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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8/01 01:01:27
Name yangjyess
Subject [일반] C.S 루이스 <고통의 문제>
나니아 연대기로 유명한 C.S 루이스 아재는 또 신실한 기독교인이었습니다.

루이스 아재는 기독교 관련 책을 여러 권 썼는데

그중 <고통의 문제>는 독자를 설득하려는 책이어서 불쾌감이 좀 느껴집니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라는 책은 악마가 사람을 꼬시는 법이 편지 형식으로 서술되면서 기독교인이든 무신론자든 흥미롭게 읽을 수 있거든요, 문학적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고통의 문제>는 그런게 없습니다.

이 책은 간단히 말해서 이겁니다.


- 하느님이 선하다면 자신이 만든 피조물들에게 행복을 주고 싶어할 것이며 하느님이 전능하다면 그대로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피조물들은 행복하지 않다.

  그러므로 하느님은 선하지 않은 존재이거나 능력이 없는 존재다.


기독교를 공격할 때 꽤 많이 쓰이는 저 의문을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답하고자 이 책이 씌여졌습니다.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삶은 미개인의 삶이라는 식으로 불쾌한 표현들이 있는데

1940년에 기독교인이 쓴 글임을 감안해 이해해 봅니다.


*

*

*


챕터 중에 '인간의 악함'이라는 챕터가 있습니다.

'내가 대체 하느님한테 무슨 죄를 지었다고 회개를 해야 한다는 말이냐?'는 의문에 대답하고자 하는 챕터입니다.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있습니다.


- 우리는 습관적인 악덕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한번 저지른 행동인 양 암시하거나 그냥 그렇게 믿어 버리는 반면

  미덕에 대해서는 그와 정반대 되는 착각을 한다.  마치 실력 없는 테니스 선수가 평상시 실력은 '일진이 안 좋은'

  탓으로 돌리고 어쩌다 잘 친 것은 평상시 실력으로 돌리는 것과 같다.  이처럼 자신에 대해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잘못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평생토록 끊임없이 마음에서 웅얼대는 악의와 질투와 음란함과 탐욕과

자기 만족의 소리는 말로 간단히 전환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중요한건 마치 자기 속에 있는 최악의 것을 전부 꺼내

놓은 양 착각하지는 말야야 한다는 것이다.


- 우리는 자신이 부정한 사회 체제에 연루되어 있으며 공동의 죄책을 공유하고 있음을 느낀다. 체제와는 아무 상관이

  없으며 천년왕국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죄책, 평범한 의미에 해당하는 자신의 죄책을

  덮기 위해 공동의 죄책이라는 개념을 이용하지 않도록 조심하라. 공동의 죄책은 아무래도 개인의 죄책과 같은 강도로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대부분은 이 개념을 진짜 문제를 회피하기 위한 핑계거리로 삼고 있다. 자신이 개인적으로

  타락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만이 공동의 죄책을 생각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며 그때에는 공동의 죄책을

  놓고 아무리 많이 생각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 우리는 시간이 흐르면 죄가 말소된다는 이상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에 저지른 잔인한 행동이나 거짓말을

  회상하면서, 마치 지금의 내 모습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듯 웃음까지 터뜨려 가며 말할 때가 있다. 그러나 단순히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그런 짓을 했다는 사실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죄책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어떤 것으로든

  죄지은 사실을 말소시키는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하느님에게는 모든 시간이 현재이다. 어린 시절 여러분이

  파리의 날개를 잡아뽑고 있는 모습을 영원히 보고 있고, 학생 시절 아첨하고 거짓말하며 정욕에 빠져 있는 모습을

  영원히 보고 있다.



대충 이런 식인데, 어느정도 생각해 볼만한 문제라 여겨집니다. 우리는 확실히 우리가 얼마나 악한 존재인가에 대해서

스스로 꽤 관대하게 평가하는거 같거든요. '그러니까 회개하고 하느님 믿자'라는 설득에 넘어가기는 싫지만요.


*

*

*


인간의 그릇된 주체성에 관한 내용이 있습니다.

- 인간은 하느님한테 "여기는 당신 소관이 아니라 제 소관입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을 우주 안에 한 구석이라도

  얻게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런 구석이라는건 있을 수 없다. 그들은 명사가 되기를 바랐지만 실제로는 형용사에

  불과하며 영원히 형용사일 수밖에 없는 존재였다. 피조물이 자기 고집대로 하려 든 것은 피조물의 참 신분을 벗어나는

  행위이고 타락이다. 자아가 존재한다는 사실, 우리가 자신을 가리켜 '나'라고 부를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다. 나 자신이 아닌 하느님을 향해 살기 위해 아무리 사소하고 쉬운 경우에도 반드시 자기를 양도하는 행위를

  해야 한다. 이것은 피조물이 본질적으로 지닌 약점이고, 하느님은 그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도무지 이해가 안되지 않습니까? 크킄 아무리 진실한 기독교인이 있다고 해도 과연 저런 삶이 가능할까요?

너무도 개인주의적인, 이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말입니다.

이런 생각도 해 봅니다.

하느님이 위에서 말한 <위험성>을 허락한 것이 인간에게는 고통이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고.

왜 인간이 자아 숭배를 하게 만들었습니까? 하느님아?

창조할때부터 하느님만 숭배하게 만들었으면 좀 편하냐고요.

하느님아.. 당신 속셈 다 압니다..

인간에게 선택권을 줘 놓고 다른 큰 유혹을 뿌리치고 당신을 선택했으면 하고 바라는 거죠?

그게 당신의 허영입니다. 신인 당신에겐 허영이지만 약해빠진 인간에게는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나 하십니까? 이 X같은 하느님 XX야?



"인간은 명사가 되기를 바랐지만 실제로는 형용사에 불과하다." 라는 문장은 어찌보면 슬프지만, 어찌보면 아주 거만한 발상 같기도 합니다.

우리가 하느님에 의해 꾸밈받는 존재인 것보다는 (명사) 우리가 하느님을 꾸며주는 존재인 것이 (형용사) 더 좋은거 아닌가 생각하면요. 킄.


나의 영혼이 나의 것이라고 믿는 것보다, 나보다 엄청 무지막지하게 위대한 존재가 있고 내 영혼은 그의 것이라고 믿는 것은 성스러운 신앙일

수도 있지만, 조금만 관점을 바꿔 보면 역시 인간이 자신을 높이기 위한 욕심으로 부러 그러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

*

*


끝부분에 가면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 기독교의 우주관이 어떤 의미에서든 참이라면, 우리 행성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인간과 연관되어 있을 것이며, 심지어 인간이 존재하기

  전에 멸종된 피조물들 또한 무의식적인 인간의 선발대로 보는 것이 곧 그들을 바로 보는 길일 것이다.


기독교가 말로만 자신을 하느님한테 바치느니 어쩌니 해도 얼마나 인간 중심적 종교인지, 개인주의적인 서양 문화와 연관이 깊은 종교인지 알게 해주는 문장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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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01 01:30
수정 아이콘
루이스 책은 mere Christianity 링 miracle 만 봤는데 저런 책도 있었군요. 근데 고통의 문제는 매년 수많은 소아암을 발생시키는 그 분 앞에서는 파리 날개나 뽑는 우리가 명함을 내밀 수가....
yangjyess
16/08/01 02:16
수정 아이콘
상대적으로 생각하면 파리 날개 정도가 아니라 귀여운 강아지 한 마리를 발로 걷어차 죽여도 명함 못 내밀거 같아요... 크... 그만큼 이 세상에는 아주 나쁜 놈들이 많으니까요...
무식론자
16/08/01 01:33
수정 아이콘
저도 기독교가 신본주의 소리를 듣는것과는 달리 실제로는 매우 인간중심적인 종교라고 봅니다. 인간중심적인 종교가 아니었다면 그정도로 번성하지도,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져오지도 못했겠죠.
yangjyess
16/08/01 02:18
수정 아이콘
네... 로마의 국교라는 지위를 얻었던 그때부터... 크... 아니 어쩌면 그저 인간의 머릿속에 하느님이라는 개념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그 순간부터...
16/08/01 01:39
수정 아이콘
저는 한국에서 개신교 목회자 집안에서 태어나 자란 모태신앙인데, 개신교인을 볼 때마다
입으로 말하고 추구하는 건 초월적인데 실제로 행동하는 건 굉장히 세속적이다라는 느낌을 자주 받았습니다.
본문을 읽으니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하네요...
yangjyess
16/08/01 02:20
수정 아이콘
반대로 생각해서, 종교가 없고 아주 세속적으로 살아가는 일반인들도 의외로 초월적인 걸 많이 추구하기도 하는거 같아요. 국가를 위한 충성이라든가.. 억압받는 이들을 위한 혁명이라든가... 그런 것들이 너무 거창하다면 연인간의 사랑 같은 것에도 어느정도는 초월적인 요소가 들어가지 않나 싶습니다.
밀레니엄팰콘
16/08/01 01:49
수정 아이콘
비기독교인이신듯 한데도 쉽지않은 책을 다 읽으신 것에 경의를 표합니다.

C.S.루이스는 변증법을 이용해 기독교를 이해시키고자 노력했습니다만 본인 스스로 실패했다 봅니다
자신도 머리로는 그걸 이해했겠지만 말년에 이 고통의 문제를 뛰어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죠. 부인의 죽음에 대해 하느님을 비난하다시피 했으니까요.

위에 불편하게 생각하시는 내용들은 성경-기독교 교리 내용들입니다.
신앙없이 이를 받아드려라라고 하는것 자체가 모순될듯 하네요.
신학을 배우면 신앙이 생기는게 아니듯 말이죠.
yangjyess
16/08/01 02:29
수정 아이콘
비기독교인이기는 하지만 나름 모태천주교로 세례명도 있고 한 10살때 정도까지는 진지하게 하느님을 믿었습니다. 그후 무교로 돌아섰다가 30대 넘어서면서 종교라는 형식에 얽매이지는 않지만 어쨌든 '신'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냥 편리한대로 어려서 배운 교리도 조금 기억나는것도 있겠다 해서 성경도 대충 믿기는 하게 됐어요 흐. 제가 위에 '불쾌감이 느껴진다'라고 적은건 비기독교인들이 읽을때는 아마도 그럴 것이다... 예상되어서 그런 거구요.
소독용 에탄올
16/08/01 01:53
수정 아이콘
당장 경전기술상 자유의지를 물먹이시고 마음대로 하셨던 기록도 있는데, 세상의 악이나 우리의 죄악에 대해서만 그렇게 하지 않으셨을 거라고 가정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40년대에 써서 아직 연구결과가 부족한 상황이라 그럴테지만)
단지 사회적으로 구성된 자유의지에 의존해서 고통의 문제가 해소된다면 창조섭리 차원에서 문제가 생길듯 합니다...
yangjyess
16/08/01 02:32
수정 아이콘
네... 그런데 역시 해소가 안되겠죠... ㅜ
Samothrace
16/08/01 02:45
수정 아이콘
기독교인 집안에서 태어나 지금은 제가 기독교인인지 무신론자인지 몹시 헷갈리는 처지지만
다만 기독교인은 약하고 그래서 초월적인 것을 지향하지만 본디 약하기 때문에 이 지향성은 항상 체념되고,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이와 같은 체념을 통해서 신을 의지하는 삶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듯합니다. 뭐 적어도 제가 보는 기독교인의 삶은 이렇습니다. 체념하는데도 낙관하고, 낙관하는데도 체념하는 뭔가 모순적이고 역설적인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잘 모르겠네요, 제가 이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당장은 죽어서 귀신이 될 것만 같네요. 아무것도 되지 않거나요
간만에 종교글이길래 감상에 젖어봤습니다 크~
yangjyess
16/08/01 03:04
수정 아이콘
얼핏 파우스트라는 단어를 본거 같은데 수정하신건지 제가 졸려서 헛것을 본건지 모르겠습니다. 어려서 읽으면서 저거 메피스토가 내기 이겼는데 왜 파우스트 구원받는거지? 하느님 사기꾼아냐! 하고 생각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면서도 나도 모르게 마음 한구석에선 안도감을 느꼈던... 체념하면 기대치가 낮아지고 기대치가 낮아지면 의외의 것들에서 행복감을 느끼고 행복감을 느끼다보면 기대치가 높아지고 기대치가 높아지면 실망하는 일이 많아지고 그러면 또 체념하고... 무한 반복 아닌가 싶습니다. 모든 이들이 삶이 다 마찬가지 아닌가 생각해요 크..
Samothrace
16/08/01 03:09
수정 아이콘
아 맞습니다. 쓸데없는 인용은 왠지 진정성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해서 지웠습니다.
종교글에는 나름 진지충이 되거든요 흐
로랑보두앵
16/08/01 05:34
수정 아이콘
개독이라는 단어는 조심하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yangjyess
16/08/01 06:33
수정 아이콘
지적 감사합니다. 제가 부주의했네요. 수정했습니다.
송파사랑
16/08/01 06:14
수정 아이콘
글쓴님께서 본문 수정하셔서 리플도 수정합니다.
yangjyess
16/08/01 06:34
수정 아이콘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경솔했네요. 늦었지만 수정했습니다.
16/08/01 09:02
수정 아이콘
저 책은 빌려다놓고 놀았지만 고통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힘든 면이 많죠...
인간이 자아가 있음으로서 받는 고통은 '왜 인간에게 자유가 있는가?' 로 들리네요... 제 한두줄로 정리될수 있는 문제는 절대 아니어서 조심스럽지만 신은 인간이 자기 일만 시키는대로 하는 기계로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어린아이 하나로서 여러 차원을 통과하기를'기대하며' 기다리기 때문이 아닐까요?
또 인간이 신의 기대대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차원에서는 인간이 자기를 위해 사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믿어요. 물론 고통스럽지만 자기만족을 위한 오만한 이유에서가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의 만족을 위해서요.
16/08/01 09:15
수정 아이콘
영화 쉐도우랜드 떠오르네요.(앤서니 홉킨스 주연)

거기서 C.S 루이스가 인간을 조각상에 비교하죠.

인간은 원래 돌덩어리였는데(아니면 원석) 하느님이 정으로 쳐가면서 조각상으로 만들었다고...

그래서 인간이 고통을 느끼는 것은 하느님이 정으로 내려치시는 순간이기 때문에 견뎌야 한다고...

그러다가 미국인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자기가 얼마나 무리한 이야기를 했는지 알게되죠.

미국인 여자가 죽을 병에 걸리자 자기는 그야말로 엄청난 고통에 빠지게 되고 타인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자신도 일부 이해하게 되죠. 단순히 하느님이 멋진 조각상으로 만들고 있는 중이니 참아라 라고 쉽게 말할 수 없다는 사실을...


나니아 연대기 때문에 기독교적인 작가라고 생각못했었는데 기독교에 대해 심도있게 생각하셨던 분인것 같습니다.
16/08/01 12:21
수정 아이콘
나니아 연대기만 봐도.. 아슬란 모티브가 예수죠
정치경제학
16/08/01 10:18
수정 아이콘
C S 루이스가 기독교의 유명인사이긴 하지만 그분의 말로 기독교 전체를 인본적이다 재단하는 건 잘못된 것 같습니다.

사실 저런 질문에 답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독교 변증론은 크게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게, 결국 넌크리스챤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인본적인 논리를 사용하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순환 논증에 빠질 수 밖에 없죠.

제 생각에는 결국 믿음의 영역인 것 같아요. 대표적인 예로 구원의 방식에 대한 건데, 하나님은 왜 공평하게 모든 민족, 모든 인간을 구원하지 않으시는가? 라는 질문은 성경학자들이 수천 수백년간 연구해왔겠지만 아직까지도 답은 없는 상태죠. 이 질문에 변증적으로 접근하기 보단, 그냥 하나님은 선하시고 의로우신 분이라는 걸 받아들일 수만 있으면 해결될 문제입니다.
스테비아
16/08/01 10:24
수정 아이콘
어제 첫 문장 보고 삭게행인가 싶었는데 수정됐... 곧 개봉하는 영화 <사일런스>의 원작 <침묵>이 같은 출판사 책인데요. 저 주제에 대해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고통을 견디는 것이 신의 뜻이라고? 그럼 이건 어떠냐!!" 순교하겠다고 왔는데 자긴 안 죽이고 너 때문에 엉뚱한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신은 침묵하고 있는 경우에도 그 알량한 신념을 지킬 거냐 물어보는 내용이지요.
16/08/01 12:22
수정 아이콘
종교 글인데 의외로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네요? 크크
그와 별개로 글 잘 읽었습니다.
-안군-
16/08/01 14:18
수정 아이콘
C.S 루이스는 본격적인 신학자라기보다, 원래 철학자, 또는 인문학자에다가 무신론자였는데, 기독교로 개종(?) 하면서, 자신의 철학적 지식과 기독교철학을 결합한 글들을 써낸... 그런 쪽인지라.;; (요즈음 우리나라의 석학이신 이어령씨가 비슷한 스탠스가 됐죠.)
그러다보니, 오히려 기독교철학의 발전과정(?)과는 약간 궤를 달리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지나치게 복음주의적인 성향도 좀 보이고요... 그의 저서들은, 워낙 문장력이 좋기 때문에, 그냥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었구나... 정도의 관점으로 읽어보기에는 좋으나, 그것을 기독교계 전체의 일반적인 견혜라고 판단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지 않나... 뭐 그렇게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당시 기독철학의 주류사상을 알아보려면,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라인홀트 니부어나, 칼 바르트의 저서들을 읽어보는 것이 더 좋을 것입니다. 게다가 두 신학자의 관점 또한 꽤나 극명하게 갈리니... "기독교의 사상이란 이러이러하다." 라는 말을 하기에는, C.S 루이스의 저서 하나만으로는 좀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오히려 스크류테이프의 편지나 나니아 연대기등으로 일반 대중이 기독교 교리에 쉽게 접근하도록 만든 것이 C.S 루이스의 공이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Samothrace
16/08/02 00:44
수정 아이콘
무신론으로 치면 리처드 도킨스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잉크부스
16/08/01 21:51
수정 아이콘
야훼를 믿는 종교는 불교와 달리 신을 인정하고(믿고) 회계하면 모든 죄가 사하여지는
진입장벽이 매우 낮은 인스턴트급 종교입니다.
심지어 예수 오른편에 못박힌 강도는 죽기 직전에 단박대출처럼 죄를 면하고 천국으로가는 직행열차를 탔지요..
하지만 이 종교를 들여다 보면 진입장벽만 낮고 그 안에 머무르기는 참으로 어려운 종교입니다.
신의 존재를 인정했으면 신의 말씀에 따른 삶을 살아야 하는거죠..
신의 말씀에 복종하며(구약) 욕심을 버리고 원수도 사랑해야 합니다.(신약)
하지만 그런 삶이 쉬울리가 없죠

그리하야 점차 세속화된 종교는 인스턴트 믿음은 유지하면서 천근처럼 무거운 말씀의 복종은 점점 깃털처럼 가벼워졌습니다.
여기 아주 간단한 해결책이 있는데 그게 참회이자 기도입니다.
말씀에 따르지 않고 마음데로 살아도 주말에 가서 교회가서 통성기도 한번 드리고 참회한셈 치면 모든 죄가 사하여지는 믿음의 간편함이죠
그래서 주말에 교회나가보면 제법 많은 독실한 신자의 삶이 신의 말씀을 따르는 삶과는 지구와 안드로메다 정도의 거리를 가지고 있는 이유이지요

목회자의 의도적 묵인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말씀의 천근같은 무게를 논하면 신자들이 도망가버리니 말이죠

사회에 죄가 많을 수록 이 종교가 흥하는 아이러니는 이런 까닭입니다.

저는 이종교를 "믿는다" 라는 주변인에게 물어보곤 합니다.
"전략...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고 장사한지 사흘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니시며...후략"
이런 사실을 믿는것이 너의 믿음의 본질이냐?
너는 이사실을 믿고 무엇이 달라졌느냐?
이 사실을 믿고 너가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건만 어찌 말씀을 지키지 않느냐?
이 사실을 의심없이 믿음에도 말씀을 따르지 않는것은..
마치 너가 이건희 회장의 숨겨진 자식이고 유산을 대부분 상속받을것을 믿으면서도 돈쓰기를 주저하는것과 같은 아이러니이다.. 라구요

이 종교의 믿음은 인스턴트이지만 스스로 믿음에 대한 의심을 떨쳐버리는것은 천근같이 무거운 일이지요..
스스로 이 종교를 믿는다는 분들은 사실 본인의 믿음에 대상을 의심하지는 않는지 ..
의심하지 않는다면 어찌 말씀을 따르지 않는지 묻고 싶군요..

그런면에서 11제자(한놈은 부활을 못 보았으니)는 복 받은 사람입니다.
도마는 심지어 롱기누스 창에 찔린 예수님 배에 손도 넣어봤지요..
부활(마가 복음 원문에는 부활을 목격하지는 못했지만서도..)이라는 강력한 믿음의 증거를 보았으니 불구덩이라도 무섭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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