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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2/05 14:25:16
Name 소이밀크러버
Subject [일반] 아내 이야기 11 (수정됨)
- 아내는 눈물 1

프러포즈 관련 이야기가 나왔을 때 난 그런 게 부담스럽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아내는 자기가 프러포즈를 해준다고 말했다.

그 말에 감동하여 먼저 깜짝 프러포즈를 해줬는데 편지를 읽어줄 때 아내가 울었다.

나중에 알았는데 나 좋아하라고 억지로 더 감정을 끌어올려서 울었다더라. 크크.

뭐 어쨌든 이게 내가 처음 본 아내의 눈물이었다.




- 아내의 눈물 2

결혼식을 하기 전 신부가 많이 듣는 소리 중 하나는 결혼식 때 울면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 부모님을 봤을 때 조심하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아내는 그 순간 눈물을 참지 못하고 조금 울었다

장모님은 울지 않으셔서 다행히 눈물바다가 되지 않았는데 장모님이 아내의 얼굴을 일부러 안 봤다더라.

현명하신 장모님의 큰 결단이었다 크크




- 아내의 눈물 3

침대에 누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아내가 날 놀렸다.

아내를 골려준 요량으로 삐진 척하고 눈물을 모아뒀다가(할 수 있음) 아내가 날 볼 때 흘렸는데 갑자기 아내가 미안하다며 크게 울었다.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아내를 달래주느라 진땀을 뺐고 난 아직도 이때 흘린 눈물이 연기였다는 걸 아내에게 밝히지 못했다.




- 아내의 눈물 4

첫 아이가 태어나고 50일도 안되어 장인어른이 돌아가셨다.

끝도 없이 우는 아내를 보며 딱 하루만이라도 아내보다 더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시간이 흘러 아내에게 여보보다 내가 오래 살아야겠다고 말을 하니 아내는 그래 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 아내의 눈물 5

아이가 신생아일 무렵 아내나 나나 둘 다 몸도 마음도 지쳐있는 상황에서 말다툼이 있었다.

아내는 나의 분유 주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난 아기가 잘 먹고 있으니 문제가 없다고 항변했다.

결국 둘 다 아무 말이 없게 된 상황이 되었고 난 쓰레기봉투를 버리러 밖에 나갔다.

아내와 사귀고 100일마다 난 아내에게 꽃다발을 선물해 주고 있었는데 이날은 딱 800일이 된 날이었다.

먼저 사과하기도 싫고 꽃도 주기 싫은 날이었지만,

그래도 100일마다 이어져 오던 마음은 변하지 않았기에 꽃을 사서 집으로 갔다.

아내에게 꽃다발을 주며 먼저 사과를 하고 우리 800일이라 꽃을 사 왔다고 말하니 아내는 자기도 미안하다며 울었다.

응어리진 마음이 그 눈물에 사르르 녹아내렸고 우리는 서로 화해했다.




- 아내의 눈물 6

아내는 원래 눈물이 많은 편이다.

인천 사는 처형은 아내가 원래 어릴 때부터 잘 울었다고 알려줬다.

최근에는 옥씨부인전을 보면서 참 많이도 울더라.

사실 이 장면이 이렇게 울릴 정도인가...?라는 생각도 했다. 흐흐...




- 아내의 눈물 7

동생은 나에게 플스5 프로를 사주기로 했었는데 가격이 너무 세서 차라리 그 돈이면 갤럭시 S25를 사달라고 말했다.

아내는 원래 플립4를 쓰고 있었는데 망가져서 내가 쓰던 S20+을 사용 중이라 이걸 바꿔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아내에게 서프라이즈를 해주려고 동생에게는 플스 대신 핸드폰을 받기로 했다고 말하니,

아내는 내가 쓰던 S23 울트라를 자기가 쓰면 되겠다고 좋아했다.

같이 일렉트로 마트를 갔을 때도 아내에게 25 울트라를 예약했다고 말했지만 사실 25+를 예약했다.

아내는 아기를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손목이 아픈 적이 있었고 +의 색상을 더 마음에 들어 했으며,

줌인 카메라도 쓰지 않고 손이 작아서 울트라보다는 +가 더 낫다고 생각했다.

어제 물품을 수령하고 아내에게 보여주니 '오빠 물건이 잘못 된 것 같아 왜 울트라가 아니라 플러스야?'라고 말했다.

잘 못 산 게 아니라고 처음부터 울트라가 아니라 플러스 산 거고 처음부터 여보 주려고 산 거라고 하니,

아내는 아니 아니 아니라고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여보 좋은 거 써야지 아니 내 것 안 사도 되는데 아니 난 여보 쓰던 거 받아도 되는데' 이렇게 말하면서 울었다.

참 깜짝 놀라게 해 줄 맛이 있는 사람이다.

곧 오는 2월 11일 아내의 생일인데 아내 몰래 연차를 썼다.

출근하는 척 나가서 케이크 들고 바로 집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어떤 표정을 지을지 기대된다. 여보 딱 대라 크크크.


p.s 둘 째가 생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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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25/02/05 14:34
수정 아이콘
행복하게 사시네요 정말 부럽습니다 그리고 둘째 축하드립니다
aDayInTheLife
25/02/05 14:50
수정 아이콘
바이럴이다 바이럴…!
농담이고 행복하게 사시네요. 크크크
손금불산입
25/02/05 14:51
수정 아이콘
않이 미괄식 글 아닙니까 크크 축하드립니다
감자크로켓
25/02/05 14:58
수정 아이콘
아 이 시리즈 너무 반갑습니다 크크크

"아내와 사귀고 100일마다 난 아내에게 꽃다발을 선물해 주고 있었는데"
이런 마음씨 정말 멋지고 예쁜 것 같습니다.

둘째 축하드리며, 가정 안에 더욱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5/02/05 14:59
수정 아이콘
얼마전에 유튭뮤직에서 알고리즘으로 들은 愛をこめて花束を라는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저는 소이밀크러버님 글을 좋아합니다. 읽고나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축하드립니다.
Primavera
25/02/05 15:01
수정 아이콘
딱대 크크
둘째 축하드립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5/02/05 15:02
수정 아이콘
달달하다...
덱스터모건
25/02/05 15:07
수정 아이콘
구..국정원이닷!
축하드려요~
서린언니
25/02/05 15:10
수정 아이콘
아이고 깨가 쏟아지네요
오래오래 행복하시길
꿈트리
25/02/05 15:12
수정 아이콘
축하드려요~~
25/02/05 15:13
수정 아이콘
마지막 한줄이 포이트군요 크크크크
축하드립니다.
생겼어요
25/02/05 15:17
수정 아이콘
우와 이렇게 애국자 대열에 합류하시는군요. 축하드립니다.
25/02/05 15:17
수정 아이콘
그 어떤 온라인의 국정원 요원보다 더 효과적인 글입니다....
Asterios
25/02/05 15:20
수정 아이콘
반가운 글이네요. 늘 행복하게 지내셔서 글 많이 올려주세요 흐
골드쉽
25/02/05 15:28
수정 아이콘
:)
25/02/05 15:43
수정 아이콘
둘째는 사랑입니다. 사랑의 총합이 커집니다. 축하드립니다!
유료도로당
+ 25/02/05 16:19
수정 아이콘
*이 게시물은 국가정보원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라고 달려있어야 할것같네요 크크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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