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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4/05 14:18:41
Name The Siria
Subject MWL 그들이 걷는 길(3)- 별은 스스로 빛을 낼 때, 가장 아름답다, 이재박.
 어느 날 그도 별을 가슴에 안았다.
 그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던 별의 획득. 별을 얻는데 그가 노력했던 시간은 길었고, 그 보답을 드디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어쩌다 소발의 쥐잡기 식으로 우승한 것이 아니라, 참으로 오랜 노력과 연습 끝에 얻어낸 것이라는 점을 그는 유감없이 증명했다. 비록 4강에서 멈추었지만, 두 대회 연속으로 4강에 들면서, 센티널의 한 축으로 분명히 자리 잡는 것에 성공을 했으니까.
 별을 품에 안고 보낸 시즌의 결과는 비교적 만족스러웠을 것이다. 분명 그의 우승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점을 정말 완벽하게 증명을 했으니까.
 다만, 아쉬웠던 것은 그가 조금 불안하게 출발을 했으며, 그래서 위태롭게 4강에 올랐다는 것과 다시금 결승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지 못했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 아주 예전에 이름 없던 시절의 그라면 또 모르겠지만, 이제는 그는 당당한 센티널의 한 축인 EvenStar다. 당연히 그의 성적은 좀 더 높으면, 높을수록 더 어울리는 경지에 올라와 있다.

 별이 빛나는 밤.
 그 밤이 오래도록 지속되는 것을 그는 바랄 것이다.
 사실, 그는 게임에 있어서 아주 화려하게 눈에 띄는 선수는 아니다.
 장재호의 번뜩이는 기지나 전략도, 장용석의 화력적인 면도, 지금은 호드이지만, 센티널로 우승을 거머쥘 때의 이형주가 보여준 막강한 공격적인 모습도, 그 어디에도 해당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런 특징이 없다는 것과 그것이 약하다는 것은 절대 동의어가 아니다.
 그는 참으로 흐름을 자신의 손에 놓고 쥐고 흔드는 재능에 있어서는 최고라 할 수 있다. 단지, 이 재능은 사람의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일 따름이다. 조용히 자신의 할 일은 하면서도, 그는 상대의 흐름을 읽고 있다. 그리고 그에 맞추어 자신의 흐름을 풀어 나간다. 미궁에서 실타래를 풀어서 길을 맞출 때만, 그 미궁을 빠져나오는 것처럼, 그 또한 자신의 실타래를 풀어놓고 있다.
 어김이 없다. 실타래가 풀어지고, 그 실을 따라 가면, 그는 승리라는 곳에 도달해 있다.
 상대가 억지로라도 그 실을 끊지 않는 이상은 그는 절대로 지지 않는다.
 문제는 그는 상대가 실을 끊게 만들지 않는다는 점이겠지만.
 유연하게, 그리고 조용하지만 강하게, 그는 자신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그 흐름에 맞추어 경기를 이끌어 나간다. 눈치를 채지 않는 이상, 그리고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몰아치지 않는 이상, 그는 절대로 자신의 끈을 놓지 않는다.
 끈을 놓치게 하지 않으면 지는 것을 알지만, 그 끈을 잡은 손은 여간해서는 자를 수 없다.
 그것이 이재박이 가진 힘이고, 그가 센티널의 강자로 꼽히는 이유다.

 그가 확실히 주목을 받은 지, 이제 두 시즌이 되었다.
 이제 그가 맞이하는 무대는 또 다른 무대이다.
 오직 벼랑 끝에서 살아남기 위한 모습으로, 자신을 구하기 위한 결사의 심정으로 맞이한 PL4의 그 모습과, 성공한 디펜딩 챔피언으로 맞이한 PL5의 모습. 지금의 모습은 어쩌면 그 중간에 있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디펜딩 챔피언은 아니지만, 나엘의 강자로서 지켜야 하는 그것과 다시금 시작하는, 새로운 도전자로서의 모습.
 그는 그 가운데의 모습에서 어떤 해답을 찾고 있을까.
 항상 강한 것은 아니었지만, 항상 사람의 가슴에 각인을 시킨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재박이라는 이름은 울림으로 다가왔고, 어느 순간순간의 고비에서 놀라운 힘과 결단을 보여주며, 천하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지금 그는 다시 그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일까.
 또 다시 밤하늘에 별빛을 드리우는 꿈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몽상이 아닌, 그 순간을 실현시킬 수 있는 꿈을.
 별은 항성이다.
 스스로 별빛을 내고, 그 별빛에 사람들은 취한다. 아주 오래 전에 내뿜은 빛이 도달해 우리를 감동시키고, 절로 시흥을 자아내게 한다. 오랜 시간의 인고와 폭발의 고통을 감내한 빛은 우리에게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제, 그를 바라보자. 주목하자. 그리고 지켜보자.
 또 다시, 그는 스스로 빛을 낼 것이다. 다시 별이 되기 위해, 그의 가슴에 또 하나의 별을 아로새기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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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바다
05/04/05 14:32
수정 아이콘
이번엔 어떤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 정말 궁금합니다.
워쓰리 참 재밌는데 얼른 스타만큼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으면 합니다.
이렇게 좋은 선수들이 많으니 가능하겠죠^^
ELMT-NTING
05/04/05 14:48
수정 아이콘
언제나 이재박 스토리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화이팅!
아케미
05/04/05 14:55
수정 아이콘
물 흐르듯 승리를 가져오는 이재박 선수, 다시 한 번 파이팅 합시다!
The Siria님//제목은 '걷는 길'이나 '가는 길' 둘 중 하나로 통일하시는 게 어떨까요? 멋진 글 더 멋졌으면 하는 바람에 사소한 딴죽을 겁니다.
처제테란 이윤
05/04/05 17:16
수정 아이콘
이재박선수 광팬으로써 잘읽었습니다~
The Siria
05/04/05 18:18
수정 아이콘
아케미님// 지적 감사합니다.
05/04/06 20:04
수정 아이콘
"끊을 놓지 않는 것"

이재박, 이 선수는
워3, 아니 e스포츠에서 그 어떤 선수들 보다도 마인드 컨트롤을 잘하는 선수 입니다.

그 마인드 컨트롤 하는 능력이 게임에서도 나오는 것이죠.

그래서 절대 흔들리지 않는 것 입니다.

그래서 제가 워3 프로게이머 중에 가장 "존경"하는 선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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