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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3/28 16:05:12
Name 이상윤
Subject [이상윤의 플래시백 4탄] 하나로통신배 투니버스 스타리그 16강 B조 기욤:유병옥
2000년 2월말에 개막했던 하나로통신배 투니버스 스타리그가 어느덧 16강의 종착역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이미 8강진출을 확정지은 선수들도 있었고 탈락이 확정된 선수들도 있었으며 마지막 경기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다소 루즈한 경기가 나올수 있었고 긴박한 경기가 나올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16강전 5,6주차 경기는 정말로 각각 판이했던 경기들이 나오는 양상이였죠. 그중 기욤패트리와 유병옥의 경기는 이미 8강을 확정지은자와 그렇지 못한자와의 경기라 전자에 해당하는 경기가 나올법 했습니다.

그러나 유병옥 선수로썬 전패로 탈락하기엔 한때는 국내 최고의 토스유저로 군림했던 자존심이 절대로 용납하지 않았을것이기에 결코 지고 싶지 않았을것입니다. 앞선 두경기에서 이길수 있었던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아깝게 놓치면서 탈락했기 때문에 마지막 경기까지 진다면 정말 억울할법도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딥퍼플에서 김정민 선수의 단단함에, 블레이즈에선 국기봉 선수의 폭탄드랍 한방에 역전패를 당했죠.)

반면 기욤 선수는 이미 2연승으로 8강행을 확정지은지라 다소 여유롭게 마지막 경기를 임할수 있었습니다. 첫경기에서 국기봉 선수를 상대로 깜짝 옵티컬플레어로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면서 승리를 가져갔었고 김정민 선수와의 경기에선 선굵은 플레이로 김정민 선수의 단단함을 무너뜨리면서 김정민 선수의 GG를 받아내는데 성공했죠. 따라서 3연승으로 기분좋게 16강전을 마칠 태세였습니다. 이왕 끝낼거면 확실히 끝내는것이 좋은거니깐요.

맵은 블레이즈. 유병옥 선수가 국기봉 선수에게 역전패했던 맵으로 사방이 언덕으로 둘러쌓인 테란이 다소 유리했던 맵이였습니다. 언덕을 잘 활용하면 유리하게 경기를 끌어갈수가 있는데 너무 언덕에만 집착하게 되면 지상유닛 부족으로 폭탄드랍 같은 올인성 러시를 막아내기가 힘듭니다. 유병옥 선수가 국기봉 선수에게 그런 패턴으로 패했던거죠.

유병옥 선수는 11시 토스, 기욤선수는 5시 토스. 기욤 선수는 1게이트 사업드라군 체제로 나갔던 반면 유병옥 선수는 입구를 캐논으로 도배하더니 스타게이트를 올립니다. 패스트 캐리어에 올인을 한것이였죠.

초반에 유병옥 선수의 병력부족으로 기욤 선수가 승기를 잡을수 있는 타이밍이 있었습니다. 유병옥 선수 본진에 드라군 두기를 드랍했는데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탓에 그다지 심각한 타격을 주는데는 실패했습니다. 유병옥 선수가 4,5기 정도의 캐리어로 진출하려는 타이밍에 기욤 선수의 다수의 드라군이 유병옥 선수 본진을 향해서 진군을 시도합니다. 이때 바로 본진으로 갔다면 승기를 잡을수도 있었는데 유병옥 선수의 캐리어와 교전을 하는 바람에 기회를 날려버리고 맙니다.

이때부터 기욤 선수는 유병옥 선수의 캐리어를 잡는데 급급한 나머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플레이로 일관하면서 완전히 상대의 페이스에 휘말리기 시작합니다. 언덕이 많은 맵의 특성을 잘 활용한 유병옥 선수의 캐리어 운용또한 적절했었고요. 유병옥 선수는 기욤이 이곳저곳에 해둔 멀티를 서서히 정리해 나갔고 결국 자원이 떨어진 기욤은 GG를 선언하고 맙니다.

유병옥 선수는 이 경기 완승으로 체면치레를 했으며 기욤 선수는 스타리그 데뷔 첫 패배의 쓴맛을 맛봅니다. 아마도 8강 진출을 이르게 확정한탓에 정신적으로 다소 흐트러졌던것은 아니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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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rizzle
06/03/28 18:17
수정 아이콘
유병옥 선수가 주로 쓰는 전략가운데 하나가 바로 패스트 캐리어였죠.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을 정도로 위험한 전략이긴 합니다만, 당시에는 종종 먹혔으니까요. 아니 자주 먹혔죠. 유병옥 선수가 가장 자신있어 하던 전략이었으니까요.

오랜만에 기억이 나는군요. 좋은글 고맙습니다.
[couple]-bada
06/03/28 18:47
수정 아이콘
지금도 전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섬전 양상에서는 캐리어가 좋죠. 블레이즈가 지상맵이기는 하지만 지상군으로 공격하기는 좀 러쉬거리가 멀었던듯한.. 드래군으로 캐리어를 제압하기란 쉽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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