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이스포츠들의 봄 시즌이 끝날 때 쯤 늘 돌아오는 것이 있죠. 2023 오버워치 리그가 4월 28일, 샌프란시스코 쇼크와 토론토 디파이언트의 개막전으로 돌아옵니다.
지난 시즌이 댈러스 퓨얼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이후, 오버워치 리그의 미래는 밝아 보였습니다. 드롭스의 힘을 빌리긴 했지만 결승전이 최초로 출범 시즌의 시청자 수를 넘어서는데 성공했고, 유튜브 독점 계약이 끝나고 트위치로 넘어간다는 것도 기대를 가지게 했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커다란 사건들이 터지면서 어느 때 보다도 미래가 불투명해진 상황입니다.
전 세계 이스포츠에 찾아온 투자 축소는 오버워치 이스포츠 역시 피하지 못했고, 넷이즈와의 계약 종료로 중국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핵폭탄이 터졌습니다. 덕분에 올 해 까지 구단 매각이 안되면 운영을 종료하겠다는 팀도 나오고, 아예 리그에 참가하지 않는 팀도 나왔고,
구단들이 액티비전 블리자드에 단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거기에 트위치 중계는 전혀 기약이 없고요.
또 최근의 스타2나 하스스톤 이스포츠에 대한 블리자드의 투자 축소는 언제 오버워치 리그도 종료되도 이상하지 않다는 시그널로 봐도 충분해보입니다. 그래도 올 해 리그가 진행된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고,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애청자로서 오버워치 이스포츠가 있는 동안은 즐겨야겠죠.
올 해 리그는 최근 몇 년의 리그와 다르게 진행됩니다. 서부와 동부로 나눠져서 진행되는 것은 기존과 같습니다. 서부는 13개 팀 (플로리다, 샌프란시스코, 휴스턴, 플로리다, 애틀란타, LA 1, LA 2, 토론토, 밴쿠버, 라스베가스, 런던, 뉴욕, 보스턴), 동부는 6개팀 (서울 1, 서울 2, 댈러스, 상하이, 항저우, 광저우)이 리그에 참여합니다.
토너먼트 포맷도 유지됩니다. 토너먼트 갯수는 미드시즌 매드니스와 그랜드 파이널 두 개로 줄긴 했지만, 각 지역에서 예선을 거쳐 팀을 선발한 다음 토너먼트에서 붙는 것은 기존과 동일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리그팀들간의 경쟁에 컨텐더스 팀들이 끼어든다는 점입니다. 동부 팀들의 수가 너무 적기 때문에 (청두가 불참하기도 하고요), 올해 동부에서는 아시아-태평양 권의 컨텐더스 팀들이 리그에서 같이 경쟁합니다. 토너먼트 예선의 첫 번째 단계는 컨텐더스만 참가하는 오픈과 리그 팀들만 참가하는 퀄리파이어로 별도로 구분되지만, 두 번째 단계인 넉아웃에서는 컨텐더스 팀들과 리그 팀들이 직접 맞붙습니다. 동부의 컨텐더스 팀들에게는 정말 잘 한다면 토너먼트 우승의 기회까지 열려있는 셈이죠.
서부의 컨텐더스 팀들은 리그에 참가하진 못하지만, 지난 3월 프로-암이라는 별도의 토너먼트 대회를 통해 리그 팀들과 이미 붙었습니다. 컨텐더스 팀이 8강 토너먼트에 아무도 못 올라가는 결과로 끝나긴 했지만, 예선전에서는 쇼크가 컨텐더스 팀에게 잡히는 등 큰 이변도 있었습니다.
리그 이야기는 아니지만, 올해 오버워치 월드컵에 참가하는 한국 국가대표팀 로스터도 공개됐습니다. 스파클-립-한빈-피어리스-치요-필더-핀 총 7명의 선수가 선발됐고, 작년 오버워치 리그 우승 멤버에 립과 핀 두 명의 선수가 추가됐습니다.
금기에 손을 댄다면 더 강한 선수를 로스터를 만들 수 있었겠지만, 국가대표라는 자리의 무거움 때문이라도 최대한 논란을 피하는 것에 집중한 좋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서양쪽에서는 립-프로퍼 딜러 듀오를 못 본다는 것에 아쉬워하는 눈치지만요.
전력을 보면, 전 세계 모든 팀 중에 강하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괜히 작년 우승팀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몇 년간 호흡을 같이 맞춘 만큼 팀워크에서도 별 문제 없을거라는 것도 엄청난 장점이고요. 그나마 리거로 전원이 나올 수 있는 중국이나 미국 정도가 대항마로 손꼽히지만, 결국에는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지난 2019년 대회에서 우승을 놓쳤기 때문에 우승을 바라는 팬들의 기대감도 상당하고, 워낙 우승이 당연하다고 평가받는 입장이라 선수들이 받을 압박감도 상당할테니까요. 그럼에도 한국 선수들이 최종적으로는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는데, 시즌 시작 전 각 팀 별 간단한 평가는 다음 글에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무슨 NFL도 아니고 그놈의 공백기가 반년이나 돼서 정말 리그 관련해서 오래간만에 쓴 글이 됐는데, 언제나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이번 시즌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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