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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4/04 08:31:31
Name 비역슨
Subject [LOL] 매드 라이언스, G2를 물리치다 (수정됨)






LEC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정규시즌 4위팀 매드 라이언스가 1위팀 G2 이스포츠를 상대로 3:2로 승리, 업셋을 연출해 냈습니다. 듀얼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임팩트가 좀 덜하지만, 결과 자체는 유럽 롤 프로리그 역사상 최고의 다전제 업셋이라고 부를만 합니다.

G2는 본인들이 지명한 팀을 상대로 패배해 패자전으로 떨어지는 굴욕을 당했습니다. 


여러모로 좀 충격적인(?) 장면들이 많았던 경기라 뭐라 내용을 정리하기가 애매한 게임입니다. 게임의 수준을 떠나서 원초적인 재미는 보장되니 5세트는 한 번 챙겨보시길 권합니다..

매드 라이언즈가 잘해서 이긴게 맞냐, 아니면 그냥 G2가 오지게 던진거냐는 질문에 딱히 뭐라 답하기가 어렵습니다. 적당히 그 두 가지가 겹쳐서 나온 결과라는 답이 가장 무난하겠죠. 굳이 따지자면 저는 G2가 못한 비중이 더 크다는 생각은 합니다.

다만, 매드는 정규시즌 중에도 G2와 프나틱, 오리진의 3강을 상대로 모두 업셋을 만들어냈던 저력이 있는 팀이라, 단순한 운으로 치부할 결과는 절대 아니기는 합니다. 

매드 라이언즈는 2차전으로 직행해 프나틱 vs 오리진의 승자와 겨루게 됩니다. G2는 패자전으로 내려가, 두 번의 다전제에서 연달아 승리를 따내야 결승전으로 진출할 수 있는 가시밭길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롤드컵 8강팀을 해체하고 신인 위주의 팀을 꾸린 매드의 과감한 리빌딩은 3개월만에 흡족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정글러 쉐도우(01년생)는 시리즈 MVP에 선정되었고, 원딜 카르찌(02년생)는 엄청난 원딜차이를 연출하며 시리즈 승리의 공신이 되었습니다. 지난 시즌 로그의 돌풍에 이어서 이번 시즌의 매드까지, 유럽의 미래는 그래도 밝긴 합니다.



인생 최악의 다전제를 펼친 캡스


정규시즌 2라운드의 캡스는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딱히 좋았던것도 아니긴 하지만요. 이기는 팀에 그럭저럭 탑승해 갈 정도는 되었습니다. 

야마토캐논은 정규시즌이 종료된 시점에서 캡스를 상위권 원딜로는 평가하지 않았지만, '요 몇 주간은 꽤 괜찮게 했고, 플옵 가면 아마 더 잘할거다. 플옵에서 G2가 바텀이 터지면서 지는 그림은 안 나올거같다' 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 시리즈에서의 캡스는 여러모로 최악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단순히 '캡스가 원딜 자리에 안 어울린다' 같은 문제를 떠나서, 미드로 나왔어도 게임을 망쳤을 것 같은 아주 나쁜 폼이었습니다.

정규시즌부터 지적된 라인전에서의 미흡함과 잦은 실수, (여기에는 미키엑스의 지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중반 이후 치명적인 판단 실책들이 5경기 내내 너무 자주 나오면서 시리즈 패배에 가장 큰 원흉이 되었습니다.

원딜 캡스에게는 아직 패자전에서의 기회가 남아있기는 합니다. 그 짧은 시간에 개선을 기대하긴 힘들겠지만, 다만 정규 시즌에서 보여주던 폼만큼이라도 발휘하기를 바라는 것이 최선일 듯 합니다. 지금까지의 모습을 보면.. 결국 서머에는 원 포지션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지 않나 싶네요. 



쫄지 않은 신인들


사실 오늘 G2가 보인 경기력이 실망스러웠기에 매드의 업셋이 저평가될 여지도 충분하지만, G2를 상대로 5세트까지 가는 상황에서도 무사히 승리로 마무리지은것 만으로도 아주 대단한 일을 해냈다.. 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지역을 막론하고 다전제 강자를 상대로 그 한 끗을 못 넘는 팀들이 참 많았으니까요. 관중 없이, 숙소에서 게임을 치르는 환경도 신예들에게 조금 더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도 듭니다.

쉐도우는 얀코스를 상대로 정글차이를 냈다고 평가해도 무방할만큼 매우 뛰어난 게임을 치렀습니다. 너무나도 뛰어난 리신 플레이어라 리신의 픽이나 밴이 강제될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것 자체가 일단 좋았고, 게임 초반부터 후반까지 영향력을 놓지 않으며 화끈한 판단으로 게임의 승리에 가장 큰 기여를 했습니다.

쉐도우에 대한 설레발 중 '유럽이 배출한 정글러 중 가장 메카닉 측면에서 뛰어난 재능' 이라는 평이 있었는데, 데뷔 시즌 보여준 활약을 보여주면 반박하기가 어려운 평가입니다. 아직 어린 선수인만큼 운영적으로 갖춰나가야 할 부분은 많지만, 순간의 번뜩임만 놓고 봤을때는 유럽의 선배들보다 닝, MLXG같은 중화권의 정글러들을 연상시키는 독특함이 있습니다. (실제 중국 이중국적이기도 하고..)

'G2를 잡으려면 이런 변수덩어리인 정글러가 있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카르찌는 오늘 캡스가 못한 것도 있긴 했지만, 라인전에서 아주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한타에서까지 안정적인 딜러로서의 역할을 해내면서 유럽의 원딜 경쟁 구도에 새로운 강자가 나타났음을 못박았습니다. 

또 다른 루키 카이저는 오늘 너무 대단했던 두 명의 선수에 비해서는 활약상이 평범했지만, 정규시즌부터 칭찬받던대로 시야 장악과 운영의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임을 첫 플옵 다전제에서 바로 입증해냈습니다. 세트와 레오나로 교전때마다 인상적인 장면도 많이 만들었죠. 실수도 좀 있었지만.

리더인 휴머노이드가 오히려 뇌절하고 뜬금사하는 장면들이 또 나오긴 했습니다. 어쨌든 게임 내/외적으로 휴머노이드가 루키들을 이끄는 존재로 팀에서 인정받고 있는것은 사실이라, 오늘은 팀의 결과가 좋으니 까지는 않는걸로...



팀적으로 무너진 G2


바텀, 특히 캡스에게 가장 비난의 화살이 쏠리긴 했지만, 사실 캡스를 빼고 봐도 전체적으로 오늘의 G2는 부진했습니다. 엉망으로 펼쳐진 한타나 치명적인 포지셔닝 에러, 의아한 오브젝트 운영, 시야장악에서의 실패 등. 다소 뻔한 밴픽까지. 퍽즈가 분전해 시리즈를 2:2까지 만들기는 했지만..

가장 치명적이었던 것은 매드 라이언즈가 얀코스의 동선을 충분히 잘 읽고 대처했다는 점입니다. 해설진들이 '얀코스의 플레이를 책 읽듯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다' 고 감탄할 정도. 그러다보니 얀코스가 정규시즌만큼의 놀라운 캐리력을 보여주지는 못했고, 그냥 순간순간 번뜩이는 피지컬로 변수를 만들어내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상대적으로 G2의 라이너들은 쉐도우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견제하는데에 실패했고, 쉐도우는 대선배 정글러를 상대로 기막힌 정글 성장차이를 내는 경험을 하면서 5세트의 마무리를 결정짓고 시리즈 MVP의 영광을 손에 쥐었습니다.

그렇게 허점많은 경기를 하면서도 거의 역전 직전까지 갔던것도 G2의 위엄이기는 합니다만, 짬에서 나오는 임기응변으로 비볐을 뿐 기본기 면에서 지적할 거리가 너무 많은 경기였습니다.



향후 플레이오프 대진





오늘 자정에 펼쳐질 프나틱/오리진 경기의 패자는 5/6위 팀의 승자와 경기를 치르게 됩니다. (G2보다 정규시즌 성적이 낮기 때문) 


정규시즌에 '유럽 역사상 가장 격차가 좁은 6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는데, 설마했던 플옵 첫날에서 바로 업셋이 나오네요. 그것도 LEC 역사에 남을 만한 대형 업셋이..

온라인 경기에다가, 루키들이 기세를 탄 상황이라 앞으로의 상황은 예측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매드 라이언스가 정규시즌에 프나틱과 오리진을 상대로도 거하게 한방씩 먹였던 좋은 기억이 있는 팀이라, 결승 직행의 가능성도 충분해 보이네요. 아직까지는 프나틱이 탑독이긴 하지만, 이제 진짜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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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 08:48
수정 아이콘
(수정됨) 매드는 이기긴했지만, 미드가 휴머노이드인 이상 높은곳 바라보기는 힘들어보이네요.
g2는 오늘 전체적으로 어수선했지만 특히 캡스 원딜이 시즌 내내 세나빼고 아무것도 못한다 보여줬고 오늘 원딜로 할수있는 모든 쓰로잉 다한것같은데 골치 아프겠네요 크크
비역슨
20/04/04 08:58
수정 아이콘
휴머노이드가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그렇고 분명 상위권 미드라이너로 쳐줄만한 체급은 보여주는데
그 특유의 뜬금사가 도저히 안 고쳐지네요. 조금 시야만 넓어져도 훨씬 좋은 선수가 될텐데 매 순간 협곡에서 사생결단을 벌이려고 하니 ㅠㅠ
20/04/04 11:04
수정 아이콘
그쵸 심지어 분기점에서 계속 급발진해서.. 섀도우나 카르지가 좀만 못했으면 졌을텐데 이거 못고치나 싶어요 크크 나이도 어린데..
20/04/04 08:53
수정 아이콘
fnc vs og 패자랑 56위전 승자랑 하는거겠죠?

lec 방식 재밌는 것 같아요. 위에 4팀이 1~4위 다시 정한 다음 lck 방식으로... 리그 고순위팀한테 적절히 어드밴티지도 있으면서 경기도 많이 볼 수 있구요
비역슨
20/04/04 08:57
수정 아이콘
아 맞습니다. 오타가 있었네요..;
lck 플옵이 한판한판 쫄리는 재미는 더 있지만 팬 입장에선 다전제 많이 볼수있는 lec 플옵 방식이 좋긴하네요.
20/04/04 09:34
수정 아이콘
캡스하고 퍽즈는 대체 왜 포지션을 바꾼건가요?
telracScarlet
20/04/04 09:40
수정 아이콘
퍽즈가 지난롤드컵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고 다시 롤스왑을 했다고합니다.
이러나저러나 오셀롯사장은 다시 썸머때 포지션스왑을 하겠다고 과거에 얘기한부분이있네요 [성공여부와 상관없이] 말이죠
주인없는사냥개
20/04/04 10:17
수정 아이콘
지투가 유달리 유럽팀 중에서도 한국팀(사실 티원이지만)에 강했다고 보기에 이러면 MSI때 2부 리그 쟁탈하기엔 좋은 기회일 수 있겠네요
20/04/04 10:22
수정 아이콘
2부.. 어쩔수없는듯.. T1이나 젠지가 폼이 더 올라와야 그나마 도전이라도 할수있을듯.. ig나 FPX오면
이길그림이 안그려지네요
20/04/04 10:25
수정 아이콘
캡스가 5경기에서 직스로 개뻘짓 안했으면 무조건 3:2였는데.. 정말 역대급이긴 하네요..
롯데올해는다르다
20/04/04 10:40
수정 아이콘
지투는 남들보다 1코인 더 갖고 게임하는 느낌이네요. 무지하게 불리한 상황에서도 중후반 인원배치로 넥서스 노리는게 대단합니다. 이번처럼 매판 불리해지면 그 1코인 추가한거도 힘이 빠지긴 합니다만..

매드는 정글러 대체 누구죠? 미쳤는데요?
Equalright
20/04/04 10:50
수정 아이콘
중국계 이탈리아인 유망주인데 이번 시즌 꽤 좋은 모습을 보여 레이조크랑 함께 정글 유망주로는 두각을 제대로 드러냈습니다.
사실 매드라이온즈 유망주 3인방이 이번 시즌 최고의 임팩트를 주긴했습니다. 카르찌 - 카이저도 엄청 잘했구요.
더치커피
20/04/04 11:01
수정 아이콘
LEC의 이스타군요.. 세명이나 신인이라니..
Equalright
20/04/04 12:07
수정 아이콘
유럽 지역리그 뛴거까지 따지면 아예 쌩신인은 아니긴합니다. 카르찌는 넘어올때부터 기대 만땅이었구요. LEC기준으로 보면 신인이구요
더치커피
20/04/04 10:41
수정 아이콘
와 어지간하면 이런 얘기 안하는데.. 정말 주작 아닌가 싶을 정도의 트롤링이었네요
차라리 G2는 캡스 퍽즈 중 한명 내보내고 정통원딜을 영입하는 게 나을 뻔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매드라이온스는 G2의 교만을 제대로 응징했네요.. LEC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리그인 거 같습니다
20/04/04 10:51
수정 아이콘
교체선수가 있긴 있어요. 피노이라고..
비오는풍경
20/04/04 13:33
수정 아이콘
G2는 교체선수 자리에 교체선수가 아니라 토템을 올려놓나요?
작년엔 프로미스큐를 올려놓더니 올해는 피노이인가
미카엘
20/04/04 10:53
수정 아이콘
와 그 G2가 벌써 박살났나요? MAD 대단하네요.
Equalright
20/04/04 10:57
수정 아이콘
얀코스가 읽힌게 크더라구요. 얀코스가 이번시즌 G2의 에이스였는데 손발이 묶이니 와 -_-
그리고 캡스가 진짜 못한것도 맞는데, 사실 퍽즈랑 원더도 정규시즌보다는 못했어요.. 걍 다 최악이었죠.
저격수
20/04/04 13:22
수정 아이콘
이 경기를 보고서도 리그 수준과 메타적응 탓을 하시려는 분들은 더 이상 말리지 않을게요.
20/04/04 15:55
수정 아이콘
근데 작년 썸머 플옵때 g2 프나틱전 개판 그자체인데 g2가 LCK 담당일진 수준으로 팬거보면 붙어봐야 아는건 맞죠.
이정재
20/04/04 13:28
수정 아이콘
5세트는 퍽즈 럼블이 별느낌없어서 졌다고봐요
캡스가 싸는건 상수였기때문에...
20/04/04 13:34
수정 아이콘
매라...매멘...
20/04/04 13:40
수정 아이콘
LEC 플옵방식 약간 더블앨리미 변형인데 상당히 괜찮은거 같네요
RedDragon
20/04/04 13:42
수정 아이콘
LEC 플옵 방식 재밌겠네요 와..
아르비테즈
20/04/04 14:06
수정 아이콘
사신해설 : (5경기 해설중) G2.... 게임을 날로 먹으려고 하냐?

정말 동감되는 멘트....
20/04/04 14:30
수정 아이콘
근데 거의 먹을 뻔했다는게... 크크
에바 그린
20/04/04 14:31
수정 아이콘
새벽에 좀 보다가 자야지 했는데
자극적인 msg맛에 취해서 그만...
리프시
20/04/04 14:40
수정 아이콘
5경기 마지막에 쉐도우가 궁키고 박는 그장면은 진짜 몇번을 봐도 안질리네요. 솔직히 매지컬저니 탄 순간 까지는 뭐지? 왜 갑자기 급발진 하지? 싶었는데 그게 경기를 이기기 위한 큰 그림이었다니... 솔직히 살꺼라고 각을 완전히 재고 들어가진 못했을거 같은데 그냥 바다용 영혼에 멜모+w 믿고 박아버린 그 판단이 진짜 신인이기 때문에 나오는 그런 판단 같아서 너무 좋았네요. 경기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20/04/04 15:58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냥 캡스 미드 다시 가고 퍽즈가 원딜해야죠. 작년 퍽즈의 1년도 안 되는 포변으로 이룬 건 롤 역사상 손에 꼽힐만한 천재라 그게 가능했는데 캡스는 안 될거 같더라고요. 그리고 그랩즈나 선수들 얘기 들어보면 작년에 롤드컵 막바지에 번아웃 와서 올해는 느슨하게 한다고 했는데 섬머부터는 다시 빡세게 시작해야하고요. g2가 서구권 팀들중 가장 유의미한 성과를 이룬건 재능도 재능이지만 그 어떤 서구팀들보다 연습량과 분석을 열심히 한다는건데 지금은 그런 모습이 안 보여요.
타바스코
20/04/04 18:03
수정 아이콘
캡스보다 퍽즈가 그냥 롤을 더 잘하는것같습니다..
블레이즈
20/04/04 21:11
수정 아이콘
매드가 4경기 역전당해서 진 것도 올해 손에 꼽힐만큼 어이없는 역전패(10분인가 15분에 이미 5천골 가까이 리드를 잡았는데 그걸 10분 안에 다 날려먹으며 25분만에 넥서스가 터짐)였는데 그걸 극복하고 5경기를 압도했다는데 더 점수를 주고 싶네요. 그런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하고 나면 역시 그래도 G2가 올라가겠구나, 싶은데 전혀 멘탈에 금이 가지 않은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더 올라갈 수 있을지 기대되네요 라이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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