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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4/07 11:15:34
Name The Siria
Subject MWL 그들이 걷는 길(4) - 시련을 넘을 때, 사람은 더욱 굳세진다, 장용석.
 2005년 1월 24일.
 장용석, 그가 극적인 승부를 만들어 내면서, 그 환상적인 10렙 프문의 위용을 뽐내면서, 상대의 폐부를 찌르는 스타폴의 세례를 퍼부으면서, 먼저 두 경기를 내주었음에도, 내리 세 경기를 잡으며, 장재호라는 거인을 쓰러뜨리고 자신의 첫 우승을 쟁취한 그 날.
 감히 말하건대 그는 그 시점에서 해가 하늘을 향해 온 강을 물들이며 떠오르는 그 기세와 같은, 대나무를 칼로 한 번에 쪼개어 버리는 그 기세와 같은, 한자로 표현하면 실로 욱일승천에 파죽지세인 그 모습이었다. 상당히 어려운 순간에서도 발휘된 침착한 운영과 과감한 공격, 그리고 상대의 예리한 칼날을 잡고, 자신의 칼을 상대의 폐부에 찌르는 그 결단력까지.
 센티널의 소년이 정상에 오르는 순간, 이제 그의 질주가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명승부를 창조한 사람의 성숙과 그 포효를 지켜보는 일만 남았구나 하는 느낌. 그는 분명 강해진 것처럼 보였다.
 같은 시점에 열리고 있던 쇼타임과의 PL5 8강에서의 승리. 정말 그의 시대가 다시 열리고, 또 다시 장재호와의 조우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던 그 순간. 그리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패배의 연속. 갑작스럽게 그는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리게 되었다. 누구의 탓을 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이 시점에서 그는 평정심을 많이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결승에서 두 경기를 밀리고도 뒤집던 그 모습이, PL5에서 패배를 맛보았다고 WEG 시즌1에서 발휘되지 않았다는 점은 어떻게 해명할 수 있으랴.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도 어느덧 데뷔한지 만으로 1년하고도 다섯 달이 더 지났다.
 탄탄한 실력과 그리고 덤으로 갖추어진 외모, 이 모습으로 등장해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지도 벌써 그만한 시간이 흘렀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사이에 그는 성장했고, 또 성장했다. 자신의 첫 우승도 맛보았으며, WCG라는 무대에 나가 해외 체험도 충실하게 했다. WEG에서 아쉬운 탈락을 하였지만, 그것 또한 하나의 경험으로 변했으리라 믿는다.
 성숙.
 그에게 지금 느껴지는 단어는 그것이 아닐까 싶다.
 많이 성장하고, 많이 올라가고 있는 것. 그 모습을 바라 볼 수 있었던 것이 지난 온게임넷 인비테이셔널의 모습이었고, PL5 4강전까지의 모습이었다. 경험이 붙으면서 더욱 날카로워진 공격력과 경기를 이끌어 나가는 운영의 모습은 센티널의 상징으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다소 그는 지금 분명, 주춤하다.
 성숙의 시간이 컸고, 그 화려한 꽃을 피웠지만, 정말 그 무렵의 그의 모습은 꽃이 어이없이 지고 말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원히 진 것은 아니다. 그는 분명 잘 할 자신이 있는 선수이고, 그런 모습을 항상 보여주었던 선수이니까.
 지금의 주춤한 시간은 그래 화려하게 다시 꽃을 피우기 위해 잠시 침묵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아니, 그럴 것이다. 지금껏 그가 보여준 재능은, 역량은 이를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간 그가 보여준 모습을 회고하면, 더욱 그렇지 않은가. 대역전으로 우승을 거머쥔 모습이라던가, 데뷔 후부터 겁 없이 질주하던 그 모습을 생각한다면.

 공교롭게도, 그에게 이 번 시즌은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PL3와 온게임넷 2차리그의 화려한 데뷔. 그리고 비록 결승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PL3 3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고, 한 순간에 워3리그의 아이콘이자, 센티널의 절대 강자 중에 하나로 떠올랐다.
 그리고 맞이하게 된 PL4와 hello apM WEG. 분투하고, 잘 싸웠지만, PL4에서 그는 조 3위로 자신의 다음 시즌 진출이 보장되었음에 만족해야 했고, WEG에서는 팀의 결승진출이 달린 결정적인 순간에서 두 번 모두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만약에 그 때 그 경기를 이겼더라면 하는 그런 느낌, 아쉬움. 아마 그는 그 느낌을 기억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 느낌을 기억하며 온게임넷 인비테이셔널의 우승과 WCG 국가대표 1위 선발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PL5에서도 상당한 질주를 거듭한 것이 아니었을까. 패배의 기억에서 승리를 위한 답을 찾아내는 그 모습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나오는 것이 아니었을까.
 갑작스러울 정도로 연속적인 패배를 당하며, 그는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난 기억한다. 그가 패배의 고통에서 승리로 가는 답을 발견해 왔던 그 모습을. 지금의 그는 그저 자신의 도약을 위한 또 하나의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시련을 넘어설 때, 사람은 더욱 굳세어진다고 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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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07 11:40
수정 아이콘
지나엘....
05/04/07 12:08
수정 아이콘
쇼부카드와 함께 아직까지 안드로장의 대항마로 꼽히는 가와이나엘!
나나전은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버렸으니까. 이번에도 잘 부탁합니다:)
아케미
05/04/07 16:26
수정 아이콘
장용석 선수, 문제없을 거라 믿습니다. 파이팅!
청[淸]
05/04/30 12:45
수정 아이콘
귀여워나엘!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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