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09/18 23:11:07 |
Name |
Zard |
Subject |
[진짜잡담]자드가 어렸을 때 이야기....마지막 |
벌써 마지막 이야기다...
숨 가쁘게 살아온 나의 20대 초반처럼...
어느 새 하나의 이야기를 맺으려 하고 있다...
마지막 편이 재미있지는 않을거 같다..
하지만...
내가 쓴 글 사이의 빈 공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 당신..
당신에게 너무나 감사한다..........^^a
그럼 마지막 이야기 시작..................
추천곡 : 최재훈의 "외출" and 보이스립의 "어떻게"
5년전 이맘때 난 그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더 이상 "에반게리온의 레이"와 같은...
텅빈 모습을 나에게 보여주지 않았던 그녀...
그녀의 활짝 웃는 모습에 취해..
한동안 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덧 2학기가 끝나가는 시점...
그날도 변함없이..그녀와 만나..가볍게 술을 한잔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약간은 일찍 집에 돌아온 저녁이었다..
집에서 호출이 왔다...
무슨일인지 궁금해하며...집에 전화를 걸었다..
아빠 : 너 영장 나왔다..
어린자드 : 아 ....몇일인데요 ?
아빠 : 1월 16일....이다....
어린자드 : 아 그래요...어차피 저 내려갈꺼니까..알아두고 있을께요...
전화를 끊고..
담배를 꺼내 물었다...
대한민국의 군대에 갈나이에 있는 모든 남자가 그러하듯이..
"군대"라는 이 두 글자는 그리 유쾌한 단어는 절대 아니다...
나 역시도 현재 애인이 있는 군대에 가지않은 남자들의 고민을 하고 있었다..
어린자드의 머리속 : 그녀가 기다릴까 ?
아니 그녀가 이 소식을 들으면.....무슨 표정을 지을까 ?
몇 일간을 이 생각으로...밤을 지새웠다......
라고 쓰고 싶지만......
잠 잘잤다...^^;;;;;;;;;;;;;;;;;;;;;;;
후훗후훗...................*^^*
여러분 : 오랜만에 보니 그것도 새롭네..ㅎㅎㅎㅎ ^^a
그렇게 그 해의 12월달은 지나가고 있었다....
기말고사가 대충 끝나고...
크리스마스를 10일정도 앞둔 어느 날...
난 그녀와 명동에서 만나게 되었다...
그녀 : 크리스마스때 머할꺼야 ? ^^a
어린자드 : 글쎄......
그녀 : 나 갖고 싶은거 있는데...^^;
어린자드 : 먼데 ? ^^;
그녀 : 너 손으로 쓴 크리스마스 편지......^^;;;
어린자드 : 하하......알았어......^^;
잠시 즐거운 마음으로 그녀와 손을 잡고 거리를 걸었던거 같다...
그녀와 길거리를 함께 걷다가..
한명의 군복을 입은 군인 아저씨를 보게 되었다....
어린자드 : 나도 군대가야되는데......
그녀 : 아.....맞다......언제 가려고 ?
어린자드 : 음....................모르겠어.....^^;;;;;;;;;;;;;
그녀 : 가게되면 말해...나도 남자친구 군대 보내는 기분이 어떤건지..알아야지..^^
어린자드 : 훗.......
나에게 눈부신 미소를 지으며...
투명한 눈을 반짝거리며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그녀 앞에서.......
난 영장이 나왔다고 차마 말할 수가 없었다......
그 이후 며칠동안 술만 먹었던거 같다....
입대를 앞둔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집에 들어와....
쓰러지듯 방바닥에 누워버렸다....
어린자드 : 그래.......그냥 얘기하지 말고 가버리자............
그 이후로 난 그녀에게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수없이 많은 호출이 왔지만....
난 그 번호를 다 지워버렸다..........
공중전화에서 수화기를 귀에 대지도 않은채...
삭제는 1 번........1번만 계속 누르고 있었다................
여러분 : 알고 보니 진짜 나쁜 x 이었네......... -_-+++
자드 : -_-;;;;;;;;;;;;;;;;;;;
인정한다......................
그렇게 난 그녀가 그렇게 바라던 내손으로 쓴 나의 편지를 주지도 못하고....
그녀에게 내 맘대로 이별을 고하게 되었다...................
아픈 상처인지 아쉬움인지..아니면 후회로 가득찬 내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인지..
2주일동안 술만 마셨다....
군대 간다는 핑계로............
어느덧 1월16일..
입대날짜는 다가왔고..
난 훈련소 앞에 서있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더 이상 화려한 노란색 머리도 아닌....
내 짧은 머리를 만지며 어색해하며..
훈련소 정문 앞에서..
집에 전화를 걸었다..
어린자드 : 엄마 나 들어간다.........^^;;;;;;;;;
그 때 나의 어머니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겠다...^^;;;;;;;;;;;;
전화를 끊고...
담배를 물었다....
시계를 보니 12시 45분...
고개를 들어 전화기를 바라보니.......
50이라는 숫자가 깜박거리고 있었다................
(40원이었던가..-_-;;;;)
15분 남았습니다..
어서 입장해주십시오..
내가 그 번호를 왜 갑자기 떠올렸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무슨 면목으로 그녀의 번호를 눌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난 군대간다고....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었다....
역시 난 이기적인가.............
음성메세지 녹음을 선택한 후.......
떨리는 마음으로......
"나....자드야........^^;;;;;;;;;;"
"나 훈련소 앞이야..........."
"10분남았다....."
"잘 지내..."
"나 들어갈께..........."
# 자를 망설임 없이 누르고.............
연락받으실 전화번호를 누르라는..........소리가 들렸다............
잠시 망설이다..............
4001.......................#
그렇게 나의 20살은 가버렸다....................
End..............................
From 논산훈련소 29연대 9중대 3번 훈련병이었던 자드....^^vV
P.S 요즘 배불뚝이 바나나우유 광고에 "내가 사랑하는 그녀는.." 하는 노래가 나온다...
이 글을 쓰며 왜 난 "내가 사랑했던 그녀는" 이라고 하고 싶은걸까.....^^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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