀양이었고, 밀양 개봉당시 그래서 송강호의 연기 역시 엄청난 연기라고들 평론가들이 이야기 했었죠. 송강호의 최대 장점은 극 자체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살려준다는 부분에 있죠. 이러한 연기 타입때문에, 송강호를 작가주의적인 표현방식을 사랑하는 박찬욱, 봉준호 감독이 자주 기용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12/08/26 14:44
김명민씨가 다니엘 데이 루이스를 모델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사실 웬만한 배우면 다 그렇겠지만요) 이런 스타일이 때에 따라선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니엘이 <데어 윌 비 블러드> 같은 영화에서는 천재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의 작업과 괴물 같이 융합되면서 그 자체로 신화 같은 위치에 자리매김하게됐지만 (하지만 개인적으로 더러운(?) 푸념을 좀 하자면, 굉장한 연기라는 건 물론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웬지 엄청난 묘기 혹은 성대모사를 구경하고 있는 약간의 거북함도 없진 않았습니다. 이것은 미국 현 최고의 배우들로 일컬어지는 다니엘 외 메릴 스트립 등을 제가 상대적으로는 좀 덜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근데 숀 펜은 완전히 달라진 <밀크>를 보고 그냥 항복했습니다.), 스콜세지의 <갱스 오브 뉴욕> 같은 영화에선 자신이 영화와 배우들을 잡아먹어버리면서 앙상블과 리듬을 깨는 측면이 있었죠. 김명민씨가 (저는 아직도 보지 않았습니다만) <조선 명탐정> 같은 영화를 하는 것도 이런 고정된 틀을 좀 깨보려는 생각에서 한 것 같은데,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본인도 이전의 인터뷰에서 이런 고민이 있다는 말을 언급했던 것 같네요.
+ 좋은 배우들은 자신의 생각도 적절히 잘 어필하면서도 그 선을 마음대로 넘지 않는데, 송강호씨는 그 경계선도 잘 아는 배우인 것 같아요. 김윤석씨는 결과물은 지금까지는 정말 좋았으나 영화계 소문이 상당 부분 사실에 가까운 경우를 생각해보면 앞으로도 대표 감독들과의 작업은 상당히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네요.
12/08/26 15:09
김명민씨는 그래서 이번에 또 캐릭터 무게감을 덜어낸 '간첩'에 출연합니다.
최근 작품 선택을 보면, 김명민이어야만 하는 영화에서, 김명민이 아니어도 좋은 영화 위주로 작품선택하는게 보입니다. 이래저래 고민은 많아 보이는데, 사실 작품 자체가 크게 기대되지는 않습니다. 파괴된 사나이를 찍었던 감독의 후속작이라서 그런것도 있죠. 다른것보다 좋은 시나리오를 골라서 어느정도 연출력을 인정받은 감독들 + 좋은 배우들과 함께 연기하는걸 보고 싶네요 + 제 생각에도 김윤석씨는 그나마 맞춰줄 수 있는 최동훈, 나홍진 감독 정도를 제외하면 (근데, 나홍진 감독은 황해의 흥행 참패 + 황해 촬영당시의 소문들로 인해 차기작이 언제일지 알 수가 없고...) 박찬욱, 봉준호, 김지운,류승완 감독과 같은 스타감독과는 작업하기 어려워보입니다.
12/08/26 21:14
브릿덕후님은 송강호 연기와 김윤석 연기의 차이를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둘다 대표적인 메소드연기라고 봐야할까요? 그냥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12/08/26 21:49
이제는 메소드 연기가 정형화되고 이를 동경하고 시도하는 사람이 많아서 비메소드 vs 메소드 이런식으로 구분하거나 한국 배우들의 연기법을 메소드 형식 안에서 나누기는 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영국이나 미국 배우들의 메소드 연기의 차이는 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메소드 연기법이 상용화되기 이전에 세계 최고의 대배우였던 로렌스 올리비에나 비비안 리 같이 멜로드라마적이고 좀 과장된 연기의 산물이 영국 중년 배우들에게 전이되어서 영국에서는 캐릭터를 좀 더 드라마적인 감성으로 표현해내는 느낌이 있습니다만. 이것도 뭐 다 제각각이죠.)
다시 돌아와서 흠, 사실 저도 연기에 대해서 거의 모르고 연기라는게 비평에서도 가장 최후의 순간까지 분석이 잘 안되는 부분입니다만 (아무래도 스타일에 대한 선호도의 차이가 다른 영화 구성 요소보다 강할 듯 싶습니다.) 김윤석씨는 특히나 한국적인 색깔이 짙고, 자기가 원하는 작품과 캐릭터, 이야기의 방향을 자신의 원래 내재된 성격이나 스타일과 맞춰서 본인의 개성이 더 크게 드러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전두지휘한다는 측면에서 영화가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는 배경으로 삼는 것 같아요. 반면에 위에서 언급했듯이, 송강호씨는 영화가 빚어내는 환경에 맞춰서 그 안에서 가장 존재감이 있어야하든, 없어야하든지 간에 작품에 맞춰 자신이 변화하는 카멜레온처럼 보입니다. 자신의 개성을 캐릭터가 역으로 흡수하느냐, 아니면 자신이 캐릭터에 스며드느냐, 그런 차이가 좀 있는 것 같아요.
12/08/26 14:44
황정민씨가 없네요? 연기력으로 치자면 저 배우들중에서도 상위권이 아닐까요.
요즘은 김윤석-하정우가 가장 좋네요. 믿고 영화 보는 단계입니다.
12/08/26 15:14
최민식 씨 연기는 정말 소름돋죠.....
올드보이나 범죄와의 전쟁 같은 작품이 아니라도, 악마를 보았다 라던가, 명작 중의 명작이었던 쉬리에서도 나오셨고.... 저는 왠지 최민식 하면, 취화선이 떠오르는 이유가 뭘까요...:? 왠지 배우 이미지와도 상당히 닮아있는거 같기도하고, 취화선의 장승업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듯한 느낌이 저는 강하게 듭니다. (단순히 제 느낌입니다.)
12/08/26 15:20
재밌는 글 잘 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요즘 류승룡씨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젊을 때보다 나이를 먹으면서 더 깊이가 있을 배우같거든요. 다만 아쉬운 것은, 남자배우들을 이렇게 스펙트럼이 다양한 배우들이 많은데, 영화판에서의 여자배우는 잘 생각이 안나네요. 전지현씨는 엽기적인 그녀 이후 실패만 거듭하다, 도둑들에서 빛을 보긴했지만 홀로서기로 이뤄냈다기는 부족하고, 김혜수씨나 손예진, 전도연 등이 있을려나요? 스크린을 넘나드는 하지원은 7광구로 처참히 망했고..사망한 故장진영씨 참 매력있었는데..
12/08/26 15:51
음 설경구 조승우 제외하고 신하균+@(백윤식, 황정민?)면 저랑 거의 비슷하네요.
설경구씨는 김명민씨나 박신양씨와 더불어 자신이 잘하는 역할에서만 잘한다는 느낌이 강합니다.(다른 배우들에 비해 더) 음 조승우씨는 참 좋고 잘하는데 딱 2%부족한 느낌이랄까요? 음 최근에 뜨는 김윤석이나 하정우, 그리고 최민식같은 배우에 비해 카리스마가 조금 적습니다. 약간 부족한 신체조건에서 오는 것일수도 있다는 느낌은 드는데, 예를 들어 타짜에서도 조승우씨의 컷과 김윤석씨의 컷은 양적인 면에서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인터뷰에선가 봤는데 아귀가 나오는 컷이 7컷인가로 알고 있는데(물론 마지막 배위에서의 혈전이 있기에 비중은 더 크겠지만), 영화를 다 보고나서의 존재감에선 오히려 아귀가 고니를 압도했죠. 연기력이 부족했다기 보단 흡입력이랄까 카리스마가 아직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해 신하균씨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조연급에서 역할을 거의 가리지 않고 소화가 가능한데다가, 場만 주어지면 관객들을 자신에게 압도시킬 수 있는 능력도 있다는면에서 개인적으로 남자배우 no.1으로 꼽습니다.(에드워드 노튼의 이미지) 쉽게 말해 김윤석이나 하정우가 담당할 수 없는 역할도 맡을 수 있다는게 정말 장점인 것 같습니다.(예를 들면 지구를 지켜라) 개인적으론 영화는 별로지만 신하균 개인의 연기로는 박수칠때 떠나라에서 거짓말 탐지기를 단 상황에서의 연기를 최고로 칩니다. 차승원씨가 개인적으로 연기의 벽을 느꼈다고 무릎팍에서 고백한 장면이기도 하구요.
12/08/26 21:18
제가 조승우를 좀 좋아합니다.^^(물론 가장 좋아하는 배우는 하정우, 류승범이지만요)
지킬앤하이드도 직접 관람했구요. 아무래도 그 영향도 있는듯 싶네요. 신하균은 대단한 배우라는데 동의합니다. 갑자기 더미짱님 댓글을 읽다보니 박수칠 때 떠나라가 갑자기 보고 싶어지네요.. 함 찾아서 봐야겠습니다.
12/08/26 17:33
죽 내려오다가 갑으로 마무리가 되는군요.
개인적으로 안성기 이후 최고의 대한민국 남자 배우는 한석규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영화든, 드라마든지요.
12/08/27 01:00
사실 전 영화 몇번 흥행 실패하고 나서는 아.. 이제 한석규의 시대도 갔구나 싶었는데...
뿌나를 보고 생각을 고쳐먹었죠... 아.. ... 아... 한석규구나
12/08/26 18:35
설경구는 공공의 적1 을 보고 제 안에서 우리나라 넘버원! 이 되었었는데..
그 후로 하는 작품마다 실망만 안겨주네요 많이들 말씀하시듯 본인에게 맞는 역할만 잘 하는 느낌입니다. 언급하신 공공의 적1,박하사탕,오아시스 이 세작품과 열혈남아 까지..딱 네작품만 훌륭하고, 그 외의 나머지 십여개의 영화에서의 연기는 대한민국 남자배우 10인은 커녕 그냥 아무 배우나 데려와서 써도 설경구보다는 나앗을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12/08/26 21:20
이번 글로 느낀게, 많은 분들이 설경구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박하다는 점입니다.
근데 그게 또 수긍이 가요. 참, 설경구도 많이 죽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좀 씁쓸하네요. 정말 최고의 연기를 보여 준 적도 있는데 말이죠. 너무 오르내림이 심해요.
12/08/27 01:21
맞아요. 박신양의 연기가 그립습니다.
요즘 너무 안 나와서.. 많이 아쉽네요. 영화 좀 찍었으면 좋겠네요. <범죄의 재구성>에서 정말 최고였는데.
12/08/27 06:39
저는 범죄와의 전쟁을 본 이후 최민식의 위대함이 느껴졌습니다. 한 영화 내에서도 찌질한 아저씨부터 허세부리는 잘나가는 건달, 깨갱대는 망한 건달의 모습까지 눈빛까지 바꿔가며 연기하다니... 그 영화에서 하정우도 최민식에 비하면 초라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무튼 최민식도 이제 곧 밸런스 조정을 위해 안성기와 같은 반열에 오를 날이 멀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12/08/27 08:42
이병헌은 영혼이라도 팔아먹었는지 갑자기 연기력이 급상승하더군요. 처음엔 그냥 흔한 90년대에 대유행했던 '터프가이' 중 한 명이었는데.
이병헌이 정말 대단한 건, 하이틴 스타로부터 시작해서 달콤한 인생, 악마를 보았다에 이르기까지 누구보다도 스펙트럼이 넓다는 점입니다. 마치 신현철이 가드로부터 시작해서 센터가 되었기에 센터임에도 유연한 움직임과 정확한 슛감을 보여주는 것처럼요.
12/08/28 00:13
크크크크 표현이 정말 가슴에 와닿습니다.
진짜 영혼이라도 팔아먹은 거 같아요. 그렇지 않고서야 크크 암튼 정말 대단하긴 대단합니다. 멋진 배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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