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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1/11/15 12:08:35
Name Apatheia
Subject [잡담] 잘 지키는 자와 잘 공격하는 자.
故 善攻者 敵不知其所守 善守者 敵不知其所攻.

(그러므로 공격을 잘하는 자는 적이 어느 곳을 지켜야 할지를 모르며

잘 지키는 자는 적이 어느 곳을 공격해야 할지를 모른다.

-손자병법 허실편 중에서)


어제는 문득

고등학교 시절 손때가 묻도록 읽던 손자병볍을 꺼내 보았습니다.

1.08 빌드오더를 읽다가

좋은 게임을 위해서는 맵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말을 보았어요.

순간 손자병법에 나오는 지형의 분류가 떠올라 버렸던 거지요.

흔히 말하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은 틀린 말이고

원전엔 지피지기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고 돼 있다고 으스대듯 말하고 다녔던 그 때...

그 병법이란 게 적용될 대상이 하나 더 늘어난 지금

새로 읽어보는 손자병법은 어떤 의미가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역시, 스타크래프트는 전쟁게임이 맞더군요.

어쩌면 그렇게 전략집에서 나오는 말들이 고스란히 다 나오던지. ^^;

물론 유닛이야 살아있는 병사와 달라서

장수--;가 특별히 아껴주지 않더라도 기꺼이 전장에 뛰어들긴 하지만

지형의 멀고 가까움, 적의 부족함과 넉넉함, 이편의 지킴과 공격함...

이런 것들에 대한 논조는 놀랄 만큼 비슷했습니다.

어떤 종류의 전쟁이든, 그 속에서 뼈가 굵은 백전노장들은

대개가 다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되는가봐요. ^^

그래 혼자 신이 나서는

누구는 덕장 누구는 지장 누구는 맹장... 하면서

삼국지에 초한지까지 다 갖다붙여 가며 혼자 아주 재미있게 놀았더랍니다.



위에 언급한 저 부분.

적이 공격할 곳을 모를 만큼 방어를 잘하는 사람은 누구 있을까요?

역시 유병준님을 위시한 일련의 테란고수님들이시겠죠?

그럼 반대로

적이 지킬 곳을 모를 만큼 잘 공격하시는 분들은 누구 있을까요?

한 사람이 떠올랐습니다.

HOT Forever... 강도경님 말이에요.



전 저그가 무섭습니다. ^^;

그 확장력이 무섭고 그 단결력이 무섭고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그 기세가 무섭습니다.

그리고 저그 하면 떠오르는 그런 느낌에 가장 걸맞는 플레이를 보여주시는 것이

아마도 도경님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진남님도 계시지만요. ^^;)

도경님은 특히 저글링 및 히드라를 잘 다루시지요.

도경님이 마음먹고 저그의 육상유닛들을 뽑아서 본진으로 밀고 들어올 때

그 파상공세앞에서 공포심을 느끼지 않는 플레이어가 과연 몇이나 될까요.

아마도 그 느낌은, 당해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정민님의 시즈탱크 대부대나 성춘님의 한방러시를 맞을 때와는

조금은 다를 것 같습니다.

조금 더 말초적인 공포에 가까운 기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



오늘 아침에, 맵별 종족 승수를 정리해 봤습니다.

저그가... 많이 힘드네요.

본선에 오르신 저그 유저님들 다 대단하신 분들이지만

유독 오늘따라 도경님 빈자리가 커 보이네요.



누가 뭐래도 전 정민님 팬입니다.

내일 있을 경기에도

전 아마 신덕님보단 정민님을 응원하게 되겠지요.

그렇지만...

오늘은 도경님이 보고 싶습니다.

그 살기등등한 저글링 개떼들과 무시무시한 히드라 개떼를 보고 싶습니다.

...점심시간에 도경님 vod나 찾아봐야겠어요. ^^


-Apatheia, the Stable Spi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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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잠수함
01/11/16 01:06
수정 아이콘
옛날에 백전불태라고 우기다가 욕많이 먹었죠... 말도안되는 소리한다고...
노란잠수함
01/11/16 01:07
수정 아이콘
道可道 非常道라...ㅋㅋㅋ
01/11/16 01:18
수정 아이콘
손때가 묻도록 읽던 손자병법 <= 우러러 (__) ^_^
항즐이
01/11/16 02:00
수정 아이콘
호오.. 중국의 고전들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교양과목을 그래서 그 쪽으로 듣는데..^^ 연결지어서 글 좀 써주세요!!
01/11/16 11:39
수정 아이콘
그러고 보니, 예전에 다쿠님이 손자병법이랑 스타크 엮어서 소설쓰신다구 했는데.. 무산된것 같아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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