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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6/02/07 16:21:46
Name OrBef
Subject 이공계의 길을 가려는 후배님들에게..2
안녕하세요.

지난 번에 글을 한번 쓰고는 그정도의 장문을 다시 쓸 엄두가 나질 않아서 계속 눈팅만 하고 있었읍니다. 근데 뭐 어차피 제 주관적인 생각을 쓰는 것이지 만고의 진리를 설파하는 것이 아니니만큼, 어느정도는 부담없이 써도 될 것 같아서 오늘 이어서 쓰게 됐습니다.

저번의 제 글의 요지는, 1. 어렸을 때의 막연한 몽상에 가까운 꿈이라는 것 하나만 가지고 전공을 선택하는 것은 좋지않다는 것, 2. 이공인력으로서의 능력이라는 것은 몇가지로 나뉘어지고, 자신이 그중 어느방면에 강점이 있고 어느방면에 약점이 있는지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는 점. 이렇게 2가지였습니다.

오늘 이어서 쓸 부분은, 지난번 글의 2번째 이야기에서부터 이어집니다. 쓰다보면 뒷부분에 가서는 자연히 이공계열 연구 활동의 피라미드 구조에 대한 얘기가 될 듯 합니다..

이게 뭐 자랑하려고 쓰는 글이 아님은 저번에 확실히 했으므로 그냥 편하게 글을 쓰려고 하고, 뒷부분 이야기를 하려면 공부 얘기에서 시작하는 것이 제일 편할듯 해서 미리 말씀드리자면, 저는 '공부'를 잘 합니다. 고등학교때 등수는 전국등수 단자리 안에 몇번 들었었고 대학교 들어와서도 대부분 전장을 받으면서 공부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기 자신의 '지적 능력'에 대해 자신감이 끝없이 커졌었고, 대학원에 진학할 무렵에는 '내가 하고자만 한다면 어마어마한 수준의 학문적 성취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었습니다. (결과는 저번 글에서 말씀드린 대로 완전 폐인의 생활로 끝났습니다. )

비슷한 얘기지만, 가끔씩 신문에 등장하는 영재들 있잖습니까? 전 그런 글을 읽으면 한숨만 나옵니다. 그런 영재들의 판단 기준이란게 결국 언제나 '가르쳐보니 습득하는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빠르더라' 입니다. 다섯살에 곱하기를 깨우치고, 열살에 미적분을 하고, 열두살에 양자역학 문제를 풉니다. 근데 그 영재들은 누구나 알다시피 나중에 뭐가 됐는지, 어떤 성취를 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제 개인적 경험이나 저런 가짜 영재들의 공통점이 뭘까요? 이런 부류의 인간들은 결국 가진 재능이란게 '남이 이미 터득한 것을 배우는 재능' 입니다. 좋게 말하면 이해력이고 나쁘게 말하면 모방력이죠. 고등학생때 양자역학 문제를 풀면 천재? 미적분학에 재능 좀 있는 아이한테 채찍질 좀 하면 대충 흉내내는건 그다지 어려운게 아닙니다. 중학교때 토플 600? 말하기도 하품납니다. (제가 그런 능력이 있다는건 절대로 아닙니다! 이런 젠장 미국온지 2년이 지났는데도, 미국놈들 유머는 도저히 못알아듣겠습니다.) 이런건 결국 전부 '배우기'일 뿐입니다. 범재의 능력이 좀 많을 뿐이지, 이런걸 영재의 재능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능력을 가지고는 결국 '남들이 해보지 않을 것을 앞서나가서 해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공인력으로서의 영재적 재능이란게 뭘까요?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재능의 분류는 이렇습니다.

1. 아직 아무도 해결하지 못했으며, 해결한다면 대단한 임팩트를 가지는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 ( 착상 )
2.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발견하는 능력 ( 기획 )
3. 그 방향에 따라서 열심히 풀어나가는 능력 ( 좁은 의미에서의 연구 )

제가 가진 재능은 3번입니다. 유능한 교수님이나 유능한 연구팀장의 지도하에 열심히 일하는 장기판의 졸이죠. 물론 이런 재능도 필요합니다. 그냥 필요한 것이 아니라 많은 수의 연구인력은 사실 저 3번의 재능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1,2번의 인력이 마음놓고 손발 쓰듯 부리게 돼죠.

돌이켜보겠습니다. 저번 글에서 저는 이공계에서 '연구'에 기여하는 능력은 크게 3가지가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취향에 관한 이야기도 했었지만, 이론 & 실험에 대한 취향은 본인이 쉽게 알 수 있으리라 믿고 다시 이야기하진 않겠습니다.)

상상력
분석능력
추진력 - 이건 이공계와 관련된 재능이라기 보다는, 사회생활 일반에 걸친 재능이므로 논외

상상력이 1,2번의 재능과 관계된 능력일 것이고, 분석능력이 3번의 재능과 관계가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누구나 3가지의 재능을 전부 가지고 있습니다.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죠. 3번의 재능을 가진 관리자가 1,2번의 재능을 가진 직원을 잘 다뤄서 성공을 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1. 자신이 가진 재능의 컬러를 잘 알아야 한다는 점
2. 자신의 재능을 보완할 수 있는 팀에서 일하는 것이 최고의 결과를 뽑는다는 것
3. 그 와중에서도 자신의 재능이 가장 인정받는 분야에서 일하는 것이 좋다는 점

정도입니다.

A 회사의 연구활동은 이런 과정을 거칩니다.
착상 : 셀폰에 들어가는 aaa 부품이 너무 크니 좀 더 작은 부품을 개발해보자 - 1명
기획 : bbb라는 기술을 이용하면 굉장히 작은 부품이 구현 가능하다 - 10명이 회의를 하지만 실제로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은 그 회사의 언제나 동일한 핵심 인물 1~2명
연구 : 냅다 설계 & 제작 & 테스트 - 20명

B 라는 다른 회사는 이럴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대기업 연구는 이렇습니다)
착상 : 셀폰에 들어가는 aaa 부품이 너무 크니 좀 더 작은 부품을 누가 개발하고 있느냐? - 1명
기획 : ccc라는 회사가 개발하고 있다. 특허는 이러이러하게 피해갈 수 있다 - 1~2명
연구 : 냅다 베끼기 & 특허 피하기 & 테스트 - 20명

C 라는 회사는 또 다릅니다.
착상 : 이번에 B 라는 회사에서 이런 부품을 개발하는데 우리한테 요런 부분을 저번처럼 개발해 달랜다. - 외부에서 주어짐
기획 : 우리 회사가 언제나 해오던 일이네. 그때처럼 궈궈 - 0명
연구 : 예전에 했던 일을 조금만 바꿔서 다시 해주기. - 20명

A 라는 회사에서의 스타 플레이어는 착상의 능력을 지닌 사람입니다.
B 라는 회사에서는 기획의 능력을 지닌 사람이죠
C 라는 회사에서는 저같은 실무진이 대접받을 것 같습니다.

좀 억지스러운 예를 들었습니다만, 실제로 어떤 회사에서는 단순 반복적 일을 하는 인력이 최고로 대접을 받고, 어떤 회사에서는 게으름 피우다가 가끔 아이디어 내주는 책상 물림이 에이스노릇을 합니다. 결국, 재능이라는 것에는 좋은 재능 나쁜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자신이 속한 조직이 필요로 하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면 결국 그게 좋은 재능이 되는 것이지요. 모두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자기 재능이란게 결코 무한하지 않다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리만 잘 찾으면 분명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뱀다리 : 누구나 1,2번의 재능을 갖길 원합니다. 누구나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기를 원하죠. 저는 개인적으로 그 재능은 타고 나야 한다고 믿습니다만, 정히 그 능력을 얻기를 원하신다면..

조낸(죄송합니다. 이 이상의 표현이 없어서) 그 분야의 모든 지식을 습득할 것
근데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책의 다음 줄이 무엇일지를 한발짝 먼저 생각해볼 것
그러면서 동시에 '이걸 이용해서 결국 나는 뭐를 해볼까?'를 고민할 것

을 추천합니다. 매우 힘들고 먼 길이 되겠지만, 혹시 모르죠. 당신이 20년 뒤의 한국의 희망이 될지도.

뱀다리2 : 다음 글은(쓴다는 가정하에) 이공계 연구 활동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것이 될 듯 합니다. 저 자신이 굉장히 오랫동안 고민해 온 부분이지만, 결국 극히 주관적인 답밖에 얻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큰 동의를 얻을 수도 없다고 보이지만, 그래도 언제고 쓰긴 쓸것 같습니다.
* hom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0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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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07 16:46
수정 아이콘
첫번째 글은 공감하면서 읽었었는데, 두번째 글의 논점은 뭐죠?
글의 절반이 자기얘기인데....
난폭토끼
06/02/07 16:51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저역시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그래서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을 포기했구요.

비단 이공계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예술계나 기타 여러분야가 그렇죠...
06/02/07 16:58
수정 아이콘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1,2,3번 중 3번쪽으로 내려가는 재능을 가질수록 고등학교를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기 용이하고 대학교때도 크게 다르지 않으며 심지어 직장에서도 핵심박사급 인력이 아닌이상 3번쪽 능력을 가져야 평균적으로 오래 다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1번능력과 3번능력이 서로 양립불가한 것이 아닌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되는 상황을 누구나 원합니다만 그러기엔 너무 할 것이 많고 이것저것 신경쓰이는 것도 많은 사회라는 점이 걸림돌이죠.
06/02/07 17:00
수정 아이콘
Go_Top님/
사실 이런 반응이 나올까 두려웠습니다. 충분히 그렇게 보일 수 있으니까요. 제가 제 이야기를 위주로 글을 적은 이유는, 결국 자기가 아는 것을 바탕으로 글을 쓰는 것이 가장 설득력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제 글의 논점은 2가지 입니다. 결국 '기존 교과과정을 거치면서 자기가 형성해 나가는 자기 능력에 대한 이미지'라는 게 환상이라는 것입니다. 교과 과정이란건 그야말로 기존 사회에서 쌓아올린 지식 체계와 가치관을 머리속에 쑤셔넣어주는 거죠. 이런걸 사회화라고 하고, 윤리관을 통일하는 데는 유리할 지 모르지만, 실제로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최첨단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의 배양에는 별로 도움이 안된다는 점이 첫번째 요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배워놓은 도둑질을 써먹긴 해야겠으니.. 자기 자리가 어딘지는 알아야겠죠. 해서 두번째 부분을 작성했습니다. 저런 부작용을 알면서도 교과 과정이 이렇게 짜여있는 이유는, 결국 연구 과정의 피라밋 구조에서 대량으로 필요로 하는 인력이 그런 능력을 가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이야기가 두번째 논점입니다.

이렇게 냉소적으로 쓰고싶진 않았지만, 뭔가 긍정적으로 써보려고 했던 제 글이 별로 설득력이 없는 듯하니.. 어쩔 수 없군요. 다음에는 좀 더 잘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난폭토끼님께서는 저와 비슷한 좌절의 경험이 있으신듯 하네요. 결국 한번씩 부딪히는 벽인 듯 합니다.
06/02/07 17:07
수정 아이콘
제가 아는 벤처기업의 CTO인 분이 CEO를 자처하다가, 한계를 느끼고 CTO로 스스로 몸을 낮추셨죠. 누구나 CEO가 되고 싶어 하지만 특별한 능력이 있어야 되는거 맞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CTO가 되는것도 아닙니다. CTO는 말그대로 그 분야에서는 방대한 연구자료를 줄줄 꾀고 있죠. 그저 저같은 하찮은 공돌이는 그분 앞에선 주저 앉고 맙니다. 그런그런 직장에 그런그런 일에 그런그런 월급으로 조그만 삶의 행복을 느끼면서...
김연우
06/02/07 17:15
수정 아이콘
글에 상당히 동감합니다. 머릿속으로 뭔가 뭉개뭉개 피어는 오르나, 핵심을 몰라 고민했던 내용이군요.

그리고 1,2번을 결정짓는 것은 재능이기도 하나, 또한 시스템의 역활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다양성을 막고 이미 존재하는 모범 답만 찾으라는 강제적 교육 방식이요. 외국 녀석들과 이야기 해보면, 발상의 자유로움의 격차가 너무나도 뼈저리게 느껴지더군요.
메딕아빠
06/02/07 17:18
수정 아이콘
영재를 천재로 키우지 못하는 ... 구조 ...
어찌보면 ... 아직은 이 나라가 ... 극소수에 불과한 그들을 위해 손을 뻗어 줄 ...
여유가 아직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네요 ...!
엠케이
06/02/07 17:20
수정 아이콘
이제 막 대학(정통대)에 들어가는 저에겐 뭔가 생각 할 수 있는 계기를 준 좋은 글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다음에도 좋은 글 올려주시길 부탁드릴게요. ^^
WizarD_SlayeR
06/02/07 17:30
수정 아이콘
이공계를 간 대학생이보기에도 정말 알찬 글이군요 ACE 게로~
마술사얀
06/02/07 17:3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이공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늘 느끼던 추상적 문제를 글로 명확히 적어주셨네요. A, B 의 재능을 가진 사람이 C 의 일을 강요 받는일도 매우 불합리하고 비경제적인 경우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C 의 일을 맡은 사람은 훨씬 좋은 재능이 있음에도 스스로는 평범하지도 못한게 아닐까 고민하게 될 수도. -_-;;
06/02/07 17:49
수정 아이콘
아.. 잠시 일 좀 하다 오니 나름대로 만선을 이루었군요. 감사합니다. ㅠ.ㅠ

농담이구요,

김연우님/미국놈들 특유의 연구 방식이랄까..?? 그런게 분명 있는거 같습니다. 대충 들어보면 '아 뭐 저딴걸 아이디어랍시고 내냐 정말.. 나같으면 쪽팔려서 가만히 있겠구만' 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중에 분명 '어랏? 그럴듯한데?' 의 아이디어가 튀어나옵니다. 가능성 10% 지만, 분명 존재하죠. 반면에 우리나라의 교육 방식은 '그럴싸한데?'의 가능성을 1% 로 낮추는 한이 있더라도 '뭐 저딴걸' 의 경우만큼은 없애겠다는 각오로 이루어진다는 느낌입니다. 결국.. 평준화와 떼어놓고 볼 수 없는 부분이지만, 이건 또 민감한 부분인지라 나중에 따로 얘기해야겠군요.

마술사얀님/저도 동감합니다. 얼핏 1,2의 재능은 좋고 3의 재능은 천박해 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죠. 1,2의 재능만 풍부하고 3의 재능이 없는 사람은 3의 일을 하면 안됩니다. 회사 망합니다 ^_^. 게임회사에 다니는 친구놈이 있는데, 프로그래머중 한놈때문에 골치를 썩는다고 하더군요. 이유인 즉슨, 서버 프로그래밍을 맡겨놓으면.. 최우선 과제가 안정적 연결인데도 불구하고 패킷 효율성을 올려놓겠다는 의지에 불탄다던지.. 항상 그런 식이라더군요. 이거 곤란합니다.
06/02/07 17:54
수정 아이콘
이공계를 갈까 생각을 하고 있던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감사합니다+_+
엘케인
06/02/07 18:05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이공계 출신으로(학과 공부는 반이 예-_-술 쪽이었지만), 주위에 아직까지 보이는 공학부 후배들에게 한번쯤 이야기해주고 싶네요..
06/02/07 18:43
수정 아이콘
이야..상당히 재밌게 읽었습니다. 다음글도 상당히 기대되고요.
일단 3의 능력은 기본 베이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3의 능력 없이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표현해내거나 정리해내지 못하고 남의 좋은 아이디어를 이해하기도 힘들거든요. 좋은 연구를 위해서는 좋은 아이디어와 좋은 툴이 결합해야 하죠. 그런의미에서 토론과 co-work가 중요한거 같고요.
포켓토이
06/02/07 19:28
수정 아이콘
천재를 키울 수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천재를 죽이지 않는건 시스템으로 가능합니다.
06/02/07 19:32
수정 아이콘
지금 현재 진로 고민중인 저에겐 정말 좋은 글이네요. 언제 한번 만나뵈서 얘기를 하고 싶을 정도로..;
키즈에도 이런 개념글만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심장마비
06/02/07 19:46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글이네요 공감도 가구요
물리학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물리학은 천재들만 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인슈타인이나
뉴턴같은 천재들은 일부다. 나와 같은 수많은 물리학자들은
평범하지만 개미처럼 열심히 노력으로 물리학에 일부를 기여한다"고..
이공계에 진학하는사람들중 분명 천재(혹은 그에 준하는 능력을 가진 자)
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흥미를 느낀다면 열정과 노력으로도
자신의 위치를 다지고, 인류에 공헌할만한 업적은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노벨상같은건 운이 따라줘야 하는거지만..^^;;
적성에 맞는다면 이만큼 매력적인 학문도 없지않을까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06/02/07 19:58
수정 아이콘
예술+공학 뒤덤벅분야(이러면 대략 알 사람들은 다 아는 바로 그 3D업종) 종사자가 보기에도 이건 맞는 이야기라고 봅니다. 착상과 기획력을 가진 사람들과 그것의 구현을 위한 노동력의 제공에서도 실제로는 각각의 위치에서 각 섹터의 능력의 적절한(!!!) 조합이 필요한 법입니다. 대체로 회사의 구성은 3번에서 1번으로 올라가는 구조를 가지기 마련이기는 하지만 궁극의 3번도 때론 나쁘지 않은 모형이지 않나...하고 생각해봅니다.
sometimes
06/02/07 20:40
수정 아이콘
글이 완전....
브라보~
WhistleSky
06/02/07 21:48
수정 아이콘
제가 과학고를 다니면서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본래 특수목적고를 만든것이 글쓴님이 말씀하신 1,2번의 능력을 가진 인재들을 많이 만들어내기위해 세워진것 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 3년째 접어들면서 이러한 특목고가 그저 경쟁이 치열한 강남 사립고와 크게 다를바 없다는 사실을 점점 느껴가고 있습니다. 실험도 많이하고 한학기에 한번씩 논문도 쓰고 하지만 체계적으로 비상한 머리를 가진 인재를 양성하기 보다는 3번의 능력이 뛰어난 친구들이 내신성적은 높게 받아 좋은 대학에 가는 경우가 더 많고 상위권의 아이들도 이공계쪽 보다는 의대, 약대 쪽 진학에 더 힘을쓰는 경향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이 물론 학생들의 생각과 의지도 문제지만 그렇게 밖에 할수없게 만드는 사회의 책임도 크다고 생각해요.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진듯 하지만, 글쓴님이 말씀하신 1,2 번의 능력을 가진 인재를 육성하기위한 정부의 개선방안도, 또 우리의 인식개선도 시급하다고 생각하네요... 저도 요즘 진로고민이 상당한데 가끔씩 Orbef님이 느끼셨던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마술사
06/02/08 09:47
수정 아이콘
추게로
휀 라디엔트
06/02/08 12:37
수정 아이콘
일단 글쓴분의 의견에 심히 공감합니다. 창의력도 분명 중요하지만 실무단계에서는 기존의 자료들을 활용한 응용력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지름길이 있는데 굳이 길을 만들며 가는건 개발사들 입장에서 바른 선택이 아니죠.
새로운 기술의 개발은 기술쪽이라기보단 과학쪽에 가깝다는 것을 알아두시는것이 중요하기두 하구요.
창의력과 응용력은 분명 다른 개념이지만 가치는 동등합니다.
그리고 요새 쳥소년들보며 부쩍 느끼는 거지만 꿈이 없다는 것이 참으로 걱정스럽습니다.
대학이 전부가 아니라지만 자신이 특별한 기술력을 소유하지 못한 평범한 인문계 학생이라면 적어도 꿈이라도 확실해야하는데
점수되는대로 학교가야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더군요.
점수가 되면 자신이 관심이 있는 지방대 인기과보다 관심없더라도 수도권 비인기과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구요.
저도 공대생인지라 그냥 남들오는대로 공대 온 친구들 몇명 보았는데(특히 여학생)
그친구들 지금 회사다니면서 진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재능도 관심도 없기에 그냥 하루하루 버틴다는 기분....
울면서 전화하는 목소리 들을때는 진짜로 안타깝더군요.
권해드립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빨리 파악하고 일단 파악되었다면 관련분야를 파고들어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를 알아야합니다.
부모님께 무엇을 기대할수있는 상황은 고등학교까지입니다. 성인이되면 사회적응력부분에서는 부모님께 기대할게없습니다. 기대해서도 안되구요.
능동적인 삶의 자세만이 대성공은 아니더라도 안정적인 정착을 보장합니다.
(이런말 하면서도 저도 참 앞이 막막하군요. 나름대로 준비해온 진로가 최근 이상하게 꺾이는 기분이.......쩝...)
06/02/08 12:44
수정 아이콘
이학쪽을 목표로 하는 저에게는 상당히 도움이 될 글이군요..-_-;;
제 능력에 대한 새로운 자각이 필요할듯 합니다..ㅠ_ㅠ
논술을 해보면서 느낀건데, 집에 혼자 할일없이 뒹굴때 빼고는 전 남의 생각을 머릿속에 집어넣는 것만 익숙해져 있더군요..
Ryu Han Min
06/02/08 13:06
수정 아이콘
좋은글입니다. 잘읽었습니다. 감사 (__)
뱃살토스
06/02/09 09:25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저는 1,2,3번 모두 부족했던 것 같은데 어찌어찌 취업하게 된 공대 석사생 출신입니다. 글쓴분께서 통찰력있게 그 능력들을 언급해 주신 것 같군요.
김재훈
06/02/09 09:50
수정 아이콘
그게 그렇죠... 이공계하면 늘 어렸을적 지구 대기행 아인쉬타인 전기
에디슨 전기 우주란 어떻게 등의 티비 프로그램과 책을 보면서 꿈을 키웁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대한민국에서는 그런 거창한 연구를 하면 밥 굶기 딲 좋습니다. 아니 거의 하지 않습니다. 교육과정상에서 글쓰신분 말마따나 창의력은 말살되고 숫자 경쟁에만 매몰됩니다. 사실 저는 공학적인 생각이나 이학적인 생각법은 대학에와서 다시 새로 배웠습니다.
중/고등학교 때 배운 수학이나 물리학은 왜 배웠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보기에 S 모사가 아주 뜨고 있지만 그 기업의 한계는...
테크롤로지 기업으로서 기술은 있으돼 창의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늘 남이 하던거 따라가서 남이 좋다는거 들이대서 돈이나 벌어 오는 거죠. 머 그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사실 공돌이 습성상 대단히 좋아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결국. 3번 처럼 살다가 이게 아닌데 를 연발하다
그만두고 치킨집 사장이 최고의 꿈이 되어 버립니다.
늘 생각하는게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는 교육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5개중 하나를 고르는 교육이 아닌 틀려도 자기 생각을 말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재훈
06/02/09 09:57
수정 아이콘
직장인으로서의 생각은 월화수목 금금금하는데 무슨 창의적인 사고나
자기 개발이 있겠습니까? 그저 3번을 답습하면서 소모되어가는거죠.
부속품처럼... 그래서 구글같은 회사가 좋아 보입니다. 능력에 따라
일과의 20-50%이상의 시간을 자기 연구에 쓸수 있게 한다더군요.
어떤 로봇 공학자의 책에서 본건데...(이름이 기억이 잘안납니다.
CMU의 로봇센터 소장을 역임했죠.) 미국에서 가장 큰 이/공계
돈줄중 하나인 국방부의 연구 과제 중 하나의 내용은 이 세상에서 가장 있을 것 같지 않은 연구를 제시하라는 것입니다. 전혀 돈될것 같지
않은 분야에 매해 엄청난 돈이 투입된다고 하더구요. 대한민국에서는
절대 일어 나지 않는 일입니다.
같지 않은 연구
비롱투유
06/02/09 13:01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ㅡ^..
06/02/10 01:36
수정 아이콘
브라보~~ , 나이스... 저도 이공계 졸업생으로서 그리고 그 길을 완전 포기한 사람으로서 정말 공감하는 글들을 올려주신거라고 생각합니다.
06/02/10 14:07
수정 아이콘
아고.. 뭔가 다른 분들의 울분을 대변한 듯한 느낌이 드네요. 사실 뭐 그정도로 암울하기만 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압도적 재능이란게 없다고 해서 인생이 불행하다는건.. 좀 극단적인 생각이니까요. 올려주신 댓글들은 다음 글에 참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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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 종족매치별 전용맵 2 (프로리그에서 활용예를 중심으로) [30] 마술피리5328 06/02/19 5328
626 밸런스 논쟁에 종지부를.. 종족별 전용맵에 해답있다 [37] 마술피리7375 06/02/18 7375
625 스타 삼국지 <33> - 악플러의 최후 [27] SEIJI6733 06/02/17 6733
624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55편(BGM있음) [22] unipolar6026 06/02/16 6026
623 해보겠습니다…만약 제가 패배할지라도‥ [9] ☆FlyingMarine☆6481 06/02/16 6481
622 어설프게 비교해본 엔트리 짜기와 야구. [12] 산적6126 06/02/16 6126
621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 ① 테란의 발전 [14] 라이포겐6260 06/02/16 6260
620 종족상성의 원인과 게이머의 상향평준화에 대한 생각. [17] 그대는눈물겹5937 06/02/16 5937
619 06'02'15 강민 중간평가 보고서 [38] Judas Pain10604 06/02/15 10604
618 이공계의 길을 가려는 후배님들에게..3 [11] OrBef15081 06/02/14 15081
617 스타 삼국지 <31> - 임요환, 새장을 벗어나다. [18] SEIJI5759 06/02/13 5759
616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54편 [20] unipolar6048 06/02/13 6048
615 [yoRR의 토막수필.#17]내 옆에 서 있는 한 사람. [15] 윤여광5275 06/02/13 5275
614 개척시대, 그 경기양상과 밸런스 [25] 세이시로6868 06/02/12 6868
613 너 질레트부터 봤냐?... [147] SEIJI14351 06/02/11 14351
612 "G.O를 사세요" [63] 자리양보12994 06/02/09 12994
611 YANG..의 맵 시리즈 (3) - Eighteen Stars [15] Yang6955 06/02/08 6955
610 개인리그의 통합의 문제점... [28] SEIJI5407 06/02/08 5407
609 영웅이여..이제 일어나거라.. [26] sOrA7170 06/02/07 7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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