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라 움직이기 싫어서 밥을 줄이던 나날들
1일 1식(저녁은 식이섬유쪼가리)을 하며 거의 매일매일 파스타 한끼를 한거 같네요
솔직히 한끼만 먹는게 아니면 기름기름한 파스타를 먹기 좀 꺼려졌을거 같긴 한데
암튼 대충 스무가지 정도 되는 파스타를 먹어본거 같네요.
그러다보니 깨달은게, 좋은 레시피보다 걍 사기템이 좋다
되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레시피를 따라해도 막상 결과물은 따로 노는 경우가 있는데, 그냥 재료가 사기템이면 그만입니다.
요리 못하는 허접 손으로도 좋은 결과물이 나오게 만들어주는 사기템들 세 손가락입니다.
1. 화이트 와인
재료가 좀 허접해도, 좀 중구난방이라도 요리사가 고수면 잘 조합해서 한 접시를 낼 수 있습니다.
근데 우리는 그런 스킬이 없죠. 그래서 이게 사기템입니다. 와인을 넣으면 내가 요리를 잘하는것 같은 착각에 빠질 수 있습니다. 양파랑 버섯 볶다가 와인을 넣고 토마토를 넣어서 끓이면 완성도가 올라갑니다. 게임으로 치면 내 요리스킬이 B급인데, 이걸 넣으면 A급 요리가 튀어나오는 느낌? 남은 재료 대충 때려박아서 맛이 사방으로 튀어도 와인이 어떻게든 곱게 접시에 플레이팅해서 내놓는 그런 느낌?
맞다. 스파클링을 안사게 주의해줍시다. 샤도네이 제일 싼거로 고르면 됩니다.
-레시피
표고버섯(버섯, 그라나파다노 치즈, 버터)
봉골레(모시조개, 그라나파다노 치즈, 버터)
아마트리치아나(통베이컨, 양파, 토마토캔, 치즈)
???(명절에 갈비찜 남은거, 깻잎페스토, 양파, 버섯, 와인)
2. 생크림
화이트 와인이 부족한 재료로 만들어도 요리레벨을 올려준다면, 생크림은 재료 자체가 맛있어서 이걸로 뭘 만들어도 결과물이 좋은 느낌? 만들기가 너무 쉽습니다. 너무 오래 끓여서 지방이 덩어리지는 것만 주의하면 됩니다. 오버쿡인가 싶으면 그냥 바로 불을 꺼주면 그만. 크림이 메인이 아니라 첨가 느낌인 레시피는 좀 어렵지만.
-레시피
미국식 카르보나라(통베이컨, 양파)
김 크림 파스타(김밥김, 마늘, 페페론치노)
레몬 크림 파스타(레몬, 버터)
3. 토마토 통조림
감칠맛 폭탄입니다.
원래 재료를 사기 까다로운게 접근성이나 가격도 그렇지만, 유통기한도 만만찮습니다. 생크림은 유통기한이 끽해야 일주일이고, 일단 개봉하면 하루이틀 내에 먹어야 하니까 대용량은 차마 못삽니다. 파슬리는 길어야 2주면 잎이 다 시들어버려서 대용량을 못사는데, 매번 소량을 사자니 배송비가 아깝죠.
토마토 캔은 한 번에 10캔 정도 사놓으면 너무너무 편하고 통조림이다 보니 유통기한도 걱정이 없습니다. 뭣보다 맛있습니다. 핵심은 약불로 달달 끓여주는건데, 그냥 끓이기만 해도 감칠맛이 올라옵니다.
-레시피
아마트리치아나(양파, 와인, 통베이컨, 치즈)
아라비아따(마늘, 페페론치노)
푸타네스카(올리브, 케이퍼, 엔초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