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5/18 01:30:29
Name Ensis
Link #1 트위터
Subject [일반] 5.18을 맞아 다시 되돌아보게 되는 어느 여고생의 시 한편.jpg
sFTcVP6.jpg


2007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 

서울 청소년 백일장 대회 대상작


당시 경기여자고등학교 3학년 정민경 <그 날>




당시 기성 시인들도 이 시를 보고 난 이후 전부 소름이 돋고 충격을 느꼈다고 했었죠...


다시 읽어봐도 저 자리에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 어떻게 저런 시를 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놀랍네요.


그리고 37주년째를 맞는 5.18을 새삼 되돌아보게 되기도 하고...


언제 여유 있을때 임철우 작가의 소설 봄날이나 다시 봐야겠네요 생각난 김에...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하고싶은대로
17/05/18 01:38
수정 아이콘
이게 여고생의 시라구요???와...제대로 감정이입해서 쓴건가...
17/05/18 01:43
수정 아이콘
다시봐도 고3의 나이에 이런 시를 썻다는게 신기하네요..
역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근데 일상생활에서는 그 생각을 잘 못하고... 머리가 굳어가고 있나봅니다
오늘 하루는 힘들게 쟁취한 대한민국의 주권이 다시는 흔들리지않도록 특별히 생각하고 감사해야겠네요
리듬파워근성
17/05/18 03:36
수정 아이콘
어떻게 저런 시를...
광대가 저릿저릿하네요 정말...
2016LGTwins
17/05/18 07:14
수정 아이콘
정민경씨가 쓴 다른 시 한 편도 소개합니다

니얄 봄

발표연도 : 2007
시인 : 정민경 (1989~ )


큰마니 죽지마오.
니얄 봄 곱게 화장해
내 저 리북 보내줄테니
죽지마오.

내 저 가시난 쇠붙이 위 새에게 물어보았소.
-너는 어드메서 왔네.
-내레 큰마니 아들 뒷뜰에서 왔시오.
-울 큰마니 아들 잘 살고 있드나.
-그렇디요. 니얄 봄 큰마니 뵈러 온다 했수다.

내 저 약수 같은 강물에게 물어보았소.
-너는 어드메서 왔네.
-내레 큰마니 딸 앞뜰에서 왔시오.
-울 큰마니 딸 잘 살고 있드나.
-그렇디요. 니얄 봄 큰마니 뵈러 온다 했수다.

큰마니 죽지마오.
니얄 봄 곱게 화장해
내 저 리북 보내 줄테니
죽지마오.
즐겁게삽시다
17/05/18 07:16
수정 아이콘
후기가 아니고
시라고요?;;
17/05/18 07:44
수정 아이콘
저도 저거 보면서 인생 얼마 살진 않았지만
천재를 본 느낌이 어떤 건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는...
싸이유니
17/05/18 09:44
수정 아이콘
이양반 진짜 천재인건강...
헬로비너스나라
17/05/18 10:09
수정 아이콘
제가 감성이 부족한건가요..
딱히 감정이입도 안되고 잘썻다는 느낌도 안들고
소름은 더더욱 안돋네요..
Thursday
17/05/18 10:20
수정 아이콘
네.
헬로비너스나라
17/05/18 10:21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제가 감성이 부족한 걸로.
Thursday
17/05/18 10:23
수정 아이콘
단답이긴 했으나, 그런 걸까요? 하고 의문을 가지는 것부터가 시작이죠. 정말 감성이 없는 분들은 저런 식의 의문도 안 가집니다.
헬로비너스나라
17/05/18 10:26
수정 아이콘
다행이군요 ㅠ저에겐 아직 희망이
Thursday
17/05/18 10:30
수정 아이콘
배경지식에 따른 공감 영역의 방향성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친구와 가족 혹은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막연한 지식의 영역에 머무르는 지점에서는 딱히 공감이 잘 되지 않는, 여러 추모 공원과 당시의 증언을 서글프도록 담담하게 말하는 이들을 단순한 경험 아닌 체험으로서 목도한다면, 비너스님의
공감의 영역이 보다 넓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냉혹하게 단답으로 말한 지점에 대해서는
사과드릴게요. 미안해영 데헷...
포켓토이
17/05/18 10:09
수정 아이콘
뭐 이렇게 천재라고 놀라시는건지..
딱 봐도 나이 좀 있으신 엄마한테 들었던 얘기 그대로 옮겨 쓴 것 같은데...
헬로비너스나라
17/05/18 10:18
수정 아이콘
상상이라기보다는 누군가의 증언을 필력좋게 쓴것같은데, 제가 감수성이 부족한가 봅니다.
Thursday
17/05/18 10:27
수정 아이콘
그대로 옮겨 쓴다고 잘 되지 않습니다. 정확한 방언 사용. 그리고 시적 정황 구성. 인물의 태도. 그리고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어휘 사용 모든 것이 훌륭합니다.

사실 이정도 쯤이야. 하고 단순하고 가볍게 생각하는 걸 정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주워들은 걸로 저정도 쓴 거라면, 우린 저 시인의 공감 능력과 그것을 대다수에게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정리 한 것에 박수쳐줘야 합니다.
덕베군
17/05/18 10:36
수정 아이콘
삭제(벌점 4점), 표현을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포켓토이
17/05/18 12:05
수정 아이콘
이 기분나쁜 댓글은 뭔지.. 스토커도 아니고
덕베군
17/05/18 12:08
수정 아이콘
삭제(벌점없음), 통합삭제
포켓토이
17/05/18 12:13
수정 아이콘
삭제, 신고언급(벌점 4점)
덕베군
17/05/18 12:15
수정 아이콘
싸움건적 없고 시비도 없었습니다
저도 귀찮기는 하지만 언떤 요인으로 신고하실지는 궁금하네요
호리 미오나
17/05/18 14:20
수정 아이콘
함부로 시비를 누가 걸었는지 원...
덕베군
17/05/18 19:00
수정 아이콘
별거 아닌거에 운영자님들도 피곤하시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분은 셀프 삭제를 당하셨네요 세상참 돌고 돌죠 하하
포켓토이
17/05/18 19:15
수정 아이콘
삭제당하고도 뭘 잘못했는지도 끝까지 모르시는군요.
그리고 제가 삭제당한건 신고하겠다고 댓글에 쓰면 안된다는 규칙때문입니다.
그런 규칙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
덕베군
17/05/18 19:54
수정 아이콘
네 모르시는게 좀 있으신듯 합니다
17/05/18 12:01
수정 아이콘
보거나 들은 일을 내가 생각한대로 글로 옮겨 적는 일이 생각보다 어려운일이더라구요.
미나가 최고다!
17/05/18 11:05
수정 아이콘
언어영역 문학을 공부하면서는 시의 핵심요소가 이미지와 리듬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요샌 형식을 맞추는 게 별 의미가 없어졌고 결국엔 감정을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독자가 시를 보고 그 광경을 그려보면서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감정을 느끼는 거죠..
17/05/18 11:30
수정 아이콘
최근 현대 순문학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인터넷 시인들이나 한줄 요약의 촌철살인이 유행하는 걸 봐서는 여전히 시의 형식은 유효하다고 생각해요. 의미를 가두는 형식이 있는 반면 의미를 만드는 형식도 있잖아요. 위의 시는 형식은 자유롭게 쓰였지만 사투리가 가져다주는 리듬감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남도 방언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 의해 표준어투로 읽혔을 때는 어색할 수도 있겠네요.
TheNeverEnders
17/05/18 11:28
수정 아이콘
이걸 어떻게 쓴건지 놀랍습니다..
17/05/18 11:28
수정 아이콘
충분히 잘쓴 시인거 같고 많은 분들이 공감하는거 같은데 굳이 평가절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이미 대상작이란게 전문가들이 봤을때도 훌륭한 작품이란 얘기죠..
포켓토이
17/05/18 12:58
수정 아이콘
이 시를 보면 예전에 정은지 연기 천재 논란이 생각납니다.
작품 자체는 분명히 대단해요. 현장감있고 마음을 움직이는 글이죠.
다만 이 글을 쓴 소녀가 과연 문학에 천재적 재능을 가지고 있는가?
그건 많이 의심스럽죠.
응칠에서의 정은지는 본인 캐릭터에 딱맞는 배역 부여 + 실제 사투리라는
버프로 본인의 가진 연기력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내면서 연기 천재 소리를 들었지만
사실 그 후 작품들에서 밝혀졌듯이 연기력은 잘봐줘도 평범한 수준이죠.
이 글도 제가 보기엔 마찬가지입니다.
역사적 비극 5.18이라는 무거운 주제에 대해서...
1) 당시의 생생한 체험담이 구수한 전라도 방언으로 풀어져 나오는 현장감에다가
2) 그게 한 세대를 거쳐 그 시절과 전혀 상관없을 17세 소녀의 손에서 다시 쓰여졌다는 점
3) 체험담이 길게 늘어지지 않고 액자처럼 딱 한순간을 잘 잡아내서 시의 형태가 될 수 있었다는 점
이게 잘 어우러져서 좋은 작품이 된건데 여기서 3번 정도가 작자의 능력이지
1번 2번은 그냥 작품 외적인 요소입니다. 우연.. 까지는 아니더라도 작자의 능력만으로
다른 작품에서 재현이 가능하지 않다는거죠.
그러니 작품은 인정해도 작자가 천재다라는건 상당히 앞서나간 의견이라도 생각합니다.
다만 저게 어머니의 구술을 그대로 옮겨적은게 아니라 작자 본인이 완전히 창작 또는 재구성해서
쓴 글이라면야 어느 정도 천재라고 봐야겠죠. 그럴 가능성은 그리 높아보이진 않지만요.
사악군
17/05/18 18:52
수정 아이콘
저는 1.여고생이고, 2.경기여고 학생이어서 재능이 굉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전라도 거주자였다면 그저 가족의 구술을 옮겨적었다고 볼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경기도에 거주하는, 사투리를 쓰지 않는 학생이 저렇게 감각있는 사투리 사용을 정제해서
글을 쓴다는 건 놀라운 일이에요.

더 놀라운 것은 댓글을 보니 다른 시는 이북사투리를 사용했습니다. 관련 주제도 역사적이기는 하나 지역적으로
전혀 다르고요. 어느 지역 출신인가가 문제가 아니라 포켓토이님의 예상과 달리
본인이 창작 또는 재구성해서 썼을 것이라 추측하기에 충분한 자료입니다.

자신이 사용하는 사투리라도 훌륭한 글쓰기이지만, 그것도 아닌 것 같아보이기에 더욱 놀랍다는 것입니다.
Courage0
17/05/18 14:52
수정 아이콘
글쓰는 거 정말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고등학생이 쓴 글이라니....
후덜덜하네요.
일단 묘사가 정말 믿기지 않네요.
사람이 말로 하는 것과 글로 쓰는 것은 정말 차이가 많더라고요. 말로야 그냥 이럭저럭 순간에 휙 지나가니 이야기가 되지만...
그것을 글로 전달하는 것은 엄청난 노력이나 재능이 있지 않는 이상 힘들더라고요.
위의 글을 보니 재능은 하늘이 주는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ㅠㅜ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1895 [일반] SBS에서 또 다시... [111] Dalek17937 17/05/18 17937 5
71894 [일반] 동물의 고백(19) [18] 깐딩5099 17/05/18 5099 11
71893 [일반] 5.18을 맞아 다시 되돌아보게 되는 어느 여고생의 시 한편.jpg [33] Ensis8143 17/05/18 8143 20
71891 [일반]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새 정부에 자료 안 넘겨 [48] ArcanumToss13148 17/05/18 13148 4
71890 [일반] 서울지하철 9호선의 심각한 문제 [8] 다음v8169 17/05/18 8169 2
71889 [일반] 임을 위한 행진곡 [12] 솔빈4584 17/05/18 4584 12
71888 [일반] 쉬는 날 뜬금없이 올리는 재즈. 피아노. 오른손의 마술사:[Bud powell] [5] legend4373 17/05/17 4373 4
71887 [일반] 주절주절 1 [8] it's the kick3869 17/05/17 3869 21
71886 [일반] LCHF(저탄수 고지방 식이요법) 100일 후기 [64] 유리한24031 17/05/17 24031 21
71885 [일반] [정치글 주의] 홍준표, “친박은 바퀴벌레”…홍문종 “제정신이냐, 낮술 드셨냐” 깊어지는 갈등 [72] 바스테트13815 17/05/17 13815 2
71884 [일반] 세월호 미수습자 중 첫 신원확인이 되었습니다. [23] 츠라빈스카야9299 17/05/17 9299 9
71883 [일반] 어떤 의사의 잃어버린 명예 [32] 토니토니쵸파12823 17/05/17 12823 12
71882 [일반] [단독인터뷰] 최영재 경호원, "관심에 감사..." [77] 자전거도둑12422 17/05/17 12422 41
71881 [일반] 文대통령, 법무부·검찰 특수활동비 적합 사용 여부 조사 지시 [95] Lv316298 17/05/17 16298 8
71880 [일반] 동물의 고백(18) + 외전(2) [25] 깐딩4178 17/05/17 4178 8
71879 [일반] 일드 매니아들을 위한 저작권 작품 감상 정보 [9] 어리버리23465 17/05/17 23465 5
71878 [일반] 9호선처럼… 다른 노선도 급행열차 달린다 [66] 군디츠마라10214 17/05/17 10214 1
71877 [일반] [사설] 이른바 '문빠'의 인터넷 홍위병 행태 점입가경 [225] 치 드19590 17/05/17 19590 6
71876 [일반] 최근에 본 영화 12편 감상문 [15] 잠잘까10270 17/05/17 10270 7
71875 [일반] 뜻하지 않게 대박을 쳤습니다 [129] vanilalmond33087 17/05/17 33087 24
71874 [일반] 미디어오늘 기자의 페북 [88] 유유히11138 17/05/17 11138 5
71873 [일반] 고음병은 과연 정말 병인가요! [67] 산타의선물꾸러미10423 17/05/17 10423 2
71872 [일반] 그와중에 정의당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고인드립을 시전했습니다. [98] 바스테트13370 17/05/17 13370 1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