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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10/22 20:59:48
Name 앙겔루스 노부스
Subject [일반] 제 꾀에 빠진 고이케 유리코와 제 뜻에 올라탄 에다노 유키오 (수정됨)
오늘 일본에서 衆院選 = 총선이 실시되었습니다. 잠시후 출구조사가 나올테고 결과가 확정될테지만 현재로서 자민공명 연합의 압승은 확실하죠. 지난 7월 동경도의회 선거에서 자민당이 참패 할 때만해도 가케 - 모리토모 사건과 겹쳐 아베정권은 위기이며 실각가능성까지 점쳐졌던 데 비하면 상황이 완전히 바뀌어버린 셈입니다. 그러한 위기로 몰아넣은 것은 기본적으로 고이케 유리코라는 인물의 부상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볼 때 그 위기에서 벗어난 것도 고이케 유리코의 실책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낙착되는 분위기네요.

사실 고이케가 아베와 그렇게 다른 인물이냐, 라면 그리 큰 차이점이 있는 인물은 아닙니다. 이 게시판에서도 아베보다 더하니 어쩌니 하는 이야기도 나오고 혔는디, 그 정도가 크게 의미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보구요. 그런 고이케가 아베와 차별화 되는 부분을 굳이 찾자면 크게 탈 원전과 포용적 정치 정도를 들 수 있겠네요. 탈 원전이야 뭐 옆나라 이야기인 한국과 달리 후쿠시마 원발이 터진 당사자인 일본으로서는 중차대한 이슈가 아닐 수 없기에, 탈 원전을 내세운 고이케가 아베와 차별화 되는 것은 분명하죠. 그리고 아베가 일생일대의 과업으로 생각허는 개헌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안보법제등 여러 무리수를 범하며 독선적인 모습을 보이는 탓에, 고이케가 내세운 포용적 정치 - 구체적으로는 뒤에 이야기할 민진당과의 연대 등으로 구현하려 한 - 라는 독트린은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할 수 있었죠.

게다가 아베가 벌써 1, 2차 내각을 합쳐서 햇수로 8년 만 6년 이상을 장기집권하고 있기도 하죠. 전후 최장수 내각총리대신인 사토 에이사쿠으 기록을 넘볼 수준이고, 이미 낙착되다 시피 한 총선의 결과로서는 최장수 내각은 확정적이라고 봐도 뭐... 그러다보니 어떤 형태의 피로감? 같은 게 있었다고 보이는 게, 가케 모리토모가 중대한 비위이고 이에 대한 대응이 불투명하긴 했지만, 명백한 증거가 나온 것도 형사처벌이 확실히 진행된 것도 아닌지라, 이것 만으로 그나마 잃어버린 30년 와중에 성과를 냈다, 라고 할 수 있는 아베 내각을 물러나게 하는 것은 언어도단이 아닌가? 하는 면이 있다고 보거든요. 이제 할만큼 했으니 너 내려와라, 이런 분위기가 일본 대중들 사이에는 어렴풋이, 일본 정계에는 보다 뚜렷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비 자민계 인물중에 필두에 서 있었던 게 고이케, 이게 고이케 대망론으 얄팍한 근거 아닌가 싶습니다. 앞서 두 가지를 말씀드렸지만, 그것 만으로 고이케라는 인물이 내각총리대신 물망에 오를 정도로 강력한 인물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어쨌거나 판이 그렇게 세팅된 이상, 플레이어들은 그 판에서 최선을 다 할수 밖에요. 애초에 아베가 이번에 중원을 해산한 것도, 이대로 가다가 고이케 세력이 전열을 정비할 내년에 정기총선을 치렀다가는 진짜 고이케한테 패할 수 있기 땀시, 어거지란 비판을 듣더라도 지금 의회를 해산해서, 고이케가 준비가 덜 되었을 때 총선을 치르자, 라는 계산이란 것은 역시 명백한 증거야 없지만, 사람들이 전부 수군거리는 이야기기두 허구... 총선의 테마는 아베냐 비 아베냐, 어찌보면 가장 전형적인 신임선거 비슷하게 되었달까나요. 몰아내고자 하는 입장에서는 반 아베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라고 생각헌거구, 아베 입장에서는 아직 반 아베가 제대로 전열을 못 갖췄으니 지금 미리 승부를 내서 시간을 벌자, 라는 것이었으니, 적어도 중원 해산 전까지는 서로 계산이 통하는 부분이 없잖았다 할 수 있것습니다.

그게 꼬인 것은 명백히, 이미

http://www.sedaily.com/NewsView/1OMEIYBONC

이런 기사에서 잘 정리되어 있듯이, 고이케의 실책 때문입니다. 만약, 고이케가 민진당을 무난히 흡수할 수 있었다면 - 다르게 말한다면 이번 중원선의, 알량하지만 그나마의 대의랄 수 있는 "반아베" 에 충실혔다믄 중원선은 당초의 박빙의 계산을 이뤄낼 수 있었겠죠. 그러나, 여기서 고이케는 자기의 우익본색을 버리지 못하고, 민진당의 의원들에게 개헌과 안보법제 찬성이라는, "후미에" 를 요구해버렸습니다. 심지어 표현을 강도높게 하지 않는 것이 통상의 관례인 일본에서 자기와 맞지 않는 인물들은 "배제한다" 라는 상당히 쎈 톤의 발언을 하면서 분위기를 제대로 망쳐버렸죠.  이번 선거국면에서 고이케가 겉으로는 아베와 맞서는 인물로서 자리매김지워졌지만, 실제로는 아베와 별 다를 바 없는 인물이라는 성격이 있었고, 전자가 후자를 가려줄 때까지는 고이케는 바람을 몰 수 있었지만, 저 발언을 통해, 스스로 아베와 별 다를 바 없는 인물이라는 성격을 대놓고 들이밀어 버리는 바람에, 이제 고이케는 별 가치없는 인물이 되어버렸다는 거죠.

사실 저는 중원선이 치뤄지기 이 전에, 일종으 음모론적 가정으로서 우려했던 부분 중 하나가, 고이케가 사실은 호헌 세력 ≒ 진보 세력을 약화시키려는 일종의 트로이목마가 될 것이 아닌가? 하는 부분이었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꼴이 되었십니다. 이미 이 글을 보실 때면 대충 결과들을 아실 분들도 많을 텐데, 민진당의 진보세력이 새로이 창당한 입헌 민주당은 기적적으로 고이케의 희망의 당을 누르는 놀라운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말 그대로 역부족으로서, 기존 민진당에 비해 3분의 2 안팎으로 의석이 줄어드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되었거든요. 아베에 맞서는 기수가 아니라, 일본 호헌세력을 약화시키는 트로이목마가 되어버린 꼴이랄까나.

물론 고이케가 명시적으로 그런 것을 의도했다고 보긴 힘들겝니다. 고이케도 어쨌거나 야망의 정치인이고, 중원선 이후 자기 정치를 하려면 당연히 자기의 지도력이 높아지는 형태로 자기 당을 구성하려는 욕구를 갖는 것은 당연한거죠. 그러나, 정치란 것의 본질은, 되게 시시한 이야기지만 저로서는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뻗기"

라고 생각합니다. 누군들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하려하지 않겠습니까. 그게 될 일이냐, 아닐 일이냐 를 헤아리는 것이 정치인의 중요한 통찰이자 덕목이란 거죠. 그리고 고이케는 그걸 완전히 실패한거고. 민진당을 제대로 끌어안아 골칫덩이를 안고 총선에서 이기느냐(사실 민진당을 제대로 끌어안았다 한 들 총선을 이겼을지도 의문이고, "말썽꾸러기" 들이 순순히 따라갔을 것이냐도 의문입니다만) 맘에 드는 것만 체리피킹하여 기반을 단단히 하는 대신 성과는 덜 내느냐 의 갈림길이어서 일단 뭘 골라도 타당성이 없는거야 아니었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번 중원선의 판은

아베냐 아니냐

그것이 문제였던 선거였다는 것을 그는 감안치 못했다는 거죠. 그 과정에서, 제대로 된 정치력도 제대로 된 비전도 보여주지 못한채, 그냥 아베의 몽키버전일 뿐임을 보여주는 최악의 행보를 보였다는 것이 결정적으로 현실에서 작용했고.


웃긴건, 고이케가 하려했던 것을 정작 이룬 것은 입헌민주당과 에다노 유키오라는 것입니다. 이 또한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제는 매당노가 되어버린 원 민진당 대표 마에하라 세이지는 호헌 정당 대표이지만 개헌파에 가까운 인물입니다. 애초에, 민진당도, 그 옛날 - 한 때는 제가 정말 좋아했지만 이제는 늙고 몰락한 오자와 이치로의 주도로 민주당을 만들 때 부터 이런 저런 세력들을 다 긁어모은 반 자민 기획정당의 하나였던 면이 크고 그 때문에 마에하라 같은 대놓고 우익사람부터 하토야마 같은 분명한 좌익사람까지 이 사람 저 사람 다 모여있던 정당인거죠. 그게, 2009년 총선에서 사상 최대의 승리로 자민당을 몰아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뒤로의 몰락이야 뭐 이 또한 다들 아시는 대로...

원래 이질적 세력의 연합은 순전히 덩치 뿔리기 말고는 딱히 기대할 부분이 없죠. 그러나, 덩치가 완전히 쪼그라 든 주제에 본래의 이질성까지 극복하지 못했다는 점은 민진당 부진의 큰 원인중 하나이자 골칫거리 였십니다.

대충 파악들 하셨긋지만, 이번 입헌민주당은 그 문제를 일거에 해결해버렸습니다. 원 내각관방인 에다노 유키오의 주도로 이번 중원선을 앞두고 급조된 정당에 지나지 않은 입헌민주당은, 바로 그 고이케가 "배제" 했던 사람들이, 우리는 우리의 의지 - 호헌과 진보 - 를 버릴 수 없다, 라는 기치하에 모여든 잔류세력에 지나지 않았고, 지지율도 한 때 3%를 찍는 등 절망적인 상황이었죠. 그러나, 몸이 가벼워진데다, 고이케가 그나마 갖고 있던 깃발을 사실상 스스로 내려버리는 바람에, 그나마 아베와 자민당 밖에서 제대로 된 깃발을 휘날리고 있는, 사실상 유일한 정당(공산당은 이래저래 아웃스탠딩하니까 논외로)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특히 호헌성향의 일본인들의 지지가 온전하게 몰릴 수 있었죠.

워낙 세가 미진한지라, 이번 총선에서 입헌민주당은 77명의 후보밖에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 후보들중 메우 많은 수의 후보가 당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를 정도로, 입민당은 사람들의 신망을 모으고 있습니다. 대략 50~60석이 기대되는 상황이죠. 곧 확정되겠지만, 이 글을 쓰는건 아직 개표초반이니까.

아베가 불의한 인물이다, 라는 이미지가 씌워져 있는 상황이란 것은 일본 정치를 관심있게 지켜봐오신 분들이라면 다들 아실겁니다. 그렇기에 그에 맞서 불의하지 않은 인물인 고이케가 힘을 낼 수 있었던 것인디, 그 고이케가 배제 발언으로 의로운 인물또한 아님을 일본 47도도부현에 널리 자백해버리는 바람에 인망을 잃었는데... 입헌민주당은 어려운 처지에서 자기들의 소신을 지키겠다고 계란을 들고 바위와 맞선 세력으로서 크게 신망을 얻게 되는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킹무갓키를 쫌금 인용하자면

https://namu.wiki/w/%EC%A0%9C48%ED%9A%8C%20%EC%9D%BC%EB%B3%B8%20%EC%A4%91%EC%9D%98%EC%9B%90%20%EC%B4%9D%EC%84%A0%EA%B1%B0

"심지어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도지사까지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를 간접적으로 세키가하라 전투의 이시다 미츠나리(…)에 비유하며 모두가 동군(희망의당)에 투항하는 와중에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고 있는 사나이다운 인물이라고 칭찬을 건넸다."

그 이시하라 신타로 마저도 저들은 의인이라고 칭송을 마다치 않았습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들이 구조와 이익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라는 세계를, 지나치게 서사화하여 정치 이해를 단순하게 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런 이야기들이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뜨겁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는 것도 무시할 일까지는 아니지 않을까, 저 자신 감성적인 사람인 처지라 그런 생각을 거두기는 아무래도 힘들긴 헙니다.

그렇기에, 이번 총선이 예상대로 끝난다면, 비록 60석 안팎으로 줄었지만, 확실하게 진보와 호헌에 대한 결의를 갖고 있는, 단단한 정당이 일본 중원에 등장하는, 오랫동안 후퇴하기만 해 왔던 일본의 진보세력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쾌거라고 할 수 있는 일이 벌어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도 사실 이게 뿌듯혀서 이 글을 쓰게 된 것이기도 하구요.


정치란 것을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하는데, 이번 일본 중원선을 둘러싼 이야기들을 보면서도 그걸 참 깊게 느낍니다. 물론, 작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의 한국이 사건 자체로는 훨씬 극적이긴 했지만, 한국의 민주당과 문재인이 시대의 흐름에 올라 탄 면이 있다고 본다면, 일본의 입헌민주당과 에다노 유키오는 시대의 흐름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또 다른 드라마를 담아내는 것이랄까나, 그런 생각이 드네요.

여전히 현실은 험난하고 처지는 곤궁합니다만 앞으로 입헌민주당의 발전과 성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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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의습격
17/10/22 21:07
수정 아이콘
한국으로 치면 호남계 내보내고 인적쇄신에 성공한 더민주 보는 느낌입니다. 물론 한국의 더민주에 비해 힘이 너무 약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진 못했지만.
앙겔루스 노부스
17/10/22 21:09
수정 아이콘
비슷한 면도 있고 아닌 면도 있다고 보는게, 어쨌거나 현 국당 호남계는 더민주와 사회정치적 의제 - 대북 유화, 정치 사회적 진보 - 에서는 공유하는 부분은 있거든요. 그러나, 민진당 내에서는 명백히 호헌과 개헌으로 정견이 갈리는 상황이었긴 하다고 봅니다.
담배상품권
17/10/22 21:11
수정 아이콘
다만 힘이 너무 미약해서 호헌도 못지키고, 진보도 못지킬 것 같다는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결국 자민당이 개헌할건 뻔한데, 그걸 막을 수 없죠.
앙겔루스 노부스
17/10/22 21:1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씨앗을 뿌린거라고 봐야죠. 일본의 개헌제도를 정확히는 모릅니다만, 만약에 중원 참원을 통과한 이후 국민투표 절차가 있다면, 거기서 입민당이 필사적으로 맞서 싸울 여지는 있을테죠. 국민투표 절차가 없다면 개헌은 못 막겠지만...

그래도, 앞으로 지나치게 보수가 우위인 일본 상황에서, 제대로 조직된 진보 정치세력의 맏형으로서 일본 정치의 우편향을 완화시켜주는 역할만으로도 그들이 할 일은 막중하다고 저는 봅니다.
도연초
17/10/22 21:53
수정 아이콘
중의원 재적의원 3분의2찬성 -> 참의원 재적의원 3분의2찬성 -> 국민투표 과반이상 입니다.
앙겔루스 노부스
17/10/22 22:00
수정 아이콘
아직 희망이 사라지진 않았군요. 어떻게든 분위기가 바뀌어서 국민투표에서 부결되기를 바래봐야 겠습니다.

만약 부결시키는데 성공하면 칭구들 모아서 또 파티한번 할 핑계가 홍낄낄~
도연초
17/10/22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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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번 선거로 아베 내각이 당면한 위기에서 벗어나는데는 성공했지만, 개헌을 향해 전진했는가? 하면 그건 좀 미묘합니다.

흔히 개헌세력으로 분류되는 자민 + 공명 + 희망+ 유신 내부에서도 개헌의 시기, 내용, 범위, 방향성에 관해서 통일된 의견이 없는 상태거든요. 또 국민 여론도 개헌에는 찬성하는 사람이 많지만, 아베 내각하에서의 개헌에는 반대한다는 의견이 많고요.

게다가 다음 국회가 시작되면, 현재는 북풍, 선거 때문에 수면하에 있던 사학비리 문제가 다시 부각될겁니다. 그 동안 새로운 증거가 또 나왔거든요.

아직도 개헌이라는 최종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아베수상에겐 산넘어 또 산이죠.
앙겔루스 노부스
17/10/22 22:29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우려하는 부분은 아베라는 인물이 개헌을 "필생의 숙명" 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이긴 합니다. 고이케가 더 극우인 면이 있을지라도, 아베만큼 개헌에 대한 운명적 책임감을 느끼는 인물은 현 일본 제도정치권엔 없다고 보기에, 아베가 더 위협적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게다가 지난번 자민당 총재선출 제도 개편에서, 무제한 연임이 가능하게 된게 아니라, 3연임으로 제한이 되었는데, 그렇기에 아베의 내각총리대신으로서의 시간은 앞으로 3년여밖에 안남았다는 점이 오히려 아베가 무리수를 저지를 동기로 작용할 수 있는 점도 우려할 부분 아닌가 싶어요. 어차피 더 이상 총리 못할 거 개헌만은 반드시 하고 간다, 라고 못 먹어도 고, 가 될 수 있는지라... 물론 무리한 개헌추진은 실패로 낙착될 것이기에, 무리수를 범해주는 게 오히려 싹을 자른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정치는 진짜 모르는 거니깐요.

물론 최선은 가케 모리토모 사건이 커져서 총선만 이기고 실각해주는 거긴 하겠습니다만, 그건 역시 앞으로 진행을 지켜봐야 할 일일테니...
도연초
17/10/22 23:18
수정 아이콘
이번 선거의 결과로 아베수상의 임기는 큰 이변이 없는 한 2021년 9월까지가 되겠죠. 약 4년 남은 셈인데, 이 기간을 다 채운다면 역대 최장기 총리대신이 되겠네요.

아베수상의 개인적인 성향에 대해서는 정말 공감하는 바입니다. 듣기로는, 주위에서 반대하면 반대할수록 불타오르는 타입이라고들 하더군요. 그런 측면이 여러 문제점과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지지를 얻고있는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개헌이 부결되면 파티를 한다고 하실정도로, 일본의 개헌에 반대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저도 일본정치에 흥미를 갖고 지켜보고는 있습니다만, 어디까지나 관람자적인 입장에서 일종의 정치 드라마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할 뿐, 특별히 개헌이든 호헌이든 상관없다고 생각하고있거든요.
앙겔루스 노부스
17/10/22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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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개인적인 정치신조... 라고까지 하긴 쫌금 그렇고 정치적 지향이 개인주의적 자유주의의 확대와 평화주의인데, 일본평화헌법이라는 것은 미국이 던져주고 간 것이라고 하지만 그에 가장 부합하는 형태라서 그런 생각을 하는 면이 있습니다. 뭐 현재로선 돼지목에 진주 목걸이같은 느낌은 있지만요~

거기에, 국제주의적 성격도 상당히 강하거든요. 평화주의자들이 대체로 그렇긴 한데, 최근들어서 보면 트럼프류의 인종차별주의자들도 은근히 국제주의가 강해보이는게 쫌금 재밌긴 했습니다. 아무래도 국제주의는 좌파의 TM에 가까운 거였는데, 이상주의랄까요? 그런 것에 대한 지향이 있는 사람들은(인종주의자들도 극단적 순수라는 자기들의 "이상" 을 지향한다고는 할 수 있으니까) 세계의 다른 곳에서도 자기가 추구하는 주의가 관철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게 마련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뭣보다 저 자신이 그러니까요.

물론 그렇다고 제가 막 이상주의에 일로 매진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오히려 본문에서도 슬쩍 언급했지만, 정치는 현실적으로 보고 현실적으로 행해야 하며 그러려면 절충주의는 불가피하다 - 오히려 정치는 멋지고 훌륭한 절충을 해내는 영역이다, 라는 방법론을 기본으로 삼고 있습니다. 뭔가 모순되는거 같긴 합니다만~~

하여튼 대충 이런 이유로 평화헌법이 수호되기를 메우 강하게 바라고 있습니다. 작년에 일각에서 평화헌법에 노벨평화상을 주자, 라는 의견이 있었는데, 이거 진짜 멋지다고 생각했었네요. 현실적으로 힘들겠지만~
스칼렛
17/10/22 21:12
수정 아이콘
일본 정치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희망의당이 이름도, 상징색도, 1인 의존도도, 1인의 삽질로 망한 점까지도 국민의당과 비슷한 느낌이 드는군요.
민진당 붕괴와 희망의당 흥망, 그리고 입헌민주당의 약진이 필리버스터로 주목받는 드라마를 만들고, 총선에서 승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아가 대권까지의 동력을 얻은 우리 민주당의 몇년 전을 보는 기분도 들기도 하네요. 일본 야권이 더불어민주당처럼 체질개선과 개편, 더 나아가 집권을 이루어 낼지 앞으로가 주목됩니다.
앙겔루스 노부스
17/10/22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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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안철수는 작년 총선에서 기적적인 성공을 거둬 보기라도 했다는 게... 다만 고이케는 안철수가 되지 못한 서울시장을 했긴 합니다만~

사실 총리관저에 입민당이 들어가기엔 길이 너무 멀긴 합니다만... 여태까지 두번의 정권교체는 기본적으로 자민포위망의 성공에 지나지 않았고, 두 번 다 오자와 상의 괴물같은 기획력 없이 불가능했죠. 그렇기에, 정치적 진보라는 의제와는 기본적으로 큰 상관이 없는 정권교체였습니다.

입헌민주당은 그런 의미에서, (공산당 빼고)일본 중원에 형성된 사실상 최조의, 제대로 된 리버럴 정당이라고 까지 볼 수 있지 않은가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입민당에 대해 기대가 메우 큽니다 저도.
트리키
17/10/23 16:19
수정 아이콘
안철수는 새누리를 무너뜨리는데 제1공헌자인데 그렇게 볼수는 없죠. 본인입장에서야 대통령 못됬으니 망했지만 우리입장에선 최고의 다크나이트인지라.
Samothrace
17/10/22 21:17
수정 아이콘
최근 정치글 중에서 젤 재밌게 읽었네요
앙겔루스 노부스
17/10/22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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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홍홍 조와용~ 감사합니다.
블랙캣
17/10/22 21:20
수정 아이콘
제가 쓰고 있었는데 늦었군요.
제가 바라는 이상의 결과가 나와서 참 다행일 따름입니다.
이번선거 민진당이 희망의당에 흡수 당하고 나서 내가 이나라 살아도 이나라 정치는 포기해야겠구나 했었는데
그나마 최소한의 희망이라도 남긴 선거 같습니다.
제가 이번선거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원한거는 단 한개 였습니다.
아베의 압승, 이것만이 아무리 보수가 많다 하더라도 보수 2당은 절대 자민당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생각됬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더해서 입헌 민주당이 제 1야당이 됬으니 악재라는 악재는 다 겹첬던 선거에서 최소한의 희망은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사실상 야당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딱 한번밖에 안남았습니다.
국내 여론을 잘 이끌어 헌법 국민투표를 부결시키고 기세를 몰아 그다음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는것,
제가 일본에서 외국인으로서 다시한번 정권교체가 일어나는것을 꼭 보고 싶습니다.
앙겔루스 노부스
17/10/22 21:30
수정 아이콘
와 현지분이시군요. 생생한 의견 고맙습니다. 솔까 일본어를 거의 못하는데, 한국에서 접할수 있는 수준의 정보만 갖고 글 쓰려니 참 힘드네요. 일본어 공부 하긴 혀야허는디...

저는 이번달 초까지만 해도 제발제발... 하면서 에다노 상의 선전을 기원했는데, 그게 이렇게 되고보니 제가 응원하는 야구팀 이긴 것보다 기분이 더 좋습니다. 물론 아베의 또 한번의 초 압승인지라, 현실은 암담하고 정센승리이상이긴 힘든 면은 있지만, 언제나 사람을 살게 하는 것은 희망이니까요.
블랙캣
17/10/22 21:39
수정 아이콘
물론 이번도 선거 결과만 보면 아베의 승리이긴 했지만
표가 나뉘고 합종연횡이 매일 이뤄지는걸 보면서, 이나라 정치에는 더이상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요,뭐 크크
이정도의 결과가 나와좋다는것만 해도 최소한의 희망이라는것은 가질수 있게 됬으니까요.
고이케의 당 이름이 희망인게 참 아이러니하고 웃긴 하룹니다 크크
17/10/22 21:25
수정 아이콘
일본의 리버럴계 야당의 의석수가 최대 67석까지 줄게 되었지만 무엇보다도 본인들 내에 있던 극우세력을 떨쳐낸 것은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봅니다. 어차피 자민당의 장기집권은 후에 피로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이 자민당에 대해서 완전히 리버럴로 탈바꿈한 입헌민주당이 견제를 하게 된다면 이 정당에 표를 몰아주기에는 충분하죠.
고이케의 희망의당은 뭐 이제 자민당으로의 흡수만 남았다해도 과언이 아닐테고... (본인들의 존재의의가 없어졌으니까요.)
앙겔루스 노부스
17/10/22 21:35
수정 아이콘
아우... 댓글쓰다 날아갔네...

리버럴 정당이 제대로 생겨났다는 게 정말 놀라운 성과죠. 일본의 정치가 온건 우파에서 극우파 중심으로 재편된 것은 중승근 강홍 - 나카소네 야스히로 내각총리대신 이후인데, 그나마 반 자민에 존재하던 사회당은 이 극우체제가 출범한 초기에 날아가 버렸죠. 무라야마 담화 하나 남기고... 그렇기에, 극우로 일본정치가 재편된 이후 최초의, 반극우 운동의 제대로 된 성공이라는 점에서 이번 성과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헙니다.

고이케야 뭐 어쨌건 동경도지사 자리는 지켰으니, 어떻게든 4년이 되었든 3년이 되었든 다음 총선전에 뭔가 해 볼라고야 하겠쥬. 그러나, 이젠 아베 다음이 스가 나 기시다이면 모를까 고이케일거라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졌을 거 같긴 헙니다.
드아아
17/10/22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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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본 정치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도 그럴게 자민당 파벌간의 싸움이 메인인 정치판이라...그러나 이번에 입헌민주당의 작지만 큰 성공으로 희망적인 메시지 전달인 성공했다 생각합니다. 요약하자면 이번 결과가 흠..터레스팅 하군요. 크크
앙겔루스 노부스
17/10/22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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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오자와 상을 리스펙트 하긴 합니다만(제가 능력있는 쓰레기들을 좀 좋아하는 후후~) 결국 오자와의 정치는 자민당내 파벌정치를 일본정치 전체 스케일로 구현했다, 라는 성격에서 벗어나기 힘들긴 하죠. 공산당은 아예 일본 제도권 정치 바깥의 존재 비스무리한 느낌이고. 그런 점에서 입헌민주당의 등장은 진짜 상쾌하기 짝이 없는 일인거 같습니다. 어찌보면 일본인들도 오랫동안 이런 것을 기다려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러네요. 물론 그러기에는 일본 청년층의 보수성향이 좀 심하긴 하지만... 그건 앞으로 입민당이 하기에 따라 극복할 수 없는 일은 아닐테니까요
greatest-one
17/10/22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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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제가 한국 돌아오기 직전에 아베의 승부수가 먹히는 꼴을 보고 왔는데...실제 선거유세장 보니 정말 관심이 없더군요 그래도 도쿄23구 안이었는데 오히려 나이 있는 어른들이 전쟁 반대 피켓드는게 보이던데....젊은 친구들은 말할 것도 없고 법학 전공 대학생인 친구의 친구 한테 물어봐도 정말...무관심이더군요...
건너건너 들은 내용은 시민단체쪽은 도쿄쪽 같은 경우는 거의 포기해서 간사이쪽에서나 애쓰는 중이라고...
제가 자세하게 일본 정치를 아는건 아지니만 리버럴계라고 하는 민주당계열이 자민당 나온 사람들하고 합쳐서 반자민 연합체 형태르 띤걸로 아는데 설명하신 내용 보면 대충 맞는 내용이긴 하나보네요. 말씀하신대로 의석 수는 줄었지만 외려 단단하게 되는 계기가 될수 있을지 민진당 만든 거 자체도 얼마나 답이 없으면 이랬다 싶기도 했는데...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새정치연합에서 국당으로 갈리면서...벼랑끝에서 서있다가 극적 반전일으킨 더민주처럼 집권까지 가능하게 되는 초석이 될지 궁금합니다.
아베가 타이밍은 잘잡아서 고이케는 잠재운거 같기는 한데... 이번에 구지 안 했어도 찻잔 속 태풍이 될거 같기는 했습니다. 참 갑갑하다 싶은 일본 정치구조에서 그나마 니네라도 좀 해봐라 싶었던 마음 있었던건지..사람사는데는 생각이 비슷한거 같기도 합니다. 크크 그런거 보면 일본 사람들이 한국 정치 참 신기하다고 느껴지는 마음을 알것도 같습니다. 정치 참 재밌는 거 같아요 크크
근데 지역구 세습이 비율이 꽤나 높고, 정치인 가문들이 많기도 하고 조건은 여러모로 힘든 거 같은데...지역별로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요?
12년도에 민주통합당이 너무 낙관론 피다가 낙동강 벨트에 꼬라박고 장렬히 산화했지만 득표율로만 보면...16총선에 자산이 된것도 사실인데
결국엔 표로 말하는건데 길게 봐서 기대할만 게 있는 것인지 궁금하기는 합니다.
앙겔루스 노부스
17/10/22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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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는 맥락이 적절치 않아서 넣지 못혔는디, 아베의 노림수중에 고이케가 전열을 정비하기 전에 친다, 라는 부분은 언급을 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분명 고이케가 아베 포위망을 구성하려 들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라는 계산을 했을 것이라고 보는게 맞지 않은가 싶은데, 그게 예상보다 훨씬 크게 맞아떨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베 입장에서는 고이케는 당장 자신의 총리관저를 위협하는 존재고 입민당은 자기의 필생의 숙명을 가로막으려 드는 존재라 둘 다 꼴뵈기 싫지만, 그 둘이 자기가 싫다는 공통점만으로 뭉칠 수 있을까? 후후~ 하면서 패를 던졌달까나, 그런 점은 있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확실히 아베의 이번 선택은 시의적절한, 정치인으로서 상당한 수완을 발휘한 것이라는 점을, 아베를 극히 싫어하지만 부인하기는 힘들거 같다는 생각은 드네요. 입민당이 굳건해진 것이 성과라고 했지만, 적어도 아베로서는 입민당이 밀고 올라온다 치더라도 시간은 충분하다고 볼 수 있기도 할 것이기에...

1차 내각시절에 허둥지둥하던 찐따정치인이던 아베가 어쩌다 이런 노회한 정객이 되었는지 참... 2007년 부터 2012년 사이에 정치외계인이라도 갈아넣었는지 궁금해지는 대목이긴 합니다.

글구 지금 한국정치는 비단 일본만이 그렇게 보는 것은 아니죠. 전 세계리버럴들이 바라는 꿈의 정치의 무대 아니겠습니까? 홍낄낄~~
앙겔루스 노부스
17/10/22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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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쫌 추가되셨군요. 제가 아무래도 일본언론을 직접 읽을 능력은 안되다보니 디테일한 것은 잘 모릅니다... 그저 리버럴들은 중부와 북해도 관서 일부 지역에서나 세력이 있다, 라는 정도 밖에는. 역시 2009년 총선 사례를 참고혀야헐 것 같긴 헌디, 그 시절엔 아직 지금처럼 일본정치에 관심있던 시절이 아니라~ 앞으로 일본어 공부해서 더 자세히 들여다볼라구요!

라는 말을 2년전부터 하고 있는... 진짜 공부혀야허는디...--
Misaki Mei
17/10/22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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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헌민주당의 성공이 앞으로 일본 진보진영의 미래를 좌우할 것 같네요. 멋진 분석글 잘 읽었습니다.
17/10/22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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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읽었습니다.
아무래도 계속 주말마다 날씨도 안 좋고, 열심히 선거운동은 하는데 와 닿지 않는 날의 연속이었습니다.
외국인이지만 여기 후보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뉴스도 생각보다 잠잠하고... 도지사 선거랑 다르게 압승하겠구나... 란 느낌도 받았습니다.
앙겔루스 노부스
17/10/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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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일본 선거운동에 참가하셨었나 보네요... 고생 많으셨고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아무래도 해산의 명분도 뚜렷치 않고, 딱히 사람들을 열광시킬 이슈나 인물도 없다보니... 그나마 입민당의 선전이 일부계층에 호소력을 발휘했지만, 그거야 뭐 현재 일본정치에선 컬트적 인기 수준이니까... 뭐 어쩌겠습니까. 현실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야겠죠. 밟고 나갈 발판도 생각보단 튼튼하게 만들어져서 기분도 좋고. 만약 입민당이 순조로이 발전해서, 다음 총선에서 정권교체까진 무리라도 150~200석을 노릴 수준이 되면 열기가 뜨거워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사람이란건 아무래도 변화에 민감하게 마련이니.
17/10/23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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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오해가 있었네요 죄송합니다 흐흐
그정도는 아니고 그냥 일본에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지인들 물어봐도 여전히 관심도 없고, 말씀하신대로 명분도 없고 다들 시큰둥한 느낌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글에 감사드립니다.
앙겔루스 노부스
17/10/23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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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시군요 낄낄~
시네라스
17/10/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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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진당 의원들 엑소더스하는 와중에 급하게 입헌민주당이 만들어진걸 감안하면 희망의 당보다 의석을 더 많이 챙겨서 제1야당 지위를 고수할 수 있다면 일본 리버럴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를 냈다고 볼수 밖에 없겠죠. 의회 해산할때만해도 저건 꼬마 민주당 되는건 아니냐 싶어서 답도 없겠다 싶었는데 엄청 선전했네요.
앙겔루스 노부스
17/10/2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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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말입니다. 에다노 유키오라면 후쿠시마 사고 당시 내각관방으로서 잠 못자고 초췌한 모습 이상은 몰랐는데, 이번에 용약맹진하는 거 보고 저력있는 인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본문에 쓰진 못혔는디, 어디서 읽은 내용으로는 에다노 원 내각관방이

이 선거에선 여러분의 뜻이 밀어올린 것이다

이런 식의 말을 되게 멋진 워딩으로 표현했더군요. 물론, 호헌과 진보를 바라는 사람들의 갈 곳잃은 열망이 그으 힘이 된 것은 맞지만, 그 열망이 흐를 물꼬를 튼 것은 명백히 에다노이기 때문에, 이 또한 압도적인 감사를 하고 있습니다~
도들도들
17/10/2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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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즐겁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사를 보니 비례대표는 입헌민주당(30%)이 자민당(22%)을 누르고 1위를 했더라구요. 그래도 일본정치에 희망의 씨앗이 있다면 이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앙겔루스 노부스
17/10/2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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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NHK로 보고 있는데 그 부분은 못 봤네요. 이거 정말 고무적인 소식이 이래저래~ 솔까 압승하긴 했지만 아베 입장에선 살짝 그늘이 드리워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선거겠습니다.~

재밌게 봐 주신 점 또한 압도적인 감사 드립니다~
Chandler
17/10/23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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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일본보다보면 우리나라 정치 상황에 감사....진짜 작년총선결과는 대체무엇...거기서 부터 쏘아올린 작은공이 아니였다면 지금 우리나라는 어땟을지....

글을 읽다보니 오자와씨라는 분이 전신 민주당의 기획자? 같은 느낌인데...우리로 치면 DJ가 생각나네요..어릴땐 몰랐는데 DJ 당신은 정말 대체...오자와씨는 극우인사까지 모아서 민주당을 설계했다면 평생 민주화 투사엿던 DJ가 타칭 유신잔당 본칭 유신본당인 김종필까지 손을 잡고 정권교체를 이뤄서 결국 일본의 민주당과는 사뭇 다른 (이차저차 스토리는 많더라도)더 힘이 있는 세력을 만들어낸거네요. 내각제와 대통령제의 차이일까요 인물의 역량차이일까요?여튼 2007년즈음에 어른들이 3김시절 정치이야기하시면서 3김이후에는 정치인 다운 정치인이 없다는게 어떤 뜻인지 요즘에야 조금 감이 옵니다.
앙겔루스 노부스
17/10/23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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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새록새록 작년 4월 16일 밤부터 17일 새벽의 서프라이즈~ 가 떠오르네요~ 박근혜가 지금까지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해보면 그게 얼마나 환희로운 일인지가 더더욱 절감되는~
Been & hive
17/10/2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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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4 아닌가요 소소합니다만 흐
앙겔루스 노부스
17/10/2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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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 이런 착각을... 역시 세월호에 대한 의식이 강하게 남을 수 밖에 없나 봅니다...
young026
17/10/2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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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와 이치로는 김윤환에 좀더 가깝습니다.
17/10/23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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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젊은 층이 정치에 관심을 가질려면 경제가 어렵거나 정치적 사건이 크게 터져야하는데, 일단 먹고 살기 좋으니까 자연스레 정치에 관심이 멀어지는게 큰 것 같습니다. 아키에 스캔들도 최순실 사태급이 되진 못했고, 흔들거리던 지지율도 회복!

이래저래 우리나라도 아직 내코가 석자인 상태라서 이웃나라 걱정할 팔자는 아니니 팝콘이나 먹어야죠. 뭐..
앙겔루스 노부스
17/10/23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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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정치선진국의 자부심을 느끼며 자기만족을... 후후~
blood eagle
17/10/23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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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연령별 득표결과를 보면 참 의아하다 싶은게 리버럴 정당인 입헌민주당이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지지율이 높고 자민당의 경우 젊을수록 지지세가 강하네요;;; 확실히 일본 청년들이 극우화 된게 실감납니다. 원래 리버럴 정당은 20~40을 기반으로 하는데 기형적인 구조가;;;;

결국 입헌민주당은 청년층을 끌어당기는게 최우선과제가 될겁니다. 청년이 극우화 된 상황에서 리버럴 정당이 생존할 방법이 없어요. 결국 정치리더가 필요한데 내각제 하의 일본에서 그런 정치리더가 나오기는 정말 어려운 상황이라....

그래도 일본에서 리버럴정당의 명맥을 유지시켰다는건 정말 고무적인 내용입니다. 사실 그냥 전멸할거라 생각했거든요. 카더라 통신에 따르면 입헌민주당 선거운동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오히려 호응도가 높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정말인거 같습니다. 공굴리기 잘하면 다시 한번 기회가 올지도. 결국 핵심은 개헌을 무산시키는데 성공하는건데....

국뽕같은 소리로 들리겠지만 리버럴 진영은 문재인 대통령과 더민주 사례를 밴치마킹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편 입니다. 물론 상당한 운이 따르기는 했지만 지지층과 정당의 강한 결합에 성공하면서 상상을 초월한 악조건을 이겨내고 자력만으로 수권에 성공했거든요. 사실상 전세계에서 극우베이스의 약진이라는 흐름을 거꾸로 돌리는데 성공한 유일한 정치집단이라는;;;;
Misaki Mei
17/10/23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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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이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남은 기대수명이 긴 젊은 층을 상대로 지지율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고 보는데 (자유한국당이 미래가 어둡다는 이야기도 고연령층만의 당이 되어가는 상황 때문에 나왔고요.)

blood eagle님의 말씀에 따르면 입헌민주당의 지지층이 자한당처럼 고연령층에 몰려 있고, 상대적으로 저연령층은 여전히 자민을 찍는 상황인 것 같아 불완전한 승리가 아닌지 우려되네요. 일본 청년 보수화가 견고한 것 같아 뚫을 방법도 현재로선 만만치 않아 보이고요.

답댓글로 달려고 했는데 두 번이나 그냥 댓글로 달아버리는 참사를..;;
앙겔루스 노부스
17/10/2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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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의 자민당 지지는 상당부분 정치무관심과 궤를 같이하는 면이 크다고 보거든요. 작금으 청년층이 자라나던 시기는 일본이 정치뿐 아니라 사회가 전체적으로 극심하게 침체되던 시기라 청년층의 사회의식 형성이 원활치 못했던 면이 있는데 비해 중장년층 시기는 사회는 욱일승천하던 시기였고 정치적으로도 마지막 활력이 있던 시기이니...

물론 그렇대도, 꼭 보수세력이 궤멸한 지금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노무현이 등장하던 2002년과 비교해도 청년층이 거의 3대 1로 리버럴이었던 한국과 비교하면 일본 리버럴 입장에서 암담한 것은 맞습니다만... 저 윗댓글 어디선가 말했던 것처럼 제대로 된 리버럴 세력이 등장하여 극우세력과 신켄쇼부를 벌인다면 관심사나 화제성 자체가 청년층에도 상당한 영향을 발휘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봐요. 일본이란 사회가 일찌기 경험해보지 못한

"양당체제"

이것을 성사시킴으로서 정치자체에 근본적인 구도의 변화와 그로인한 활력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정말 힘든 과제가 되기야 하겠습니다만, 일본 정치사상 실질적으로 최초의 제대로 된 리버럴 정당의 탄생이라는 위업도 달성한 이상, 이제 그 다음 과제도 불가능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네다.
라플비
17/10/2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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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을 섣불리 하기는 그렇지만 일본의 정치 관심 구조는 아무래도 전쟁과 성장의 시기에 기인하지 않을까요.

전쟁 세대와 그 전쟁 세대로부터 무언가를 직접 들은, 그리고 성장하면서 동시에 사회가 딱딱 규격에만 틀어박히는 관료화를 겪은 50~초고령 세대가 뒤늦게 갈망하는 것이 리버럴 정당에 부합하는 듯한...

60~80년대 창작 활동을 한 다수의 작가들이 주로 정부나 사회에 비판적인 점도 그렇고
킹찍탈
17/10/2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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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갔을 때가 철수형 상승곡선이던 때랑 비슷하게 희망의 당이 날아오르던 시점이었는데
철수형이 그랬듯이 여기도 고꾸라졌네요
앙겔루스 노부스
17/10/23 11:54
수정 아이콘
고이케는 얼마나 설렜을까요~ 그래도 고이케는 정치문법에 대한 이해도가 한심한 수준인 안철수와는 달리 다선의 제도권 정치인이었다는 점에서 어찌보면 더 꼴사나운 패배인 면은 있어보이긴 합니다. 물론 정치인으로선 안철수가 더 꼴사나움.
17/10/23 11:42
수정 아이콘
언제쯤 우익독재에서 벗어날지 궁금데스네요 역시 내각제는 위험데스네 일본 볼때마다 대구생각나요
앙겔루스 노부스
17/10/23 11:56
수정 아이콘
내각제는 아무래도 사회의 안정성을 더 높이는 경향이 강한 체제이기 때문에, 대통령제에 비해 기본적으로 기득권을 확보한 세력에게 유리한 체제인 것은 분명하지 않은가 싶네요. 그렇기 때문에, 좌우파가 모두 기득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유우럽에서야 양당 혹은 다당체제의 기반으로 원활히 작동하지만, 아시아처럼 좌파에 비해 우파가 월등히 우세한 지역에서는 정치발전이란 점에서 문제점이 많은 체제라는 부분 역시 분명하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내각제도 장점이 많지만, 한국의 현실에서는 대통령제에서 굳이 벗어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뭣보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이 250년간 대통령제를 해 오기도 했으니 뭐.
아르카디아
17/10/23 12:31
수정 아이콘
딴이야기인데 ~랄까나 이건 번역투인건가요? 요즘 글에서 종동 보이네요.
앙겔루스 노부스
17/10/23 12:43
수정 아이콘
음 그런가요? 저도 그냥 어디서 많이 본거 같아서 익숙해서 쓰는 겁니다.
아르카디아
17/10/23 12:56
수정 아이콘
랄까는 용례라도 있는데 랄까나는 좀 어색해서요.
앙겔루스 노부스
17/10/23 15:52
수정 아이콘
(수정됨) 5덕계에서는 종종 쓰는걸로 압니다~
17/10/23 16:28
수정 아이콘
~かな
이걸 직역한 게 '~까나'라고 하네요. '~랄까'도 번역체니까, 번역체+번역체 합성어이죠.
17/10/23 20:19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정치에 무지한지라 결과 보고도 역시 아베가 압승이구나..., 하는 생각밖에 못했는데 그게 아니었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와는 별개로 지금 일본에 잠깐 공부하러 와 있는데, 운동권 외에는 학생들이 다들 정치에 대해 시큰둥한 듯한 모양새고 선거 홍보도 제대로 안되는 듯하고 설상가상으로 어제 태풍 때문에 투표율이 최악을 찍어서...-_- 참 기분이 묘해요. 선거철만 되면 쉴새없이 반복되는 우리나라 선거 홍보에 익숙해져서 그런걸까요...^^;
앙겔루스 노부스
17/10/23 20:48
수정 아이콘
재밌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공부중이시라면 일단 대학생이시라고 봐야할 거 같은데, 사실 한국에서도 일단은 운동권 애들 말고는 대자보를 쓰거나 거리 선전전을 하거나 하는 경우는 별로 없긴 하죠. 다만, 술자리가 되었든 카페 대화가 되었든 한국의 경우는 청년층도 정치를 화제로 대화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분명한데... 일본의 청년층이 일상에서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일본이 그런 면은 덜 하다고 보는게 맞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게다가 아무래도 사회분위기와 크게 상호작용하는 것은 언론일테고 언론이 사회의 영향을 받거나 사회의제를 언론이 설정하거나 양자 모두일텐데, 한국 언론이 일본 언론에 비해 정치보도가 보다 적극적이고 활발하며 특히 경합적이지 않은가 생각하네요. 기껏해야 일본 진보지는 아사히 정도인데, 아사히의 논조는 한겨레나 경향에 비하면 상당히 소프트...

물론 이 바탕에는 강력한 세력들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한국과 자민당이 압도적으로 우세하여 승부가 시시한 일본의 차이도 있을테죠. 그래서 제가 한번 알아보고 싶은 것이, 자민당과 반자민세력의 경쟁이 불꽃을 튀겼던 2006~2009 시기의 일본분위기이긴 합니다. 물론 게을러서 한다한다하고 놀고만 있지만요~
17/10/24 19:22
수정 아이콘
앗, 그렇긴 해요. 한국도 적극적인 정치활동을 하는 학생은 거의 없죠. ^^;(저부터가.....크크) 다만 나름 선거철인데도 우리나라같은 선거철 분위기가 나질 않고 굉장히 조용하게 아무 일 없이 지나간 듯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물론 제 주관적인 경험일 뿐이지만요.^^;
그러고보니 오랜 세월 자민당이 독주한 것에 대한 (일본인) 지도교수님의 견해가 생각나네요. 자민당이 보수라고는 해도 전후 최대의 복지민주주의를 추진해온데다가, 우익이나 보수라는 단어로 단정지을 수 없을 정도로 상당한 스펙트럼의 인물들이 있어왔기 때문에 정권교체가 없는 것을 자민당 독재=민주주의 이념 부족이라는 식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고요. 정말 계속 그래왔을까? 싶은 의문이 드는데... 제가 일본인이었어도 정치에 별 관심을 두지 않는 이상 (일본인 입장에서 여태껏 잘해온) 자민당을 뽑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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