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0/12/15 09:27
네 2차대전 미 해군 조난대비 비상식량이 그런 목표로 만들어졌다던데 요새는 풍족한 사회와 너무 차이가 나면
사기가 꺾인다고 판단하고 잘 먹이는 쪽으로 목표가 바뀌었습니다.
20/12/15 09:50
그런 용도로는 보통 특전식량이라고... 도저히 먹기 힘든게 있긴합니다. 뭐 보통 이건 구조를 필요한 조종사나 최소한의 짐을 들어야하는 특수부대에나 주로 나가죠.
20/12/15 09:27
일년 전 쯤 전투 식량에 대해 나무위키에서 본 이후, 시중에 나와있는 것으로나마 먹어보고 싶어서 주문해봤습니다. 비빔밥이었는데, 밥이 차지지 않고 따로 노는 것만 빼면 나름 먹을 만 하더라구요! 그래서 아부지한테 옛 추억을 떠올려볼겸 한번 드셔보시라고 했는데 기겁하셨었죠 크크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12/15 09:34
전투식량은 그 상황이 뭘먹어도 맛있게 만들어서 그렇지 전역하고 그맛 느끼려고 먹어보면 못먹겠더군요.
야간산악행군중 산속에서 먹었던 차디찬 기름볶음밥이 천상의 맛이었으니까요.
20/12/15 09:36
맞아요 맞아요. 사회 나와서 뽀글이 먹어본 적 있는데 별로더라고요. 추위, 허기, 사회에서 격리된 외로움, 지루함 등이
음식을 되게 맛있게 만드는 조미료인 것 같아요.
20/12/15 09:48
발터 벤야민의 산딸기 오믈렛이라는 우화 같은 이야기죠.
그때 먹은 그 상황을 완벽히 재현할 수 없으니, 그 맛을 완벽히 재현하는것도 불가능...
20/12/15 09:35
건빵으로 뚝배기를 깰 수 있는 시절이 있었다니...
육군 훈련소 수료하고 자대배치받으러 기차역에 가던 날, 기차역 광장에서 퍼져 앉아 맑은 햇살 아래서 까먹던 첫 전투식량 생각이 나네요. 군대에서 수많은 식사를 했지만 그때 처음 '아 내가 군인이긴 군인이구나' 싶어서 잊을 수 없는 기억입니다. 잘 먹고 잘 싸우는 군인 하니 지금 군생활하시는 후배님들은 어떠실지 살짝 먹먹해지네요. 늘 잘 보고 있습니다~!
20/12/15 09:38
이세돌도 공격할 수 있는 건빵인 거죠 크크크.
요새는 전투식량이 좀 더 맛있어졌다고 하니 그건 정말 다행이에요. 하기 싫은 일 하러 갔는데 밥이라도 잘 먹어야죠.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0/12/15 15:17
지금 흔히 먹는 건빵은 설탕이나 유지를 넣고 소형화한 소프트버전입니다. 아마 일본군이 개량했을거에요. 쉽비스킷은 커다랗게 만들어서 선원들이 망치같은 걸로 부순 후에 염장고기에 넣어 죽처럼 먹던 거죠.
20/12/15 09:57
로마 군대가 간단한 식사로 허기를 달래던 황혼 무렵에 페르시아 왕의 사절들이 도착하여 황제를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 그들은 풀밭 위에 앉아 있던 한 군인에게 안내 되었다. 그는 말라비틀어진 베이컨과 딱딱한 콩으로 식사를 하고 있었다. 남루한 보라색 외투만이 그의 높은 신분을 말해주었다. 회의는 격식없이 진행되었다. [카루스는 대머리를 감추기 위해 쓰고 있던 모자를 벗으면서, 페르시아 왕이 로마제국의 우월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페르시아는 이 대머리처럼 아무 것도 남는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르시아 왕의 사절들은 공포로 몸을 떨면서 물러갔다 - 에드워드 기번, 로마제국 쇠망사
20/12/15 10:05
생존을 위해서 건빵이 유용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가 없지만 그 시절 건빵은 참으로... 벽돌같았다는 것이 안습.
어린 시절 앗!시리즈라는 교양 만화?같은 책에서 나온 내용이 기억나는데 남북전쟁 당시 건빵에 벌레들이 수북한 것을 보고 지휘관이 건빵을 모조리 버리라고 하자, 한 병사가 "저희들은 건빵을 멀리 집어 던졌습니다. 하지만 그 건빵들이 다시 저희에게 꾸물꾸물 기어오는 것을 어떻합니까?" 라고 대답했다는 일화가 생각나네요. 벽돌도 꿰뚫는 벌레들의 위엄이라니.
20/12/15 10:31
지금은 이름도, 조리법도 다 까먹었지만...
B형 근무 마치고 소초로 복귀하면 가끔씩 건빵과 쵸코젤리사탕(?? 딱딱하지만 입안에서 살살 녹는)을 섞은 후 끓여먹던 그거... 그 맛이 가끔 생각나네요. 혹시 이거 조리법 아시는 분 있으면 알려주세요. 크크
20/12/15 12:47
해안근무할때 건빵이랑 별사탕 방탄으로 으깨서 보급 우유랑 섞은 다음에 전자렌지에 돌려서 케이크(?) 비슷하게 만들어먹긴 했는데 끓여먹는건 저음듣네요 크크크크
20/12/15 13:34
제가 근무하던 시절은 우리나라엔 아직 전자렌지가 없던 시절입니다.
아 그리고 이제 생각나네요. 쵸코사탕이 아니라 캬라멜입니다. 크크 전방부대에 특식으르 건빵하고 캬라멜을 지급해서 그걸 섞어서 끓여 먹었습니다.
20/12/15 11:04
재밌게 읽으셧다니 다행이네요.
식품가공의 역사는 의외로 흥미롭고 치열하더라고요. 당장 제로 코크만 해도 0킬로칼로리면서 그런 맛이 난다는 게 대단하잖아요?
20/12/15 11:21
04군번인데 수색나갈때나 훈련때 일부러 갖고 가서 저 진짜 전투식량 한번도 맛없게 먹은적이 없었거든요..
소대사람들이 다들 이상하게 쳐다봤었는데 나중에 거의 짬처리 당했는데 그마저도 맛있었던... 근데 희한하게 건빵에는 손이 안가더라고요
20/12/15 11:23
확실히 사람마다 입맛이 달라서 그런 것 같아요. 전 PX 에서 파는 빅팜인가 하는 큰 소시지가 그렇게 맛 없더라고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완전 히트 상품이고.
20/12/15 12:08
논산에서 기차타면서 더럽게 맛 없는 물에 넣고 삶아먹는 전투식량 먹어보고 자대 와서 훈련하면서 물 넣고 불리는 전투식량에 마지막으로 말년에 즉각취식형 먹어봤는데 갈수록 맛있어지더라구요.
이게 기밀이긴 하지만 말 못할 것도 없어서 말하는데 부대에는 3일치 전투식량만 있고 그 후로는 치중대에서 밥 먹는 계획이 있었습니다. 더럽게 옮기기 힘든 카레나 짜장이 계속오고 고추장도 많이 오는 게 제대로 된 보급 전에는 저런 손쉬운 반찬들로 밥을 먹으라는 의도라고 얼핏 들었구요. 그래서 생각을 더 해보면 옛 미숫가루나 육포 같은 것들도 잠깐 버티기 위해서였지 않았을까 합니다. 말 그대로 '전투'식량이지 '전쟁'식량은 아닌거 같아요.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20/12/15 13:26
공비때문에 군인들이 마을에 상주하다가 두고간 전투식량(제육하고 깍두기로 기억합니다) 두근거리면서 깠다가 실망한 기억이 떠오르네요 크크크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20/12/15 15:25
미군에서 이전엔 술 보급해주다가 사고도 많이 나고 하니까 술 대신 아이스크림을 보급하게 됐다는 걸 어딘가에서 봤네요. 아마 나무위키일 듯. 태평양 전쟁 때 반파된 함선에서 미 해군들이 구조 기다리던 중에 선상에 아이스크림 가져와서 나눠먹었다는 얘기도 봤었고요. 무슨 배인지까진 모르지만.
20/12/15 15:28
영어 사용권 해군 전통이 술을 나눠 주는 거라데요? 영국군은 80년대까지 하다가 요새는 안 한다고 본 적 있는데 미국도 그와
관련 있나 봐요. 그나저나 아이스크림 별로인 사람들은 누릴 만한 낙이 아예 사라져서 큰일이었겠어요 크크크.
20/12/15 16:02
아이스크림을 싫어하는 군인도 있었겠지만, 그렇더라도 아이스크림 보급을 중요시했던건 틀림없었던 것 같습니다.
나무위키의 내용을 모두 신뢰할 수는 없지만 재밌는 내용이 많네요. 태평양 전쟁때 파일럿을 구조하면 아이스크림을 포상으로 줬다는데, 심지어는 '우리는 비행대장 구조했으니 아이스크림 더 많이 줘야 함'하고 농담섞어서 말한 함선도 있었다네요. 아이스크림 재료를 폭격기 외부에 달고 고 고도로 올라가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온 파일럿도 있고, 승조원들이 함내 식당에 사비를 들여서 아이스크림 기계를 들였다도 하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