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어제 럽앤헤잇님의 주선자 후기를 읽고 거기에 저는 오늘 치맥하러 간다고 리플을 달려다가 여성분이 싫어하실수도 있겠다. 싶어서

일단 다녀와서 감사의 쪽지라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저랑 매칭되신 분도 괜찮다고 하시고 해서 이렇게 글로 남겨봅니다.


저는 1-3B-2C~3B-서울로 보냈었더랬죠. 사실 제가 딱 서른셋이라  3B가 좀 애매하긴 했어요

저는 별로 상관없는데 3B라고 해서 뽑은 여성분이 저보다 나이가 많으시면 이런 간난쟁이새퀴가?! 라고 화를 내실까봐서요

거기다 닉네임이 열혈둥이가 뭐니 싶어서 사실 신청 쪽지를 보내고 나서도 그냥 포기했었거든요.

그래서 3B여성분과 매칭이 되었다는 쪽지가 날아왔을때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좀 많이 되었죠.

이분은 나에 대해서 얼마나 아시는 걸까. 내 글을 찾아보셨을까? 가끔 울컥해서 막말 몇번 한건 보셨을라나...

서른세살인걸 보고 코코마는 집에 가서  뽀로로나 봐라! 라고 하시면 어떡하지? 그렇다고 카톡으로 나이 물어보는건 실례가 되진 않을까?

아 나는 왜 이걸 한다고 했을까. 그냥 크리스마스에 협곡에서 놀껄 등등

매칭되고나서 몇번의 대화후에 날짜를 잡고 만나뵐때까지 수만번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만나 뵙고 나서도 멘붕의 연속이였습니다.

치맥하기로 하고나서 알아놨던 가게를 찾다가 한블럭 더 가서 멘붕해서 길을 잃고. 겨우 찾아갔더니 어떤 회사의 송년회로 들어갈수 없고.

제2의 지점으로 알아놨던 곳은 걸어서 15분거리인데 하필 오늘은 미친듯이 춥고.. 여성분은 감기걸리신것 같은데 더 걷자고는 못하겠고.

여성분이 이해해주셔서 그나마 정신 챙겼지 아니였으면 저는 쥐구멍속에 들어가서 숨어있었을겁니다.

이렇게 최악의 첫인상을 보여드린후에 치맥과 함께 나눈 대화는 그래도 참 즐거웠어요.

안그래도 뵙기전에 https://pgrer.net/pb/pb.php?id=freedom&no=62579 이글을 봐서 왜 저를 뽑으셨는지 물어볼수가 없었는데

마침 그분도 이걸 읽으셨는지 말씀해주시더라구요.

자기소개에 게임회사 다닌다고해서 왠지 만화를 좋아할것 같아서 대화가 잘통할것 같아서 뽑으셨다더라구요.

탁월한 선택이셨죠.. 제가 어디가면 오타쿠라는 소리를 자주 듣거든요 으하하

덕분에 추억의 만화이야기를 잔뜩 나눴더랬죠. 세상에 닥터스쿠루는 진짜 왠만큼 만화책 좋아하는 사람 아니면 모르거든요 ..+_+..

그래서 1차 치맥후에 2차로 소주에 문어숙회까지 즐거운 대화를 나눌수있었습니다.

더 길게 이야기를 나누면 좋았겠지만 연말 사회인이라는 인종에겐 그렇게 시간이 많이 주어진게 아닌데다가

경기도에 거주하시는분이 친히 강남까지 와주신거라 제 욕심으로 오래 잡아둘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다음에 맛있는 닭발을 사겠노라 기약하고 만남을 끝마쳤습니다.

연말에 여성분과 함께 대화를 나눌수 있는 기회를 주셨던 럽엔헤잇님께 너무 수고하셨다는 말과 함께 감사드리고 싶고

약속장소도 제대로 못잡고 길도 못찾는 못난 녀석을 넓은 아량으로 감싸주신 ..무엇보다 일단 저를 골라주신 그분께

가장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너무도 즐거운 수요일 저녁이였습니다!


모쪼록 매칭되신 다른 분들도 즐거운 시간 보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