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첫 번째 사는 이야기는 로봇청소기
피지알은 제가 참 자주 들어오는 사이트입니다. 99%는 눈팅, 가끔 댓글정도지만, 질게에는 가끔 글을 남기고
도움도 많이 받는 편입니다.
어느 주말에 청소하다가 누군가 대신 해주면 참 좋을텐데(물론 청소 안한다고 딱히 생산적인 일을 하는 건 아닙니다...)
생각합니다. 로봇청소기가 떠오릅니다. 질게에 글을 올려보니 사용 중인 분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입니다. 친구
단톡방에도 물어보니 사용 중인 친구들은 만족. 사야겠다 결심합니다. 유튜브, 블로그 등을 뒤지고, 비싸지만 무난한
로보락으로 결정 후 알아보니 직배수와 아닌 모델로 나뉘더군요. 직배수 모델 설치할 곳이 마땅찮은데 하는 찰나, 잘 사용
하지도 않는 오븐 아래 서랍장이 깔끔하게 빠지는 게 아니겠습니까? 직배수 모델 구매 후 설치했습니다.
한 달 약간 안되게 사용했는데, 만족만족만족입니다. 사업 잘된 친구 한 명이 전에 만났을 때 자기는 쉬는 날 회사가 알아서
돌아가면서 돈을 버는 느낌이 참 좋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걸 여기서 약간 느껴볼 수 있습니다. 출근하거나 운동하러
나가면서 핸드폰으로 청소 버튼 눌러 놓으면 군소리 없이 청소를 해 놓습니다. 내가 청소하지 않았는데 집에 돌아왔을때
발에 밟히는게 없는 이 느낌이 참 좋습니다. 바닥을 최대한 치워놓아야 이 녀석이 청소하기 용이하므로, 바닥 물건들을
최대한 치우려고 노력하는데 이 덕에 집이 2배로 깨끗해지는느낌입니다.(로봇청소기의 청소를 돕기 위한 청소랄까...)
로봇청소기 없는 분들은 사는 걸 추천드립니다. 식기세척기, 건조기에 이어 꼭 있어야 할 필수 가전이라 생각합니다.
2. 두 번째 사는 이야기는 핸드폰
갤럭시 S10 5g를 쓰다가 화면 먹통 되서 어쩔 수 없이 바꾸었던 핸드폰이 3년 전 S22 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역대급 망작
입니다. 유튜브, 인터넷, 사진, 카톡, 전화 정도 사용하는 저이지만 플래그쉽이 이렇게 버벅일수가 있나 싶은 핸드폰이었습니다.
물론 사용 못 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 사이에 S23-24, 갤럭시 폴드, 플립 등 기능이나 디자인면에서 수 많은 명기들이 나왔지만
귀찮음에 바꾸지 않았습니다. 물론 비싸기도 했습니다.
소문이 들립니다. S25가 그렇게 잘 나왔다는 소문이. 가격도 동결이랍니다. 사전 예약하면 용량도 두 배를 준답니다. 지금
쓰는 핸드폰 256기가도 살 때는 차고 넘치지 생각했는데 80-90%이상 용량이 차 있습니다. 딸 사진 때문인 거 같습니다.
512기가면 좋겠는데? 어차피 사진 찍을 거 울트라 사서 100배줌인가 그거 한번 해보고 싶은데? 홀린듯이 S25울트라 사전
예약했습니다.
불편하면 불편한대로 사는 게 인간입니다. 하지만 편한데서 불편한데로 가면 역체감이 심합니다. 새로 산 이 친구는
화면도 시원시원하고 굉장히 빠릿빠릿합니다. 이것저것 세팅하느라 새 폰 1-2일정도 쓰다가 S22 잠깐 만져보니 골동품이
따로 없습니다. 물론 단점은 있습니다. 핸드폰은 자고로 자기 전에 누워서 해야 제 맛인데 들고 있기 약간 무겁고 떨어져서
얼굴에 맞으면 멍들 거 같습니다. 눈에 맞으면 실명하려나? 다행히 전 안경을 썼군요. 요즘 젊은 친구들은 맥세이프에 그립톡
같은 걸 달아서 쓰던데 사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전에는 핸드폰 사면 그냥 데이터만 옮기고 사용했는데 요즘은 무슨 기능이나 셋팅이 왜 이렇게 복잡하나요. S22도 뭐 비슷
하게 있었는데 애정이 없어서 대충썼나? 설정 종류나 셋팅 방법도 굉장히 다양하고, AI 기능도 있고 뭐가 이리 많습니까.
블로그, 유튜브 찾아 보면서 이것저것 설정 바꿔보고 하는데 사실 좀 힘들더군요. 대학교 때 부모님이 컴퓨터나 핸드폰
뭐가 안된다고 물어보시면 짜증내면서 알려드린 적도 많은데 죄책감도 들고, 저도 곧 그렇게 될 거 같아 슬프기도 하고 그렇네요.
3. 너무 물건 사는 이야기만 썼네요. 이제 인생사는 이야기.
저는 와이프랑 딸이랑 삽니다. 딸은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 7살입니다. 내년에 학교간다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전에 선배가
한 이야기가 있었죠. 결혼하면서 인생이 한번 바뀌고, 자식이 태어나면서 한번 더 바뀐다고. 틀린 말입니다. 자식이 태어나면서
바뀌는게 아니라, 대격변 수준으로 바뀝니다.
저랑 와이프 둘 다 딩크 생각은 없었기에 계획 하에 임신 및 출산을 하였는데, 출산 후에 사실 좀 힘들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꼭 해주어야 하는 게 있는데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고 입니다. 정말 사랑스러운 우리 딸이지만 세 가지 다 정말 힘들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누워서 잠을 잘 안 잡니다. 낮잠은 무조건 안고 재워야 되고 밤잠도 한 번 깨면 쉽사리 잠들지 않습니다. 백일의 기적,
통잠자는 효녀, 이런 건 저희에겐 없더군요. 돌 지나니 잠들면 잘 안깨긴 하는데, 잠들기까지 2-3시간이 걸립니다. 울고 떼쓰고...
그나마 차에 타면 잠이 드네요? 밤 10-11시 사이에 아이를 안고 차에 태워 잠을 재우고 집에 정말 조심스럽게 데려와서 눕히는 방식
으로 밤잠을 재웠습니다. 덕분에 몇 개월간 동네 야간 드라이브 정말 많이 했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다른 사람을 소리 때문에 깨거나,
침대에 눕히다가 살짝 충격 있으면서 딸이 깨서 눈 마주치면 엄청난 좌절감을 맛봅니다. 몇 개월을 이렇게 하다가 보니 그래도 적응이
되더군요. 그 때는 그렇게라도 잠들어주는 딸이 참 고마웠습니다. 하지만 잠은 최약체였습니다.
분유 먹을 때는 조금만 환경 변화(소리라던가, 움직임이라던가..) 있으면 먹다가 그만 먹고 울고, 이유식 먹을 시기에는 하루
한 끼도 제대로 안 먹었습니다. 돌이 한참 넘은 딸이 우유 + 분유 + 거버 같은 일종의 유동식만 먹으면서 몇 개월을 지냈으니,
퇴근하고 저녁 식사 시간이 스트레스입니다. 굶기면 먹는다고들 말하는데 정말 아니예요. 죽지 않을 정도로만 먹으면서 연명합니다.
안밥모를 아세요? 밥 잘 안먹는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있는 네이버카페인데, 아마 저희 딸이 안밥모 상위 5%안에는 들었을 거 같아요.
최종 보스는 똥문제입니다. 저는 살면서 변비를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진성 피지알인입니다. 딸은 다릅니다. 이유식을 시도하면서
식사량이 줄고 변이 딱딱해지니 어느 순간 아이가 대변을 참습니다. 변이 딱딱하니 통증을 느껴서입니다. 참으면 대변이 점점
더 딱딱해지고, 더 나오기 힘들어집니다. 배까지 부글부글하니 식욕은 더 없어질거고, 먹는 게 원활하지 않으니 변비는 더 심해지고...
대변을 많이 볼 때는 일주일에 한 번, 정말 조금 볼 때는 한 달에 한 두 번 봅니다. 사람이 한 달에 똥을 한두번 싸면서 살수 있냐고요?
저도 몰랐습니다. 그게 가능한지요. 똥을 마냥 참을 수 만은 없기 때문에 팬티나 기저귀에 똥을 소량씩 지리기도 많이 지리고(많으면
저녁시간에만 10번을 실수하고 팬티를 10번 손 빨래 합니다.) 마려운 똥을 참으려니 걷다가도 주저 앉거나 누워버려 일상생활도
제대로 안되고, 깨어있을 때 참은 똥이 밤에 자다가 나와 버리기도 하고(사실 저희 부부는 밤에 자다가라도 똥을 싸면 좋았습니다.
똥을 안 싸는게 너무 너무 걱정되서요.) 1년 가까이 이 문제가 지속되었고 이 때는 진짜 매일매일이 힘들었습니다. 와이프랑도 많이
싸우고 그러면 안되지만 딸한테 화낼 때도 있었고요.
뭔가 많이 생략된 거 같지만 지금은 이 문제들이 다 해결되었습니다. 짜잔~ 이 문제는 이렇게 하니 이렇게 해결되었답니다.
이런 건 없고 딸이 크면서 하나씩 해결되었습니다. 어느 순간 밤에 잠을 잘 자고, 꾸준히 변비 치료유지하면서 요즘은 주 3-4회는
대변을 보며, 아직도 고기는 거의 안 먹지만 이제는 혼자서 밥을 떠먹는 날도 꽤 됩니다. 신장/체중 모두 또래나 매우매우 작지만
서서히 커나가고 있고요. 사실 누가 고쳤다기 보다는 딸이 커가면서 깨닫고 스스로 해결하는 거 같아요. 요즘 드는 생각은 이렇게
잘 해결될 줄 알았다면 그 때 딸을 믿고 더 기다려주고, 더 안아주고, 화도 덜 낼걸 입니다. 그 때는 제가 너무 버티기 힘들어서
왜 안 먹는지, 왜 참는지, 왜 안 자는지... 그러면 안되는 걸 알면서도 꼭 한 번씩 감정이 터졌던 거 같아요. 요즘은 이렇게 이쁜 딸이
내 딸이라니 하면서 너무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상한 마무리지만 혹시 육아로 힘들어하시는 분이 있다면 그 문제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해결되니 아이를 믿고 기다려
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혹시 있을 아픈 아이들이나 부모님이 있다면 꼭 힘내시고 빨리 낫기를 바랍니다.
글이 쓸데없이 길어져서 AI 대신 요약해서 적어드리겠습니다.
1. 로보청소기 좋다.
2. 갤럭시 25울트라 좋다. 오랜만에 바꿀수록(전에 쓰던게 안좋을수록) 더 좋게 느낀다
3. 육아는 시간이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