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4줄 요약
[A. 지방에서 전공의 수련을 해야만, 지방에서 근무할 비율이 확실히 높아집니다.]
[B. 필수과 지원 자체가 감소할 겁니다.]
[C. 필수과 감소로 인한 타격은 지방이 더 크게 볼 것입니다.]
[D. 2024.3월, OECD 최정상권이던 한국 필수의료의 종말, 특히 지방이 더 폭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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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방에서 전공의 수련을 해야만, 지방에서 근무할 비율이 확실히 높아집니다.]

의협에서 2022년 개원의 1347명, 봉직의 2052명, 교수 7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s://www.medric.or.kr/Uploads/BLibrary/%EC%9D%98%EC%82%AC%EC%9D%98%20%EC%A7%80%EC%97%AD%EA%B7%BC%EB%AC%B4%20%ED%98%84%ED%99%A9%20%EB%B0%8F%20%EC%9C%A0%EC%9D%B8%20%EC%9C%A0%EC%A7%80%20%EB%B0%A9%EC%95%88%20%EC%97%B0%EA%B5%AC.pdf

지방근무 비율
#1. 성장지역
지방광역시 54.2% / 도 지역 44.2% / 수도권 14.2%
[#2. 의대졸업지역
지방광역시 60.1% / 도 지역 39.5% / 수도권 13.1%]
[#3. 전문의수련지역
지방광역시 83.4% / 도 지역 65.6% / 수도권 15.6%]

그래서 결과적으로, 성장 지역이 지방광역시나 도 지역이면 수도권일 때에 비해 지방에서 근무할 가능성이 2.3-2.4배 정도 높아집니다.
하지만 전문의 수련지역이 지방광역시나 도 지역일 때는 그 비율이 12.4배, 5.9배가 됩니다.

지방 출신이 지방 의대를 나오면, 분명 아닌 경우보단 지방에 남아서 의사 일을 할 확률이 높아지죠
하지만 이것보다 더더더 중요한 인자가, 지방 병원에서 전공의 수련 받는 것입니다
[지방의대를 나와도, 수련병원이 수도권 병원이면 그 의사는 수도권에서 살게 됩니다.]
제 주변에도, 지방의대 출신인데 서울 제 모교병원으로 와서 같이 수련 받은 친구들은 그대로 다 서울에 눌러 앉아 살고 있습니다.

(사실 지방대 출신이면, 해당지역 지방병원 수련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위에서 의대졸업지역이 지역근무에 영향을 끼치는 것도 이로 인한 효과가 더 클 수 있습니다. 이걸 분석하려면 의대졸업지역과 전문의수련지역이 다른 케이스가 어떤지도 봐야 하는데, 아쉽게도 해당 연구에선 그걸 보진 않았습니다)

[지금 지방의대 증원은 했는데, 동시에 수도권에서 대학병원 분원이 6600병상 지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전공의 뽑으면? 다 수도권 상경하는 거죠. 결국 지방엔 안 남게 됩니다.]
전남대병원 출신 의사 할래, 시흥서울대학교병원 송도세브란스병원 청라아산병원 출신 의사 할래 하면 답이 나옵니다.
즉 지방의대 배정을 늘린 효과가 그대로 지역출신 의사로 반영될려면, 수도권 분원을 줄이거나, 거기선 전공의 못 뽑게 강제해야 합니다. 지금 해당 병원들 잔뜩 공사중이니, 빨리 조치 안하면 지방의대 늘린 효과는 그냥 사라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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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필수과 지원 자체가 감소할 것이다]

그런데 사실, 수도권 분원 같은 문제를 해결해도 지방에 '필수의료'의사가 남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지금 필수과 전공의들은 있는 사람도 다 나가려는 판국입니다.
https://www.medigatenews.com/news/1870381651?mui=SPC119%7CWTP007%7C40%7C0137581
[내과학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아무리 상황이 잘 정리돼도 상당수의 필수의료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내과 전공의는 10%도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국 병원 전공의 수련책임자들이 하소연을 하고 있다"]

인기과야 단순 밥그릇만으로도 사직릴레이에 참여했을 수 있겠지만, [바이탈과, 즉 필수과 전공의들은 자신들이 자의로 선택한 간지나고 멋진 일이, '아 의대 증원하면 미용이 포화되고 소득 하방이 부셔지고 그럼 누군가 떠밀려서 기피과에도 머리수 채우러 기어들어 갈거라니까?'라는 식의 천박한 정책 추진과, 그렇게 비웃는 일반 대중의 반응에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이들은 더 많은 돈을 벌 기회와, 더 편한 일을 할 기회와, 더 낮은 소송부담, 더 많은 가족과의 시간을 포기하고 대신 자긍심과 보람, 간지를 택했던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정부와 여론이 이들의 선택을 모욕주었고, 이들은 그래서 필수과를 포기합니다.
[고생해서 주88시간씩 수련을 받아도, 이제 애초 과 선택의 주목적인 보람과 긍지는 사라졌습니다. 뭐하러 필수의료 수련 받죠 그럼?] 이런 상황에선 차라리 더 많은 돈, 더 편한 일, 더 낮은 소송부담, 더 많은 가족과의 시간이 있는 쪽을 하는게 정상적 사람의 선택이죠.
이 사태 후에도 인기과는 돌아오겠지만, 필수과의 상당수는 그래서 영구히 전공의를 포기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윤석열이 이기면 더더욱 그럴 거고요.

그리고 윤석열과 의사 중 누가 이기건 [내년부터 필수과 지원은 대폭 감소하게 될 것입니다].(님 같으면 이 꼴 보고도 필수과 고르고 싶겠습니까? 지금 필수과 의사들이 모욕적으로 두들겨 맞는걸 인턴과 의대생들도 다 지켜봤습니다.)
그 직격탄은 당연히 지방부터 갑니다. 즉 지방에서 먼저 필수과 의사가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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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필수과 감소로 인한 타격은 지방이 더 크게 볼 것입니다.]

아닐 거라고요? 잠시일 거라고요? 그래도 누군가 밀려밀려 낙숫물처럼 지방에 갈 거라고요? 이미 선례가 있습니다.

[소아과 지원율은 원래 2019년까진 113%]였습니다. 인기과가 분명 아녔지만 그래도 늘 정원을 채우곤 했습니다.
그러다 [이대목동사건 이후, 4년만에 지원율 23%]로 폐과 수준 위기에 몰립니다.(24년도 지원은 25%)
전국 정원의 23%만 채운다는건, 지방에선 지원을 걍 0명으로 안한 곳이 수두룩하단 소리입니다.
님이 정말 소아과 의사를 꼭 하고 싶은 사람이면, 무주공산이라 전국에서 골라갈 수 있게 되었는데, 아산이나 서울대 타이틀 달고 소아과 하고 싶지 원광대병원이나 경상대병원 타이틀 달고 하고 싶겠습니까?
즉 지방에선 더 이상 소아과 지원자가 없다시피 해집니다. 그러니 당직설 의사가 없고, 그러니 교수들이 돌아가면서 당직 서다 못 살겠다고 사표 쓰고 탈주하게 됩니다. 그러니 응급 환자를 못 받아 응급실 뺑뺑이가 추가로 생기고요.
2-3년 후면 신규 소아과 전문의 배출도 급감하게 될 것입니다.

못 믿겠다고요? 수치를 봅시다.
https://www.dailymedi.com/news/news_view.php?wr_id=904200
(이 자료는 다른 과와 함께 비교한 거라, 소아과 떡락 시기인 2019년을 비교로 안하고 2014년으로 잡았는데, 2014-2019 내내 소아과는 100% 넘겼으니 걍 봐도 됩니다.)

[소아청소년과]가 제일 많이 줄었다. 지난 2014년 수도권 지원율 119.0%→2023년 36.0%로 무려 83%하락했고, [비수도권 지원율도 2014년 100%→5.6%]까지 떨어지며 바닥을 찍었다.

[지방 소아과 지원율 5.6% 보이십니까? 이게, 지방 다른 필수과들에게 곧 닥칠 미래입니다.]

잉? 어차피 다 망할거 아녔어? 그게 지금 의료대란과 뭔 상관?
아닙니다. 다시 위 기사를 보시면, [이대목동 사태라는 이슈가 없던 다른 필수과들의 지원율은 그래도 2014년-2023년 사이 큰 차이 없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아 [박민수 차관님(그땐 과장님)이 제왕절개 포괄수가제를 산부인과 의사들 반대에도 불구하고] '과학적으로 근거 충분히 준비했고 문제 없게 정부가 잘 할 거'라며 [구라치고 강행한 후로 산부인과가 조금 망했었는데], 그 영향인지 산부인과만 91.4->77.5%로 감소하긴 했네요. [나머지 과들은 60-85%인데 지난 10년간 그대로 변화 없이 유지]하고 있고요.
즉 어차피 망할 거였으니 상관 없어~ 는 아닙니다. 현재까지 대다수 필수과들은 그럭저럭 굴러 갔습니다. 소신과 자긍심으로, 자신의 선택으로 바이탈과를 택한 의사들이 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겨울에 내년 전공의 지원율 기사가 나오면 꼭 보세요. 필수과 지원율 수치를 보세요. 지난 10년과 달리 떨어진 것이 보이면, 2024년 2월에 누군가가 디올백을 덮는 대가로 대한민국 의료체제를 박살내서입니다.]

이대목동, 박민수표 포괄수가제 등 외부 요인으로 확 떡락하는 일이 없으면, 그래도 인기가 없을지언정 해당 과를 꼭 하겠다는 소신과 자긍심으로, '난 사람 살리는 멋진 의사'라는 바이탈뽕에 의해 지원하는 의사들이 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윤석열의 디올백케어로, 총선발의료대란으로 인한 영향은 이전 이대목동 등보다 더욱 거대합니다.
필수의료 전반적으로 지원율이 완전 떡락을 할 것입니다. 수도권에서도 필수의료 전공의 지원자를 구하기 힘들어질 건데 무슨 수로 지방에서 구할지 모르겠네요.
이해가 안 가시면, 다시 몇줄 위에 소아과 지방 지원율 5.6%를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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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2024.3월, OECD 최정상권이던 한국 필수의료의 종말, 특히 지방이 더 폭망.]

즉 뭔 짓을 해도, 지방대 의대 증원을 한다 해도, 거길 졸업하고 필수과 전공의를 할 소수의 인원은 다 어차피 수도권으로 갈 것입니다. 수도권 병원 분원 6600병상이 없다 해도 그럴 건데 그 6600병상이 그대로 있으면 더 싹쓸이해 가겠죠.
그럼 지방에선 누가 남느냐. 인기과는 지방에서도 전공의 하려 할 테니, 이 수련을 마친 전문의들은 꽤 지방에 남을 겁니다. 안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이런 데. 그런거 없이 그냥 레이저 뿅뿅도 뭐 일부 지방에 남겠죠.

하지만, 지방의대 위주로 2천명을 증원한다 해서, 지방 필수의료가 꽃피고 살아나고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런다 해서 지방의 소아응급실이 살아나고, 지방 외과의사가 늘어나고 할리가 없습니다. 이번 의료대란은 모든 필수과에서, 이대목동사태가 일으킨 일을 증폭시킨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필수의료는 망했습니다. 지방은 더 망했습니다.
2024.2월 누군가가 갑자기 사형선고를 내렸고, 3월 시행에 옮겼습니다.
뭐 그 대신 누군가는 디올백을 덮었으니 된거 아닐까요?]


* 이 글은 윤석열과 의사 중 누가 이길지가 아니라, (안 그럴 것 같지만) 윤석열이 이겼다고 가정했을 때, 이로 인해 지방의 필수의료가 비가역적으로 망쳐진다는 견지에서 작성했습니다. 누가 이길지는 다른 글을 누군가 새로 파서 이야기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